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잘 싸우면서 유능한 민생 정당 만들 것”

  •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 취재지원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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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3명…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 “정부·여당은 협치 생각 아예 없어… 하루 만의 여야 합의 파기, 놀랍지도 않아”
⊙ “내란특별재판부, 오로지 야당 탄압하기 위해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겠다는 것”
⊙ “내년 지방·보궐선거 앞두고 ‘잘 싸우는 사람’ 객관적인 평가 시스템 마련”
⊙ “전한길은 우리에게 필요한 의병… 강력한 역할 해야”

張東赫
1969년생 / 대천고, 서울대 불어교육과 졸업 / 제35회 행정고시 합격, 사법연수원 33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중앙지법 판사, 광주지법 부장판사, 21·22대 국회의원, 국민의힘 사무총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역임. 現 국민의힘 대표
사진=조준우
9월 둘째 주(8~12일) 한 주 동안 여야 관계는 냉·온탕을 오가며 급박하게 돌아갔다.
 
  월요일인 8일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만나 협치(協治)를 이야기했고, 10일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3대 특검법 처리에 대해 합의점을 찾고 여야(與野) 협의를 마쳤다. 협치의 희망이 피어오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11일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깨고 특검법 개정안을 민주당 원안대로 단독 처리를 강행했다. 합의를 마친 지 14시간 만이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란특별재판부’ 신설 등 자신의 생각을 천명했다.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금요일인 12일 오후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물론 원외 당원협의회, 지방의원, 당원 1만 50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규탄대회는 장동혁 대표 취임 후 첫 대규모 집회였다. 여야 관계는 협치의 가능성을 보인 지 이틀 만에 다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월간조선》의 장동혁(張東赫) 대표 인터뷰는 이처럼 정치적으로 긴박한 시점에 이뤄졌다. 9월 12일 오전 장 대표를 국회 대표실에서 만났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것은 모두 지킬 것”
 
8월 26일,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대표는 지난 8월 26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21대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후보와 결선투표 끝에 당선됐다.
 
  ― 전당대회 승리를 예상했습니까? 다른 경쟁 후보들에 비해 선수(選數)나 인지도 면에서 약한 편이고 나이도 가장 적었기 때문에 당선보다 정치적 ‘체급’을 올리기 위해 나온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요.
 
  “저는 선거에 출마할 때 인지도를 올리겠다느니 출마에 의의를 둔다느니 그런 생각을 하고 선거에 임하지 않습니다. 당선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고, 결선투표로 가서 결국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후보 중 가장 정치 경력이 짧고 나이도 젊다는 것은 우려의 요인이기도 하지만 기대 요인이기도 해요.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개혁과 혁신을 이뤄 낼 수 있고 새로운 도전을 과감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장점입니다.”
 
  ―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나가도 좋다”거나 전한길씨 옹호 발언,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계획 등을 포함해 강경하고 센 발언이 많았는데요. 취임 후에는 대통령과 적극 대화에 나서기도 하고 입장이 다소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있습니다. 지지해 준 강성 당원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톤(tone)이 달라졌을 수는 있겠지만, 제가 한 약속은 하나씩 지켜 나가고 있고, 반드시 지켜 나갈 겁니다. 다만 당원들께서 생각하는 속도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빨리 지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가장 의미가 있을 때, 정치적으로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시점에 적절하게 하는 게 맞겠지요.”
 
 
  “국힘 지지율 올라가야 진정한 협치 가능”
 
  ― 9월 8일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하고 이 대통령과 독대도 했습니다. 그날 회동은 협치의 가능성을 보여 준 자리로 평가됐는데요.
 
  “그날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일련의 사태를 보면 여당은 야당과 협치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의석 수 절대 우세인 여당이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지 않습니까.”
 
  ―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얘긴가요?
 
