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석호 前 자유총연맹 총재

“취임 후 세대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해 주니어 자유연맹 창설”

  • 글 :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kj96100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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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민주묘지 참배 당시 시장·시의회 의장 찾아와 감사 표시”
⊙ “李 대통령, 상당히 실용주의적… APEC에선 최선을 다했다 생각”
⊙ “부담드리지 않고 떠날 테니, 자유총연맹은 현 정부와 잘 협력하길”

姜碩鎬
1955년생.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졸업, 대구대 사회개발대학원 이학 석사 / 삼일그룹 재단 이사장, 제18·19·20대 국회의원, 국회 정보위원장·외교통일위원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제21·22대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역임
12월 3일 퇴임을 앞둔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가 《월간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자유총연맹 회원들은 나이가 많습니다. 꼴통, 보수, 극우, 수구…. 이런 말들이 대명사처럼 붙어 다녔어요.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를 할 때도 그랬고요.”
 
  강석호(姜碩鎬·70) 전 총재는 솔직했다.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중구 자유총연맹 총재실에서 만난 그는 현직이었지만, 이때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강 전 총재가 임기(2022~25년) 동안 이루려던 가장 큰 목표는 정체성 강화 및 세대 확장이다. 자유총연맹은 전국 17개 시도(市道) 지구 228곳, 시·군·구(市郡區) 지회 35곳, 그리고 해외 지부까지 두고 있다. 보조금으로 들어가는 국세는 자유총연맹 본부에 약 2억원, 지방세는 각 지부 및 지회마다 차이가 있지만 도합 130억~140억원에 달한다. 사실 자유총연맹의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데다가, 보수 정권과 밀착해 편향적 태도를 취해왔다는 비판도 적잖다. 강 전 총재는 이날 인정했다. 자유총연맹이 과거 군부 정권 시절 권력의 시녀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정치와 무관하고 개입하지도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어쩌면 당연하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1949년 엘피디오 키리노(Elpidio Quirino·1890~1956년) 필리핀 대통령에게 반공산주의 태평양 동맹 결성을 제의한 이후 1954년 6월 15일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자유총연맹은 정권이 출범시켰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출발점 역시 반공(反共)이었다. 그 성격상 정권의 이념적 기조와 보조를 맞추는 방향으로 활동이 기울어질 여지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냉전과 이념 대립은 구시대 유물 취급을 받고 있으며 반공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는 인상이 진하다. 자유총연맹을 둘러싼 논란과 정체성, 이 단체의 명운을 좌우할 두 가지 과제에 관한 강석호 전 총재의 소회를 들어봤다.
 
 
  세대 확장
 
자유총연맹은 2024년 8월 2일부터 8일까지 ‘해외 동포 MZ 세대 자유민주주의 공감 모국 연수’ 행사를 진행했다. 모국 연수단 학생 34명은 현충원, 전쟁기념관, 민속촌, 청와대, 임진각 등을 견학했다. 사진=자유총연맹

  자유총연맹의 주요 활동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국민 공감대 형성이 긴요하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고, 한미(韓美)연합사령부 해체 반대 운동 등을 하고 있다. 이 운동 단체의 법인격은 사단법인으로, 정관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 옹호 및 평화 통일 추구가 이 단체의 존속 이유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될, 이러한 본령을 수행하고자 지난 3년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강석호 전 총재에게 물었다.
 
  ― 임기 3년간 가장 관심을 둔 과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세 가지를 역점으로 삼았습니다. 우선, 자유총연맹이라고 하면 너무 넓은 의미잖아요. 회원들도 혼란을 겪었던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혼란스러웠죠. 자유총연맹이 뭘 해야 하는지요. 그런데 요약해서 말하자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안보를 지키기 위한 대국민 봉사를 하는 단체입니다. 이를 구심점으로 해서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안보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마다 실정이 다르니까요. 특히 해외 지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안보 봉사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와 아태자유민주연맹 활동에 참여하는 등 국제 활동도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기업인과 국회의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규정, 규칙, 정관에 근거해 자유총연맹이 투명하게 활동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 자유민주주의 수호, 안보 등은 젊은 세대에게 비교적 와닿지 않는 개념인데요.
 
