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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우파

KBS 2노조의 퇴진 압력과 싸우는 강규형 KBS 이사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저강도(低强度)혁명’ ‘작은 문혁(文革)’이 진행 중”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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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원들, 자기들은 ‘정의의 홍위병’이라고 하더라”
⊙ “린치 현장 동영상 찍고 ‘악마의 편집’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방송, 소름이 끼친다”
⊙ “쉽게 방송 장악하면 더 막나가는 방송 만들 것… 교수 그만둘지언정 버티겠다”

강규형
1964년 출생. 연세대 사학과 졸업, 미 인디애나대 석사, 미 오하이오대 역사학 박사 /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교수,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비상임위원 역임. 현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 교수, KBS 이사
사진=조선일보 DB
  11월 2일 저녁 무렵 서울 명지대학교에서 만난 강규형 교수는 화가 나 있었다. 명지대 학보인 《명대신문》 때문이었다.
 
  “《명대신문》에서 파업 중인 KBS 2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KBS 본부노조) 얘기만 듣고서 기사를 썼어요. 편집장에게 반론을 실어 달라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거예요. KBS 2노조가 그걸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이게 말이 됩니까? 아까부터 계속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를 않네요. 아직 어린 아이들이 그런 식으로 해 버릇하면 ‘기자’가 아니라 ‘기레기’(‘기자+쓰레기’로 기자를 비하하는 말)가 될 겁니다. ‘니들이 지금 문화혁명의 홍위병 노릇 하고 있는 거다’라고 했더니 문화혁명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기자 들이 있더군요.”
 
  강규형 교수는 지난 8월 말 KBS 파업 이후 KBS 2노조의 집중 공격 대상 중 하나였다. 강 교수와 함께 타깃이 된 KBS 이사는 이원일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와 김경민 한양대 교수였다. 2노조원들은 이들의 직장 앞으로 몰려가서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 벌였다. 결국 김경민 교수는 9월 11일 ‘인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강규형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 의원, 임용 때부터 모든 자료 요구”
 
  “다른 직업이 없거나 자기 사무소를 가진 변호사는 안 건드리고. 대학 교수나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등을 공격하고 있어요. 직장을 통해 압력을 넣으면 굴복할 거라고 보는 거죠.”
 
  — 어떤 압력이 들어오고 있습니까.
 
  “어떤 민주당 의원은 학교에 임용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어요. 교육부에서는 별의별 자료들을 다 요구하고 있고요.”
 
  — 학교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윗분이 저를 생각해 주는 의미에서 ‘강 교수가 그냥 KBS 이사 그만두면 안 되겠느냐’고 하기에, ‘그러면 차라리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서 제가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 정말 그만둘 생각입니까.
 
  “KBS 이사 임기는 내년 8월까지입니다. 정년은 11년 남았고요. 학교를 그만두는 게 큰 손해죠. 저 사람들이 직장 가진 사람 약점을 가지고 그러는데, 거기에 굴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학교 측에서는 ‘그런 소리는 말라’고 펄쩍 뛰더군요.”
 
  — 교수님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런 비열한 공격에 굴복하지 않는 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네요.
 
  “내가 압력에 굴하지 않고 학교를 그만두면, 그게 괘씸해서 학교를 더 괴롭힐 거라고 걱정하는 분도 있어요.”
 
 
  “여당 측 이사와 동반 퇴진 제안”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학교까지 찾아와 시위를 벌인 KBS 2노조원들의 압박에 결국 이사직을 사퇴했다.
  강규형 교수는 현재 야당 측 이사와 현재 여당 측 이사와 동반 퇴진하는 방안도 제시받았다고 말했다.
 
  “함께 퇴진하면 형평이 맞는 것 같죠. 그러면 기왕에 물러난 김경민 이사 자리까지 세 자리를 새로 선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민주당이 두 사람, 국민의당에서 한 명씩 추천을 하면 이사 비율은 자유한국당 추천 5명, 민주당 추천 5명, 국민의당 추천 1명이 됩니다. 하지만 국민의당 추천 이사는 민주당 편에 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사회를 장악하자는 계산이죠.”
 
  — KBS 2노조에서 도가 지나칠 정도로 격하게 나오고 있지요?
 
