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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좌파 대연합

여의도연구원 김대식 원장이 말하는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전략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보수는 바닥을 쳤고, 진보는 천장을 쳤다”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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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광역단체장) 6석을 반드시 먹고 ‘+α’까지 기대”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과의 야권 선거연대는 없다!
⊙ 남북정상회담 이슈 vs ‘미투’ 이슈… “미투가 더 위력적”
⊙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탄핵 변수는 이미 소멸”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연)의 김대식(金大植·57) 원장은 정치권에서 ‘인맥왕’으로 통한다. ‘마당발’이란 별명으론 부족해 언론에선 ‘인맥 슈퍼리치’라고 칭한다. “4만개의 전화번호를 휴대전화 주소록에 담고 있다”는 2014년 1월 18일자 《조선일보》 WHY 섹션 기사(‘인맥은 왕, 아빠로선 꽝… 그래서 아들에게 매일 편지 썼죠’)를 읽었다. 4년 전 인터뷰니 지금은 얼마나 늘었을지 궁금했다. 지난 3월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4층에 위치한 여연 원장실을 찾아갔다.
 
  — 전화번호가 더 늘었습니까.
 
  “그렇죠. 한 5만명? 어떤 분은 그걸 다 기억하느냐고 하시는데, 사실 제가 평통(그는 이명박 정권 때인 2008년 6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지냈다)에 있었기 때문에 2만명…”
 
  이라고 말하는데 전화벨 진동이 요란하게 울렸다.
 
  “제가 한 통만 더 받겠습니다. 여보세요. …”
 
  김 원장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어쩔 수 없이 엿들었다.
 
  “응. 다자구도로 해 봐. 출마도 이제… 우리, 우리는… 오케이. 응… 오케이… 예, 예. 그렇지. 예…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더니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제부터 전화 안 받겠습니다. 전화가 30초마다 한 번씩 움직이는데(울리는데)… 평생 쓰던 전화를 정지해 놨어요.”
 
  6·13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공천과 관련해 워낙 전화가 많아 착신금지를 해 놨다는 얘기였다. 재보궐 선거는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광주 서구갑 등 전국 7곳에서 치러진다. 언론에선 이 선거를 ‘미니총선’이라 명명한다.
 
  — 그럼, 지금 쓰는 전화는 누구 것인가요. 당(자유한국당) 전화인가요.
 
  “아뇨. 제 겁니다. 이 전화도 보통이 아니에요. 콜백 안 해 주면 사람의 신뢰성이 떨어지잖아요. 반드시 콜백을 하는데, 수만 명이 입력된 이 전화기에 번호가 안 찍히면 나하고 명함을 안 주고받았다는 뜻이잖아요. 그분들은 놓칠 수 있어요. 상당히 미안하죠.
 
  또 예고 없이 (여연에) 찾아오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물이라도 한 잔 대접해서 보내는 게 예의죠. 안 만나면 ‘변했다’며 욕을 할 것 아닌가요? 내 마음은 변한 게 하나도 없는데….”
 
  — 정치는 적이 있을 수밖에 없고, 다 사랑을 받을 수 없잖아요.
 
  “그렇습니다. 민주주의는 49%의 반대와 51% 찬성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모 음료회사에서 ‘2%’라는 걸 만들었잖아요. 그 마케팅이 굉장한 전략입니다. 부족한 2%만큼 나를 싫어하기보다 좋아하게 만드는 거지. 2% 차이가 기회를 잡는 자와 놓치는 자를 가릅니다.”
 
  2%를 잡으려 5만명의 전화번호를 관리한다는 말로 들렸다.
 
  — 오늘 입당한 배현진(전 MBC 아나운서), 길환영(전 KBS 사장)의 입당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두 사람의 입당 성격이 조금은 다르지만 홍준표 대표께서 상당히 힘을 썼어요. 배현진은 서울 송파을, 길환영은 천안갑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 입당 제안에 바로 응했나요.
 
  “아니죠. 몇 번 고민하고… 삼고초려를 했습니다.”
 
 
  “지난 5·9 대선 때 한 달만 더 시간이 있었어도”
 
여의도연구원 김대식 원장이 2017년 7월 1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김대식 원장의 본업은 교수(동서대 일본어학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과 정치적 인연을 맺고 관계(官界·대통령직인수위원, 평통 사무처장,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에 입문했는데 지금은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지난 5·9 대선 때는 홍준표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았었다.
 
