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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순천향대 이은혜 교수의 코로나19 시대 생존법

“아이들 학교 보내고 젊은 장병들 마스크 벗어도 돼”

글 :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  goms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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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에선 바람이 불기 때문에 1m 정도만 떨어져 있으면 마스크 필요 없어”
⊙ “백신은 감염을 수월하게 넘겨주는 것일 뿐, 코로나19 감염·전파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주는 것 아냐”
⊙ “70% 접종률을 넘겨도 집단면역은 형성되지 않는다”
⊙ “방역단계 정할 때 감염재생산지수로 정해야… 확진자 수로 방역단계 정하는 건 이상”
사진=이은혜 제공
  경기도 부천시 중동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에 자리 잡은 중앙공원. 이은혜(李恩惠) 순천향대 영상의학과 교수가 마스크를 벗은 채 ‘씩씩하게’ 나타났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창궐하는 엄혹한 시대에 마스크를 벗다니! 약간 놀라는 표정의 기자를 보고 이 교수는 벤치에 앉으며 이렇게 말했다.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철저히 쓰되, 야외에선 바람이 불기 때문에 1m 정도만 떨어져 있으면 마스크가 필요 없어요. 공원을 산책하거나 조깅할 때도 마스크를 벗어던지세요! K방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보다 ‘개인적 거리 두기’로 전환해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에게 과도한 단체 기합을 주고 있어요.”
 

  이은혜 교수는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을 받았다. 울산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녀는 2008년부터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상의학과(전문분야 유방영상)에 근무하고 있다. 국가암검진 질관리사업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의료 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보건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이은혜 교수는 약 700명의 전·현직 의대 교수들이 모인 ‘정교모(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이 교수를 비롯한 정교모 분과위 보건의료위원회 소속 19인의 의대교수가 “코로나 사태 1주년을 맞이해 관련 기록물을 남기자”며 의기투합해 《코로나는 살아있다》(북앤피플)라는 ‘코로나19 지침서’를 출간했다. 이 교수는 질병관리청의 보도참고자료를 살펴가며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이야기했다.
 
 
  “코로나19, 종식되지 않고 인류와 함께 갈 것”
 
이은혜 교수 등이 쓴 《코로나는 살아있다》.
  — 《코로나는 살아있다》, 책 제목이 눈길을 끈다.
 
  “바이러스는 숙주(宿主) 세포에 들어가 활동하는 무생물이다. ‘살아 있다’라고 쓰는 건 의학적으로 틀린 말이다. 그럼에도 ‘살아 있다’고 표현한 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인류와 함께 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서다.”
 
  — 델타 변이(變異)가 확산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의 절반가량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접종 완료자도 ‘돌파감염’이 된다는 것 아닌가.
 
  “돌파감염이란 말은 의학적으로 틀린 말이다.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호흡기 감염이기 때문이다. 백신은 감염을 수월하게 넘겨주는 것일 뿐, 코로나19 감염이나 전파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주는 것이 아니다.”
 
  —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변종(變種)에 대해서도 방어 능력이 생길까.
 
  “백신을 맞아 생긴 특이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만 공격한다. 그러나 기억 T면역세포는 기존에 맞은 백신을 통해 코로나19의 특성을 기억해 코로나19-1, 코로나19-2, 코로나19-3… 등 코로나19의 변종 모두를 알아챈다. 백신으로 생긴 항체가 우리 몸에 침투하는 침입자의 주민증만 확인하는 격이라면, 기억 T세포는 침입자의 주민증을 포함해 운전면허증, 여권, 지문, 홍채(虹彩) 등 모든 것을 검토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를 적발해 공격한다. 또한 잠자고 있는 B세포를 깨워서 신속하게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일단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변이가 아무리 많이 생기더라도 중증(重症) 감소 효과가 있다.”
 
 
  “일반인은 부스터샷 필요 없어”
 
백신 접종이 급속히 이루어지자 영국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규제들이 완화되면서 시민들은 야외에서 피크닉을 즐겼다. 사진=신화/뉴시스
  —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오늘(9월 3일) 기준, 1회 접종자는 57%, 2회 접종자는 32%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1회 접종자와 접종 완료자의 차이가 5~10%, 일본은 11%인데, 우리는 무려 25%나 차이가 난다. 1차 접종분을 2차 접종자에게 돌려서 맞혔다는 이야기다.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려는 꼼수다.”
 
