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시(詩)오민석/살림/252면/1만2000원
아침에 읽으면 좋을 시를 모았다. 부제는 ‘나를 깨우는 매일 5분’. 시를 읽고 음미하는 5분 동안 무미건조한 삶이 바뀔 수 있단다. 아침 시에는 왠지 청명한 새벽 기운, 아침의 첫 햇살, 산들대는 첫 바람이 숨어 있을 것 같다. 저자는 “5분이라는 그 찰나가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준다”고 말한다.
금난새의 오페라 여행금난새/아트북스/376면/2만5000원
‘서양음악의 꽃’이라는 오페라. 근데 교향곡이나 협주곡 같은 기악 장르보다 감상층이 더 적다. 클래식을 즐기는 이는 전보다 많아졌지만 오페라는 여전히 ‘가까이하기에 너무 멀다’. 이 책은 오페라 여행을 위한 가이드. 믿을 만한 지휘자 금난새가 길잡이로 나섰다. 풍부한 사진자료, 스토리 해설, 추천 영상을 곁들여 오페라 400년의 자취를 따라가 보자.
재벌 3세홍성추/황금부엉이/284면/1만5000원
저자는 ‘재벌 평론가’로 활동하며 재벌 3세에 주목하게 됐단다. 한국경제는 재벌 3세가 ‘키’를 쥐고 있다. 재벌 2세는 창업자의 장남이 물려받았다면, 3세 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차남이나 딸의 지분요구가 거세졌다. 소송·분쟁이 벌어지기 일쑤. 그룹 내 소외됐던 임원들이 형제자매들에게 달라붙어 싸움을 키웠다. 재벌 3세의 미래가 한국경제의 미래를 견인할 수 있을까.
유엔캄보디아 특별재판부 연구강경모/TJM전환기정의연구원/454면/2만2000원
1970년대 말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킬링필드 전범을 재판하는 유엔·캄보디아 특별재판부에 대한 연구 보고서. 저자는 미국변호사로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리서치 펠로로 근무 중이다. 크메르루주의 인권유린에 의해 현재 캄보디아 인구의 80%가 30세 이하이고, 42%는 15세 이하라고 한다. 향후 한반도 통일 이후 북한에서 일어날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의 심판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서점기행김언호/한길사/426면/1만9000원
40년간 3000여 권의 책을 펴낸 출판인이 쓴 책방 기행문. 24시간 문을 여는 중국 싼례타오펀 서점(베이징),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방’으로 소문난 네덜란드 도미니카넌 서점(마스트리히트), 유니크한 세계문학관을 겸비한 영국 돈트 북스(런던), 시민들의 치열한 ‘아고라’인 맥널리 잭슨(뉴욕) 등이 소개된다. 책장을 넘기다 눈에 띄는 문장. ‘전자책? 그건 일시적인 호기심’ ‘세계의 명문서점은 베스트셀러에 매달리지 않는다’.
EBS 교육대기획 ‘시험’EBS/북하우스/320면/1만5000원
EBS ‘시험’ 제작팀의 연구보고서. 세계 석학과 교육 전문가들이 밝혀낸 시험의 진실이 담겼다. 서울대 최상위권의 성적비결은 필사에 가까운 필기, 달달 외우는 암기, 무조건적인 수용으로 이어지는 수동적인 학습태도다. 서울대 입학생들은 입학 때부터 비판적·창의적 사고보다 수용적 사고력이 높은 학생비율이 많다. 그러나 미국 미시간대는 반대로 수용적 사고력보다 비판적 사고력이 높다.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1950~80년대(전4권)김성보 외 31명/창비/292~316면/각권 1만6500원
소(小)서사로 대한민국 바라보기. 전후(戰後) 구두닦이 소년들, 산업화시대 공순이 공돌이, 베트남전쟁, 유신시대의 대학가, 막걸리, 금지곡, 통기타, 향토예비군과 학생군사훈련, 빨갱이, 1982년 프로야구 개막, 컬러텔레비전, KAL기 격추사건, 86아세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금강산댐 방류 시뮬레이션, 치킨과 양념통닭, 모란봉악단과 보천보전자악단 등 기억할 일도 많았다.
옆집남자가 사는 법이경수/세종서적/288면/1만3500원
중년 아빠들이 행복하게 사는 법 7가지를 담았다. 행복 리스타트의 행동들로 ‘쇼핑하다’ ‘키우다’ ‘홀로 서다’ ‘운동하다’ ‘추억하다’ ‘여행하다’ ‘소통하다’ 등을 제안한다. 이런 행복 동사를 따라 하다 보면, 배 나오고 똥고집의 중년남자가 ‘반려견의 멋진 아빠’ ‘탄탄한 근육을 지닌 꽃중년’ ‘미드를 즐기는 차도남’ ‘쌈박한 살림꾼’으로 변신할 수 있단다. 괜히 끌린다.
