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 1.0’이 일방향 시스템이라면 ‘2.0’은 쌍방향, ‘3.0’은 맞춤식 교육
⊙ 자기 전공 외 복수전공, 융·복합 트랙 수강 가능
⊙ 올해부터 ‘프론티어 3.0’ 추진 중 … 과목 특성에 맞는 강의 콘텐츠 개발
⊙ 이공계 전공 잇단 개설 … ‘온라인 실습 모듈’ 이용해 가상실습, 가상실험 가능
⊙ 자기 전공 외 복수전공, 융·복합 트랙 수강 가능
⊙ 올해부터 ‘프론티어 3.0’ 추진 중 … 과목 특성에 맞는 강의 콘텐츠 개발
⊙ 이공계 전공 잇단 개설 … ‘온라인 실습 모듈’ 이용해 가상실습, 가상실험 가능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한양사이버대는 스스로 우물을 파는 자들의 공간이다. 사실,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은 결국엔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나온다. 세상이 변할수록 교육의 비중은 과학기술의 속도만큼이나 커질 수밖에 없다. 지식이나 정보통신 기술은 물론 문제해결 능력, 인적 네트워크, 의사소통 기술 등을 모두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사이버대다.
사이버대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사이버대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것은 2001년. 9개교로 시작된 사이버대는 동영상 위주의 강의들로 운영됐고 자격증이나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이 시기가 사이버대의 태동기 혹은 ‘사이버대 1.0 시대’다.
그러나 2008년 고등교육기관으로 전환되면서 위상이 확연히 달라진다. 정규 4년제 대학이 되고, 대학원 설립도 가능해지자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사이버대 교육수준도 업그레이드되었다. ‘사이버대 2.0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몇몇 사이버대는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활용한 ‘쌍방향 시스템’을 구현하기도 했다. 류태수 한양사이버대 부총장의 말이다.
“사이버대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지만 당시 사이버대는 고유의 특성을 찾았다기보다 오프라인 대학을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통해 일종의 ‘번역’을 해 둔 형태에 머물렀어요.”
그런데 최근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교육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사이버대 1.0’이 일방향 시스템이라면 ‘2.0’은 쌍방향, ‘3.0’은 개인별 맞춤식 교육으로 진화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 자질, 희망에 따라 학습이 달라지는 맞춤식 교육이 학습 생태계를 뒤바꿀 태세다.
사이버대 3.0 시대와 이화여대 ‘평단 사태’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교육부 장관(릴리아 하르네비치) 일행이 한양사이버대를 찾았다. 하르네비치 장관은 “우크라이나 내 분쟁지역 시민들에게 온라인을 통한 평생교육을 제공할 목적으로 한양사이버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한양사이버대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최근 말레이시아, 모로코 등지에서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견학하고 갈 정도로 한양사이버대는 교수·학습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열린 지식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자. 2016년 현재 학부과정 27개 학과(부)에 재적학생은 1만6870명. 국내 사이버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016년에는 사이버대 중 가장 많은 3845명의 신입생을 뽑았다. 2010년 국내 최초로 개원한 한양사이버대학원 석사과정은 현재 5개 대학원, 12개 전공에 재학생 수가 801명이다. 역시 국내 최대 규모다.
양적 성장과 교육과정의 질적 우수성을 함께 인정받고 있다. 2015년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주관하고 전체 21개 사이버대학이 참가한 교수학습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한양사이버대의 ‘지능형 온라인 시험·평가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례’가 최우수상을 단독 수상했다.
그러나 이화여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가 터지면서 사이버대 위상과 역할에 시각차가 있음을 드러냈다. 평단(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학업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일종의 오프라인 학부과정이다.
지난 7월의 일이다. 이화여대가 교육부의 ‘평단 지원사업’ 대학으로 선정되자 학생들은 ‘학위장사’를 한다며 반발, 결국 총장이 사과문까지 발표한 뒤 사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평단 사업은 동일한 취지로 이미 사이버대가 15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이버대 21곳에서 10만여 명의 학생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주경야독 중이다. 재교육과 평생교육을 넘어 이미 고등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은 곳이 사이버대다. 그런데 왜 교육부가 평단 사업을 꺼내 든 것일까. 평단 사태는 한양사이버대로 하여금 ‘사이버대 3.0 시대’를 서두르게 만들었다.
“유연한 교과과정으로 선택권 높여”
한양사이버대는 2017년부터 신·편입생부터 필수과목을 최소화하는 ‘유연한 학사제도’를 도입한다.
교양, 전공 필수학점을 낮춰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복수전공·부전공·연계전공 등 제2전공이 활성화돼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폭넓게 할 수 있다. 김지현 교무처장은 “유연한 학사제도로 학생들의 학업 선택권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을 개선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에 입학하면 전공뿐 아니라, 인접 학문도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잖아요. 예를 들어 아동학과에 들어와서 미술치료 상담심리 등을 배우고 싶은 것이죠. 공부를 하다 보면, 입학 전에는 몰랐던 흥미가 생기기도 해요.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공부하라는 취지입니다.”
전공만 공부하기도 벅차지 않나요.
“어린이집을 운영한다고 할 때 보육교사 자격증만으로는 힘들어요. 경영도 알아야 하고 관련 법규도 알아야 하죠. 요즈음은 국가 보조금 등 행정에 대해서도 알아야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어요.”
자기 전공 외에 다른 학과의 과목이나 융·복합 트랙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다면 학생들은 유연한 학업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특히 현업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김 처장은 말한다.
“재학생 중엔 현업 종사자들이 많아요. 저도 그분들을 통해 실무를 배울 정도예요. 늦은 나이에 입학하신 분들은 배우려는 욕구가 많은데, 교육과정이 유연해지면 기회가 더욱 넓어지겠죠. 선배가 후배들의 진로를 조언하는 멘토 제도, 교수들의 다양한 특강 등을 통해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사실 사이버대는 이미 대학을 다녀 본 사람,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도 과도한 교양필수와 전공필수 과목을 강제하는 것은 사이버대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김 처장은 “필수과목을 줄여 주고 다양한 학과의 수업을 듣고 융·복합 트랙을 제공하는 것이 ‘사이버대 3.0 시대’에 걸맞은 변화”라며 “다만 학사제도의 유연성을 강화하되, 시험 및 졸업의 견고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질문하면 48시간 내에 답변”
사이버대는 ‘콘텐츠의 질’이 생명이다. 학생·교수 간 상호작용이 콘텐츠 경쟁력을 좌우한다. 수동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사례해결 능력을 기르고 문제해결 방법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사이버대는 매년 새로운 강의기법을 적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2009년 개발된 ‘프론티어 1.0’ 시스템은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중심이었다.
