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에 원전 운영 인력 2030년까지 보내
⊙ 1년 만에 경영평가에서 두 등급 뛰어올라 직원들 보너스 주게 돼
⊙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예방책에만 1조원 들여
⊙ 가장 힘든 일 하는 직원들이 인정 못 받는 게 안타까워
조석
1957년 생.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 /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외교안보·경제), 산업자원부 원전사업기획단장,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기획관, 산업경제정책관, 성장동력실장,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지식경제부 제2차관 역임 /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 세계원자력발전사업자협회(WANO) 회장.
⊙ 1년 만에 경영평가에서 두 등급 뛰어올라 직원들 보너스 주게 돼
⊙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예방책에만 1조원 들여
⊙ 가장 힘든 일 하는 직원들이 인정 못 받는 게 안타까워
조석
1957년 생.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 /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외교안보·경제), 산업자원부 원전사업기획단장,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기획관, 산업경제정책관, 성장동력실장,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지식경제부 제2차관 역임 /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 세계원자력발전사업자협회(WANO) 회장.
- 조석 사장이 UAE 아부다비 ENEC 본사에서 운영지원계약(OSSA)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석(趙石·59)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만났을 때 제일 궁금했던 것은 왜 이름에 돌 석(石)자를 썼느냐는 것이었다. 전라북도 익산이 고향인 그의 이름을 지으러 조 사장의 아버지가 용한 작명가를 찾아갔다고 한다. 작명가는 “절대 아들 이름에 항렬을 넣지 말라”고 했다. 그의 형제들 이름에는 항렬 자인 항(恒)자가 들어 있다.
아버지가 부르기 쉽게 ‘석’자를 넣는 통에 그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조석(朝夕)으로’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행정고시 25회에 합격해 공무원이 된 이후 그는 통상(通商)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2003년 전북 부안에서 난리가 났다.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반대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그게 조 사장의 운명도 바꿨다.
2004년 그는 부안 사태의 뒤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원전사업기획단장이 됐다. 미국 연수를 다녀와 자원정책심의관-에너지정책국장을 지낸 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식경제부 2차관을 끝으로 2013년 한수원 사장이 됐을 때 한수원의 상황은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다.
자고 나면 원전(原電) 비리가 튀어나온 것이다. 부속을 비싸게 구입한 것처럼 한 뒤 싸구려로 사들였고 한수원 선후배들끼리 ‘짝짜꿍’해 ‘원전 마피아’라는 신조어를 낳은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싸고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인식했던 원자력을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여기게 됐다. 원자력 발전 자체에도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 구원투수 역할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름처럼 됐어요. 조석으로 뛰어다니는.”
— 경주 방사능폐기물처리장도 조 사장께서 하신 일이죠.
“경주·포항·영덕·군산 가운데 경주가 됐지요.”
— 취임했을 때 원전 비리로 몇 명이나 구속됐습니까.
“한 100여 명? 나중에 재판을 거쳐 형사처벌을 받은 직원은 80명 정도입니다.”
— 어떻게 개혁했습니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퇴직자들이 협력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았어요. 아무래도 선배들이 협력업체에 취직해 부탁하면 한수원에 남아 있는 후배들이 그들의 부탁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두 번째는 외부인사를 많이 수혈한 겁니다. 삼성·현대 같은 곳에서 핵심 간부들을 20여 명 가깝게 데려왔지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만들었고요.”
—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뭡니까.
“10만원 이상의 향응을 받은 게 적발되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겁니다. 사실 한수원에서 중요한 것은 인사혁신 못지않게 구매 시스템 개편이었습니다.”
— 구매 시스템이 뭐가 문제였는데요.
“원자력 발전소에는 부품이 수백만 개 들어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품종(多品種)을 소량 구매할 수밖에 없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협력업체로선 도무지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겁니다. 소품종 대량 구매해야 그들도 돈을 벌잖아요. 그러니 유혹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그들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줘야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요.”
— 그래서 효과를 봤습니까.
“취임한 해에 정부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습니다.”
— B등급이 잘한 겁니까.
“하하. 물론 S등급도 있고 A등급도 있어요. B등급을 자랑할 순 없죠. 그런데 그 전해에 무슨 등급을 받았는지 아세요?”
— 무슨 등급을 받았습니까.
“제가 취임하기 직전 4년간 등급이 D-D-E-D등급이었습니다.”
