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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값? 강남 중심으로 상승”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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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시에 신축 1만 호 공급”
⊙ “코로나19 시국에도 서울 아파트값 6.4% 올라”
⊙ 올해 최대 변수는 ‘GBC 착공’

李相雨
1981년생.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졸업 /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번에도 역시 ‘그’만 다르다. 모두가 ‘보합’을 외칠 때 그는 ‘상승’을 말하고 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얘기다.
 
  이 대표는 가장 주목받는 부동산전문가 중 하나다. 2007년 이후 3년 연속 부동산 가격의 향방을 맞췄다. 특히 지난해에 돋보였다. 강호의 명성 높은 부동산전문가들이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미리 예측하며, 하락 내지 보합을 외쳤을 때 홀로 ‘상승’을 외쳤다. 그것도 서울 집값 8.4%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하며 말이다. 지난해 서울 집값은 5.3% 상승으로 마감했다. 지난 5월 8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코로나19 정국 이후 부동산 시장 예측을 들어봤다.
 
 
  코로나19 기간 서울 6.4% 상승
 
  이 대표는 원래 엔지니어였다. 대학에서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고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했다. 이후 증권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부동산 시장을 분석했다.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 눈에 띄는 인사이트를 보이며 최고수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유진투자증권을 나와 독립했다. 투자자문 회사를 만들었다. 강연과 상담 등을 통해 이전보다 더 활발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며 그는 8%라는 숫자를 제시했다. 참고로 집값 상승률 등을 논할 땐 아파트 가격에 가중치를 두는 경우가 많다. 이 대표가 제시하는 숫자는 KB국민은행에서 제공하는 KB주택가격동향 중 평균 아파트 매매가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기준으로 활용하는 아파트 면적은 전용면적 84m2다. 흔히 32평, 34평으로 불리는 넓이다.
 
  ― 코로나19 시국에도 아파트 가격이 오릅니까.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6.4%가 올랐습니다. 특히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이 달리고 있어요. 요즘 강북에서 거래되는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은 모두 ‘신고가(新高價)’를 기록 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 가격대의 모든 단지에서 신고가가 터지다시피 하는 중입니다. 그 덕에 강북권 아파트값이 4월까지 8%가 올랐어요.”
 
  신고가는 아파트 등을 거래할 때 이전까지의 거래 가격을 뛰어넘는 새로운 금액을 뜻한다. 부동산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들이 상승을 견인 중인 거네요.
 
  “6억원 이하 집들이 상당히 올랐어요. 서울에 5억원짜리 아파트가 많았거든요. 금천구나 중랑구 망우동, 은평구 신사동·역촌동·구산동 이런 곳에 특히 많았는데, 이제 대부분 6억원 이상이 됐어요. 성북구나 동대문구,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지의 7억원짜리 아파트는 9억원이 됐고요.”
 
  ― 가격이 다 비슷해졌네요.
 
  “6억원, 9억원, 15억원으로 거래 가격이 수렴한 거예요. 지방은 평균 3억원이에요. 평당 1000만원인 거죠. 지방도 인기 지역은 6억원을 넘겼습니다.”
 
  왜 하필 3억, 6억, 9억, 15억원일까. 문재인 정부가 집권 이후 수차례 쏟아낸 ‘부동산 대책’에 힌트가 있다.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은 9억원 초과 주택에 손을 댔다. 9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줄였고,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아예 대출을 금지했다. 그러다 보니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형적인 풍선 효과다.
 
  ― 강남은 어떤가요.
 
  “강남은 이제 평당 1억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30억원이 돼버렸어요. 보통 강남 아파트 가격이 마포의 2배였거든요. 마포가 6억원일 때 강남은 12억원인 식으로요. 이제 마포가 15억원이니 강남은 30억원인 거죠.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9억 이하 아파트는 불꽃놀이 중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코로나19 영향권에 있던 기간 시장에 나온 급매물들이 거의 소진됐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 은마아파트 가격이 몇억원이 내렸느니, 잠실 리센츠가 내렸느니 하는 뉴스는 뭔가요.
 
