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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싸움·차별 없는 ‘三無’ 섬 牛島

“오크라. 오크라. 오크라. 우도에 오크라”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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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버스’ 섬, 우도
⊙ 쓰레기더미였던 섬을 무공해 섬으로 바꾼 섬마을 사람들
우도의 ‘명물’이 된 전기버스가 손님을 태우려고 우도 선착장에 도열해 있다. 바다 건너편에 제주 성산도가 보인다.
  “전기버스 처음 타 보죠?”(고혜동 우도사랑협동조합 이사장)
 
  “전기차를 처음 타 보는데요.”
 
  “그래요? 으하하.”
 
  기자의 대답에 우도사랑협동조합 고혜동 이사장과 김철수 상무는 웃음을 터뜨렸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기차 비율은 1% 미만. 어디서 전기차를 타 보나. 특히나 전기버스는. 지난 2월에 도입된 우도의 전기버스에 올랐다. 길이 7m의 15인승 중형버스의 외모는 일반버스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냄새가 달랐다. 정차돼 있는 버스 접근 5m 전에서도 느껴지는 약간의 매캐한 냄새도 없다. 전기버스니 매연을 내뿜는 배기구가 없다. 게다가 시동을 걸었다는데 엔진 소음과 진동이 전혀 안 느껴진다.
 
  우도를 상징하는 하늘빛과 구름 색깔인 하얀색으로 도색한 버스는 모두 20여대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회사인 비야디(BYD) 제품으로 한국 딜러회사인 이지웰페어(주)가 도입했다. 여타 다른 도시와 달리 15인승 버스를 도입한 덴 이유가 있다.
 
  고혜동 이사장의 얘기다.
 
  “우도는 섬 전체가 편도 1차선 도로입니다. 이런 길을 다니는데 기존의 40인승 버스로는 좁고 위험해요. 우리나라에서 15인승 전기버스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이 없었는데, 이지웰에서 도입한 버스가 있더군요. 고민했지만 품질이 만족스러워 도입한 겁니다.”
 
  버스는 우도 천진항에서 서빈백사 해변쪽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는 하차하는 8개 정거장과 버스가 지나는 주변 모습을 담은 스크린이 눈에 띄었다. 우도사랑협동조합 직원인 버스 기사들은 모두 귀에 걸린 마이크로 버스가 지나는 우도의 곳곳을 설명해 줬다. 우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서빈백사 해변의 눈처럼 하얀 모래가 파란색 바다와 어울려 ‘파라다이스’ 같았다. 작은 해변 어딘가에서 강다니엘 같은 젊고 잘생긴 아이돌이 나를 반길 수도.
 
  작은 전기버스는 편도 1차선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요리조리 잘 돌아다녔다. 곳곳에서 우도의 골칫거리인 이륜차와 삼륜차를 만났다. 이륜차와 삼륜차에서 안전모도 쓰지 않은 가족단위, 커플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위태위태하게 오갔다. 뒤에 버스가 접근해도 비키지 않자, 전기버스 기사는 클랙슨 대신 다른 버튼을 눌렀다. ‘빵빵 빠아앙’ 대신 ‘버스가 옵니다. 비켜 주세요’라는 음성이 버스 밖으로 흘렀다. 관광객들을 위협하지 않겠다는 우도사랑협동조합의 아이디어다. 버스 기사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일본인 모녀가 ‘가와이’(귀엽다)라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다.
 
  우도 둘레 17km 코스를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남짓 걸렸다. 소음도 없고 커다란 창이 달린 쾌적한 버스 안에서 제주도를 그대로 축약했다는 우도의 비경을 편안히 즐길 수 있었다. 이 작은 버스가 고효율 배터리 덕분에 한 번 완전 충전 시 약 2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게다가 언덕이 많은 우리나라에도 적합해 시속 75km 속도로 약 14도의 경사도도 거뜬히 오르내린다.
 
 
  ‘협동조합’의 섬
 
15인승 전기버스는 우도 둘레(17km)를 하루에 5번 왕복한다. 조용하고 값싸게 우도의 절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김철수 우도사랑협동조합 상무와 얘기를 나눴다.
 
