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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갑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汎보수-反文 세력 뭉쳐 문재인 暴政 종식시켜야”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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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도 합치자. 그렇게 해서 문재인 정부와 한판 붙자’고 통 큰 정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 “김진태·조경태·나경원·전희경 등 눈여겨보고 있어”
⊙ “문재인 정권, 편 가르기 너무 심해… 전대협 선후배들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고 있어”
  자유한국당이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를 열어 황교안(黃敎安) 전 국무총리를 대표로 선출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로써 2018년 7월 이후 계속되어온 김병준(金秉準)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끝내고, 정상체제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곡절도 있었다. 특히 막바지에 하노이 제2차 미북(美北)정상회담 날짜가 전당대회 날짜인 2월 27일로 잡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홍준표(洪準杓)·심재철(沈在哲)·정우택(鄭宇澤) 후보는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정갑윤(鄭甲潤·69) 전 국회 부의장은 무대 뒤에서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전당대회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애를 썼다. 정 전 부의장은 2002년 이후 울산 중구에서 5선을 기록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중진이다. 서청원(徐淸源) 의원이 당에 없는 지금은 ‘친박(親朴) 좌장(座長)’으로 꼽히고 있다.
 
  그를 인터뷰하기 전 지인(知人)에게 정 전 부의장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한마디로 말했다.
 
  “덕장(德將)이시죠!”
 
  그는 정갑윤 전 부의장이 명절 때면 국회 방호원들이나 청소부들을 극진히 챙긴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전당대회는 汎보수 세력 하나로 녹이는 용광로”
 
지난 2월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표로 선출됐다. 사진=뉴시스
  ― 모두들 후덕한 분이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국회 속기록에도 나와 있지만, 나는 좋은 얘기를 할 때는 실명(實名)으로 거론하지만 비판할 때는 김모(某)니 모(某)정당이니 하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 실명이 들어가야 재미있는 법인데요.
 
  “2002년 정치권에 들어와서 보니, ‘참 말 잘한다’ ‘돌직구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싶은 분들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참 존경스러웠어요. 그런데 그 돌직구는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더군요. 나도 인격이 있고, 상대도 인격이 있습니다. 범죄자도 인격이 있잖아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나쁜 일에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있습니다.”
 
  ―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전당대회를 죽 지켜보고 진행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사실 이번 전당대회는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으로 치른 전당대회다운 전당대회였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를 선출했던 2017년 전당대회는 현장 전당대회라면서 감자밭에서 하고 헌정기념관에서 중계방송을 하는 등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했지만, 탄핵 이후라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었죠.”
 
  ― 지난 2월 27일 하노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 날짜와 겹치는 바람에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예정대로 전당대회를 치른 걸 두고 자기들끼리 짜고서 한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당대회 연기는 사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첫째, 전당대회 참석자들을 수용할 장소를 다시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둘째,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3월 13일 전국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그것도 어려웠습니다.
 
  셋째, 4월 3일 재·보궐 선거가 잡혀 있는데, 새 지도부가 빨리 구성되어야 공천을 하잖아요.
 
  일부 후보가 전당대회 연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사퇴했지만, 당이 사유물은 아니잖아요?”
 
  ―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이른바 범보수(汎保守) 세력, 반(反)문재인 세력을 전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라는 용광로에 넣어 하나로 만들어서,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라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절대 싸우는 모습 보이면 안 된다”
 
  ― 황교안 신임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법제사법위원을 오래 했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할 때부터 황 대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50% 이상의 표를 얻어 대표가 될 정도로 역량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황 대표가 공무원 출신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아직 현실정치에 대한 경륜은 좀 부족하겠지요. 정치는 종합예술이라고 하잖아요? 공무원은 부하 직원에게 임무를 주면 알아서 하지만, 정치는 절대 안 그렇거든요. 상대에게 감동을 줄 때 함께할 수 있는 게 정치입니다. 황 대표는 아직 그런 훈련이 덜 되어 있기 때문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황 대표가 그런 노력을 할 준비는 되어 있다고 봅니까.
 
  “어제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했습니다. 저는 ‘국민들은 황 대표를 중심으로 정말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절대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하나가 되어서 그걸 바탕으로 당을 살리고, 문재인 정부의 폭정(暴政)을 종식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황 대표도 ‘중진의 고견(高見)을 듣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홍준표 전 대표 시절에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한 번밖에 안 열었습니다. 황 대표가 앞으로 당내 언로(言路)를 활성화한다면 당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 대표가 당원 투표에서는 오세훈(吳世勳) 전 서울시장을 압도했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밀린 것을 두고,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도 정치를 오래 했지만, 국민여론조사라는 것은 결국 지명도입니다. 아직 오세훈 전 시장보다 황 대표가 지명도에서 떨어지는 거죠. 이 부분은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잘 해나가면 극복이 될 것입니다.
 
