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3~9월 소방공무원 8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노동자 우울·불안장애 비율(1.3%)의 약 15배에 이르는 수치라고 한다. 근무 중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는 43.2%, 청력장애는 24.8%로 집계됐는데, 각각 일반 노동자의 20배, 15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한다.
거기에 지난해 전국에서 119구급차가 출동한 238만 건 가운데 76만여 건이 허위신고였고, 업무 중 폭행까지 비일비재하다는 얘기에 놀랐다. 소방공무원들은 구조·구급 업무, 특히 환자 이송 중에 일반인들로부터 여러 유형의 폭행을 당하는데, 37.9%가 언어폭력, 8.2%가 신체폭력, 3.3%가 성(性)희롱이었다고 한다.
응답자 중 최근 한 해 동안 하루 이상 요양이나 병원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은 소방공무원은 1348명이나 되지만, 실제 요양을 신청한 사람은 16.7%(225명)에 그쳤다는 얘기도 안타깝다. 게다가 요양 신청을 한 소방관 중에서 요양 승인을 받은 사람은 173명(76.9%)으로, 신청자 중 4분의 1은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응답에 응한 소방관의 93.0%는 소방업무가 전반적으로 ‘위험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대답한 이유가 다양하다. 가장 큰 요인은 인원 부족(77.0%)이었다. 소방업무와 관련되는 진압·구조·구급용 소방차량이 폐차(廢車)연한을 넘어 노후화(73.1%)되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 부족(50.7%), 건물 구조에 대한 정보 부족(46.0%) 등을 든 소방관들도 있었다.
이 설문 조사에서 응답한 소방공무원의 97.6%는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해 줄 대표기구가 없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이 뉴스를 접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여태까지 나는 소방공무원들을 우리 국민들의 모든 어려운 점을 해결해 주는 ‘만능 기능인’으로만 생각해 왔다. 그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에 대해 알게 된 후,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다.
소방공무원은 국민 안전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분들이다. 만약의 경우, 우리는 그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겨야 한다. 안심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생명을 맡기려면, 그들의 근무여건부터 개선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 폐차연한을 넘긴 차량들을 시급히 현대화해야 한다. 소방관들이 쇠도 녹이는 화마(火魔)에 견딜 수 있도록 그들이 착용하는 안전장비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해서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근무 중 화상(火傷)을 입은 소방관들을 위한 화상전문병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방관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할 수 있지 않겠는가? 소방관들에게 끊임없이 희생을 요구하면서, 인원과 장비를 갖추어주는 것을 게을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
지난 11월 9일 ‘소방의 날’에 박근혜 대통령은 소방관의 노고를 치하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원이라는 것도 제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소방관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불조심 강조 기간’이다. 업소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불조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지는 소방관들을 돕는 일도 될 것이다. 소방관들의 처우와 복리에 대해 대통령, 국민안전처, 국민 모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소망한다.⊙
〈이건원·노인심리상담사〉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노동자 우울·불안장애 비율(1.3%)의 약 15배에 이르는 수치라고 한다. 근무 중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는 43.2%, 청력장애는 24.8%로 집계됐는데, 각각 일반 노동자의 20배, 15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한다.
거기에 지난해 전국에서 119구급차가 출동한 238만 건 가운데 76만여 건이 허위신고였고, 업무 중 폭행까지 비일비재하다는 얘기에 놀랐다. 소방공무원들은 구조·구급 업무, 특히 환자 이송 중에 일반인들로부터 여러 유형의 폭행을 당하는데, 37.9%가 언어폭력, 8.2%가 신체폭력, 3.3%가 성(性)희롱이었다고 한다.
응답자 중 최근 한 해 동안 하루 이상 요양이나 병원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은 소방공무원은 1348명이나 되지만, 실제 요양을 신청한 사람은 16.7%(225명)에 그쳤다는 얘기도 안타깝다. 게다가 요양 신청을 한 소방관 중에서 요양 승인을 받은 사람은 173명(76.9%)으로, 신청자 중 4분의 1은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응답에 응한 소방관의 93.0%는 소방업무가 전반적으로 ‘위험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대답한 이유가 다양하다. 가장 큰 요인은 인원 부족(77.0%)이었다. 소방업무와 관련되는 진압·구조·구급용 소방차량이 폐차(廢車)연한을 넘어 노후화(73.1%)되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 부족(50.7%), 건물 구조에 대한 정보 부족(46.0%) 등을 든 소방관들도 있었다.
이 설문 조사에서 응답한 소방공무원의 97.6%는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해 줄 대표기구가 없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이 뉴스를 접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여태까지 나는 소방공무원들을 우리 국민들의 모든 어려운 점을 해결해 주는 ‘만능 기능인’으로만 생각해 왔다. 그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에 대해 알게 된 후,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다.
소방공무원은 국민 안전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분들이다. 만약의 경우, 우리는 그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겨야 한다. 안심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생명을 맡기려면, 그들의 근무여건부터 개선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 폐차연한을 넘긴 차량들을 시급히 현대화해야 한다. 소방관들이 쇠도 녹이는 화마(火魔)에 견딜 수 있도록 그들이 착용하는 안전장비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해서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근무 중 화상(火傷)을 입은 소방관들을 위한 화상전문병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방관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할 수 있지 않겠는가? 소방관들에게 끊임없이 희생을 요구하면서, 인원과 장비를 갖추어주는 것을 게을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
지난 11월 9일 ‘소방의 날’에 박근혜 대통령은 소방관의 노고를 치하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원이라는 것도 제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소방관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불조심 강조 기간’이다. 업소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불조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지는 소방관들을 돕는 일도 될 것이다. 소방관들의 처우와 복리에 대해 대통령, 국민안전처, 국민 모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소망한다.⊙
〈이건원·노인심리상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