  — 내 경우, 7월 26일 화이자 1차 접종을 맞고, 돌연 8월 23일 2차 예정일에서 보름이나 늦어진 9월 6일 2차 접종을 맞았다. 무려 42일 만의 접종인데, 이런 경우에 백신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효과가 덜할 가능성은 있다. 백신은 사용 승인을 받을 때 용량과 주기를 승인받는다. 화이자는 3주, 모더나와 얀센은 4주, 아스트라제네카도 4주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에, 모든 백신은 접종 간격을 절대 6주를 넘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추가접종’이라는 ‘부스터샷(Booster Shot)’을 맞아야 할까.
 
  “일반인들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항체를 못 만드는 사람들을 위해 추가접종을 하는 것이다. 미국이 최근에는 일반인에게도 추가접종을 시도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 위주로 추가접종을 시도했다. 우리나라는 매년 고위험군에게 독감이나 폐렴 백신을 접종하는데, 그걸 추가접종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고위험군만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경구용 치료제 나오면 마스크 벗을 수 있어”
 
  — 접종률 70% 정도에 도달하면 집단면역(Herd immunity)은 가능할까. 집단면역에 도달하면 정말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70% 접종률을 넘겨도 집단면역은 형성되지 않는다.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은 이유는 호흡기 감염병인데다, 적(敵)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PT) 백신은 변이가 없어 인구 대부분이 맞으면 집단면역이 생겼다. 그러나 코로나19는 1년 반 사이에 네 차례나 변이를 일으켰다. 코로나19 기원종인 S·V형이 처음 들어왔지만 그 후 GH, GR, 알파(영국), 베타(남아공) 변이 등 해외 유입 변이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 맞고 있는 백신은 기원종인 S·V형을 기준으로 만든 백신이다.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무빙타깃’을 완벽하게 상대하기 어렵다. 의학적으로 경구용(經口用) 치료제가 나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그 전이라도 국민들의 합의가 있다면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 후에 ‘노 마스크’가 가능할 수도 있다.”
 
  —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원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치명률은 어떠한가.
 
  “전파력과 치명률은 별개다. 치명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체의 독성(毒性)이다. 독성은 원종이나 변종이 모두 같다. 전파력은 돌기 단백질이 인간 세포에 잘 달라붙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 착착 잘 달라붙는 등 전파력이 뛰어나다. 변이는 전파력을 담당하는 부분에서만 주로 일어난다.”
 
 
  “최소 2주는 중국 입국자 차단했어야”
 
  — 독감이나 홍역도 같은 종류의 호흡기 감염병인데, 유독 코로나19가 까다로운 이유는 뭘까.
 
  “무증상 감염자의 존재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00% 차단하는 건 불가능하다. 활동을 하면서 바이러스 입자가 상기도(上氣道) 점막에 달라붙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런데 무증상자도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고, 그 사람이 중증환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로운 것이다. 그래서 증상이 없어도 코를 찔러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면 ‘확진자’로 판정하고 생활치료센터로 보내 격리하는 것이다.”
 
  —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종식이 됐는데, 코로나19도 종식이 가능할까.
 
  “코로나19는 종식이 어렵다. 메르스도 전 세계 치명률이 40%, 우리나라만 해도 20.3%로 높았다. 하나 메르스와 코로나19는 완전히 다르다. 메르스는 주로 원내 감염이었지만, 코로나19는 지역사회 감염이다. 게다가 메르스 감염자는 모두가 ‘유증상자’여서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를 확실하게 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는 그렇지 않다. 메르스 환자 10명 중 8명은 치료를 했고 2명은 사망했다. 결과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질 환경이 사라지니까 종식이 됐다.”
 
  — 대만을 비롯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는 초기부터 감염원의 유입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 입국자들의 입국을 초기에 대거 허용하는 바람에 코로나19 1차 대유행으로 이어졌다.
 
  “방역의 기본원칙은 감염원의 외부 유입 차단이다. 대만처럼 1년간 꽁꽁 막을 필요는 없고, 최소 2주 정도는 중국 등 인접국의 양해를 구하면서 봉쇄를 통해 의료자원을 재배치하고 방역할 시간을 벌었어야 한다. 정부가 해외 유입을 차단하지 않은 것은 ‘창문을 열어놓은 채 모기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희망 고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길게 줄을 선 시민들. 이은혜 교수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진=조선DB
  — 폐렴이나 독감 백신처럼 고위험군(群)을 중심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접종 타깃이 중구난방이다. 60세 이상 1차 접종자가 90%인데, 접종 완료자는 60%도 안 된다. 이 갭을 메워주어야 함에도 20~40대에게 접종 물량을 돌렸다. 자연 면역으로 코로나19를 충분히 극복할 연령대에 왜 백신을 맞히는지 모르겠다. 달성할 수 없는 접종률 목표를 세워놓고 국민들을 희망고문하려는 정책 아닐까.”
 
