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MG엔터테인먼트의 〈캐치! 티니핑〉… 타깃층인 아이 넘어 어른들에게도 인기
⊙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티니핑은 사랑의 하츄핑, 가장 불필요한 티니핑은 ‘싫어’를 달고 사는 시러핑”
⊙ “한 시즌 제작비 30억원… 1년 반 동안 제작에 몰입”
⊙ “시즌 5에는 티니핑 시리즈 최초로 ‘러브라인’ 등장”
⊙ “‘등골핑’ ‘파산핑’ 등 비판적인 유행어도 감사하게 생각할 것”
張成
1978년생. 청강문화산업대 애니메이션 학과 졸업. 2003년 삼지 애니메이션(현 SAMG엔터테인먼트) 입사. 2011년 미국 에미상 수상. 2020년부터 〈캐치! 티니핑〉 감독 역임 중
⊙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티니핑은 사랑의 하츄핑, 가장 불필요한 티니핑은 ‘싫어’를 달고 사는 시러핑”
⊙ “한 시즌 제작비 30억원… 1년 반 동안 제작에 몰입”
⊙ “시즌 5에는 티니핑 시리즈 최초로 ‘러브라인’ 등장”
⊙ “‘등골핑’ ‘파산핑’ 등 비판적인 유행어도 감사하게 생각할 것”
張成
1978년생. 청강문화산업대 애니메이션 학과 졸업. 2003년 삼지 애니메이션(현 SAMG엔터테인먼트) 입사. 2011년 미국 에미상 수상. 2020년부터 〈캐치! 티니핑〉 감독 역임 중
- 〈캐치! 티니핑〉의 장 성 감독. 사진=고기정
SAMG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캐치! 티니핑〉 5기가 공개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20년 3월 19일 방영을 시작한 티니핑 시리즈는 타깃층인 5~7세 여아들을 넘어 어른들도 애청하는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에는 ‘티니핑 이름 맞히기’ 등의 게임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유행하는가 하면, ‘○○핑’ 등의 별명을 지어 부르는 것이 밈(meme)이 되어 우리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2003년부터 20년 가까이 ‘뽀로로’가 ‘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이들에게 인기였는데, 이제 그 자리를 ‘티니핑’이 차지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뽀통령’에서 ‘티니핑’ 시대로
〈캐치! 티니핑〉은 우주 어딘가에 있는 이모션(emotion) 왕국이라는 왕국의 공주 로미가 지구로 뿔뿔이 흩어진 마음의 요정인 ‘티니핑’을 캐치하러 지구로 떠나, 지구에 있는 ‘하모니 마을’이라는 마을에서 살아가며 학교 친구들, 그리고 하트로즈 베이커리 직원들과 일상을 보내며, 흩어진 티니핑들을 캐치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티니핑들을 캐치할 땐, 로미가 로열 티니핑들의 힘을 빌려 다양한 프린세스로 변신해 티니핑들과 마법으로 대결을 한 후 마법 도구로 티니핑을 큐브 속으로 보내 캐치를 한다.
기자는 인터뷰를 준비하며 〈캐치! 티니핑〉의 모든 회차를 보았다. 〈로열핑의 이름으로!〉 편에서는 로미를 위해 ‘해핑’이 희생하는 장면이 나와 혼자 사무실에서 눈물지었고, 〈풍선껌 대소동〉 편에서는 풍선껌을 먹고 부풀어 오른 티니핑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 이럴 정도로 〈캐치! 티니핑〉 애니메이션은 감동과 재미가 있었다. 모든 회차를 다 감상하고 나니, 시즌 1~5에 등장하는 티니핑만 50마리가 족히 넘었다.
어른과 아이를 웃음 짓게 만들고, 울상 짓게도 하는 〈캐치! 티니핑〉의 인기 요인을 듣기 위해 서울 강남역 SAMG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캐치! 티니핑〉 1~5기 감독을 맡은 장 성 감독을 만났다. 장 성 감독은 〈캐치! 티니핑〉의 성공 요인과 새롭게 개봉한 시즌 5기에 대한 스포일러를 살짝 들려주었다.
“감독은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관여하는 사람”
― 아이가 있나요.
“아들과 딸, 총 두 명입니다.”
― 따님도 〈캐치! 티니핑〉을 좋아하나요.