2011년부터 업그레이드된 ‘프론티어 2.0’은 온라인을 통한 토론과 피드백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문제중심 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과 사례기반 학습(Case-based learning, CBL)이 가능하게 됐다. 한양사이버대는 올해부터 ‘프론티어 3.0’을 추진 중이다. 윤승재 교육지원처장의 설명이다.
콘텐츠 질을 어떻게 높였나요.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새로운 교수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4~5개 과목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 학생들의 평가를 받아요. 학기별 강의평가와 더불어 콘텐츠 만족도 평가도 실시하죠. 새롭게 제작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은, 학생·교수 간 의견을 적극 반영해 콘텐츠를 개발한 덕분입니다.”
성공사례를 알려주세요.
“‘프레젠테이션 기법’이라는 과목의 경우 강의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데, 실제 프레젠테이션과 유사한 강당에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또 교수 한 분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서로 토론하는 형식의 강의도 도입했죠.”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방법은?
“모바일 앱을 이용해 질문을 하면 48시간 내에 답변을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이버대의 콘텐츠가 정해진 양식과 구성요소들에 의해 만들어진 ‘기성복’의 개념이라면 프론티어 콘텐츠는 해당 과목에 맞는 최적의 환경을 끌어와 학습효과를 끌어올려 ‘맞춤옷’에 가깝게 강의를 설계한다. 윤 처장은 “손이 많이 가고 비용이 높지만 만족도만큼은 다를 수밖에 없다. ‘프론티어 3.0’ 사업을 향후 4년간 확대, 학과(부)별로 1개 이상의 프론티어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시스템 준비 중
사이버대는 오프라인 대학에 비해 IT(정보통신기술) 환경이 중요하다. 온라인 공간에서 수업과 성적이 처리되기 때문에 정보시스템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정보시스템 역량이 대학의 수준을 결정하는 셈이다. 박찬권 차세대 정보화사업 추진단장에게 한양사이버대의 IT 역량을 물었다.
한양사이버대의 정보화 수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사이버대는 학생들의 성적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요. 시험문제를 학생별로 다르게 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양사이버대의 정보화 수준은 높은 편이다. ISMS(정보 보안 경영시스템·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인증도 취득했다. 자체 개발한 지능형 온라인 시험·평가 시스템은 교육부 교수·학습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박 단장의 생각은 이렇다.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고객 요구를 가장 잘 수용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성공할 수밖에 없죠. 대학원 강의는 실시간 생방송으로 상호 토론하면서 진행합니다. 체계화한 시스템을 통해 학교가 학생들을 돌봐주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세대 시스템은 예산이 막대하게 투입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대학 같아서는 어느 한 과제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데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할까.
관광·호텔·조리·외식 전문경영인 육성이 목표
한양사이버대는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에 두 개의 학과가 있다.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와 관광호텔경영학과는 관광·호텔·조리·외식 전문경영인 육성이 목표다. 이탈리아 플로렌스대와 학점 교류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실습과 현장학습을 강화해 실무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운다. 또 미국호텔업협회(AHLA)의 호텔조리·외식경영·주방위생 관련 자격증 수업도 있다. AHLA 자격증은 세계적으로 통용되기에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된다. 전혜진 호텔조리외식경영학 학과장을 만났다.
‘조리’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요리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제를 부여해요.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도 많아요. 지난 주 한식실무 수업을 북촌한옥에서 촬영했어요. 학생 20여 명과 1박 2일 동안 요리도 함께 하고 숙박도 했어요.”
어떤 학생들이 입학하나요.
“다양합니다. 퇴직 후 식당 경영을 준비하는 평범한 직장인, 현직에서 활동 중인 요리사도 있어요. 연령도 폭넓습니다. 요즈음은 요리사들이 연예인으로 활동해서 확실히 관심이 높아요.”
학과의 강점을 설명해 주세요.
“아무런 준비 없이, 식당을 창업해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준비 없는 창업은 도박입니다. 식당을 개업하거나, 펜션 등 숙박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준비가 필요해요. 폭넓게 배우고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활동이 있나요.
“토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요리 강의를 촬영해 보여주고, 토론방에서 서로 이야기하게 합니다. 낭만식객이라는 동아리도 운영 중입니다. 다양한 식당을 탐방해서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미리 식당에 대해 이야기한 후에 참석해 느낀 점을 알려주면서 컨설팅해 주기도 하죠.”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최현준 학생은 현재 한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의 꿈은 식당 전문 경영인이다. “경영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싶어 사이버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한식만 배웠는데, 인접 전공까지 배워서 많이 도움이 돼요. 지하철이나 시간이 있을 때마다 수업을 듣거나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재학생 동료들의 경력이 다양하고 사회 곳곳에서 현업으로 활동 중이어서 자연스레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며 “각종 실습과 특강·모임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온라인 실습
기계자동차공학부는 한양사이버대의 히트 상품이다. 2013년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사이버대학교 특성화사업 학과’에, 작년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선정한 ‘주목할 신설학과’에 뽑혔다. 이 학부에는 2개의 전공이 있는데 기계제어공학전공, 자동차IT융합공학전공으로 나뉜다. 기계자동차공학부 임동균 교수의 말이다.
“온라인으로 실습 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는데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온라인 실습 모듈을 이용하고 있어요. 실제 실습환경과 비슷해 이해가 쉽습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이 많은데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부분이 크죠.”
자동차공학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어떤 분야에 종사하나요.