  —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약물이든 부작용이 있다. 다만 작용(효과)이 훨씬 크고 그에 비해 부작용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환자들은 예상되는 부작용을 무릅쓰고라도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약을 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이 맞는 백신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전성이 떨어지면 건강한 사람은 굳이 백신을 접종할 이유가 없다.”
 
  —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은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접종 중인 서방세계의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1~4단계 중 어디까지 거친 것인가.
 
  “현재 임상 3단계까지 마친 백신들이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다. 4상(시판 후 추적검사)을 완료하지는 못했다. 최근 화이자가 FDA의 최종 사용승인을 받기는 했는데, 약간 애매하다. 고전적인 방법으로 새롭게 만든 백신(예를 들어 시노팜, 시노백 등)은 안전성 확보에 보통 8~10년이 걸린다. 우리 국민들이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들은 모두 신기술 백신이고,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시도하는 최첨단 백신이다. 이처럼 모든 코로나19 백신이 작년 12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채 1년이 되지 않은 ‘신생 백신’이라, 대규모 접종을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나 인체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은 교차접종 금지
 
  — 유통되고 있는 백신 중에서 어느 백신의 안전성이 뛰어난가.
 
  “딱히 어느 백신이 좋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접종률 대비 부작용이 조금 더 많이 나타나고 있고, 실제로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일본도 초기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를 대량으로 확보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는 것을 보고 접종을 포기했다. 모더나 생산 물량이 소량인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포기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서 화이자 백신을 구해오는 소동을 벌였던 것이다.”
 
  —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교차접종이 오히려 면역력이 높다는 주장은 사실인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교차접종 금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백신 수급 때문에 처음에 아스트라제네카를 들여왔으나, 국민들이 거부하니까 화이자를 가져왔다. 어쩔 수 없이 교차접종이 된 것이다. 국립보건원이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교차접종하면 항체가 더 많이 생겼다’는 발표를 했는데, 교차접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필요에 의해 시행한 연구처럼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교차접종은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중국도 코로나19 백신 시노팜을 자국민에게 접종하고 있고, 러시아도 ‘스푸트니크V’를 접종하고 있다. 임상을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문제는 없을까.
 
  “중국과 러시아는 그들끼리 임상 2상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술논문으로 발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미심쩍다. 중국에서 백신을 맞고 입국하는 중국인에게 격리면제를 허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다. 반면에 우리 국민은 백신접종을 완료해도 중국에 가면 격리 대상이다.”
 
  — 주변에 암 환자나 당뇨병, 간경화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서 접종을 기피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들은 몸속에서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항원으로 쓰는 불활성화 백신(Inactivated vaccine)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돌기 단백질의 유전자 물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치명률이 높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백신을 맞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10조원 이상 써야 백신 개발 가능”
 
정부는 백신 허브화 전략 등 화려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하나 개발하는 데 10조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이은혜 교수는 말한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정부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우리나라 기술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플랫폼에는 불활성화 방식, 유전자 조합 방식, 벡터 방식, DNA 방식, mRNA 방식 등 5가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mRNA 방식을 제외한 모든 플랫폼의 기본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백신시장은 미국 머크·화이자, 영국 GSK, 프랑스 사노피 등 4개 회사가 87%를 장악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한국이 5위를 차지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4개 회사 중 이번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회사는 화이자뿐이다. 그만큼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인프라는 미국 다음이다. 그러므로 위탁생산기지(허브)가 되는 것은 가능한 시나리오다.”
 
  — 미국은 조슈, 존슨앤드존슨, 머크, 노바티스, 화이자 등의 업체들이 백신 개발에 10조원 안팎의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은 얼마나 투자하고 있나.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백신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개발 중이다. 이 5개 회사에 2년 동안 35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미국처럼 기술을 다 갖고 있는 상황에서 모더나 한 회사에 1조원을 투자했다면, 기술 인프라가 뒤떨어지는 우리는 10조원 이상을 써야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국민재난지원금으로 50조원 넘게 썼는데, 만약 그중 30조~40조원을 투입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수준의 백신은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어디까지 와 있나.
 
  “국내 기업 중엔 셀트리온이 만들고 있다. 기존에 허가된 약물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약물재창출 치료제도 국내외 여러 업체가 시도 중이다. 치료제가 나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해도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경구용 약이 나온다면 그때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다.”
 
 
  “군의관·공보의 역할 컸다”
 
  —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은.
 