  “실질적인 협치가 이뤄지는 시점은 국민의 민심이 균형을 이루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인 폭주를 멈추고 속도를 줄이려면 민심, 즉 지지율이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우리 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민주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정부·여당이 손을 내밀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야당으로서 국민에 다가갈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정부·여당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제대로 지적하는 것이죠. 그렇게 지지율 균형이 맞춰진다면 협치가 가능할 것이고, 균형이 없으면 민주당은 절대 협치할 생각이 없을 겁니다.”
 

  ― 11일에는 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하루 만에 파기하고 특검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지요.
 
  “그러니까요.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여도 민심과 지지율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다면 저렇게 무리할 수 있겠습니까? 내란특별재판부 같은 걸 주장할 수 있겠어요?”
 
  ― 민주당은 폭주 중이지만 대통령은 실용주의자여서 당정 갈등이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대통령과 독대는 어땠습니까?
 
  “그 자리에서 저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좋은 얘기도 많이 나왔지요.”
 
 
  “민주당, ‘내란 정당 몰이’ 통해 정권 빼앗아 가”
 
  ― 그런데 그 후의 상황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대통령의 본심을 보여 주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나의 대표적인 예만 들어 보면, 대통령이 9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특별재판부가 왜 위헌(違憲)이냐’고 했는데요, 대통령의 인식이 저렇다면 협치가 가능하겠습니까? 과거 특별재판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구성원 모두 법관 자격이 있는 분들이었고 특별재판부 설치 역시 헌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죠. 오로지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겠다는 것 아닙니까. 내란 정당 몰이를 통해 정권을 빼앗아 갔고 지금도 내란 정당 몰이로 정당을 해산하자고 외치면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잖아요. 만약에 내란 특검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법원이 내란 무죄(無罪) 판결을 낸다면 이재명 정권은 바로 몰락하는 겁니다. 그러니 특별재판부까지 설치하자고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 법조인(판사) 출신으로서 느끼는 바가 많겠군요.
 
  “사법개혁도 검찰 해체도 일정 부분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사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 마음대로 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자신한테 걸린 재판도 사법부를 겁박해 다 중지시켰잖아요.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법과 사법부를 바라보는 인식이 이런 식이라면 협치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가 암울합니다.”
 
  ―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은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이 넘었죠.
 
  “그런데 이 대통령 주장은 뭡니까. 자신을 괴롭혔던 정치검찰은 해체하겠다, 검찰이 소설 써놓은 사건은 중지시키겠다, 유죄 판결 받은 내 측근들도 무죄로 뒤집겠다, 현재 대법관들은 자격이 없으니 내가 더 임명하겠다고 주장하잖아요. 자신은 완벽한 사람인데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가 자신을 죄인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고, 그걸 뒤집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란특별재판부 만드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 겁니다.”
 
 
  “李 대통령, 나보다 국민 앞에 한 말이 본심 가까워”
 
9월 12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서울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 파기에 반발하며 대화에 나서지 않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국민의힘
  ―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무시하는 점에서 이재명 정권의 불안한 징조를 보고 있다는 거죠.
 
  “그뿐입니까. 내란특별재판부가 뭐가 문제냐는 인식뿐만 아니라 ‘나랏빚이 뭐가 문제냐’는 인식까지 갖고 있어요. 문재인 정부가 이미 나랏빚 1000조원 시대를 열지 않았습니까. 이재명 정부가 이제 2000조원 시대를 열게 생겼어요. 위헌도 문제가 아니고 나랏빚도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할 때 빚 내서 퍼주고도 안 망하니까 이제 대한민국까지 그렇게 만들겠다는 거잖아요. 대한민국의 미래가 끔찍합니다.”
 
  ―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도 그렇게 암울하고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그 자리는 화기애애했어요. 하지만 며칠 후 100일 기자회견을 보면서 본심을 알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의 언행은 다 가진 사람이 너그럽게 조금 양보하고 생색 내는 거였습니다. 자신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데 야당 요구조건 몇 개 들어준들 뭐가 아쉽겠어요.”
 
  ― 대통령의 본심은 눈앞에서 한 얘기가 아닌 기자회견 내용에 가깝다는 거죠.
 