“실제 자동차 관련업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실무는 어린 대학생보다 뛰어나요. 자동차를 실제로 다루기 때문에 수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이론이 조금 부족한데, 이러한 갈증을 해결하려 사이버대학에 입학하는 것이죠.”
자동차 관련업에 종사 중인데도, 대학에 입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제 내연기관은 거의 끝나 가고 있어요. 전기차 시대가 시작되죠. 여기에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이 많아요. 무인차 시대도 멀지 않았어요. 빨리 배워서, 이런 변화에 대비하려는 것이죠.”
실제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나요.
“학생들이 동아리 형태로 자동차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이번에 학생들이 스스로 자동차를 제작해 대학생 대회에 출품하기도 했어요. 평소 자동차 관련 일을 해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자동차 정비업을 하고 있는 재학생 이종석씨는 “전기차, 무인차의 시대를 앞서 준비하고 싶어 진학했다. 향후 전기차 사업도 하고 싶다”고 진학이유를 설명했다.
자작차 동아리 회장을 맡아, 스스로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배우다 보니, 실제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경력이 20년이 넘어서 자동차의 내연기관 구조를 잘 알고 있어요. 학생 20명과 함께 매주 한 번씩 모여서 자동차를 만들고 있어요.”
실제로 자동차를 만들어 보니, 도움이 되었나요.
“용접하면서 실제로 만들다 보니, 자동차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전기차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Finance&Accounting MBA’ 신설
한양사이버대는 학부 강의뿐 아니라 대학원 석사과정도 운영 중이다. 한양사이버대 대학원은 강좌별로 매학기 총 13회의 강의가 진행되며 이 중 3회는 실시간 세미나로 운영된다. 실시간 세미나는 온라인 세미나와 오프라인 세미나로 구성되는데 강좌별 최소 1회 이상은 오프라인 세미나로 진행된다.
마케팅 MBA, Finance&Accounting MBA, IT MBA, 광고미디어 MBA, 외식프랜차이즈 MBA 등 경영학 관련 과정은 성공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주로 진학한다. 2017학년도부터 MBA와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Finance&Accounting MBA’가 신설된다. 김용현 교수의 말이다.
“금융과 회계를 특성화시켰습니다. 시간적 물리적으로 어려운 학생 특히 지방,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합니다. 학생들이 원하면 별도 비용 없이 증권금융 분야와 재무 분야에서 최고의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는 CFA 과정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MBA는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나요.
“다양한 금융기법을 배우고 글로벌 실무지식을 강의합니다. 지역전문가 수준의 국제감각을 교육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금융인재를 육성하려 노력 중입니다.”
논문지도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학생의 선택에 따라 논문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금융 현장에서 실무를 쌓은 입학생들이 많습니다. 실무 경험과 MBA 수업을 병행하게 되면 학문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논문 수준이 높아, 유명 학술지에 투고할 정도입니다.”
졸업생 이정호씨는 증권회사 중견 간부로 한양사이버대 MBA 과정을 작년에 졸업한 뒤 현재 한국외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MBA 과정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직장 경력이 10년 넘었습니다. 금융계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해서 실무는 조금 알지만, 이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MBA에 진학했습니다.”
석사 과정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다른 야간 MBA는 통학 시간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업무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고요. 온라인 강의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오프라인 모임 일정만 조절하면 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학위 취득의 성과를 알려주세요.
“석사 공부를 하면서 학술연구재단 전문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했습니다. 논문 덕분에 외대 국제경영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실무에서 아는 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배움의 과정을 통해 어렴풋이 이해하던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니 자신감이 생기게 됐습니다.”⊙
Interview 한양사이버대 류태수 부총장
“전기·전자, 컴퓨터, 건축·도시공학 등 다양한 이공계 학과 신설”
류태수(柳太洙) 한양사이버대 부총장을 지난 4년 동안 4차례 만났다. 그는 만날 때마다 늘 대학의 변화를 화두로 올렸다. “변해야 산다. ‘변해야 산다’는 사실만 늘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류 부총장의 말대로 지난 4년간 한양사이버대는 변해 왔다. 학생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융·복합 트랙을 신설했고, 질 좋은 콘텐츠를 계속 개발해 왔다. 필수학점을 최소화해 복수전공이 가능하도록 학사제도를 유연하게 바꾼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덕분인지 4~5년 전과 비교해 여타 사이버대와 양적 질적 차이가 확연해졌다. 지난 11월 14일 서울 성동구 한양사이버대 집무실에서 만난 류 부총장은 “구현이 불가능했던 공학수업이 온라인을 통해 가상실습, 가상실험이 가능해지면서 이공계 학과들이 새롭게 개설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온라인 대학에 이공계 전공이라니 …. 발상의 전환이 놀랍다. 현재 컴퓨터정보보호공학부,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기계시스템공학부, 디지털건축도시공학부(2017학년도 신설)가 개설된 상태다.
전기전자, 건축, 기계 같은 과목을 온라인으로 가르칠 수 있나요.
“그럼요. 초창기 사이버대는 인문사회계열 학과가 다수였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공계열 학과가 계속 신·증설되고 전공트랙도 다양화하는 추세지요. 융·복합 전공, 자격증과 관련한 트랙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요. 새로운 시대변화를 반영한 학과들은 경쟁률도 높습니다.”
류 부총장은 “이젠 온라인이란 시스템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체질개선까지 이뤄내려 한다”고 했다.
있는 전공을 없애기란 새로 개설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학과 간) 생존경쟁이 원활해야 변화에 대처할 수 있어요. 사실, 학과 구조조정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워요.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려면 무엇을 가르칠지, 어떤 인재상을 세상에 내놓을지 늘 고민해야 하는데, 정년을 보장하고 모셔 온 전임 교원에게 변화를 강요할 수 없고, 변화에 편승해 신설학과를 무한정 만들 수도 없습니다.
우선 변화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필요하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기까지 내부 진통이 불가피해요. 답을 찾는 과정이 조직의 건강을 좌우합니다.”
조직간(학과간) 경계를 허물려면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하잖아요.
