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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의 어제오늘내일

‘保守의 女戰士’ 이언주 전 국회의원

“부산 혹은 서울 시장 출마 놓고 고민 중”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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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정부 부동산정책은 違憲… 憲裁가 合憲 결정 하면 저항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 “미래통합당, 통합은 있었는데 깃발은 없었다”
⊙ “保守정당, 보수의 價値가 아니라 생각·행동의 보수화가 문제”
⊙ “부동산정책, 작더라도 내 집 마련 돕는 방향으로 가야”
⊙ “지자체장·국회의원 중 자기 지역에 재단·성채 가진 사람 너무 많아… 대한민국 보수정당이 언제부터 귀족정당이었나?”

李彦周
1972년생. 부산 영도여고 졸업,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美 노스웨스턴大 로스쿨 법학 석사, 연세대 법무대학원 경제법무전공 석사 / 제39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르노삼성자동차 고문변호사, 에쓰오일 상무, 제19·20대 국회의원,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미래전진당 당대표, 통합신당(미래통합당)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역임. 現 행동하는자유시민 공동대표. / 저서 《나는 왜 싸우는가》
사진=조준우
  지난해 9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 이언주(李彦周) 무소속 국회의원이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의 조국(曺國) 법무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삭발을 했다. 여성의 삭발이 주는 처연함 때문일까? 익히 보아온 남성 정치인들의 삭발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작은 체구의 여성 의원이 머리를 밀면서 눈가에 눈물 맺히는 모습을 본 많은 국민이 감동했다.
 
  《월간조선》을 비롯한 많은 언론이 앞다투어 이 의원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변호사이자 기업체 임원이었던 자신이 운동권들의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기 위해 민주당 정권과 싸우겠다는 결의를 분명히 했다. 인터뷰 중간중간에 만만치 않은 ‘권력 의지’도 내비쳤다. 많은 보수 성향 국민이 ‘보수(保守)의 여전사(女戰士)’ ‘보수의 잔다르크’가 나왔다며 박수를 보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났다. 영국군으로부터 오를레앙성(城)을 해방시키고 샤를 7세 대관식(戴冠式)을 치러 전쟁의 일대 전기(轉機)를 마련했던 잔다르크와는 달리 ‘보수의 잔다르크’는 아직 이름에 걸맞은 성취를 이루어내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도 ‘보수의 여전사’는 4·15총선이라는 첫 전투에서 패했다. 전진4.0이라는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었다가 ‘보수 대통합’의 기치 아래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후 지역구를 경기도 광명을(乙)에서 부산 남구을로 옮겨 3선(選)에 도전했지만, 금배지를 다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과의 표 차이는 1430표에 불과했다.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不在), 공천(公薦) 실패 등의 원인이 더 컸지만, 그래도 패배는 패배였다.
 
  이제 ‘전(前) 의원’이 된 이언주라는 이름이 근래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性)추행 사건으로 공석(空席)이 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서울시장 후보로는 어떨까’ 하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년간의 소회(所懷), 현재의 미래통합당,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 그리고 본인의 향후 정치적 행보 등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8월 4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행동하는 자유시민’ 사무실에서 이언주 전 의원을 만났다.
 
 
  “文 정부 부동산정책은 명백한 違憲”
 
지난 2월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전체회의.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언주 전 의원. 사진=조선DB
  ― 지난 7월 27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위헌 헌법소원(憲法訴願)을 냈는데….
 
  “우리 헌법 제37조 2항은 국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할 때는 법률에 의하도록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令)으로 대출규제를 비롯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책들을, 그것도 소급해서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위헌이다.”
 
  ― 친문(親文) 성향 재판관이 다수(多數)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헌법재판소(憲裁·헌재)가 그걸 받아들이겠는가.
 
  “그렇게 명백히 위헌적 상황인데도 헌재가 합헌(合憲) 결정을 내린다면, 헌재가 헌법을 파괴하는 상황까지 가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국민저항권 행사 말고는 방법이 없지 않은가. 우리 국민들이 기댈 곳은 우리 자신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다.”
 
  ― 4·15총선 패인(敗因)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공천 잘못이다. 그리고 통합 자체도 너무 무분별했다. 통합은 있었는데 깃발이 없었다. 무엇을 위해 통합하느냐에 대한 공감대가 없었다. ‘무엇을 만들기 위해 여기 다 모여라’가 아니라 ‘총선에 나갈 사람 여기 다 모여라’가 되어버렸다.”
 
