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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좌파 대연합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임기 1년 남기고 사퇴하는 이유

“강남좌파 못지않게 나쁜 집단이 웰빙보수…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조선시대 사화(士禍)처럼 하면 반드시 실패”

글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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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물론 잘못한 것이 있죠. 그러나 탄핵을 당할 만한 큰 잘못은 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또 탄핵은 절차상으로도 잘못됐어요. 죄가 밝혀진 게 없는데 탄핵 소추부터 가결시켜 놓고 재판을 진행하며 탄핵 사유를 모으는 식으로 전개됐어요. 애당초 ‘국정농단’의 증거물이라며 TV화면을 가득 채워 국민들로 하여금 탄핵 불가피로 여론을 돌게 만들었던 그 휘황한 ‘혐의사실’들은 거의 대부분이 정식재판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런 기획과 음모는 훗날 역사의 비판 대상이 될 겁니다”

⊙ 탄핵 사태 책임지려는 사람 없어… 박근혜 대통령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정치했나’ 싶었다
⊙ 광화문에 건국 대통령 이승만, 산업화 대통령 박정희, 민주화 대통령 김영삼 김대중 동상을 세우는 게 나의 꿈
⊙ 청와대특보 시절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보(直報) 올려… 그 때문에 박 대통령 측근들로부터 많은 견제 받았다
⊙ 한국 보수(保守)는 말 그대로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자성하고 참회해야 거기서 ‘새로운 보수’ 떠오를 것
⊙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지원도, 협상도 없다’ ‘한미동맹을 흔들어선 역사에 탈출구가 없다’는 두 가지 전제 아래 대북 협상해야
⊙ 박정희의 산업화와 김대중의 민주화 공 모두를 인정하는 ‘산민통합’이 우리 역사와 사회가 가야 할 길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까지 이어진 ‘탄핵정국’ 당시 분노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전 총재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김 전 총재는 전국을 휩쓸던 태극기 집회의 대표 연사로 활동했다. 그는 연단에 올라 탄핵의 절차적 부당성을 강조하고,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40여 년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좌하고, 노무현 정부의 산파역을 한 그가 산업화의 주역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을 위해 연단에 오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2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자유총연맹 본부에서 김 전 총재를 만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자리를 지켜 온 김 전 총재는 “2월 27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사임의 뜻을 발표할 것”이라고 《월간조선》에 처음 밝혔다. 그는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며 임기 1년을 남기고 사임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 홍보특보 시절 청와대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 및 연맹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고언도 전했다.
 
  — 임기가 아직 1년 남았는데 왜 이 시점에 사임인가요.
 
  “분명한 것은 난 박근혜 정부 사람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차가운 감방에 있는데 총재 자리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총연맹은 관변단체로 정부와 어떤 식으로든 발맞춰 나가야 하는 조직입니다. 이 정부가 하는 걸 보자니 ‘건강한 긴장’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킨다는 게 자칫 오명이 될까 염려됩니다. 자리에 연연하는 ‘웰빙보수’들이 오늘날 보수의 몰락을 자처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관대작을 지낸 사람 중 단 하나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자가 없어 놀라울 뿐입니다. ‘미관말직’일지언정 명분과 도의에 따라 책임지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 전 총재는 지난 3월 6일 연맹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자유총연맹 총재 자리에서 물러났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충신으로 남겠다는 뜻인가요.
 
  “충신이라는 말이 왕조시대적이어서 거북합니다. 긍지 있는 선비라 하면 어떨까요. 난 내가 모셨던 주군을 한 번도 먼저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주군과의 의리를 끝까지 지키는 게 선비 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탄핵당한 상황에서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울고 고함치며 온몸으로 저항했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 탄핵소추가 통과되는 자리에서는 100 명도 넘는 한국당 의원 중에 누구 하나 울거나 고함치고 항변하지 않더군요.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정치를 했나 싶었습니다.”
 
  — 박 전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언제인가요.
 
  “1998년에 박 전 대통령이 보궐선거를 통해 15대 국회에 들어오면서 같은 상임위원회에서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처음 봤을 땐 시골 처자 같아 보였습니다. 내가 《김형욱 회고록》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을 비판했던 이른바 ‘악명 높은 사나이’다 보니 처음에 나를 많이 경계하더군요. 다른 사람한테는 친절하게 하면서 나를 보면 목례만 하고 1년 이상 악수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나에게 말을 걸면서 ‘김 선배님 책을 읽어 봤더니 이해하는 바가 있고 정말 잘 쓰셨다’ 하는데 영애가 그렇게 얘기해 주니깐 마음이 풀리더군요. 그때부터 인연을 맺고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산민(産民)통합’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
 
지난 3월 6일 자유총연맹 대강당에서 김경재 총재의 퇴임식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 40년 DJ 가신 출신인데 보수 정권의 대표적 우파 인사가 된 것 같습니다.
 
