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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한국애견연맹 송하경 총재

“20년 함께한 토이푸들 ‘아미’가 가장 기억 나”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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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名犬은 ‘보존’이 아닌 ‘개량’하는 것… 진돗개도 품종 개량해야
⊙ 펫숍·유기동물 문제 해결하려면 전문 브리더 확대해야
⊙ 입양할 개가 어떨지 궁금하면 父母犬 직접 봐야
⊙ 펫로스 증후군? 오히려 성숙해지는 기회… 곁에 있을 때 최선 다해야
⊙ 도그쇼 참가 계기로 애견연맹 활동… 2022년에 총재로 취임

宋河鯨
1959년생.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미국 로체스터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 모나미 대표이사 사장,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 역임. 現 모나미 회장, 한국애견연맹 총재
셰퍼드 존과 함께 한 송하경 총재.
  흰색 육각형 통에 숫자 153이 적힌 모나미 볼펜. 국민 누구나 한 번쯤은 손에 쥐어봤을 필기구다. 필기구의 대명사 모나미(Monami)는 1960년 광신화학공업으로 시작해 문구라는 한우물만 파고 있다. 모나미 직원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출퇴근할 수 있다.
 
  문구 기업 모나미를 이끄는 송하경 회장은 동물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승마장과 애견훈련소도 두고 있다. 승마장 주변을 배회하는 암컷 길고양이를 사비를 들여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 입양을 보낼 정도다.
 
  송 회장을 만나기 위해 훈련소가 있는 경기도 이천으로 갔다. 훈련소 사무실로 들어가니 늠름한 풍채를 뽐내는 로트와일러 수컷 한 마리가 기자를 맞았다. 털에는 윤기가 흘렀고 여유가 넘쳤다. 이름은 피트(Pit), 2023년 1월 1일생이다.
 
 
  愛犬家 기업인
 
송하경 모나미 회장은 2022년 4월 한국애견연맹 총재로 선출됐다. 사진=한국애견연맹
  애견가(愛犬家)인 송 회장은 동물과 함께 자랐다. 1959년생인 송 회장은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6세 때쯤 집에서 셰퍼드와 함께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라며 어릴 적부터 동물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길에서 입양한 고양이 한 마리와 부드러운 미색(米色) 털이 상징인 ‘코통 드 툴레아(Coton de Tuléar·코통)’ 종(種) 개 한 마리를 집에서 키운다. 고양이는 이름이 뚜이(8세), 코통은 히카리(5세)다. 코통은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발원한 소형 견종으로 몸무게는 5kg쯤 된다.
 
  — 뚜이랑 히카리는 싸우지 않고 잘 지냅니까.
 
  “네. 아주 잘 지내요.”
 
  — 지금까지 개를 몇 마리나 키우셨습니까.
 
  “집에서 키운 강아지는 10마리 정도 됩니다.”
 
  — 집에서 키우지 않는 개도 있습니까.
 
  “네. 훈련소에서 지내죠.”
 
  송 회장은 “훈련소에는 로트와일러 종을 비롯해 셰퍼드 등 덩치 큰 개 20마리가 있다”며 “아마 지금까지 거쳐간 개가 수백 마리는 될 거다. 독일에도 견사(犬舍)가 있다”고 했다.
 

  — 개와 언제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까.
 
  “국민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저축 습관을 들인다는 명목으로 한 달에 몇백원씩 통장에 저금하도록 했어요. 졸업할 때쯤 되니 만원을 모았죠. 이 돈으로 처음 개를 구했어요. 본격적으로 개를 키우기 시작한 건 1996년 즈음부터입니다.”
 
  송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개를 좋아했다. 개와 관련된 책은 어떻게든 구하려고 했다. 우편환으로도 주문해 관련 서적을 구했다. 당시 송 회장은 권투를 좋아했는데 그 바람에 ‘복서(boxer)’라는 종에 빠졌다. 복서는 몸무게가 30kg쯤 나간다. 불도그와 그레이트데인을 교잡해 만든 종이다. 근육질의 단단한 체격, 짧고 매끄러운 털, 납작한 얼굴과 처진 입술이 특징이다.
 
 
  복서 種 니키
 
  — 복서라는 종은 어떻게 구했습니까.
 