— 엉망이었네요.
“거기서 2개 등급이 1년 만에 뛰어올랐으니까… 그런 사례가 없거든요. 게다가 C등급 이상을 받아야 보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 조 사장께선 내부 혁신을 이뤘다지만 퇴직자들은 불만이 많겠네요, 퇴직 후 일자리를 빼앗았으니.
“원천 봉쇄했다는 게 이런 뜻입니다. 아예 못 가게 할 수는 없지요. 대신 그런 사람들이 있는 협력회사에는 수주 등을 할 때 감점(減點)을 합니다. 개혁을 하긴 했지만 우리 직원들이 안타까운 측면도 있어요.”
— 원전 마피아에게도 불쌍한 부분이 있습니까.
“원전 비리 이후 국민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잖아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곳을 꺼리고.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국민들이 기피하는 바로 그 원자력 발전소에서 우리 직원 1만1000명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요. 그런 부분이 퇴색된 게 안타깝지요.”
— 얼마 전 큰 뉴스를 터트리셨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에 우리가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4기를 건설 중인데 내년에 1호기가 완공되거든요. 최종적으론 2021년에 완공되고. 그 원전을 운영하는 운전원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 급여를 무척 많이 받는다고요.
“그 나라가 인구는 적고 국민소득은 높으니까 외국인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 원전 선진국과도 협상을 했는데 우리도 원전 운영 역사가 40년이 되니까요. 직접비를 6억 달러, 간접비를 3억2000만 달러 받기로 했습니다.”
— 모두 몇 명을 보내는데요.
“연인원은 3000명 정도로 예상합니다.”
— 아까 한수원 인력이 1만1000명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우리 원전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거 아닙니까.
“연인원이 그렇다는 뜻이고 올 3월에 준비계약을 했는데 일단 연말까지 50명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는 연간 200여 명 정도 보낼 예정이고요. 제일 많을 때는 400명 정도.”
— 직접비는 뭐고 간접비는 뭔가요.
“직접비는 말 그대로 급여고 간접비는 현지 주거비용, 보험 같은 걸 말합니다.”
— 국내에서 받는 연봉보다 얼마나 많은 겁니까.
“9억2000만 달러를 2000명으로 나누면 나오지요. 연봉이 3억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 지원자가 많겠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젊은이들은 고액 연봉을 선호하겠지만 나이 든 사람은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을 거고 아무래도 아랍에미리트 연합이 더워서 힘든 부분도 있거든요.”
— 한수원이 원전 사업만 한 게 아니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과의 OSSA 운영계약은 31개월간의 협상 끝에 체결된 겁니다. 이게 다른 의미도 있어요. UAE원전 4호기 준공 후 10년 뒤인 2030년까지 연간 최대 400명 수준의 발전소 유자격 운전원 및 운영 인력을 보내는 것은 40년간 국내 원전 운영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UAE가 인정했다는 뜻이거든요.”
— 다른 나라에 원전을 수출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까.
“당연히 될 걸로 봅니다. 원전 건설뿐 아니라 운영 노하우를 보여준다는 게 ‘우수 운영사다’라는 인상을 주거든요.”
— 박근혜 대통령이 말끝마다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했는데 조 사장이 한 건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양국 정부 및 정상들의 각별한 지원에 힘입은 바 큽니다.”
— 칭찬의 전화라도 한 통 받았습니까.
“어휴~ 뭘 그런.”
— 그런데 오는 9월 25일로 임기가 끝난다면서요.
“제가 한수원이 힘들 때 와 정상화시킨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습니다. 지금 한수원 가동률이 얼마인지 아세요?”
— 얼마입니까.
“2013년 부임했을 때 75%였는데 작년에는 85.5%였습니다.”
— 가동률 10% 올린 게 대단한 겁니까.
“2013년에는 2000억원 적자였는데 작년에는 2조5000억원 흑자를 냈습니다.”
— 원전 가동률의 최대치가 어느 정도입니까.
“85% 정도가 거의 최대치일 겁니다. 원전은 연료교체를 위해 한 번씩 세워야 하고 자체 정비도 필요하거든요.”
—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한수원에 영향을 미쳤지요.
“그게 하나의 거대한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전까지 원전은 값싼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만 인식됐잖아요. 고 박정희 대통령께서 원전을 시작하면서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고도성장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런데 후쿠시마 사태 이후 국민들이 효율보다는 안전을 생각하게 됐으니까요.”
