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C형간염 국가관리 체계 정비… 모든 의료기관 C형간염 환자 보고해야
⊙ 국내 C형간염 환자 약 33만명… 예방백신 없어 전염방지 노력 기울여야
⊙ C형간염 여성, 임신이나 모유수유 가능… 정상적 부부생활도 문제 없어
김인희
1971년생. 전북대 의대 졸업. 동대학원 의학과 석·박사 / 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부교수,
대한간학회 C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 제정위원 역임. 현 대한간학회 전산정보이사,
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 국내 C형간염 환자 약 33만명… 예방백신 없어 전염방지 노력 기울여야
⊙ C형간염 여성, 임신이나 모유수유 가능… 정상적 부부생활도 문제 없어
김인희
1971년생. 전북대 의대 졸업. 동대학원 의학과 석·박사 / 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부교수,
대한간학회 C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 제정위원 역임. 현 대한간학회 전산정보이사,
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다나의원,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제천 양의원 등 전국의 의료기관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현재 2만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疫學調査)가 진행되고 있고, 확인된 C형간염 감염자만 5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12일부터 C형간염 집단발생의 ‘주범’으로 판단되는 일회용 주사기 사용을 막기 위해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신고센터에 접수된 의심병원들 중 서울 현대의원의 경우,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의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국내 평균치의 20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00여 명의 환자에 대한 전염 여부를 파악하는 등 전국적으로 C형간염이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C형간염의 확산을 차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보다 근본적인 국가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6일 ‘C형간염 예방 및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의 골자는 이렇다.
일회용 주사기 병원 현장단속 강화
현재 일부 의료기관에서만 C형간염 환자 발견 시 보고하도록 한 ‘표본감시 감염병’ 체계를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대해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C형간염의 조기진단을 통한 감염원 관리를 위해 ‘전수감시 감염병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역학조사 인력을 늘리고 신고자료와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의심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강화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아울러 국민건강 검진에 C형간염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감염원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일회용 주사기 등 의료기구 재사용을 단속하는 ‘의료기기 유통관리 정보시스템’을 마련했다. 앞으로 의심병원에 대한 현장조사와 단속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부가 C형간염에 대해 의료기관과 환자를 아우르는 전면적 감시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C형간염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방안들을 담고 있어 향후 국내 C형간염의 전파 확산을 차단하고 더 나아가 C형간염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의료인을 포함해 관련 단체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은 ‘환자들에게 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료인의 기본윤리에 위배되는 만큼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 의료기구와 재료에 대한 철저한 소독과 함께 안전한 의료행위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회용 의료기구의 재사용을 엄격히 관리 감독하고 의료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일회용 기구나 소독제와 관련된 재료비 등 수가 문제에 대해서도 실태파악과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60세 이상 연령에서 많이 발생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한다. 급성간염을 앓고 난 후 약 80% 정도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고, 장기간에 걸쳐 간경변증과 간암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국내에서 C형간염은 B형간염, 알코올과 더불어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경변증의 약 10%, 간암의 12~17%가 C형간염이 원인이다.
국내 C형간염 유병률(有病率·어떤 시점에 일정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그 지역 인구에 대한 환자 수의 비율)은 0.78%로 그 수는 33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60세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B형간염의 경우, 최근 20여 년 동안 백신을 개발하고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시행하면서 국내 B형간염 양성률은 과거 약 10%에서 4%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C형간염은 아직까지도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일반인들은 C형간염에 대해 대체로 무지하고, C형간염을 진단받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C형간염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으로 C형간염 항체 검사와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RNA) 검사가 필요하다. 간질환의 진행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간 초음파나 CT 등의 영상검사와 치료약제를 선택하기 위한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 검사를 하게 된다.
과거 C형간염은 인터페론 주사를 포함한 요법으로 6개월 내지 1년 동안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방법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치료 성공률도 50~70%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페론 주사를 사용하지 않고 먹는 항바이러스 약제들만으로 3개월 내지 6개월간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다. 치료 중 부작용이 적고 치료 성공률은 90% 정도로 크게 향상됐다. 이러한 새로운 먹는 약제들은 2015년 8월부터 국내에서도 승인을 받아 사용이 가능해 적극적인 치료만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부간 성행위 불가?
C형간염의 전염과 관련해 잘못된 상식으로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C형간염 바이러스의 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血液)이나 체액(體液)이 손상된 피부나 점막을 통해 노출되면서 발생한다.
