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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우리 풍수

풍수(風水)를 활용해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트럼프

글 : 김두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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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수를 굳이 믿을 필요는 없어요. 나는 다만 그것이 돈이 된다는 것은 알지요”
⊙ ‘전망’을 중시… 전망이 좋은 곳이면 프리미엄 주고도 구입해 빌딩 지어 성공
⊙ “미켈란젤로가 대리석 조각에 취미가 있었듯이 땅을 조각하는 데 취미가 있는 사람도 있다”

김두규
1960년생.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 졸업, 독일 뮌스터대 독문학·중국학·사회학 박사 / 전라북도 도시계획심의위원,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역임. 현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 저서 《조선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 《우리풍수 이야기》《풍수학사전》 《풍수강의》 《조선풍수, 일본을 논하다》 《국운풍수》 등
뉴욕 유엔본부 근처에 있는 트럼프월드타워.
트럼프는 ‘풍수’개념을 원용해 ‘전망’을 중시한다.
  2017년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訪韓)하였다. 신문은 “한·미 외교 당국은 지난 7~8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을 방문하는 길에 서울 여의도에 있는 ‘트럼프월드’ 빌딩을 볼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고 보도하였다.(조선일보 11월 28일자). ‘트럼프월드’는 사업가 시절 트럼프와 대우의 합작품이다.
 
  트럼프는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대권을 거머쥔 자수성가형 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성공에 풍수가 절대적이었음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그의 풍수는 우리나라 풍수와는 좀 다르다.
 
  지금의 한국풍수가 미신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국의 풍수술사들이 음택(묘지)풍수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가, 풍수 원전(한문과 영어)들을 읽어내지 못하여 ‘텍스트’ 해석과 응용을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트럼프는 일찍이 사업차 홍콩과 중국 그리고 세계의 화상(華商)들과 접촉하면서 양택(주택)풍수의 이점을 간파하고 이를 응용하여 부동산개발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머지않아 트럼프 풍수는 한국의 건축·조경·인테리어·부동산 투자와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번 호에 트럼프 풍수의 핵심을 소개한다.
 
 
  풍수를 통한 부동산 가치의 극대화
 
풍수에 대한 관심들이 언급되어 있는 트럼프의 저서들.
  트럼프가 처음부터 풍수를 안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와 풍수는 이렇게 만난다.
 
  “나(트럼프)는 아시아의 부호들에게 매우 비싼 아파트들을 분양 중이었는데 갑자기 중단되었다. ‘풍수(Feng Shui)’라 불리는 어떤 것 때문이었다. 그 당시 결코 들어보지 못한 단어였다. 내가 물었다. 도대체 풍수가 무엇인가?”
 
  부동산개발 및 투자에서 아시아 부호들에게 풍수가 필수임을 알게 된 그는 풍수를 적극 활용한다. 그리고 이 전략은 아시아 고객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사와 부호들에게 어필하여 ‘대박’을 터트린다. 트럼프는 평소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한다. “굳이 풍수를 믿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풍수를 이용해요. 왜냐하면 그것이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이지요(I don’t have to believe in Feng Shui. I use it because it make me money).” 이렇게도 말한다. “당신은 풍수를 굳이 믿을 필요는 없어요. 나는 다만 그것이 돈이 된다는 것은 알지요(You don’t have to believe in Feng Shui. I just know it brings me money).” 그는 “풍수란 사람이 살고 일하는 데 필요한 이상적인 환경을 창조하는 실천 기준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풍수를 정의를 한다.
 
  부동산업자로서 그의 목적은 “풍수를 통한 부동산 가치의 극대화”였다. 그는 풍수사들의 자문에 따라 건물 입구의 디자인을 주변과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심지어 풍수사들로 하여금 빌딩을 축복하게 하고, 이를 방송에 노출시켜 홍보를 하게 하였다.
 
  그가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동산 및 건축업자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부터였다. 그는 훌륭한 디자인을 통해 특별한 건물을 만들 때 쾌감을 느꼈고, 본능적으로 부동산이 큰 부자가 되는 지름길임을 터득하였다.
 