  ― 통합을 하는 마당에 사람을 가렸어야 한다는 얘긴가.
 
  “깃발을 만들고, 그 깃발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통합 대상이 되었어야 했다는 말이다. 그걸 너무 좁게 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가치(價値)는 있어야 했다.”
 
  ― 가치란 무엇을 말하는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우리의 가치일 것이다. 그런데 공수처·패스트트랙에 찬성했던 사람도 다 받아들였다. 그런 과정에서 당의 결속이 흐트러져버렸다. 가치와 깃발이 없다 보니 리더십이 서지 않았고, 아귀다툼 같은 게 벌어졌다. 공천이 늦어지면서 그런 상황이 거의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광화문 정신’ 만들어냈어야”
 
  ― 공천은 정말 문제가 많았다.
 
  “공천 취소도 많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아군끼리 서로 찔러 죽이는 상황이 반복됐다. 국면은 이미 본선(本選)에 들어가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그런 행태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관전(觀戰)하고 있던 국민들에게서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미래통합당은 광화문 세력, 즉 대중도 끌어안지 못했다.”
 
  ― 공감한다.
 
  “민주당은 2016년 촛불집회 때 광화문에 쏟아져 나온 촛불시민들을 ‘촛불세력’ ‘촛불정신’이라고 떠받들었다. 촛불정신의 정통성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하면서, 자신들이 대중을 대변하는 정당한 다수(多數)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 민주당이나 좌파가 그런 건 잘한다.
 
  “조국 사태 이후 광화문에 수백만 명의 시민이 쏟아져 나온 것은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었다. 그걸 ‘광화문 세력’이라고 지칭하고 ‘광화문 정신’이라는 것을 만들어냈어야 한다. ‘광화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총선에 임한다. 그 기준에 따라 공천하고, 그 기준에 따라 민주당과 싸우겠다’고 분명히 했으면 상당한 외연(外延) 확장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 용광로 안에서 모두를 녹여낼 수 있었을 거다.”
 
  ― 보수정당이 그런 일에는 참 약하다.
 
  “종합해보면 결국 전략 자체가 없었다. 캠프도 없었고, ‘광화문 정신’에 걸맞은 스피커와 메시지도 없었다. ‘광화문 정신’을 ‘우리가 다수가 되면 국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구체적 어젠다로 녹여내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냈어야 한다. 그런 걸 만들어낼 지휘부 자체가 없었다.”
 
 
  “보수정당, 눈에 띄는 걸 싫어한다”
 
이언주 전 의원은 작년 9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항의,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삭발을 했다. 사진=조선DB
  ― 총선 때 ‘보수의 여전사’ ‘보수의 잔다르크’, 이런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통하던가.
 
  “사실 나는 ‘보수의 잔다르크’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 왜 그런가.
 
  “잔다르크는 그를 질시하는 아군의 모함에 의해 사로잡힌 후 적군에게 넘겨져서 고문을 당하고 화형(火刑)에 처해지지 않았나? ‘재수가 없으니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고 만 것 같다.”
 
  ― 무슨 소린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험지(險地)로 가라’면서 내가 준비하던 부산 영도가 아니라 ‘남구을로 나가라, 그러지 않으면 공천 안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아무리 전국적 인기가 있어도 지역에서는 기득권자가 있는 법이고, 2등을 하면 떨어지는 것 아닌가?”
 
  ― 아쉬움이 컸겠다.
 
  “내가 가진 인기를 당이 활용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더라. 내가 민주당에 영입되었을 때에는 최연소 대기업 임원을 지냈다고는 해도 정치인으로는 신인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나를 대단한 상품으로 만들었다. 보수정당은 그런 전략적 생각이 거의 없더라. 내부적으로 그런 것들을 띄워주기보다는….”
 
  ― 꺾으려는 분위기가 있다?
 
  “맞다. 튀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그런데 정치는 눈에 띄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특히 야당은 더 그렇다. 대중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정치인은 야당 지도자가 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제 아닌가? 스타 플레이,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걸 부추겨야 한다. 민주당은 눈에 띄는 정치인이 되라고 권장하고 그에 대한 교육도 했다.”
 
  ― 그런 걸 교육도 했다?
 
  “복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발언해야 대중 속에서 눈에 띌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대중에게 소구(訴求)할 수 있는지 등. 여기는 어떻게 하면 눈에 안 띌 것인지, ‘조용히 있어라’ 이런 얘기를 한다. 지금 보수정당은 보수의 가치가 아니라 생각과 행동이 보수화되고 시대착오적이 된 것이 더 큰 문제다.”
 