1991년 이전에는 주로 수혈로 감염됐다. 이후 헌혈 혈액에 대한 C형간염 선별검사를 도입하고, 검사방법을 점차 개선하면서 수혈로 인한 전염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정맥 주사 약물 남용자들의 경우, 50~70%의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고, 미처 자신이 환자인지 알지 못하는 비율도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이나 오염된 주사용 약병 등의 불안전한 주사행위, 불완전하게 소독한 의료기구를 사용하는 비위생적인 시술 등은 C형간염 전파의 주요인이다.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는 침술 행위 시 적절한 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와의 정상적인 성접촉을 통한 C형간염 전염 위험은 알려진 것보다 매우 낮다. 그러나 다수 파트너와의 문란한 성접촉, 항문성교나 상처를 동반하는 성행위, 에이즈와 같은 다른 성매개 질환을 동반한 경우, 남성 간의 성행위 등에서 C형간염 전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C형간염에 감염된 산모가 신생아에게 수직감염(垂直感染)시킬 위험성은 1~6% 정도다. 산모의 혈중 바이러스 농도가 높을수록 전염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일반인들이 크게 염려하는 모유 수유나 C형간염 환자의 가족 내 접촉 등은 실제로 전염 위험이 매우 낮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주요 위험 인자로는 나이(55세 이상), 정맥주사 약물 남용, 주사침 찔림 손상, 과거 수혈(1992년 이전), 문신 등으로 보고된 바 있다.
C형간염은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감염 예방을 위해 ‘표준 위생지침’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의료시술과 관련해 의료기관에서는 주사기나 주삿바늘을 포함한 모든 일회용 기구나 재료는 반드시 한 번만 사용해야 한다. 재사용은 금물이다. 의료기구나 재료에 대한 세척과 소독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침술을 시행하는 비의료기관에서도 일회용 기구나 재료를 사용하고 관련 기구에 대한 소독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C형간염 환자는 자신의 혈액, 장기, 조직, 정액 등을 공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피부나 점막을 뚫을 수 있는 도구를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마약을 포함한 주사용 약물 남용자는 주삿바늘이나 주사기, 주사 용액 등을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로서 곤혹스러울 때가 간염 환자인 남편이 자신의 아내에게 감염될 것을 우려해 부부관계를 꺼리고 있다는 말을 할 때다. 그러나 부부간 정상적인, 과격하지 않은 성행위는 감염 확률이 낮다. 따라서 C형간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행위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다. 드문 일이겠으나 성행위 상대방이 다수인 경우에는 콘돔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손톱깎이는 별도로 사용해야
C형간염이 있다고 해서 임신이나 모유 수유를 제한하거나 제왕절개술과 같은 특정한 출산 방법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C형간염을 진단받은 여성이 임신을 계획할 때는 임신 전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를 제거함으로써 수직감염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C형간염 환자와 함께 거주하는 가족들은 만에 하나 감염을 우려해 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식사나 포옹, 가벼운 키스 등의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기를 따로 사용하거나 만나지 않는 등 유난을 떨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생활기구, 예를 들어 칫솔, 구강위생용품, 면도기, 손톱깎이 등의 도구는 별도로 사용해 출혈이 있는 상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된 혈액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C형간염 환자는 음주나 흡연을 하거나 비만을 동반할 때,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증가하므로 반드시 금주와 금연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A형간염이나 B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을 시행함으로써 다른 간염바이러스가 중복 감염돼 간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민간요법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보조식품, 생약제 등을 남용하면 오히려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C형간염 진단을 받으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건강한 간’을 유지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12일부터 C형간염 집단발생의 ‘주범’으로 판단되는 일회용 주사기 사용을 막기 위해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신고센터에 접수된 의심병원들 중 서울 현대의원의 경우,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의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국내 평균치의 20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00여 명의 환자에 대한 전염 여부를 파악하는 등 전국적으로 C형간염이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C형간염의 확산을 차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보다 근본적인 국가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6일 ‘C형간염 예방 및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의 골자는 이렇다.
일회용 주사기 병원 현장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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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1월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출입구에 ‘역학조사중’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출입문이 테이프 등으로 봉쇄돼 있다. 사진=조선일보DB |
감염원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일회용 주사기 등 의료기구 재사용을 단속하는 ‘의료기기 유통관리 정보시스템’을 마련했다. 앞으로 의심병원에 대한 현장조사와 단속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부가 C형간염에 대해 의료기관과 환자를 아우르는 전면적 감시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C형간염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방안들을 담고 있어 향후 국내 C형간염의 전파 확산을 차단하고 더 나아가 C형간염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의료인을 포함해 관련 단체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은 ‘환자들에게 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료인의 기본윤리에 위배되는 만큼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 의료기구와 재료에 대한 철저한 소독과 함께 안전한 의료행위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회용 의료기구의 재사용을 엄격히 관리 감독하고 의료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일회용 기구나 소독제와 관련된 재료비 등 수가 문제에 대해서도 실태파악과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60세 이상 연령에서 많이 발생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한다. 급성간염을 앓고 난 후 약 80% 정도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고, 장기간에 걸쳐 간경변증과 간암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국내에서 C형간염은 B형간염, 알코올과 더불어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경변증의 약 10%, 간암의 12~17%가 C형간염이 원인이다.
