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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의 어제오늘내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독재고속도로 국회’”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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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에서 151석만 넘으면 헌법은 껍데기로 두고 나라를 이리저리 바꿀 수 있는 그런 나라로 만들어가자는 것인가?”
⊙ “개헌이 대한민국의 國體 변경할 정도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저지해야”
⊙ “미래통합당은 헌법의 價値를 추구하는 합리적 보수·우파 정당”
⊙ “역사왜곡처벌법,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의 실체 드러내는 것”

주호영
1960년 출생. 영남대 법학과 졸업. 同 대학원 법학 박사 / 대구지법 부장판사, 제17~21대 국회의원, 특임장관,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대통령정무특보, 국회 정보위원장,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 역임. 現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
사진=조준우
  옛날 영국에서 여우 사냥을 할 때 ‘몰이꾼(whipper-in)’은 사냥개들이 흩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했다. 혹 무리와 떨어지려는 사냥개가 있으면 몰이꾼은 채찍(whip)을 휘둘러 사냥개가 무리로 돌아오게 했다. 후일 영국에서 의회정치와 양당제(兩黨制)가 정착하게 됐을 때, 의회 내에서 자기들이 속한 정당을 대표하면서 의원들을 이끄는 리더를 ‘휩(whip)’이라고 부르게 됐다. 당(黨)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소속 의원들을 몰고 가는 역할이 여우 사냥의 몰이꾼과 흡사해서다. 이 ‘휩’을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원내총무(院內總務)라고 칭했다. 그러다가 2003년 열린우리당이 ‘원내 정당화’를 지향한다면서 원내총무를 원내대표(院內代表)로 격(格)을 높였다. 한나라당도 그 이듬해부터 원내총무를 원내대표로 격상시켰다.
 
  원내총무 혹은 원내대표는 ‘의회정치의 꽃’이다. 하지만 화려하기만 한 자리는 아니다. 저마다 선량(選良)이라고 자부하는 국회의원들을 흩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더욱이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국민들로부터도 곱지 않은 눈총을 받는 소수(少數) 야당의 원내대표라면 고달프기만 하고 빛이 나는 일은 좀처럼 없을 것 같다.
 
 
  고달픈 제1야당 원내대표
 
지난 6월 26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개원 협상을 벌였다. 가운데는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조선DB
  지금 주호영(朱豪英·60)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처지가 딱 그럴 것이다. 제17대 국회 때부터 내리 5선(選)을 했고, 이명박(李明博) 정부 때에는 특임(特任)장관도 지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맡아 경륜을 발휘할 때이기는 한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도 의석수 차이가 너무 엄청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176석, 여기에 정의당(6석), 열린민주당(3석), 기본소득당(1석), 시대전환(1석) 등 더불어민주당의 우당(友黨)들을 합치면 187석에 달한다. 거의 개헌선에 육박하는 의석이다. 이에 맞서야 할 미래통합당의 의석은 103석에 불과하다. 1987년 이후는 물론이고, 양당제가 확립된 1950년대 이후를 살펴봐도 여당과 제1야당의 의석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적은 별로 없다.
 
  미래통합당은 개원(開院) 협상 과정에서 지난 20여 년간 관례적으로 야당이 차지했던 법제사법위원장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다수(多數)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데는 방법이 없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5일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지만, 당 소속 의원들이 붙잡는 바람에 복귀했다. 결국 미래통합당은 7월 6일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하고, 상임위원장 자리 18개를 모두 여당에 내주고 국회로 복귀했다.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여당은 수(數)의 힘을 바탕으로 추경안(追更案)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통과시켰다.
 
  이런 상황에 대해 미래통합당이 아무리 볼멘소리를 내도 메아리가 없다. 언론은 제대로 받아주지를 않고, 미래통합당의 메가폰 역할을 해줄 시민사회단체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원내대표의 뒤를 받쳐줘야 할 미래통합당이 난파(難破) 상태다. 외부 인사인 김종인(金鍾仁)씨를 전권을 가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맞아들여 간신히 봉합(縫合)해놓은 상황이다. 7월 9일 이런 상황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는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만나보았다.
 
  인터뷰하기 하루 전인 7월 8일, 미래통합당은 원내 복귀 선언 후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태흠 의원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전부 여당에 내준 것 등을 들어 주호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선거 승리를 戰利品으로 생각”
 
  ― 어제 의총에서 그만두라는 이야기가 나왔죠.
 