“하지만 교수가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사실, 조직의 기득권을 놓는다고 손해만 보는 게 아니에요. 마치 혼돈의 상태처럼 서로 얽혀 있어요. 중요한 것은 사회가 더는 대량생산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학 커리큘럼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야지요. 학생들이 먹고 싶어하는 것을 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학력사회’에서 ‘실력사회’로
류 부총장은 “온라인 교육이 시대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장 전문가가 강단에 설 수 있게 문턱을 낮춰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육이 시대변화를 담기 위해선, 전임교원 수를 최소화하되 외부 전문가를 교수요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따끈따끈한 키워드를 교육내용으로 다룰 수 있게 말이죠. 그러려면 현장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데 온라인의 장점이 뭡니까. 전 세계 누구라도 강사로 모셔올 수 있는 현장성과 개방성 아닌가요? 가르침과 배움에 장벽이 있을 수 없어요.”
과거에 비해 사이버대 재학생 유형이 달라졌나요.
“과거엔 40~50대 재학생이 다수였지만, 지금은 30~40대가 가장 많고 20대가 급격히 늘고 있어요. 고교를 갓 졸업한,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생각하는 이들의 진학이 눈에 띄는 추세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고교 졸업생 비율이) 1% 안팎이었는데 2015학년도엔 4.5%로, 그 수가 매년 늘어나요.”
류 부총장은 이런 얘기도 했다.
“사이버대 학생들 얘기를 경청하면 저마다 주관이 뚜렷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돼요. 온라인 대학이라고 주눅 든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어요. 편견이 없고 사고가 유연한 학생이 의외로 많아요.”
공부하는 목적도 과거와 달라졌지요?
“그럼요. 우리 사회가 간판을 중시하는 ‘학력사회’에서 ‘실력사회’로 가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인지 사이버대 졸업생 중에 많은 수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어요.”
류 부총장은 “학부 졸업생들의 10% 이상이 국내외 유명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귀띔했다.
“향후 몇 년 사이 국내 사이버대 간 격차가 확 드러날 겁니다. 변화에 적극적인 대학만 살아남아요.”
그는 11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다. 그곳 한인회 교포들을 만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에 가입된 재외 동포 수는 20만5583명(2015년 기준). 미주지역에서 가장 큰 한인회 중 하나라고 한다.
왜 가셨나요.
“배움에 목말라 하는 교포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분들에게 우리 대학을 알리고 싶었어요. 정규대학과 똑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고등교육 기관이 사이버대라는 점을 홍보하고 왔지요. 교포들을 만나 뵈니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안타까운 게 대부분이 영세해요. 지금은 ‘외식경영’이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전문화 고급화하는 추세잖아요.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싶어도 배울 기회가 없고, 배우자니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한양사이버대의 콘텐츠를 활용, 도와주겠다고 하니 너무들 좋아하세요. 한인회 토마스 김 회장도 ‘배울 의지가 있는 교포를 모으겠다’고 하더군요.”
한양사이버대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의 추천을 받은 재외동포에 한해 학부 과정 입학 시 4년 동안 30% 장학금 지급, 대학원 입학 시 5학기 동안 20%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인회 사무실에 가 보니 넓은 공간이 있더군요. 온라인으로 혼자 공부하면 힘이 드니 그런 공간을 활용해 특강을 제공하거나, 서로 격려하며 공부할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류 부총장이 찾아간 샌프란시스코 ‘미네르바 스쿨’
그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를 들른 뒤 요즘 미래학교로 ‘뜨고’ 있는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을 찾았다. 2014년 9월 개교한 미네르바 스쿨은 새로운 교육방법을 시도해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한 학년당 정원은 100명. 한국학생이 4명 입학했는데 3명은 교포, 1명은 민사고 출신의 학생이란다. 2015년 신입생 모집 당시 전 세계에서 몰려든 지원자가 1만명이 넘었다. 류 부총장의 말이다.
“하버드대나 MIT 같은 대학은 200~300명씩 듣는 대단위 강의가 많다 보니, 자연 학생과 교수 간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명문대학마다 온라인 공개수업(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미네르바 스쿨은 아예 캠퍼스를 없앴고 오프라인 강의실도 없앴어요. 걸어서 5분 거리에 대학 사무실과 학생 기숙사가 전부입니다. 강의 콘텐츠도 없어요. 교수 역할을 최소화시켜 모든 수업이 학생들 간 온라인 토론을 통해 진행됩니다. 교수·학생이 소통하며 화상통화 방식으로 전체 수업이 진행돼요. 우수한 학생들이 다 와요. 이번에 가서 만난 민사고 졸업생은 미국 유명대학에 모두 합격했지만 미네르바 스쿨을 택했다고 해요.”
미네르바 스쿨은 4년 학사과정과 4년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된다. 수업은 토론방식으로 제공되는데, 교수가 ‘던져주는’ 것을 받아먹는 일방적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도록 격려한다.
“특이한 점은, 매 학기 기숙사를 옮기며 공부하는데, 2학기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학기부터는 독일 베를린, 내년에는 서울로 이동합니다. 이후 런던·부에노스아이레스·이스탄불 등 세계 여러 도시를 찾아가요.”
미네르바 스쿨을 보니, 사이버대가 지향하는 길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정 전공에 국한하지 않은 융·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더군요. 미래지향적인 교육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 대학이 가야 할 길도 미네르바 스쿨과 다르지 않아요. 분명한 점은 엄청난 속도로 과학기술이 변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미래의 교육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고, 그 변화의 중심에 우리 대학이 있으리라 확신해요. 두고 보세요.”⊙
사이버대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사이버대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것은 2001년. 9개교로 시작된 사이버대는 동영상 위주의 강의들로 운영됐고 자격증이나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이 시기가 사이버대의 태동기 혹은 ‘사이버대 1.0 시대’다.
그러나 2008년 고등교육기관으로 전환되면서 위상이 확연히 달라진다. 정규 4년제 대학이 되고, 대학원 설립도 가능해지자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사이버대 교육수준도 업그레이드되었다. ‘사이버대 2.0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몇몇 사이버대는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활용한 ‘쌍방향 시스템’을 구현하기도 했다. 류태수 한양사이버대 부총장의 말이다.
