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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대선 주자 연쇄 인터뷰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이재명이 내란 공범이고, 민주당이 내란 동조당”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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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대선 상황 되면 즉각 시장직 사퇴할 것”
⊙ “절대 의석 가진 정당에 행정권까지 주면 ‘히틀러의 나라’ 된다”
⊙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 탄핵 사건의 분수령 될 것”
⊙ “이재명은 악업 너무 많이 쌓아… 꺾는 데 시간 많이 필요치 않아”
⊙ “대선은 정권 교체·연장이 아니라 ‘제7공화국’ 프레임으로 치러야”
⊙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 청년에게는 꿈을’
⊙ “이재명 다룰 사람도, 트럼프 대적할 사람도 나밖에 없어”
사진=대구광역시청
  
《월간조선》 4월호 마감을 앞둔 3월 17일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認容)하여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조기(早期) 대선(大選)이 실시될 것입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는 이재명 대표로 사실상 결정되었습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에서도 이른바 잠룡(潛龍)들이 사실상의 출사표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헌재가 기각(棄却)이나 각하(却下)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헌재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직무에 복귀하게 되더라도 임기 단축 개헌을 한 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음 대선은 당초 예정되었던 2027년보다는 훨씬 앞당겨질 공산이 큽니다.
 
  대통령 탄핵은 불행한 상황이지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현 정국과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월간조선》은 ‘대선 주자 연쇄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월간조선》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 책의 발간 시점까지 회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헌재 결정 이전에는 어렵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월간조선》이 이번에 싣지 못한 분들과 인터뷰를 계속 추진, 게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3월 7일 대구행 열차에 올랐다. 홍준표(洪準杓) 대구광역시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작년 12·3 계엄 직후인 12월 12일 홍 시장을 인터뷰한 지 3개월 만이다. 당시는 계엄령이 선포됐다 해제되고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이 ‘내란수괴(內亂首魁)’로 몰리면서 ‘보수(保守)는 이제 망했구나’ 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그때 홍 시장은, “‘박근혜(朴槿惠) 탄핵’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보수 정치, 보수 집단이 탄핵된 게 아니라 보수정당에 들어와 있던 두 용병(윤석열·한동훈)이 탄핵된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운신하기가 나을 것” “대선(大選)에서 보수 후보가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는 또 “초짜 대통령 시켰다가 대한민국 폭망했으니, 이제 국민들은 경륜, 정치력, 배짱, 결기 있는 사람을 찾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했었다.
 
  솔직히 그때는 긴가민가했지만, 그 후의 전개 상황을 보면 상당 부분 홍준표 시장의 얘기가 맞아 들어갔다. 거리에서는 보수 세력의 탄핵 반대 집회가 끊이지 않았고, 윤석열 지지-탄핵 반대 여론이 40%를 웃돌았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엇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윤석열 구속의 부당성 계속 주장
 
  대구광역시 산격청사. 홍 시장은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인터뷰 장소로 들어왔다.
 
  “거 봐요. 내가 말한 대로 됐지요?”
 
  그날 법원이 내린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두고 한 말이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월 19일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속이 부당하다고 말해왔다.
 
  〈윤통의 신병부터 석방이 되었으면 합니다. 구속영장부터 무효이고, 공수처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그 수사서류는 모두 무효인 서류입니다. 일부 경찰 서류도 윤통이 증거 동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휴지에 불과합니다. 다툼의 여지가 이렇게 많은 사건인데 이 추운 겨울날에 현직 대통령을 터무니없는 혐의로 계속 구금하는 건 법 절차에도 맞지 않고 도리도 아닙니다.〉(2월 8일 페이스북)
 
  〈특히 성립이 안 되는 내란죄 프레임을 씌워 불법영장으로 체포, 구금하고, 구속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불법구속 상태로 기소한 검찰의 만행도 규탄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2월 13일 페이스북)

 
  ― 정말 말씀처럼 되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구속된 후 내가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게,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도, 영장 집행도, 구속기간을 하루 넘겨서 기소한 것도 모두 불법이었다는 것이었잖아요? 법원에서 낸 설명 자료를 보니, 그동안 내가 했던 말들을 그대로 써놓았더군요. 내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보람이 있네요.”
 