  “난 여전히 DJ맨입니다. 김대중을 40년간 모셨는데 북한에 돈 준 걸 제외하고는 김대중의 모든 정치적 영욕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또 난 한 번도 좌파였던 적이 없습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선진국의 시스템을 경험하며 좀 더 우파가 됐습니다. 민주당은 원래부터 중도보수 정당이었고요. 난 여전히 조병옥, 신익희, 장면 등 야권 정통파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현 더불어민주당이 그 명맥을 제대로 잇고 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김 전 총재는 “박정희의 산업화와 김대중의 민주화 공 모두를 인정하는 ‘산민통합’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국민 여론이 극으로 나눠져서 산민통합을 얘기하면 인기가 전혀 없습니다. 나라가 사실상 둘로 찢어졌죠. 우리나라 역사가 통합이 아닌 분열로 가는 한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내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내가 쓴 《박정희와 김대중이 꿈꾸던 나라》를 책이 제본되기 전부터 달라고 하시고 관심을 갖고 읽으셨습니다. 나의 꿈은 국민통합, 즉 산민통합의 상징으로 광화문에 건국 대통령 이승만, 산업화 대통령 박정희, 민주화 대통령 김영삼과 김대중의 동상을 세우는 것입니다.”
 
  — 박 전 대통령 측으로 옮겨온 것도 그런 의미에선가요.
 
  “박근혜 정부에서 산민통합과 함께 통일 운동을 하고자 했어요. 18대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통일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중국의 ‘죽의 장막’을 허문 것은 중국에 우호적인 민주당이 아닌 중국과 한판 붙어도 좋다는 공화당의 닉슨과 키신저였죠.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장벽을 허무는 일을 더 잘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내에서 측근들에게 많은 견제를 받으며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꽤 많은 충언을 드렸는데 그런 저런 이유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탄핵을 둘러싼 기획과 음모, 역사의 검토와 비판의 대상 될 것
 
2015년 3월 1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보좌관들에게 임명장과 위촉장을 수여한 후 중앙현관으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재 홍보특보, 김재원 정무특보, 박근혜 대통령, 윤상현 정무특보, 주호영 정무특보, 이병기 비서실장. 사진=조선DB
  — 충언 중에는 최순실과 관련된 내용도 있었나요.
 
  “이 이야기는 언론사에 처음 공개하는 것입니다. 2015년 홍보특보로 있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보고서를 올렸는데요. 첫 번째 보고서를 올린 후 정호성 비서관으로부터 전화가 왔었습니다.
 
  ‘특보님, 다음부터 보고서를 직접 부속실로 올리라는 VIP의 명령입니다.’
 
  그래서 정무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부속실을 통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습니다. 얼마 지나자 대통령께 직접 보고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대통령의 측근들로부터 견제를 많이 받았었죠. 대통령의 눈과 귀를 장악하려는 이들에게 대통령만이 보았던 나의 29건의 보고서가 불안덩어리였을 것입니다. 심혈을 기울여 썼고 호소도 했는데 별로 채택된 것이 많지 않아 한스러웠습니다. 또 문제의 보고서 때문에 모략도 많이 당했지요. 20대 국회진출을 하려고 출판기념회도 거창하게 했는데 측근들의 방해로 좌절당했습니다. 제가 만약 20대 국회에 진출했다면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이 그토록 어이없게 통과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기당천(一騎當千)이란 말이 있잖아요. 삼국지에 조자룡이 장판교에서 조조의 백만대군을 막았던 기개 말이죠. (웃음) 최순실요? 그런데 보고서에는 최순실에 대해선 한마디도 쓴 게 없었습니다. 최순실이 박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필해 온 개인 측근쯤으로 알았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결과적으로 나는 부족한 보좌관이었습니다.”
 
  — 탄핵 정국 당시 태극기 집회에서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물론 잘못한 것이 있죠. 그러나 탄핵을 당할 만한 큰 잘못은 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또한 탄핵은 절차상으로도 잘못됐습니다. 죄가 밝혀진 게 없는데 탄핵소추부터 가결시켜 놓고 재판을 진행하며 탄핵 사유를 모으는 식으로 전개됐어요. 애당초 ‘국정농단’의 증거물이라며 TV화면을 가득 채워 국민들로 하여금 탄핵 불가피로 여론을 돌게 만들었던 그 휘황한 ‘혐의사실’들은 거의 대부분이 정식재판에서 사라졌습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죄로 밝혀진 게 과연 얼마나 있습니까. 이런 기획과 음모는 훗날 두고두고 역사의 검토와 비판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김 전 총재는 탄핵 정국에서 한광옥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많은 논의를 나눴다고 했다.
 