“매우 좋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캐치! 티니핑〉을 슬슬 졸업하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딸보다는 아들이 ‘내 아빠가 장 성 감독이야’ 하고 자랑하고 다닙니다. 아빠로서 참 뿌듯한 일이죠.”
―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감독은 어떤 일을 하나요.
“감독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관여하는 사람이에요.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죠. 시나리오나 스토리보드 제작 쪽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해요.”
― 처음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뭔가요.
“2016년에 〈레이디버그〉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몬카트〉라는 남아물(男兒物)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 〈캐치! 티니핑〉은 여아물(女兒物)인데, 처음으로 여아물을 맡게 되었을 때 부담은 없었나요.
“〈캐치! 티니핑〉을 기획할 당시 〈시크릿 쥬쥬〉가 여아들을 꽉 잡고 있었어요. 그랬기에 새로운 여아물을 제작하는 것에 반신반의한 생각이 들었고, 부담도 됐죠. 그런데 제가 제작한 〈몬카트〉가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고,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캐치! 티니핑〉을 열심히 만들었어요.”
― 남아물과 여아물의 차이는 뭔가요.
“판매되는 상품 자체가 달라요. 남아물은 주로 로봇이나 피겨(figure)를 중심으로 상품이 판매되는데, 여아물은 인형이나 드레스 등의 판매 비중이 높죠. 또 변신 과정이 아름다워야 여아들이 관심을 가져요.”
“한 시즌 제작할 때 30억원 투자”
― 녹음 과정에도 감독이 관여한다고 들었는데, 너무 하는 일이 많은 것 아닌가요.
“녹음도 감독이 관리하는 중요 영역 중 하나죠. 영상이 완성되면 바로 녹음실로 가서 BGM과 효과음, 캐릭터 더빙을 넣는 과정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조율도 감독의 몫입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힘이 정말 많이 들어요. 티니핑을 향한 애정으로 버티는 거죠.”
〈캐치! 티니핑〉 시즌 4와 극장판까지 합하면 출연한 성우는 96명에 달한다. 신용우, 남도형, 김서영, 이지현 등 잔뼈가 굵은 유명 성우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 〈캐치! 티니핑〉은 성우진(聲優陣)이 화려한 것으로도 유명하더군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유명한 분들도 있지만, 캐스팅 우선순위는 티니핑의 이미지에 적합한 목소리를 구사할 수 있는 분입니다.”
― 이미 너무 많은 티니핑이 등장해 성우진을 꾸릴 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캐릭터가 많다 보니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성우분이 애니메이션에 참여했는데, 사실 시즌 1 때만 하더라도 성우분들이 티니핑을 잘 몰라 캐스팅에 아주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되레 ‘왜 안 불러주냐’는 식으로 찾아오는 성우분도 계세요. 감사할 따름이죠.”
― 제작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한 시즌을 제작할 때 약 30억원 정도 투자를 합니다. 3D 애니메이션에다 시즌마다 출연하는 캐릭터도 다르고, 스토리가 복잡해지면 그만큼 추가되는 작업이 뒤따라 제작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죠. 시즌이 26편 정도의 장편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든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티니핑 축제〉 편입니다. 시즌 1에 출연한 모든 티니핑이 나와서 운동회를 하는데, 모션도 모션이지만, 체육복을 만들어 입힐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공을 들였어요.”
― 한 시즌을 제작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26편 기준으로 1년 반 정도 걸립니다. 1년마다 새로운 시즌이 나오는데, 시즌 진행 중에 새로운 시즌을 기획하고 제작에 들어가다 보니 이전 시즌과 다음 시즌 제작이 겹치는… 그런 상황입니다.”
“가장 정이 가는 티니핑은 ‘해핑’”
― 가장 정이 가는 티니핑이 있나요.
“시즌 1에 등장했던 해핑입니다. 〈로열핑의 이름으로!〉 편을 보면 해핑이 주인공인 로미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초기 제작 당시 희생하는 티니핑은 ‘하츄핑’이었어요. 그런데 스토리가 진행되고, 해핑의 서사가 쌓이면서 ‘해핑이 희생하는 게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해핑이 비록 초반에는 ‘악동핑’으로 활동하며 여러 문제를 일으켰지만, 해핑으로 돌아온 뒤 주인공인 로미를 위해 왕가의 힘을 개방한다는 서사가 참 멋지지 않나요? 그래서 해핑에게 가장 정이 가는 것 같아요.”