 
  理念정당, 利益정당
 
  ― 민주당에서 재선(再選)까지 한 입장에서 볼 때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또 뭐가 다른가.
 
  이 질문에 이언주 전 의원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민주당은 이념(理念)정당”이라고 대답했다.
 
  “민주당은 지향점이 분명하다. 법안(法案)을 하나 발의(發意)할 때도 어떤 큰 전략하에서 내지 그냥 내는 게 없다. 보수정당은 그런 고민 없이 개인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 맞다. 다 잘났다.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다르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했을 때에는 그게 엉터리든 뭐든 간에 의원들이 울면서 연설을 했다. 진정성이 있어 보였고, 그게 국민들에게 전달이 됐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했지만 연설의 내용이나 연설자의 표정에서 진지함·절실함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국민들이 ‘저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우리가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구나’ 하고 공감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런 절실함을 보여주는 게 이념정당이다. 보수정당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이념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민주당은 굉장히 이념적 색채가 강하고 그걸 확실하게 밝히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보수정당보다 지지를 더 많이 받고 있지 않은가. 정당에는 이념과 가치가 있어야 한다. 자기가 추구하는 이상(理想)은 무엇인지, 그것이 국민 개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눈물로 절실하게 호소해야 한다. 보수정당은 그런 점에서 냉랭하고 사무적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저쪽은 이념정당인데, 이쪽은 이익(利益)정당처럼 보이는 거다. 상임위원장 한번 해보려고 선거 나서는 것 같고, 자기 사람 심어서 맹주(盟主) 노릇 해보려고 공천하는 것 같아 보인다.”
 
  ― 미래통합당이 하는 걸 보면서 ‘그냥 민주당에 있을걸 그랬다’는 생각은 안 드는가.
 
  “지금의 민주당은 내 정치철학이나 가치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기업 경영인 출신인 나는 사회주의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 부동산정책 같은 걸 봐라. 사회주의로 가고 있는데, 내가 민주당에 계속 있으면서 그런 것을 편들어야겠는가? 공수처 같은 것도 찬성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을 텐데, 결국 못 견뎠을 것이다. 내 양심을 배반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보’
 
이언주 전 의원은 2017년 4월 6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사진=조선DB
  ― 보수층 가운데는 여전히 ‘민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면서 곱게 안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면 민주당을 한번 지지했던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러면 영원히 민주당에 이길 수 없겠지. 레이건이나 처칠 같은 위대한 보수정치가들도 한때 진보정당에 몸담지 않았는가? (레이건은 젊은 시절 민주당 지지자였고, 처칠은 한때 보수당을 탈당해 자유당으로 옮겼다가 다시 보수당으로 돌아왔다. -기자 주). 그들이 폭망한 보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처절한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처절한 깨달음의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 ‘어보’보다 낫다.”
 
  ― ‘어보’가 뭔가.
 
  “‘어쩌다 보수’, 즉 지역구가 영남이다 보니 당선되기 위해서 보수정당으로 간 사람들을 말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고는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왜 그것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절실한 신념이 없다. 신념이 없으면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신념은 자신의 경험, 아주 깊은 고뇌와 갈등 속에서 얻은 깨달음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나는 내가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신념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운동권의 문제점들을 직접 목격했다. 내게 어떤 사명(使命)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걸 막지 않으면 큰 재앙이 닥칠 것이다. 내가 막아야 한다. 나만이 이걸 막을 수 있다’는 강한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 그런 절실함에 대한 메아리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작년에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환호와 지지를 보내준 것이 그런 메아리가 아니었겠나? 많은 사람이 그 진정성을 인정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권 상부(上部) 구조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동지(同志)’라기보다는 ‘경쟁자’라는 관점에서 더 많이 바라본 것 같다.”
 
  ― 무슨 소리인지 알겠다.
 
  “이것도 민주당과 다른 점인 것 같다. 민주당 사람들은 과거부터 반정부투쟁과 학생운동, 시민운동, 노동운동을 계속 같이 해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동지애(同志愛)가 강하다. 반면에 여기는 모범생, 공부 잘하는 사람, 출세한 사람들 모임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자기가 1등을 해야 한다.”
 
  ― 보수정당에 대해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대선(大選)을 바라볼 때에도, ‘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 것인가’ ‘그걸 이루기 위해 누구랑 함께할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자기에게만 집착한다. 그러다 보니 설사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종합적인 전략이 잘 안 나오는 것이다.”
 