  국민여론조사에는 우리 당 지지 세력이 아닌 사람이 일부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역(逆)선택을 하는 경우도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나쁘면 책임져야”
 
  ― 전당대회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있을 당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朴槿惠) 전 대통령에게 서운하게 했다는 유영하 변호사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었죠.
 
  “유영하 변호사가 연락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 저입니다. 하지만 그 얘기에는 유 변호사의 자의적(恣意的)인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얘기는 박근혜 대통령이 구치소에 막 들어갔을 때의 일인데도, 처음에는 마치 지금 박 대통령이 ‘황교안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준 것처럼 비친 부분이 있습니다.”
 
  ― 혹시 그 문제를 가지고 황 대표와 의논한 게 있습니까.
 
  “황 대표가 전화를 걸어왔기에 ‘그냥 웃고 넘어가라. 대답할 가치도 없는 것 아니냐’고 충고해주었습니다. 정치를 하다 보면 침묵은 금(金)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저처럼 말을 잘 못하는 경우에는 더 그렇죠. 말 잘못해놓으면 토 달고, 난리가 나거든요.”
 
  ― 탄핵에 대해서도, 현실을 인정하면 친박(親朴) 세력이 뭐라고 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면 현 여권(與圈)이 ‘탄핵불복’이라고 난리를 치고 있죠.
 
  “탄핵 때문에 우리 당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탄핵이 불가피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결과 어떻게 됐습니까? 설사 절차가 정당했다 하더라도, 결과가 나쁘게 나왔으면 정치인은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죠.”
 
  ― 탄핵이 절차적으로 정당했는지도 사실 의문이죠.
 
  “탄핵의 단초가 된 게 태블릿PC잖아요. 지금은 흐지부지되는 것 같지만, 거짓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은 시인도 보세요. 결국은 다 밝혀지잖아요. 거짓말한다고 마르고 닳도록 가는 게 아닙니다. 손석희 사장이 지금 김웅이라는 프리랜서 기사와 소송을 하고 있는데, 그의 도덕성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현 정부가 지켜주는 데도 한계가 있겠지요.”
 
 
  “바른미래당도 합치자고 해야”
 
2012년 10월 21일 한국청년회의소(JCI) 전국회원대회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정갑윤 의원. 정 의원은 JCI 부회장을 지냈다. 사진=조선DB
  ― 그게 쉽게 되겠습니까.
 
  “지금은 원체 저들이 언론을 장악하고 있으니까, 아무리 우리가 바른 얘기를 해도 안 받아주고 있죠. 우리가 무슨 소릴 하면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일파만파(一波萬波)로 만들지만….
 
  그래서 범(汎)보수-반(反)문재인 세력이 하나가 되어서 힘을 길러야 합니다. 어차피 정치는 세력싸움입니다. 나는 우리 황 대표가 어느 정도 지지기반을 확보한 후에는 ‘서청원·이정현(李貞鉉) 다 들어와라. 바른미래당도 합치자. 그렇게 해서 문재인 정부와 한판 붙자. 나라를 구하자’고 통 큰 정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 이명박(李明博) 전 대통령에 대한 병보석(病保釋)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마 신청 안 할 거예요. 그 성격에….”
 
  ― 보수이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능(無能)하고 소통이 부족해서 몰락을 자초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친박 중진으로 국회 부의장 시절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얘기할 기회가 있었나요.
 
  “시정연설 하러 국회에 오면 얘기하곤 했어요. 연설 마친 후 야당석부터 돌면서 의원들과 인사 나누라고 말씀드려서 실제로 그렇게 한 적도 있고…. 박 대통령이 울산으로 여름휴가 왔을 때에는 돼지국밥집에서 점심 같이 하면서 얘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국민에 대한 스킨십 얘기였죠. 그때는 최순실에 대해서는 몰랐으니까….”
 
  ― 요즘 박근혜 전 대통령 소식은 좀 듣습니까.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유영하 변호사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박 대통령 자신이 유 변호사에게도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으니까….”
 
  ― 박 전 대통령 건강은 어떻다고 합니까.
 
  “좋을 리가 있겠습니까. 나이도 벌써 칠십이 다 되어가는데….”
 