  “자유총연맹 총재로 취임하고 나서, 세대 교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24년 7월) 자유총연맹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한국 주니어 자유연맹을 창설했습니다. 미래 세대를 양성하기 위해서죠.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알리려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한지도 전하려 했습니다. 자유총연맹은 지난 수십 년간 휴전선 동서 횡단과 같은 행사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 주니어 자유연맹의 활동에 이러한 행사를 접목시켰죠. 전국 시도 지구와 시·군·구 지회, 해외 지부에도 주니어 자유연맹을 창설하기로 하고 지금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설이 완료되면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교류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세대 확장을 위한 다른 활동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젊은 세대를 위해 자유총연맹이 해왔던 여러 가지 활동이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스피치(연설) 대회라든지, 젊은 세대를 위한 랜선(온라인) 교육 등이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유민주주의 소양 교육 및 DMZ(비무장 지대) 평화 둘레길 대장정도 진행했습니다. 이 밖에도 해외 동포 MZ 세대를 위한 모국 연수, 유튜브 및 숏폼(short form) 영상 등을 통한 소통을 늘렸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로는 ‘윗동네 이야기’ ‘스파이 꽃이 피었습니다’ 등이 있습니다.”
 
  ― 젊은 세대가 우경화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저도 그 얘기를 들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젊은 청년들이 탄핵 반대에 나서면서 우경화 논란이 일었는데,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이들도 반대 세력으로서 하나의 항거를 했다고 볼 수도 있고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은 나중에 밝혀질 거라고 봅니다. 이 부분은 말을 아끼는 상황입니다만, 이 사례만 보고 젊은 세대가 우경화됐다고 하기엔 단편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 전체가 탄핵 반대에 나선 건 아니죠. 이것 하나가 젊은 세대 우경화의 판단 기준이 될 순 없다고 봅니다.”
 
 
  “5·18 희생자 넋 기리는 건 당연”
 
강석호 총재, 강기정 광주시장 등 주요 기관 단체장 및 자유총연맹 조직 간부 회원 400여 명이 2025년 4월 30일 광주 국립 5·18 민주화 묘역에서 참배 및 묘역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자유총연맹

  국민 통합도 강석호 전 총재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는 자유총연맹의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를 정례화했다. 이를 통해 자유, 인권, 그리고 민주로까지 지향 가치를 확장했다. 강 전 총재는 영호남과 세대, 이념을 넘어 5·18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 5·18 민주묘지 참배 정례화는 어떤 이유에서 결정하게 된 겁니까.
 
  “5·18 민주화 운동은 법률로 인정받았습니다. 저도 찬성했고요. 그리고 자유총연맹의 봉사활동은 지역 실정에 맞춰서 합니다. 예컨대 대구, 경북에선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희생된 국군을 위해 참배합니다. 그런데 광주광역시 지부에선 이런 게 없더라고요. 총재가 돼서 지역 실정에 맞는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남, 전북, 광주 회원들에게 1년에 한 번만이라도 5월 18일이 다가오면 광주 민주화 운동 묘역에 가서 참배하고 묘지를 청소하고 묘비도 닦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자고 했어요. 자유총연맹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2~3년 동안 진행했습니다.”
 
  ― 지역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엔 광주광역시장과 광주광역시의회 의장이 두 번씩이나 와서 고맙다고 했어요. 자유총연맹은 앞으로도 매년 5·18 참배를 할 예정입니다. 다만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해 자유총연맹을 지원하려고 하니 지역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노선이 다른 단체라는 이유로요. 오해를 풀려고 했죠. 하지만 저항이 거세 설득을 이루진 못했습니다.”
 
 
  “이승만 건국 정신 돌아보되, 용비어천가는 안 부를 것”
 
  자유총연맹 총회 건물 입구엔 이 단체의 설립자인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銅像)이 서 있다. 강석호 총재 시절 자유총연맹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의 관람을 독려했다. 이승만 건국 정신 계승 운동도 진행했다. 다만 영화를 둘러싼 역사 논쟁이 불거졌던 것도 사실이다.
 