— 말이 나온 김에, 울진에 가봤더니 그곳 주민들이 울진을 사람이 등이 가려울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처럼 비유하더군요. 원전만 덩그러니 있어서 쇼핑이나 영화 구경이라도 하려면 삼척이나 울산으로 가야 하고.
“그렇지만 울진 인구는 계속 늘고 있는데요?”
— 임기 중 성취 가운데 하나가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라 했는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원전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먼저 정부가 전력수급계획을 세워야 하고 원전을 지을 부지도 확보해야 하고 신고리 5·6호기도 2008년에 계획이 세워진 건데 건설허가를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 야당에선 반대하고 있지요.
“앞서 말했듯 정부는 국민소득, 국가경제, 기온변화 등의 요인을 반영해 2년마다 향후 15년간의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합니다. 그 계획에 따라 발전소 등을 건설하지요.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가 금세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약 15년이 소요되는 원전 건설을 중단한다면 경기회복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와 갑작스런 기후변화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 지역 주민들은 반대하지 않습니까.
“이번 건설허가가 난 신고리 5·6호기 유치는 지역 주민의 유치 의사를 모아 추진한 겁니다. 규제기관에서도 약 4년간에 걸쳐 정밀심사를 한 결과 안전성을 확인했고요. 신고리 5·6호기는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걸로 봅니다.”
— 경주는 방폐장 세우면서 거액을 받았는데 전북 부안은 지금 오히려 경제가 퇴보한 거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지금 군수가 2004년 파동 때 군수를 지내셨던 분입니다.”
— 우리나라에 원전이 모두 24개죠.
“고리에 1·2·3·4호기, 신고리에 1·2호기가 있고요, 신고리 3·4호기는 건설 중입니다. 신고리 5·6호기는 아까 말한 대로 건설허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울진에 6기가 있고 2기는 짓는 중이고 경주 월성과 신월성을 포함해 6기가 있고 전남 영광에 6기가 있습니다.”
— 경북도 취재를 하면서 울진·고리·월성 원전을 가본 적이 있는데 너무 경북에만 치중한 거 아닌가요.
“부지 선정이 되면 그만큼 해당 지역에 혜택이 돌아가니까요.”
—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중국은 발해만 부근에 집중적으로 원전을 개발하니 만일 사고가 난다면 태백산맥 너머가 안전할 거 같은데, 그 밑에는 우리 원전이 버티고 있으니 갈 데가 없다는.
“하하. 중국을 너무 무시하지 마세요. 그 나라가 그래도 핵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발해만의 중국 원전을 방문했는데 깨끗하고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더군요.”
— 울진 원전을 방문했을 때 제일 인상적이었던 게 퍼런 수조(水槽)에 놓여 있던 연료봉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사용 후 핵연료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고준위 폐기물이고요.”
—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문제가 생긴 게 바로 그 고준위 폐기물을 식힐 물을 저장한 풀장 같은 게 쓰나미로 파괴되면서 빠져나갔기 때문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고열(高熱)이 나 주변을 다 녹여버렸고.
“그렇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물을 끌어올 전원(電源)이 나갔기 때문이고요. 사람이 들어가서 전원을 넣을 순 없으니까 속수무책이었지요. 냉각수를 공급할 모터를 돌리려면 전원이 필요했는데.”
— 한수원은 어떤 조치를 했습니까.
“절대 전원 상실(喪失)이 없도록 전력선을 세 가닥 준비했고 침수가 안 되도록 해놓았습니다. 이동형 발전차도 2기 있습니다. 그런 준비를 하는 데 1조원 이상이 들었어요. 쓰나미에 대비해 10m 이상의 방벽도 만들었고요.”
— 동해도 혹시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날 수 있겠지요.
“일본은 판의 경계에 있고 우리는 유라시아 판에 있으니 가능성은 낮다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원전의 침수 가능성은 1000분의 1도 안 됩니다.”
— 그 고준위 폐기물은 어디다 버립니까? 중저준위 폐기물은 경주에 방폐장을 만들었는데.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물론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한수원이 해야 할 일이지만요. 원자력 진흥위원회라는 곳이 있는데 2053년까지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짓는 로드맵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 그게 말처럼 쉽게 될까요? 또 환경단체들이 반대할 텐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원자력을 우리 세대에서 건설했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시설도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한다고. 우리가 원자력의 수혜만 받고 폐기물 처리시설을 마련하지 못해 놓으면 안 되지요.”
