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화된 다학제 치료, 전이암과 난치암 환자도 수술을 통해 적극적 치료
⊙ 대한민국 대동맥 수술 열 건 중 한 건은 강남세브란스에서 이뤄져
⊙ 카자흐스탄에 한국형 검진센터 모델 수출하는 등 해외 중증환자 유치 추진
金亨中
⊙ 57세. 연세대 의학과 졸업. 가톨릭대 대학원 의학 박사.
⊙ 前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원, 연세대 의과대 강남부학장.
⊙ 연세대 폐질환연구소 연구소장.
⊙ 대한민국 대동맥 수술 열 건 중 한 건은 강남세브란스에서 이뤄져
⊙ 카자흐스탄에 한국형 검진센터 모델 수출하는 등 해외 중증환자 유치 추진
金亨中
⊙ 57세. 연세대 의학과 졸업. 가톨릭대 대학원 의학 박사.
⊙ 前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원, 연세대 의과대 강남부학장.
⊙ 연세대 폐질환연구소 연구소장.
서울 강남구에는 병원·의원이 몇 곳이나 있을까? 답은 2390곳이다. ‘강남미인’이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로 성형의 메카로 자리 잡은 지역답게 병원·의원의 대부분은 성형외과, 피부과다. 이 중 유일한 대학병원이 바로 ‘강남세브란스’다.
강남세브란스는 지난 1983년 개원한 후 31년간 강남 지역의 가장 오래된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에 힘을 기울여 왔다. 지난 8월, 병원장에 취임한 김형중 원장을 만나 강남세브란스의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봤다.
최적의 병원 규모로 적시에 효율적 치료 가능
김형중 원장은 전공의 시절부터 강남세브란스에서 근무했다. 그는 강남세브란스를 소개하며 ‘작고 강한 병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강남세브란스는 다른 주요 대형 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진료 실력은 전혀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저희는 진료나 기타 환자에 관한 의사결정이 상당히 신속하게 이뤄집니다. 환자가 그때그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치료효과가 더 좋은 건 당연하지요.”
대형 병원을 두고 소위 ‘빅5’라는 표현을 쓴다. 강남세브란스는 빅5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진료 실적은 만만치 않다. 강남권(송파, 강남, 서초)에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급 병원이 3곳이나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세브란스는 매년 전국 병원별 건강보험 급여 청구액 순위에서 10위권에 든다.
양적인 실적이 아닌 ‘질적인’ 실적은 어떨까. 한국인이 가장 잘 걸리는 암인 위암과 대장암의 치료 실적을 보자. 5년 생존율 통계를 살펴보면, 강남세브란스의 위암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국내 빅5급에 드는 다른 병원은 물론 미국의 주요 병원보다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걸렸던 암이기도 한 췌담도암은 대표적인 난치암이다.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암으로 인식되어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췌담도암 환자에게 항암약물 치료와 함께 적극적은 수술 치료를 병행한다. 실제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2002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췌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는 490명이다. 이 중 56.9%가 60대 이상 고령의 환자들이다. 70세 이상의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췌담도암 수술의 합병증 비율은 보통 30~40%로 나타난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췌담도 수술 후 합병증 발병 비율은 평균 20.9%로 현저히 낮다. 2011년과 그 이후의 통계를 보면, 13.7%로 타 기관에 비해 빈도가 낮다.
특히, 2002년 이후 강남세브란스에서 췌담도암 수술을 받은 직후 사망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70세 이상 고령 환자가 수술을 받았을 경우 평균 생존기간은 40개월 이상, 치료후 5년 생존율도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전이암까지 개척하려고 한다. 김 원장은 “다른 대형 병원에서 손을 못 쓰는 중증환자가 오시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 주는 ‘4차 병원’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말이다.
“전이암 환자 같은 경우에는 대형 병원에서도 수술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환자를 생각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들이는 품에 비해 병원이 얻는 실익이 적어서인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는 고도의 의료실력을 갖춘 의료진이 협력해서 수술을 하는 전문화된 다학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만약 수술을 해서 반년이든 얼마의 기간을 더 살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거든요.
외과 영역에서 분야별 전문가들이 협진해 다발성 전이암에도 적극적으로 수술을 해 보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직장암 환자가 방광이나 척추 쪽으로 전이가 될 경우에, 대장항문외과,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신경외과 등의 외과의가 수술 전 설계부터 집도까지 같이 참여하는 형태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분명 생존율이 올라가고, 수술 후 생활하시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는 걸로 나타나고 있어요.”