“사이버대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지만 당시 사이버대는 고유의 특성을 찾았다기보다 오프라인 대학을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통해 일종의 ‘번역’을 해 둔 형태에 머물렀어요.”
그런데 최근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교육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사이버대 1.0’이 일방향 시스템이라면 ‘2.0’은 쌍방향, ‘3.0’은 개인별 맞춤식 교육으로 진화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 자질, 희망에 따라 학습이 달라지는 맞춤식 교육이 학습 생태계를 뒤바꿀 태세다.
사이버대 3.0 시대와 이화여대 ‘평단 사태’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교육부 장관(릴리아 하르네비치) 일행이 한양사이버대를 찾았다. 하르네비치 장관은 “우크라이나 내 분쟁지역 시민들에게 온라인을 통한 평생교육을 제공할 목적으로 한양사이버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한양사이버대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최근 말레이시아, 모로코 등지에서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견학하고 갈 정도로 한양사이버대는 교수·학습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열린 지식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자. 2016년 현재 학부과정 27개 학과(부)에 재적학생은 1만6870명. 국내 사이버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016년에는 사이버대 중 가장 많은 3845명의 신입생을 뽑았다. 2010년 국내 최초로 개원한 한양사이버대학원 석사과정은 현재 5개 대학원, 12개 전공에 재학생 수가 801명이다. 역시 국내 최대 규모다.
양적 성장과 교육과정의 질적 우수성을 함께 인정받고 있다. 2015년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주관하고 전체 21개 사이버대학이 참가한 교수학습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한양사이버대의 ‘지능형 온라인 시험·평가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례’가 최우수상을 단독 수상했다.
그러나 이화여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가 터지면서 사이버대 위상과 역할에 시각차가 있음을 드러냈다. 평단(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학업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일종의 오프라인 학부과정이다.
지난 7월의 일이다. 이화여대가 교육부의 ‘평단 지원사업’ 대학으로 선정되자 학생들은 ‘학위장사’를 한다며 반발, 결국 총장이 사과문까지 발표한 뒤 사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평단 사업은 동일한 취지로 이미 사이버대가 15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이버대 21곳에서 10만여 명의 학생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주경야독 중이다. 재교육과 평생교육을 넘어 이미 고등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은 곳이 사이버대다. 그런데 왜 교육부가 평단 사업을 꺼내 든 것일까. 평단 사태는 한양사이버대로 하여금 ‘사이버대 3.0 시대’를 서두르게 만들었다.
“유연한 교과과정으로 선택권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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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현 교무처장이 연구실에서 필수과목을 최소화하는 ‘유연한 학사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교양, 전공 필수학점을 낮춰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복수전공·부전공·연계전공 등 제2전공이 활성화돼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폭넓게 할 수 있다. 김지현 교무처장은 “유연한 학사제도로 학생들의 학업 선택권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을 개선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에 입학하면 전공뿐 아니라, 인접 학문도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잖아요. 예를 들어 아동학과에 들어와서 미술치료 상담심리 등을 배우고 싶은 것이죠. 공부를 하다 보면, 입학 전에는 몰랐던 흥미가 생기기도 해요.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공부하라는 취지입니다.”
전공만 공부하기도 벅차지 않나요.
“어린이집을 운영한다고 할 때 보육교사 자격증만으로는 힘들어요. 경영도 알아야 하고 관련 법규도 알아야 하죠. 요즈음은 국가 보조금 등 행정에 대해서도 알아야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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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회복지학부 교수 및 학생들. |
“재학생 중엔 현업 종사자들이 많아요. 저도 그분들을 통해 실무를 배울 정도예요. 늦은 나이에 입학하신 분들은 배우려는 욕구가 많은데, 교육과정이 유연해지면 기회가 더욱 넓어지겠죠. 선배가 후배들의 진로를 조언하는 멘토 제도, 교수들의 다양한 특강 등을 통해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사실 사이버대는 이미 대학을 다녀 본 사람,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도 과도한 교양필수와 전공필수 과목을 강제하는 것은 사이버대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김 처장은 “필수과목을 줄여 주고 다양한 학과의 수업을 듣고 융·복합 트랙을 제공하는 것이 ‘사이버대 3.0 시대’에 걸맞은 변화”라며 “다만 학사제도의 유연성을 강화하되, 시험 및 졸업의 견고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질문하면 48시간 내에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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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승재 교육지원처장이 ‘콘텐츠 질’ 향상을 위한 ‘프론티어 3.0’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2011년부터 업그레이드된 ‘프론티어 2.0’은 온라인을 통한 토론과 피드백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문제중심 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과 사례기반 학습(Case-based learning, CBL)이 가능하게 됐다. 한양사이버대는 올해부터 ‘프론티어 3.0’을 추진 중이다. 윤승재 교육지원처장의 설명이다.
콘텐츠 질을 어떻게 높였나요.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새로운 교수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4~5개 과목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 학생들의 평가를 받아요. 학기별 강의평가와 더불어 콘텐츠 만족도 평가도 실시하죠. 새롭게 제작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은, 학생·교수 간 의견을 적극 반영해 콘텐츠를 개발한 덕분입니다.”
성공사례를 알려주세요.
