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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 인터뷰

윤증현 前 기획재정부 장관

“현 정부는 ‘일자리’와 ‘일거리’를 혼동하고 있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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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을 고집하는 것은 오기…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
⊙ 기재부 장관 시절 국민들에게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솔직히 고백
⊙ 관료들이 ‘반기업 정서’를 갖고 있느니 차라리 ‘영혼이 없는 것이 낫다’는 상징적 얘기, 귀담아야
⊙ 제일 큰 위기는 ‘위기를 위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
⊙ 비현실적인 고율의 세금은 바람직하지 않아

尹增鉉
1946년 출생. 서울고·서울대 법과대 졸업, 美 위스콘신대 매디슨교 대학원 정책학 석사 / 제10회 행정고시 합격, 재무부 금융정책 실장, 세제실 실장, 금융감독위원회 제5대 위원장, 금융감독원 제5대 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역임. 現 윤(尹) 경제연구소 소장
사진=조현호
  지난 2009년 2월,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총사령관이 된 윤증현(尹增鉉) 전(前) 기재부 장관이 이명박(李明博) 당시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강원도를 시찰 중이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니까 경제성장률이 플러스 3%대가 아니라 마이너스가 될 것 같습니다. 전화상으로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상황이 이렇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라고 발표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시장에서 정부가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윤 전 장관 얘기에 이 전 대통령은 허허 웃었다.
 
  “경제수석실은 뭐라고 합니까? 상황은 알겠으니 한 번 더 협의를 해주세요.”
 
  윤증현 전 장관은 청와대와 협의를 했다. 하루 뒤 기재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플러스 3%대가 아니라 마이너스 2%대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기가 휘청거렸지만 마이너스 대의 성장이라는 말에 시장은 적잖이 놀랐다. 최종적으로 그해 성장률은 플러스 0.3%로 마감됐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6.5%, 2011년에는 3.7%의 경제성장률을 이뤄내며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소득주도성장은 분배 정책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2월 12일 청와대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등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
  10년 가까이 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윤증현 전 장관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것이 이 에피소드와 무관하지 않아서다. 과거 정부의 고위 관료로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을 책임지는 까마득한 후배들을 훈계해 달라고 만남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금융감독원장을, 이명박 정부 때 기재부 장관을 지내며 색(色)이 완연히 다른 두 정부에서 경제 사령탑을 맡았던 그가 누구보다도 냉정하게 현재의 경제 상황을 짚어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두 시간 가까이 이뤄진 인터뷰에서 윤증현 전(前)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성장과 분배’ ‘정직’, 그리고 ‘기업’이었다. 인터뷰가 있던 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한 날이었다.
 
  “오늘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니까 정부가 경제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을 유지한다는 것이죠. 소득주도성장이 마중물로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마중물은 펌프를 시동할 때 미리 펌프 동체에 채우는 물입니다. 경제학적으로는 시드 머니(seed money)라고도 합니다. 상수도가 원활히 흐르기 위해서 계속 펌프질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의 이야기이지요. 소득이 늘어나야 소비가 일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시스템이 작동을 하려면 누군가를 펌프질을 계속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빠져 있습니다.”
 
  ― 펌프질을 하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정부와 기업입니다. 기업이 투자해야 생산이 일어나고, 개개인의 소득이 늘어나 선순환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혁파를 해서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현 상황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장’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은 엄밀히 말해 분배 정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 정부의 가장 아쉬운 점은 ‘성장과 미래’에 대한 담론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 성장이 경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축입니까.
 
  “그렇습니다. 성장이 있어야 일자리가 생기고 복지재원을 마련할 수가 있습니다. 성장이 가장 많은 경제문제를 해결할 근본이 된다는 것이죠. 더욱이 제4차 산업혁명이 전 분야에 걸쳐 빠른 속도로 밀려오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대처가 시급합니다. 영국의 명 수상 처칠은 제2차 대전 중 의회에서 ‘현재와 과거가 싸우면 손해를 입는 것은 미래다’라는 명구로 국론의 통일과 사회통합을 이뤄냈습니다. ‘성장’과 ‘미래’에 대한 담론이 실종된 우리의 앞날에 주는 큰 시사라 생각합니다.”
 