— 그런데 원전 주변의 물은 깨끗합니까? 우라늄을 식힌 물이 그대로 바다로 빠져나가는데요.
“그게 이래요. 바닷물이 우라늄에 그냥 닿는 것이 아니라 우라늄을 탑재하고 있는 시설을 식히고 나가는 거지요. 한 1도 정도 올라갈까요? 실제로 경주 월성 원전에서는 그 물로 양식도 하고 있어요.”
— 양식이요?
“하도 위험하다고 선입견을 갖는 분들이 많아 원전을 식힌 물로 광어도 키우고 해서 식사 때 대접합니다. 맛있다고들 하시던데요.”
— 어종(魚種)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눈으로 확인해 보진 못했지만 전남 영광은 수온이 경북보다 조금 높아 어종이 변했다고 항의한 어부들도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보상해 드렸지요.”
— 무슨 어종이 없어졌고 무슨 어종이 생겼는데요.
“어종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직접 볼 순 없었어요.”
— 올여름이 무지하게 덥습니다.
“올여름 전력이 8170만kW로 예상됐는데 실제론 이미 8300만kW를 넘어섰어요. 우리는 9210만kW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예비전력률이 12.7% 수준 정도 됩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특별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대규모 정전 같은 사태는 없을 겁니다.”
— 국민들은 전기료 누진제도 때문에 마음 놓고 에어컨도 켤 수 없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정부에서 국민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대책이 전기료 다 내고 난 뒤에 나오는 거 아닐까요.
“하하. 그렇진 않겠지요. 소급해서 적용하면 되니까.”
— 우리나라 원자력이 세계적으로 어떤 수준입니까.
“미국에 100기, 프랑스에 80기가 있고 러시아·일본·중국 순이니 우리는 6위가 되겠네요. 회사로만 본다면 한수원이 세계 3위입니다.”
— 3년간 원전과 같이 살았으니 스트레스가 심할 텐데 뭘로 풉니까.
“걷는 걸 좋아합니다. 몇 년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인생을 흔히 혼자서 외롭게 길을 걷는 것과 비유하곤 하는데 길을 걸으며 겪는 고비와 인생길에서 겪는 위기가 많이 닮아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전 스트레스 풀 때 술은 절대로 마시지 않습니다. 술은 즐거울 때 마셔야죠.”
— 일주일에 며칠을 본사가 있는 경주에서 지냅니까.
“전 목요일 저녁이나 금요일 오전에 경기도 과천 집으로 와요. 그러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경주로 돌아가고요.”
— 가족들도 다 경주에 있습니까.
“아내가 딸이 낳은 아이를 키워주느라 떨어져 살았는데 이달에 경주로 옵니다. 딸이 다른 곳으로 가게 돼 오겠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부르기 쉽게 ‘석’자를 넣는 통에 그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조석(朝夕)으로’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행정고시 25회에 합격해 공무원이 된 이후 그는 통상(通商)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2003년 전북 부안에서 난리가 났다.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반대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그게 조 사장의 운명도 바꿨다.
2004년 그는 부안 사태의 뒤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원전사업기획단장이 됐다. 미국 연수를 다녀와 자원정책심의관-에너지정책국장을 지낸 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식경제부 2차관을 끝으로 2013년 한수원 사장이 됐을 때 한수원의 상황은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다.
자고 나면 원전(原電) 비리가 튀어나온 것이다. 부속을 비싸게 구입한 것처럼 한 뒤 싸구려로 사들였고 한수원 선후배들끼리 ‘짝짜꿍’해 ‘원전 마피아’라는 신조어를 낳은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싸고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인식했던 원자력을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여기게 됐다. 원자력 발전 자체에도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 구원투수 역할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름처럼 됐어요. 조석으로 뛰어다니는.”
— 경주 방사능폐기물처리장도 조 사장께서 하신 일이죠.
“경주·포항·영덕·군산 가운데 경주가 됐지요.”
— 취임했을 때 원전 비리로 몇 명이나 구속됐습니까.
“한 100여 명? 나중에 재판을 거쳐 형사처벌을 받은 직원은 80명 정도입니다.”