“‘프레젠테이션 기법’이라는 과목의 경우 강의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데, 실제 프레젠테이션과 유사한 강당에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또 교수 한 분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서로 토론하는 형식의 강의도 도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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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사이버대학교 사이버2관 i-Cafe 모습. |
“모바일 앱을 이용해 질문을 하면 48시간 내에 답변을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이버대의 콘텐츠가 정해진 양식과 구성요소들에 의해 만들어진 ‘기성복’의 개념이라면 프론티어 콘텐츠는 해당 과목에 맞는 최적의 환경을 끌어와 학습효과를 끌어올려 ‘맞춤옷’에 가깝게 강의를 설계한다. 윤 처장은 “손이 많이 가고 비용이 높지만 만족도만큼은 다를 수밖에 없다. ‘프론티어 3.0’ 사업을 향후 4년간 확대, 학과(부)별로 1개 이상의 프론티어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17학년도 입시 전형은 … 자기소개·학업계획 70점+적성검사 30점 정시전형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6일 사이다. 온라인(http://go.hycu.ac.kr)으로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제출하고 50분간 적성검사를 치른다. 수능점수는 필요없다. 1차 추가모집은 내년 1월 18일부터 2월 14일까지. 종합점수가 60점 미만이면, 정원이 미달이어도 불합격 처리된다. 2학년 편입학은 전문대 졸업자, 4년제 대학에서 1학년(2학기) 이상을 수료하고 35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지원이 가능하다. 평생교육진흥원의 학점은행 학습자(35학점 이상 이수자)도 편입학이 가능하다. 3학년 편입학은 전문대 졸업자, 혹은 4년제 대학에서 2학년(4학기) 이상을 수료하고, 70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가능하다. 2017학년도에는 ‘디지털건축도시공학과’가 새롭게 신입생을 뽑는다. 기존 ‘부동산도시미래학부’를 분화시켜 건축·도시공학에 대한 영역을 따로 떼어낸 셈이다. 또 부동산 및 금융·보험 관련 교육과정을 심화시켜 ‘부동산학과’로 개편한다. |
차세대 시스템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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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사이버대 차세대 정보시스템을 구축 중인 박찬권 차세대 정보화사업 추진단장. |
한양사이버대의 정보화 수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사이버대는 학생들의 성적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요. 시험문제를 학생별로 다르게 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양사이버대의 정보화 수준은 높은 편이다. ISMS(정보 보안 경영시스템·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인증도 취득했다. 자체 개발한 지능형 온라인 시험·평가 시스템은 교육부 교수·학습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박 단장의 생각은 이렇다.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고객 요구를 가장 잘 수용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성공할 수밖에 없죠. 대학원 강의는 실시간 생방송으로 상호 토론하면서 진행합니다. 체계화한 시스템을 통해 학교가 학생들을 돌봐주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세대 시스템은 예산이 막대하게 투입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대학 같아서는 어느 한 과제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데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할까.
관광·호텔·조리·외식 전문경영인 육성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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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사이버대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전혜진 교수(오른쪽)가 커피 매장과 똑같이 꾸며진 실습실에서 최현준 학생에게 바리스타 강의를 하고 있다. |
실습과 현장학습을 강화해 실무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운다. 또 미국호텔업협회(AHLA)의 호텔조리·외식경영·주방위생 관련 자격증 수업도 있다. AHLA 자격증은 세계적으로 통용되기에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된다. 전혜진 호텔조리외식경영학 학과장을 만났다.
‘조리’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요리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제를 부여해요.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도 많아요. 지난 주 한식실무 수업을 북촌한옥에서 촬영했어요. 학생 20여 명과 1박 2일 동안 요리도 함께 하고 숙박도 했어요.”
어떤 학생들이 입학하나요.
“다양합니다. 퇴직 후 식당 경영을 준비하는 평범한 직장인, 현직에서 활동 중인 요리사도 있어요. 연령도 폭넓습니다. 요즈음은 요리사들이 연예인으로 활동해서 확실히 관심이 높아요.”
학과의 강점을 설명해 주세요.
“아무런 준비 없이, 식당을 창업해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준비 없는 창업은 도박입니다. 식당을 개업하거나, 펜션 등 숙박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준비가 필요해요. 폭넓게 배우고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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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촌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한양사이버대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한식조리실무 특강에 참석한 학생들. |
“토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요리 강의를 촬영해 보여주고, 토론방에서 서로 이야기하게 합니다. 낭만식객이라는 동아리도 운영 중입니다. 다양한 식당을 탐방해서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미리 식당에 대해 이야기한 후에 참석해 느낀 점을 알려주면서 컨설팅해 주기도 하죠.”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최현준 학생은 현재 한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의 꿈은 식당 전문 경영인이다. “경영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싶어 사이버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한식만 배웠는데, 인접 전공까지 배워서 많이 도움이 돼요. 지하철이나 시간이 있을 때마다 수업을 듣거나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재학생 동료들의 경력이 다양하고 사회 곳곳에서 현업으로 활동 중이어서 자연스레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며 “각종 실습과 특강·모임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온라인 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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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자동차공학부 임동균 교수가 온라인으로 실습이 가능한 한양사이버대 교육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온라인으로 실습 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는데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온라인 실습 모듈을 이용하고 있어요. 실제 실습환경과 비슷해 이해가 쉽습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이 많은데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부분이 크죠.”
자동차공학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어떤 분야에 종사하나요.
“실제 자동차 관련업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실무는 어린 대학생보다 뛰어나요. 자동차를 실제로 다루기 때문에 수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이론이 조금 부족한데, 이러한 갈증을 해결하려 사이버대학에 입학하는 것이죠.”
자동차 관련업에 종사 중인데도, 대학에 입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제 내연기관은 거의 끝나 가고 있어요. 전기차 시대가 시작되죠. 여기에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이 많아요. 무인차 시대도 멀지 않았어요. 빨리 배워서, 이런 변화에 대비하려는 것이죠.”
실제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나요.
“학생들이 동아리 형태로 자동차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이번에 학생들이 스스로 자동차를 제작해 대학생 대회에 출품하기도 했어요. 평소 자동차 관련 일을 해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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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학생 이종석씨가 학교 수업을 응용해 만든 자동차. |
자작차 동아리 회장을 맡아, 스스로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배우다 보니, 실제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경력이 20년이 넘어서 자동차의 내연기관 구조를 잘 알고 있어요. 학생 20명과 함께 매주 한 번씩 모여서 자동차를 만들고 있어요.”
실제로 자동차를 만들어 보니, 도움이 되었나요.
