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고(故) 윤영옥 이화여대 교수가 중심이 되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만들었다. 다음해에 위안부(‘성노예’라고 하는 것이 정확)였던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공개증언을 했다. 그 후 고 황금순 할머니가 미국 워싱턴에 와서 어떻게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위안소에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하였는지 증언했다.
당시 미(美) 법무부 변호사였던 필자는 동료들과 함께 위안부들을 돕기로 결심하고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를 결성, 이 단체의 이사장직을 맡았다.
1990년 초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을 비롯해 세계인들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미 법무부는 위안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간여한 일본인들도 전범(戰犯)으로 규정하는 해석과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홀츠만 수정법을 적용, 인종·종교·민족이나 정치적 의견 때문에 나치 정부와 동맹해 위안부를 핍박한 일본 군인들을 조사하여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이들의 이름을 올린 감시대상자리스트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도 올라 있다. 그의 책 《끝나지 않은 해군》에서 1942년 인도네시아에서 해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을 때 위안소를 설립하는 데 간여했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 법무부의 결정을 바탕으로 미 의회에서도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했다. 2006년 레인 에번스 하원의원이 제안한 위안부 결의안이 일본의 로비를 물리치고 하원 국제관계소위(小委)를 통과했다. 2007년에는 마이클 혼다 의원의 노력으로 미하원결의안 121호가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이 저지른 범행 사실을 성실히 인정하고, 사과하고, 이 잔악한 범죄 사실을 현대와 미래 세대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미 하원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1993년 유엔의 법률기관인 국제법률위원회(ICT)는 40여 명의 위안부를 직접 만나 증언을 듣고 여러 관련 서증(書證)을 검토한 후, 일본 정부가 위안소를 설치하고 강제로 여성들을 모집하여 성노예로 삼았다는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임명한 쿠마라스와미 특별조사관은 1996년에 일본군의 위안소 운영 사실과 위안부가 성노예였음을 확인하는 보고서를 냈다. 2014년 7월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의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하여야 한다는 권고문을 채택했다.
작년 8월 14일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세이지의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증언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인정하고 이 기사를 취소했다. 집권 이후 위안부 문제를 계속 부인해 온 아베 정권은 이를 근거로, 1996년 유엔보고서를 작성했던 쿠마라스와미 변호사를 만나서 보고서 일부 수정과 철회를 요청했다. 그는 “요시다 증언은 보고서 작성에 참고한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일본의 요청을 거절했다.
쿠마라스와미 유엔특별조사관은 보고서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제도는 성노예 제도이며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의 후임으로 활동한 맥두갈 특별조사관도 “위안부 제도는 1926년 체결된 반노예제도조약 등 1932년까지 체결된 20여 개의 국제조약을 위반하는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실체를 외면하려는 것은 도덕적으로뿐 아니라 국제법적으로도 명백히 잘못된 행위다. 일본 정부는 이제라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 처벌을 위한 입법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종연·미국 변호사·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당시 미(美) 법무부 변호사였던 필자는 동료들과 함께 위안부들을 돕기로 결심하고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를 결성, 이 단체의 이사장직을 맡았다.
1990년 초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을 비롯해 세계인들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미 법무부는 위안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간여한 일본인들도 전범(戰犯)으로 규정하는 해석과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홀츠만 수정법을 적용, 인종·종교·민족이나 정치적 의견 때문에 나치 정부와 동맹해 위안부를 핍박한 일본 군인들을 조사하여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이들의 이름을 올린 감시대상자리스트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도 올라 있다. 그의 책 《끝나지 않은 해군》에서 1942년 인도네시아에서 해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을 때 위안소를 설립하는 데 간여했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 법무부의 결정을 바탕으로 미 의회에서도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했다. 2006년 레인 에번스 하원의원이 제안한 위안부 결의안이 일본의 로비를 물리치고 하원 국제관계소위(小委)를 통과했다. 2007년에는 마이클 혼다 의원의 노력으로 미하원결의안 121호가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이 저지른 범행 사실을 성실히 인정하고, 사과하고, 이 잔악한 범죄 사실을 현대와 미래 세대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미 하원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1993년 유엔의 법률기관인 국제법률위원회(ICT)는 40여 명의 위안부를 직접 만나 증언을 듣고 여러 관련 서증(書證)을 검토한 후, 일본 정부가 위안소를 설치하고 강제로 여성들을 모집하여 성노예로 삼았다는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임명한 쿠마라스와미 특별조사관은 1996년에 일본군의 위안소 운영 사실과 위안부가 성노예였음을 확인하는 보고서를 냈다. 2014년 7월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의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하여야 한다는 권고문을 채택했다.
작년 8월 14일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세이지의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증언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인정하고 이 기사를 취소했다. 집권 이후 위안부 문제를 계속 부인해 온 아베 정권은 이를 근거로, 1996년 유엔보고서를 작성했던 쿠마라스와미 변호사를 만나서 보고서 일부 수정과 철회를 요청했다. 그는 “요시다 증언은 보고서 작성에 참고한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일본의 요청을 거절했다.
쿠마라스와미 유엔특별조사관은 보고서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제도는 성노예 제도이며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의 후임으로 활동한 맥두갈 특별조사관도 “위안부 제도는 1926년 체결된 반노예제도조약 등 1932년까지 체결된 20여 개의 국제조약을 위반하는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실체를 외면하려는 것은 도덕적으로뿐 아니라 국제법적으로도 명백히 잘못된 행위다. 일본 정부는 이제라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 처벌을 위한 입법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종연·미국 변호사·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