 
  “개인의 욕구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 얼마 전 김종인(金鍾仁)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우파·자유, 이런 말 쓰지 말자’고 해서 보수들을 열받게 만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용어를 너무 내세우지 말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예를 들어 집회할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 ‘자유시장경제를 지키자!’라고 외치는 것은 굉장히 구닥다리다. 내가 그런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
 
  ―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지금 자유시장경제가 무너지고 사회주의 경제로 가고 있지 않은가? 그 대표적인 게 부동산 3법이다. 국민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시장을 파괴하는 법들이 강행처리됐다. 그로 인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지고 사회적으로도 양극화(兩極化)가 심해질 것이다. 그래서 피해를 보게 되는 중산층(中産層)이나 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투쟁하는 것이 바로 자유시장경제를 지키는 것이다. 내 집 마련 욕구처럼 뭔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건강하게 발현시키고 그것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이상 아닌가?
 
  김종인 위원장의 말은, 이런 것들을 제대로 표현하는, 지적(知的)인 반격이 가능한 정치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 민주당 등이 추진하고 있는 역사왜곡금지법이나 차별금지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양심의 자유 아닌가? 그런 법은 권력을 가진 세력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이나 신념, 소신이 다르면 형사처벌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 식으로 치면, 6・25를 북침(北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형사처벌해야 하지 않겠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권력이 양심과 영적(靈的) 영역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지배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黨名에 ‘자유’ 들어가야”
 
이언주 전 의원은 2019년 3월 27일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을 만들었다. 사진=조선DB
  ― 미래통합당에서 또 당 이름을 바꾸자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본인에게 당 이름을 지으라고 한다면 뭐라고 짓겠나.
 
  “총선을 앞두고 통합할 때, 당명에 ‘자유’라는 글자가 꼭 들어가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경우를 보아도, 정통 정당은 자기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정당 이름에 반드시 집어넣는다. 공화당, 보수당, 자유당…. 우리나라에서도 민주당은 그 앞에 이런저런 글자들을 넣었다 뺐다 하기는 해도, ‘민주’라는 글자는 버리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대 보수정당이 지키고자 해온 가치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 어떤 자유를 말하는 건가.
 
  “개인의 자유다. 인간이 사회를 설계하고 권력이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 개개인을 믿고 그들에게 자유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권력이 노력해야 하고, 국민들이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 우리 사회에서는 ‘자유’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나 호감이 낮은 것 같다.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반공(反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오히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을 극복하려고 한 것이 6·29 이후의 민주화였다고 생각한다. 3당 합당(合黨)은 그 과정에서 사회주의 운동권 세력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반사회주의연대(反社會主義連帶)였다. 3당 합당이 100% 순수한 생각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정당은 김영삼(金泳三) 정권 이후 일종의 자유주의적 보수를 지향했어야 한다. 그런데 경제정책이든 사회정책이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그것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보수정당은 그냥 잘 나가는 기득권층의 정당, 1등 하던 사람들이 모인 정당, 부자들이 모인 정당이라는 오명(汚名)을 쓰게 된 거다.”
 
 
  “내 집 마련 돕는 정책 펴겠다”
 
  ― 부산시장·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내가 시장이 되면 이렇게 해보겠다는 그림이 있는가.
 
  “민선(民選) 시장은 관선(官選)과는 달라야 한다. 중앙정부와 똑같이 할 거면 뭐하러 지방자치를 하는가. 지방자치단체장을 어느 당 사람, 어느 성향의 사람을 뽑느냐를 통해 시민들의 요구가 표출되는 것이다. 이재명(李在明) 경기도지사는 청년수당을 통해 자기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지 않나?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정책의 경우를 봐도, 소유가 아니라 사용만 하는 공공임대를 늘리느냐 아니면 작더라도 아늑한 내 집을 소유하는 것을 촉진하느냐 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
 
  ― 부동산정책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작더라도 자기 집을 소유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그것을 관리하면서 집을 키워 나가고, 그 집에서 자식을 키우고 노후(老後)에 대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우리나라 경제의 동력이 돼왔는데, 그걸 바꿀 필요가 없다.”
 
  ― 정부와 여당은 전세(傳貰)가 없어지고 월세(月貰)로 전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더라.
 
  “왜 월세로 전환되어야 하나? 전세가 세입자들에게 훨씬 더 좋은데…. 다른 나라가 그렇게 가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꼭 그렇게 해야 하나?
 