  — 부임하신 지 8개월이 되셨는데 정권을 넘겨준 뒤 여연의 위상은 어떤가요.
 
  “여연(전신은 여의도연구소)을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서 햇수로 24년째가 됐어요. 여연은 여론조사로 널리 알려졌지만 전체 여연 업무로 볼 때 (여론조사는) 7%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국회의원에게 정책을 공급하고 보수우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과거 당 정책위 따로, 국회의원 따로, 여연 따로의 헛바퀴가 돌았지만 제가 부임한 뒤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며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 5·9 대선기간 동안 특히 ‘깜깜이 기간’(5월 3~9일 여론조사 공표금지) 동안 여연에 나타난 홍 대표의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우리가 맞았죠. 맞았는데, 발표를 못했죠.”
 
  《월간조선》이 입수한 5·9 대선 당시 여연의 여론조사 자료를 보면 여연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선거 전날인 5월 8일 여연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42%였다. 홍 후보는 26%, 안철수 후보는 17%였다.(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 수치) 이튿날인 5월 9일 대선결과, 문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41.08%, 홍 후보는 24.03%, 안 후보는 21.4%였다.
 
  여연의 지지율은 표본오차(±3%)를 감안하면 비교적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김 원장의 말이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연구원 김민석 원장이 여연을 찾았는데 ‘우리가 다른 것은 안 부러운데 딱 하나 여연 여론조사는 정말 부럽더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여론조사를 위한 전화회선만 수천만 개를 확보하고 있어요. 협회에 등록된 기존 여론조사 기관을 다 합쳐도 여연 데이터를 따라오기 힘듭니다. 이런 노하우를 통해 여연 여론조사는 지난 대선과 총선 결과를 모두 맞혔어요.”
 
  — 궁금한 게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 홍준표 후보의 24% 득표율을 두고 여론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립니다. 누구는 “보수층 재결집을 감안하면 한국당 후보 중 누가 나와도 그 정도는 나왔을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홍준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합니다. 어느 견해가 맞을까요.
 
  “나는 후자입니다. 보세요. 당시 한국당에선 패배의식이 가득 차 있었어요. 홍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지지율이 2.5%였어요. 스타트할 때 딱 7%였습니다. 그때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올라갔어요. 뚜껑을 여니 (안 후보는) 3위로 밀렸고 우리는 7~8%에서 2위(24%)까지 올라갔어요. 그때 제가 수행단장을 했기 때문에 잘 알아요. 홍준표가 아니었다면 24%가 아니라, 보수가 완전히 괴멸됐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선이 되고 안 되고의 차원이 아니라 보수우파 재건의 시드머니, 종잣돈, 씨앗을 잉태시켰다는 것 자체만 해도 24% 득표율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여론추이로 볼 때 역전이 가능했을까요.
 
  “한두 달만 더 시간이 있었어도… 우리는 역전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가장 아쉬운 게 한 달만 더… 지금 막 동남풍이 (수도권에) 불어오고 있는 찰나에 선거가 끝나 버린 거예요, 사실은.”
 
 
  “우리는 죽고사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로 선거를 치를 겁니다”
 
  — 6·13 지방선거와 관련한 여연의 수치는 언론에서 보는 시각과 다른가요.
 
  이 대목에서 김대식 원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다르죠. 밑바닥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민심을 한마디로 말하면 ‘보수는 바닥을 쳤고, 진보는 천장을 쳤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광역단체장) 6석을 반드시 먹고 ‘+α’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 그래요? 언제부터 민심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나요. 예컨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파문이라든지….
 
  “아뇨. 그건 근래의 일이고요, 사실은 (최저임금 문제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많이 돌아서고 청년실업 문제, 비트코인 사태도 영향이 있었고 평창동계올림픽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 언론은 평창올림픽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하던데요.
 
  “그거는 그쪽 여론조사 얘기고 우리는 자체적으로 그렇게 판단하고 있어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파문과 관련해선 아직 (여론조사를) 안 해 봤어요. 1주일쯤 지나서 하려고요.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여성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요하니까….”
 