  한국 재벌들 가운데에서도 부동산을 통해 성공한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트럼프와는 다르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재벌들이 빠른 속도로 부(富)를 축적하는 비결은 인근지역의 개발이 이루어질 때 발생하는 천문학적 개발이익 덕분이다. 공장부지 등 순수한 업무용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투기용 부동산은 재벌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렇다고 하여 땅을 통해 모두 재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으로 인해 망한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땅과 사람과의 궁합이 맞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대만 출신으로 일본의 큰 기업가이자 동시에 기업컨설턴트 및 주식의 대가로 이름을 날렸던 규에이칸(丘永漢·1924~2012)은 이렇게 말한다. “주식에 궁합이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증권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동산에 투자한다든가, 사업을 하여 거부(巨富)가 되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트럼프는 부동산과 궁합이 맞았고, 한국의 일부 재벌들처럼 편법에 의하지 않고 직관과 풍수를 통해 세계적 재벌로 성공하였다. 게다가 그는 늘 냉철한 오성(悟性)을 견지하도록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다. 천부적 능력·풍수·절제, 이 3가지가 그를 사업가로서 그리고 정치가로서 세계 최정상에 이르게 하였다. 트럼프는 부동산 투자 및 개발의 이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① 현금이 매달 들어온다.
 
  ②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기 위해 줄을 선다.
 
  ③ 세입자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 준다.
 
  ④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⑤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는 합법적으로 세금을 피하는 방법들이 있으며, 세금을 안 내면 빨리 부자가 된다.
 
  ⑥ 부동산은 안전하게 투자하기에 좋은 대상이며 완전한 파산은 없다.

 
  부동산 투자와 개발 그리고 마케팅에 트럼프가 활용한 풍수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부동산 투자에서 중요한 3가지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가 있다. 그 3가지란 다름 아닌 “입지(location)·입지·입지”이다. 그만큼 입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뉴욕시의 상징이자 ‘트럼프 오가니제이션’(트럼프 재벌의 총본부)의 상징인 ‘트럼프타워’도 그 시작은 입지였다. 맨해튼 5번로 57가에 자리하는 위치와 면적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트럼프는 오랜 기다림과 협상 끝에 사들여 68층 고층빌딩의 최고급 주상복합 단지를 만들었다. 본래 그곳은 본위트 텔러(Bonwit Teller)라는 11층의 허름한 건물이었다.
 
  트럼프의 입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뛰어난 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가 여부이다. “전망을 최대한 활용하여 아주 특별한 건물을 지어라”는 것이 트럼프의 핵심 철학이다. 전망이란 ‘내다보이는 풍경’을 말한다. 풍수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가 좌향론(坐向論)이다. ‘좌(坐)’는 건물이나 무덤이 등을 대고 있는 뒤쪽을 말하고, ‘향(向)’은 건물이나 무덤이 마주하는 앞쪽을 말한다. 따라서 좌와 향은 서로 반대방향을 의미한다. 예컨대 자좌(子坐)는 건물이나 무덤이 등을 대는 중심축 방향이 정북(正北)임을 의미한다. 이 경우 그 반대방향, 즉 ‘향(向)’은 오향(午向)이 되는데 정남(正南)을 말한다. 따라서 무덤이나 건물에 향을 표기할 때 ‘자좌오향(子坐午向)’이라고 표기하기도 하지만, 자좌(子坐)라고만 표기하기도 한다. 이때 당연히 오향(午向)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청와대·경복궁의 경우 ‘좌’는 북악산이고 ‘향’은 광화문과 청계천이다.
 
  풍수에서 좌향은 단순한 방향표기 그 이상의 철학적 의미를 갖는다. ‘좌’는 뒤쪽 방향으로서 과거를 의미하며, ‘향’은 앞쪽 방향으로서 미래를 의미한다. ‘좌’는 지나온 과거·집안내력·인물 등을 상징하며, ‘향’은 그 집안이나 공동체가 지향하는 미래를 나타낸다. ‘좌’는 산 쪽을 가리키며 ‘향’은 들판과 물을 바라본다.
 
  전통적으로 한국풍수는 ‘좌’를 중시한다. 그러한 까닭에 무덤 앞 비석에도 ‘좌’만 표기하지 ‘향’은 표기하지 않는다.
 
