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鏞頊
⊙ 50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99세까지 88하게 사는 법》 등.
⊙ 50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99세까지 88하게 사는 법》 등.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화(老化)방지와 장수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속으로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하지만 그것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을 점잖지 못하게 생각하는 식이다. 점잖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욕심이 많거나 주책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때는 이런 감정이 동서양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서양인들이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반해, 동양인들은 감정을 곧잘 숨겨서다.
하지만 꼭 이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필자는 최근 중국 환자들을 진료할 기회가 잦았다. 중국인들은 우리에 비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데 비교적 솔직하고, 항노화(抗老化)와 장수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나이가 많은 중국인들이 항노화와 장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당당히 밝히고, 또 이를 들은 주변인들은 그것을 축하하고 격려해 준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 노인들과 많이 다르다. 건강을 위해 금연, 절주를 하면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래?’ ‘인생 뭐 있어’라고들 하니, 항노화와 장수를 위해 치료를 받는 결심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필자의 환자들을 보면 어렵사리 치료를 결심한 이후 주위에 쉬쉬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젊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자는 것이 노화방지 전문의로서 필자의 생각이다.
피로감 줄고, 性·뇌 기능 향상
노화방지를 위해 여러 치료법이 사용되지만, 최근에 유독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 관심거리다. 이 요법은 1990년대 초에 미국에서 개발된 치료법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술이 확산됐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후반에 도입이 됐으니, 그 역사는 미천하다. 역사도 역사려니와 여러 이유로 인해 그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생각도 든다.
항노화란 노화를 완전히 막거나 수명을 무한정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 불행히도 아직까지 노화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고, 120세 전후라고 하는 인간의 최대 수명을 늘리는 방법 또한 없다. 그러나 노화의 과정을 느리게 진행시키고 이미 발생한 노화의 증상, 즉 늙어서 쇠약해진 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는 방법이 개발됐는데, 그게 바로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다. 나이가 들어도 젊고, 활력 있게, 또 자신에게 주어진 최대 수명까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요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치료는 겉모습을 눈에 띄게 바꾸지는 않는다. 항노화 호르몬 요법을 받으면 피로감이 줄고, 활력이 생기고, 성기능과 뇌기능이 향상되며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모두 내적인 변화다. 외적으로 피부 탄력과 안색이 좋아지고, 배가 들어가며 근육이 생기기는 하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변화들이다. 우리나라의 다른 미용시술과 비교해 보라. 얼굴 리프팅 수술, 레이저시술, 보톡스나 필러 주사 등 외적인 치료는 누가 봐도 금방 젊어진 변화를 알아챌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외모에 관심이 많은 대부분의 여성과 일부 남성들이 내적인 호르몬 요법보다 외적 시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한 환자는 자신의 건강과 기능이 많이 호전됐는데 알아봐주지 않아 다소 서운(?)해 한다. ‘무엇을 하셔서 어떻게 젊어지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신나서 얘기를 할 터인데…. 우리나라에서 유독 대형 외제 승용차나 명품 가방이 잘 팔리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하지만 노화방지 전문가로서 내적인 항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
효과가 더딘 만큼 인내심 가져야
항노화 호르몬 요법은 훌륭한 치료법이지만, 아쉽게도 효과가 더디다. 남성호르몬 치료로 성욕이 증가하고 새벽에 발기가 되는 효과를 보려면 최소 2~3주는 지나야 한다. 성장호르몬의 효과는 더 늦게 나타나서 빠르면 3~4주, 느리면 2~3개월이 지나야 뱃살이 줄고 근력이 좋아지는 등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도입 초창기에 치료 효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일부 의사들과 환자는 충분한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은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 별 효과가 없다는 잘못된 소문을 낳았다. 하지만 전문가인 필자가 자신하건대, 항노화 호르몬 요법은 전 세계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노화방지 치료법이다.
이 치료를 받기 두려워하는 사람들 중에 ‘유방암 발병 증가’를 이유로 꼽는 이들이 있다. 이는 2002년에 발표된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인데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군(群)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방암 발생이 26% 증가했다는 것이 결과다. 나중에 주로 비만한 여성, 나이가 많은 여성, 오랜 기간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여성에게서만 그렇지 폐경기 직후 비교적 젊은 여성에게서 5년 이내에 사용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여성호르몬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결과에 남성호르몬은 전립선암 발생을 증가시킬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또한 생겨나게 됐다. 성장호르몬은 암 발생을 증가시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30~40대에 잘 생기지만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70~80대에 잘 생긴다.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있지만 남성호르몬 치료는 전립선암 발생과 무관하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암 발병률이 오히려 낮다는 보고가 나왔음에도 한 번 박힌 인식의 뿌리가 깊었다.
최근 들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시술에 나서는 사회적 문제가 생기고 있다. 심장이나 뇌수술처럼 기술이 어렵거나, 성형수술처럼 잘하고 못하는 것이 바로 표가 나는 수술은 아무나 도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 내적인 치료이고, 비교적 오랜 시간을 요하는 치료법이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한 이들이 뛰어들곤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 초반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와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도 抗老化에 활용될 전망
항노화 호르몬 요법 전문가가 안전수칙을 지키고, 환자를 잘 모니터링하면서 치료를 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효과를 크게 내기 위해 호르몬 용량을 과다하게 올리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또 부작용을 두려워해 용량을 적게 하면 환자의 귀한 시간과 비용부담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적절한 검사와 평가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치료에 부적합한 상태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 항노화 호르몬 치료는 철저하게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으로 실시돼야 한다. 개인마다 필요한 호르몬의 종류와 용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항노화 호르몬 요법 등 과거에 없던 여러 가지 항노화 치료법이 개발되었고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도 항노화 분야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는 이런 감정이 동서양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서양인들이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반해, 동양인들은 감정을 곧잘 숨겨서다.