  ― 일부에서는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우리나라에서 내수를 진작시키는 ‘소득주도성장’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정책이라고 합니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100% 이상입니다.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는 것은 수출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 비용을 올리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國富의 원천인 부가가치는 기업이 창출하는 것
 
  ― 기업들이 장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이번 정부에는 반(反)기업 정서를 가진 관료들이 너무 많아 소통이 어렵다고도 합니다.
 
  “반기업 정서를 가진 관료들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요즘처럼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관료들의 고뇌가 컸던 때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영혼 없는 관료들’이라는 비난에 선배 관료로서 가슴이 아픕니다.”
 
  ― ‘관료들이 영혼이 없다’는 것이 반기업 정서를 가진 것보다 위험한 것 아닙니까.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들립니다만.
 
  “아니죠. 관료들이 반기업 정서를 갖고 있느니 차라리 영혼이 없는 것이 낫다는 상징적 이야기입니다. 기업의 중요성을 관료들이 이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 요즘 그런 말씀을 하시면 친(親)기업 성향을 가졌다고 비판을 받습니다.
 
  “국부(國富)의 원천인 부가가치는 기업이 창출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도 언론도 국회도 아니죠. 기업이 훌륭한 제품과 용역을 국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매출하고 이윤을 창출해 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새로운 산업에 대한 도전과 창의력이 바탕이 되죠. 이런 측면에서 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윤증현 전 장관이 조목조목 얘기를 이어갈 즈음에 기자는 대기업을 떠올렸다. ‘친기업’이니 ‘반기업’이니 하는 단어는 이상하게도 대기업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윤 전 장관의 이어지는 말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여자 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가 농장을 개척하고 땅을 일구는 것이 바로 기업 활동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투하하여 수출하는 것만 기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사를 짓는 일도 농업이라는 산업에 종사하는 것입니다. 민간의 영역이죠.”
 
  ― 민간에 맡기기보다 정부에서 깊숙이 관여를 하겠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소한으로 제한되어야 시장 기능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습니다. 대기업 규제는 강화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기업 숫자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써야 합니다. 미(美) 《포천》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3~4개밖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중국은 60여 개나 되는데 우리의 실정이 이렇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제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만으로 경쟁할 수 없습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 대기업, 특히 재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일부 대기업 총수들의 일탈 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이는 정부에서 각종 규제와 감독을 통해 철저히 응징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일탈로 대기업 전체를 호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경제와 산업이 현재의 수준으로 발전함에 있어 대기업의 역할과 순기능은 인정해야 합니다. 경제는 결국 민간이, 기업이 중심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국내시장이 협소한 우리의 형편상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이를 대기업이 수행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대기업은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아서 일궈진 곳이다, 당시 누구였어도 상황만 맞았다면 오늘날의 그룹이 될 수 있었다며 폄하를 하는데요.
 
  “그런 식으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반감을 갖고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이해의 부족으로부터 기인한다고 봅니다. 만약에 삼성전자, 현대차가 무너진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혼돈이 올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공짜 점심은 없다(No free lunch)’라는 당연한 원칙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하고, 기업의 역할과 그를 바라보는 시각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이 나중에 실질적 경제 행위 주체자가 되어야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창출에 역주행하는 정책
 
지난 2013년 12월 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라가르드 IMF 총재를 만난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오른쪽).
  윤증현 전 장관은 한평생을 경제계에 몸담은 경제 관료 출신이다. 대학원을 졸업한 해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 과거 재무부에서 50여 년 가까이 금융, 세제, 부동산 등 경제 관련 업무를 맡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과 금융감독원 원장을 역임했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실무 공무원에서 시작해 정부 최고위층까지 지낸 그가 보는 문재인 경제팀은 어떤 모습일까.
 