  “절대적으로 사망자가 적다. 감염 규모가 서양보다 적고, 의료 접근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감염 규모가 서양보다 적은 것은 인종 간 차이거나 마스크의 힘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 접근성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용인세브란스, 의정부을지병원, 은평성모병원 등 5000병상이 생겼다. 마음만 먹으면 일반 병실을 격리병실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특수한 의료진이 있다. 군의관이나 공보의(공중보건의), 그리고 간호장교들이다. 특히 대구 1차 유행 때 (자원봉사 의료진의 도움도 컸지만) 군의관과 공보의, 간호장교들을 잘 활용했고, 국군병원도 활용했다. 군의관과 공보의라는 유동 가능한 의료진을 보유한 것은 아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 0~19세는 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면역체계가 신선하고, 상기도 점막이 건강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니까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잘 물리치는 것이다. 처음에는 코로나19가 미지의 감염병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자료가 충분하게 축적되었으므로 학교에 안 보낼 이유가 없다. 만약 학교가 위험하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 마트, 백화점, 놀이공원 등에도 가면 안 되고, 집 안에 가둬서 키워야 한다. 이게 가능한가?”
 
 
  “지난 3~8월 20대 코로나19 사망자는 7명”
 
  —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에 순기능으로 작용한 것은 무엇일까.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0년 무렵, 홍콩 여행을 갔는데 지하철에서 음료수도 마시지 못하게 했다. 화장실에서 사람들이 열심히 손을 씻는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충격파였던 것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각종 감염성 질환이 줄어들고, 평소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만성질환도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경증이나 만성질환에 소모되는 의료비가 감소하므로 건강보험료를 크게 인상하지 않아도 중증환자들에게 더 좋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방부가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30세 미만 장병을 대상으로 ‘노 마스크’를 통해 코로나19 집단면역 달성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방역지침 완화 시범사업 계획을 세웠다.
 
  “혈기왕성한 장병들은 코로나19 걸려도 죽지 않는다. 지난 3~8월까지 20대 코로나19 사망자는 7명이었다. 그중 상당수는 기저질환자일 것이다. 20대 인구가 약 70만명인데 3~8월에 3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그중 7명이 사망했다(인구 10만명당 0.1명). 반면에 같은 기간 백신을 맞은 20대는 400만명이고, 그중 4명이 사망했다(접종 10만명당 0.1명). 한국군 병력 55만명(2020 국방백서)이 마스크를 벗는다면 0.5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지만 평소에 총기사고나 자살 등으로 인한 군인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할 만하다. 다만, 노 마스크로 인해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국가가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
 
 
  “방역에 정치 간여하면 안 돼”
 
  — 코로나19 방역에서 감염재생산지수의 비중이 큰 것 같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몇 명에게 전파를 시키느냐는 수치다. 한 사람을 감염시키면 1, 여러 명을 감염시키면 1보다 커지며 ‘유행’으로 판단한다. 1보다 적어지면 한명이 한명도 감염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유행이 사그라드는 징조다.
 
  원래 질병관리청은 방역단계를 정할 때 감염재생산지수로 방역단계를 정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상하게도 확진자 수로 방역단계를 설정한다. 방역의 컨트롤타워가 질병관리청이 아니라는 자백이다.”
 
  — 감염재생산지수가 제일 높았던 때가 언제인가.
 
  “지난해 2월 1차 유행 때 감염재생산지수가 9.35였다. 그때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던 것은 5월 이태원 클럽 사태 때 4.58이었다. 그런데 5월부터 7월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유지했다. 그때 성소수자들을 포함한 밀접 접촉자들이 사회적으로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해 검사를 회피하는 바람에 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 1차 유행 때와 달리 전수조사를 시행하지 않아서 확진자가 96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만약 클럽 방문자 전체를 조사했다면 2차 유행은 8월이 아니라 5월이 됐을 것이다. 작년 8월 2차 유행 때 감염재생산지수가 3.05로 증가하자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올렸는데, 그 후 일주일 만에 1.38로 감소하지만 거리 두기를 오히려 2.5단계로 올렸다. 영문도 모르는 중소상인들이 아우성을 치자 정부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전 국민은 광화문에 모였던 애국시민들을 증오하고 원망했다.”
 
  — 2022년 새 정부에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할까.
 
  “방역에 정치가 간여되면 안 된다. 과학적으로 의학적 원리에 맞게 해야 한다. 정부는 같은 날 있었던 애국보수 세력의 8·15집회와 민노총의 집회에서 보듯 보수집회만 탄압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을 전국 각 권역별로 신설하려는 등 하드웨어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돈이 크게 들지 않는 ‘감염병 환자 의료체계’라는 소프트웨어를 재확립하는 데 치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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