 
  트럼프, ‘전망’ 중시
 
1999년 대우건설이 건설한 여의도 트럼프월드1차 분양 홍보차 내한했을 때 트럼프의 모습.
한국에서도 그는 한강이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 빌딩을 올렸다.
  ‘산은 인물을 주관하고, 물은 재물을 주관한다(山主人 水主財)’는 풍수격언이 있다. ‘좌’를 중시함은 훌륭한 인물의 배출을 염원하는 것이고, ‘물’을 중시함은 재물의 번창을 염원함이다. 트럼프가 전망, 즉 향을 중시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가 최고의 전망으로 꼽은 것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가 강이나 바다, 즉 물이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1970년대 중반, 트럼프가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을 시작할 때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땅에서 그는 성공 가능성을 찾았다. 다름 아닌 허드슨강변의 버려진 땅이었다. “뉴욕에 있는 여러 부동산들 중 가장 나의 마음을 매료시켰던 것은 59번가에서 시작해서 72번가까지 허드슨강을 따라 쭉 이어진 거대한 철도 부지였는데, 그것은 당시만 해도 쓸모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트럼프는 이곳이 전망이 좋아 분양과 임대에 강점을 지닐 것으로 판단하였다. 모든 아파트를 서쪽이나 동쪽 혹은 양쪽 모두 허드슨강 쪽으로 시야가 탁 트이도록 지으면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가 장엄하고 멋지게 보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는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트럼프의 이러한 기본 철학은 이후 모든 부동산개발 및 빌딩건축에 적용된다. 예컨대 뉴욕 웨스트 34번가부터 39번가 사이에 있는 두 개의 부지를 매입한 것도 바로 강이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7년 트럼프는 유엔본부 맞은편에 있는 허름한 2층 건물을 발견한다. 미국 엔지니어링협회가 소유하여 본부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47번가와 48번가 사이에 있다. 이스트리버라는 강이 훌륭한 전망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한 트럼프는 이곳을 구입하여 ‘트럼프월드타워’(90층 높이지만 실제로는 72층)를 완공하여 5성급의 호화로운 아파트로 성공시킨다.
 
 
  토지를 조각하는 사람
 
  입지가 좋다면 트럼프는 프리미엄 지급도 마다않는다. “50~100%까지 돈을 더 주고서라도 기꺼이 땅을 구입하라”는 것이 트럼프의 지론이다. ‘트럼프월드타워’가 세워진 엔지니어링협회 건물도 마찬가지였다. 터무니없이 요구하는 가격을 트럼프는 기꺼이 지불하였다.
 
  뉴욕 월스트리트 40번지에 있는 ‘트럼프오피스빌딩’도 높게만 지으면 뉴욕항이 잘 보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 땅을 구입하기 위하여 소유주가 사는 독일까지 직접 가서 협상을 벌여 성사시킨다. ‘웨스트사이드타워’ 역시 허드슨강이란 전망 때문에 건설되었다. 애틀랜틱에 있는 ‘트럼프플라자호텔카지노’ 역시 주변의 다른 호텔과 달리 호텔의 방과 식당 위치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배치하여 성공시켰다. 이렇게 물(강과 바다)이 제공하는 전망이 확보된 빌딩들은 주변의 다른 빌딩보다 훨씬 높은 분양 및 임대료를 받게 되어 트럼프로 하여금 세계적 부동산 재벌이 되게 하였다.
 
  그렇다고 트럼프는 자연적인 전망만을 찾아서 활용하지는 않았다. 자연적 전망이 없을 경우 전망을 만든다. 그는 “미켈란젤로가 대리석 조각에 취미가 있었듯이 땅을 조각하는 데 취미가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하였다. 바로 그 자신이 그렇다. 트럼프는 “모든 것은 변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풍수 고전 《금낭경》의 핵심은 ‘시이군자탈신공개천명(是以君子奪神功改天命)’이란 문장이다. ‘이것(풍수)을 이용하여 통치자[君子]는 신이 하는 바를 빼앗아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운명을 고친다’는 뜻이다. 여기서 군자(君子)는 성현이 아닌 통치자 혹은 지도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트럼프는 진정 동양의 풍수를 자기 식대로 구현한 군자인 셈이다.
 
 
  트럼프의 ‘전망 만들기’
 
  트럼프의 인위적 전망 만들기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몇 가지 방법이 있다.
 
  ① 마천루
 
  첫째, 출입구를 경관이 아름다운 곳, 즉 강이 있는 쪽으로 낸다. 둘째, 전망 확보를 위해 대지를 인위적으로 높인다. 예컨대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 가운데 18개 코스의 대지를 80피트나 높여 그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만들었다. 이때 소요된 흙은 14만4500트럭 분량이었지만 이로 인해 가장 값비싼 골프장이 되었다.
 