  ― 청와대에 ‘일자리 전광판’까지 설치하며 일자리 창출을 챙겼지만, 결과는 최악의 고용 참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책 목표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 창출’로 세팅한 것은 잘했다고 봅니다. 전 정부 때부터 실업문제, 특히 청년실업문제는 큰 사회적 이슈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나 전략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역주행을 하는 정책을 쏟아낸 것이 문제입니다.”
 
  ― 역주행 정책이요.
 
  “우선 최저임금의 단기간 내 급격한 인상부터 얘기해 보죠. 2년 만에 거의 30%에 가까운 임금을 올리면서 논란이 많은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 업종별·지역별·기업의 규모별에 대한 정책의 파급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임금 지급자인 기업, 특히 영세자영업 같은 공급자 측의 입장이 전혀 배려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로 수요 측면만 강조된 결과가 되죠. 영세자영업의 폐업, 편의점 알바직 축소, 경비원의 감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지 않았습니까. 결과적으로 이러한 직종, 음식, 숙박업, 도·소매, 관리·경비직 등에서 일자리가 줄게 되는 결과를 야기합니다.”
 
  ― 주 52시간제의 여파가 당장은 없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무슨 말씀을요. 장기적이 아니라, 주 52시간제의 문제점이 당장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연구직, 문화예술계 종사자 등에게 일괄적으로 주 52시간제를 강요한 것은 너무 비현실적 조치로서 이야말로 기업별로 업종별로 노사가 합의해서 자율적으로 정해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주 52시간제의 일괄 적용으로 인해 ‘저녁이 있는 삶’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는 ‘저녁거리를 만들기 위해 투잡을 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 이런 결과가 나올지 몰랐을까요, 아니면 알고도 강행을 했을까요.
 
  “글쎄요, 제가 현재 정부에 몸담고 있지 않아서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무언가를 혼동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어떤 혼동을 말씀하시는지요.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공무원 숫자를 확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늘어나는 공무원직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뒷받침되는 것이죠.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 아닙니까. 이는 일거리와 일자리를 혼동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일거리가 있으면 일자리는 저절로 생기는 것이죠. 공무원 증원은 일거리와 상관없이 일자리만 창출한 결과가 됩니다. 전도(顚倒)현상이 발생합니다. 지속이 불가능하겠죠.”
 
  ― 당장 고용률 때문에 일자리부터 만들고 보는 것 아닙니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공무원 수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을 많이 거둬야 한다는 얘기죠. 한 국가의 자원은 유한합니다. 공공 부문에서 자원을 많이 가져다 쓰면 민간 부문에서 활용할 자원이 줄어들게 되지요. 그뿐 아니라 공무원이 늘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자신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 각종 규제를 양산하게 되겠지요. 규제를 혁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규제가 늘어나는 결과가 나올 겁니다. 완전히 거꾸로 가는 것이죠.”
 
  ― 정부가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른바 ‘큰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죠.
 
  “우리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바탕으로 시장경제를 표방합니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정체성이자 헌법적 가치입니다. 경제의 중심은 민간이고, 민간 시장의 중심은 기업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마음껏 경영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일정한 준거에 의해 감시와 감독의 역할을 함에 한정되어야 합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죠. 큰 정부를 지향했던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가 무너진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2%대의 경제성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
 
2011년 5월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가 열린 가운데 윤증현 전 장관(오른쪽)과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인 박재완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축하인사를 나누고 마지막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시작했다.
  윤증현 전 장관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현장에서 그를 대면(對面)한 기자의 느낌에 윤 전 장관은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을 쏟아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말 속에서는 애정 어린 속상함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었다.
 
  ― 지난해 전 세계가 호황이었습니다. 미국은 사실상 완전 고용상태에 이르렀고, 일본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만 2.6~2.7%대 성장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2.6이냐, 2.7이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경제의 기본은 성장입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신규 노동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률 3%대로도 부족할 것입니다. 2%대의 성장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성장은 세 가지 패러다임에 유의해야 합니다.”
 