철학과 성서, 친구인가 적인가태기석/생명중심/398면/1만6000원
이 책이 던지는 몇 가지 메시지. ‘물질 중심적 철학의 관점에서 철학과 성서는 적(敵). 그러나 생명 중심적 철학의 관점에서 철학과 성서는 둘도 없는 벗’, ‘철학을 통해 신을 증명하진 못한다. 하지만 현상을 통해 실체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신을 증명하면 어떨까’, ‘악을 미워하지 않는 것은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선으로 악을 이겨라’, ‘용서는 실수하기 쉬운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너그러운 마련이다’.
뇌 : 렉처 사이언스 KAOS 02강봉균 외 8인/Humanist/328쪽/2만1000원
신경세포 1000억 개, 시냅스 1000조 개, 무게 1400g, 표면적 2300cm³의 물질이 뇌다. 이 작고 신비로운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뇌에 대한 풀리지 않는 질문을 담았다. 줄기세포로 뇌를 만들 수 있다? 있다! 현재의 기술로도 대략 1~2mm의 뇌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이때 인간의 뇌 구조를 바꿀 수 있을까? 잘 만들어진 뇌를 살 수 있다면?
녹(rust)조나단 월드먼/반니/344면/1만8000원
소리 없이 인류의 문명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 녹이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 녹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액은 GDP의 3%인 4390억 달러. 스웨덴의 GDP보다 많다. 자동차는 녹 때문에 1년에 약 3.5kg씩 가벼워진단다. 공학자들은 맥주를 캔에 담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125년 동안 녹과 사투를 벌였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녹에 맞서 헌신한 이들의 이야기는 덤이다.
고전의 힘, 그 역사를 읽다김월희 안재원/현암사/198면/1만5000원
고전(古典)의 탄생에 얽힌 비화를 담았다. 시대를 뒤흔든, 때론 문명을 전복시킨 동양과 서양의 고전들. 그 탄생과 부침, 책을 둘러싼 권력관계를 담았다. 고전도 운명이 기구하다. 모난 책의 굴곡진 운명은 인간만큼이나 다채롭다. 가장 비정치적인 책이 가장 정치적이라는 사실도 고전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인생이 짧기 때문이다.
독도, 1500년의 역사호사카 유지/교보문고/268면/1만5000원
독도가 한국 땅임을 인정했던 일본은 갑자기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기 시작했다. 18세기 이후 20세기 초까지 일본이 만든 모든 공식 지도는 독도를 일본 영토가 아니라거나 조선 영토로 표시했다. 1994년 유엔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을 200해리까지 늘리는 ‘신해양법’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달라졌다. 우리 땅 독도를 지켜 낼 방법은 무얼까.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독도의 모든 것을 담았다.
신(新) 로맨스의 탄생신동흔 서사와치료연구모임/역사의아침/348면/1만6000원
‘썸’은 난무하나 사랑은 없는 시대다. 고전 속 주인공들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 마음을 다해 마음을 얻은 〈최치원〉의 최치원과 두 낭자, 사랑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한 〈위경천전〉의 위경천과 소숙방, 상대의 고통까지 끌어안는 사랑을 보여준 〈숙향전〉의 이선과 숙향 등 고전 속 주인공이 들려주는 연애와 사랑의 기술을 담았다.
회색 코뿔소가 온다미셸 부커/비즈니스북스/440면/1만8000원
“왜 사람들은 명백하게 보이는 위험요소를 방치하다가 결국 통제불능의 위기를 불러오는가?”에 대한 해답을 담았다. 예측 불가능한 위기란 없다. 위기는 반드시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도 왜 리더들은 위기를 면할까. 본능적으로 사람은 어려운 문제에 미적거리고 회피한다. 단기적 성과만을 부추기는 당근에만 관심이 쏠린다. 의도적 낙관, 위기를 부정하고 싶은 충동도 한몫한다.
유병백세? 무병백세!로빈 하링/니케북스/240면/1만4800원
첨단 의학시대, 똑똑한 환자 살아남기 프로젝트. 유방 절제 수술을 택한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 그녀는 자신의 수술과정을 공개했다. “많은 여성이 유전자 테스트를 받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수술결정과 치료과정 공개,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졸리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 “삶은 우리를 많은 도전 앞에 세운다. 그러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도전이라면 겁낼 필요가 없다.”