  ―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속이 되면 죄가 있는 것처럼 선입견을 갖지 않습니까.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구속하고, 나라를 후진국처럼 만들어버렸어요.”
 
 
  “헌재, 탄핵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지난 2월 8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가 열렸다. 사진=뉴스1
  ― 구속 취소가 앞으로 탄핵심판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나는 윤 대통령 구속이 취소되면, 그게 탄핵 사건의 분수령(分水嶺)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어요. 헌재가 탄핵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 그렇게까지야 되겠습니까.
 
  “절차적인 문제로 구속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그 부분이 내란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상당히 영향이 크거든요. 그리고 구속 취소가 되면 재구속이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형사소송법상 재구속은 안 됩니다. 지금 민주당은 꽤 황망해할 겁니다.”
 
  ― 헌재에서 탄핵을 인용(認容)하지 않을 수도 있을까요.
 
  “인용이 되려면 헌법재판관 6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때 4대 4로 갈렸잖아요? 인용이 되려면 그때 탄핵 기각(棄却)에 찬성했던 사람 중 두 사람이 저쪽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심리를 하고 있는 중에 윤 대통령의 구속이 잘못되었다고 덜컥 석방되어 버렸어요. 그런데도 네 사람 중에서 저쪽으로 넘어갈 사람이 있겠습니까?”
 

  ― 이진숙 위원장 탄핵이야 취임하자마자 탄핵을 했다는 것이 워낙 황당하니까 그런 결정이 내려진 거겠지요. 하지만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사유가 안 되는데 계엄을 선포했다는 점과 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나 국회 통보 절차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탄핵을 피하기 어려울 걸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결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대통령의 비상대권(非常大權), 이른바 통치행위(統治行爲)입니다. 통치행위는 자유재량행위(自由裁量行爲)입니다. 다소 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해서는 위법(違法) 판단을 안 하죠.”
 
 
  “헌재, 탄핵 반대 여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 제가 1980년대 중후반 대학을 다닐 때에도 벌써 통치행위론을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더라도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학계의 통설(通說)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통치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를 인정하더라도, 그 정도의 흠결(欠缺)을 가지고 과연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느냐 하는 헌법적 판단이 또 필요합니다.”
 
  ― 냉철하게 법적으로 판단하면 그렇지만, 헌법재판관들이 워낙 정치권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어서….
 
  “헌재는 정치적 사법기관이죠. 하지만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달리 지금은 탄핵 반대 여론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니, 헌재도 이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 헌재가 아까 말씀드린 계엄 선포 절차상의 하자(瑕疵) 같은 것만 가지고, 그냥 고(go)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 헌법재판소는 독일 헌법재판소와 달라요. 독일 헌재의 경우 탄핵 사건에서 위법 사실이 있으면 가볍거나 무겁거나 가차 없이 파면입니다. 우리 헌재는 노무현(盧武鉉) 탄핵 때 위법 사실이 있더라도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탄핵 기각을 한 적이 있잖아요. 계엄 절차와 관련해 일부 위반 사실이 있더라도 파면할 만한 사유가 안 된다는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계엄 사태는 두 폭주기관차의 충돌”
 
  ―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에는 경쟁자였지만, 시장님의 검찰 후배이기도 합니다. 저렇게 됐으니, 소회(所懷)가 남다르겠습니다.
 
  “윤 대통령이 초임(初任) 검사 시절에 내가 한 슬롯머신 사건 수사 보도를 보면서, ‘아, 평검사 한 명이 나라를 흔드는구나’라고 생각했고, 이후 나와 함승희 검사를 ‘검사의 모델’로 봤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랬는데 저렇게 됐으니 안타깝죠.”
 
  ―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요. 여기서 홍준표 시장은 늘 얘기하던 ‘검사 정치론’을 다시 피력했다.
 
  “윤 대통령이 2년 반 동안 ‘검사 정치’를 했기 때문이에요. 대통령의 역할 가운데 80%는 정치인데, 대통령이 된 후에도 정치보다는 계속 검사를 해왔어요. 한동훈(韓東勳)이를 시켜서 이재명(李在明) 잡는 데만 주력하다 보니, 여야(與野) 소통이 안 되고, 대립이 격화된 거죠. 노무현 정권 이래 좌우 대립이 이번 정권에서 가장 심했어요. 달려오는 양쪽의 폭주(暴走)기관차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인 건데, 이래서 나라에 지금과 같은 혼란이 왔다고 나는 봅니다.”
 