“용접하면서 실제로 만들다 보니, 자동차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전기차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 2017학년도 대학원 전형은 … 5개 대학원 12개 전공에서 350명 선발 온라인(http://gs.hycu.ac.kr)을 통해 12월 8일까지 2017학년도 전기 석사과정 학생을 모집한다. 경영대학원, 휴먼서비스대학원, 부동산대학원, 교육정보대학원, 디자인대학원 등 5개 대학원 12개 전공에서 350명(특별전형 16명 포함)의 학생을 뽑는다. 마케팅 MBA, Finance&Accounting MBA, IT MBA, 광고미디어 MBA, 외식프랜차이즈 MBA 등 경영학 관련 전공과, 상담 및 임상심리, 아동가족, 경찰법무, 교육공학, 부동산, 디자인기획, 디자인융합 등의 전공으로 크게 나뉜다. 전년도에 비해 전공 수가 늘었는데 기존 전공을 보다 세분화했기 때문이다. 마케팅 관련 국내 최초의 전문 MBA 과정인 ‘마케팅 MBA’와, MBA와 CFA를 동시 취득할 수 있는 ‘Finance&Accounting MBA’가 새롭게 선보인 ‘신상’ 전공. 또 과학·인문·공학 등 융·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디자인대학원에 ‘디자인융합’ 전공이 마련됐다. 휴먼서비스대학원에는 정책개발 능력을 갖춘 경찰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경찰법무’ 전공이 처음 개설됐다. 전형은 1차 서류 50점과 2차 면접 50점으로 진행된다. 서류전형 50점(자기소개서 25점, 학업계획서 25점) 중 30점 이상이면 합격이 가능하다. 면접은 50점 만점에 30점 이상이면 합격권. 합격팁은 뭘까. 대학원 관계자는 “전공에 대한 학업계획, 전공분야 지식, 개인소양과 태도를 중시한다. 동점자가 많으면 면접, 학업계획서, 자기소개서 순으로 평가한다”고 귀띔했다. 한양사이버대 대학원은 개교 4년 만에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석사과정 재적생은 801명(석사 졸업생 수는 796명). 재학생 중에는 SKY대 출신, 의사·판사·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 |
‘Finance&Accounting MBA’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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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현 경영대학원 교수(오른쪽)가 Finace/Accounting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MBA 졸업생인 이정호씨. |
마케팅 MBA, Finance&Accounting MBA, IT MBA, 광고미디어 MBA, 외식프랜차이즈 MBA 등 경영학 관련 과정은 성공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주로 진학한다. 2017학년도부터 MBA와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Finance&Accounting MBA’가 신설된다. 김용현 교수의 말이다.
“금융과 회계를 특성화시켰습니다. 시간적 물리적으로 어려운 학생 특히 지방,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합니다. 학생들이 원하면 별도 비용 없이 증권금융 분야와 재무 분야에서 최고의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는 CFA 과정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MBA는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나요.
“다양한 금융기법을 배우고 글로벌 실무지식을 강의합니다. 지역전문가 수준의 국제감각을 교육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금융인재를 육성하려 노력 중입니다.”
논문지도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학생의 선택에 따라 논문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금융 현장에서 실무를 쌓은 입학생들이 많습니다. 실무 경험과 MBA 수업을 병행하게 되면 학문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논문 수준이 높아, 유명 학술지에 투고할 정도입니다.”
졸업생 이정호씨는 증권회사 중견 간부로 한양사이버대 MBA 과정을 작년에 졸업한 뒤 현재 한국외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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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사이버대가 주최한 ‘제1회 고교생꿈공장’ 캠프에서 멘토링 후 기념사진 촬영 중인 박상현 교수(관광호텔경영학과)와 특성화고 학생들. |
“직장 경력이 10년 넘었습니다. 금융계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해서 실무는 조금 알지만, 이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MBA에 진학했습니다.”
석사 과정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다른 야간 MBA는 통학 시간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업무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고요. 온라인 강의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오프라인 모임 일정만 조절하면 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학위 취득의 성과를 알려주세요.
“석사 공부를 하면서 학술연구재단 전문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했습니다. 논문 덕분에 외대 국제경영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실무에서 아는 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배움의 과정을 통해 어렴풋이 이해하던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니 자신감이 생기게 됐습니다.”⊙
Interview 한양사이버대 류태수 부총장
“전기·전자, 컴퓨터, 건축·도시공학 등 다양한 이공계 학과 신설”
| ⊙ 불가능했던 공학계열 수업, 가상실습·가상실험 등으로 온라인 수업 가능 ⊙ 갓 졸업한 고졸 신입생 크게 늘어… 간판보다 실력 중시하는 사회변화 반영 ⊙ 편견 없고 사고가 유연한 학생들이 다수… 졸업생 10% 대학원 진학 김태완 기자 |
류태수(柳太洙) 한양사이버대 부총장을 지난 4년 동안 4차례 만났다. 그는 만날 때마다 늘 대학의 변화를 화두로 올렸다. “변해야 산다. ‘변해야 산다’는 사실만 늘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류 부총장의 말대로 지난 4년간 한양사이버대는 변해 왔다. 학생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융·복합 트랙을 신설했고, 질 좋은 콘텐츠를 계속 개발해 왔다. 필수학점을 최소화해 복수전공이 가능하도록 학사제도를 유연하게 바꾼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덕분인지 4~5년 전과 비교해 여타 사이버대와 양적 질적 차이가 확연해졌다. 지난 11월 14일 서울 성동구 한양사이버대 집무실에서 만난 류 부총장은 “구현이 불가능했던 공학수업이 온라인을 통해 가상실습, 가상실험이 가능해지면서 이공계 학과들이 새롭게 개설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온라인 대학에 이공계 전공이라니 …. 발상의 전환이 놀랍다. 현재 컴퓨터정보보호공학부,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기계시스템공학부, 디지털건축도시공학부(2017학년도 신설)가 개설된 상태다.
전기전자, 건축, 기계 같은 과목을 온라인으로 가르칠 수 있나요.
“그럼요. 초창기 사이버대는 인문사회계열 학과가 다수였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공계열 학과가 계속 신·증설되고 전공트랙도 다양화하는 추세지요. 융·복합 전공, 자격증과 관련한 트랙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요. 새로운 시대변화를 반영한 학과들은 경쟁률도 높습니다.”
류 부총장은 “이젠 온라인이란 시스템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체질개선까지 이뤄내려 한다”고 했다.