  “제 앞에서 무슨 얘기를 했든, 국민 앞에서 한 이야기가 진심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같은 날인 11일에는 민주당이 3대 특검법 여야 합의를 14시간 만에 깨고 특검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습니다. 며칠 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협치를 언급한 것이 민망할 정도로 짧은 시간에 합의를 파기해 버렸는데요. 예상했습니까?
 
  “민주당이 약속 깨는 건 너무 흔한 일이라 놀랍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가 수적으로 절대 열세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특검법 합의에 나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입장에서는 특검도 특검법도 인정할 수 없지만, 여당이 대화에 나서고 협치를 얘기하니 응한 겁니다. 대화로 최악의 특검법은 막아 보려고요. 그런데 그렇게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한 합의를 깨버린 겁니다.”
 
 
  “제대로 싸우고, 代案도 제대로”
 
9월 12일 국민의힘이 주최한 규탄대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 9월 12일에는 취임 후 최대 규모의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원래 여야 협의를 하기로 한 만큼 대규모 규탄대회까지 할 뜻이 없었어요. 그런데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나니 그 ‘백일상(床)’에 올라간 게 황당한 겁니다.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통과시키고, 특검법 개정안 통과까지 폭주를 하잖아요. 정부·여당은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축배를 들어야 되는데 그 시점에 미국에서 구금된 우리 근로자들은 일주일째 데려오지도 못하고 민심이 나빠지니까 야당에 화풀이를 해대는 것 아닙니까. 야당을 얼마나 탄압하고 자기들끼리 잘 먹고 잘살겠다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 대표 임기가 2년인데요. 임기 중 계획은 무엇이 있습니까?
 
  “일단 오는 연말까지는 제가 전당대회에서 약속드렸던 개혁의 그림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 준비기획단 출범, 조직 강화, 당원 교육 등을 통해 당을 정비하는 게 올해 계획입니다.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비어 있는 당원협의회들도 많기 때문에 조직강화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자리를 채우고 선거에 임할 준비를 할 계획이고요. 인재영입위원회도 상설화하려 합니다. 교육 기능이 마비된 지 오래이기 때문에 당원 교육과 인재 발굴 및 교육 시스템을 복원시켜 인재를 양성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여의도연구원도 최대한 빨리 혁신해서 예전 싱크탱크의 기능을 살려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제대로 싸워 나가는 야당, 잘 싸우면서도 제대로 된 정책 대안(代案)을 제시하는 유능한 민생(民生) 정당을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 ‘잘 싸우는 정당’을 만들겠다면 ‘잘 싸우는 사람’을 공천하겠다는 건가요?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일각에서 우려가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객관적인 공천 시스템을 만들면 그런 우려는 불식될 겁니다. 그동안 저희 당엔 열심히 싸우는 분들에 대해 평가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어요. 국회의원이 입법을 위한 토론회나 공청회를 얼마나 실시했는지, 국정감사 때 자료 요구를 얼마나 제대로 했는지,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얼마나 많은 발언을 하고 여당과 대립했는지, 지역에서는 당원들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교육했는지, 이런 객관적인 평가 자료가 없었습니다. 이를 취합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당에 도움 되지 않는 발언 하려면 당적 버려야”
 
  ― 시스템 공천은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 아닙니까. 역대 지도부가 꾸준히 강조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22대 총선 전에 당 사무총장을 지냈잖아요. 그때도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는 했지만 제가 보기엔 제대로 된 시스템 공천은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평가를 한다고 하는데 평가할 자료가 없어요. 기초자료가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평가할 자료를 충분히 쌓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 그동안 의원들이 제대로 싸우지 않았다는 거죠.
 
