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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전 美연준이사회 의장

노벨경제학상 수상한 ‘경제공황’ 전문가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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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킹스연구소 제공
  여러모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벤 버냉키(Ben Bernanke·69)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얘기다. 그는 자신이 쓴 논문을 현실에서 검증해본 몇 안 되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그것도 직접 말이다. 1983년 그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대공황의 확산에 따른 금융위기의 비통화적 영향〉.
 
  논문에서 그는 은행의 파산이 금융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에 넣어놓은 예치금을 인출하려 인출자들이 몰려들었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파산했다. 금융 붕괴는 다시 장기 불황으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불황의 연쇄 고리를 막으려면 경제위기가 시작될 때 정부는 과감히 양적 완화를 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돈을 풀어 은행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2008년 미국에 금융위기가 닥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의 부실에서 시작된 위기였다. 금융위기가 일어나자 연준은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신속히 양적(量的) 완화에 돌입했다. 2008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25% 정도로 유지했다. 양적 완화에 1조5000억 달러를 투입했다. 정부가 말 그대로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돈을 뿌린 격이었다. 2009년 3월 미국 증시는 바닥을 찍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당시 연준 의장이 바로 벤 버냉키였다. 벤 버냉키는 ‘헬리콥터 벤’으로도 불린다. ‘경기 침체가 오면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주장한 때문이다. ‘헬리콥터 전술’은 버냉키의 스승이었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주장한 개념이다. 제자가 발전시켜 현실에서 그 효력을 입증한 셈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10일(현지시각) 버냉키와 더글러스 다이아몬드(69) 미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딥비그(67) 미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경영대학원 교수를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이유로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들었다.
 
  이번 노벨경제학상을 두고 미국에서는 두 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버냉키의 업적을 인정하는 측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이 즉각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했기 때문에 금융시장 붕괴를 막을 수 있었고, 그 결과 경기 불황이 대공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버냉키는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본 ‘개척자’라고도 평가한다.
 

  다른 쪽에서는 그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그는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 연준 이사로 재직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경고 신호들을 놓쳤다. 2008년 당시 연준이 한 일련의 조치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당시 그가 결정한 조치들과 오늘날의 심각한 물가 상승, 경제위기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후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이자율을 역사적인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고 양적 완화로 유동성을 늘린 버냉키의 조치는 시장을 왜곡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자 연준은 그와 유사한 조치를 더 센 강도로 시행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발표가 올해처럼 무겁게 다가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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