해핑은 ‘가면핑’의 꾐에 의해 ‘맛나 과일’을 섭취하고 악동핑으로 변해 로미와 그 일행을 줄곧 괴롭힌다. 하지만 로미와의 우정을 통해 로열 티니핑이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해핑으로 돌아와 위기 상황에서 로미 일행을 구해낸다.
― 악역이 나쁜 짓을 벌이면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나요.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티니핑 캐릭터 자체가 팔다리가 짧고, 귀여워서 무서운 부분을 좀 상쇄시켜 주는 것 같아요.”
― 티니핑도 성별이 있나요.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티니핑도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 있습니다. 남자 티니핑의 경우 코가 주먹코에 눈썹이 짧아요. 이와는 반대로 여자 티니핑은 하트 코를 가지고 있고 눈썹이 좀 더 길죠.”
― 티니핑 캐릭터를 보면,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던데, 이렇게 캐릭터를 디자인한 이유가 있을까요.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눈을 크게 만들었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도 눈이 모두 큰데, 디즈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귀여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눈을 크게 만든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하츄핑’”
― 티니핑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나요.
“티니핑의 이름은 회의를 통해 지을 만큼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 같이 이름을 짓기 위해 고민하죠. ‘무셔핑’의 이름을 지을 때를 예로 들면, 무셔핑은 모든 것을 무서워하는 티니핑인데 기존에는 ‘무섭핑’이었다가 어감을 좋게 하기 위해 무셔핑으로 최종 수정되었어요. 아이들이 많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니까, 이름은 대개 원초적으로 짓는 편이죠.”
― 먼저 이름을 짓고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거군요.
“네. 이름을 먼저 짓고, 그 이름에 맞는 캐릭터 제작에 들어가는데 이름과 연관된 액세서리를 넣으려고 노력해요. ‘시러핑’의 경우, 모든 걸 다 싫어하는 캐릭터라서 ‘X’가 그려져 있는 푯말을 들고 있어요. 시즌 4는 디저트가 메인 콘셉트라서 철저하게 디저트의 외형을 반영한 캐릭터들로 기획했고요. 티니핑에는 생각보다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답니다.”
― 감독님이 이름을 지어준 티니핑도 있나요.
“저는 ‘시러핑’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티니핑은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당연히 하츄핑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를 보세요. 사랑이 부족하지 않나요? 남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이 넘쳐나죠. 이런 사랑 없는 사회를 하츄핑이 바꿔줄 거예요.”
― 가장 불필요한 티니핑은요.
“시러핑이죠. 사람들이 모든 말에 ‘싫어’를 달고 사는 사회는 생각하기조차 싫네요.”
사랑의 감정을 담당하는 하츄핑은 〈캐치! 티니핑〉에서 빠지면 안 되는 티니핑 중 한 명으로, 주인공 로미의 짝꿍 티니핑이다. 시러핑은 말 끝에 ‘시러’라는 단어를 붙이며 모든 제안을 거절하는 심술궂은 캐릭터다.
― 초기 기획과 이미지가 달라진 티니핑도 있나요.
“‘퐁당핑’이라는 티니핑이 초기 기획과 많이 달라졌어요. 이제까지 티니핑들은 모두 두 다리이기 때문에 퐁당핑도 초기에는 두 다리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어요. 그런데 회의를 거듭하다 보니, 인어 꼬리가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거예요. 이렇게 현재 모습인 인어 꼬리가 붙는 것으로 결정이 났죠.”
― 티니핑 중에서도 상위 등급인 ‘로열 티니핑’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로열 티니핑은 시즌 제작 전 수를 미리 정해놔요. 스토리랑은 좀 무관한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있는데, 로열 티니핑이 한 마리면 아무래도 세 마리일 때보다 수익이 줄어들 테고, 너무 많으면 스토리 진행에 방해가 돼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로열 티니핑을 관리해야 합니다.”
― 시즌 5 로열 티니핑은 총 몇 마리인가요.
“5마리입니다. 일단 하츄핑이 5기에서는 ‘스타 하츄핑’으로 등장하고요, 이외에도 ‘빛나핑’ ‘초롱핑’ ‘빤짝핑’ ‘왕자핑’이 로열 티니핑으로 활약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 다른 시즌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나요.