  “의총 때는 늘상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당을 건강하게 하는 이야기이고, 원내대표에게 분발하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 헌정사상 보기 드문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여당이 독주(獨走)하고 있는데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저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겠습니다.
 
  “민주당은 선거 승리를 전리품(戰利品)으로 생각해서 뭐든지 숫자로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21대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은 개헌만 막아도 성공’이라고까지 하는 분도 있습니다.”
 
  ― 다수결(多數決)의 원리대로 하자는데 무슨 이의(異議)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수결만 민주주의의 요소가 아니잖습니까?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고, 끝없이 토론하고, 숙의(熟議)하고 그러다가, 정 안 될 때에 다수결로 결정짓는 것이죠. 이 사람들(민주당)에게는 그에 대한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다수였을 때에는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법사위원장도 주고 그랬는데, 지금 민주당은 ‘너희 도움이 전혀 없어도 국회를 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갈 길을 가겠다’는 식입니다.”
 
  ― 그래서 그걸 어떻게 막을 생각입니까.
 
  “야당으로서는 당연히 강하게 비판하고 견제해야죠. 방법은 장내·장외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은 팩트와 논리, 대안(代案)을 가지고 국회 안에서 투쟁해보겠지만, 그게 한계에 부딪히면 또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겠지요.”
 
  ― 보수층 일각에서는 ‘다수를 차지했을 때 국회선진화법이다 뭐다 하면서 점잔 빼다가 지금 와서 이렇게 당하는 미래통합당이 바보’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저쪽은 권력쟁취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면, 우리는 민주주의에서는 결과 못지않게 절차적인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가 순진했던 게 아니라, 민주주의 원리에 더 충실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多數決로만 하려면 국회가 왜 필요한가?”
 
  ―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개원협상을 해보니, 민주적인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던가요.
 
  “모르겠습니다. 늘 자기들이 압도적인 숫자라는 것만 내세웁니다. 그래서 못 할 일이 없는 데도 법사위원장을 가져갔어요. 민주당은 언필칭 ‘일하는 국회’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독재고속도로 국회’입니다. 회의 날짜도 제 맘대로 하고…. 다수결이 원칙이라고는 해도 법안심사소위원회 같은 데는 합의를 원칙으로 운영해왔습니다. 예외적인 경우에만 다수결로 했는데, 지금 민주당은 모든 걸 다수결로 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러면 야당이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151석만 넘으면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우리는 그냥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까. 민주당이나 김태년 대표의 의회관(議會觀)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총선에서 151석만 넘으면 헌법은 껍데기로 두고 나라를 이리저리 바꿀 수 있는 그런 나라로 만들어가자는 것입니까.”
 
  ― 민주당이 혹시라도 법사위원장을 돌려주겠다고 하면 받을 생각입니까.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후반기 2년이라도 서로 교대로 하자는 것조차 거부하는 마당에…. 여권에서 21대 국회 운영에 대해 발상의 전환, 성찰(省察)이 있기 전에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 범(汎)여권이 개헌선에 육박하고 있어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상대로 약간의 정치공작만 해도 개헌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리도 개헌저지선이 깨지는 상황을 늘 걱정하고 있습니다. 개헌을 제(諸) 정파, 특히 제1야당의 동의 없이 그냥 숫자로 밀어붙이는 것은 형식적 절차에는 부합할지 몰라도 실질적 민주주의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런 개헌은 정당한 개헌이라고 볼 수 없고, 우리 사회는 극심한 국론(國論) 분열과 혼란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국민적 동의 없는 개헌에 반대합니다. 기존 대한민국의 국체(國體)나 정체성을 변경할 정도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저지해야죠.”
 
 
  “헌법 前文에 5·18 넣는 것 신중해야”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5월 18일 光州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오른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이해찬 민주당 대표. 사진=조선DB
  지금 미래통합당은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것 못지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바로 당의 정체성(正體性)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18일 광주(光州)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행사장에서 주호영 대표가 팔을 내지르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 5·18 행사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경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까? 저는 정치는 국민통합을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당으로서는 이미 5·18에 대해 정리된 입장이 있습니다.”
 
  ― 그게 뭡니까.
 
  “김영삼 대통령 때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5·18묘지를 국립묘지로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집권하고 있을 때 그걸 한 것이고, 그걸로 5·18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은 정해진 것입니다.”
 
  ― 그래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너무 열심히 부르는 것 같던데요.
 