  오히려 그동안 대한민국 중산층을 형성해온 주택제도를 더 발전시키고 내 집 마련을 촉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젊을 때 공공임대나 민간임대를 통해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되, 궁극적으로는 자기 집을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과감하게 고밀도 개발해야”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나 문재인 정권이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적대적으로 군 것이 부동산 대란(大亂)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시대 변화에 맞게 용적률(容積率)을 과감하게 높여서 고밀도(高密度) 개발을 해야 한다. 대신 건폐율(建蔽率)을 과감하게 축소, 기부채납(寄附採納)을 많이 하도록 해서 도로와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나는 40년 전 싱가포르에서 살았다. 그때는 싱가포르에도 서울의 주공아파트, 은마아파트처럼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잔뜩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밀도 저(低)건폐율로 재개발하면서 수십 개 아파트 단지 있던 곳에 단 몇 개의 초고층 타워형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그리고 그 주위를 숲이 둘러싸고 있다. 도로도 넓어졌다. 이게 훨씬 나은 것 아닌가?
 
  고밀도 개발을 하면 임대주택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실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을 해야 한다.”
 
  ― 현 정권 사람들은 싱가포르의 토지공개념제도(土地公槪念)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싱가포르는 건국 초부터 토지를 국유화(國有化)하면서 토지공개념 제도를 도입해 그것이 정착됐다. 하지만 아파트 등 부동산 거래는 규제가 거의 없고 취득세 외에는 세금도 거의 내지 않는다. 월세가 비싸다 보니 장기 렌트권에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사용권(使用權)이 소유권화(所有權化)된 것이다. 싱가포르 제도는 소유를 오히려 촉진하는 제도다. 이 정권 사람들은 외국의 정확한 실정은 모르고 어설픈 얘기만 듣고서 함부로 얘기한다.
 
  우리나라는 사유재산권에 기반을 둔 부동산제도가 이미 정착되어 있다.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사실상 이걸 파기하자는 것 같다. 인민혁명을 하자는 건가?”
 
  ―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집은 거주하라고 있는 것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집을 자산으로 보지 말라는 얘기인데, 그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먹히나? 그리고 나이 들어 가면서 한곳에 정착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그렇다면 설사 세를 살더라도 한곳에 안심하고 계속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이 점에서도 모순이다.”
 
 
  “젊은 사람들은 평생 월세 전전하란 말인가”
 
7월 27일 이언주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사진=조선DB
  ― 무슨 얘기인가.
 
  “세입자가 안심하고 살려면 장기 렌트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집 주인이 내가 들어가 살겠다고 세입자를 나가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형 임대, 다주택자가 많아져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 정책은 그런 것들을 다 못 하게 하고 있지 않나? 그러니까 지금 문재인 정권이 하는 얘기는 거짓말, 앞뒤가 안 맞는 말들이다. 나는 이 정부가 모든 국민의 주택을 자기들이 관리하고 자기들이 임대사업을 하면서 세를 받겠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 여당 의원들은 월세 사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주장한다.
 
  “지금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웬만큼 괜찮은 공동주택에서 살려면 최소한 월세 100만원은 줘야 한다. 그 정도를 감당할 수 있으려면, 국민소득이 1인당 5만 달러는 넘어야 한다. 현재의 3만 달러 수준으로는 안 된다. 월세 내고 나면 땡이다.”
 
  ―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려 해도 죄다 막아놨다. 갭 투자도 안 되고….
 
  “지금은 저금리 상황이다. 대출을 받아서 내 집을 한번 마련해보겠다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왜 국가가 국민이 잘살아보겠다고 합리적 선택 하는 것을 방해하나? (언성을 높이면서) 내가 허리띠 한번 졸라매서 번듯하게 살아보겠다는데, 그걸 왜 국가가 방해하나? 그로 인한 피해자는 30, 40대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평생 월세를 전전하란 말인가?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진짜 화가 난다.”
 
  ― 부동산정책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공부를 많이 한 게 아니라, 상식이다. 상식!”
 
 
  “이 정권이 투기세력이다”
 
  ―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의 수장(首長)들이 성추행으로 잇따라 낙마하면서 보궐선거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유리해졌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그냥 성추행을 저지른 게 아니라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권력을 이용해서 갑질을 한 것이다. 그걸 다 알면서 쉬쉬한 것을 보면, 그야말로 그들은 전제군주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탈(脫)권위주의적 단체장이 출현해야 한다. 여성 광역단체장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바뀔 것이다. 외국의 경우, 여성단체장들이 많다. 일본도 그렇고.”
 