  “우도 둘레를 10바퀴 이상 돌아도 배터리가 남아요. 그런데 한 번 충전하는 데 전기료가 얼마나 드는지 알아요?”
 
  — 그래도 몇 만원 안 나올까요.
 
  “하하. 모르시네. 하루 3500원이요. 심야에 충전해서 더 싸기도 하지만 부득이 심야전기 이용 안 해도 하루 5000~6000원이에요.”
 
  — 기존 경유버스는 얼마나 들었죠.
 
  “못해도 5만~6만원이죠.”
 
  — 전기버스를 운영하는 회사는 어디죠.
 
  “저희 우도 주민들이요.”
 
  마을 전체 392가구 중 90%가 참여한 우도사랑협동조합이 전기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6년 창립한 우도사랑협동조합은 주민들이 모은 기금으로 조합을 운영하고 전기버스 사업 등 각종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주민들이 함께 나눈다.
 
  — 기존에 운행하던 디젤버스도 조합이 운영한 겁니까.
 
  “아니죠. 그건 주민들이 아닌 사업자가 운영한 겁니다.”
 
  조합의 전기버스 도입으로 기존의 디젤버스는 단계적으로 운영을 줄일 계획이라는 것. 그렇다면 기존에 버스를 운영하던 회사는 어떻게 됐을까 궁금했다. 자기 밥그릇이 없어지는데 가만히 있었을까. 마을 주민들이 결성한 조합이 버스회사를 운영한다? 마을 주민들이 버스회사까지 운영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저런 얘기를 하려면 우도라는 섬과 우도사랑협동조합 얘길 빼놓을 수 없다.
 
 
  ‘빠삐용’ 섬
 

  제주도 주변 6개 섬 중에서 가장 크다는 우도(면적 6.18km²). 그래 봐야 여의도(8.2 km²) 면적의 70% 남짓이다.
 
  이 섬 속의 작은 섬이 얼마나 갑갑했는지 제주도 유명 라디오 방송 진행자 K씨는 1960년초 쌀자루, 짚 등으로 튜브를 만들어 고향인 우도를 탈출했다고 한다. 마치 영화 ‘빠삐용’의 스티브 맥퀸처럼. 지금이야 본섬 제주도의 성산땅이 배로 10분이지만 당시 3.8km의 이 바닷길은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만큼 멀고도 멀었을 것이다.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은 알지만, 성산과 우도 사이 바다는 수심이 깊어 퍼렇다 못해 시커멓게 일렁인다. 자칭 우도 ‘물개’ K씨도 오전 내내 파도에 떠밀리고 떠밀려서 도착했더니 ‘어둑어둑’해졌다고 한다.
 
  1978년 제주도 여자 ‘혜은이’가 불러 전국을 열광시킨 ‘감수광’의 노랫말처럼 한번 떠난 사람은 다시는 못 만날까 해서 ‘감수광 감수광’(가시나요? 가시나요?)을 되뇌어야 했던 섬이 제주도, 아니 ‘우도’였다. 여자는 해녀로 뿔소라 전복 해삼 등을 따고, 남자들은 해안가에서 떨어져 있는 내지 밭에서 조와 보리를 심고 내다팔아 생활을 이어갔다. 외지 관광객은 성산 일출봉엔 들러도 멀리서 바라만 보던 섬 ‘우도’.
 
  2011년 88만5000명, 2012년 102만7000명, 2013년 135만1000명, 2014년 151만5000명, 2015년 205만7000명이 다녀가는 등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약 1600만명이니, 8명 중 한 명은 우도를 들른 셈이다.
 
  김철수 우도사랑협동조합 상무는 “올해는 관광객들이 더 늘어 250만명이 우도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많이 찾으면, 그것도 관광객 수가 늘어나면 좋은 거 아닌가? ‘250만명이 넘을 거’라고 말하는 김 상무의 얼굴이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제주도에 몰려오면서, 우도도 덩달아 들썩였다. 인근 성산읍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우도의 해안가 땅은 지난 10여 년간 적게는 10배, 크게는 100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우도 안쪽의 농지도 10여 배 올라 지금은 3.3m²당 70만원 아래 땅을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땅값이 오르면서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이 때문에 분쟁도 적지 않았다. 김철수 상무의 얘기다.
 