  “그 노래가 무슨 금지곡도 아니고…. 이전에 우리 당대표들은 5·18을 기념하러 갔다가도 그런 문제 때문에 논란을 불러일으켰잖습니까? 그럴 거면 차라리 가지를 말든지….”
 
  ― 그런다고 해서 호남표나 소위 진보표가 오겠습니까.
 
  “저는 표까지 의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표가 얼마나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5·18 행사에 참석하고서도 혼자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아서 그게 기삿거리가 되고, ‘저 당은 아직도 5·18을 그렇게 보느냐’ 하는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넣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헌법 전문이라는 게 나라마다 다 다르기는 하지만, 법률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권한 사람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있었던 일의 역사적 의미를 재단(裁斷)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 나라의 현재를 만든 사건들을 헌법 전문에 넣지 않는 나라들도 많다고 합니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을지 여부는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더 많은 논의 끝에 결정해야 하고, 이에 대해 지도자들은 신중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의 가치를 추구하는 합리적 보수정당’
 
  ― 미래통합당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헌법의 가치(價値)를 추구하는 합리적 보수정당, 합리적 우파정당. 이게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봅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내가 이렇게 써놓았다”면서 회의실 벽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가리켰다. 정당에서 흔히 그때그때의 이슈와 관련된 다짐들을 적어놓는 현수막이었다. 거기에는 ‘경제, 자유, 공정, 법치, 신뢰, 공동체, 책임, 헌신, 배려’라는 단어들이 적혀 있었다. 주 대표는 그 단어들을 또박또박 힘주어 읽었다.
 
  “이게 우리 당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단어들입니다. 이걸 기억하며 꾸준히 가자는 의미에서 당헌·당규에서 찾아서 이렇게 써놓은 것입니다.”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유, 우파, 보수… 이런 말 쓰지 말자’고 해서 미래통합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세력을 화나게 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우리 당 안에서 극렬한 찬반 논쟁이 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의 말씀 요지를 들어봤더니, 이렇더군요. ‘우리 국민들의 이념 지형을 보면 종래에는 보수 3, 진보 3, 중도 4라고 얘기했는데, 이제는 보수 2, 진보 4, 중도4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보수정당이라고 반복적으로 규정하면, 20%의 보수 이외에는 진보는 물론 중도도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용어를 반복적으로 쓰지 말자’는 취지라는 것입니다.”
 
  ― 김종인 위원장의 그런 주장에 동의합니까.
 
  “(앞에서 말한) 보수의 가치 자체는 소중한 것입니다. 그런데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당이라는 우리 당이 국민의 눈에 비치는 모습 사이에는 상당한 갭(gap)이 있습니다. 저는 그 갭 때문에 여러 차례 선거에서 우리 당이 실패했다고 봅니다. 말로는 ‘이것이 보수의 가치이고, 우리는 이걸 추구한다’고 해왔지만, 국민이 보기에는 우리가 여기에 턱없이 못 미쳤던 것이죠.”
 
 
  “나는 보수다”
 
  ― 너무 자신 없는 모습 아닌가요.
 
  “우리 당내에도 ‘우리는 보수정당이고, 보수는 이런 가치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를 앞둔 용어 선택의 문제라고 봅니다. 여의도연구원 같은 곳을 통해 용어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조사를 하고 빅데이터 같은 걸 보면서, 우리가 지지받을 가능성이 더 넓은 쪽의 용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본인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수입니까.
 
  “저 자신은 보수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법안 표결을 통해서 의원들의 이념 스펙트럼을 조사한 것을 보니 제가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나왔더군요. 물론 제가 극우(極右)라는 것은 아니고, 자유시장경제, 보수의 가치에 가장 충실한 투표를 했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보수라고 말하고, 그 보수가 국민들 눈에 지지해야 할 만한 좋은 가치로 비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 때문에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패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민주당 측 측면과 우리 당 측 측면, 두 가지라고 봅니다. 민주당 측 측면에서 보면 ▲공천을 잡음 없이 잘했다 ▲언론 등 선거공학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었다 ▲코로나 대책이 선거대책이 되어 버렸다(코로나 극복을 명분으로 한 재난지원금) 등을 꼽을 수 있겠죠. 오거돈 부산시장 성희롱 사건 같은 약점을 잘 덮은 것도 작용한 것 같고, 거기에 더해서 소위 플래그십 리더십(flagship leadership), 즉 위기의 순간에는 국기(국가 지도자, 정부)를 중심으로 집결하는 현상도 있었을 것이고….”
 