“‘러브라인’이 추가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기존 〈캐치! 티니핑〉은 여아물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러브라인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즌 5에서는 사랑 이야기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사랑의 주인공은 로미가 될 수도 있고, 티니핑이 될 수도 있어요. 이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끼겠습니다.”
― 〈사랑의 하츄핑〉 영화로 어른 팬층이 많이 유입되었잖아요.
“팬층이 이전보다는 많이 넓어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어른, 두 연령층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력, 상향 평준화돼 있어”
― 저는 〈뽀롱뽀롱 뽀로로〉를 보고 자란 세대인데요, 이번에 〈캐치! 티니핑〉을 보고 기술력의 발전에 좀 놀랐어요. 한국이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걸까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정말 많이 발전했죠. 세계적인 기준을 두고 봐도 상향 평준화돼 있어요. 〈캐치! 티니핑〉 같은 경우에는 제작진이 욕심을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 시즌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감독님께서는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애니메이션 업계에 뛰어들었나요.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 같은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영상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업계에 뛰어든 거죠. 제임스 캐머런 영화를 많이 보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할 때도 참고를 많이 했어요.”
― 〈캐치! 티니핑〉은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느꼈는데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을 베이스로 깔아놓되, 부모님도 같이 보시니까 ‘같이 재밌게 보면 좋겠다’ 싶어서 영화 패러디 대사 같은 개그 요소를 섞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시대상을 타지 않는, 부모님들 세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 모든 에피소드에 아이들을 위한 교훈이 들어가 있던데요.
“교육적인 목적에서 의도적으로 교훈을 넣곤 합니다. 주위 반응을 들어보면, 로미와 하츄핑에 공감하고 몰입하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기도 하며 성장한다고 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의 순기능이 이런 거 아닌가 싶어요.”
“애니메이션 통해 한국 알릴 것”
SAM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상장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업체가 상장 등록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SAM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캐치! 티니핑〉 1기가 방영된 2020년에는 연 매출이 200억을 돌파했고, 2021년에는 260억, 2022년에는 580억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연평균 성장률이 자그마치 40%에 달한다. 이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되면 수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캐치! 티니핑〉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잖아요.
“네. 애니메이션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태권도, 떡볶이, 공기놀이 등 한국적인 요소를 자연스럽게 집어넣고 있습니다.”
― 현재 〈캐치! 티니핑〉의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뜨겁잖아요. 다른 나라 어린이들이 한국적인 요소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태권도나 공기놀이 같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한국적인 요소라서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합니다. 가장 어려운 곳은 중국이죠.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때 동북공정 등을 적용하는데 한국의 ‘한복’을 중국에서는 ‘한푸’라고 해요. 미묘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중국으로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때는 수정을 하는 편입니다.”
“비판적인 유행어도 감사하게 생각”
― 어른들 사이에서는 ‘파산핑’ ‘등골핑’ 등의 비판적인 유행어가 등장했잖아요. 기분이 나쁘진 않나요.
“유명세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 비판적인 것도 더 나아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해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비판적인 별명을 붙여주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줘서 감사할 따름이죠. 또 저희 제작진 입장에서는,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더 재밌게, 돈이 아깝지 않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 〈캐치! 티니핑〉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디자인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봅니다. 티니핑의 외형을 보면, 팔다리가 모두 짧잖아요. 마치 귀여운 아기 같죠. 또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아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외형과 스토리로, 부모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친숙함으로 다가가려고 합니다. 또 제작진이 진심으로 제작에 임한다는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죠. 앞으로도 〈캐치! 티니핑〉이 한국, 아니 전 세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뽀통령’에서 ‘티니핑’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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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티니핑〉 5기에 등장하는 로열 티니핑들. 왼쪽부터 빛나핑, 스타 하츄핑, 초롱핑, 빤짝핑. 사진=SAMG 엔터테인먼트 |
기자는 인터뷰를 준비하며 〈캐치! 티니핑〉의 모든 회차를 보았다. 〈로열핑의 이름으로!〉 편에서는 로미를 위해 ‘해핑’이 희생하는 장면이 나와 혼자 사무실에서 눈물지었고, 〈풍선껌 대소동〉 편에서는 풍선껌을 먹고 부풀어 오른 티니핑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 이럴 정도로 〈캐치! 티니핑〉 애니메이션은 감동과 재미가 있었다. 모든 회차를 다 감상하고 나니, 시즌 1~5에 등장하는 티니핑만 50마리가 족히 넘었다.