  강 전 총재는 “영화 〈건국전쟁〉을 보니 그쪽(과오)은 아예 빼버리고, 오직 이승만 대통령의 과거 항일 투쟁부터 건국할 때까지의 공(功)을 위주로 다뤘다”며 “4·19 혁명이나 3·15 부정선거 등 이런 부분도 같이 다뤄서 비교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유총연맹에서 세미나를 할 때 이승만의 공만 일방적으로 다루지 않고 과(過)도 같이 다뤘다”며 “무조건 잘했다고 하면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바른 취지로 이승만의 건국 정신을 돌아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 이승만 건국 정신 계승 운동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념에 따라 (지지하는 역사적 인물이) 보수 진영에선 이승만으로, 다른 쪽에선 김구(金九·1876~1949년)로 갈라지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현 정부에선 이승만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과거엔 이승만 재단을 통해 이승만 기념관도 건립하고 도네이션(기부)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러한 활동들이 금기시되는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건국 세대의 희생을 조명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가 뿌리내린 과정에 대해선 이념 논쟁을 넘어 재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보 성명이 정치 중립 위반은 아니잖나”
 
  논란도 있었다. 강석호 전 총재 임기 기간인 2023년 2월, 자유총연맹은 정관을 개정해 정치적 중립 조항을 삭제했다. 같은 해 6월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보수 성향 유튜버의 정치적 편향 논란도 불거졌다. 정관 개정 논란에 강 전 총재는 종전 정치 중립 조항의 문언적 모호성과 현행 법률과의 중첩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치적 중립 조항은 지난해 10월 29일 다시 제정됐다. 자문위원 논란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해고했으며 자문위원 제도도 폐지했다고 밝혔다.
 
  ― 정치적 중립 조항을 삭제한 이유와 과정은 어떻게 된 건가요.
 
  “취임했을 때, 정관을 보니 ‘자유총연맹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돼 있더라고요. 모든 행사는 정치중립위원회를 통해 사전에 결재를 받고, 거기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있는 법률에 의하면 저희는 선거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중립위원회를 두면, 현실 정치에 관여하느냐 안 하느냐를 놓고 해석의 차이가 생겨서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르마를 탔으면(구분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예를 들어 정치인이 북한을 찬양하고 종북 세력을 돕는 정치적 행위를 한다면 자유총연맹이 목소리를 내야 할 것 아닙니까.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다른 나라가 대한민국 안보에 위협을 가할 때 자유총연맹 회원들이 궐기해서 반대의 뜻을 국민들에게 밝히는 건 자유총연맹이 설립된 근거입니다. 그런데 기존 정관의 조항에 따르면 이 모든 게 정치적 중립 조항에 걸릴 수 있어 애매한 거죠. 제가 취임하고 나서 윤석열 정부 때, 이러한 뜻을 행정안전부에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행안부에서도 심사숙고 끝에 삭제를 승인한 거죠. 자유총연맹은 정관을 마음대로 못 바꿉니다. 이사회를 거쳐 행안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죠. 정권이 바뀌고 나서, 행안부에서 먼저 이거(정치적 중립 조항) 복원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가르마를 잘 타서 (조항을 다시) 넣자고 했습니다.”
 

  ― 보수 유튜버 자문위원 위촉 논란에 관해선 어떤 입장인가요.
 
  “간부 한 명이 선거와 관련된 아스팔트(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토론회에서 발언하면서 말썽이 일었죠. 저희가 잘못한 점이죠. 논란이 되고 나서 즉시 인사위원회로 회부해 해고했습니다.”
 
 
  “李, 실용주의적이지만 국가관 우려되는 참모들도…”
 
  서두에 언급했듯, 인터뷰 시점에서 강석호 전 총재는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다. 3년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직을 내려놓는 데 대해 강 전 총재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총재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유와 안보를 지키는 대국민 봉사 단체라는 자유총연맹의 기능은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유총연맹의 정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재정 자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임 이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는데, 정치를 할 것이냐고 묻자 “나중에 살펴보겠다”고 대답했다.
 
  ―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요.
 
  “제가 볼 때, 이재명 대통령은 상당히 실용주의를 따른다고 봅니다. (2025년)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선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참모들이 (대북 정책을 두고) 양분돼 있습니다. 한쪽에선 비핵화를, 한쪽에선 북핵을 인정하자는 쪽으로요. 북한의 두 국가론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요. 군사 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그때 실용주의로 다가서겠지만, 이들의 과거 전력을 볼 때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극렬하게 반미(反美) 운동을 한 이들도 있고, 국가관이 우려되는 발언도 나오고 있으니까요.”
 
  ― 임기를 다 채우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까.
 
  “임기 3년을 다 마치면 좋겠지만, 자유총연맹은 이권을 추구하는 법인이 아니라 이념적인 단체입니다. 새 정부와 이념이 맞는 사람이 자유총연맹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제가 물러나는 게 회원들을 위해서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담을 드리지 않고 떠날 테니, 자유총연맹은 현 정부와 잘 협력해서 자유와 안보를 지키는 대국민 봉사활동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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