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 월간조선

1000만명 이상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직(職)은 흔히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성공했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인제·손학규·김문수 등 역대 경기도지사들이 대권을 꿈꿨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여당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지지율은 아직 미미하다. 5선의 중진 의원이며 경기도지사로서 연정(聯政), 일자리 만들기, 외자유치 등 이뤄낸 성과가 적지 않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구체적인 대권 플랜은 무엇일까.

경기도지사의 대선 징크스?

수원 팔달산 자락의 굿모닝하우스에서 남경필 지사를 만났다. 남 지사는 당선 직후 경기도지사 공관을 도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경기도는 공관의 이름을 ‘굿모닝하우스’로 짓고 리모델링해 전시관과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남 지사를 만나러 가기 며칠 전, 그가 기자로 일했던 《경인일보》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경기도지사 ‘공관의 저주’ 풀릴까”. 다음은 기사 내용이다.

〈1967년 수원에 경기도청과 도지사 공관이 함께 완공됐는데 공관 자리가 ‘터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이곳은 예부터 인근 주민들에게 ‘병막(病幕)’이라 불렸으며, 18세기 후반 수원화성(華城) 축조 당시 전염병 환자나 시신들을 안치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도 조선인 전염병 환자를 격리 수용하던 시설로 활용됐으며, 6·25전쟁 때 파괴된 이후 계속해서 황폐한 채 남아 있었다. 풍수전문가들도 ‘산자락을 깎아 인위적으로 터를 다졌기 때문에 생기(生氣)를 받기 어렵다’ 또는 ‘음택(陰宅)이어서 큰 인물이 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민선 1기인 이인제 지사는 대선에 출마했으나 3위에 그쳤고, 임창렬 지사는 뇌물죄로 구속 수감됐다. 손학규·김문수 지사 역시 대권 도전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이런 ‘공관의 저주(?)’를 잘 알아서였는지, 2014년 6·4지방선거에 나선 남경필 후보는 “도지사에 당선되면 관사를 도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당선 후 용인시 흥덕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공관을 리모델링해 도민들에게 개방했다.〉

남 지사를 만나 공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 도지사 공관 터가 좋지 않아 지사가 대선에 자꾸 실패한다는 설이 있던데요. 그래서 공관을 떠났다고요.

“그런 우스갯소리도 있긴 했죠. 지방정치인이 대권에 성공한 예는 이명박 대통령밖에 없지 않습니까. 징크스라고 할 건 없어요.”

― 본인이 기존의 경기도지사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연정입니다. 2기에 걸쳐서 부지사를 야당 추천인사로 임명하고 도정 중 상당 부분의 인사권을 부여했어요. 문제는 이게 경기도만의 과제가 아니라 이제 대한민국 전체의 과제가 됐다는 거죠.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정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는 지도자가 아니라면 뽑아놔도 혼란이 올 수밖에 없어요. 저는 2기에 걸쳐 연정 합의문을 작성해 연정을 시행했습니다. 작은 권력을 나눠봤기 때문에 큰 권력도 나눌 수 있습니다. 또 권력을 나눠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일인데, 권력은 나눌수록 커져요. 저는 이걸 직접 실행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권력을 적절히 나눌 수 있습니다.”

지금이 나서야 할 때

2017년 1월 25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 지사는 “젊고 새로운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남경필 지사는 1965년생, 올해 53세다. 작은 체구와 동안(童顔)은 그를 더욱 젊어 보이게 한다. “가볍다”는 평도 있고 “차차기에 도전하는 게 낫지 않으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이런 얘기에 남 지사는 “대선 후보 중 나만 한 정치 프로페셔널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 능력은 있어도 대선 후보로서는 카리스마나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 소리 종종 듣습니다. ‘괜찮은데 아직은 좀 이르지 않나’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고요. 아직 제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대세였던 게 아니잖아요. 경선 과정을 통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저도 여러 과정을 통해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서 다음번이란 의미가 없어요. 이번에 제가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겁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지금은 지지율도 낮고 집권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태여서 무슨 얘길 해도 주목받기는 어렵죠. 일단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서 당 후보가 된 후에 제가 생각하는 반패권주의 세력들과 연대하는 겁니다.”

― 반패권주의라면, 연대를 생각하는 세력이 있습니까.

“제일 먼저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으로 보고 있어요. 친문패권주의에 반기를 들고 나왔고 새 정치를 추구하려는 뜻이 있으니까요. 그 후에 새누리당 내 친박패권 반대 세력, 그 후에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패권 반대 세력까지 점진적으로 함께하는 겁니다. 누가 누구를 흡수하는 게 아니라 같은 뜻으로 아우르는 거죠. 그러면 국민들도 아 저 사람들 괜찮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 새누리와는 손잡을 계획이 전혀 없는 겁니까.

“전혀 없습니다. 국정농단 세력 청산하고 반성하라고 요구했는데 청산 안 하니 나온 건데요. 최순실 게이트와 국정농단 주범이 그 사람들인데 어떻게 손을 잡습니까. 제가 그쪽과 손잡는 것은 자기부정이나 마찬가지죠.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문제의 인물들 출당 조치도 하지 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