  ― 그 세 가지가 무엇입니까.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우선 세계경제성장률을 웃돌아야 합니다. 지난해 세계경제성장률이 3.7%였는데 우리는 2%대에 머물렀습니다. 세계경제성장률을 밑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잠재성장률 자체를 웃도는 수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죠. 끝으로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여가야 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지향하려면 우리의 경제 규모와 질을 더 키우고 높여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지난해 다 달성이 되지 않았군요.
 
  “경제를 얘기하면서 성장이라는 담론 자체가 빠져 있었으니 달성이 어려웠다고 봅니다.”
 
  ― 미국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린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덕이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법인세 문제를 지적한 것 같은데 현재 우리 상황은 국제 흐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가 자기 나라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세율을 내리고 있는데 우리만 올렸습니다.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어떤 국가에 투자할 것이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가 세금, 감세 정책입니다. 우리의 법인세 비중은 과도합니다. 특히 우리와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 관계인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법인세가 우리보다 낮습니다.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에 국제 수준에 맞춰 나가야 합니다.”
 
  ― 그런 얘기를 꺼내면 기업의 편만 든다고 오해를 받기 십상입니다.
 
  “과도한 법인세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법인세 인하 얘기만 나오면 색안경을 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계 경기를 보고, 냉정하게 따져보면 법인세 인하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려울 것입니다. 시대의 리더들이 잘못된 여론에 굴하지 않고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어가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 재계에서는 우리의 상속세도 다른 국가에 비해서 과하다고 말을 하더군요.
 
  “OECD 34개국 중에서 상속세가 없는 곳이 절반입니다. 상속재산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법인세, 소득세, 양도세 등의 조세를 이미 부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세금을 다 냈는데 이중과세인 셈이죠. 호주, 캐나다 등 영미 계통은 상속세가 없습니다. 우리만 최대 65% 정도 부과됩니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의 경우에는 상속세를 낮추어야 가업 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 부(富)의 대물림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 100년 이상 존속한 기업이 많은 이유는 기업의 영속성을 지키고자 하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서라고 생각을 합니다.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면 순기능이 많습니다. 기업의 경영 노하우, 국제경쟁력, 기술이 전수되는 겁니다. 일부 부정적인 시각은 이해하지만 한쪽으로 경도된 우리의 시각을 균형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50% 이상의 세율은 죽은 세금이다. 사회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은 사람을 일탈시키는 유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세금은 우리가 딛는 상황에 맞게 부과돼야 합니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고(高)율의 세금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자기 정부를 합리화하거나 장밋빛 전망을 하면 안 돼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을 만나면 꼭 묻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그가 이명박 정부 시절에 했던 ‘마이너스 대의 경제성장’ 전망은 오늘날까지 관가(官家)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다. 자신이 몸담는 정부의 과업을 널리 알리려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는 기재부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그럴싸한 포부를 내세우기보다 “우리가 힘든 상황”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출발했다.
 
  ― 과거 기재부 장관 시절에 대외적으로 공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는 두고두고 회자합니다. 최소한 ‘1%대’라고 발표하고 싶은 욕심은 없으셨나요.
 
  “그것이 사실이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합니까.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국민과 시장에 당연히 정직하게 알려야 하고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내려면 시장이나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정직이 신뢰에 제일 바탕이 되죠. 국민들이 믿어야 정부가 의도한 대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자기 정부를 합리화하거나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 안 됩니다. 물론 실제 이상으로 부정적으로 자기 비하를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씀인데, 막상 그 자리에 앉으면 그러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는 최저임금, 주 52시간제에 대해서도 이제라도 다시 논란거리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정책이 언제나 올바른 것은 아니거든요. 한 번 잘못됐다고 판단을 하면 빨리 궤도를 수정해야 합니다. 시장경제 중심으로 하루빨리 스탠스(stance·입장)를 바꾸기를 희망합니다.”
 