  “당이 제대로 싸우는 사람을 높이 평가해 주지 않는데 제대로 싸울 필요가 없지 않겠어요? 공천받고 당선되려면 국회 최전방에서 힘들게 싸우는 것보다 지역에서 논두렁 밭두렁 다니면서 막걸리 마시고 유권자들 손 잡고 인사하고, TV 패널로 출연해서 얼굴 알리는 게 더 유리하니 그런 데만 힘을 쓰는 겁니다. 당원과 국민이 공천에 참여하는 상향(上向)식 공천이란 언뜻 바람직해 보이지만 사실은 지역에만 붙어 있는 현역 의원 또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 있는 사람에게만 유리하고, 새롭고 참신한 인재에겐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요. 그래서 준비가 안 된 상향식 공천을 저는 반대합니다.”
 
  ―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뜻을 같이하지 않는 사람은 나가도 좋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발언했는데요. 공천을 안 주는 정도가 아니라 탈당해야 한다는 얘긴가요? 있는 사람끼리 뭉쳐도 모자랄 시점에 부적절한 태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우리 국민의힘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달고 방송 패널로 나오는 분들은 당의 방향과 다른 얘기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당의 입장을 최대한 대변하려고 노력하죠. 자신이 비판을 받더라도 최대한 당에 유리한 입장을 전달하려 노력해요. 그런데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분들 상당수가 우리 당을 비판하기 바쁩니다. 민주당 패널인지 국민의힘 패널인지 알 수 없는 수준이에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을 하려면 우리 당적(黨籍)을 버리라는 겁니다.”
 
 
  “민주당은 현역 위주로 방송 출연… 국힘은 기준 없어”
 
9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방송 토론이나 정치 프로그램에서 패널은 여야 양쪽을 골고루 섭외하는 게 보통인데, 국민의힘 측 섭외 현황은 문제가 있다는 거죠.
 
  “출연하면서 국민의힘 ‘전(前)’ 대변인,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이런 타이틀을 달고 당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어떻게 당의 공식 입장이나 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모은 의견을 대변할 수가 있습니까?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방송만 보면 ‘국민의힘에서 그러더라’라고 쉽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언론 기사가 그렇게 나가기도 합니다. 내부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우리 당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한 일입니다.”
 
  ― 얼마 전 ‘패널 인증제’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런 내용이군요.
 
  “인증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방송에서 최소한 균형은 맞춰 달라는 겁니다. 방송을 보면 민주당 측은 반드시 현역 대변인이나 부대변인 아니면 당직자가 출연하는데 국민의힘 측은 기준이 없어요. 방송국이 우리 당 쪽 패널을 섭외하려면 현재 지도부 구성원 또는 현직 대변인이나 부대변인, 원내대변인단, 미디어 대변인 등을 섭외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분들이 우리 당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공식 입장이고, 혹시 문제가 생겨도 책임은 우리 당이 질 겁니다. 하지만 당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않으면서 방송 활동이 하고 싶은 전직 대변인 그런 분들은 방송국이 섭외하지 말아야 하고, 그분들 스스로 국민의힘이라는 이름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그 타이틀이 아니면 방송에서 찾지도 않겠지만요. 우리가 의견을 제시할 테니 언론이 균형을 찾았으면 하는 게 저희의 바람입니다.”
 
  ― ‘당을 나가도 좋다’는 대상은 그런 분들이라는 거죠.
 
  “우리 당이 힘을 모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당을 공격하고 상대편에 서서 우리 당을 힘들게 하는 분들이 분명 있잖아요. 개인이 방송을 하는 건 자유지만 제발 국민의힘이라는 네 글자를 떼어 내라는 겁니다. 계속 해당(害黨)행위성 발언을 하는 분은 탈당하길 바랍니다. 곧 혁신을 위한 당무 감사가 있을 예정이고 어느 정도 결론이 날 수 있을 겁니다.”
 
 
  “3권 분립이 아니라 ‘3통’ 분립”
 
9월 11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장동혁 대표는 최근 ‘3통 분립’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해 화제가 됐다. ‘용산(대통령실)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국회)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김어준 씨 빌딩) 대통령’ 김어준 3명이 대한민국 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과 민주당은 물론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여론을 좌지우지하려 하는 김어준씨를 겨냥한 얘기다. 그는 “협치를 하려면 대통령과 여당이 양보하고 협치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에 갇혀 있고, 여당 대표도 강성 지지층에 갇혀 있다”고 했다.
 