  — 어쨌든 현재 여론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
 
  “네, 최근까지 홍 대표가 부산, 경남을 비롯한 17개 시도 지역을 다 돌아봤어요. 정말 밑바닥 민심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 피부로 느껴져요.”
 
  —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만족할 만한 수치는 몇 석 정도 생각하시나요.
 
  “저는 광역단체장 6석에 ‘+α’면 승리를 선언할 겁니다. 홍 대표도 ‘6석 아니면 집에 간다’고 하셨지만 저는 ‘6석 +α’로 봅니다.”
 
  — 만약 그렇게 안 되면 홍 대표는 집에 가실 겁니까.
 
  “‘만약’은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럴 일이 없을 테니까. 우리가 승리할 거니까. 선수가 ‘내가 지면 어쩌지…’ 하면 진짜 지는 겁니다.”
 
  — 여연이 한국당의 싱크탱크이고 지방선거 승리와 관련한 여러 구상이 있을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바른미래당과의 보수대연합이나 선거연대, 이런 것도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텐데요.
 
  “선거연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절대 연대는 없다! 이것이 여연의 공식입장입니다. 올림픽 나갈 때 선수의 마음가짐은 금메달입니다. ‘뛰다가 안 되면, 페이스메이커로 만족하고 저 사람을 밀어 줘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 선수는 지게 됩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해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졌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의 낙승이 예상됐다. 안보 이슈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 컸다. 그러나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과 실제 투표에서 나타난 민심 간의 괴리 현상이 빚어졌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5당이 범야권 단일후보로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이 적중했다.
 
  — 그해 6·2 지방선거 때 야 5당은 범야권 단일후보 전략을 세웠어요. 그런 차원에서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죽고사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로 선거를 치를 겁니다. 죽고사는 문제는 안보고, 먹고사는 문제는 경제입니다. 이번 선거의 상수(常數)는 안보경제 파탄과 문재인 정부 실정, 변수(變數)는 ‘미투’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화려하게 보이는 겉 포장지를 살짝만 벗겨도 안보 무능, 경제 무능이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은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선거연대, 없다”
 
북핵사태와 관련, 자유한국당 대표단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기 위해 지난해 12월 일본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김대식 원장, 홍준표 대표, 김석기 의원(맨 오른쪽)이다.
  — 남북정상회담 이슈와 ‘미투’ 이슈, 어느 이슈가 더 위력적일까요.
 
  “저는 ‘미투’가 더 위력적이라고 봅니다.”
 
  — 하지만 ‘미투’가 6·13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요. 4월 남북회담, 5월 북미회담은 선거가 임박해서 합니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천안함 폭침이나 세월호 참사 등 역대 이슈를 분석해 보면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큰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어요. 물론 조금의 영향은 있겠죠. 그러나 그렇게 큰 임팩트는 국민이 충분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 똑똑해요.”
 
  — 여당에서 고도의 심리전을 펼 텐데요.
 
  “잘 대처해야죠.”
 
  — 최근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불거졌습니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충청권 판세는 물론 전체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까요.
 
  “안희정씨는 상식이 있고 이른바 얘기가 되는 합리적 진보를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 받았어요. 이번 사건은 그가 그동안 모래 위에 쌓은 집이 처참하게 무너진 것으로 봅니다. 충남도민뿐 아니라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어요. 이런 사건을 지방선거와 연관 지어 표계산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는 친노 주류를 대표하는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예요. 민주당은 자신들의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며 전(前) 정권, 심지어 전전(前前) 정권에도 유례없는 정치보복을 가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자신들의 도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만천하에 드러났어요.”
 
  — 안희정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측근입니다. 안희정의 몰락이 노무현 정신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흔히 ‘노무현 정신’ 하면 지역주의 타파·반특권·탈권위를 꼽을 수 있는데, 이런 잣대로 안희정의 몰락을 평가하면, 그는 그동안 ‘영혼 없는 노무현 정신’을 쫓았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반칙, 특권과 싸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우리 시대 또하나의 기득권이 돼 반칙과 특권을 일삼아 온 안 전 지사…,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죠.”
 
  — 그런데 ‘미투’라는 게 양날의 검 아닌가요.
 
  “양날의 검입니다.”
 
  — 한국당에서 터지면 어쩝니까.
 
