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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우영 전 폴리텍 이사장

“김건희 여사 논란? 실력 없으면 재임용 안 되는 곳이 폴리텍”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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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정권 5년간 학교 경쟁력 추락”
⊙ “문재인, 민노총 출신이나 사실상 정치인 출신을 이사장으로 임명”
⊙ 박근혜, 관피아 척결 일환으로 일면식 없는 이우영 한기대 교수 임명
⊙ “대선 때 하도 시끄러워서 강서 폴리텍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김건희, 스승 자격 갖춘 인물’”
⊙ “정치에 휘말려 공격당해… 김건희 여사, 굉장히 억울할 것”

이우영
1960년생.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공학 박사 /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단장, 한국기술교육대 능력개발교육원 원장, 한국폴리텍대 이사장, 현 한국기술교육대 기계공학부 교수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 이사장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사퇴했다. 그는 학교 예산으로 주민들에게 대량의 본인 홍보성 문자를 뿌려 정부 감사를 받고 있었다. 조 전 이사장에 관해 물으니 한국폴리텍대 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문재인 정권 5년간 폴리텍이 많이 망가졌습니다. 이번에는 낙하산 인사가 ‘이사장’으로 오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폴리텍 이사장이었던 조재희씨가 재직 당시 학교 예산으로 자신의 지인과 지역구 주민 등에게 보낸 문자 내용 캡처. 사진=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
  조 전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을 여러 차례 지낸 정치인으로, 2021년 3월 폴리텍대 이사장에 임명될 때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전임 이석행 이사장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었다. 이 전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12월 폴리텍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석행 전 이사장은 부당 승진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승진 순위 11위였던 A씨를 1급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승진 대상 인원을 상향 조정(2→3명)했다고 한다.
 
  왜 폴리텍 핵심 관계자가 ‘낙하산 인사’에 소위 ‘학(瘧)’을 뗐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낙하산 인사는 문재인 정권에만 있었을까. 직전 박근혜 정권은 어땠을까. 박근혜 정부 시절 폴리텍 이사장이었던 이우영(李祐榮·63)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를 만난 이유다.
 
  폴리텍은 고용노동부가 출연해 만든 평생직업교육 전문대학이다. 법상 ‘기타 공공기관’에 속한다. 전국 곳곳에 35개의 캠퍼스가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의 모태는 1968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산업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인천에 설립한 중앙직업훈련원이다.
 
  1977년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펴던 정부는 고급 기능인력을 추가로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창원기능대학을 설립했다. 1994~1995년 전국 10개 공공직업훈련원을 기능대학으로 개편했다. 이때까지는 이들 기능대학이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의 대학으로 분류됐다. 그러다가 2006년 현재의 한국폴리텍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박근혜의 관피아 척결 덕 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당시 관피아 척결의 일환으로 일면식도 없는 이우영 한기대 교수를 폴리텍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사진=YTN 캡처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일면식도 없었죠.”
 
  ― 낙하산 인사는 아니었네요.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이전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전면적인 국가 개조를 선언했죠. 국가 개조의 핵심으로 관피아 척결을 지시했는데, 제가 그 덕을 본 셈입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 점을 높게 평가했을까요.
 
  “제가 기계공학 전공인데 특이하게 산학협력 분야에서 일을 많이 했습니다. 2007년에는 ‘산·학·연 협력대학’의 모범적 모델방안 제시와 성공적 운영으로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죠. 이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이우영 교수는 1992년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2006년부터 인적자원개발(HRD) 분야 업무를 맡았다. 한기대 최장수 산학협력단장(2006~2010년)을 비롯해 국가HRD컨소시엄 허브사업단장, 능력개발교육원장, 창업보육센터장 등 인적자원 개발 관련 핵심 보직을 거쳤다.
 
  ― 한기대 산학협력단장을 맡으면서 설립한 ‘첨단기술교육센터’가 높은 평가를 받았죠?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설치, 운영하는 교육센터였죠. 2006년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제2캠퍼스에 센터를 설립하고 협력사 재직자 향상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했습니다. ‘브리지 모델(Bridge Model)’이라 부르는데요, 2006년 한 해에만 삼성전자, 삼성SDI 등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기술인력 1만5000여 명을 함께 재교육시켰습니다.”
 
  ‘첨단기술교육센터’는 대표적인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모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메일 ID에 ‘007’ 들어간 이유
 
  ― 여러 기사를 보면 폴리텍 이사장으로 임명되고 고용노동부 주관 기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던데, 비결이 뭐였습니까.
 
