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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한중 3000년, 그 애증의 역사 (이태영 지음 | 살림 펴냄)

脫민족주의 관점에서 본 韓中 관계사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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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중국이 완력 외교를 일삼으면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20대의 반중(反中)감정은 반일(反日)감정을 훨씬 넘어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여럿 있다. 하지만 밉거나 곱거나 간에 중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왔고, 오늘날은 물론 앞으로 우리의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나라이다. 때문에 양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고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 춘추(春秋)시대부터 코로나19 사태에 이르기까지 3000년에 걸친 한중 양국 역사를 함께 엮어 풀어나간다. 많은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초한지나 삼국지의 이야기를 하다가 동(同)시대 한국사로 넘어오기도 하고, 한(漢)무제 이야기를 하다가 ‘삼천갑자 동방삭’과 탄천(炭川)에 얽힌 설화를 소개하기도 하는 식이어서 술술 읽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민족주의의 강박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기자조선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고조선의 정권을 접수한 중국 망명객 위만을 조선 혈통이라고 강변하지 않는다. 고구려·발해의 역사를 ‘한민족이 이룩한 대제국’으로 보는 시각에도 회의적이다.
 

  저자는 “근대 이후 한국이 서구 문물을 수용해왔듯 근대 이전 한국사는 중국 문명의 장점을 수용하고 재창조하며, 유라시아 대륙 동쪽 작은 반도에서 독자 언어를 지키며 정체성(正體性)을 유지해왔다”면서 “그것은 근대 내셔널리즘 사관(史觀), 즉 ‘자주(自主)와 사대(事大)’의 이분법(二分法)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서사시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역사의 주체성은 단절과 고립이 아닌 공존과 교류에서 나온다”면서 “한국은 더 이상 약소국이 아니다. 이젠 식민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역사를 만나자”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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