  ― 지난번 뵈었을 때에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달리 보수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습니다.
 
  “내가 건진법사도 아니고, 천공도 아닌데…. 그건 ‘예언’이 아니라 ‘예측’ ‘예지력’이라고 해야겠지요. 미래를 예측하는 힘은 과거에 대한 경험을 기초로 나오는 겁니다.”
 
 
  “대화하고, 타협하고, 소통해야”
 
홍준표 시장은 지난 2월 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구·광주 달빛철도 건설 특별법 국회 통과 축하행사에 참석했다. 사진=대구시
  ― 거리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열기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보수 세력을 대표해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거기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야겠지요. 노무현 대통령 이래 좌우가 분열된 지 20여 년입니다. 진영(陣營) 논리로만 대통령 선거를 하니, 선거가 끝나도 서로가 심정적으로 승복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나라가 어지럽지요. 이제는 이런 게 없어야 되겠죠. 정치적으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소통해서 안정된 나라로 끌고 가야겠지요.”
 
  ― 이번 일을 겪으면서 국민들이 ‘대통령은 역시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되려면 경륜이 있어야죠. 경륜이라는 것은 책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의 정치적 경험을 통해 묻어나는 것입니다. 이제 국민들도 초보, 경험 없는 사람을 젊다는 이유만으로 뽑아주는 건 불안하게 여길 것입니다.”
 
  ― 계속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는데, 과거 여당 원내대표나 당대표를 하면서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던, 내세울 만한 사례가 있습니까.
 
  “이명박(李明博) 정권 시절, 내가 원내대표를 할 때 야당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면서 예산 국회를 거부했어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증액할 수 있는 예산 실링(ceiling)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1조2000억원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야당 원내대표들을 모두 불러서 그 얘기를 해주고, ‘의석 수대로 정당별로 증액분을 나누어서 소속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자’고 제안했어요. ‘통예산’이라고 하는 건데, 그때 내가 처음 해봤어요. 그걸로 야당도 더 이상 4대강 예산에 대해 반대하지 않게 됐어요.”
 
  홍준표 시장이 늘 강조해 온 ‘각자에게 자신의 몫을 주는 게 정치’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 그게 좋게 보면 대화와 타협이지만, 달리 보면 ‘예산 나누어 먹기’일 텐데, 이 얘기를 기사로 쓰면 독자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
 
  “아, 써도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국회의원들이 자기가 가져가는 게 아니잖아요? 자기 지역구 사업을 하는 건데, 지역구 사업이 대한민국 사업 아닙니까? 경로당 하나 짓는다고 해서 북한에 짓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공존하자는 것이지, 부정부패하자는 게 아니잖아요?”
 
 
  “이재명이 쫓겨날 사람도 아니고”
 
  ― 지난번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 만일 탄핵이 기각된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래도 대선은 시기상의 문제일 뿐입니다. 윤 대통령도 최후진술에서 직무 복귀 시 임기 단축 개헌을 하고 물러나겠다고 했잖습니까? 시기가 조금 늦추어질 뿐이고,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건 변함없습니다.”
 
  ― 지난번 뵈었을 때, ‘국민들이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겠느냐’ ‘대선에서 보수 후보가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표가 여당 대권 주자들을 압도하는 걸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지금 여론조사는 ‘진영의 대표’를 묻는 것이고, 각 진영의 대표 선수가 한 사람씩 보이면 그다음부터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는 거죠. 여론조사를 하면 이재명 대표는 34~35%가 나오는데,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는 7년 동안 35%였어요.”
 
  ― 대선이 시작되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가 꺾일 거라고 봅니까.
 
  “이재명 대표를 꺾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
 
  ― 왜 그렇습니까.
 
  “이재명 대표는 악업(惡業)을 너무 많이 쌓았고, 양아치 같은 정치를 많이 해서, 그런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놓으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부끄럽겠습니까?”
 
  ― ‘양아치’라는 표현을 그대로 기사에 써도 괜찮겠습니까.
 
  “방송에서도 다 한 얘기인데…. 양아치 같은 짓 많이 했지요.”
 
