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인천의 한 4남매가 부모로부터 방치된 채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집 안에서 수년째 살아오다가 뒤늦게 경찰에 구조됐다. 지난 2월에는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母女)의 자살이 알려져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이번의 경우 다행히 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기 전에 구호의 손길이 미쳤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 이런 일들이 자꾸 벌어지는 것일까?
첫째, 자신의 빈곤을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 특히 지난 2월 자살한 세 모녀의 경우 평소 주위 사람들이 그들의 빈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월세도 꼬박꼬박 냈다고 한다. 자존심이 뭐기에 세 명의 귀한 목숨을 그렇게 버렸는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왜 가난 때문에 그런 막다른 생각을 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생각만 바로 했다면, 아니 어려움의 현실을 사실대로 알리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면 최소한의 구제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이웃의 관심이 너무 없었다. 주위에서 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속언에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회는 인근에 살아도 노인이 언제 사망했는지 모르다가, 악취가 나야만 신고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야속하다고만 할 게 아니다. 반상회 등을 활성화해서 이웃의 사정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 4남매의 경우는 그래도 이웃의 관심이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셋째, 복지 담당 공무원이 부족하다. 시·군(市郡)의 행정수요 추세를 보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최근 새로운 복지 업무가 급증하면서 일에 치여 살고 있다. 작년에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복지 담당 공무원이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공무원들이 많다고 좋은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현재보다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늘어난 공무원들을 일선에 배치해서 눈을 더 크게 뜨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도록 해야 한다. 몸이 불편한 독거(獨居)노인의 경우, 바깥나들이가 힘들어 주민센터에 찾아가기도 힘들다. 이런 분들을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찾아가야 한다.
넷째, 소외계층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복지행정을 했기 때문이다. 주민센터나 사회봉사 단체로부터 지원받는 방법을 몰라 배를 움켜쥐고 사는 소외계층이 적지 않다. 정말 도움이 간절한 사람들을 구호하지도 못하면서 기초연금, 반값 등록금이니 하는 제도들을 놓고 지방의회나 국회에서 티격태격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배부른 다툼이다.
소외계층이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제도에 대한 정보를 몰라 자살하거나 빈곤 속에 방치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언론을 통해 널리 홍보해야 한다. 각종 고지서 등에 복지혜택에 대한 안내문을 눈에 띄게 인쇄해서 알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월의 세 모녀 자살사건이나 이번 인천 4남매 사건은 현행 복지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복지 서비스, 소외계층이 체감(體感)할 수 있는 감동의 복지정책이 시급하다.⊙
<이건원·노인심리상담사>
첫째, 자신의 빈곤을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 특히 지난 2월 자살한 세 모녀의 경우 평소 주위 사람들이 그들의 빈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월세도 꼬박꼬박 냈다고 한다. 자존심이 뭐기에 세 명의 귀한 목숨을 그렇게 버렸는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왜 가난 때문에 그런 막다른 생각을 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생각만 바로 했다면, 아니 어려움의 현실을 사실대로 알리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면 최소한의 구제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이웃의 관심이 너무 없었다. 주위에서 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속언에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회는 인근에 살아도 노인이 언제 사망했는지 모르다가, 악취가 나야만 신고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야속하다고만 할 게 아니다. 반상회 등을 활성화해서 이웃의 사정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 4남매의 경우는 그래도 이웃의 관심이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셋째, 복지 담당 공무원이 부족하다. 시·군(市郡)의 행정수요 추세를 보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최근 새로운 복지 업무가 급증하면서 일에 치여 살고 있다. 작년에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복지 담당 공무원이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공무원들이 많다고 좋은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현재보다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늘어난 공무원들을 일선에 배치해서 눈을 더 크게 뜨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도록 해야 한다. 몸이 불편한 독거(獨居)노인의 경우, 바깥나들이가 힘들어 주민센터에 찾아가기도 힘들다. 이런 분들을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찾아가야 한다.
넷째, 소외계층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복지행정을 했기 때문이다. 주민센터나 사회봉사 단체로부터 지원받는 방법을 몰라 배를 움켜쥐고 사는 소외계층이 적지 않다. 정말 도움이 간절한 사람들을 구호하지도 못하면서 기초연금, 반값 등록금이니 하는 제도들을 놓고 지방의회나 국회에서 티격태격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배부른 다툼이다.
소외계층이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제도에 대한 정보를 몰라 자살하거나 빈곤 속에 방치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언론을 통해 널리 홍보해야 한다. 각종 고지서 등에 복지혜택에 대한 안내문을 눈에 띄게 인쇄해서 알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월의 세 모녀 자살사건이나 이번 인천 4남매 사건은 현행 복지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복지 서비스, 소외계층이 체감(體感)할 수 있는 감동의 복지정책이 시급하다.⊙
<이건원·노인심리상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