—경영상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시도하기가 꺼려질 것 같은데요.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직전에도 성형외과 담당자가 올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대학병원 성형외과는 만년 적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용 목적의 수술이 아니라 정말 성형이 꼭 필요한 수술 진료를 주로 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면 한쪽 귀가 없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든지 하는 경우입니다. 적자라도 꼭 유지를 해야 하는 이유이지요. 제가 그래서 적자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요.
강남세브란스의 젊은 의사들 중에는 집에도 안 들어가고 진료를 하는 의사가 여럿 있습니다. 집에 안 들어가고 병원에서 자면 그만큼 수술을 한 건이라도 더 할 수 있잖아요. 본인이 수술을 했을 때 예후가 좋으니까 그만큼 자신감이 붙어 한 분의 환자라도 더 보려고 하는 겁니다.”
국내 대동맥 수술 1/10이 강남세브란스에서 이뤄져
강남세브란스는 암과 함께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질환인 심장혈관 질환에서의 치료 성적 또한 뛰어나다. 특히 고난도 수술로 꼽히는 대동맥 수술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다. 2011년 116건, 2012년 237건, 2013년에는 195건의 대동맥 수술을 시행했다.
지난해에도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172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대한흉부외과학회에서 낸 통계를 보면,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시행되는 대동맥 수술의 10% 이상이 강남세브란스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있다. 위급 상황이 일어났을 때, 인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초기 시간을 말한다. 심장혈관 분야만큼 골든타임이 중요한 진료 분야도 없을 터다. 강남세브란스 심장혈관외과팀은 체계적인 환자이송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가 최단시간 내에 수술방으로 갈 수 있도록 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수술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수술과 시술을 최단시간 내에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일반적인 ‘수술’ 관련 기기와 함께 ‘혈관조영기기’를 갖춰 ‘중재술’도 동시에 가능한 수술실이다. 미래형 첨단 수술실로 조명받고 있다. 중재술은 수술이 아니라 혈관을 따라 들어가며 치료하는 방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심장내과, 신경외과 등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원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실 운용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춘 병원은 여러 곳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세브란스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없을 거라 자부합니다. 수술과 중재술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니 환자가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지요.”
“한국 척추치료의 메카로 자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척추치료 분야를 태어나게 한 산실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척추 관련 치료법과 수술법을 체계화한 곳답게, 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척추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강남 지역에 수많은 척추병원들이 존재하지만, 강남세브란스의 척추병원은 다른 척추병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중증 척추질환을 잘 다루기로 유명하다. 척수 및 척추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양질의 관리를 위하여 CT, MRI, 컴퓨터 적외선 체열촬영기, PET 등의 최첨단장비를 이용한 정확한 진단하에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경통, 요통,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에서의 일반적인 분야에서부터 척추측만증, 척추골절, 척추종양 등 고난도 중증질환은 물론 타병원에서는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척추손상 재활, 근육병 루게릭 클리닉, 호흡재활센터까지 운영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가 ‘대한민국의 응급실’ 역할을 하며 중증 질환과 성공적으로 맞서는 데 톡톡히 기여하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핫라인 시스템’이다. 김 원장은 “환자에게 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24시간 언제라도 의사와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핫라인 시스템이라는 게 뭐고 어떻게 운영하고 있습니까.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분야별로 총 38회선의 핫라인(Hot line) 휴대폰이 상시 개통되어 있습니다. 각 과별, 질환별 42명의 교수들에 의해 상시 운영되는 핫라인 폰의 번호는 일반병원 및 의료진들에게 상시 공개되어 있어요. 하루 언제든 24시간 환자 의뢰 및 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2011년 4월에 처음,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외과응급수술 분야 등에서 시행을 했는데 효과가 매우 좋았어요. 올해는 위암, 대장암, 간암, 췌담도암 등 10개 암 분야 14명의 교수진을 추가해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핫라인 시스템은 보건복지부 응급의료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해외 중증환자 유치에 한걸음
강남세브란스는 국내에서 해외로 진료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카자흐스탄에 강남세브란스가 설계 및 운영 컨설팅을 담당한 한국형 건강검진센터가 설립됐다. 국내 병원으로서는 최초로 카자흐스탄 현지에 대한민국 표준 의료시스템을 수출했다.