  ― 오늘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면 전혀 수정 의향이 없어 보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도 정책도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길을 걷다가 막다른 길에 도달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태 걸어온 시간이 아깝지만 빨리 되돌아와야 합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다가 바꾸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닙니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고집하는 것은 오기에 지나지 않으며,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과는 실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자원은 유한한 것
 

  윤증현 전 장관은 어려운 경제용어를 사용하거나 거대담론(巨大談論)의 화법으로 대화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소박한 표현을 즐겨 썼고, 적절한 비유와 역사 속 진실을 예로 들었다. 그리스 복지 전달 체계의 허점에 대해서도 말을 했다. 그리스의 한 젊은이가 오랜 구직 생활 끝에 우편 배달부 직장을 얻었다. 그의 임무는 시각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막상 일을 하다 보니, 시각 장애인이 아닌 사람이 장애 보조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고발했단다. 시각 장애인 중 60%가 가짜였고, 여기에 가짜 장애증명서를 발급해 준 의사, 간호사, 이를 묵인한 우편부까지 4~5명이 관여돼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윤 전 장관은 “복지의 전달 체계는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삶의 질(質)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복지의 확충은 불가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복지를 베풀 때 세 가지 패러다임에 유의함이 바람직합니다.”
 
  ― 어떤 세 가지입니까.
 
  “첫째, 복지는 개개인의 자활 의지를 도와주는 쪽에 우선해야 합니다. 생산적 복지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둘째는 맞춤형입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전달되어야 합니다. 100이 필요한 사람에게 10, 20을 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셋째, 복지는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한 번 주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 선택적 복지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현재 우리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에게 ‘청년 수당’을 주고, ‘만 7세 미만 아동’에게도 수당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나라의 곳간이 철철 넘쳐납니까.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자원은 유한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65세 이상에게 지급하는 지하철 공짜표’입니다. 오늘날 65세는 노인이 아닙니다. 건강하고 생활 능력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성장과 분배의 조화가 건전한 사회를 지향함의 필요조건이라 생각하지만, 분배할 수 있는 여력은 성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는 북한이라는 특수 변수가 있습니다. 정부 지출액의 10% 정도, GDP의 2.4% 정도가 국방비로 지출됩니다.”
 
  ― 복지 예산도 그러하지만 정부의 여러 국고보조금에 대해서도 ‘눈먼 돈’이라고 합니다.
 
  “유한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낭비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국고보조금의 지원 사유와 집행 과정, 그 결과 등에 대해서 철저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경제가 정말 위기입니까. 과거 IMF 위기가 있었고, 2008년 금융위기도 있었기에 우리 국민들은 위기라는 단어를 흘려듣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경기순환적 측면과 구조적 측면이 함께 겹친다는 면에서 그 심각성이 가중됩니다. 경기는 업다운을 반복하죠. 세계경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업모드에서 다운모드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가 지난해 최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확장으로 재고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의 4대 축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작년에 전 세계가 업모드일 때 그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체질 개선이나 구조조정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공급 과잉인 자동차, 철강, 조선업 중 무엇 하나 제대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고용이 악화되고 분배마저 그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생산, 고용, 내수의 모든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위기가 아닌가요? 제일 큰 위기는 ‘위기를 위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년실업문제는 교육개혁과 함께 가야 해결의 실마리 생겨
 
  윤증현 전 장관은 “경제의 기반은 성장이며, 특히 청년실업문제는 교육개혁과 함께 가야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고 교육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실업문제는 교육개혁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교육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OECD 국가 대부분 고졸 학력이 63%, 대졸 이상이 37%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대학진학률이 70~80% 수준으로 정반대 상황으로서 고학력자가 너무 많습니다. 대학을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고급 일자리가 공급 가능하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과도하게 높은 가계 부채의 원인 중 하나가 사교육비 등 교육에 대한 과다 지출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군이 225개인데, 대학이 400개가량 된다고 합니다. 누가 봐도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지요. 교육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스갯소리 하나 할까요. 한국 교육 문제의 실타래를 풀려고 한 사람이 하느님을 찾아갔답니다. 하느님이 ‘아이고, 한국 교육은 나도 모르겠어’라며 머리를 저었다 합니다. 참으로 씁쓸한 우스갯소리지요.”
 