  “그때가 1970년대 초였을 겁니다. 전화번호부에 적힌 동네 동물병원에 다 전화를 걸었어요. 열 곳 넘게 걸다 효자동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서 ‘복서 새끼가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8000원을 주고 데려왔어요. 이름은 니키였죠.”
 
  — 니키랑 얼마나 함께했습니까.
 
  “4세까지 함께했는데, 도둑맞았어요. 그때만 해도 개 도둑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유기견이 문제지만 당시에는 개장수가 문제였죠.”
 
  — 가장 기억에 남는 개가 있습니까.
 
  “아미(Ami), 불어로 친구라는 뜻이에요. 모나미(Mon ami, 나의 친구) 할 때 그 아미예요. 토이푸들 종인데, 아는 분한테서 데려온 개예요. 저는 그간 큰 개만 키우고 작은 개는 안 키웠거든요. 아미는 제가 지금까지 길러본 개 중에서 가장 똑똑하고 영특한 개였어요. 지금까지도 아미 같은 개는 본 적이 없어요.”
 
  — 아미와는 얼마나 함께했습니까.
 
  “20년이요.”
 
  — 오래 살았군요. 아미의 장수 비결은 무엇입니까.
 
  “아마 유전이 가장 클 거예요. 그다음엔 운동인데, 만날 같이 산책했죠.”
 
  — 아미와 헤어질 때 슬프진 않았습니까.
 
  “자연의 섭리임에도 많이 슬펐어요. 하나 20년이면 오래 산 거예요. 천수(天壽)를 누렸다고 생각해요.”
 
  히카리가 오기 전 고양이 뚜이는 아미와 함께 지냈다. 처음에는 둘이 티격태격했지만, 날이 갈수록 뚜이와 아미는 서로 죽고는 못 사는 사이가 됐다. 아미가 나이가 들어 앞이 안 보이게 되자 뚜이가 보살펴줬다. 아미가 쓰러지면 뚜이는 “야옹, 야옹”거리며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송 회장은 로트와일러, 셰퍼드처럼 덩치 큰 독일 경비견을 좋아한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넘치기 때문이다. 그는 “‘개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개만 한 사람도 드물다”며 “개는 주인을 위한 충성심이 뛰어나고 거짓말을 안 한다”고 했다.
 
 
  1999년 첫 도그쇼 참가
 
  송 회장은 2022년 4월 한국애견연맹(KKF) 총재로 취임했다. 1999년 도그쇼(Dog show)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연맹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었다. 도그쇼는 개의 종 보존과 혈통 유지 발전을 위해 해당 견종의 특성을 가장 잘 갖춘 개를 선발하는 대회다. 개가 ‘견종 표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가리기 위해 골격, 모질, 걸음걸이, 성격 등을 평가한다. 이 때문에 도그쇼에 나서는 개는 중성화 수술을 하면 안 된다. ‘우수한 유전자’를 후대로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식을 자랑하듯 송하경 회장도 자기 개를 자랑하고 인정받고 싶어 도그쇼에 나갔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른바 ‘개꾼’이라고 하는 일부 참가자가 심사위원들과 결탁해 도그쇼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심사는 공정하지 않았고 동호회 수준으로 쇼가 운영됐다. 개의 수준, 브리더(Breeder·개를 전문적으로 번식시키는 이)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서로 돌아가며 1등을 나눠 먹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송 회장은 애견 문화가 발전하려면 좋은 개가 많아야 하고, 좋은 개는 도그쇼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위해선 도그쇼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애견연맹 이사로 참여해 도그쇼에서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바꿔갔다. 국제 교류를 늘리고 심사위원도 해외에서 초빙해 한국 도그쇼의 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섰다. 2010년대부터는 젊은 브리더들이 도그쇼에 새롭게 참가하며 한국 개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송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는 미국, 일본에서 개를 수입했다면 지금은 중국 등지에서 우리 개를 수입해가고 있어요. 한국 개의 수준이 높아진 이유는 ‘브리더가 실력을 갖추고 좋은 개를 키우면 도그쇼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죠. 이제는 국제 도그쇼에 나가면 한국 개들이 상위권에 입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도그쇼와 켄넬 클럽
 
2023년 12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코리아 프리미어 도그쇼’에 출전한 반려견들이 심사를 앞두고 있다. 사진=조선DB
  일반인에겐 도그쇼가 낯설다. 일부 혈통 좋은 개들끼리 경쟁하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보인다. 송 회장은 도그쇼가 생긴 배경과 역사를 설명하며 도그쇼가 왜 필요한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1859년 영국에서 처음 도그쇼가 생겼어요. 도그쇼가 생긴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이 키우고 싶은 개의 특성을 직접 보고 판단하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개가 좋은 개인지, 각 품종의 특징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죠.”
 
