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興津
⊙ 70세. 서울대 사범대 독어교육과 졸업.
⊙ 《한국일보》 기자, 인천과 이천서 교직. 《미주한국일보》 부장·편집국장 역임.
現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LA영화 비평가협회(LAFCA) 회원.
⊙ 70세. 서울대 사범대 독어교육과 졸업.
⊙ 《한국일보》 기자, 인천과 이천서 교직. 《미주한국일보》 부장·편집국장 역임.
現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LA영화 비평가협회(LAFCA) 회원.
- 크리스 에반스 주연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마블(마블코믹스의 준말. 만화를 만드는 회사)만화의 수퍼 히어로 중 하나인 캡틴 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한 액션영화다. 이 영화에서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32)와의 인터뷰가 3월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호텔에서 있었다. 이 영화는 2011년에 나온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의 속편으로 전편보다 내용과 인물 개발 그리고 스펙터클과 액션이 낫다는 평과 함께 빅히트를 했다. 에반스는 제3편에도 나오는데 그 후로는 더 이상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에반스는 이 영화 외에도 역시 마블만화가 원작인 <팬태스틱 포>에서 또 다른 수퍼 히로인 휴먼 토치 역과 <어벤져스>에서도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았다. 그리고 4월에는 <어벤져스>의 속편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차 한국을 방문했었다.
그는 또 봉준호 감독의 공상과학 액션영화 <설국열차>에서도 주연을 맡아 한국 팬들에게는 낯이 익은 배우다. 에반스는 자신이 주연을 하는 미 동부해안을 무대로 한 로맨틱 드라메디 <1:30 열차>(그는 인터뷰에서 제목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로 감독으로 데뷔한다.
수염을 기르고 단단한 몸에 푸른 색의 짧은 소매 셔츠를 입은 건강한 호남형인 에반스는 마치 캡틴 아메리카처럼 씩씩하고 원기가 왕성했다. 그는 질문에 깔깔대고 박수까지 쳐 가며 속사포 쏘듯이 대답했다. 기자가 “당신 한국서 영화를 촬영할 예정인데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고 묻자 “별로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후 기자와 사진을 찍을 때 악수를 나누면서 “내 영화 홍보차 한국에 갔었는데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 2주 전부터 몸만들기 들어가
—영화에서 놀라울 정도로 단단한 체구를 보여주는데 원래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영화를 위해 신체단련을 했습니까.
“영화 촬영 2주 전부터 신체단련에 들어가 계속하다가 촬영이 끝나기 2~3주 전부터 그것을 중단합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 갈 무렵이 되면 ‘아, 이젠 몸무게에 대해 더 생각 안 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뻐요. 이 영화가 끝난 뒤로 난 체육관에 대해선 일절 생각을 안 했는데 <어벤져스> 속편을 찍기 위해 다시 맹훈련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다이어트를 합니까. 신체단련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라도 있었습니까.
“다이어트는 아닙니다. 철저한 신체단련입니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가지 스포츠를 해 근육이 발달됐고 또 신진대사가 잘됩니다. 그래서 체중의 증감이 아주 신속하지요. 그런데 이제 나이를 조금씩 먹다 보니 과거와 달리 몸이 쑤시고 여기저기서 덜커덕거리는 소리도 납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젠 이런 역을 몇 개만 더 하고 그만둘 것입니다.”
—<어벤져스> 속편 촬영을 위해 한국에 간다고 들었는데 한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압니까.
“촬영을 위해 한국에 얼마간 머물 것입니다. 나 외에 또 누가 갈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선 아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당신이 나온 <설국열차>를 감독한 봉준호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그는 참으로 멋진 감독입니다. 난 그 영화와 봉 감독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할리우드와 다른 스타일의 감독입니다. 그는 카메라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으로 카메라 위치만 정해지면 그 즉시 찍고 편집을 합니다. 매우 대담무쌍한 연출로, 그것은 봉 감독이 자신의 방법에 대해 확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 외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감독은 자신의 얘기를 할 수가 있고 또 영화에 대해 보다 많은 통제권을 갖고 있지요. 반면 연기란 다른 배우들과 감독과 함께 일하는 큰 그림의 조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배우는 촬영이 끝나면 그것과 작별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만듭니다. 그러나 감독은 재능을 지닌 다양한 예술인들의 비전을 구체화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연출은 대화와 협조의 게임으로, 나는 그것에서 큰 보상을 받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연출이 정말로 즐거운 것은 편집할 때입니다. 편집실은 본격적으로 영화를 건축하는 곳으로, 그것은 마치 집을 짓는 것과도 같습니다. 난 그것을 늘 하고파했지요. 연기도 훌륭한 것이긴 하나 그것은 결코 무엇을 짓는 것이 못 됩니다. 연기란 순간이 중요한 스포츠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난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했습니다. 영화와 연극의 각본을 쓰고 또 그림도 그렸지요. 나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연기도 물론 아름답고 예술적이긴 하나 연출처럼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느낌을 주진 못합니다.”