  ― 도쿄도(東京都)지사도 여성이다.
 
  “여성들이 꼼꼼하고 살림을 잘 챙기지 않나? 이제 조폭처럼 패거리 짓고,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구호만 난무하는 식의 지방행정은 그만해야 한다. 나는 기업에서 경영을 해본 사람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이제 ‘경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직까지 대통령은 국방·안보 같은 문제 때문에 남성이 조금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광역단체장은 그런 핸디캡이 없으니, 오히려 여성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서울을 두고 ‘천박한 도시’ 운운했다. 그러고서도 문재인 정부는 집값 잡겠다고 빈 땅만 보면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여성 지자체장은 강점이 있다. 문화·예술을 접목시킨 감각 있고 세련된 도시로 바꾸어 나가는 데는 여성 지자체장이 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엄마 마음으로 교육·육아·안전 등에 좀 더 비중을 두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 것이다. 아이 키우기가 좋아야 도시에 인재가 몰리고 활력이 생긴다.”
 
  ― 여당이 난데없이 행정수도 이전(移轉)을 들고나왔다.
 
  “정말 기가 막힌다. 부동산문제 책임을 회피하려고 연막으로 꺼낸 거라고 생각한다. (혼잣말처럼) 여태까지 한마디도 안 하고 있다가 왜 이제 와서 꺼내?
 
  오랫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로 형성되어온 것이 바로 수도다. 수천 년간 응집되어온 집단지성(集團知性)의 결과를 ‘일개 대통령’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틀려먹었다.”
 
  ― 인구분산과 지방균형발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행정수도를 이전해봐야 인구분산 효과는 별로 없다. 호주의 수도 캔버라도 주말만 되면 유령도시가 되지 않나?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인구분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행정수도를 부산이나 광주(光州)로 이전하는 게 낫지 않나? KTX(초고속열차)로 1시간밖에 안 걸리는 곳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면서 인구분산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다. 결국 KTX역 인근의 집값만 올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국가가, 이 정권이 바로 투기세력이다.”
 
 
  “부정선거, 의구심 있다”
 
  화제를 4·15총선 부정선거 논란 쪽으로 돌려보았다. 이언주 전 의원이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이다.
 
  ― 부정선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문제 제기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으면 빨리빨리 규명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 국민들이 부정선거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인가, 아니면 부정이 있었다고 확신하는 것인가.
 
  “확신까지는 아니어도 의구심(疑懼心) 정도는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의문점으로 지적된 것들에 대해 답변하고 재검표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왜 진행이 안 되나?”
 
  ― 이 전 의원도 상당히 박빙으로 패했는데, 혹시 본인에게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보는가.
 
  “내 경우도 좀 의심이 되기는 한다. 그렇다고 해서 패배한 입장에서 내 경우를 내세우는 것은 좀 명분이 안 선다.”
 
  ― ‘미래통합당이 여러 가지 잘못을 저지르는 바람에 선거에서 져놓고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면, 많은 국민이 공명(共鳴)을 안 하고 모양만 더 남사스러워진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감한다. 부정선거 이슈에 너무 올인하느라 공천을 비롯해 여러 가지 참패 원인에 대한 책임규명을 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 나는 부정선거를 문제 삼는 것과는 별도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규명과 평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내년 4월 보궐선거를 하고 나면, 곧 2022년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미래통합당이 대선에서 해볼 만하게 바뀔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가.
 
  “그래서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의 보궐선거에서 그냥 이기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 내년 보궐선거의 프레임은 어떻게 짜일 것으로 보는가.
 
  “문재인 대통령 심판선거가 될 것이다. 하기 싫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내년 4월까지 훨씬 더 많은 전횡(專橫)이 이루어질 것이고,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되어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끝내야 한다는 민심이 더 커질 것이다.”
 
 
  “정책도 政治化시켜야”
 
  ― 지난 4·15총선 때에도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지만, 미래통합당은 결국 지고 말았다.
 
  “그때처럼 전략도 전선(戰線)도 없이 그냥 두루뭉술하게 하고, 광화문의 불길을 꺼뜨린 것처럼 하면 어려울 것이다. 선거에는 어쨌든 전선이 있고, 전쟁터 같은 권력투쟁의 성격이 있는 법이다. 그런 속성을 무시하고 애써 점잖게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야당이다. 야당은 무조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라야 한다. 야당이 이기려면 무조건 선거가 정치선거가 되어야 한다.”
 