어른과 아이를 웃음 짓게 만들고, 울상 짓게도 하는 〈캐치! 티니핑〉의 인기 요인을 듣기 위해 서울 강남역 SAMG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캐치! 티니핑〉 1~5기 감독을 맡은 장 성 감독을 만났다. 장 성 감독은 〈캐치! 티니핑〉의 성공 요인과 새롭게 개봉한 시즌 5기에 대한 스포일러를 살짝 들려주었다.
“감독은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관여하는 사람”
― 아이가 있나요.
“아들과 딸, 총 두 명입니다.”
― 따님도 〈캐치! 티니핑〉을 좋아하나요.
“매우 좋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캐치! 티니핑〉을 슬슬 졸업하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딸보다는 아들이 ‘내 아빠가 장 성 감독이야’ 하고 자랑하고 다닙니다. 아빠로서 참 뿌듯한 일이죠.”
―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감독은 어떤 일을 하나요.
“감독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관여하는 사람이에요.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죠. 시나리오나 스토리보드 제작 쪽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해요.”
― 처음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뭔가요.
“2016년에 〈레이디버그〉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몬카트〉라는 남아물(男兒物)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 〈캐치! 티니핑〉은 여아물(女兒物)인데, 처음으로 여아물을 맡게 되었을 때 부담은 없었나요.
“〈캐치! 티니핑〉을 기획할 당시 〈시크릿 쥬쥬〉가 여아들을 꽉 잡고 있었어요. 그랬기에 새로운 여아물을 제작하는 것에 반신반의한 생각이 들었고, 부담도 됐죠. 그런데 제가 제작한 〈몬카트〉가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고,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캐치! 티니핑〉을 열심히 만들었어요.”
― 남아물과 여아물의 차이는 뭔가요.
“판매되는 상품 자체가 달라요. 남아물은 주로 로봇이나 피겨(figure)를 중심으로 상품이 판매되는데, 여아물은 인형이나 드레스 등의 판매 비중이 높죠. 또 변신 과정이 아름다워야 여아들이 관심을 가져요.”
“한 시즌 제작할 때 30억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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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가 〈캐치! 티니핑〉을 만나볼 수 있는 벌룬 페스티벌을 열었다. 사진=신세계프라퍼티 |
“녹음도 감독이 관리하는 중요 영역 중 하나죠. 영상이 완성되면 바로 녹음실로 가서 BGM과 효과음, 캐릭터 더빙을 넣는 과정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조율도 감독의 몫입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힘이 정말 많이 들어요. 티니핑을 향한 애정으로 버티는 거죠.”
〈캐치! 티니핑〉 시즌 4와 극장판까지 합하면 출연한 성우는 96명에 달한다. 신용우, 남도형, 김서영, 이지현 등 잔뼈가 굵은 유명 성우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 〈캐치! 티니핑〉은 성우진(聲優陣)이 화려한 것으로도 유명하더군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유명한 분들도 있지만, 캐스팅 우선순위는 티니핑의 이미지에 적합한 목소리를 구사할 수 있는 분입니다.”
― 이미 너무 많은 티니핑이 등장해 성우진을 꾸릴 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캐릭터가 많다 보니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성우분이 애니메이션에 참여했는데, 사실 시즌 1 때만 하더라도 성우분들이 티니핑을 잘 몰라 캐스팅에 아주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되레 ‘왜 안 불러주냐’는 식으로 찾아오는 성우분도 계세요. 감사할 따름이죠.”
― 제작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한 시즌을 제작할 때 약 30억원 정도 투자를 합니다. 3D 애니메이션에다 시즌마다 출연하는 캐릭터도 다르고, 스토리가 복잡해지면 그만큼 추가되는 작업이 뒤따라 제작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죠. 시즌이 26편 정도의 장편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든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티니핑 축제〉 편입니다. 시즌 1에 출연한 모든 티니핑이 나와서 운동회를 하는데, 모션도 모션이지만, 체육복을 만들어 입힐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공을 들였어요.”
― 한 시즌을 제작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26편 기준으로 1년 반 정도 걸립니다. 1년마다 새로운 시즌이 나오는데, 시즌 진행 중에 새로운 시즌을 기획하고 제작에 들어가다 보니 이전 시즌과 다음 시즌 제작이 겹치는… 그런 상황입니다.”