  “아니, 단속을 한다고 해서 단속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6·13 지방선거는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치러진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출연이 한국당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선거 전문가들조차 엇갈린다. 김 원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정체성이 없어요.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버림받고 어정쩡한 정당이 돼 버렸잖아요. 바른미래당은 한마디로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어요. 보수 정체성에도 안 맞고, 진보에도 안 맞는 ‘형용모순’ 정당이라 봅니다. 민주평화당은 민주당에 가려고 스탠바이하고 있는 정당입니다.
 
  선거에는 보수우파, 진보좌파만 존재합니다. 중도가 어디 있습니까. 중도·중간층은 힘의 원리에 따라 보수든 진보든 강한 곳으로 따라가게 돼 있어요. 선거는 니(네) 편 아니면 내 편이지 중도가 어디 있나요. 설령 일부가 바른미래당으로 넘어가더라도 선거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닐 겁니다. 그러니 우리당으로선 다른 당과의 선거연대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박근혜 1심 재판 결과와 한국당과는 별 관계가 없어”

 
자유한국당 대표단이 작년 11월 베트남 방문 기간 중인 호찌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현장을 찾았다. 홍준표 대표가 엑스포 행사장에 마련된 새마을관을 찾아 ‘새벽종’이라 명명된 종을 울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식 여연 원장, 홍준표 대표(가운데 조끼), 이철우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다.
  김대식 원장은 MB 정권 때 처음 관계와 인연을 맺었다. 김 원장에게 MB는 3명의 인생 멘토 중 한 사람이다. 2명의 멘토는 동서대 설립자인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홍준표 대표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시절인 2011년 7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 “대통령(MB를 의미)께서 ‘광화문 사거리에 나가 길바닥을 쓸어라’고 하면 저는 온몸으로 그리할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식새끼들’을 봐요. 그들은 주군이 세상을 떠나도 충성을 해요. 이명박 대통령의 ‘자식들’은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
 
  — MB의 검찰소환 보도가 나왔습니다. MB의 ‘자식들’은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나는요, 보수우파가 진보좌파에게 배워야 될 점이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이 대목을 꼭 써 주세요. 보수우파는 자기 희생이 없어요. 진보좌파는 자기 희생이 있습니다. 또 보수우파는 사람을 키울 줄 모릅니다. 진보좌파는 사람을 키울 줄 압니다.
 
  이 두 가지는 보수우파가 진보좌파에게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노무현의 자식들과 MB의 자식들을 비교해 보세요. 누가 그럽디다. 내가 ‘5류대학’ 출신이라고. 왜? 주경야독을 했기 때문에. 나는 정규 고교도 졸업 못했으니까요. 나는 부둣가에서 막노동, 구두 닦기를 하면서 여기까지 성장했기 때문에, 자기를 인정한 사람에게 목숨을 바치게 되어 있습니다.
 
  서울에 와 보니 스펙 좋은 사람이 너무 많더만. 내가 지방대 출신이고 지방대 교수고, 밑바닥부터 시작한 나에게 (MB가) 대통령직인수위원과 민주평통 사무처장, 국민권익위 수석부위원장을 시켜 주셨잖아요. 언제 중앙정부에서 행정을 해 보겠어요?
 
  난 광화문을 빗자루로 쓸어라 하면 쓸 생각이었습니다. 무슨 자리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그 측근들은 뭐하고 있습니까?”
 
  — 사랑은 내리사랑인데, 노 대통령이 가까운 주변을 대하는 방식과 MB가 측근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 아닐까요.
 
  “글쎄요. 그것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하여튼 나는 MB정권 탄생에 참여를 했고 비록 실질적인 MB의 가신그룹은 아니었지만, 부족한 나를 발굴한 데 대한 충성심, 고마움이랄까. 그런 점이 솔직히 크지 않겠어요?”
 
  — 만약 MB가 구속되면 지방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표심이 결집할까요.
 
  “MB의 사법처리 수순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한풀이 차원을 넘어 ‘보수 궤멸’과 ‘진보좌파 정부 20년’ 집권 플랜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수 싹쓸이를 통해 장기 집권을 꿈꾸는 현 정부의 허황된 생각에 국민이 준엄한 경고를 보내실 것입니다.
 