  “강남 서초 통틀어 재건축만 가격이 내렸어요. 대략 1억원씩 빠졌어요. 그런데 1억원 정도는 평상시에도 움직일 수 있는 범위예요. 리센츠 16억원, 22억원 거래는 이례적인 가격인 게 맞아요. 그런데 너무 한정된 특정 아파트들의 거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게다가 그런 아파트에만 눈을 돌리느라 외곽이 급상승하고 있는 건 잘 주목하지 않잖아요.”
 
  사실 은마아파트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평범한 일반 서민들의 삶과 크게 관련이 없다. 은마아파트 가격이 설사 3억~4억원 내린다 해도 평범한 가족이 달려가 구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국토부와 일부 언론이 이 아파트들의 매매가를 중계하는 사이 6억원, 9억원 이하 아파트 단지들은 불꽃놀이 중이다.
 
  ― 코로나19 기간엔 확실히 매수인 우위 시장이었지요.
 
  “돌아보면 2월 말, 3월 초에 과감히 매수한 분들이 최고의 승자예요. 그때는 아무도 왔다 갔다조차 안 했으니까요. 초공포의 한복판이라 가격 협상도 잘 됐거든요. ‘잔금 빨리 치를 테니 1억5000만원 깎아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졌어요.”
 
  ― ‘코로나 디스카운트’였네요.
 
  “게다가 정부가 다주택자들한테 6월 말 안으로 집 파는 게 좋겠다고 정책적 신호를 줬잖아요. 실제로 그들은 이왕 파는 거 종합부동산세도 안 내야겠다며 5월 말 잔금 조건으로 많이 팔았어요.”
 
  다주택자가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세종과 경기 일부 등 집값이 급등한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에서 배제된다.
 
  결국 종합하면 코로나19가 일종의 사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하급지에서 상급지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좋은 가격에 옮겨갈 수 있는 사다리 말이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 변동도 변수였다”고 했다. 그의 설명이다.
 
  “위기에서 기회가 발생하잖아요. 이번에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1300일 때 대형주 아무거나 샀으면 두 배 가까이 올랐을 거예요. 이런 사람들이 꽤 많아요. 그 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주식으로 번 돈이니 자금조달계획서 작성에도 문제가 없거든요.”
 
 
  대단지, 신축, 중대형 선호
 
  ― 코로나19가 잠시 내려준 사다리는 이제 걷혔나요.
 
  “이젠 매물이 없어요. 팔 사람들은 다 팔았다고 보면 됩니다. 작년이랑 같아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끝난다고 해서 12월 말 내로 처분하려고 난리였지요.”
 
  ―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 같아요.
 
  “대단지, 신축,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커졌어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아이들이랑 안전하게 산책이라도 하려면 대단지 아파트가 편하고, 재택근무하다 보니 방 3개보다는 4개가 좋다는 걸 인식한 거죠.”
 
  이 대표는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때 ‘가구소득’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
 
  “결국은 주택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소득이 늘면 집값이 오르기 쉬운 조건이 된다고 보면 됩니다. ”
 
  그런 면에서 주목해야 하는 게 공무원과 대기업이다. 이번 정부 들어 공무원은 약 107만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공기업 35개사의 전체 직원 수도 12만명이 넘는다. 게다가 대기업 직원들도 있다. ‘대기업 생산직 사원은 테뉴어(정년 보장) 사원’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불황이 와도 쉽게 해고할 수 없단 얘기다.
 
  미국은 좀 다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 기업이 정리해고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 그러면 주택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수가 늘어난다. 경기 침체의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빨리 반영된다는 얘기다. 고용시장의 한국적 경직성이 집값을 지지한다.
 