  ― 미래통합당 측면에서는요.
 
  “우리 측면에서는 ▲탄핵 이후에 제대로 된 반성이나 정비가 없었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실수가 너무 많았다 ▲국민들에게 비호감적인 요소를 극복하지 못했다 등을 꼽을 수 있겠지요.”
 
 
  정책과 言行의 혁신
 
지난 7월 6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조선DB
  ―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 아래서 미래통합당이 가고 있는 방향으로 가면, 지금 말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까.
 
  “한계가 있겠지요. 하지만 최선의 선택은 아니어도 최소한 당이 어느 정도 안정은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정을 토대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부터 여하히 혁신하고 그 혁신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 거기에 우리 당의 미래가 달렸다고 봅니다.”
 
  ― 말씀하시는 ‘혁신’이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책 차원인데, 그동안 우리 당의 정책이 너무 시장경제만 주장하면서 시장에서 실패한 분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정책적으로는 그것이 공동체에 대한 강조나 약자(弱者)와의 동행(同行) 같은 걸로 나타나야겠지요.
 
  다른 하나는 우리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이라는 측면입니다. 언행(言行) 측면에서 꼰대 이미지, 막말 이미지, 가부장 이미지, 기득권 이미지… 이런 것들을 얼마나 불식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여러 차례 “당내(黨內)에 대선(大選)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70년대생 경제전문가’를 얘기한 적도 있다. 선문답(禪問答)처럼 한마디 던질 때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정욱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미스·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대선주자 찾아야”
 
  ― 당내에 ‘대선주자로 이 사람 정도면…’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우리 당내에? 있다고 해도 문제고 없다고 해도 문제네, 하하하. 사람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언급했을 때 부작용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만 ‘미스·미스터 트롯’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무슨 의미입니까.
 
  “미스·미스터 트롯으로 ‘뜬’ 분들은 사실 이미 데뷔한 가수들이었어요. 하지만 국민들 눈에 그렇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가 미스·미스터 트롯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고의 인기인이 됐잖아요. 우리가 대선주자를 찾는 과정도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어느 날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 같은 대선주자는 없을 것이라고 봐요. ‘하늘은 그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을 이미 다 내놓았다’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그것을 찾는 과정만 잘 거치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 연예인 뽑듯 대권주자를 뽑자는 얘기인가요.
 
  “대선 후보를 찾는 과정이 그냥 연예인 인기투표식이 되면 곤란하겠죠. 그런 식으로 하다가 취임 이후 대통령들에 대해 실망하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까.
 
  정치도 전문영역이고,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형식적인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그 후보의 모든 것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보여줄 수 있는 후보 선출 과정을 거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이 선택한 후보가 탄생하는 순간 그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의회에 백그라운드 가진 사람이 대통령 되어야”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치에 대한 상당한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 국회의원을 지낸 분은 많지만, 국회를 제대로 경험한 분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YS(김영삼)나 DJ(김대중)처럼 의회에 백그라운드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어야 갈등 조정, 상생(相生), 협치(協治) 같은 것이 잘 될 거라고 봅니다.”
 
  ― 의회에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갈등 조정과 상생을 잘할 수 있는 정치인에는 대표님도 포함됩니까. 대권(大權)에 도전해볼 생각은 있습니까.
 
  “(어조에 변화 없이) 저요? 저는 지금 원내대표 일 하기도 바쁜데….”
 
  ― 대권 도전 의향이 있느냐고 정치인들에게 물으면 늘 그런 식의 대답을 하죠.
 
  “저는 후배들에게 ‘초선(初選) 때부터 대통령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정치를 오래 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대선 후보가 눈에 안 보인다’고 말한 것도, ‘우리 당에 대선에 나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있으면 빨리 대선 나서겠다고 말하고 준비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 정부 같은 데서 할 거 다 하고 오십 넘은 사람들이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는데, 그런 정치인들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저도 그런 지적을 많이 합니다. 국가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려면 최소한 40대 초·중반, 혹은 그 이전에 정치에 입문하도록 해서 갈고 닦고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정치 입문 연령이 너무 늦는 것이 문제입니다.”
 
  ― 보수정당이 청년들을 필요로 한다고 하니까, 그저 나이가 어리다는 것 하나만 밑천 삼아서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경우도 보이더군요.
 
