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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삭발 이언주 의원의 체제 수호 투쟁

“조국 임명은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사회주의화하려는 과정 중 하나”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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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때문에 삭발한 것 아냐… 가증스러운 진보의 민낯에 분노하는 국민의 마음 표현하려 했다”
⊙ ‘‌조국 정국’은 ‘문재인 정부 정국’으로 넘어가… 최순실·박근혜처럼 조국·문재인 함께 책임져야
⊙ 문재인 정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최정점인 軍과 검찰 파괴하려 해
⊙ ‘여의도 정치’는 없어지고 풀뿌리 정치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
⊙ 보수 대통합은 인물과 세력의 규합으로는 불가능, 재야 세력이 제도권으로 들어와야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무적 감각 뛰어난 사람, 현재 사태 지켜보고 있을 것
⊙ 차기 총선은 걱정하지 않아… 국민은 성숙했고 동네 걱정보다 나라 걱정이 더 심각
사진=정광성
  지난 9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했다”며 삭발했다. 이 의원은 삭발식 기자회견문에서 “이 자리에 참담한 심정으로 섰다. 문통의 아집과 오만함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타살됐다”고 했다.
 
  그는 “특권과 반칙, 꼼수와 비리가 난무하는 비리백화점에 국민의 분노가 솟구쳤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보란 듯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를 법질서를 지키는 자리에 임명한 것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여성 의원의 삭발은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정치권에서 삭발은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1987년 대선 당시 박찬종 전 의원이 김대중-김영삼 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삭발을 했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 당시 민주당 설훈 의원이 삭발했다. 2013년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에서 통진당 의원들이 집단 삭발을 했고, 최근에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삭발했다.
 
  삭발 이틀 후인 9월 12일 만난 이 의원은 깎은 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었다.
 
 
  “국민의 울분 표현하고 싶었다”
 
  ― 삭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국민의 분노 속에서도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국민의 분노와 눈물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달리 보이지 않았어요.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어도 무시하지 않습니까. 단식이고 삭발이고 할 수 있는 건 다 생각했어요. 자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겁니다. 국민의 울분과 좌절을 표출시키고 그런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표현하면서 충격을 줄 방법이 필요했던 겁니다. 국민의 끓어오르는 울분이 해소가 안 되니 나라도 그 울분을 표현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은 ‘비장미(悲壯美)가 가득했다’고 평했습니다.
 
  “지지자들이 참석하겠다고 했지만 거절했어요. 오더라도 저에게 말을 걸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렸죠. 함께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 같은 건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사망을 선언하는 자리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비장한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회견문을 낭독하고 삭발을 하는 동안 눈물을 흘리는 기자들도 있었어요. 행사가 끝나면 기자들이 따라와서 멘트를 부탁하는 게 보통인데 아무도 그러지 못했죠.”
 
  ― 언론에 감사하다고도 했죠.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준 건 기자들이었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앞으로도 절대로 굽히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간부들이 막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조국 사태를) 보도한 기자들의 헌신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알릴 수 있었다고 봅니다. 또 권력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수사한 검찰에도 감사한 마음을 표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언론과 검찰이 죽은 게 아니구나, 그래도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 (삭발에) 주변의 반대는 없었습니까.
 
  “물론 보좌진은 격하게 반대했습니다. 이미지에 손상이 간다는 이유였죠. 계속 말리기에 결국 화를 냈어요. 그렇게 안이한 생각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된 거라고요. 제 입장에서도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나쁠 것 없지만 지금 그런 이미지가 통하는 시기가 아니잖아요? 평화로운 시대면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정치인이 자기 이미지만 신경 쓰고 있으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겠어요. 지지자들로부터는 격려와 지지의 문자 폭탄을 받았습니다.”
 
 
  국민의 좌파 세력에 대한 실망과 분노 커져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지난 9월 10일 국회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했다”며 삭발을 했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이라는 사건 때문에 삭발을 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좌파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제가 조국 후보자 한 명 때문에 삭발까지 했겠어요? 아닙니다. 한 달여 동안 벌어지는 이 사태를 보면서, 그리고 그들을 옹호하는 여권 세력과 그 지지층의 비정상적, 비상식적 행태에 분노한 겁니다. 가증스러운 진보의 민낯을 보여준 사태입니다. 진보 세력이 얼마나 정의를 내세우면서 남을 짓밟았습니까.
 