— 어떻게 개혁했습니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퇴직자들이 협력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았어요. 아무래도 선배들이 협력업체에 취직해 부탁하면 한수원에 남아 있는 후배들이 그들의 부탁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두 번째는 외부인사를 많이 수혈한 겁니다. 삼성·현대 같은 곳에서 핵심 간부들을 20여 명 가깝게 데려왔지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만들었고요.”
—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뭡니까.
“10만원 이상의 향응을 받은 게 적발되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겁니다. 사실 한수원에서 중요한 것은 인사혁신 못지않게 구매 시스템 개편이었습니다.”
— 구매 시스템이 뭐가 문제였는데요.
“원자력 발전소에는 부품이 수백만 개 들어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품종(多品種)을 소량 구매할 수밖에 없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협력업체로선 도무지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겁니다. 소품종 대량 구매해야 그들도 돈을 벌잖아요. 그러니 유혹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그들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줘야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요.”
— 그래서 효과를 봤습니까.
“취임한 해에 정부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습니다.”
— B등급이 잘한 겁니까.
“하하. 물론 S등급도 있고 A등급도 있어요. B등급을 자랑할 순 없죠. 그런데 그 전해에 무슨 등급을 받았는지 아세요?”
— 무슨 등급을 받았습니까.
“제가 취임하기 직전 4년간 등급이 D-D-E-D등급이었습니다.”
— 엉망이었네요.
“거기서 2개 등급이 1년 만에 뛰어올랐으니까… 그런 사례가 없거든요. 게다가 C등급 이상을 받아야 보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 조 사장께선 내부 혁신을 이뤘다지만 퇴직자들은 불만이 많겠네요, 퇴직 후 일자리를 빼앗았으니.
“원천 봉쇄했다는 게 이런 뜻입니다. 아예 못 가게 할 수는 없지요. 대신 그런 사람들이 있는 협력회사에는 수주 등을 할 때 감점(減點)을 합니다. 개혁을 하긴 했지만 우리 직원들이 안타까운 측면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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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 사장이 발전소 준공식에서 테이프를 당기고 있다. |
“원전 비리 이후 국민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잖아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곳을 꺼리고.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국민들이 기피하는 바로 그 원자력 발전소에서 우리 직원 1만1000명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요. 그런 부분이 퇴색된 게 안타깝지요.”
— 얼마 전 큰 뉴스를 터트리셨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에 우리가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4기를 건설 중인데 내년에 1호기가 완공되거든요. 최종적으론 2021년에 완공되고. 그 원전을 운영하는 운전원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 급여를 무척 많이 받는다고요.
“그 나라가 인구는 적고 국민소득은 높으니까 외국인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 원전 선진국과도 협상을 했는데 우리도 원전 운영 역사가 40년이 되니까요. 직접비를 6억 달러, 간접비를 3억2000만 달러 받기로 했습니다.”
— 모두 몇 명을 보내는데요.
“연인원은 3000명 정도로 예상합니다.”
— 아까 한수원 인력이 1만1000명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우리 원전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거 아닙니까.
“연인원이 그렇다는 뜻이고 올 3월에 준비계약을 했는데 일단 연말까지 50명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는 연간 200여 명 정도 보낼 예정이고요. 제일 많을 때는 400명 정도.”
— 직접비는 뭐고 간접비는 뭔가요.
“직접비는 말 그대로 급여고 간접비는 현지 주거비용, 보험 같은 걸 말합니다.”
— 국내에서 받는 연봉보다 얼마나 많은 겁니까.
“9억2000만 달러를 2000명으로 나누면 나오지요. 연봉이 3억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 지원자가 많겠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젊은이들은 고액 연봉을 선호하겠지만 나이 든 사람은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을 거고 아무래도 아랍에미리트 연합이 더워서 힘든 부분도 있거든요.”
— 한수원이 원전 사업만 한 게 아니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과의 OSSA 운영계약은 31개월간의 협상 끝에 체결된 겁니다. 이게 다른 의미도 있어요. UAE원전 4호기 준공 후 10년 뒤인 2030년까지 연간 최대 400명 수준의 발전소 유자격 운전원 및 운영 인력을 보내는 것은 40년간 국내 원전 운영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UAE가 인정했다는 뜻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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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 사장이 바라카원전 건설 성공을 기원하는 글을 쓰고 있다. |
“당연히 될 걸로 봅니다. 원전 건설뿐 아니라 운영 노하우를 보여준다는 게 ‘우수 운영사다’라는 인상을 주거든요.”