C. 라이트 밀스대니얼 기어리/삼천리/416면/2만8000원
미국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의 평전. 짧은 생애를 살았으나 무기력한 미국 지식인에게 던진 메시지는 강렬했다. 현대 미국의 관료제와 권력을 해부, 미국 내 급진주의 사회학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그를 지지하는 학파도, 제자 하나 없었다. 밀스는 냉전(冷戰)의 한가운데에서 대학 바깥의 ‘대중’을 향했고 실천적 지식인의 양심으로 ‘반역’을 꿈꿨다.
위안텅페이 삼국지 강의위안텅페이/라의눈/864면/2만5000원
저자는 요즘 중국에서 ‘뜨는’ 이야기꾼. “장제스는 일당 독재지만 마호쩌둥도 마찬가지”, “일본 교과서의 왜곡률은 중국보다 낮다. 그러나 중국 교과서의 진실률은 5% 이하로 완전히 거짓말투성이”, “시험을 다 치면 (책을) 서둘러 태워 버려라. 하루라도 집 안에 두면 방을 더럽힌다” 등 그는 말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역사의 대중화란 관점에서 《삼국지》의 결의, 역습, 군사반란, 궁정 암투 등을 풀이한다.
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가타나 다마미/웅진 지식하우스/210면/1만3500원
노동시간 최상위, 삶의 만족도 최하위의 대한민국. 전 세계 3억, 대한민국 60만이 우울증을 앓는다. 우울해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다. 저자는 일본 최고의 정신과 의사. 그의 진단은 ‘이렇게 되고 싶다’는 환상과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현실 사이에 우왕좌왕하며 우울에 빠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귀엣말로 위로한다. “우울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만’ 우울한 게 아니다”고.
여자다운 게 어딨어에머 오툴/창비/408면/1만6000원
유쾌한 페미니즘 안내서. 아일랜드 출신의 오툴은 몇 년 전 영국 지상파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회의 미적 기준에 순응하라”는 상대 패널의 논지에 맞서려 겨드랑이 털을 번쩍 들어 보였다. 아연실색한 패널. 이후 유럽 전역, 남아메리카, 스칸디나비아, 호주, 동아시아에서까지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저자는 용기를 내어 인터넷에 털 난 여성의 모험담을 적었다.
IS의 전쟁사미 무바예드/산처럼/400면/1만8000원
IS 조직의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최초의 책. 저자는 시리아 역사학자다. 오스만제국 말기부터 20세기 후반 시리아·이라크의 바트당 집권까지 IS의 역사적 기원을 들여다 본다. 바트당의 권력독점과 부패, 이에 따른 민심 이반이 IS의 발호를 부추겼다. 현재 IS는 군대와 내각·사법부·경찰 조직에 석유라는 탄탄한 재정수입원까지 갖추고 있다. 저자는 점령지 주민 등 IS를 직간접으로 경험한 인물들을 인터뷰해 글을 썼다.
고전의 대문박재희/김영사/316면/1만4800원
고전의 문(門)에서 만난 공자. 공자는 자신을 술이부작(述而不作)에 비유했다. 자신은 창조자가 아니라 전달자란 얘기. 맹자 역시 공자의 위치를 ‘집대성’이라 정의했다. 조그만 편린들을 모아 크게 완성했다는 뜻이다. 고전은 지나간 지혜. 저자는 “그 지혜를 모아 고전의 문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 책에 쓰인 재료는 《대학》 《논어》 《맹자》 《중용》 등 사서(四書). 인생의 질문에 대한 동양고전의 답을 담았다.
르포히스토리아원희복/한울엠플러스/352면/1만9500원
르포(Reportage)와 역사(Historia)의 합성어가 책 제목. 서대문형무소, 궁정동 안가, 남영동 대공분실, 잠실종합운동장, 평화시장, 금남로,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사저, 개성공단, 팽목항 등 역사의 현장 40곳에서 다시 읽는 한국 현대사 70년을 담았다. 저자는 “현대사 현장을 돌아보며 여전한 체증을 느꼈다. 현대사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여전히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고 썼다.
리더는 누구인가나가오 가즈히로/이봄/336면/1만4500원
책 부제는 ‘소설로 배우는 리더의 열가지 조건’. 2000년대 승승장구하던 회사가 버블 붕괴와 함께 쇠퇴해 간다. 내리막을 걷는 이 회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이 회사를 일으킬 리더가 우리 직원 중에 있지 않을까. 그렇게 선발된 8명의 차기 사장 후보를 통해 리더의 여정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