 
  당내 주자들
 
정갑윤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차기 대선 주자감으로 김진태·조경태·나경원·전희경 의원 등을 꼽았다.
  ― 자유한국당 내에 2022년 대선(大選) 주자로 눈길이 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우선 김진태(金鎭台) 의원은 용기가 있고 인물이 좋아요. 국회의사당 앞에서 당 대표 출정식을 했는데, 그걸 본 사람들 말이 대단했다고 하더군요.”
 
  ― 저도 그때 봤는데, 자유한국당 의원 중에 그런 식으로 한 사람은 처음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 당내 지지기반이 약해요. 김 의원은 오직 태극기부대에만 올인(all in)했는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토론회 하면서도 ‘나 혼자 당을 지켰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래서는 안 되는 거죠. 설사 자기 혼자 했더라도 ‘우리 모두 함께 당을 지켜왔다’는 식으로 말해야 했어요. 태극기집회 같은 데서 치켜세워주니 붕 뜬 것 같은데, 지금부터 당내에서 봉사하면서 경륜을 쌓아나가면 좋은 재목이니까 잘 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경태(趙慶泰) 의원도 차근차근 잘 크고 있는 정치인이죠.”
 
  ― 조경태 의원은 어떤 점에서 높이 보는 겁니까.
 
  “사람이 깨끗하고 자기 노선이 확실한 게, 정말 ‘개혁적 보수’라고 할 수 있죠. 문재인 정권에 날 세우는 것도 누구 못지않고….”
 
  ― 조경태 의원은 아직도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은 정리가 안 된 것 같습니다. 책상 밑에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놓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아, 그래요? 그건 내가 못 봐서…. 이번에 조경태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후 축하전화를 해서 ‘최고위원 중에서 가장 정치 경륜이 있는 게 당신이니까 앞으로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저와는 얘기가 잘 통해요.”
 
  ― 민주당 출신이라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 조 의원에 대한 거부감은 없습니까.
 
  “이번에 최고위원 당선으로 그 점을 상당히 극복했다고 봅니다. 저렇게 나가면 앞으로 세(勢)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 40대나 50대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없습니까.
 
  “나경원(羅卿瑗) 의원, 전희경(全希卿) 의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여성 정치인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 같은 게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이 쌓이다 보면 국민들 생각도 달라질 거고….”
 
  ― 나경원·전희경 의원을 평가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후, 당이 시끄럽던 게 조용해지지 않았습니까? 전 의원은 소신 뚜렷하고 똑똑한 좋은 인재지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참신한 40대를 내세워보자는 논의가 나왔을 때,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볼 생각으로 불러서 이야기해보기도 했어요.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정 의원은 “나올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 대선 과정에 다 나와서 경쟁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병준 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설 거라는 얘기도 있었죠.
 
  “그런 얘기가 나오기에 바로 김 위원장에게 전화해서 ‘위원장님이 정말 나오기만 한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당신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서 우리 당이 살고, 그래서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이 ‘김병준이 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을 때 나설 수 있는 거다. 나중에 그런 순간이 오도록 노력해달라’고 했습니다.”
 
 
  “文 정권, 편 가르기 너무 심해”
 
2016년 2월 24일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연설 주제에 대해 지적하는 정갑윤 부의장. 사진=조선DB
  ― 일자리 참사, 외교 실패 등 숱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여전히 48% 수준이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도 40% 가까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은 잘해야 28% 수준으로 전통적인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율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의미로 볼 수 있겠죠. 하나는 그동안 우리 당이 정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저쪽에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의 기본구조는 5대 5입니다. 줄잡아 계산했을 때 자기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는 층이 25%쯤 되는데, 그들이 우리에게 오도록 해야지요. 이제 당이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현실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고, 그러면 국민들의 지지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문재인 정권이 가장 잘못한 게 뭐라고 생각합니까.
 
  “편 가르기가 너무 심해요.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하지만, 내 편 네 편 너무 심하게 가르고 있어요.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환경부뿐이 아니죠. 전(全) 부서가 다 그래요.
 
  장관 인사 보세요. ‘캠코더’(문재인 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인데, 캠코더라도 역량이 있으면 몰라요. 청와대 보세요. 노무현 정권 때는 그래도 공무원 출신들이 청와대에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요새는 전부 전대협 선후배들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하고 있잖아요.”
 
  ― 박근혜 정권 때 민주당은 120여 석을 가지고도 국회선진화법을 내세워서 과반(過半)인 당시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곤 했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뭡니까.
 