  “청와대 참모진 중 한광옥 비서실장을 제외하고 탄핵 결정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어요.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을 볼 때 몇 대 몇 해서 절대 안 진다고 생각한 겁니다. 국민 여론이 무섭게 일어나니깐 재판관들이 겁이 나서 흔들리지 않았습니까. 나는 한광옥이하고 논의를 하면서 ‘절대 잘못된 생각이다’, 대처를 빨리 했으면 오늘보다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미리 물러났다거나 했다면 최악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2017년 3월 4일 탄핵 선고를 앞두고 열린 제16차 태극기 집회에서 김경재 전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스타운TV 유튜브 캡처
  — 태극기 집회와 관련해 ‘불법 정치참여’ ‘강제 회원 동원’ 등의 비판이 일었는데요.
 
  “집회 참석 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는데요. 나 개인이나 연맹이나 집회에 참여해도 좋고 탄핵에 대한 찬반 의사도 표시할 수 있다는 공식적인 답변을 문서로 받았습니다. 연맹 회원을 집회에 강제 동원했다거나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도 일었는데 당치도 않은 얘기입니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했을 뿐 한 번도 동원해 본 적이 없습니다. 연맹의 연례행사인 3·1절 집회에서만 다른 단체와 연대하여 관례적으로 회원들을 동원해 집회를 열었을 뿐입니다.”
 
  — 태극기 집회 발언으로 소송이 줄 이었는데요.
 
  “‘노무현 정부가 삼성으로부터 8000억원을 걷었다’고 발언하자 이해찬 의원과 노무현 재단 측에서 소송을 걸었습니다. 기금을 조성한 건 사실이나 줘서 받았지 걷은 게 아니므로 ‘걷었다’는 표현이 명예훼손이라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K스포츠나 미르를 만든 걸 문제 삼는데 역대 대통령들도 임기 말 그런 종류의 재단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 발언이었죠. 최근 법원이 K스포츠나 미르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고 현명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잘되리라고 믿습니다. 최근 박지원 의원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도 승소했고요.”
 
  지난 2월 2일 재판부는 김 전 총재가 박지원 의원이 4억5000만 달러를 북에 송금하고 김정일 세력과 내통한 여적죄에 해당한다고 한 발언 등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김 전 총재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태극기 집회 연설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정계 원로로서 당연한 시대적 책무를 한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임기 중 연맹 운영에 문제 없었다 자신해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1954년 아시아민족반공연맹으로 창립된 이래 지난 60여 년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활동해 왔다.
  — 지난해부터 연맹과 총재에 대한 각종 추문이 일었는데요.
 
  “그동안 내가 버티고 있을 것처럼 보이니깐 각종 모략이 들어오고 있는거죠. 법인카드로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의혹은 한평생 정계에 있으면서 겪은 가장 저열하고 유치한 음해입니다. 법인카드가 개인카드랑 색이 같아서 국회 앞 호텔 사우나에서 20만원을 잘못 결제했습니다. 나중에 잘못 결제한 것을 확인하고 규정에 따라 사비로 교체해서 채워 넣었습니다.”
 
  자유총연맹이 대주주로 있는 한전산업개발 사장 자리에 고등학교 후배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이없다. 에너지 분야에 박사학위 전문성을 가진 인재로 교류한 지 15년 이상이 되는 막역한 선후배 사이이며 측근 참모다”라고 해명했다.
 
  지인의 동생을 운전사로 채용하고 교통사고 비용을 연맹이 대납한 것에 대해서도 “운전사는 원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고 “근무 중 사고 처리 비용을 연맹이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각종 정치공세가 내부에서 기획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총재 선거에서 패배한 측이나 소외층에서 외부와 내통해 모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현 정부도 탄핵 반대에 앞장선 인물이 정부와 연관된 주요 직책에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리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모든 음모는 ‘김경재 퇴진’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연맹에서 해임된 전직 임원들이 악의적인 투서를 청와대와 국회, 경찰청, 언론사 등으로 보낸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주모자 한 명이 비공식적으로 사죄 편지를 보내 오기도 했고요. 나는 아직 평생 남을 고소·고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물러나면서 그들 5명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증명서를 보냈습니다.”
 