카자흐스탄 알라파비 국립대학에 들어선 건강검진센터는 알라파비 국립대학이 부지와 의료장비 등 비용을 부담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설계와 운영에 대해 컨설팅을 해 탄생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카자흐스탄과 교류를 넓혀 고품질의 의료기술을 나누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의 말이다.
“검진센터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문을 연 검진센터는 일단 국립대학의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운영됩니다. 올해 중에 프리미엄 건강검진 프로그램의 운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됩니다. 2018년에는 메디컬센터로 확대 개편한다는 게 저희의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강남세브란스에서는 교수진 및 마케팅 전문가 등 핵심인력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입니다. 성공적으로 검진센터가 운영되기 위해 우리의 노하우를 나누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해외의료 수익창출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의술을 통해 이웃을 돕는다는 세브란스의 정신을 이뤄 나가게 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원장에게 재임 중 목표를 물었다. 그는 두 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첫 번째는 새 병원 신축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싶습니다. 강남세브란스는 지리적 위치는 참 좋지만, 건물 자체의 공간이 좁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기초연구 인력확충입니다. 제가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에 있을 때, 기초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생사를 가르는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질환에서 한 분의 환자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장의 의료기술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만을 하는 교수를 몇 분 모셔 오는 게 목표입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장의 의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거라 믿습니다.”⊙
강남세브란스는 지난 1983년 개원한 후 31년간 강남 지역의 가장 오래된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에 힘을 기울여 왔다. 지난 8월, 병원장에 취임한 김형중 원장을 만나 강남세브란스의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봤다.
최적의 병원 규모로 적시에 효율적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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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한국의 ‘4차 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 |
“강남세브란스는 다른 주요 대형 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진료 실력은 전혀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저희는 진료나 기타 환자에 관한 의사결정이 상당히 신속하게 이뤄집니다. 환자가 그때그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치료효과가 더 좋은 건 당연하지요.”
대형 병원을 두고 소위 ‘빅5’라는 표현을 쓴다. 강남세브란스는 빅5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진료 실적은 만만치 않다. 강남권(송파, 강남, 서초)에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급 병원이 3곳이나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세브란스는 매년 전국 병원별 건강보험 급여 청구액 순위에서 10위권에 든다.
양적인 실적이 아닌 ‘질적인’ 실적은 어떨까. 한국인이 가장 잘 걸리는 암인 위암과 대장암의 치료 실적을 보자. 5년 생존율 통계를 살펴보면, 강남세브란스의 위암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국내 빅5급에 드는 다른 병원은 물론 미국의 주요 병원보다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걸렸던 암이기도 한 췌담도암은 대표적인 난치암이다.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암으로 인식되어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췌담도암 환자에게 항암약물 치료와 함께 적극적은 수술 치료를 병행한다. 실제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2002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췌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는 490명이다. 이 중 56.9%가 60대 이상 고령의 환자들이다. 70세 이상의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췌담도암 수술의 합병증 비율은 보통 30~40%로 나타난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췌담도 수술 후 합병증 발병 비율은 평균 20.9%로 현저히 낮다. 2011년과 그 이후의 통계를 보면, 13.7%로 타 기관에 비해 빈도가 낮다.
특히, 2002년 이후 강남세브란스에서 췌담도암 수술을 받은 직후 사망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70세 이상 고령 환자가 수술을 받았을 경우 평균 생존기간은 40개월 이상, 치료후 5년 생존율도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전이암까지 개척하려고 한다. 김 원장은 “다른 대형 병원에서 손을 못 쓰는 중증환자가 오시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 주는 ‘4차 병원’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말이다.“전이암 환자 같은 경우에는 대형 병원에서도 수술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환자를 생각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들이는 품에 비해 병원이 얻는 실익이 적어서인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는 고도의 의료실력을 갖춘 의료진이 협력해서 수술을 하는 전문화된 다학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만약 수술을 해서 반년이든 얼마의 기간을 더 살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거든요.