  이 사태는 정국의 분기점이자 변곡점입니다. 국민들의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좌파에 대해 국민들은 비록 능력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민주화운동을 해왔고, 양심은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이기적이고 부패한 우파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이번 사태로 그런 인식이 깨진 겁니다. 그렇게 미워했던 우파와 똑같은 무리라는 걸 국민이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우파에도 이기적이고 부패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감동과 희망을 주는 우파의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도 ‘별로인 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믿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겠죠.”
 
  ― 삭발식에서 조국 해임건의안을 주장하거나 하진 않았죠.
 
  “지금 조국 장관이 뭘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해임건의안은 사실 가능성이 별로 없기도 하고 그게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권이 이런 국민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과 강행한 이유,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느냐의 문제죠. 지금은 ‘조국 정국’에서 ‘문재인 정부 정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조국과 문재인은 최순실과 박근혜처럼 한 몸이 된 겁니다.”
 
  ―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이 정부는 사회주의 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사회주의자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고, 검찰을 파괴하고, 대한민국 국가 체제를 흔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이렇게 상처받는데도 모른 척하는 이유는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국민이 안 보이는 겁니다.”
 
 
  사회주의자가 법무부 장관?
 
지난 9월 2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그는 “문재인 정부의 목표는 사회주의”라고 단언했다.
 
  “조국 장관은 스스로 사회주의를 버리지 않았고, 사회주의자라고 청문회에서 말했습니다. 자유주의자이며 사회주의자다? 말이 안 돼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는 섞일 수 없습니다. 자유주의가 맑은 물이라면 사회주의는 흙탕물이죠. 맑은 물과 흙탕물이 섞이면 당연히 흙탕물이 되는 겁니다.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으로도 알 수 있지만, 사회주의 헌법을 추구했던 자가 대한민국의 법을 지키는 법무부 장관이 된다? 이게 무슨 목적이겠어요. 대한민국의 체제를 수호해야 할 자리가 몇 개 있습니다. 우리 내각의 장관 중 체제 수호의 최정점은 법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입니다. 군과 검찰, 이 두 조직을 파괴하지 않고는 사회주의로 갈 수가 없어요. 그런데 지금 군 보세요.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 없는 장관을 세워 오합지졸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이어 법무장관 자리는 어떻습니까. 헌법을 주관하는 자리입니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 당시 개헌안을 언급해서 주변에서 왜 민정수석이 나서냐고 비난을 받은 바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은 애초 법무장관을 하려 했던 거고, 그건 사회주의로 가는 한 과정입니다.”
 
  ― 국민은 조국 장관의 사상보다는 각종 의혹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국민들 똑똑해요. 그동안 이 정부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건지 아닌지 다소 헷갈렸는데, 이번 사태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조국 임명 강행은 사회주의로 가는 포석입니다.”
 
  ― 그래도 ‘검찰 개혁’의 필요성은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검찰 개혁이 아니라 검찰 파괴가 목적이니 문제죠.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실체를 이번에 국민들이 봤습니다. 우리 국민들 굉장히 똑똑하고 정치 고단수들입니다. 정부·여당이 말하는 검찰 개혁은 검찰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라는 점을 다 알았어요. 검찰에 보복하고 조직을 파괴하겠다는 겁니다. 국민이 원하는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독립해서 수사하는 검찰입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잘 하고 있잖아요. 진짜 검찰 개혁이 목적이면 잘 하고 있는 윤 총장을 괴롭히지 않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각종 혐의를 받고 있는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괴롭히고 압박하고 있어요. 국민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제 다들 깨닫고 있는 겁니다. 이런 비상식적이고 비양심적이며 체제를 파괴하는 정부를 우리 국민이 용납할 리가 없습니다.”
 
  ― 보복이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 말입니까.
 
  “그렇죠.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그 무리가 와해가 됐잖아요. 그들은 그 보복을 하고 있는 겁니다. 또 보복에 이어 조직을 파괴하려 합니다. 검찰을 파괴하려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이 정권의 목표가 분명하거든요. 문재인 정권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주의라고 저는 확신해요. 검찰은 자유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 중 하나입니다. 법과 검찰이 바로 서야 하는데 이 조직을 파괴한다? 목적이 명확합니다.”
 