—약물 복용이나 요란한 파티 참석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가십이 전연 없는데 어떻게 해서 도덕적으로 난장판인 할리우드에서 자신을 지켜 나갈 수가 있습니까.
“영화란 매우 아슬아슬한 사업입니다. 개인의 정신적 건강을 맑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능하면 대중의 눈 밖에 머물러 있고 또 자신의 삶에서 개인적 평온을 유지할 수 있다면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진화”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이상을 지키는 것이 일인데, 당신이 생각하는 미국의 이상은 무엇입니까.
“난 그가 반드시 미국의 이상만 수호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의 이상을 수호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는 캡틴 아메리카라 불리고 적과 백과 청색의 옷을 입긴 했지만 그가 대변하는 도덕과 가치는 그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나는 그의 신조가 자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투쟁과 염려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범세계적인 것으로, 따라서 비록 그의 이름엔 아메리카가 붙어 있지만 그를 반드시 미국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어벤져스> 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어떻습니까.
“전편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을 다시 만날 일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난 여러 영화에 나왔지만 과연 이것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마블작품을 만들 때는 신뢰와 위안을 느끼게 됩니다. 마블작품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헌신하면 반드시 질 좋은 영화로 보답받는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역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합니까.
“역기 같은 무거운 것을 듭니다. 하루에 1시간 정도만 체육관에서 운동합니다.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운동이 끝나면 피자와 도넛과 밀크셰이크를 먹지요.”
—영화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는데 실제로도 탑니까.
“난 모터사이클형이 아닙니다. 영화를 위해 타는 법을 배웠지만 촬영이 끝나고 나선 그것이 그리운 줄 몰랐습니다. 안전 문제도 있고 해서 모터사이클보다는 차라리 말을 타겠습니다.”
—영화에서 70년간 동면에 빠졌다가 깨어나서도 20대 모습 그대로인데 실제로도 그럴 수 있다면 영원히 젊은 상태로 남고 싶습니까.
“유혹적인 제안이긴 하나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진화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기 때문에 난 그런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자를 만날 때 당신은 상대에게 스스로 데이트를 청합니까, 아니면 친구들의 소개로 만납니까.
“난 스스로 데이트를 신청할 배짱이 있어요. 그러나 만남이란 서로 주고 받아야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바른 것이 아니겠지요. 내게 바른 사람을 만나면 나의 데이트 신청도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여자 문제에 있어 구식 스타일입니까.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상대에게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데 이전엔 전화로 ‘누구 있어요’라고 물었지요. 난 분명히 문자 메시지 보내는 사람보다 전화기를 들고 말을 하는 사람을 존경합니다.”
—이 역을 맡고 나서 과거와 다른 스타일의 여자들이 당신에게 접근합니까.
“아니요. 수적으로는 더 많아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이건 농담입니다. 내가 한 이 말 나쁘게 나돌겠네요. 혹시 그 말 쓰시려면 분명히 농담이라고 명기해 주세요.”
—나이를 먹으면서 무얼 배웠습니까.
“난 지금 32살인데 20대 때보다 확실히 더 내 나이와 위치에 대해 감사할 줄 알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과거의 실수에 대해 더 이상 염려하지 않고 또 미래에 대해서 집념하지 않으면서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면서 그것을 수용하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를 즐기고 있습니다.”
—현재 가치 있게 느끼는 것이 무엇입니까.
“정말로 감독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현재 내가 오직 하고 싶은 것은 감독입니다. 따라서 현재 내가 즐기고 있는 것은 자신의 정열을 찾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기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말입니까.