— 박근혜 대통령이 말끝마다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했는데 조 사장이 한 건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양국 정부 및 정상들의 각별한 지원에 힘입은 바 큽니다.”
— 칭찬의 전화라도 한 통 받았습니까.
“어휴~ 뭘 그런.”
— 그런데 오는 9월 25일로 임기가 끝난다면서요.
“제가 한수원이 힘들 때 와 정상화시킨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습니다. 지금 한수원 가동률이 얼마인지 아세요?”
— 얼마입니까.
“2013년 부임했을 때 75%였는데 작년에는 85.5%였습니다.”
— 가동률 10% 올린 게 대단한 겁니까.
“2013년에는 2000억원 적자였는데 작년에는 2조5000억원 흑자를 냈습니다.”
— 원전 가동률의 최대치가 어느 정도입니까.
“85% 정도가 거의 최대치일 겁니다. 원전은 연료교체를 위해 한 번씩 세워야 하고 자체 정비도 필요하거든요.”
—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한수원에 영향을 미쳤지요.
“그게 하나의 거대한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전까지 원전은 값싼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만 인식됐잖아요. 고 박정희 대통령께서 원전을 시작하면서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고도성장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런데 후쿠시마 사태 이후 국민들이 효율보다는 안전을 생각하게 됐으니까요.”
— 말이 나온 김에, 울진에 가봤더니 그곳 주민들이 울진을 사람이 등이 가려울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처럼 비유하더군요. 원전만 덩그러니 있어서 쇼핑이나 영화 구경이라도 하려면 삼척이나 울산으로 가야 하고.
“그렇지만 울진 인구는 계속 늘고 있는데요?”
— 임기 중 성취 가운데 하나가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라 했는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원전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먼저 정부가 전력수급계획을 세워야 하고 원전을 지을 부지도 확보해야 하고 신고리 5·6호기도 2008년에 계획이 세워진 건데 건설허가를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 야당에선 반대하고 있지요.
“앞서 말했듯 정부는 국민소득, 국가경제, 기온변화 등의 요인을 반영해 2년마다 향후 15년간의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합니다. 그 계획에 따라 발전소 등을 건설하지요.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가 금세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약 15년이 소요되는 원전 건설을 중단한다면 경기회복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와 갑작스런 기후변화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 지역 주민들은 반대하지 않습니까.
“이번 건설허가가 난 신고리 5·6호기 유치는 지역 주민의 유치 의사를 모아 추진한 겁니다. 규제기관에서도 약 4년간에 걸쳐 정밀심사를 한 결과 안전성을 확인했고요. 신고리 5·6호기는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걸로 봅니다.”
— 경주는 방폐장 세우면서 거액을 받았는데 전북 부안은 지금 오히려 경제가 퇴보한 거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지금 군수가 2004년 파동 때 군수를 지내셨던 분입니다.”
— 우리나라에 원전이 모두 24개죠.
“고리에 1·2·3·4호기, 신고리에 1·2호기가 있고요, 신고리 3·4호기는 건설 중입니다. 신고리 5·6호기는 아까 말한 대로 건설허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울진에 6기가 있고 2기는 짓는 중이고 경주 월성과 신월성을 포함해 6기가 있고 전남 영광에 6기가 있습니다.”
— 경북도 취재를 하면서 울진·고리·월성 원전을 가본 적이 있는데 너무 경북에만 치중한 거 아닌가요.
“부지 선정이 되면 그만큼 해당 지역에 혜택이 돌아가니까요.”
—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중국은 발해만 부근에 집중적으로 원전을 개발하니 만일 사고가 난다면 태백산맥 너머가 안전할 거 같은데, 그 밑에는 우리 원전이 버티고 있으니 갈 데가 없다는.
“하하. 중국을 너무 무시하지 마세요. 그 나라가 그래도 핵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발해만의 중국 원전을 방문했는데 깨끗하고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더군요.”
— 울진 원전을 방문했을 때 제일 인상적이었던 게 퍼런 수조(水槽)에 놓여 있던 연료봉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사용 후 핵연료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고준위 폐기물이고요.”