  “청년 정치인이라고 해서 아무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유럽에서는 40대 초반의 총리가 나오는데, 이들은 그냥 40대 초반에 불쑥 총리가 된 것이 아닙니다. 18세 때부터 20년 이상 정치를 배운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청년정당(Youth Party), 이런 것을 당내에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청년 정치인을 양성한다는 이유로 성공한 청년을 데리고 와 비례대표 줘서 한번 써먹고 버리는 일은 국가적으로 낭비라고 봅니다.”
 
 
  “비우러 절에 갔겠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5일 원내대표 사퇴를 선언하고 10일 동안 지방 사찰을 옮겨 다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6월 23일 수소문 끝에 강원도 고성 화암사로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 회동하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국회 때에는 국회 내 불자(佛者)들의 모임인 정각회(正覺會)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명예회장으로 있다.
 
  ― 듣기로는 전국 주지 스님 수백명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다고 하던데, 사실입니까.
 
  “수백명은 아니고… 휴대폰에 ‘스님’이라고 쳐보니까 1461명 나오던데, 이분들이 모두 주지 스님은 아니겠죠.”
 
  ― 잠행(潛行)하는 동안 어느 절에 머물렀습니까.
 
  “전북 고창 선운사, 전남 장성 백양사, 경남 하동 쌍계사, 충북 보은 법주사, 강원 고성 화암사….”
 
  ―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박성준 의원은 ‘절에 들어가서 무슨 깨달음을 얻었느냐’고 한마디 했던데, 어떤 깨달음을 얻으셨습니까.
 
  “절에 가서요? ‘민주당이 너무하다! 70년 동안 발전시켜왔던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일시에 무너지고 있다’는 오뇌(懊惱) 속에서, 민주당이 숫자로 밀어붙여 개헌까지 시도할 수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 고민하다 왔지요. 정치인인 내가 (마음을) 비우러 절에 갔겠어요?”
 
  ― 양향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내놓고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역사왜곡처벌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여기서 주호영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일정한 톤을 유지했다.)
 
  “역사적으로 큰 사건에는 다양한 성격이 포함되어 있는 법입니다. 그에 대해 자신들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처벌한다면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물론 학문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에 국정역사교과서조차 그렇게 반대했던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의 실체(實體)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 이런 법들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걱정입니다.
 
  “그렇게 가면 진짜 암흑시대가 오는 건데…. 국민의 힘으로 막아야 합니다. 향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힘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국민들의 힘이 발현되어도 그걸 정치적 에너지로 만드는 것은 정당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10월 ‘조국(曺國) 반대 집회’ 등에서 보듯 미래통합당은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분은 인정합니다. 다만 우리 당 지지자, 반(反)민주당-반문재인 입장에 있는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우리 진영 안에서 내 생각은 절대적으로 옳고, 저쪽은 틀리다’는 생각은 버려달라는 것입니다. 탄핵이나 부정선거 등을 둘러싼 문제에서 내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리다고, 우리끼리 갈등하는 일은 줄여나가는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가 우리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고 문재인-민주당 정권의 폭정(暴政)을 저지하는 것이라면, 그런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우리끼리 분열하지 말아야 합니다. 절박해야 이길 수 있습니다. 미래통합당부터 앞장서서 절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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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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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배    (2020-07-25) 찬성 : 2   반대 : 1
쓸어저다죽어가고있는 대한민국을살려내고 통합당이떳떳당당하게 집권하기위하여는 불법부정선거에따른 가짜엉터리문재인대통령과 가짜엉터리지방의원들은 잠시뒤로미뤄놓고라도 4.15총선에는문재인이해찬이직접앞서나와 조해주양정철임종석조국유시민과 사전준비와기획하에 저XXX들 마음것 사람까지추려가면서 180여석을강도짓해간것으로 이에고소고발건만도 국내외적으로 백수수십건이나되는바 그무엇보다앞서서 4.15부정선거만을꽉잡고 당연하고의당하게 국법헌법에따라처리하고 재총선을치루는것만이 우리모두들에살길이다.
  김종호    (2020-07-25) 찬성 : 6   반대 : 2
그러기에 왜 멀쩡한 근혜를 쫏아 버렸소? 문.죄..인 정부가 친중을 하면서 배운거라고는 잔인한 공안부 와 공산당의 독재밖에 없다는걸 이제야 알았수? 그런데도 당신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2중대 역할 밖에 못하고 있다는걸 알기나 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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