“난 단지 감독하기를 즐겼고 여전히 연기를 사랑한다고만 말하겠습니다. 그러나 감독을 하면서 무언가 절실히 공감하는 것을 경험해 다시 할 생각입니다.”
“주연보다 조연이 더 재미”
—언젠가 조연이 좋다고 말했는데 아직도 그런가요.
“난 아직도 조연을 합니다. 조연은 매우 훌륭한 것이지요. 조연은 다른 역보다 성격묘사가 더 뚜렷하고 재미도 더 있고 또 보다 다채롭습니다. 반면 주연은 책임이 너무 막중해 타협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 점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감독으로서 당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직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험 부족이라는 것을 느끼는 일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탐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온 로버트 레드포드와 일한 경험은 어땠습니까.
“그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철두철미한 프로예요. 자기 대사를 암기해 세트에 나옵니다. 매우 인내심 있고 이해심이 깊어요. 뛰어난 연기인으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영화에서 당신의 동지인 블랙 위도로 나온 스칼렛 요한슨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우린 과거 여러 영화에서 공연해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자기를 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패가 있는데 당신을 이 세상에서 지켜 주는 방패는 무엇입니까.
“가족입니다. 가족은 나를 다른 사람들과 내 직업과 사업으로부터 지켜 줄 뿐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도 나를 지켜 줍니다. 왜냐하면 때로 자신이 자신의 가장 나쁜 적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영화의 방패를 몇 개나 갖고 있나요.
“단 한 개입니다.”
—영화에 당신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들어가 자신의 옛 모습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있는데 당신은 실제로 고요 속에서 무언가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매일 그렇습니다. 난 매일 정적을 연습하며 삽니다. 나는 목에 정적에 관한 문신이 있지요. 우리의 의식은 너무나 퍼져 있고 또 우리는 과거와 미래에 너무 집착해 현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큰 장애입니다. 이것을 극복한다면 우리는 승리하는 것이지요. 삶은 현재의 시리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결코 만날 수 없습니다. 미래란 현재가 될 뿐이니까요.”
—연예인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LA에 오래 머물다 보면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들이 문제가 되고 영향을 미치지 못하던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난 집에를 자주 갑니다. 이 사업은 너무나 유혹이 많고 혼란스럽지요. 따라서 고요함 속에 현재를 유지하면서 잡생각을 제거하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싸우는 목표도 이를 성취해 스스로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무서워한다는 것이 나의 공포입니다. 공포 자체가 문제입니다.”
—영화에서 아름답고 섹시한 블랙 위도가 당신에게 애정을 표하는데도 당신은 그에 응하기를 주저하는데 왜 그런가요.
“난 그저 각본에 있는 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각본을 수정하려고 해 봤습니까.
“마블 각본을 고치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에반스는 이 영화 외에도 역시 마블만화가 원작인 <팬태스틱 포>에서 또 다른 수퍼 히로인 휴먼 토치 역과 <어벤져스>에서도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았다. 그리고 4월에는 <어벤져스>의 속편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차 한국을 방문했었다.
그는 또 봉준호 감독의 공상과학 액션영화 <설국열차>에서도 주연을 맡아 한국 팬들에게는 낯이 익은 배우다. 에반스는 자신이 주연을 하는 미 동부해안을 무대로 한 로맨틱 드라메디 <1:30 열차>(그는 인터뷰에서 제목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로 감독으로 데뷔한다.
수염을 기르고 단단한 몸에 푸른 색의 짧은 소매 셔츠를 입은 건강한 호남형인 에반스는 마치 캡틴 아메리카처럼 씩씩하고 원기가 왕성했다. 그는 질문에 깔깔대고 박수까지 쳐 가며 속사포 쏘듯이 대답했다. 기자가 “당신 한국서 영화를 촬영할 예정인데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고 묻자 “별로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후 기자와 사진을 찍을 때 악수를 나누면서 “내 영화 홍보차 한국에 갔었는데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 2주 전부터 몸만들기 들어가
—영화에서 놀라울 정도로 단단한 체구를 보여주는데 원래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영화를 위해 신체단련을 했습니까.
“영화 촬영 2주 전부터 신체단련에 들어가 계속하다가 촬영이 끝나기 2~3주 전부터 그것을 중단합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 갈 무렵이 되면 ‘아, 이젠 몸무게에 대해 더 생각 안 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뻐요. 이 영화가 끝난 뒤로 난 체육관에 대해선 일절 생각을 안 했는데 <어벤져스> 속편을 찍기 위해 다시 맹훈련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다이어트를 합니까. 신체단련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라도 있었습니까.