  ― 요즘은 정책선거가 강조되는 세상 아닌가. 미래통합당도 정책으로 승부 보겠다고 하는데.
 
  “정책도 정치화(政治化)해야 한다. 민주당이 그런 걸 잘한다. 행정수도 이전을 가지고 정치화하지 않는가? 정책을 만들되, 그 정책을 정치화·권력투쟁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아주 투사가 되어야 한다. 정신 사납게, 거칠게 하자는 게 아니다. 결기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결기가! (혼잣말처럼) 아, 진짜, 내가 지휘를 했으면 좋겠다, 정말. 지난 총선 때도 안타까웠는데, 내가 지휘를 했으면….”
 
  ― 이번에도 늘 해오던 타성(惰性)대로 ‘그때 그 사람들’을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웠다가는 ‘(4·15총선 이후 달라지겠다고 하더니) 달라진 게 하나도 없네’라는 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
 
  “부산이야 웬만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지만, 서울시장 후보와 부산시장 후보는 일종의 러닝메이트처럼 될 것이다. 부산시장 후보를 아무나 뽑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산이든 서울이든 기존 지방선거와는 달리 거의 대선 같은 분위기에서 치르게 될 것이다. 이슈 파이팅도 공약도, 거의 대선주자 같은 플레이를 해야 할 것이다.”
 
  ― 서울과 부산 중에 어디서 나오겠다는 건가. 너무 간을 보는 것 같아 보여도 안 좋다.
 
  “고민 중이다. 원래 기반은 수도권이기도 했고….”
 
  ― 이번에 시장에 당선되면 대권(大權)주자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만일 시장에 당선된 후에 바람이 불어서 내 이름이 거론된다면, 내 스타일상 아마 대권 경선에 나설 거다. 떨어지더라도 뭐든 해볼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보았는데, 이언주 전 의원은 아무래도 서울시장에 더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이것은 순전히 기자의 느낌이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 보수정당이 언제부터 귀족정당이었나?”
 

  ― ‘성격이 안 좋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 같은 데서야 그렇게 말하겠지. 내가 민주당을 버리고 나온 거니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겠지.”
 
  ― 한국 사회는 정서적인 측면을 중요시하지 않는가. 노무현(盧武鉉)과 이회창(李會昌)을 비교하면 능력은 이회창이 더 있겠지만, 국민들은 노무현을 선택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거꾸로 생각한다. 능력 면에서도 노무현이 더 뛰어난 것 아닌가? 이회창은 기득권자였지만, 노무현은 세력도 끗발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지 않았나?”
 
  ― 인간적 매력, 대중적인 흡인력에서 노무현이 더 나았다고 말하는 거다.
 
  “대중적 흡인력이 내겐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나는 노무현에 더 가깝지 이회창과 비슷한 부류는 절대 아니다. 통합당의 기존 의원들이 이회창에 가깝지, 하하하. 보수정당도 이제는 다선(多選), 나이, 세력, 당이나 정부에서의 경력, 부잣집 출신… 이런 기존 셈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 동감이다. 영국에서 대처나 메이저가 그랬던 것처럼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흙수저들이 지방의원, 국회의원,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보수정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으로 나오는 사람 중에 그 지역에 재단(財團)을 갖고 있거나 자기 성채(城砦)가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 마치 옛날 영국의 귀족 가문, 귀족 보수당 같은 느낌을 준다.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이 언제부터 귀족정당이었나? 박정희(朴正熙)가 귀족 아들이었나? 완전히 서민 아들이었지.
 
  미래통합당 안에는 누구의 아들, 어느 사학(私學) 재단이나 기업체 오너의 아들이거나 딸이라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니 국민들이 이 당을 자유정당으로도 시민세력으로도 안 보고, 그냥 귀족정당, 기득권 정당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부울경의 최저임금, 서울과 달라야”
 
  ― 정치도 엉망이지만, 경제도 정말 걱정이다.
 
  “중화학공업 시대에 우리나라 산업화의 첨병(尖兵)이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지금 쇠락해가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랐는데, 사실 부울경의 물가수준을 생각하면 서울과는 차이가 나야 합리적이다. 서울은 서비스업이나 첨단 IT산업 종사자들이 많지만, 부울경에는 영세한 2, 3차 중소 납품업체들이 많다. 이런 업체들은 비용을 절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를 때 부울경 지자체장들은 지역 내 기업체들과 함께 물가수준이나 산업환경 등을 고려해서 업종별·지역별 차등이 필요하다고 반기(反旗)를 들었어야 한다.”
 