있는 전공을 없애기란 새로 개설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학과 간) 생존경쟁이 원활해야 변화에 대처할 수 있어요. 사실, 학과 구조조정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워요.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려면 무엇을 가르칠지, 어떤 인재상을 세상에 내놓을지 늘 고민해야 하는데, 정년을 보장하고 모셔 온 전임 교원에게 변화를 강요할 수 없고, 변화에 편승해 신설학과를 무한정 만들 수도 없습니다.
우선 변화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필요하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기까지 내부 진통이 불가피해요. 답을 찾는 과정이 조직의 건강을 좌우합니다.”
조직간(학과간) 경계를 허물려면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하잖아요.
“하지만 교수가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사실, 조직의 기득권을 놓는다고 손해만 보는 게 아니에요. 마치 혼돈의 상태처럼 서로 얽혀 있어요. 중요한 것은 사회가 더는 대량생산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학 커리큘럼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야지요. 학생들이 먹고 싶어하는 것을 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학력사회’에서 ‘실력사회’로
류 부총장은 “온라인 교육이 시대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장 전문가가 강단에 설 수 있게 문턱을 낮춰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육이 시대변화를 담기 위해선, 전임교원 수를 최소화하되 외부 전문가를 교수요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따끈따끈한 키워드를 교육내용으로 다룰 수 있게 말이죠. 그러려면 현장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데 온라인의 장점이 뭡니까. 전 세계 누구라도 강사로 모셔올 수 있는 현장성과 개방성 아닌가요? 가르침과 배움에 장벽이 있을 수 없어요.”
과거에 비해 사이버대 재학생 유형이 달라졌나요.
“과거엔 40~50대 재학생이 다수였지만, 지금은 30~40대가 가장 많고 20대가 급격히 늘고 있어요. 고교를 갓 졸업한,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생각하는 이들의 진학이 눈에 띄는 추세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고교 졸업생 비율이) 1% 안팎이었는데 2015학년도엔 4.5%로, 그 수가 매년 늘어나요.”
류 부총장은 이런 얘기도 했다.
“사이버대 학생들 얘기를 경청하면 저마다 주관이 뚜렷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돼요. 온라인 대학이라고 주눅 든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어요. 편견이 없고 사고가 유연한 학생이 의외로 많아요.”
공부하는 목적도 과거와 달라졌지요?
“그럼요. 우리 사회가 간판을 중시하는 ‘학력사회’에서 ‘실력사회’로 가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인지 사이버대 졸업생 중에 많은 수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어요.”
류 부총장은 “학부 졸업생들의 10% 이상이 국내외 유명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귀띔했다.
“향후 몇 년 사이 국내 사이버대 간 격차가 확 드러날 겁니다. 변화에 적극적인 대학만 살아남아요.”
그는 11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다. 그곳 한인회 교포들을 만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에 가입된 재외 동포 수는 20만5583명(2015년 기준). 미주지역에서 가장 큰 한인회 중 하나라고 한다.
왜 가셨나요.
“배움에 목말라 하는 교포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분들에게 우리 대학을 알리고 싶었어요. 정규대학과 똑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고등교육 기관이 사이버대라는 점을 홍보하고 왔지요. 교포들을 만나 뵈니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안타까운 게 대부분이 영세해요. 지금은 ‘외식경영’이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전문화 고급화하는 추세잖아요.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싶어도 배울 기회가 없고, 배우자니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한양사이버대의 콘텐츠를 활용, 도와주겠다고 하니 너무들 좋아하세요. 한인회 토마스 김 회장도 ‘배울 의지가 있는 교포를 모으겠다’고 하더군요.”
한양사이버대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의 추천을 받은 재외동포에 한해 학부 과정 입학 시 4년 동안 30% 장학금 지급, 대학원 입학 시 5학기 동안 20%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인회 사무실에 가 보니 넓은 공간이 있더군요. 온라인으로 혼자 공부하면 힘이 드니 그런 공간을 활용해 특강을 제공하거나, 서로 격려하며 공부할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류 부총장이 찾아간 샌프란시스코 ‘미네르바 스쿨’
그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를 들른 뒤 요즘 미래학교로 ‘뜨고’ 있는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을 찾았다. 2014년 9월 개교한 미네르바 스쿨은 새로운 교육방법을 시도해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한 학년당 정원은 100명. 한국학생이 4명 입학했는데 3명은 교포, 1명은 민사고 출신의 학생이란다. 2015년 신입생 모집 당시 전 세계에서 몰려든 지원자가 1만명이 넘었다. 류 부총장의 말이다.
“하버드대나 MIT 같은 대학은 200~300명씩 듣는 대단위 강의가 많다 보니, 자연 학생과 교수 간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명문대학마다 온라인 공개수업(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미네르바 스쿨은 아예 캠퍼스를 없앴고 오프라인 강의실도 없앴어요. 걸어서 5분 거리에 대학 사무실과 학생 기숙사가 전부입니다. 강의 콘텐츠도 없어요. 교수 역할을 최소화시켜 모든 수업이 학생들 간 온라인 토론을 통해 진행됩니다. 교수·학생이 소통하며 화상통화 방식으로 전체 수업이 진행돼요. 우수한 학생들이 다 와요. 이번에 가서 만난 민사고 졸업생은 미국 유명대학에 모두 합격했지만 미네르바 스쿨을 택했다고 해요.”
미네르바 스쿨은 4년 학사과정과 4년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된다. 수업은 토론방식으로 제공되는데, 교수가 ‘던져주는’ 것을 받아먹는 일방적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도록 격려한다.
“특이한 점은, 매 학기 기숙사를 옮기며 공부하는데, 2학기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학기부터는 독일 베를린, 내년에는 서울로 이동합니다. 이후 런던·부에노스아이레스·이스탄불 등 세계 여러 도시를 찾아가요.”
미네르바 스쿨을 보니, 사이버대가 지향하는 길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정 전공에 국한하지 않은 융·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더군요. 미래지향적인 교육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 대학이 가야 할 길도 미네르바 스쿨과 다르지 않아요. 분명한 점은 엄청난 속도로 과학기술이 변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미래의 교육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고, 그 변화의 중심에 우리 대학이 있으리라 확신해요. 두고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