“다이어트는 아닙니다. 철저한 신체단련입니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가지 스포츠를 해 근육이 발달됐고 또 신진대사가 잘됩니다. 그래서 체중의 증감이 아주 신속하지요. 그런데 이제 나이를 조금씩 먹다 보니 과거와 달리 몸이 쑤시고 여기저기서 덜커덕거리는 소리도 납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젠 이런 역을 몇 개만 더 하고 그만둘 것입니다.”
—<어벤져스> 속편 촬영을 위해 한국에 간다고 들었는데 한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압니까.
“촬영을 위해 한국에 얼마간 머물 것입니다. 나 외에 또 누가 갈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선 아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당신이 나온 <설국열차>를 감독한 봉준호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그는 참으로 멋진 감독입니다. 난 그 영화와 봉 감독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할리우드와 다른 스타일의 감독입니다. 그는 카메라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으로 카메라 위치만 정해지면 그 즉시 찍고 편집을 합니다. 매우 대담무쌍한 연출로, 그것은 봉 감독이 자신의 방법에 대해 확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 외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감독은 자신의 얘기를 할 수가 있고 또 영화에 대해 보다 많은 통제권을 갖고 있지요. 반면 연기란 다른 배우들과 감독과 함께 일하는 큰 그림의 조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배우는 촬영이 끝나면 그것과 작별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만듭니다. 그러나 감독은 재능을 지닌 다양한 예술인들의 비전을 구체화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연출은 대화와 협조의 게임으로, 나는 그것에서 큰 보상을 받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연출이 정말로 즐거운 것은 편집할 때입니다. 편집실은 본격적으로 영화를 건축하는 곳으로, 그것은 마치 집을 짓는 것과도 같습니다. 난 그것을 늘 하고파했지요. 연기도 훌륭한 것이긴 하나 그것은 결코 무엇을 짓는 것이 못 됩니다. 연기란 순간이 중요한 스포츠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난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했습니다. 영화와 연극의 각본을 쓰고 또 그림도 그렸지요. 나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연기도 물론 아름답고 예술적이긴 하나 연출처럼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느낌을 주진 못합니다.”
—약물 복용이나 요란한 파티 참석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가십이 전연 없는데 어떻게 해서 도덕적으로 난장판인 할리우드에서 자신을 지켜 나갈 수가 있습니까.
“영화란 매우 아슬아슬한 사업입니다. 개인의 정신적 건강을 맑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능하면 대중의 눈 밖에 머물러 있고 또 자신의 삶에서 개인적 평온을 유지할 수 있다면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진화”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이상을 지키는 것이 일인데, 당신이 생각하는 미국의 이상은 무엇입니까.
“난 그가 반드시 미국의 이상만 수호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의 이상을 수호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는 캡틴 아메리카라 불리고 적과 백과 청색의 옷을 입긴 했지만 그가 대변하는 도덕과 가치는 그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나는 그의 신조가 자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투쟁과 염려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범세계적인 것으로, 따라서 비록 그의 이름엔 아메리카가 붙어 있지만 그를 반드시 미국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어벤져스> 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어떻습니까.
“전편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을 다시 만날 일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난 여러 영화에 나왔지만 과연 이것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마블작품을 만들 때는 신뢰와 위안을 느끼게 됩니다. 마블작품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헌신하면 반드시 질 좋은 영화로 보답받는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역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합니까.
“역기 같은 무거운 것을 듭니다. 하루에 1시간 정도만 체육관에서 운동합니다.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운동이 끝나면 피자와 도넛과 밀크셰이크를 먹지요.”
—영화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는데 실제로도 탑니까.
“난 모터사이클형이 아닙니다. 영화를 위해 타는 법을 배웠지만 촬영이 끝나고 나선 그것이 그리운 줄 몰랐습니다. 안전 문제도 있고 해서 모터사이클보다는 차라리 말을 타겠습니다.”
—영화에서 70년간 동면에 빠졌다가 깨어나서도 20대 모습 그대로인데 실제로도 그럴 수 있다면 영원히 젊은 상태로 남고 싶습니까.