  ― 중화학공업 분야에서 일하는 부울경 노동자들도 유권자인데 지자체장들이 감히 그런 소리를 할 수 있겠나.
 
  “그들도 말은 안 해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산업기반이 다 무너진다는 것을 알 것이다.”
 
  ― 가령 부산시장이 된다고 하면, 최저임금 올리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반대할 건가.
 
  “지역별·업종별 자율성을 달라고 해야 한다. 다 망한 다음에 올리면 뭐 하나? 젊은이들 입장에서 보면 임금보다는 일자리가 없는 게 더 문제다.”
 
  ― 부울경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건설한 중화학공업에 바탕을 둔 산업구조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 아닌가.
 
  “그래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신규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하고 있는 부분들이 최소한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적자(赤字)가 계속 나는데 누가 투자를 하겠나? 산업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적자가 나오지 않게끔 어느 정도의 기회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시켜 줘야 한다.
 
  지금 우리는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아주 마지막 순간에 봉착해 있다. 할 거 다 하려 들다가는 시간을 놓치게 된다. 설사 상황이 좋다 하더라도 미래를 생각하면서 자제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국가가 하루살이도 아닌데, 눈앞의 상황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
 
 
  “리더는 절박감 갖고 국민 설득할 수 있어야”
 
  ― 많은 경우 지금 망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완전히 망하기 전에 내가 빼먹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럼 자녀들은 어떻게 하나? 그래서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기심(利己心)을 자제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가야 한다, 안 그러면 우리는 죽는다’는 절박감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부울경의 지자체장들이나 대통령 모두 기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자고 일어나면 우리나라 산업이 어떻게 되는지를 챙기고, 산업현장을 돌아다니고,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면서 산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문제를 얘기하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조금 자제해야 한다고 설득하면 대다수 국민은 수긍할 것이다.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의 ‘잘살아보세’라는 호소가 먹혔던 것도 국민들이 그의 진정성을 인정했기 때문 아닌가? 때로는 국민들을 피곤하게 했고, 야당은 경부고속도로 만들 때 막 드러눕고 했지만, 평소 그분이 국민들을 잘살게 하기 위해 밤낮 없이 고민한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의 호소가 먹혀든 것이다.”
 
  ― 그때는 박정희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가난에서 벗어나보겠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지금은 풍요에 길들어 국민들이 그런 절실함을 많이 잃어버렸다.
 
  “상황이 더 힘들어지고, 일자리가 안 생기고, 지금처럼 희망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국민들도 절실해질 것이다.
 
  문제는 그런 얘기를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리더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 지도자라면 ‘지금은 우리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때다. 하루살이처럼 지금 있는 자원을 다 털어먹는 식의 행태는 중단해야 한다’고 절실하게 말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지도자는 헌신 보여줘야”
 
  ― 진짜 그런 지도자를 다시 만나고 싶다.
 
  “중학교 때의 일이다. 환경미화를 하는데 하도 학교가 낡아서 아무리 청소를 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반장이던 내가 돈을 모아서 페인트를 사다가 칠을 다시 하자고 제안했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결국 나와 다른 친구 하나만 남고 다 도망치고 말았다. 둘이서 얼굴과 온몸에 페인트를 묻히면서 팔이 떨어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도망쳤던 친구들이 슬그머니 돌아오기 시작하더라. 아마 ‘하다가 관뒀겠지’라는 생각에서 보러 왔을 것이다. 우리 둘이 엉망이 되어서 땀을 뻘뻘 흘리는 걸 보자 그들도 하나둘씩 페인트칠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밖으로 가서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 결국 우리는 주말 동안에 칠을 다 해냈다.”
 
  ― 리더십이 뭔지를 보여준 셈이다.
 
  “지도자가 자기 헌신 없이 말로만 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공감하겠나. 아무리 노력해도 안 따라오는 집단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국민이 공감하기 시작하면,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게 리더십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진정성이 묻어나야 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여야 한다. ‘우리는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겠다’는 식의 말만 가지고는 안 된다. 진짜 피 맺힌 절규를 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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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호    (2020-08-31) 찬성 : 4   반대 : 0
어디에 나오든 반드시 단일 후보자가 나와야 한다. 전 과 같이 서로 잘났다고 설치다간 주사파들 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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