  ― 민주당이 그런 이재명 대표를 밀어내고 다른 사람을 대선 주자로 내세울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건 불가능할 겁니다. 민주당으로서는 불가능할 겁니다.”
 
  ― 무슨 의미입니까.
 
  “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당’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가 쫓겨날 사람도 아니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
 
  ― 그래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권 교체 여론이 정권 연장 여론보다 훨씬 높게 나옵니다.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를 물어보면, 정권 연장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가 앞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제는 이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40년간 사명을 다한 제6공화국의 종언을 고하고 제7공화국으로 가는 기초를 닦아야 합니다. 즉 대선은 정권 교체냐 연장이냐 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난, 전혀 다른 프레임을 가지고 치러야 합니다.”
 
  ― 안 그래도 페이스북에서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연다》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제7공화국의 이른바 ‘시대정신(時代精神)’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봅니다. 좌우가 공존하는 나라, 나아가서 국민이 통합되는 ‘국민통합의 나라’.”
 
  ― 지금처럼 국민들이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누가 집권하더라도, 지난번에도 말한 것처럼 ‘각자에게 그의 것을 주는 것이 정의(正義)’라는 정신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야당에는 야당의 몫을, 여당에는 여당의 몫을, 장관에게는 장관의 몫을, 노동자에게는 노동자의 몫을, 사용자에게는 사용자의 몫을 골고루 나누어 줘야죠. 그 몫을 침범해서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오려 할 때 갈등이 생기고 분쟁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갈등을 조정하고 완화하는 가장 큰 기준이 ‘각자에게 자신의 몫을 주는 것’인데 로마의 철학자 울피아누스의 주장입니다. 경제의 측면에서 보면,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 청년에게는 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수 형 때문에 나는 편해졌지”
 
홍준표 시장은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인 2018년 3월 30일 김문수 현 고용노동부 장관을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본부’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사진=조선DB
  ― 국민통합을 강조하지만, 시장님도 ‘강성 우파’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요.
 
  “나는 ‘강성 우파’가 아니라 ‘정통 보수주의자’입니다. 원칙과 소신 때문에 강성 우파로 보이는 것이죠. 그래서 나는 문수 형[김문수(金文洙) 고용노동부 장관]이 나오는 게 반가워요. 나보다 더 보수적인 사고(思考)를 했던 문수 형이 나오면 나는 중도보수가 되는 거니까…. 또 지금까지는 내가 후보들 중에서 제일 꼰대였는데, 문수 형은 나보다 세 살이 많으니까 그 자리도 문수 형에게 양보하는 게 되고, 나야 편해졌지.”
 
  ― 김문수 장관을 ‘문수 형’이라고 하는 걸 보니, 개인적으로 친분이 좋은가 봅니다.
 
  “제15대 국회 입문 동기고, 김대중(金大中)-노무현 정권 때 대여(對與) 공격을 할 때 쌍두마차였으니, 정말 가깝죠.”
 
  ― 지금 국민의힘은 수도권을 포기한 ‘영남 DJ당’ ‘영남토호당’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건 일종의 프레임이죠. 내가 처음 국회에 들어간 제15대 때에는 보수정당이 수도권 정당이었어요. 나도 국회의원 5선 중 4선을 서울에서 했어요.”
 
  ― 그러던 것이 왜 오늘날에는 보수정당이 수도권에서 맥을 못 추게 됐을까요.
 
  “공천을 잘못해서 그런 겁니다. 선거 2년 전부터는 지역구 특성에 맞고 지역구에서 좋아할 만한 사람을 찾아 적어도 1년 전에는 확실히 배치를 해야 하는데, 늘 ‘날치기 공천’을 하고, 선거 20일 앞두고 겨우 후보자 공천을 하니, 선거가 되겠습니까?”
 
 
  “내일 대선 해도 준비되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월 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이 공동 주최한 ‘내란 종식·민주 헌정 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사진=조선DB
  ― 페이스북 등을 통해 ‘내일 대선을 해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언했던데요.
 
  “2017년 대선 때 보니, 당에서 아무것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참 황망했어요. 그래서 대구시장으로 내려오면서 첫 번째로는 대구 시정(市政)을 살피면서, 남는 시간은 차기 대선 준비를 해왔어요.”
 