  이보다 더 확실한 전망 확보의 방법이 있다. 다름 아닌 마천루(초고층 아파트)이다. 건물을 높게 지으면 높게 지을수록 전망도 더 좋아지고 아파트에 대한 값을 더 많이 매길 수 있다. 그에게 마천루는 ‘돈 버는 기계(machine for making money)’였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높았던 ‘트럼프타워’도 그와 같은 발상에서 건축되어 성공시켰다(‘트럼프타워’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입주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란 NBC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 빌딩이 소개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1985년 트럼프가 뉴욕 웨스트사이드 강변 부지에 150층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미국인들은 환호하였다. 당시 《뉴욕타임스》도 사설에서 이를 다룰 정도였다.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다음과 같이 트럼프를 평가하였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성적인 인물은 아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이성에 의지해서만 살 수 없다. 과도한 것이 미덕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트럼프다. 그는 미국의 분출하는 에너지를 상징하는 맨해튼의 마천루와 같은 미국인이다. 그는 초고층 빌딩은 필요 없다는 이유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건축상의 풍요가 우리를 유익하게 만든다고 믿는 데 일리 있는 주장이다. 성급함과 열정 그리고 충동이 미국의 특성 중 일부이다.”
 
  ‘마천루 프로젝트’는 부동산업자로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훗날 그가 정치적 지도자로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2000년 전후 거품 경제의 붕괴, 9·11테러에 의한 무역센터 붕괴 등으로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었다. 이때 트럼프는 “세계 최고층의 마천루를 미국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미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하였다. 이 무렵 미국은 아시아에게 세계 제1일의 마천루 자리를 빼앗겼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452m, 1998년)가 당시 세계 제1의 마천루였다. 그것도 기독교 국가가 아닌 이슬람국가에게였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민에게 굴욕적 대사건이었다. 이때 트럼프는 시카고에 609m의 ‘뉴트럼프타워’ 건설을 발표하였다(2009년 423m 높이로 축소 완공). 그의 주장 “세계 제1의 마천루를 미국으로”는 다름 아닌 다시금 ‘미국을 세계 제1강국으로!’의 다른 표현이었다. 미국민들의 트럼프 선택은 예정된 일이었다.
 
 
  풍수를 응용한 벽면의 다면화
 
  ② 벽면의 다면화(多面化)
 
미국 뉴욕에 있는 트럼프 본사. 벽면을 톱니바퀴처럼 다면화하고, 나무를 심어 조경을 했다.
  전망을 좋게 하는 또 하나의 인위적 방법은 빌딩 벽면을 다면화(多面化)시키는 것이었다. ‘트럼프타워’는 ‘톱니디자인’식으로 빌딩을 28면으로 하였다. 들쭉날쭉한 톱니바퀴 모양의 건물외벽은 기존의 박스형 건물들에 비해 더 많은 시야를 확보함과 동시에 시각적으로 외부인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가져온다. 외부에서 바라볼 때 인상적이고 눈에 띄는 빌딩이 되며, 내부에서는 전망을 확대시켜 준다. 우리나라에도 몇 개의 트럼프빌딩이 있다. 용산의 ‘대우트럼프월드’ 역시 한강이란 강을 조망으로 하되 다면체로 하여 전망을 더 확대하였다.
 
  이러한 벽면의 다면화는 풍수의 환상적 응용이다. 풍수에서 가장 이상적인 건물 벽면은 원형→ 팔각형→ 육각형→ 오각형→ 사각형(정사각형→ 직사각형→ 마름모꼴)→ 삼각형 순이다. 과거에는 원형 건물을 짓기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기에 고작 8각형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벽면을 다면화하는 것은 시공상 어려움이 많은데다가 표면적이 넓어지므로 더 많은 재료와 공사기간을 필요로 한다. 트럼프는 좋은 재료에 돈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대신 공기(工期)단축을 통해 공사비를 줄였다. 공기단축을 위해서 보너스 제도를 활용한다. 단 며칠 만이라도 공사기간을 줄이면 그만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지론이다.
 
 
  중정(中庭)을 활용
 
  ③ 출입구와 창틀을 개선
 
  트럼프는 리노베이션을 부동산투자의 좋은 수단으로 활용하였다. 리노베이션은 신축보다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허름한 빌딩을 인수해 개조·확장하거나 품질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때 빌딩 출입구와 창문들을 더 크게 만들어 전망을 확보한다. 트럼프는 센트럴파크 사우스 100번지의 ‘바비존플라자’를 ‘트럼프파크’로 개명·개축하면서, 창문을 넓혀 밖에 있는 아름다운 경관을 그대로 빨아들이게 하였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간단히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천장을 더 높게 하는 것도 전망 확보에 도움이 된다.
 
  ④ ‘아트리움’
 
트럼프타워의 아트리움. 화려한 아트리움을 통해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아트리움(atrium)이란 본디 로마 시대 주택의 중앙 뜰[中庭]을 일컫는 말이다. 풍수에서는 집이나 무덤 앞에 펼쳐지는 뜰(마당이나 논밭) 부분으로 ‘명당’이라 부른다. 경복궁의 경우 근정전 앞 품계석이 있는 곳을 말한다. 명당은 밝고 넓어야 한다. 그런데 초고층 건물 정문 앞에 드넓은 뜰을 만들 수 없기에 그것을 건물 내부에 끌어들인다.
 