 
  모든 길은 삼성역으로 통한다
 
2026년 하반기에 완공예정인 현대자동차의 신사옥 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4·15 총선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래통합당이 서울 어디에서 당선됐나 보세요. 강남, 서초, 용산, 송파 일부에 불과하잖아요. 강남권이 다른 나라가 됐다고 보면 돼요. 성벽이 쳐진 거예요. 앞으론 자신의 성향에 맞춰 거주지를 결정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이 대표는 의외로 크게 부각되지 않는 변수로 ‘현대차의 GBC 착공’을 꼽았다. GBC는 현대차가 3조7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7만9341m²)에 짓는 신사옥이다. 국내 최고층인 지상 105층 규모로 짓는다. 부지는 2014년 10조5000여억원에 매입했다. 토지 매입 대금은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가 25%, 기아차가 20%씩 나누어 부담했다. 현대차는 GBC를 5월에 착공해 2026년 하반기에 준공할 계획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게 삼성역이다. 삼성역에 국내 최대 규모 광역복합환승센터가 조성된다. GBC가 속도를 내면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도 힘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삼성역 일대에는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2·9호선, KTX 동북부 연장선과 연내 착공이 결정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GTX C노선, 위례신사선까지 4개 철도 노선이 추가된다. 총 6개 노선이 지나가는 메가 환승역이 되는 셈이다. 지선·간선 버스는 물론 광역노선 버스까지 모두 환승하는 총 14개 면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 버스환승센터도 지하에 생긴다. 그야말로 ‘모든 길은 삼성역으로 통한다’가 실현되는 셈이다. 이 대표의 설명이다.
 
  “모든 걸 바꿔놓을 겁니다. 서울의 축이 동쪽으로 옮겨지는 거예요. 사실 강남이 교통이 안 좋거든요. 철도가 없어요. 서울역에 너무 집중되어 있거든요. 수서역에 SRT가 생기면서 유용해졌는데 사실 수서역은 강남권에서 보면 외곽이거든요. 이제 삼성역이 서울에선 주된 교통 중심의 역할을 할 거예요.”
 
  그가 올해 하반기 주목할 지역으로 강남, 고덕, 신길을 꼽은 이유다.
 
 
  2022년이 가장 문제
 
  ―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2023년까지 서울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없어요. 2022년이 가장 문제예요. 작년에 서울에 4만 호가 공급됐어요. 올해에도 4만 호예요. 내년이 되면 2만 호로 줄어요. 2022년엔 1만 호예요. 1만2000호. 서울시 1만 호 입주량은 2011년 이후 처음 보는 수치예요. 지난 10년간 이렇게 신축 공급이 적은 적이 없었던 거죠. 지금 전셋값 오르고 있거든요? 4만 호가 입주하는데도 오르고 있는데 2022년엔 어떻게 될까요?”
 
  ― 그래서 ‘용산 정비창에 8000호 공급’이라는 카드를 빼들었군요. 3기 신도시도 들어서니 좀 나은 거 아닙니까.
 
  “공급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정부가 인식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3기 신도시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있고, 2022년에 입주할 수 없어요.”
 
  ― 하반기에 더 오르면 규제가 더 등장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는데요.
 
  “이미 가능한 카드는 다 나온 상황입니다. 분양가상환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이미 다 실행되고 있어요. 하나 가능한 건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을 6년으로 늘리는 거예요. 지금 전세 계약기간이 2년인데 6년으로 늘린다는 거죠. 전세가가 어떻게 될까요? 2년마다 계약하던 것을 6년에 한 번 계약하니 전세가가 상승하지요. 1991년 전세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올렸을 때 전세가가 평균 17% 올랐어요. 전세가가 오르면 전세가와 매매가 갭이 줄지요. 그렇게 되면 다시 매매가가 올라요.”
 
  ― 정부가 이제라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아파트 공급을 1~2년 만에 갑자기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나마 GTX 완공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어요. 빨리 완공시키면 외곽으로 수요도 분산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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