  “옛날에는 장남에게 안쪽 땅인 밭을 주고 다른 자식들에게 쓸모가 덜한 해안가 땅을 줬어요. 해안가 땅은 바람이 불어서 농사가 어렵거든. 그런데 시대가 변해서 이제 해안가 땅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안쪽 땅은 덜 오른 거예요. 어떻게 됐겠어요? 자식들 간에 서로 싸우고 난리가 났겠지. 땅값 올라서 좋은 것도 있지만, 얼마 안 되는 주민들 사이에서 불편한 일도 많이 생겼어요. 참 안타까운 일도 많아.”
 
  또 땅값이 오른 게 우도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만도 아니다. 십여 년 전부터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노른자땅을 사들였다. 값이 오를수록 외지인들만 좋아지게 됐다.
 
  우도 하고수동 해변 근처에서 펜션을 하는 이모씨의 얘기다.
 
  “2년반 전에 서울서 우도로 왔어요. 당시 지금 펜션을 하는 땅을 샀는데 3.3m²당 100만원이었어요. 10년 전에 7만원 하던 땅인데 너무 비싼 거 아닌가? 그래도 눈 질끈 감고 사서 펜션을 열었어요. 서울 부동산 하는 사람들이 우도는 계속 오른다고 사라고 했거든요. 올해 구정 때 서울서 큰 사업을 하는 양반이 1000만원 준다고 합디다. 그새 10배 더 오른 겁니다. 하하하. 앞으로 더 안 오르겠어요?”
 
  이씨 땅 인근의 보다 전망이 좋은 펜션 주인에게는 3.3m²당 1500만원을 불렀다고 한다. 그래도 안 팔았다고. 왜? 여기는 제주에서 가장 ‘핫’한 ‘우도’니까.
 
 
  쓰레기로 덮인 섬 살리기에 마을 주민이 뭉쳐
 
우도사랑협동조합 직원인 전기버스 기사들은 우도의 곳곳을 친절히 설명해 준다.
  ‘핫’해진 땅값만큼 섬 전체는 하루가 다르게 들끓었고, 사람이 들끓는 만큼 두 가지가 포화상태로 차 버렸다. 하나는 쓰레기. 다른 하나는 자동차.
 
  2011년 648톤 수준이었던 쓰레기 발생량이 2012년 869톤, 2013년 978톤, 2014년 998톤으로 빠르게 증가하다 2015년에는 1489톤에 달했다.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우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4톤가량. 문제는 우도 쓰레기 매립장의 하루 평균 처리량이 1.5톤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매일 하루 평균 2.5톤의 처리 안 된 쓰레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교통문제는 더 심하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도의 하루 평균 입도차량은 770대 정도. 2008년부터 7~8월 우도 반입 차량을 1일 605대로 제한하는 우도 차량총량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법적 효력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다. 여기에 대여업체 17곳이 자전거 718대, 이륜차 419대, 삼륜차 492대, 전동스쿠터 219대 등 총 1800여 대의 차량을 제공하면서 작년에는 하루 약 3000여 대의 차량이 이 작은 섬을 뒤덮었다. 2007년 우도지역 교통수요관리 연구용역에 따르면 우도의 1일 적정 운행차량 대수가 120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우도의 교통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출처=제주일보)
 
  전역이 편도 1차선인 우도의 해안도로나 안쪽 도로는 버스, 렌터카, 이륜·삼륜 자동차, 전동킥보드, 자전거가 한데 뒤섞여 아슬아슬하게 지나친다. 천진항 인근의 서빈백사 쪽의 상황은 마치 베트남 하노이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처럼 바퀴 달린 모든 차량이 뒤죽박죽 짬뽕이 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우도는 제주도를 통째로 축약한 비경을 간직한 섬에서 쓰레기와 자동차가 뒤덮인 섬이 될 뻔했다.
 
  정말로 그래서 마을주민들이 뭉쳤다.
 
  고향을 이대로 망칠 수가 없다는 생각에 현 김철수 상무 중심으로 2015년부터 우도사랑협동조합이 추진됐다. 말도 못할 우여곡절 끝에 2016년 3월 8일 김철수 1대 이사장이 취임하고 조합을 결성했다. 마을 전체 392가구 중 90%인 354가구가 들어왔다. 조합원은 각자 여건이 되는 만큼 조합에 지분을 갖고, 수익이 생기면 지분만큼 가져가는 구조다.
 