국내 C형간염 유병률(有病率·어떤 시점에 일정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그 지역 인구에 대한 환자 수의 비율)은 0.78%로 그 수는 33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60세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B형간염의 경우, 최근 20여 년 동안 백신을 개발하고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시행하면서 국내 B형간염 양성률은 과거 약 10%에서 4%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C형간염은 아직까지도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일반인들은 C형간염에 대해 대체로 무지하고, C형간염을 진단받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C형간염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으로 C형간염 항체 검사와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RNA) 검사가 필요하다. 간질환의 진행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간 초음파나 CT 등의 영상검사와 치료약제를 선택하기 위한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 검사를 하게 된다.
과거 C형간염은 인터페론 주사를 포함한 요법으로 6개월 내지 1년 동안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방법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치료 성공률도 50~70%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페론 주사를 사용하지 않고 먹는 항바이러스 약제들만으로 3개월 내지 6개월간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다. 치료 중 부작용이 적고 치료 성공률은 90% 정도로 크게 향상됐다. 이러한 새로운 먹는 약제들은 2015년 8월부터 국내에서도 승인을 받아 사용이 가능해 적극적인 치료만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부간 성행위 불가?
C형간염의 전염과 관련해 잘못된 상식으로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C형간염 바이러스의 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血液)이나 체액(體液)이 손상된 피부나 점막을 통해 노출되면서 발생한다.
1991년 이전에는 주로 수혈로 감염됐다. 이후 헌혈 혈액에 대한 C형간염 선별검사를 도입하고, 검사방법을 점차 개선하면서 수혈로 인한 전염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정맥 주사 약물 남용자들의 경우, 50~70%의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고, 미처 자신이 환자인지 알지 못하는 비율도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이나 오염된 주사용 약병 등의 불안전한 주사행위, 불완전하게 소독한 의료기구를 사용하는 비위생적인 시술 등은 C형간염 전파의 주요인이다.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는 침술 행위 시 적절한 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와의 정상적인 성접촉을 통한 C형간염 전염 위험은 알려진 것보다 매우 낮다. 그러나 다수 파트너와의 문란한 성접촉, 항문성교나 상처를 동반하는 성행위, 에이즈와 같은 다른 성매개 질환을 동반한 경우, 남성 간의 성행위 등에서 C형간염 전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C형간염에 감염된 산모가 신생아에게 수직감염(垂直感染)시킬 위험성은 1~6% 정도다. 산모의 혈중 바이러스 농도가 높을수록 전염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일반인들이 크게 염려하는 모유 수유나 C형간염 환자의 가족 내 접촉 등은 실제로 전염 위험이 매우 낮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주요 위험 인자로는 나이(55세 이상), 정맥주사 약물 남용, 주사침 찔림 손상, 과거 수혈(1992년 이전), 문신 등으로 보고된 바 있다.
C형간염은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감염 예방을 위해 ‘표준 위생지침’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의료시술과 관련해 의료기관에서는 주사기나 주삿바늘을 포함한 모든 일회용 기구나 재료는 반드시 한 번만 사용해야 한다. 재사용은 금물이다. 의료기구나 재료에 대한 세척과 소독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침술을 시행하는 비의료기관에서도 일회용 기구나 재료를 사용하고 관련 기구에 대한 소독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C형간염 환자는 자신의 혈액, 장기, 조직, 정액 등을 공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피부나 점막을 뚫을 수 있는 도구를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마약을 포함한 주사용 약물 남용자는 주삿바늘이나 주사기, 주사 용액 등을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로서 곤혹스러울 때가 간염 환자인 남편이 자신의 아내에게 감염될 것을 우려해 부부관계를 꺼리고 있다는 말을 할 때다. 그러나 부부간 정상적인, 과격하지 않은 성행위는 감염 확률이 낮다. 따라서 C형간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행위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다. 드문 일이겠으나 성행위 상대방이 다수인 경우에는 콘돔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손톱깎이는 별도로 사용해야
C형간염이 있다고 해서 임신이나 모유 수유를 제한하거나 제왕절개술과 같은 특정한 출산 방법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C형간염을 진단받은 여성이 임신을 계획할 때는 임신 전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를 제거함으로써 수직감염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C형간염 환자와 함께 거주하는 가족들은 만에 하나 감염을 우려해 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식사나 포옹, 가벼운 키스 등의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기를 따로 사용하거나 만나지 않는 등 유난을 떨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생활기구, 예를 들어 칫솔, 구강위생용품, 면도기, 손톱깎이 등의 도구는 별도로 사용해 출혈이 있는 상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된 혈액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C형간염 환자는 음주나 흡연을 하거나 비만을 동반할 때,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증가하므로 반드시 금주와 금연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A형간염이나 B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을 시행함으로써 다른 간염바이러스가 중복 감염돼 간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민간요법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보조식품, 생약제 등을 남용하면 오히려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C형간염 진단을 받으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건강한 간’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