  — 연맹 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총재 활동비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연맹 부채 634억원은 전임 총재들이 한전산업개발 및 KT 투자자금으로 차입한 것이고요. 내 임기 중 늘어난 부채는 없었습니다. 총재 활동비(약 900만원)도 이사회 정식 승인 사항이고요. 지난 2년 동안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KTX와 자동차로 누비면서 수백 회의 연설과 연맹원 접촉으로 100만의 엘리트 통일선봉대를 구성하는 데 심혈을 쏟았습니다. 오히려 내 개인 돈이 더 들 지경이었죠. 그리하여 창설 54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최대의 단체가 됐다는 것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틈틈이 ‘자유총련맹’ 운운하며 우리를 비판의 표적으로 삼을 만큼 자유총연맹의 위상은 높아졌습니다.”
 
  김 전 총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사전 전화 한 통이면 해명됐을 의혹들을 제기해 망신을 줬다며 유감을 표했다. 특히 ‘성형수술’ 등 허무맹랑한 허위문서를 본인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전 국민이 보는 TV 앞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 연맹 운영에 문제 없었다고 자신합니까.
 
  “자신합니다. 현 정권 들어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태스크포스를 안 만든 유일한 기관이 행안부와 기재부입니다. 행안부에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를 만든다면 자유총연맹이 첫 번째 표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행안부에서 ‘조사해 보니 문제가 없다’고, ‘문제가 있으면 그때 태스크포스를 만들겠다’고 보고한 걸로 전해 들었습니다. 행안부에서 틈틈이 감사는 합니다. 현 정권에서 적폐청산에 집중하고 있는데 연맹에 문제가 있었다면 가만히 뒀겠습니까.”
 
 
  문 대통령 비핵화, 한미동맹 전제하에 통일 과업 완수하길
 
2016년 7월 14일 한국자유총연맹 ‘통일선봉대’ 출범식에서 김경재(뒤쪽 중앙) 전 총재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자유총연맹이 본연의 사명 다했다고 생각합니까.
 
  “문재인 당선 이후에만 총 15회 안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 언론사로부터 ‘보수 맏형’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잘하는 것은 응원하고 아쉬운 점은 지적하는 게 연맹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226개 전국 지회, 350만 연맹 회원이 하루 평균 30건의 행사를, 한 해에 1만 건 이상의 행사를 치르며 연맹의 사명을 완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100만명 규모의 ‘통일선봉대’를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문이 열리면 북으로 가서 자유민주주의를 전파하고 시장경제 장마당을 활성화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게 목표입니다.”
 
  — 보수 진영에 충고 한마디 부탁합니다.
 
  “신년사에서도 밝혔지만 한국 보수(保守)는 말 그대로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자성하고 참회해야 합니다. 강남좌파 못지않게 나쁜 집단이 웰빙보수죠. 공익을 외면하고 사익을 위한 이전투구에만 매진하고 특권층으로서 부귀를 누리는 집단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합니다.”
 
  — 총재 사임 이후 행보는?
 
  “정부 관계자가 내가 지방선거에서 출마하거나 마이크를 잡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임 이후에는 가능한 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칼럼과 저술 활동을 통해 품위 있는 ‘맏형’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조용하게 통일의 그날이 기적처럼 다가오기를 바라며 자연과 벗하며 살겠습니다.”
 
  — 정계 원로로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언한다면.
 
  “문 대통령이 과거 정부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잘 분석해 통일 과업을 완수하는 지도자가 됐으면 합니다. ‘김대중 정권이 김정일에게 속았듯 김정은 정권에게 속아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지원도, 협상도 없다’ ‘한미동맹을 흔들어선 역사에 탈출구가 없다’는 두 가지 전제를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김 전 총재는 문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조언을 이어 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의 위치가 부럽습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역사의 물굽이를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인 위치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아무나 하겠습니까. 그건 어쩌면 하늘이 점지한 천운이죠. 그러나 그것이 결정적 위기이자 치명적 비운일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천운을 누린 이전의 많은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를 항상 참고하기를 당부합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 시대에 허버트 사이몬의 이른바 ‘관심경제’ 이론이 지적하는 부정적 측면의 하나, 즉 ‘폭민정치’를 경계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허다한 경우 거짓정보를 확대 재생산시킴으로써 참된 민주주의가 아니라 폭민주의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도권을 잡은 세력들은 자신들만이 정의라는 일종의 ‘정의의 천사의식’에 빠져 상대방을 악의 화신으로 몰아버리는 독선에 빠지기 쉽죠. 많은 이가 위기를 말하지만 난 문 대통령이 어느 정권보다 통일을 이룰 적기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적폐청산도 좋고 개혁도 좋지만 조선시대 사화(士禍) 일으키듯 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탕평정치를 해야 하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문재인의 태평문세(太平文世)를 이룩해 보라. 역사의 냉정한 관찰자로서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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