1703년 차르(황제) 표트르 1세(표트르 대제)는 네바강이 바다로 들어가는 핀란드만의 습지에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으로부터 탈취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곳으로 북극권에 가까워서 춥고, 날씨도 궂고, 바닷물이 자주 범람하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트르 1세가 이곳에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를 오랜 후진성에서 벗어나 서구 선진사회에 근접하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 도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페트로그라드, 레닌그라드 등으로 불리면서 러시아 역사의 중심, 아니 유럽 역사의 한 축이 되었다.
이 책은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한 도시의 전기(傳記)이다. 예카테리나 여제(女帝) 등이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건축가들을 초빙하여 겨울궁전, 해군성, 넵스키대로, 표트르 대제의 기마상 등으로 상징되는 도시를 건설하고, 후일 에르미타주박물관을 풍부하게 채울 예술품들을 수집하는 과정은 이 도시의 성장담이다. 반면에 제정러시아의 전제정치 아래서 정치적 모순이 쌓여가다가 결국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나고, 스탈린의 테러정치와 히틀러의 침공으로 고난받은 것은 이 도시의 시련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도시 이름을 레닌그라드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되돌릴 때 많은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은 계몽·문화·개방성·자유·세계주의·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반면에 모스크바는 러시아적 전통을 상징하는 도시였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번갈아 가면서 러시아의 수도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난 수백 년간 러시아의 역사는 러시아 지향과 서구화 지향 사이에서 비틀거려왔다.
러시아의 역사서로 읽어도 좋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광 가이드북으로 삼아도 좋을 책이다.⊙
이 책은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한 도시의 전기(傳記)이다. 예카테리나 여제(女帝) 등이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건축가들을 초빙하여 겨울궁전, 해군성, 넵스키대로, 표트르 대제의 기마상 등으로 상징되는 도시를 건설하고, 후일 에르미타주박물관을 풍부하게 채울 예술품들을 수집하는 과정은 이 도시의 성장담이다. 반면에 제정러시아의 전제정치 아래서 정치적 모순이 쌓여가다가 결국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나고, 스탈린의 테러정치와 히틀러의 침공으로 고난받은 것은 이 도시의 시련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도시 이름을 레닌그라드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되돌릴 때 많은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은 계몽·문화·개방성·자유·세계주의·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반면에 모스크바는 러시아적 전통을 상징하는 도시였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번갈아 가면서 러시아의 수도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난 수백 년간 러시아의 역사는 러시아 지향과 서구화 지향 사이에서 비틀거려왔다.
러시아의 역사서로 읽어도 좋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광 가이드북으로 삼아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