  ― 그럼 대선 캠프 같은 것도 꾸려놓았습니까.
 
  “아직 캠프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10년 이상 같이 선거를 치러온 직계(直系) 멤버가 조금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중심으로 준비를 하면 쉽게 끝나지요. 다 대선을 치러본 사람들이니까….”
 
  ― 대선에서 내세울 가장 큰 자산은 역시 ‘경륜’인가요.
 
  “경험이고, 경륜이죠. 그리고 이재명을 다룰 사람도, 트럼프를 대적할 사람도 나밖에 없습니다. 내가 이건 자신합니다.”
 
  ― 시장님이라면 대선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이 ‘내란 공범’ ‘내란 동조 정당’이라고 몰아붙여도, 꿈쩍하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아니, 내란 공범은 이재명이죠. 이재명이 그동안 국회 권력을 믿고 얼마나 포학한 짓을 많이 했습니까? 탄핵 29번에, 예산 자기 마음대로 삭감해서 난도질해 버렸잖아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동의해 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192석이라는 다수 의석을 믿고 자기들 마음대로 좌파 법안 만들고, 나라를 혼란케 한 사람이 이재명 아닙니까?”
 
  ― 그렇죠.
 
  “그걸 못 참고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한 것인데, 그렇다면 두 사람은 ‘적대적 공생(共生)’ 관계 아닙니까? 한 명은 행정 권력 믿고 오기 부리고, 다른 한 명은 국회 권력 믿고 그렇게 난동질을 하다가 충돌한 게 ‘현 사태’ 아닙니까? 방휼지쟁(蚌鷸之爭)이라고 둘 다 물고 물리는 사이에 끼여서 국민의힘은 한 게 없잖아요? ‘내란 동조당’이라고 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지, 왜 국민의힘입니까?”
 
 
  “개헌은 100년 앞을 보고 해야”
 
  ― 개헌(改憲)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개헌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까운 게, 왜 민주당은 개헌에 대해 아무 말이 없을까요? 이재명이 사법리스크에 걸려 있으니, 그 전에 얼른 대선 치러서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욕심 때문에 그러는 거죠. 그리고 우리 당이 개헌 얘기를 하는 목적은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이 되면 시간이 없으니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고…. 양쪽 다 정치적 책임감이 없어요. 개헌을 하려면 100년 앞을 보고 해야 합니다.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를 가지고 여야 합의를 거쳐서 해야 합니다. ‘지방분권 개헌을 하자’는 식으로 한두 마디 툭툭 던지는 것으로 개헌이 되겠습니까?”
 

  ― 우리나라에서는 개헌이라고 하면 늘 권력구조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내놓았던 개헌안을 보면….
 
  미처 말을 마치기도 전에 홍준표 시장이 바로 받았다.
 
  “그건 사회주의 개헌이죠.”
 
  ― 맞습니다.
 
  “내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을 때 그걸 막았잖아요. 그때 바른정당에 있던 사람들을 다 불러들였는데, 그들이 내세운 게 ‘박근혜 출당(黜黨)’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총대 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대신, 그렇게 만든 의석을 가지고 문재인 정권의 사회주의 개헌안을 막은 것 아닙니까?” (문재인 정권이 내놓은 개헌안은 2018년 5월 24일 국회 표결에 부쳐졌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민주평화당, 정의당까지 ‘대통령 개헌안 철회’를 요구하면서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는 바람에 개헌안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남북 간 핵 균형’
 
  ― 흔히 ‘제왕적(帝王的) 대통령제’를 고쳐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제왕적 국회’가 더 문제 아닙니까.
 
  “개헌이라고 하면 대통령 권한 축소, 견제, 그것만 이야기하는데, 윤석열 대통령 들어와서 권한을 행사한 일이 있습니까? 지금은 국회 권한이 훨씬 셉니다. 무소불위(無所不爲)예요. 이번에도 대통령경호처가 경찰의 진입을 막았다고 경호처를 없애자고 했잖아요? 자기들에게 방해되면 전부 법률로 없애버리겠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 그렇죠.
 
  “야당이 전부 갖고 있는 의석이 192석인데, 개헌선에서 8석 모자라거든요. 이런 절대적인 의석이 있던 적이 없어요. 이렇게 국회에서 절대적인 의석을 가진 정당에 행정권까지 줘버린다? 이건 히틀러 정권이 되는 겁니다.”
 