  조합의 구조는 비슷하지만 기존의 농업, 수산업협동조합이 아닌 우도 전체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고 살리고자 하는 조합이었다. 조합은 설립목적과 사업개요에 주민들의 바람을 분명히 했다. 하나는 마을 주민 모두가 같이 잘사는 마을 만들기. 다른 하나는 우도를 탄소 없는 섬(Green Eco U-DO Island)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제일 먼저 시작한 건 섬에서 ‘자동차 매연’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완전히 ‘박멸하자’였다고 한다.
 
  조합측은 제주시와 도청 등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도의회를 설득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5월부터 새로 등록한 렌터카와 전세버스 운행을 제한했다. 삼륜차와 스쿠터 등도 대여 목적이면 운행을 할 수 없다. 협동조합측이 원했던 조치의 1단계에 불과했다. 제주도는 이후 2단계 조치로 우도내 렌터카와 이륜자동차를 자율 감축하게 해 사업용 차량을 줄여 나갔다.
 
  김철수 상무와 나눈 얘기다.
 
  “작년 7월부터 1년간, 등록지와 차고지가 우도면이 아닌 렌터카와 전세버스 등 대여사업용 자동차의 우도 진입과 통행을 금지시켰어요. 앞으로 매년 금지 조치가 연장됩니다. 자동차섬 우도를 벗어나기 위한 3단계 조치인 셈이에요.”
 
  — 대략 1년 됐는데 자동차가 얼마나 줄었나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행 전보다 40%가량 줄었다고 봅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우도 하루 운행대수는 평균 3223대에서 대략 1964대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렌터카와 관광버스가 못 들어오면서 관광객들의 반발이 컸을 텐데요.
 
  “처음에는 사업자들 위주로 반발이 심했죠. 내부의 상인들도 입이 나왔고. 그래도 이대로 두면 자동차섬, 쓰레기섬이 되겠다는 위기감이 우도뿐 아니라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생겼어요. 그런 부분을 잘 활용했고, 관광객들도 불편하지 않도록 두 가지 사업을 함께 실시했어요.”
 
 
  중국 전기버스 도입
 
우도사랑협동조합의 지분이 절반 들어간 전기렌터카 ‘우도바람’. 앞으로 우도 주민들의 발이 될 귀중한 존재다.
  김철수 상무가 말하는 두 가지 사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도전기버스 사업이다. 우도는 지난 10여 년간, 버스 사업자인 우도관광이 운영하는 버스들이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현 우도전기버스처럼 우도 전체를 순환하는 버스가 아닌, 관광지만 들어가는 버스였다. 외부 관광버스를 제한하면서 우도에서 운영하는 디젤 버스를 그대로 운영하는 것은 조합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조합은 2년 전인 2016년부터 우도마을버스 운송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버스는 당연히 오염이 전혀 없는 전기버스로 정했다. 3차에 걸친 전기버스 구매업체 설명회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중국 비야디의 전기버스를 도입한 이지웰페어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고혜동 현 우도사랑협동조합 이사장의 얘기다.
 
  “중국 전기버스가 낯설었지만, 한국 딜러 회사인 이지웰페어를 믿고 갔어요. 이 회사는 단지 전기버스를 팔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우도 전체를 함께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을 줬거든요.”
 
  조합은 전기버스를 운영하기 전에 우도 전체를 순환하는 버스 노선을 먼저 디젤버스로 운영해 보기로 했다. 지난해 7월 1일 기존에 우도 관광버스를 운영하던 우도관광과 조합이 공동으로 버스 노선을 운영했다. 우도조합이 운영하는 순환노선과 기존 사업자인 우도관광이 운영하는 관광버스를 함께 섞어 놓은 것이다. 기존 사업자의 반발을 줄이고 쓸데없는 경쟁을 없애기 위한 일종의 시험이었다.
 
  고혜동 이사장의 얘기다.
 
  “순환노선과 관광노선이 일부 중복되면서 두 노선버스가 서로 경쟁이 붙었어요. 긍정적인 경쟁이 아니라, 서로 호객행위를 하고 알력이 생기는 부정적인 경쟁이요. 당연히 관광객들의 민원이 많아지고, 불만이 높아졌죠.”
 