 
  ‘보수 대통합’은 개혁이 전제돼야
 
  그는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자유주의 수호를 위한 ‘보수 대통합’론에 대해 “지금 같은 상태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보수 대통합론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합에 중요한 건 ‘정신’입니다. 국민이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신요. 바른미래당의 통합(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편집자 주)이 망한 이유가 뭘까요. 바로 그 ‘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때 아무나 데리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우리가 왜 통합을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과 정신이 있어야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악수한다고 국민들이 따라오나요? 그렇게 구태(舊態)스러운 통합을 얘기하면 안 돼요.”
 
  ― 조국 사태 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나 유승민 의원 등으로부터 반문(反文) 연대 얘기도 나왔습니다.
 
  “통합이든 연대든 개혁적인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구식 스타일로 합치면 오히려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더 나아 보일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통합은 역효과죠. 반문 연대가 아닌 ‘반문 개혁 연대’가 필요합니다. 연대를 하고 통합하면서 나라가 더 나아지겠다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지도자라는 사람 몇 명이 합치는 게 통합인가요. 그리고 지금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 중 누가 국민들에게 지도자라고 인정받습니까. 전혀 없어요.”
 
  ― 그래도 보수가 힘을 얻으려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치는 게 최선 아닐까요.
 
  “사람들이 정치에 울분을 토하고 있는 지금 다음 총선에서 군소정당은 거의 사라질 것이고, 민주당과 한국당은 조직이 있으니 살아남겠지요. 하지만 야당이 살아남으려면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합니다. 나라가 이런 상황이 된 데는 민주당과 한국당 책임이 제일 크지 않습니까.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 정권의 폭주를 못 막은 책임이 있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실정으로 초래된 사태라는 원죄가 있지 않습니까. 원죄에 대해 반성했나요? 하지 않았습니다. 민심이 그들을 용서하고 돌아오려면 반성과 개혁이라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용서할 계기가 없었습니다. 아니 노력조차 하지 않았어요.”
 
  ― 한국당이 아니면 다른 세력이 중심이 될 수 있을까요.
 
  “보수 정치권은 완전히 다시 헤쳐 모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당이 처절한 혁신을 하고 당명을 바꾸고 하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어려워 보입니다. 군소정당은 결국 총선에서 몇 석 얻지 못할 거고요. 탈당이니 분당이니 하지 말고 완전히 새롭게 헤쳐 모이면 보수는 물론 민주당 일부 세력까지 끌어들일 수 있어요. 지금의 여의도 정치권이 기득권을 포기하면 됩니다.”
 
  ― 본인은 보수층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의 이야기는 그들(야당)보다 설득력이 있을 수밖에 없죠. 저는 원죄의 집단에 속하지 않았고 원죄가 덜하니까요. 당시 진영 논리에 빠져 잘못 생각한 것을 반성한다고도 했고, 이후 투쟁에 앞장서왔습니다. 저는 양쪽 기득권에 대한 분노가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요.”
 
 
  재야 세력 규합이 우선
 
지난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자유시민’ 발대식에서 공동대표를 맡은 이언주 의원(가운데)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 의원은 보수 대통합은 필요하지만, 여의도 정치 중심이 아닌 보수 재야 세력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을 설립해 공동대표로 재야 개혁 세력들을 연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금 재야에서 나라 걱정하며 싸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능하고 나라 사랑하는 이런 분들을 다 제도권으로 들어오라고 해야 해요. 야당은 여의도 중심으로만 정치를 하려 하니 투쟁력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 건 정치권의 당연한 과제인데, 한국당 사람들이나 황교안 대표가 자기 사람들 데려온다고 국민들이 감동하겠어요? 그런 인재 영입이 아니라, 재야의 개혁 세력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민주당은 민주노총이나 시민단체 다 받아들이고 하는데 야당은 왜 안 됩니까. 여의도 따로, 재야 세력 따로 활동하면 힘이 생기기 어려워요. 다 합쳐서 우리가 왜 신뢰를 잃었는지 반성도 하고, 해결책과 대안도 내놓고, 미래를 얘기해야죠.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고 체제를 지키자는 기본을 내세우면서 ‘전진하고 개혁하자’ ‘세대교체하자’ 이런 비전을 내놓으면 됩니다.”
 