  다만 MB 구속을 정치 보복으로 보느냐, 개인사의 문제로 보느냐인데 이 두 가지를 국민이 따로따로 보진 않을 겁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리라 보시나요.
 
  “저는 없다고 봅니다. 박 전 대통령 재판과 자유한국당과는 이제 별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 그 말씀은 MB 구속에 대한 말씀과 뉘앙스가 다르네요.
 
  “그렇죠. 아니, MB(의 구속여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죠. 우리는 박 전 대통령을 출당한 후 당 지지도가 올라갔습니다. ‘박근혜 탄핵’의 변수는 이미 소멸됐다고 봅니다.”⊙
 
김대식이 보는 홍준표 이미지
 
  “MSG가 없다. 안희정처럼 거짓말 안 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정치 예능’ 캐릭터로 성공한 정치인이다. 저격수, 홍반장, (아닌 밤에) 홍두깨, 버럭준표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정치인으로 장점이 많지만,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 어떤 이미지 변화가 필요할까.
 
  “평생 이렇게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어떻게 바뀝니까.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지 않습니까. 홍준표는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미는 이른바 MSG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교언영색(巧言令色)과 거리가 멉니다. 대중시대에 아첨하지도, 허위와 속임 없이, 있는 그대로 불편한 진실과 정면 돌파하는… 복서로 볼 때 인파이팅 복서 스타일이라고 저는 얘기합니다. 또 복선을 안 까는 직설의 미학이 돋보여요. 그분은 기교를 안 부립니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과감하게 핵심을 찌르는 면도 있잖아요.
 
  스티브 잡스는 누가 봐도 독설가였습니다.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조차 쫓겨났어요. ‘왜 그렇게 촌스럽게 차려 입냐’고 지적해도 고집불통이었어요.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었죠. 그 사람도 홍준표처럼 MSG를 치지 않았어요.”
 
  — 스티브 잡스는 남에게 잘보일 필요가 없잖아요. 정치인 홍준표야….
 
  “그래도 다른 정당 대표보다 홍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에 세상이 주목하잖아요. 어쨌든 하루아침에 바뀌기가 힘들지만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인간에게 있다고 봐요. 부족한 면을 보완해 가면서 국민에게 다가갈 겁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가가느냐가….
 
  “요즘 보면 많이 변화하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그런가요? 얼마 전 청와대에 가셔서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안희정 미투 기획설’을 제기하셔서….
 
  “아니, 정사가 있고 야사가 있는데 언론이 메인 뉴스를 부각 안 시키고 농담으로 한 말을 부각시키니….”
 
  — 언론이 문제네요.
 
  “문제가 아니라 농담으로 한 얘기가 메인이 되면 안 되지 않으냐, 그 얘기입니다.”
 
  — 홍 대표의 말씀은 ‘(정치) 예능’처럼 귀에 쏙 들어오니까요.
 
  “맞아요. 홍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된 뒤 SNS에 올린 글을 묶어 《홍준표 페이스북의 희망편지》라는 책을 곧 출간합니다. 제가 ‘엮은이’에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당 안팎으로 얼마나 일들이 많았습니까. 고비 고비 때마다 하신 말씀을 보면, 제 무릎을 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혜안이시죠.”
 
  — 제 기억에 남는 건, 지난 대선 때 ‘스트롱 맨’이라며 설거지를 안 한다고 해서 (여성 유권자에게) 표를 많이 잃으셨죠.
 
  “평상시에 바깥 일로 바쁘니 설거지를 안 한다고 말씀 하신 거죠. 가식이 없잖아요. 보세요. 안희정씨는 민주당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부인을 여왕처럼 모신다’고 해 놓고 지금… 여왕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순간의 달콤한 말로 본질을 흐리는 정치가 국민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칩니까. 정치는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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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팔로    (2018-04-04) 찬성 : 74   반대 : 96
ㅋㅋㅋ 소설쓰고 자빠졌네 이러니 시종일관 발리는 정당이지 ㅋㅋㅋ
명색 여연 소장이라면서 ㅋㅋㅋ 지방선거 잘 될 것 같지 ㅋㅋㅋ
여연 소장으로 있기엔 능력이 너무 부족 해 보이네
장제원이 아빠, 쥐, 방자 이렇게 삼총사가 멘토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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