  — ‘켄넬 클럽(Kennel Club)’에 모인 사람들이 도그쇼를 만든 겁니까.
 
  “켄넬 클럽은 1873년에야 만들어졌습니다. 이게 재밌는 점이에요. 사람들은 켄넬 클럽이 자신들의 이익, 즉 개를 더 많이 분양하기 위해 도그쇼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은 도그쇼를 계기로 각 견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좋은 개를 만들기 위해 ‘켄넬 클럽’이 생긴 겁니다.”
 
  켄넬 클럽은 개의 혈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품종 표준을 만드는 사육 집단이다. ‘족보’를 관리하고자 만들어졌다. 견종에 대한 구분 없이 ‘번식업자’가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견종별로 전문적으로 번식하고 분양하는 문화가 있다. ‘푸들 켄넬 클럽’의 경우, 푸들 종만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번식, 개량해 분양한다.
 
  송 회장은 “도그쇼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개의 건강과 품종 특성을 보존하고, 책임 있는 반려동물 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더 나은 반려견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켄넬 클럽을 통해 개를 분양받으면 더 비싸지 않습니까.
 
  “오해입니다. 물론 좋은 개는 비싸죠. 하지만 모든 개가 비싼 건 아닙니다. 같은 엄마한테 태어나도 다들 특성이 다르잖아요. 켄넬 클럽을 통해 분양을 받으면 분양받은 개가 자라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어떤 유전적 취약함이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더 건강하고 책임 있게 키우기 위해선 필요하죠.”
 
 
  펫숍의 부작용
 
사진=조준우
  — 상당수는 펫숍을 통해 분양을 받습니다.
 
  “펫숍이 오늘날 유기견 양산을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를 만들어냈습니다.”
 
  — 왜 그렇습니까.
 
  “이른바 ‘퍼피 밀(Puppy mill)’이라는 곳에서 공장식 사육으로 물건 찍어내듯 강아지를 출산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개를 입양하고자 하는 시장의 수요는 고정돼 있어요. 개를 분양해 이익을 얻으려는 이들은 어미 개에게 호르몬제를 강제로 투약해 가임 기간을 늘립니다. 어미 개가 출산을 많이 해야 수익이 늘어나니까요. 이 과정에서 과잉 공급이 발생하고 수요의 불일치가 생깁니다. 결국 사람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개는 버려지는 거죠.”
 
  송 회장은 “장난감 사듯 너무 쉽게 개를 입양할 수 있다 보니 판매자는 물론 소유자도 책임감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문 지식을 갖춘 브리더를 통해 분양받으면 개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브리더는 책임감을 갖게 되고 입양자는 개를 키우면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갈 수 있죠. 하지만 ‘경매장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운영되는 지금의 펫숍에선 이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펫숍 문화는 태어나는 강아지에게도, 출산하는 모견에게도, 개 주인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좋지 않습니다.”
 
  퍼피 밀의 비좁은 철창에서 태어난 새끼 개는 도매상과 경매장을 거쳐 소매상인 펫숍에 도착한다. 가로 60cm, 세로 50cm쯤 되는 유리 칸막이에서 하루 종일 형광등을 쬐며 ‘최소한의 사료’만을 먹으며 사람의 선택을 기다린다. 운 좋게 선택받으면 다행이지만 선택받지 못한 강아지는 다시 퍼피 밀로 돌아가 그 어미의 운명을 답습하거나 유기견이 된다.
 
  한국은 일부 견종이 유행하면 퍼피 밀에서 이 견종을 집중적으로 출산해 펫숍으로 밀어 넣는다. 소비자는 깊은 고민 없이 쉽게 강아지를 집으로 들이게 되고 이 중 상당수는 유기동물이 된다.
 