  “지금 노조가 그러는 것도 출세의지 때문이지요. 과거에 좌파 정부가 자기들에게 잘하면 출세시켜 준다는 전례(前例)를 보여줬잖아요? 방송 경력이 전무(全無)한 정연주 《한겨레》 논설위원을 KBS 사장을 시키고, 부장대우이던 최문순씨를 MBC 사장으로 임명했죠. 지금 언노련은 김장겸 MBC 사장을 두고 벼락출세했다고 주장합니다. 김장겸씨가 보도본부장 하다가 사장이 된 것은 중장이 참모총장이 된 셈입니다. 최문순씨의 경우는 중령을 참모총장시킨 것이고…”
 
  —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공격도 있는 것 같더군요.
 
  “이사장 공용차의 사적 이용 같은 걸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 밖에 옛날 제자들이 ‘그만두시면 안 되겠느냐’는 전화를 걸어 오는 식으로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 공용차 이용에 문제가 있나요.
 
  “예를 들면 시상식 행사에 공용차를 타고 갔다는 것인데, 그럼 KBS 이사장이 그런 데 가면서 공용차 이용도 못합니까?”
 
  — 여든이 넘으신 분이 고생이 많으시네요.
 
  “이사장님이 깡다구가 대단한 분입니다. 떼로 몰려와 아우성을 쳐도 몇 시간씩 버텨 내시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러워요.”
 
 
  자기편은 뺀 ‘꼼수 감사청구’
 
강규형 교수는 명지대까지 찾아와 피케팅을 하는 KBS 2노조원들 옆에서 포즈를 취하면서, 그들에게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KBS 2노조가 감사원에 KBS 이사들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감사청구를 했죠.
 
  “3명은 뺐어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을 지낸 장주영 이사, KBS 노조 위원장 출신인 전영일 이사…. 자기편만 빼놓기는 좀 뭐하다고 생각했는지 여기에 KBS 출신으로 구(舊)여권에서 추천한 변석찬 이사를 끼워 넣었어요. ‘표적감사’ 라는 비판을 피해 보려는 꼼수를 부린 거죠.”
 
  — 같은 이사인데 누구는 감사하고 누구는 빼 주다니, 그래도 되나요.
 
  “그래서 한 시민단체에서 나머지 세 명에 대해서도 감사청구를 했다는데, 아직 감사에 착수했다는 얘기는 없어요.”
 
  — KBS 2노조는 애견카페 등에서 KBS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애견카페라는 데는 애견을 데리고 가서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그것만 빼면 보통 카페하고 다를 바 없어요. 이사회 사무국에서 법인카드를 주면서 알려준 바에 의하면, 사치성 업소, 유흥주점, 골프장, 주유소 같은 데서 법인카드를 쓰면 안 되지만, 그런 데서 쓰는 건 문제가 없어요.”
 
  — 2노조가 법인카드로 애견을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죠.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런 데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비싼 개는 1000만~2000만원씩 하는데, 그런 개를 어떻게 공금으로 삽니까?”
 
  — 그런 얘기는 어떻게 나온 겁니까.
 
  “제가 외국에서 사온 애견을 포천에 있는 견사(犬舍)에 맡겼어요. 애견문화 향상을 위해 지원을 좀 해 주면서 도그쇼(dog show) 같은 데 데리고 나가게도 했고요. ‘이 고가(高價)의 개들을 수입하는데 도대체 그 돈이 어디서 납니까?’라고 묻기에 ‘제가 월급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수입이 있습니다.’고 했습니다. 제가 강연료나 원고료 수입 같은게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성실치 못해서 지원을 끊었더니 앙심을 품고 2노조에 그런 식으로 허위로 ‘제보’를 한 것 같아요.”
 
 
  모욕죄로 고소
 
지난 9월 20일 강규형 교수는 가로막는 KBS 노조원들의 장단에 맞춰 함께 손을 내지르면서 이사회 회의장으로 갔다.
  — 명예훼손인데 가만둡니까.
 
  “KBS 2노조는 그러면서도 ‘여기에 대한 자금 출처는 명확지 않다. 증언밖에 없는데 이 부분은 강 교수 본인이 직접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더군요.”
 
  — 구체적으로 꼭 집어서 얘기하지 않아도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서 명예훼손적이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걸로 압니다.
 
  “그래서 그런 주장을 편 KBS 2노조와 그들의 주장을 확대재생산한 무책임한 언론들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생각입니다.”
 
  실제로 강규형 교수는 집회 등에서 자신을 ‘미친놈’ ‘또라이’라고 한 KBS 파업집회 참석자들과 그러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에 올린 KBS 2노조를 모욕죄로 고발했다.
 