하지만 꼭 이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필자는 최근 중국 환자들을 진료할 기회가 잦았다. 중국인들은 우리에 비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데 비교적 솔직하고, 항노화(抗老化)와 장수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나이가 많은 중국인들이 항노화와 장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당당히 밝히고, 또 이를 들은 주변인들은 그것을 축하하고 격려해 준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 노인들과 많이 다르다. 건강을 위해 금연, 절주를 하면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래?’ ‘인생 뭐 있어’라고들 하니, 항노화와 장수를 위해 치료를 받는 결심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필자의 환자들을 보면 어렵사리 치료를 결심한 이후 주위에 쉬쉬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젊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자는 것이 노화방지 전문의로서 필자의 생각이다.
피로감 줄고, 性·뇌 기능 향상
노화방지를 위해 여러 치료법이 사용되지만, 최근에 유독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 관심거리다. 이 요법은 1990년대 초에 미국에서 개발된 치료법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술이 확산됐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후반에 도입이 됐으니, 그 역사는 미천하다. 역사도 역사려니와 여러 이유로 인해 그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생각도 든다.
항노화란 노화를 완전히 막거나 수명을 무한정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 불행히도 아직까지 노화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고, 120세 전후라고 하는 인간의 최대 수명을 늘리는 방법 또한 없다. 그러나 노화의 과정을 느리게 진행시키고 이미 발생한 노화의 증상, 즉 늙어서 쇠약해진 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는 방법이 개발됐는데, 그게 바로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다. 나이가 들어도 젊고, 활력 있게, 또 자신에게 주어진 최대 수명까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요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치료는 겉모습을 눈에 띄게 바꾸지는 않는다. 항노화 호르몬 요법을 받으면 피로감이 줄고, 활력이 생기고, 성기능과 뇌기능이 향상되며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모두 내적인 변화다. 외적으로 피부 탄력과 안색이 좋아지고, 배가 들어가며 근육이 생기기는 하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변화들이다. 우리나라의 다른 미용시술과 비교해 보라. 얼굴 리프팅 수술, 레이저시술, 보톡스나 필러 주사 등 외적인 치료는 누가 봐도 금방 젊어진 변화를 알아챌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외모에 관심이 많은 대부분의 여성과 일부 남성들이 내적인 호르몬 요법보다 외적 시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한 환자는 자신의 건강과 기능이 많이 호전됐는데 알아봐주지 않아 다소 서운(?)해 한다. ‘무엇을 하셔서 어떻게 젊어지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신나서 얘기를 할 터인데…. 우리나라에서 유독 대형 외제 승용차나 명품 가방이 잘 팔리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하지만 노화방지 전문가로서 내적인 항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
효과가 더딘 만큼 인내심 가져야
항노화 호르몬 요법은 훌륭한 치료법이지만, 아쉽게도 효과가 더디다. 남성호르몬 치료로 성욕이 증가하고 새벽에 발기가 되는 효과를 보려면 최소 2~3주는 지나야 한다. 성장호르몬의 효과는 더 늦게 나타나서 빠르면 3~4주, 느리면 2~3개월이 지나야 뱃살이 줄고 근력이 좋아지는 등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도입 초창기에 치료 효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일부 의사들과 환자는 충분한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은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 별 효과가 없다는 잘못된 소문을 낳았다. 하지만 전문가인 필자가 자신하건대, 항노화 호르몬 요법은 전 세계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노화방지 치료법이다.
이 치료를 받기 두려워하는 사람들 중에 ‘유방암 발병 증가’를 이유로 꼽는 이들이 있다. 이는 2002년에 발표된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인데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군(群)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방암 발생이 26% 증가했다는 것이 결과다. 나중에 주로 비만한 여성, 나이가 많은 여성, 오랜 기간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여성에게서만 그렇지 폐경기 직후 비교적 젊은 여성에게서 5년 이내에 사용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여성호르몬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결과에 남성호르몬은 전립선암 발생을 증가시킬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또한 생겨나게 됐다. 성장호르몬은 암 발생을 증가시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30~40대에 잘 생기지만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70~80대에 잘 생긴다.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있지만 남성호르몬 치료는 전립선암 발생과 무관하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암 발병률이 오히려 낮다는 보고가 나왔음에도 한 번 박힌 인식의 뿌리가 깊었다.
최근 들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시술에 나서는 사회적 문제가 생기고 있다. 심장이나 뇌수술처럼 기술이 어렵거나, 성형수술처럼 잘하고 못하는 것이 바로 표가 나는 수술은 아무나 도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항노화 호르몬 요법이 내적인 치료이고, 비교적 오랜 시간을 요하는 치료법이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한 이들이 뛰어들곤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 초반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와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도 抗老化에 활용될 전망
항노화 호르몬 요법 전문가가 안전수칙을 지키고, 환자를 잘 모니터링하면서 치료를 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효과를 크게 내기 위해 호르몬 용량을 과다하게 올리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또 부작용을 두려워해 용량을 적게 하면 환자의 귀한 시간과 비용부담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적절한 검사와 평가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치료에 부적합한 상태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 항노화 호르몬 치료는 철저하게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으로 실시돼야 한다. 개인마다 필요한 호르몬의 종류와 용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항노화 호르몬 요법 등 과거에 없던 여러 가지 항노화 치료법이 개발되었고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도 항노화 분야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