  ― 게다가 사법부, 헌법재판소, 선관위도 저쪽으로 코드를 맞추고 있잖습니까.
 
  “‘히틀러의 나라’가 되는 거죠. 본격적으로 대선이 시작되면 국민들을 상대로 그런 문제들을 가지고 설득해야죠.”
 
  ―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안보가 걱정입니다.
 
  “다음 정부에서는 ‘남북 핵(核) 균형 정책’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내가 2017년부터 주장해 왔지만, 남북이 서로 핵 균형을 이루어야 대결 상태를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핵 균형이 없으면 남북 간에는 대결과 긴장만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김정은의 핵 노예가 되고 말 것입니다.”
 
  ― ‘평소 트럼프를 다룰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트럼프를 상대할 생각입니까.
 
  “트럼프는 워싱턴의 아웃사이더입니다. 바텀 업(bottom up) 방식보다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을 선호하고요. 트럼프 주위의 실세들과 트럼프 본인만 설득하면, 바이든 정권 때보다 대처하는 데 더 쉬울 겁니다.”
 
 
  ‘마지막 도전’
 
홍준표 시장은 작년 3월 28일 발레오모빌리티코리아(주) 제1국가산단 자율주행차 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대구시
  ― 만일 조기 대선 상황이 되면 시장직은 사퇴할 생각입니까.
 
  “나는 이번이 공직 생활의 마지막입니다. 마지막 도전인데, 시장직을 갖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조기 대선 상황이 되면, 즉시 사퇴합니다.”
 
  ― 명태균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명태균이라는 이름은 경남지사 할 때부터 들었어요. 아마 그때 행사장에서 한두 번 보기는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와는 밥 한 번 먹어본 적도 없고, 만나서 대화한 적도 없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명태균이 여론 조작 사기꾼이라는 걸 알고, 우리와 접촉을 하지 못하게 했어요.”
 
  ― 그럼 왜 그렇게 시장님과의 관련설이 나오는 겁니까.
 
  “경남지사 할 때, 내 밑에 직계나 방계(傍系)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내가 정치를 30년 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한두 명이겠습니까? 그중에서 명태균과 사적(私的) 거래를 한 사람이 있었어요. 그게 문제가 되는 건데, 나는 명태균을 만난 사실도, 전화 통화한 사실도 없고, 나중에 얘기만 들었어요.”
 
  ― 그 사람은 직계입니까, 방계입니까.
 
  “직계는 아닙니다.”
 
  ― 명태균의 변호사는 명태균과 시장님이 네 번 만났다고 주장하는데요.
 
  “명태균이 자기 혼자 떠드는 겁니다. 자기하고 나하고 네 번 만났다고 변호사를 시켜서 언론에 이야기한 건데, 다 거짓말입니다. 그래서 바로 고소했어요. 그런 거짓말에 놀아나는 게 대한민국입니다. 참 답답한 일입니다. 앞으로 그런 거짓말에 대해서는 모두 법적으로 대응할 겁니다.”
 
  ― 옛날 김대업 사건과 비견하는 말씀도 했더군요.
 
  “그때는 이회창 총재의 두 아들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조금 의혹이 있었고, 그걸로 출발해서 확대 재생산을 했으니 뿌리는 있었다고 볼 수 있죠. 지금은 뿌리도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겁니다. 저는 ‘특검을 하려면 해봐라, 중앙지검을 총동원해서 수사하려면 해봐라’고 했습니다.”
 
 
  “전기환·박철언 수사… 친인척 비리 없을 것”
 
  ― 역대 대통령들이 대부분 부인이나 아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내와 결혼할 때, ‘나는 바깥일을 집으로 갖고 들어오지 않을 테니, 당신도 내게 이런저런 얘기를 갖고 오지 마라’고 했고, 그러기로 약속했습니다. 친가 쪽으로는 사촌도 삼촌도 없고, 처가 쪽과도 왕래가 없습니다. 내가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형 전기환(全基煥)씨 사건을 수사했다가 광주(光州)로 쫓겨났었고, 박철언(朴哲彦)씨 사건을 수사했던 사람입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 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 일로 국민들을 걱정시킬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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