  ― 최근 공식석상에서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3명’이라며 ‘3통(三統)’이 있다고 했습니다.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3명이 존재합니다. 근데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또 다른 파워가 있습니다. 제4의 대통령까지, 누가 진짜 대통령인지 제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진짜 대통령은 우리가 보는 대통령이 아닐 수 있어요.”
 
  ― 그렇게 확신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어제(9월 11일) 일어난 일입니다. 특검법 개정안과 관련해서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를 했는데 하루 만에 여당이 일방적으로 파기했죠.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를 했다는 건 각 당 원내 지도부가 자당(自黨) 지도부와 사전 협의를 했다는 것이고, 민주당은 당연히 대통령실과도 협의를 했을 겁니다.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원내 지도부 간 합의가 곧 여야 양당 합의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회민주주의와 정당민주주의 체제의 정당이 아니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게 빠른 시간 안에 깨진다? ‘3통’ 중 2통(이재명·정청래)이 결론지은 합의가 갑자기 왜 깨졌겠어요? 그렇게 만든 힘은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아닌 또 다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 힘이 ‘충정로 대통령’이라고 보는 건가요?
 
  “그럴 수도 있고, 또 다른 힘일 수도 있습니다. 강성 지지자들일 수도 있고요. 3통에 개딸까지, 어느 태양이 진정한 태양인지 제가 확정할 수는 없지만요. 원래 대한민국은 입법·사법·행정 3권이 분립돼야 하는데 그 3권을 대통령이 모두 갖고 있고, 그 대통령의 권력을 세 명의 대통령이 나누는 ‘3통 분립’인 겁니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힘 ‘플러스 알파(+α)’까지 존재하고요. 다수 여당이 입법 폭주를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까지 형성해 버렸어요.”
 
 
  “내년 지방선거는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 될 것”
 
  ― 정부·여당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막아야 하는 게 야당의 역할 아닙니까.
 
  “국민이 이런 상태를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익숙해져 버리면 안 되죠. 다만 우리가 너무 힘이 없어요. 우리는 열심히 싸우겠지만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여당이 협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고 입법 독주하는 모습을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심판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 내년 6월에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로 볼 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요.
 
  “저는 지금 지지율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는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잖아요.”
 

  ―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여 만의 선거인데 중간평가라고 보기엔 좀 이르지 않습니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그때까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위기는 충분히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하나로 뭉쳐서 정부·여당과 잘 싸우고 실정(失政)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요. 국민의힘이 혁신하는 모습, 희생하는 모습,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반드시 국민 앞에 보여 드릴 겁니다.”
 
  ― 국민의힘은 22대 총선 패배,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 전당대회 등을 거치며 내부적으로 상당한 분열과 갈등의 모습을 보였는데요. 현재 내부 결집력은 어떻습니까?
 
  “지금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는 손발이 잘 맞아 일을 진행하는 데 거침이 없을 정도입니다. 의원들도 한 목소리를 내면서 같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고요. 이제 중앙당과 원내 결집력은 문제가 없는 것 같고, 원외 당협위원장과 당원들까지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이려 합니다.”
 
  국민의힘은 9월 12일 오후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과 당협위원장, 당직자, 당원 등 1만 5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동혁 대표는 “우리 당원들만이 아니라 우파 시민들을 포함해 우파 전체의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 싸워 나가려 한다”고 했다.
 