  ― 교육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육시스템(하드웨어)에서부터 학습방법, 교육 내용(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학의 구조조정에서부터 주입식, 암기식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학습방법을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창의성과 협동성을 키우는 방향으로의 교육학습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교육의 이념이나 철학을 재정립하고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의 학습 개편을 포함, 대학 운영에 전폭적인 자유를 부여하는 개혁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꼭 필요한 교육이 뭐가 있을까요.
 
  “예를 들면 초중고 시절에는 사회에 진출하거나 성인이 되었을 경우에 필요한 자기 의사를 조리 있게 표현하는 연습, 물에 빠졌을 때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영방법 등을 가르쳐야 하고, 입시는 4지선다형 등의 객관식에서 사고력을 키우는 주관식을 포함한 창의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 인구문제가 심각하지요.
 
  “저출산 대책으로 지난 10년 이상 120조원 이상을 투입했는데도 출산율이 최저 수준(합계 출산율 0.95)으로 떨어졌습니다. 가임 여성 1인당 최소 2.1명을 출산해야 현재 수준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데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인구는 줄어드는데 세계 인구는 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가 70억명에 달합니다. 저는 인구문제 전담부서(인구청 등)를 빨리 창설하여 이민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출산 대책에서 인구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전문기술이나 자격을 가진 인력 수입을 우선하는 등 개방적인 이민정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다문화에서 다민족으로 가야 우리가 생존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 좋은 말씀인데 5년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는 그 외에도 빨리 바꿔야 한다, 재임기간 내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 않습니까.
 
  “5년 단임제의 한계입니다. 단기 정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지배구조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권력 구조를 포함한 거버넌스(governance)를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장기 집권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지요. 하지만 같은 정권이 두 번 집권을 한다고 해도 독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독일의 8대 수상인 메르켈은 4선으로 16년을 재임하고 있습니다. 독일 평균 수상 재임 기간이 8~9년입니다. 중국은 5년 중임제인데 그마저도 짧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정부뿐이 아닙니다. 미 하버드대 총장의 평균 임기는 13년 정도입니다. 제너럴일렉트릭사 CEO의 평균은 17.8년 정도였습니다. 우리의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이 3년 내외라는 것과 비교를 해 보십시오.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장기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서 지배구조 거버넌스의 개편은 관민 모두 필요한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 권력을 쥔 이들이 계속 힘을 손에 쥐게 된다, 후배들이 진출할 기회를 뺏는 것이다, 심지어는 ‘흙수저는 영원히 흙수저냐’는 논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학계에서 회자되는 평등의 개념을 소개해 드리면 평등은 ‘조건의 평등(Equality of Condition)’ ‘결과의 평등(Equality of Outcome)’ ‘기회의 평등(Equality of Opportunity)’으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 평등은 주어진 조건, 두 번째 평등은 노력과 열정, 주어진 조건의 집합으로 나타난 결과, 세 번째 평등은 기회의 평등입니다. 사실 첫 번째 평등과 두 번째 평등은 정부의 개입이나 타 기관의 간섭으로부터 그 영향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영역으로 그 차별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세 번째 기회의 평등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태어난 조건 등의 차별로부터 기회가 공정하게 제공될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겠지요. 예를 들면 공부를 계속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학비가 없어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겠지요. 장학금 같은 사회안전망이 정교하게 짜이도록 정부와 사회가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 봅니다.”
 
  ― 끝으로 여쭙겠습니다. 주위에서 나라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정부 사람들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걸까요, 정말 모를까요.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점이 있지만 나라 걱정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에게 그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과의 두 시간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후딱 지나갔다. “날도 추운데 어서 조심해 가라”는 고위 관료의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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