  “무엇보다 평생 일자리를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과 훈련 프로세스 혁신에 가장 역점을 뒀습니다. 폴리텍은 생애 전 단계를 책임지는 평생교육기관입니다. 핵심은 3A(Anytime, Anywhere, Anyone)입니다. 직업훈련을 원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최고의 직업훈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이 교수가 이사장일 당시인 2016년 폴리텍 졸업생의 취업 유지율은 92%였다. 취업 유지율이 높다는 것은 들어간 직장에 만족해 이직이나 퇴사 없이 오래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런 결과는 이 교수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A등급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이사장 시절에 만든 이메일 ID가 독특하더군요.
 
  “‘CEO 007’ 말씀하시는 거죠? ‘007’은 이전부터 즐겨 쓰는 이메일 ID인데요, 영화에서의 첩보원 코드명처럼 기민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폴리텍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민감한 주제인데요,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경쟁력 지표와 인지도가 급격히 추락했다고 봅니다.”
 
 
  “정원 미달은 폴리텍 설립 이후 처음”
 
  ― 실제 2021년 자료를 보니 폴리텍의 많은 캠퍼스에서 정원이 미달됐더군요.
 
  “정원 미달이 된 것은 1968년 폴리텍 설립 이후 처음이었죠.”
 
  2021년 40개 캠퍼스 대학 정원은 7025명이었지만, 입학 인원은 6834명에 그쳤다. 코로나19 탓도 컸다.
 
  ― 낙하산 인사가 이사장으로 와서 그런 걸까요.
 
  “기술과 교육을 좀 아는 분이 오시는 게 맞죠. 예를 들어 신설학과를 만듭니다. 제일 중요한 게 뭐냐면 교수님들이죠. 근데 학과부터 신설하고 보니까, 전기과 교수님들이 반도체 과목을 가르치고 하는 겁니다. 성공할 수 없는 구조지요. 저는 신설학과를 만들 때 제일 먼저 교수님부터 뽑았습니다. 한 1년 전에 교수님들을 미리 뽑아서 준비할 시간을 드렸죠.”
 
  2020년 말 기준 폴리텍 취업률은 77.5%였다.
 
  ― 또 아쉬운 부분은 없습니까.
 
  “저는 폴리텍을 세계 최고 수준의 직업학교인 호주의 TAFE(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를 넘어서는 글로벌 직업교육훈련기관(K-폴리텍)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특성화고 학생들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이론과 현장실무를 배우는 ‘산학 일체형 도제(徒弟)학교’와 폴리텍대학 학위 과정을 연계한 ‘P-TECH(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 과정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으로 보내는 해외연수를 호주로 일원화하고, 교수들이 호주 연수를 통해 선진교수법을 배우고 호주 정부가 인정하는 역량 평가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했지요.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없어졌더라고요.”
 
  호주 시드니 TAFE는 1891년 설립된 직업훈련기관으로, 다양한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이다.
 
 
  “이우영의 ‘이’자도 꺼내지 마라”
 
  ―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이사장을 거치면서 폴리텍이 글로벌 마인드를 상실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4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지식보다 인간 개개인이 다른 가치로 소유하는 경륜과 지혜의 수요가 늘어나고 새로운 자아실현과 욕망 충족을 제공하는 분야가 일자리들을 대체할 것입니다. 이에 맞춰 직업교육서비스 역시 개인화를 넘어 초(超)개인화로 빠르게 변화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최고 직업훈련 대학으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process)들이 주춤한 것이죠. 안타까운 세월입니다.”
 
  ― 원래 정권이 바뀌면 전임자 흔적을 지우잖아요.
 
  “저는 교수라 정치는 잘 모릅니다. 잘한 것은 이어갈 줄 알았죠. 그런데 딱 끊어버리니까요. 학교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우영의 ‘이’자도 꺼내지 말라는 분위기가 강했다더군요.”
 
  ― 그래도 ‘참人폴리텍(Charming Polytechnic)’ 운동은 계속되는 것 같은데요.
 
  “그렇네요.(웃음) 제가 TF를 구성해 만든 명품 인재 플랫폼인데 참 좋은 환경과 참 좋은 스승이 참 좋은 학생을 배출한다는 개념입니다. 참다운 기술인재 육성을 위해 혁고정신(革故鼎新·옛것을 뜯어고치고 솥을 새것으로 바꾼다)의 신념으로 폴리텍 고유의 미래지향적 조직 문화를 창달하자는 문화 밸류 업(Value Up) 운동입니다.”
 