  “이 정부 아래서는 누가 정권에 대해 비판적으로 한마디 하면 시민단체·노조 같은 데서 나서서 이슈를 제기하고 고발합니다. 그러면 언론에서 그냥 대서특필하고….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보수 세력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죠. 우리 당의 추천을 받아 된 KBS 이사에 대해서는 법인카드 쓴 걸 가지고 뭐라고 했죠. 언론노조 같은 데서 학교 앞으로, 교회로 몰려가서 물러가라고 아우성치고…. 반면에 지금 KBS 사장은 세월호 사건 났을 때 노래방 가서 법인카드 쓰지 않았어요? 만약에 우리가 추천한 사람이 그랬으면 결딴났겠지요. 우리가 이런 부분에서 취약합니다.”
 
  ― 그렇다고 해도 보수적인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는 정당으로서 너무 무기력한 거 아니냐는 거죠.
 
  “우리가 뭘 해도 방송 같은 데서 잘 받아주질 않아요. 《조선일보》나 받아줄까 말까…. 침소봉대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자꾸 작아지니….”
 
  ― 국회 부의장을 지낸 입장에서 국회선진화법이 국회를 선진화시켰다고 생각합니까.
 
  “아유, 아니죠. 우리가 여당 때는 여당이어서 당하고, 야당일 때는 야당으로 당하고… 정말 그거는….”
 
  ―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제1당이 되면 국회의장 0순위로 꼽히고 있는데, 전직 의장 중에서 롤모델로 삼고 싶은 분이 있습니까.
 
  “박관용(朴寬用) 의장이죠. 이번에도 전당대회를 하면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애써주셨는데, 박관용 선배가 계시다는 게 우리 당에 큰 복(福)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박 의장의 어떤 부분을 본받고 싶습니까.
 
  “박관용 선배는 야당 시절에 의장을 해서인지 애당심(愛黨心)이 굉장합니다. 국가관도 투철하고….”
 
 
  “현대車, 物流기지로 전락할 수도”
 
  정갑윤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은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이 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엔진이다. 하지만 조선(造船) 경기도 가라앉고, 현대자동차도 옛날 같지 않아 ‘이러다가 울산이 한국의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울산 경제가 안 좋다고들 하더군요.
 
  “울산의 3대 주력 산업이 조선·자동차·정유입니다. 2004년부터 저는 ‘조선은 설계 빼면 노동집약 산업이다. 중국이 치고 올라오면 언제 경쟁력을 상실할지 모른다’ ‘자동차는 저렇게 세세연연(歲歲年年) 파업하는데, 전 세계가 자동차 산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물류(物流)기지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경고하면서 ‘잘나갈 때 미래를 준비하자’고 주장했습니다.”
 
  ― 그 대안(代案)이 무엇이었나요.
 
  “중저준위(中低準位)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울산에 유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했기 때문에 그 분야는 좀 알거든요. ‘국회의원 되더니 핵쓰레기장 가져오자고 한다’면서 난리가 났죠. 형님도 ‘가만히 있으면 3선 할 텐데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제가 국회의원 두 번 한 것도 가문의 영광입니다. 정치인이 국민들 내일의 먹거리를 걱정하지 않으면 누가 합니까. 옳고 그름은 훗날 후배들이 판단할 겁니다’라고….”
 
  ―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은 결국 경주로 갔죠.
 
  “그걸 보고서야 지역구민들은 ‘정갑윤이 혜안이 있었다’고 평가해주더군요. 그래서 그다음 선거 때에는 경쟁자 없이 단수로 신청해서 공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 울산은 정말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합니까.
 
  “사실 지금 울산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선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고(高)임금이어서 외국과 경쟁이 안 되잖아요. 지금은 잘 하고 있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자동차 산업을 우리만 합니까? 현대자동차가 세계 5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잖아요?
 
  조선 산업도 현대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 합병이 노조의 반대로 난항이고…. 국민 혈세(血稅)로 연명하는 대우해양조선이 해외시장에 나가서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덤핑을 하는 게 말이 됩니까?
 
  강성노조가 하루빨리 이런 현실들에 대해 인식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산업을 혁신하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나가야 합니다.”
 
 
  ‘흙수저’
 
  ― 노조세가 센 울산에서 5선이나 한 게 대단합니다.
 
  “내가 ‘흙수저’ 출신입니다. 아버지는 막노동도 하고, 소작농도 하고 그랬죠. 그런 집안의 5남 1녀 중 넷째니 있으나 마나 한 자식이었던 셈이죠. 그런 제가 5선이나 한 것은 사실 기적이죠. 울산의 정치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겁니다.”
 