  인터뷰 전후에 강규형 교수는 두 차례 감사원 조사를 받았다. 두 번째 조사를 받고 난 후인 11월 7일 강 교수가 전화를 걸어 왔다.
 
  “오늘은 5시간20분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에 4시간20분 조사를 받아서 오늘은 한두 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건 과도하죠”
 
  — 뭐가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까.
 
  “2년 2개월간의 법인카드 지출 내역에 대해 한 건 한 건 짚으면서 ‘이게 업무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식으로 묻더군요. 아주 사람의 진을 빼놓으려는 것 같더군요. 8명의 KBS 이사들의 법인카드 쓴 거 다 합쳐야 2억여 원입니다. 이게 감사원 내 여러 부서에서 차출된 사람 10여 명이 몇 주씩 매달릴 만큼 중요한 일입니까? 내가 농담 삼아 조사관에게 그랬어요. ‘조사비용이 2억이 넘을 것 같다고’요….”
 
 
  ‘악마의 편집’
 
KBS 2노조는 지난 9월 초부터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여 왔다.
  — 지난 9월 20일 KBS 이사회에 참석하러 갔다가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여 큰 고생을 했는데, 크게 다친 곳은 없나요.
 
  “전치 2주가 나왔습니다. 그때는 ‘중국 문화대혁명 때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 홍위병들이죠.
 
  “정말 홍위병도 그런 홍위병이 없더군요. 2노조원들에게 ‘홍위병 노릇 하는 게 부끄럽지 않으냐’고 했더니, 자기들은 ‘정의의 홍위병’ ‘국민의 홍위병’이래요. 홍위병의 뜻을 잘 모르는 거죠.”
 
  — 현장을 찍은 사진을 보면, 함께 주먹을 내지르면서 웃고 있더군요.
 
  “노조원들 수십 명이 단체로 주먹을 내지르고 위압적으로 구호를 외치는 사이를 뚫고 지나가면서 죄 지은 사람인 양 고개 숙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조원들이 외치는 구호에 장단을 맞춰 주먹을 뻗은 거죠.”
 
  — 노조원들이 배포한 동영상을 보면 ‘린치’라고까지 하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싶던데요.
 
  “노조원들이 자기들은 현장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찍으면서도 보안요원들이 현장을 찍으려고 하면 난리를 치면서 못 찍게 했어요. 찍는 카메라를 2노조 위원장이 손으로 내리쳐서 보안요원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양심에 털 난 사람들이고, 도덕관념이 마비된 사람들입니다. 자기들은 ‘선(善)’이고 다른 사람은 ‘악(惡)’이란 거죠.
 
  그러고는 자기들 입맛에 맞는 장면만 가지고 ‘악마의 편집’을 하는 거죠. 그걸 보니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도 이렇게 당했구나’ 싶더군요. 저들은 언론인이 아니라 프로파간다를 하는 직업 야바위꾼입니다. 결국 저를 집단 린치하는 생생한 원본이 나오고 나니 린치가 아니라는 주장도 수그러들었죠.
 
  그런 사람들이 뉴스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떤 방송이 될까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쉽게 방송 장악하면 더 막 나갈 것”
 
  강규형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문혁(文革·문화대혁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언론을 동원해서 낙인을 찍고, 비방하고, 숙청하는 것이 문화대혁명하고 똑같아요. 규모만 그보다 작을 뿐이죠.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일종의 ‘저강도(低强度)혁명’ ‘작은 문혁’이 진행 중입니다. 그동안 노조가 해 온 것을 보면 지금 KBS는 해방구(解放區)이고 무법(無法)지대입니다. 선동과 폭력에 맛을 들인 그런 사람들이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 수 있을까요?”
 
  — 노조의 압력에도 그렇게 버티는 이유가 뭡니까.
 
  “칼자루를 자기들이 쥐고 자기들 마음대로 방송을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굴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KBS와 MBC가 과거에 KAL 858기는 김현희가 폭파한 것이 아니라는 방송, 광우병 선동 방송,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를 찬양하는 방송, 현충일 날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방송을 내보내는 선전선동 방송이 되는 것을 막고 싶습니다.
 
  어차피 지금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8월 이후면 저들이 KBS를 장악할 것입니다. KBS는 선동방송·노영(勞營)방송이 되고 피의 숙청이 일어나겠지요. 하지만 쉽게 방송을 장악하면 더 막 나가겠지요. 내가 저항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저들이 막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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