 
  브리더 분양 통해 유기동물 줄여야
 
  — 펫숍이 사라지면 개를 입양하는 데 비용이 더 들지 않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브리더는 상황에 맞게 출산을 조절하며 대처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장의 수요는 정해져 있습니다. 가정마다 한 마리씩 키우던 개를 갑자기 3~4마리 키우진 않죠. 수요가 늘면 브리더들이 공급을 늘릴 겁니다. 수요가 줄면 브리더는 그것에 맞게 출산을 조절하고요. 중요한 점은 전문성을 갖춘 브리더가 책임감을 느끼고 건강한 강아지를 분양해야만 모두에게 이롭다는 점입니다. 유기동물 감소로도 이어질 겁니다.”
 
  펫숍에서 강아지를 분양받으면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를 묻는 게 쉽지 않다. 당초 특정 품종을 입양했으나 성견이 되니 해당 품종이 아닌 경우, 유전에 따른 질병 등 각종 문제가 있다. 송 회장은 전문 브리더를 통한 반려견 분양이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각종 사회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개를 잘 키우려면 훈련이 필수입니까.
 
  “개를 가르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훈련, 또 하나는 사회화. 사회화와 훈련은 달라요.”
 
  — 무엇이 다릅니까.
 
  “사회화는 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잘 살기 위해 정해놓은 규칙을 지키는 걸 의미합니다. ‘대소변 가리기’ ‘함부로 짖거나 싸우지 않기’처럼요. 일종의 에티켓이죠.”
 
  — 훈련은 어떻습니까.
 
  “개의 본능과는 상관없이 주인의 말에 복종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훈련이죠. 마약탐지견이 받는 교육이나 군견을 양성할 때 하는 교육이 바로 훈련이죠.”
 
  — 훈련과 사회화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합니까.
 
  “사회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개가 우리 사회에서 사람과 건강하게 함께 잘 지내려면 사회성이 필요하니까요. 개는 굳이 훈련하지 않아도 만날 데리고 살다 보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아들어요.”
 

  — 굳이 훈련을 시키고 싶다면 어떤 훈련이 있습니까.
 
  “어질리티나 프리스비처럼 개에게 성취감도 주고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죠.”
 
  어질리티는 보호자의 지시에 따라 반려견이 여러 가지 장애물을 뛰어넘는 반려견 스포츠를 말한다. 프리스비는 원반 던지기를 떠올리면 된다.
 
  한국애견연맹은 올 12월부터 반려견 사회화 교육 프로그램(Canine Socialize Program·CSP)을 시행해 반려견의 사회화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CSP는 ▲낯선 사람을 대하는 태도 ▲낯선 사람의 손길에 대한 반응 ▲다른 반려견을 만났을 때의 대응 태도 등을 평가한다.
 
  — 가끔 혼도 냅니까.
 
  “우선 개에게 ‘누가 주인인지(Who is the boss)’를 명확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잘했을 땐 잘했다고 칭찬하고, 잘못했을 땐 단호하게 표현해야 하죠. 저는 야단칠 때 목덜미를 잡고 흔듭니다. 어미 개가 새끼 개를 야단칠 때 목을 물거든요. 아! 노파심에 말하는데 개는 목덜미 부분에 신경이 적어 고통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父母犬 직접 봐야
 
  — 개를 입양하기 전에 꼭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선 책이나 매체를 통해 내가 키울 반려견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많이 준비할수록 더 좋은 주인이 됩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입양할 개의 모견, 부견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새끼나 강아지일 때 모습만이 아닌, 다 자랐을 때의 모습도 알아둬야 합니다. 모견과 부견을 직접 보면 ‘입양할 개가 나중에 어떻게 클지, 어떤 성격을 가질지’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 펫로스 증후군은 어떻게 극복하십니까.
 
  “생로병사는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인생에 있어 누구나 겪는 자연법칙이죠. 살다 보면 부모나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잖아요. 저는 개를 기르면서 이러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경험했어요. 미리 경험한 덕분에 헤어짐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헤어짐이 꼭 나쁨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죠.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살아 있을 때,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죠. 그러면 후회도 남지 않습니다.”
 
  —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1년에 한 번쯤은 꼭 정기 검사를 해줘야 합니다. 심장사상충 약도 꼭 먹이고요.”
 