 
  “김건희, 따뜻하고 솔직한 스승이었다더라”
 
한국폴리텍대학 강서 캠퍼스 전경이다. 사진=폴리텍 강서 홈페이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폴리텍은 정치 한복판에 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한국폴리텍대학 서울 강서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이력 때문이었다.
 
  김 여사는 2014년에 제출한 국민대 교원 임용지원서에 한국폴리텍대학 부교수(겸임)라고 기재했는데, 민주당 측에서 실제로는 ‘산학겸임 교원’이란 지적을 내놨다. ‘산학겸임 교원’은 ‘교수’ 직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폴리텍대학 인사 규정 시행규칙(제45조의 3)을 보면 산학겸임 교원은 교수 대우, 부교수 대우, 조교수 대우로 각각 임용한다. 김 여사는 한국폴리텍대학에서 5년간(2005년 3월 1일~2010년 2월 28일) 출강했다.
 
  김 여사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는 조교수 대우,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부교수 대우를 받았다.
 
  ― 폴리텍이 정치에 휘말렸을 때 기분이 어땠습니까.
 
  “제가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와 김건희 여사가 학생을 가르친 시기가 다릅니다. 하도 시끄럽기에 제가 한 번 알아봤습니다. 강서 폴리텍 분들한테요. 제가 이사장 할 때 강서 폴리텍을 가장 많이 방문해서 가까운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김 여사는 학생들한테 따뜻하고 솔직한 스승이었더군요. 기업가 마인드가 강한 창의적인 분이란 평도 많았습니다.”
 
 
  “폴리텍은 역량 없는 교수가 버틸 수 없는 곳”
 
지난 3월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대형 스크린에 나타난 장미꽃에 손을 올리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좋은 이야기만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아는 한 폴리텍은 문제 있는 분이 5년간 강의를 할 수 없습니다. 일반 대학의 교수님들은 그냥 강의만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폴리텍 교수님들은 다르죠. 밀착형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합니다. 강의도 해야 하고, 학생 멘토링도 해줘야 하지요. 게다가 취업 성과도 내야 합니다. 일반 교수들보다 2배 이상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걸 종합해서 학장, 학생들이 평가하는데 점수가 높은 분만 재임용이 가능하죠. 1년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5년간 임용됐다는 것은 오랜 기간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여사께서 스승의 자격을 갖추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 혹시 김건희 여사와 아는 사이입니까.
 
  “전혀요. 다만 폴리텍 이사장을 역임했던 사람으로서 학생들에게 훌륭한 멘토이자, 교수님이었는데 이렇게까지 시끄러울까 이해가 안 갔습니다. 참 정치라는 게…. 너무 심하게 공격당하셨다, 억울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죠. 제 지인 분들이 저에게 여사님에 대해 거짓을 이야기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습니까.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죠.”
 

  그가 말을 이었다.
 
  “폴리텍은 철저히 이론보다는 산업체 실무 역량 기반 스킬을 가르치는 직업훈련 대표 대학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1968년 폴리텍이 대한민국 국립 직업훈련원으로 출발한 이후부터 내려온 고유 DNA입니다. 손끝에서 나오는 고숙련 기능과 기술을 연마하는 고등 직업교육기관인 셈이죠. 실무 역량이 없는 교수들은 버틸 수가 없고 채용도 어렵습니다.”
 
 
  “The buck stops here!”
 
  ― 32년째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데 교수의 가장 중요한 본분이 뭡니까.
 
  “당연히 학생 지도입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쑥스럽지만 제가 지도하는 한기대의 하이브리드자동차 동아리 ‘드리븐’은 매년 전국 규모의 대회에 출전, 대상인 장관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습니다.”
 
  ― 좌우명 같은 게 있나요.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지겠다는 뜻인데 미시건대 총장 행정본부 머리말에 있는 문구입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지금은 한 가지 깊이 있는 재능을 가진 고슴도치와 다재다능한 여우가 공존하는, 즉 고숙련이 필요한 전통 산업섹터와 ‘횡단 기술’ 역량이 요구되는 디지털 융복합 기술 섹터가 산업의 특성에 따라 모두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제 우리의 숙제는 이전 산업의 축적된 숙련 기술, 숙련 역량, 숙련 인재를 어떻게 지켜내면서 한편으로는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그리고 그 범위는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2년제, 4년제, 온라인, 오프라인 등 고등교육 학제와 교육 형식의 칸막이가 허물어지는 이때 폴리텍도 몇 개의 캠퍼스는 첨단 분야 4년제 특성화 공과대학으로 과감히 전환하여 지역 혁신을 주도하는 GLOCAL(Global+Local) 선도 모델로 가야 합니다. 이것이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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