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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자본가의 탄생 (그레그 슈타인메츠 지음 | 부키 펴냄)

‘최초의 자본가’, 역사를 주무르다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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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세기 유럽 역사를 읽다 보면 시도 때도 없이 만나게 되는 이름이 있다. 야코프 푸거(1459~1525)가 바로 그 사람이다. 금융업과 광산업을 기반으로 부(富)를 쌓은 그는 당대 유럽의 경제는 물론 정치와 종교까지도 주물렀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직물상의 아들로 태어난 푸거가 해낸 일들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그는 스위스 출신의 작은 영주에 불과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을 후원해서 이 가문의 본거지인 오스트리아는 물론 베네룩스 지역, 신성로마제국, 스페인, 중남미에 이르는 ‘해가 지지 않는 제국’ 위에 군림하게 만들었다. 일설에 의하면 푸거는 비밀리에 마젤란의 세계일주 여행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한다.
 
  교황으로 하여금 중세 이래 오랫동안 교회법으로 금지해 왔던 대금업을 합법화하도록 만든 이도 푸거였다. 덕분에 근대 금융제도가 탄생,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또 푸거는 교황 레오10세를 설득해 로마에 성베드로성당을 짓는다는 명분으로 독일에서 면죄부를 판매하고, 그 수입을 반분하기로 했다. 푸거야말로 루터의 종교개혁을 촉발한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종교개혁의 와중에 농민전쟁이 일어나자 푸거는 이를 진압하기 위한 비용을 제후들에게 댔다. 흥미롭게도 냉전시기 서독에서는 푸거를 기념하는 우표를, 동독에서는 농민전쟁 지도자 토마스 뮌처의 초상을 넣은 지폐를 발행했다.
 
  저자는 푸거가 탐욕스럽고 노동자를 착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렇게 말한다. “푸거는 돈이 자유기업 정신을 고양시킨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유기업과 규제 없는 자본시장의 옹호자이자 경제적·개인적 자유의 십자군이며, 자본주의 발전도상의 중대한 순간에 나선 전사였다. 푸거를 야심가라고 비난하는 것은 르네상스 시대에 발현된 생명력을 부정하고 인류를 진보시키는 동력을 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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