  — 해결방안이 있던가요.
 
  “기존 우도관광버스 주주들도 제주도나 우도 출신들입니다. 서로 얘기가 되는 상대죠. 그래서 수차례 상의하고 협의해서 지난 4월부터 영업합병운영계약을 맺었어요. 함께 운영해서 수익을 6:4로 나누는 겁니다. 같이 나누는데 쓸데없는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거의 독점으로 운영하다가 경쟁자가 생기고 이익을 나눠야 하니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어떡하겠어요. 제주도 전체가 클린 섬이 돼 가고 있고, 우도도 청정섬이 되지 않으면 살 수 없는데요. 서로 잘살자고 우도조합을 만들었으니, 기존 사업자와도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고 한 겁니다. 기존 사업자분들도 잘 이해해 줬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三無’의 섬
 
전기버스는 한 번 충전에 3500원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고 약 200km를 달릴 수 있는 친환경 차량이다.
  우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전기버스와 같은 문양으로 도색된 전기 렌터카를 만날 수 있다. 하얀색 바탕에 우도 모양의 파란색 점이 찍힌 전기 렌터카 ‘우도 바람’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작년 7월부터 제주도는 외부 렌터카의 우도 반입을 금지했다. 우도조합은 이에 대비해서 우도에 아예 렌터카 회사인 ㈜우도전기렌트카를 차렸다. ㈜우도전기렌트카는 외부 업체인 우도바람과 우도협동조합이 지분 반반으로 설립했다. 지난해 1월 제주도로부터 사업허가를 받았으며, 전기차를 구입하면서 1대에 2000만원씩 2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지난해 3월부터 렌터카용 전기차 100대가 우도에 반입돼 현재 우도 전체를 누비고 있다.
 
  고혜동 이사장의 얘기다.
 
  “우도에 전기 렌터카 회사를 만든 건, 디젤 렌터카가 더 이상 못 들어오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제주도 전체가 전기차 렌트로 바뀔 때를 대비한 겁니다. 좀 더 멀리 보면, 오염 없는 전기차만 우도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주민들의 바람이에요.”
 
  — 주민들이 가진 차도 전부 전기차로 바꿀 건가요.
 
  “그래야죠. 지금 계획이 이탈리아 밀라노시의 ‘카 셰어링’을 배우려고 해요.”
 
  제주도의 작은 섬에서 갑자기 ‘밀라노 카 셰어링’이 나왔다.
 
  — 그게 뭡니까. 밀라노 뭐라고요?
 
  “전기 렌터카 회사에 우도조합 지분이 반 아닙니까. 앞으로 전기차가 아닌 렌터카를 모두 못 들어오게 하면 우도바람의 전기 렌터카가 훨씬 많아질 거 아니에요? 그러면 우리 주민들의 디젤, 가솔린차를 다 팔아 버리고, 우도바람의 전기차를 필요할 때마다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뭣하러 주민들마다 탈 데도 없는 우도에서 차를 사겠어요. 이용객이 없으면 남는 렌터카를 필요할 때마다 타고, 그만큼 돈 내면 되는데. 아니면 나한테 떨어지는 수익에서 쓴 만큼 빼거나. 얼마나 좋아요. 안 그래요?”
 
  “안 그렇냐”고 몇 번씩 물어보는 우도조합원들에게 나는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참고로 ‘밀라노 카 셰어링’은 셀프 렌터카 서비스로 필요할 때만 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멤버들은 연 회비를 내고, 개인코드가 내장돼 있는 카드를 발급받아 콜센터나 웹사이트를 이용해 자동차를 예약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월말에 각 사용자들이 사용한 만큼 요금이 정산된다. 밀라노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이 배우고 따라했다고 한다.
 
  바람 부는 제주도에는 제주 본섬만 있는 게 아니다. 공해 없고, 싸움 없고, 차별 없는 ‘우도’도 있다. 제주 여자 혜은이가 ‘감수광’ 말고, ‘오크라, 오크라’라는 새 노래를 불러도 좋겠다.
 
  ‘우도 오크라. 오크라. 오크라.’(우도에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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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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