“유혹적인 제안이긴 하나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진화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기 때문에 난 그런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자를 만날 때 당신은 상대에게 스스로 데이트를 청합니까, 아니면 친구들의 소개로 만납니까.
“난 스스로 데이트를 신청할 배짱이 있어요. 그러나 만남이란 서로 주고 받아야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바른 것이 아니겠지요. 내게 바른 사람을 만나면 나의 데이트 신청도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여자 문제에 있어 구식 스타일입니까.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상대에게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데 이전엔 전화로 ‘누구 있어요’라고 물었지요. 난 분명히 문자 메시지 보내는 사람보다 전화기를 들고 말을 하는 사람을 존경합니다.”
—이 역을 맡고 나서 과거와 다른 스타일의 여자들이 당신에게 접근합니까.
“아니요. 수적으로는 더 많아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이건 농담입니다. 내가 한 이 말 나쁘게 나돌겠네요. 혹시 그 말 쓰시려면 분명히 농담이라고 명기해 주세요.”
—나이를 먹으면서 무얼 배웠습니까.
“난 지금 32살인데 20대 때보다 확실히 더 내 나이와 위치에 대해 감사할 줄 알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과거의 실수에 대해 더 이상 염려하지 않고 또 미래에 대해서 집념하지 않으면서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면서 그것을 수용하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를 즐기고 있습니다.”
—현재 가치 있게 느끼는 것이 무엇입니까.
“정말로 감독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현재 내가 오직 하고 싶은 것은 감독입니다. 따라서 현재 내가 즐기고 있는 것은 자신의 정열을 찾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기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말입니까.
“난 단지 감독하기를 즐겼고 여전히 연기를 사랑한다고만 말하겠습니다. 그러나 감독을 하면서 무언가 절실히 공감하는 것을 경험해 다시 할 생각입니다.”
“주연보다 조연이 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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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에반스와 함께한 필자. |
“난 아직도 조연을 합니다. 조연은 매우 훌륭한 것이지요. 조연은 다른 역보다 성격묘사가 더 뚜렷하고 재미도 더 있고 또 보다 다채롭습니다. 반면 주연은 책임이 너무 막중해 타협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 점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감독으로서 당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직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험 부족이라는 것을 느끼는 일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탐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온 로버트 레드포드와 일한 경험은 어땠습니까.
“그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철두철미한 프로예요. 자기 대사를 암기해 세트에 나옵니다. 매우 인내심 있고 이해심이 깊어요. 뛰어난 연기인으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영화에서 당신의 동지인 블랙 위도로 나온 스칼렛 요한슨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우린 과거 여러 영화에서 공연해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자기를 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패가 있는데 당신을 이 세상에서 지켜 주는 방패는 무엇입니까.
“가족입니다. 가족은 나를 다른 사람들과 내 직업과 사업으로부터 지켜 줄 뿐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도 나를 지켜 줍니다. 왜냐하면 때로 자신이 자신의 가장 나쁜 적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영화의 방패를 몇 개나 갖고 있나요.
“단 한 개입니다.”
—영화에 당신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들어가 자신의 옛 모습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있는데 당신은 실제로 고요 속에서 무언가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매일 그렇습니다. 난 매일 정적을 연습하며 삽니다. 나는 목에 정적에 관한 문신이 있지요. 우리의 의식은 너무나 퍼져 있고 또 우리는 과거와 미래에 너무 집착해 현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큰 장애입니다. 이것을 극복한다면 우리는 승리하는 것이지요. 삶은 현재의 시리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결코 만날 수 없습니다. 미래란 현재가 될 뿐이니까요.”
—연예인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LA에 오래 머물다 보면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들이 문제가 되고 영향을 미치지 못하던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난 집에를 자주 갑니다. 이 사업은 너무나 유혹이 많고 혼란스럽지요. 따라서 고요함 속에 현재를 유지하면서 잡생각을 제거하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싸우는 목표도 이를 성취해 스스로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무서워한다는 것이 나의 공포입니다. 공포 자체가 문제입니다.”
—영화에서 아름답고 섹시한 블랙 위도가 당신에게 애정을 표하는데도 당신은 그에 응하기를 주저하는데 왜 그런가요.
“난 그저 각본에 있는 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각본을 수정하려고 해 봤습니까.
“마블 각본을 고치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