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대담집. 1년에 걸쳐 진행된 열여섯 번의 인터뷰에서 스승 이어령은 새로 사귄 ‘죽음’이란 벗을 소개하며 “남아 있는 세대를 위해” “각혈하듯” 자신이 가진 모든 지혜를 쏟아냈다. 스승은 “유언의 레토릭”으로 가득한 책 속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왜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진실이 있는지, 왜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컷인지, 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는지” 등을 설명한다.
“공포는 없으신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스승의 답은 이렇다.
“자신은 없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라는 사람은 최초로 죽음학을 했고 죽음에 대한 강의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정작 자기가 암에 걸리고는 감당을 못 했어. 그것을 본 한 기자가 물었지.
‘당신은 임종하는 사람을 지켜보며 그렇게 많은 희망을 줬는데 왜 정작 당신의 죽음 앞에서 화를 내고 있느냐?’
로스가 이렇게 답했다네.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은 타인의 죽음이었어. 동물원 철창 속에 있는 호랑이였지. 지금은 아니야. 철창을 나온 호랑이가 나한테 덤벼들어. 바깥에 있던 죽음이 내 살갗을 뚫고 들어오지.’
전두엽으로 생각하는 죽음과 척추 신경으로 감각하는 죽음은 이토록 거리가 멀다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을 때 인간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가르쳤던 정신과 의사 퀴블러 로스. 그도 여느 보통의 인간들처럼 부정과 분노로 출발해서 똑같은 절차를 거쳐 갔다니.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죽음 앞에서는 연습도 오만이라고 이근후 정신의학자도 그러더군요. 살아서 하는 임종 연습조차 어릿광대 같은 놀음이라고요.”⊙
“공포는 없으신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스승의 답은 이렇다.
“자신은 없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라는 사람은 최초로 죽음학을 했고 죽음에 대한 강의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정작 자기가 암에 걸리고는 감당을 못 했어. 그것을 본 한 기자가 물었지.
‘당신은 임종하는 사람을 지켜보며 그렇게 많은 희망을 줬는데 왜 정작 당신의 죽음 앞에서 화를 내고 있느냐?’
로스가 이렇게 답했다네.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은 타인의 죽음이었어. 동물원 철창 속에 있는 호랑이였지. 지금은 아니야. 철창을 나온 호랑이가 나한테 덤벼들어. 바깥에 있던 죽음이 내 살갗을 뚫고 들어오지.’
전두엽으로 생각하는 죽음과 척추 신경으로 감각하는 죽음은 이토록 거리가 멀다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을 때 인간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가르쳤던 정신과 의사 퀴블러 로스. 그도 여느 보통의 인간들처럼 부정과 분노로 출발해서 똑같은 절차를 거쳐 갔다니.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죽음 앞에서는 연습도 오만이라고 이근후 정신의학자도 그러더군요. 살아서 하는 임종 연습조차 어릿광대 같은 놀음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