  ― 보수 재야 세력을 어떻게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습니까. 비례대표 같은 건가요.
 
  “구체적인 부분은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요. 보수 세력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함께하는 게 우선입니다. 여의도 정치인들이 통합하고 영입한다고 국민이 통합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 야권의 풀뿌리 세력이 적지 않습니다. 원래 보수는 풀뿌리 세력이었던 적이 별로 없지만, 이 정권 들어 생겨나고 있어요. 보수 풀뿌리 세력에는 오로지 나라를 걱정하며 자기 돈 써가면서 직장이나 조직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에게 많은 얘길 들어야 합니다. 아래로부터 통합이 이뤄지고 여의도 정치인들은 나중에 함께하는 정도로만 하면 됩니다. 동네에서 돈과 이권으로 조직 만들어서 나라고 뭐고 안중에도 없고 오직 배지만 관심 있는 정치인들을 국민들이 지지하겠습니까?”
 
  ― 새로운 보수 세력이 등장할 수 있겠군요.
 
  “그래서 분기점이라는 겁니다. 지금 대안으로서의 보수, 혁신보수, 신진보수 세력이 등장해야 합니다. 한국 보수의 문제는 1987년 이후 제대로 보수를 개혁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계속 누적시킨 겁니다. 그 탓에 분노한 국민들이 좌경화된 민주당을 지지했지요. 실은 국민들은 자유주의자고 정의와 개혁을 원했을 뿐인데, 혁신적인 신진보수 세력이 나오지 못하는 새 국민들 지지는 좌파들에게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안철수 현상’이 비슷했으나 안철수는 시대의 사명을 깨닫지 못하고 그냥 좌파의 숙주가 되고 말았습니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못 돌립니다. 보수의 혁신 없이 결코 이기지 못합니다. 나라가 좌경화되는 것이 두렵거든 우리 스스로 혁신하여 국민들이 떠나가는 걸 막고 다시 돌려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 보수의 신진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세력들이 이번에 잘못해서 혁신의 동력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쉽게 개별 입당하거나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 겁니다. 그리되면 야당들은 혁신을 소홀히 할 것이고, 역사는 다시 퇴행하고, 결국 다시 좌파들이 권력을 잡을 것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바꾸겠다는 신념과 용기가 없다면 어렵다고 봅니다.”
 
 
  野, YS-DJ처럼 투쟁해야
 
이언주 의원은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그는 “지금 상황이 군부 정권 때와 유사하다”며 야당 지도자라면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두 분의 대통령으로서의 치적에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야당 지도자로는 탁월한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지금 얼마나 독재와 억압이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면 과거 군부 정권 때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때는 좀 더 잘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목표라도 있었지, 지금은 더 망가지는 나라를 위해 독재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걸 어떻게 극복할까요. 그때 군부 독재를 극복한 사람이 YS와 DJ 아닙니까. 그들이 어떻게 했느냐를 생각하고, 그런 강도로 싸워야 합니다. YS는 의원직 제명을 당했고, DJ는 생명의 위협을 겪었죠. YS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습니다. 독재 정권이 아무리 억압해도 결국은 국민이 승리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삭발할 때도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 희망과 용기를 국민에게 주고 싶습니다.”
 
  ― 지금의 야당 지도자들을 어떻게 봅니까.
 
  “솔선수범해야 되고, 단호해야 하고, 희생해야 합니다. 희생정신을 실천해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않으면 안 돼요. 감동이 있어야 용기가 나는 겁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이라고 했잖아요. 그들이 국민에게 던진 메시지와 그들의 리더십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지도자가 보이지 않아요. 용기와 확신, 행동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언급되는 야권 정치인들은 싸우지도 않고 개혁도 하지 않아요. 또 지금 지도자라는 정치인들은 이미 국민들의 마음에서 밀려난 것 같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도 야당 시절 리더십은 상당히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렇죠. ‘선거의 여왕’이 된 건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권 이후 리더십이 훼손되긴 했지만, 야당 시절 많은 환호를 받았죠.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본인이 몸으로 뛰는 리더였지 않습니까. 감동을 줬던 지도자입니다. 옳은 길이라면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며 “이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런 국가위기 사태에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야당 비대위원장 시절 모습을 보면 정무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에요. 상황 판단과 정치적 해석은 탁월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이 이대로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고, 나라가 망가지는 꼴을 그냥 보고 있진 않을 겁니다. 이런 여러 상황을 볼 때 어쨌든 나라의 지도자였던 분이니 메시지를 내놓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박 전 대통령은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발언은 안 할 겁니다. 지금은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겠지만 지금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면 보수 세력을 위해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왜 쓸데없는 복지에 세금을 쓰는가
 