  ― 젊어서 목재회사를 경영했더군요.
 
  “형님이 창업한 회사를 대학 때부터 맡아서 경영했죠. 낮에는 대학생, 밤에는 사장…. 아마 울산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 꼽으라면 내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겁니다.”
 
  ― 정치는 어떻게 하게 된 겁니까.
 
  “제가 JCI(한국청년회의소)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문희상(文喜相) 국회의장이 회장일 때, 제가 부회장을 했죠. 1991년 첫 지방의원 선거 때, 당시 김태호(金泰鎬) 민주자유당 의원이 청년대표로 경상남도 도의원(당시는 울산이 경남이었음)으로 공천해주었습니다. 지방의원으로 한계를 느껴 1996년부터 국회의원 총선에 나섰다가 200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지요.”
 
  기사 첫머리에서도 언급했지만, 정갑윤 의원은 넉넉한 인품으로 ‘덕장’ 소리를 듣는 정치인이다. 매달 세비(歲費)의 10%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근래에 두 번 구설(口舌)에 올랐다. 하나는 작년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 검찰이 국감자료를 스테이플러(호치키스)로 철해 제출한 것을 지적했다가 ‘황당 호통’ 소리를 들은 일이다. 다른 하나는 금년 1월 KT에 다니는 아들이 대관(對官)팀에 장기 근무하는 등 인사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호치키스 사건’에 대해 물어보자 정 의원은 직접 종이 몇 장을 스테이플러로 찍어 보이면서 “국감자료를 이렇게 해서 가져왔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라고 했다.
 
  ― 그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요.
 
  “국정감사 받는 자세가 안 됐다는 거죠. 호치키스심이 안 보이게 밴드 같은 걸로 커버할 수 있잖아요? 그건 정성이고, 자세입니다. 자기들만 보고 마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에게 제출하는 자료인데, 예의의 문제죠.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그럴지 몰라도, 내 정서는 그렇습니다.”
 
  ― 아드님 인사 특혜 건은 어떻게 된 겁니까.
 
  “그건 언론중재위원회에도 제소했고, 민형사상 소송도 제기해놓았어요. 나는 그런 데만 있으면 아이를 버릴 것 같고, 아이가 국회에 자꾸 오는 것도 안 좋아서, 동향 출신 KT 임원을 만났을 때 ‘아이가 다른 일도 배우고 그래야 할 텐데, 다른 데로 옮겨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한 적도 있어요.”
 
  ― 그것도 인사청탁이라면 청탁 아닌가요.
 
  “그 부탁이 받아들여지진 않았어요. 회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그 자리에 계속 둔 것인데, 마치 내가 백을 써서 그런 것처럼 보도했어요. 나도 아들도 공사(公私) 구분은 철저합니다.”
 
 
  “黨을 살리는 게 나라를 살리는 길”
 
  ― 내년 총선 전망을 어떻게 봅니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 자유한국당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봅니다.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또 싸우면 우리는 끝이다. 싸우면 민심은 다시는 우리에게 안 돌아온다’면서 ‘절대로 싸우면 안 된다’고 당부했어요.
 
  황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 됩니다. 경제도 그렇고, 남북관계도 그렇고, 문재인 정권은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해 우리 당을 분열시키려 해도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당을 살리는 게 나라를 살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보수를 살려놓고, 당을 살려놓고, 은퇴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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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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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cha    (2019-03-28) 찬성 : 5   반대 : 1
이 작자 한 일이라곤 적폐 내걸어 지 싫은 놈 모조리 숙청 시키고 54조 퍼붓고 19년만의 최악 일자리 만들고 외국 가서는 원전 폐기한다는 놈이 엉터리 나라 이름 부르며 원전 사라고 쪽팔리는 일이나 하고 작년 세계 경제 호황일때 죽쒔는데 암울한 금년 세계 경제에 앞이 훤하다. 무능을 알고 난 안되겠네유 하고 물러나면 정상을 참작하겠지만 계속 똥고집 부리면 이 작자 갈 길ㅇㅡㄴ 올빼미 바위 아니면 던젼 빵일 것이다.
  촌철살인    (2019-03-27) 찬성 : 4   반대 : 3
이게 왜 메인 탑 기사지요?
배진영 기자, 지면 사유화 아닙니까? 이게 메인 탑 기사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한 중진 의원의 일방적 인터뷰 아닙니까.

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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