—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문제가 생긴 게 바로 그 고준위 폐기물을 식힐 물을 저장한 풀장 같은 게 쓰나미로 파괴되면서 빠져나갔기 때문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고열(高熱)이 나 주변을 다 녹여버렸고.
“그렇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물을 끌어올 전원(電源)이 나갔기 때문이고요. 사람이 들어가서 전원을 넣을 순 없으니까 속수무책이었지요. 냉각수를 공급할 모터를 돌리려면 전원이 필요했는데.”
— 한수원은 어떤 조치를 했습니까.
“절대 전원 상실(喪失)이 없도록 전력선을 세 가닥 준비했고 침수가 안 되도록 해놓았습니다. 이동형 발전차도 2기 있습니다. 그런 준비를 하는 데 1조원 이상이 들었어요. 쓰나미에 대비해 10m 이상의 방벽도 만들었고요.”
— 동해도 혹시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날 수 있겠지요.
“일본은 판의 경계에 있고 우리는 유라시아 판에 있으니 가능성은 낮다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원전의 침수 가능성은 1000분의 1도 안 됩니다.”
— 그 고준위 폐기물은 어디다 버립니까? 중저준위 폐기물은 경주에 방폐장을 만들었는데.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물론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한수원이 해야 할 일이지만요. 원자력 진흥위원회라는 곳이 있는데 2053년까지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짓는 로드맵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 그게 말처럼 쉽게 될까요? 또 환경단체들이 반대할 텐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원자력을 우리 세대에서 건설했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시설도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한다고. 우리가 원자력의 수혜만 받고 폐기물 처리시설을 마련하지 못해 놓으면 안 되지요.”
— 그런데 원전 주변의 물은 깨끗합니까? 우라늄을 식힌 물이 그대로 바다로 빠져나가는데요.
“그게 이래요. 바닷물이 우라늄에 그냥 닿는 것이 아니라 우라늄을 탑재하고 있는 시설을 식히고 나가는 거지요. 한 1도 정도 올라갈까요? 실제로 경주 월성 원전에서는 그 물로 양식도 하고 있어요.”
— 양식이요?
“하도 위험하다고 선입견을 갖는 분들이 많아 원전을 식힌 물로 광어도 키우고 해서 식사 때 대접합니다. 맛있다고들 하시던데요.”
— 어종(魚種)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눈으로 확인해 보진 못했지만 전남 영광은 수온이 경북보다 조금 높아 어종이 변했다고 항의한 어부들도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보상해 드렸지요.”
— 무슨 어종이 없어졌고 무슨 어종이 생겼는데요.
“어종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직접 볼 순 없었어요.”
— 올여름이 무지하게 덥습니다.
“올여름 전력이 8170만kW로 예상됐는데 실제론 이미 8300만kW를 넘어섰어요. 우리는 9210만kW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예비전력률이 12.7% 수준 정도 됩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특별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대규모 정전 같은 사태는 없을 겁니다.”
— 국민들은 전기료 누진제도 때문에 마음 놓고 에어컨도 켤 수 없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정부에서 국민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대책이 전기료 다 내고 난 뒤에 나오는 거 아닐까요.
“하하. 그렇진 않겠지요. 소급해서 적용하면 되니까.”
— 우리나라 원자력이 세계적으로 어떤 수준입니까.
“미국에 100기, 프랑스에 80기가 있고 러시아·일본·중국 순이니 우리는 6위가 되겠네요. 회사로만 본다면 한수원이 세계 3위입니다.”
— 3년간 원전과 같이 살았으니 스트레스가 심할 텐데 뭘로 풉니까.
“걷는 걸 좋아합니다. 몇 년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인생을 흔히 혼자서 외롭게 길을 걷는 것과 비유하곤 하는데 길을 걸으며 겪는 고비와 인생길에서 겪는 위기가 많이 닮아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전 스트레스 풀 때 술은 절대로 마시지 않습니다. 술은 즐거울 때 마셔야죠.”
— 일주일에 며칠을 본사가 있는 경주에서 지냅니까.
“전 목요일 저녁이나 금요일 오전에 경기도 과천 집으로 와요. 그러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경주로 돌아가고요.”
— 가족들도 다 경주에 있습니까.
“아내가 딸이 낳은 아이를 키워주느라 떨어져 살았는데 이달에 경주로 옵니다. 딸이 다른 곳으로 가게 돼 오겠다고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