  트럼프는 ‘트럼프타워’를 지을 때 ‘아트리움’을 화려하게 만들었다. ‘브레시아 퍼니시’라는 화려한 대리석을 바닥 전부와 6층 벽에 이를 깔고 붙였다. 대리석 색상은 장밋빛·복숭아빛·분홍빛이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이를 통해 건물에 ‘생기와 활기’를 불어넣었다. 건축평론가들조차 이러한 아트리움을 보고 “가장 기분 좋은 실내 공간으로 따뜻하고 화려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이곳 아트리움에는 세계적인 명품(부첼라티·마르타·까르티에·해리윈스턴)을 판매하는 소매업자들이 입주하였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투자 대비 천문학적 이익을 남겼다.
 
 
  작은 숲이나 정원 조성
 
  ⑤ 반사거울 활용
 
  공간이 협소하거나 외부건물의 뾰족한 모서리 부분은 심리적 불편함을 야기한다. 풍수에서는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거울을 활용한다. 홍콩에서 거울이 잘 팔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풍수적 이유 때문이라고 홍콩에서 오랫동안 금융인으로 활동하였던 남종원(전 JP모건 한국대표)은 말한다. 트럼프는 ‘트럼프타워’ 아트리움 에스컬레이터 양쪽 벽면에 반사거울을 사용하여 작은 중심 공간을 훨씬 크고 인상적으로 만들었다.
 
  ⑥ 작은 숲이나 정원 조성
 
  작은 숲이나 정원도 전망 확보에 도움이 된다. 내 땅이 아니더라도 이웃에 있는 숲이나 공원이 좋은 전망을 제공한다.
 
  트럼프는 뉴욕에 있는 센트럴파크를 훌륭한 전망으로 활용하였다. 공원이나 숲이 없을 경우, 건물 주변 혹은 테라스에 나무 몇 그루를 심어 이와 같은 효과를 창출한다. ‘트럼프타워’ 6층의 테라스에 작은 숲을 조성한 것도, 맨해튼 56번가와 5번가 코너에 위치한 5층 건물 정면에 전략적으로 나무를 심는 것도 그 한 예이다. 또 트럼프는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 코스에 2000그루의 나무를 심게 하였는데, 이를 통해 훌륭한 전망을 창출하였다.
 
  ⑦ 인공폭포 조성
 
  물이 돈의 기운을 유혹하는 훌륭한 수단임을 트럼프는 태생적으로 알았다. 그의 풍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물길 만들기였다. ‘트럼프타워’ 아트리움에는 8피트 폭포수를 흘러내리게 하였는데 100만 달러가 들었다. 벽에다 그림을 거는 것보다 훨씬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상징한다. 중국과 일본의 정원에 필수 요소인 것은 바로 이와 같은 풍수 관념 때문이다. 또 ‘웨스트체스터골프장’에 120피트 높이의 폭포수를 만드는 데 700만 달러를 썼다. 그 결과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조차 이것을 구경하러 올 정도였고, 이곳 회원이 되려고 서로 경쟁할 정도였다.
 
 
  ‘신비한 분위기’를 지니게 하라!
 
  트럼프 풍수의 핵심은 ‘신비한 분위기(mystical aura)’를 만드는 것이다. 풍수에서 말하는 이른바 생기(生氣·vital energy)를 타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트럼프가 지은 건물들에 세계적인 명사와 부호들이 입주하면서 그도 세계적인 부자가 되었다. 일부러 언론에 광고를 내는 것보다 생기가 가득한 땅과 건물을 만들어 사람들이 꼬이게 한 것이다. 마치 화려한 꽃을 피우게 함으로써 벌과 나비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머지않아 한국의 부동산개발에도 트럼프식 풍수가 적극 수용될 것이다. 이미 그러한 트렌드로 가고 있다. 강변 따라 수많은 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들어서는 것도, 마천루가 하나둘씩 올라가는 것도 그 예이다. 거기에다가 트럼프가 활용하였던 세부적인 전망 확보의 방법들이 수용되어 한국의 건축양식을 바꿀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분명 트럼프는 풍수 역사를 새롭게 쓴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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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2018-06-14)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2
트럼프월드 앞을 지날 때 항상 아무생각 없이 지나쳤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트럼프월드를 지날때마다 이젠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해주셨던 내용들을 떠올리게 된다. 풍수란 정말 신기한 것 같다.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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