삭발식 직후 발언하고 있는 이언주 의원.
  보수 세력 중에서도 대표적인 자유주의자, 시장주의자인 이 의원은 “이 정부가 그래도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공공부문을 제대로 개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개혁을 얘기하지만 지금 그런 정도의 개혁으로는 안 됩니다. 목숨 건 개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해요. 예를 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뭘 해야 됩니까? 청년수당? 그런 건 아니에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 기회는 국가가 주는 게 아니라 시장이 주는 겁니다. 시장을 활발하게 만들어 일으키면 희망이 생깁니다. 세계 경제가 개방적 자유주의로 가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 복지는 필요한 것 아닙니까.
 
  “복지는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면 되는 겁니다. 청년수당, 복지관 예산 이런 건 과감하게 줄이고 가장 중요한 교육, 주거, 연금 세 가지에만 집중하면 돼요.
 
  공교육을 살리려면 공교육이 사교육보다 좋으면 됩니다. 다양한 교육에 투자하고 교사들이 적은 수의 아이들을 관리하고 경쟁할 수 있게 하면 학교가 학원보다 부족할 게 없습니다. 주거의 경우 임대주택 쓸데없이 많이 지어 빈집 늘리지 말고, 전세자금을 원하는 전 국민에게 일정 금액 빌려주는 겁니다. 어차피 전세금이니 반환받는 데 어려움은 없잖아요? 주거만 안정되면 국민들이 훨씬 살기 좋아집니다. 연금도 마찬가지예요. 은퇴 후 부부에게 200만~300만원만 나오면 살 수 있잖아요. 자질구레한 복지는 구조조정하고 민간에 맡기면 예산 충분히 나옵니다. 자잘한 복지혜택 관리하느라 공무원 인건비에 세금만 많이 들어가잖아요. 교육·주거·연금 세 가지만 안정돼 있으면 살기 어렵다는 말은 안 나옵니다. 물론 복지 혜택 많으면 좋지만 그런 거 해줄 형편이 아니고 필요한 것도 못 하고 있는데 왜 쓸데없이 세금을 씁니까. 국가가 자꾸 끼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고, 국민들이 기본적인 혜택을 받고 그 후에는 자신이 알아서 결정할 수 있게 하면 되는 겁니다.”
 
  ― 공공개혁은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죠.
 
  “정유라니 조국 딸이니 하는 일들이 다 비대한 공공부문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이에요. 보수 세력이 이런 비합리성을 개혁하겠다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정치인 누구 한 사람이 이렇게 주장하는 건 의미가 없고, 집단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정치인의 힘은 대중적 지지
 
  3시간 반에 걸친 인터뷰 내내 이 의원은 국민의 분노가 하늘에 닿을 것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유지했다. 지면에 쓰기 어려운 정치권의 추한 민낯에 대해서도 장시간 울분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무소속 지역구 재선 의원인 그에게 총선 얘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답은 명쾌했다.
 
  “공천이니 당선이니 지역구니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금 국민은 동네 걱정보다 나라 걱정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정치인이 공천을 걱정하고 줄을 서야 할 정도면 정치인의 힘인 대중적 지지가 부족한 것 아닌가요. 국민이 정치인에 대해 언론이니 유튜브니 다양한 방법으로 접하는 시대입니다. 진정성만 있으면 돼요. 지금 국민은 가식적인 진보 세력에 실망한 거잖아요. 진정성 있는 정치인에게는 국민이 지지를 보낼 겁니다.”
 
  삭발하던 날, 남편에게 미리 얘기하지 않은 만큼 긴장하며 귀가했지만 남편과 아들은 삭발한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평상시와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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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웅    (2019-09-23) 찬성 : 1   반대 : 0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교육하며 올바른 자유와 책임, 정의와 법치, 신뢰받는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시장자유주의 경제원칙이 뿌리내리는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이언주 의원이 큰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보수 자유주의 시민 양성의 요람이 되었던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아람단, 이런 교육활동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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