“가장 정이 가는 티니핑은 ‘해핑’”
― 가장 정이 가는 티니핑이 있나요.
“시즌 1에 등장했던 해핑입니다. 〈로열핑의 이름으로!〉 편을 보면 해핑이 주인공인 로미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초기 제작 당시 희생하는 티니핑은 ‘하츄핑’이었어요. 그런데 스토리가 진행되고, 해핑의 서사가 쌓이면서 ‘해핑이 희생하는 게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해핑이 비록 초반에는 ‘악동핑’으로 활동하며 여러 문제를 일으켰지만, 해핑으로 돌아온 뒤 주인공인 로미를 위해 왕가의 힘을 개방한다는 서사가 참 멋지지 않나요? 그래서 해핑에게 가장 정이 가는 것 같아요.”
해핑은 ‘가면핑’의 꾐에 의해 ‘맛나 과일’을 섭취하고 악동핑으로 변해 로미와 그 일행을 줄곧 괴롭힌다. 하지만 로미와의 우정을 통해 로열 티니핑이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해핑으로 돌아와 위기 상황에서 로미 일행을 구해낸다.
― 악역이 나쁜 짓을 벌이면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나요.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티니핑 캐릭터 자체가 팔다리가 짧고, 귀여워서 무서운 부분을 좀 상쇄시켜 주는 것 같아요.”
― 티니핑도 성별이 있나요.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티니핑도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 있습니다. 남자 티니핑의 경우 코가 주먹코에 눈썹이 짧아요. 이와는 반대로 여자 티니핑은 하트 코를 가지고 있고 눈썹이 좀 더 길죠.”
― 티니핑 캐릭터를 보면,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던데, 이렇게 캐릭터를 디자인한 이유가 있을까요.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눈을 크게 만들었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도 눈이 모두 큰데, 디즈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귀여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눈을 크게 만든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하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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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하츄핑〉이 지난 8월 7일 개봉 첫날 5만744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총 누적 관객수는 123만 명에 달한다. 사진=KOBIS |
“티니핑의 이름은 회의를 통해 지을 만큼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 같이 이름을 짓기 위해 고민하죠. ‘무셔핑’의 이름을 지을 때를 예로 들면, 무셔핑은 모든 것을 무서워하는 티니핑인데 기존에는 ‘무섭핑’이었다가 어감을 좋게 하기 위해 무셔핑으로 최종 수정되었어요. 아이들이 많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니까, 이름은 대개 원초적으로 짓는 편이죠.”
― 먼저 이름을 짓고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거군요.
“네. 이름을 먼저 짓고, 그 이름에 맞는 캐릭터 제작에 들어가는데 이름과 연관된 액세서리를 넣으려고 노력해요. ‘시러핑’의 경우, 모든 걸 다 싫어하는 캐릭터라서 ‘X’가 그려져 있는 푯말을 들고 있어요. 시즌 4는 디저트가 메인 콘셉트라서 철저하게 디저트의 외형을 반영한 캐릭터들로 기획했고요. 티니핑에는 생각보다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답니다.”
― 감독님이 이름을 지어준 티니핑도 있나요.
“저는 ‘시러핑’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티니핑은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당연히 하츄핑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를 보세요. 사랑이 부족하지 않나요? 남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이 넘쳐나죠. 이런 사랑 없는 사회를 하츄핑이 바꿔줄 거예요.”
― 가장 불필요한 티니핑은요.
“시러핑이죠. 사람들이 모든 말에 ‘싫어’를 달고 사는 사회는 생각하기조차 싫네요.”
사랑의 감정을 담당하는 하츄핑은 〈캐치! 티니핑〉에서 빠지면 안 되는 티니핑 중 한 명으로, 주인공 로미의 짝꿍 티니핑이다. 시러핑은 말 끝에 ‘시러’라는 단어를 붙이며 모든 제안을 거절하는 심술궂은 캐릭터다.
― 초기 기획과 이미지가 달라진 티니핑도 있나요.
“‘퐁당핑’이라는 티니핑이 초기 기획과 많이 달라졌어요. 이제까지 티니핑들은 모두 두 다리이기 때문에 퐁당핑도 초기에는 두 다리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어요. 그런데 회의를 거듭하다 보니, 인어 꼬리가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거예요. 이렇게 현재 모습인 인어 꼬리가 붙는 것으로 결정이 났죠.”