 
  로트와일러 때문에 헌법소원
 
로트와일러 종 피트가 장애물 벽을 뛰어넘고 있다. 사진=조준우
  송 회장은 피트를 데리고 훈련장으로 나갔다. 훈련사 곁에 바짝 붙은 피트는 훈련을 놀이로 생각하며 명령에 집중했다.
 
  “제츠(독일어로 ‘앉아’), 플라츠(엎드려).”
 
  훈련사는 독일어로 명령했고 피트는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높이 1m쯤 돼 보이는 장애물도 우아하게 뛰어넘었다.
 
  송 회장은 오는 9월 피트를 독일로 보내야만 한다. 로트와일러가 이른바 ‘맹견(猛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피트가 계속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하지만 피트는 도그쇼에도 나가야 해 중성화 수술을 할 수 없다.
 
  2024년 4월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를 5대 맹견으로 지정했다. 맹견을 키우려면 동물을 등록하고 맹견 보험 가입과 중성화 수술을 해야만 한다.
 
  송 회장은 “로트와일러의 생김새만을 보고 맹견으로 지정한 측면이 있다”면서 “특정 종의 특성도 영향을 미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를 키우는 주인의 역할이다. 그런데 정부는 모든 책임을 특정 종에게만 지우고 있다”고 했다.
 
  한국애견연맹 관계자는 “각종 개 물림 사고와 관련한 신고 건수는 통계로 있지만 어떤 종이 사람을 얼마나 공격했는지에 대한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로트와일러 소유주와 브리더는 정부의 방침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7월 로트와일러 맹견 지정과 관련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는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특정 견종에 대해 예외 없는 일괄적 중성화 수술을 강요해 반려견의 가족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주고 있다”며 “오직 외모로 분류되는 견종 분류 방식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개의 공격성은 (외모에 의해 결정되는) 견종이 아닌 각 개체의 특성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로트와일러 종임에도 로트와일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보스 십독’ ‘티베탄 마스티프’라고 주장할 경우 그 개는 더 이상 ‘로트와일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고 했다. 또 로트와일러보다 덩치가 큰 ‘캉갈 도그’ ‘도고 아르헨티노’ ‘케인코르소’ ‘불키 쿠다’ ‘도베르만 핀셔’ 등은 맹견으로 지정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진돗개가 경찰견·군견이 될 수 없는 이유
 
2023년 3월 1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한국애견연맹 주최로 전국 애견미용 콘테스트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경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조선DB
  진돗개는 세계적인 개가 될 수 있을까. 충성심으로 소문난 진돗개는 왜 경찰견이나 군견으로 투입되지 않는 걸까. 송 회장은 진돗개에 대한 표준, 이른바 ‘혈통’이 정립되지 않아 세계화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진돗개의 경우 미국에서 경찰견 활용도 평가를 받았지만 모두 경찰견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진돗개가 귀소 본능과 독립성이 강해 통제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성질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치 진돗개가 충성심이 강한 것처럼 묘사되곤 한다.
 
  송하경 회장은 “진돗개의 세계화를 위해 목적에 맞는 품종 개량이 필요하다”며 “50년 전의 셰퍼드와 지금의 셰퍼드는 외형은 비슷할 수 있으나 특성이 다르다. 독일은 토종 개를 보존, 개량해 셰퍼드, 도베르만 등 명견을 길러냈다. 명견은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량’하는 것”이라고 했다.
 
  긴 허리와 짧은 다리를 자랑하는 웰시코기 종도 당초 양의 다리 사이를 지나가기 위한 목적으로 개량한 품종이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견종은 상당수(약 300종)가 인위적 개량으로 만든 종이다.
 
  진돗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 관할 부처가 국가유산청이다. 진돗개가 가진 과거의 원형에만 집착하니 품종 개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아키다, 기슈, 시바 등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보급해왔다. 덕분에 시바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다. 아키다는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 아키다’로 개량됐다.
 
  한국애견연맹은 한국 애견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FCI 국제애견미용》을 영문판으로 출간했다. 한국에선 애견 미용 분야가 발전해 있지만 해외에서는 일부 전문 브리더를 제외하고는 애견 미용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이러한 차이에 주목한 송 회장은 “이번에 발간한 책을 계기로 한국의 애견 미용 기술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애견연맹은 대학의 반려동물 특성화 학과와 협력해 애견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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