 
  “전한길은 의병… 尹 면회, 조만간 신청할 것”
 
7월 31일, 전한길·성창경·강용석·고성국(왼쪽부터)씨 등 유튜버 4명이 공동 주최한 ‘자유우파 유튜브 연합토론회’에 당시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참석해 대담하고 있다. 사진=고성국TV
  ― ‘우파’라는 단어를 자주 씁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인식은 우리 당과 우파 시민들의 생각이 거의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은 우파 시민들과 함께 상황에 맞게 가장 효율적이고 적절한 방법을 동원해서 투쟁할 겁니다. 모든 걸 반드시 같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이 같은 만큼 같은 길을 가면서 시기와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행동하겠다는 뜻입니다.”
 
  ― 전한길씨나 보수 유튜버들과도 뜻을 같이하는 거죠?
 
  “그분들에게도 역할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뜻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투쟁하는 건 우리 의원들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뜻을 확산시키고 국민들을 설득하려면 그분들이 가진 힘을 활용하면서 함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한길씨에 대해서 이미 저는 분명히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관군(官軍)이고 그분은 의병(義兵)이라고요. 우리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확산시키고 우파 시민의 연대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전한길씨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관군의 옷이 아닌 의병의 옷을 입고 강력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 의병이라면, 전씨가 당직을 맡지는 않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했는데요. 갈 계획입니까?
 
  “이제 대표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됐고 그동안은 당의 상황을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곧,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접견하고 면회하려 합니다. 김민수 최고위원이 두 번 면회를 신청했는데 모두 불허됐기 때문에 저도 조금 더 상황을 보고 면회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내부 총질 없어야”
 
사진=조준우
  장동혁 대표는 국민의힘의 ‘전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민주당보다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 방법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여야가 대립하는 이슈가 있을 때 민주당은 직접 원내에서 먼저 목소리를 내질 않습니다. 민노총이든 전교조든 밖에 있는 조직에 이슈를 제공해 거기서 문제 제기를 하도록 만들죠. 사실은 본인들이 끌고가고 싶은 이슈고 본인들이 주도하는 이슈지만 그걸 시민단체 같은 곳에 줘서 거기서 문제 제기를 하도록 만들죠. 그렇게 이슈가 되면 자신들은 마치 몰랐다는 듯이 ‘이런 목소리들이 있구나’라며 그때부터 ‘프레임’을 만들어요. 그 프레임을 다시 밖으로 던지고, 밖에서 행동이 시작되고, 당은 장외(場外)까지 나가서 모든 걸 뒤흔드는 힘을 갖게 되고요. 근데 대단한 건 그 과정에서 절대 다른 목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 국민의힘은 그게 안 되나요?
 
  “우리는 뭘 하나만 해도, 3명만 모여도 다른 목소리가 납니다. 아니, 두 명만 모여도 다른 목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 다른 모습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전투력을 재정비하는 건데요. 우리 당에 속하는 사람이 다른 목소리를 내려면 국민의힘이라는 네 글자를 떼고 하든지 나가서 하든지 하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100명이 모여도 전투력이 30~40명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는데, 재정비해서 70~80명으로도 150~200명에 해당하는 전투력을 가질 수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보수 정당 역사상 보지 못했던 전투력 높은 정당을 만들려고 합니다. 거기에 함께할 수 없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을 하고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존의 전투력도 부족한데 거기다가 내부 전투력을 계속 떨어뜨리는 분까지 있으면 전투가 되겠습니까? 제가 웬만하면 이런 표현 안 쓰려고 하는데요, 이른바 ‘내부 총질’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모습은 이제 없을 겁니다.”
 
 
  “투쟁만으로 국민 공감 얻기 힘들다는 점 잘 알아”
 
  장 대표는 인터뷰 내내 정부·여당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다만 싸움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강력하게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으로 어떻게 싸울 것이냐 역시 중요한 일”이라며 “정책 대안을 갖고 전략적으로 싸우겠다”고 했다.
 
  “비판과 투쟁만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민생 정당의 모습을 보이면서 하나로 뭉쳐 강력하게 싸워 나갈 계획입니다. 민주당의 무도함은 날로 독해져 가고, 날이 갈수록 더 무서운 괴물로 변해 가고 있어요. 국민의힘과 국민이 힘을 합쳐 막아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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