― 티니핑 중에서도 상위 등급인 ‘로열 티니핑’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로열 티니핑은 시즌 제작 전 수를 미리 정해놔요. 스토리랑은 좀 무관한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있는데, 로열 티니핑이 한 마리면 아무래도 세 마리일 때보다 수익이 줄어들 테고, 너무 많으면 스토리 진행에 방해가 돼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로열 티니핑을 관리해야 합니다.”
― 시즌 5 로열 티니핑은 총 몇 마리인가요.
“5마리입니다. 일단 하츄핑이 5기에서는 ‘스타 하츄핑’으로 등장하고요, 이외에도 ‘빛나핑’ ‘초롱핑’ ‘빤짝핑’ ‘왕자핑’이 로열 티니핑으로 활약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 다른 시즌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나요.
“‘러브라인’이 추가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기존 〈캐치! 티니핑〉은 여아물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러브라인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즌 5에서는 사랑 이야기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사랑의 주인공은 로미가 될 수도 있고, 티니핑이 될 수도 있어요. 이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끼겠습니다.”
― 〈사랑의 하츄핑〉 영화로 어른 팬층이 많이 유입되었잖아요.
“팬층이 이전보다는 많이 넓어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어른, 두 연령층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력, 상향 평준화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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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 비치되어 있는 〈캐치! 티니핑〉 캐릭터 상품. 사진=이마트 |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정말 많이 발전했죠. 세계적인 기준을 두고 봐도 상향 평준화돼 있어요. 〈캐치! 티니핑〉 같은 경우에는 제작진이 욕심을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 시즌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감독님께서는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애니메이션 업계에 뛰어들었나요.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 같은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영상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업계에 뛰어든 거죠. 제임스 캐머런 영화를 많이 보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할 때도 참고를 많이 했어요.”
― 〈캐치! 티니핑〉은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느꼈는데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을 베이스로 깔아놓되, 부모님도 같이 보시니까 ‘같이 재밌게 보면 좋겠다’ 싶어서 영화 패러디 대사 같은 개그 요소를 섞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시대상을 타지 않는, 부모님들 세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 모든 에피소드에 아이들을 위한 교훈이 들어가 있던데요.
“교육적인 목적에서 의도적으로 교훈을 넣곤 합니다. 주위 반응을 들어보면, 로미와 하츄핑에 공감하고 몰입하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기도 하며 성장한다고 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의 순기능이 이런 거 아닌가 싶어요.”
“애니메이션 통해 한국 알릴 것”
SAM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상장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업체가 상장 등록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SAM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캐치! 티니핑〉 1기가 방영된 2020년에는 연 매출이 200억을 돌파했고, 2021년에는 260억, 2022년에는 580억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연평균 성장률이 자그마치 40%에 달한다. 이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되면 수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캐치! 티니핑〉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잖아요.
“네. 애니메이션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태권도, 떡볶이, 공기놀이 등 한국적인 요소를 자연스럽게 집어넣고 있습니다.”
― 현재 〈캐치! 티니핑〉의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뜨겁잖아요. 다른 나라 어린이들이 한국적인 요소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태권도나 공기놀이 같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한국적인 요소라서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합니다. 가장 어려운 곳은 중국이죠.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때 동북공정 등을 적용하는데 한국의 ‘한복’을 중국에서는 ‘한푸’라고 해요. 미묘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중국으로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때는 수정을 하는 편입니다.”
“비판적인 유행어도 감사하게 생각”
― 어른들 사이에서는 ‘파산핑’ ‘등골핑’ 등의 비판적인 유행어가 등장했잖아요. 기분이 나쁘진 않나요.
“유명세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 비판적인 것도 더 나아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해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비판적인 별명을 붙여주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줘서 감사할 따름이죠. 또 저희 제작진 입장에서는,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더 재밌게, 돈이 아깝지 않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 〈캐치! 티니핑〉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디자인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봅니다. 티니핑의 외형을 보면, 팔다리가 모두 짧잖아요. 마치 귀여운 아기 같죠. 또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아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외형과 스토리로, 부모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친숙함으로 다가가려고 합니다. 또 제작진이 진심으로 제작에 임한다는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죠. 앞으로도 〈캐치! 티니핑〉이 한국, 아니 전 세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