외과 영역에서 분야별 전문가들이 협진해 다발성 전이암에도 적극적으로 수술을 해 보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직장암 환자가 방광이나 척추 쪽으로 전이가 될 경우에, 대장항문외과,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신경외과 등의 외과의가 수술 전 설계부터 집도까지 같이 참여하는 형태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분명 생존율이 올라가고, 수술 후 생활하시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는 걸로 나타나고 있어요.”
—경영상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시도하기가 꺼려질 것 같은데요.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직전에도 성형외과 담당자가 올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대학병원 성형외과는 만년 적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용 목적의 수술이 아니라 정말 성형이 꼭 필요한 수술 진료를 주로 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면 한쪽 귀가 없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든지 하는 경우입니다. 적자라도 꼭 유지를 해야 하는 이유이지요. 제가 그래서 적자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요.
강남세브란스의 젊은 의사들 중에는 집에도 안 들어가고 진료를 하는 의사가 여럿 있습니다. 집에 안 들어가고 병원에서 자면 그만큼 수술을 한 건이라도 더 할 수 있잖아요. 본인이 수술을 했을 때 예후가 좋으니까 그만큼 자신감이 붙어 한 분의 환자라도 더 보려고 하는 겁니다.”
국내 대동맥 수술 1/10이 강남세브란스에서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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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수술과 중재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기기가 갖춰져 있다. |
지난해에도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172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대한흉부외과학회에서 낸 통계를 보면,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시행되는 대동맥 수술의 10% 이상이 강남세브란스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있다. 위급 상황이 일어났을 때, 인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초기 시간을 말한다. 심장혈관 분야만큼 골든타임이 중요한 진료 분야도 없을 터다. 강남세브란스 심장혈관외과팀은 체계적인 환자이송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가 최단시간 내에 수술방으로 갈 수 있도록 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수술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수술과 시술을 최단시간 내에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일반적인 ‘수술’ 관련 기기와 함께 ‘혈관조영기기’를 갖춰 ‘중재술’도 동시에 가능한 수술실이다. 미래형 첨단 수술실로 조명받고 있다. 중재술은 수술이 아니라 혈관을 따라 들어가며 치료하는 방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심장내과, 신경외과 등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원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실 운용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춘 병원은 여러 곳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세브란스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없을 거라 자부합니다. 수술과 중재술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니 환자가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지요.”
“한국 척추치료의 메카로 자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척추치료 분야를 태어나게 한 산실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척추 관련 치료법과 수술법을 체계화한 곳답게, 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척추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강남 지역에 수많은 척추병원들이 존재하지만, 강남세브란스의 척추병원은 다른 척추병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중증 척추질환을 잘 다루기로 유명하다. 척수 및 척추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양질의 관리를 위하여 CT, MRI, 컴퓨터 적외선 체열촬영기, PET 등의 최첨단장비를 이용한 정확한 진단하에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경통, 요통,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에서의 일반적인 분야에서부터 척추측만증, 척추골절, 척추종양 등 고난도 중증질환은 물론 타병원에서는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척추손상 재활, 근육병 루게릭 클리닉, 호흡재활센터까지 운영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가 ‘대한민국의 응급실’ 역할을 하며 중증 질환과 성공적으로 맞서는 데 톡톡히 기여하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핫라인 시스템’이다. 김 원장은 “환자에게 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24시간 언제라도 의사와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핫라인 시스템이라는 게 뭐고 어떻게 운영하고 있습니까.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분야별로 총 38회선의 핫라인(Hot line) 휴대폰이 상시 개통되어 있습니다. 각 과별, 질환별 42명의 교수들에 의해 상시 운영되는 핫라인 폰의 번호는 일반병원 및 의료진들에게 상시 공개되어 있어요. 하루 언제든 24시간 환자 의뢰 및 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2011년 4월에 처음,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외과응급수술 분야 등에서 시행을 했는데 효과가 매우 좋았어요. 올해는 위암, 대장암, 간암, 췌담도암 등 10개 암 분야 14명의 교수진을 추가해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핫라인 시스템은 보건복지부 응급의료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해외 중증환자 유치에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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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설계와 운영 컨설팅을 맡아 건립된 알라파비대학 검진센터. |
카자흐스탄 알라파비 국립대학에 들어선 건강검진센터는 알라파비 국립대학이 부지와 의료장비 등 비용을 부담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설계와 운영에 대해 컨설팅을 해 탄생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카자흐스탄과 교류를 넓혀 고품질의 의료기술을 나누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의 말이다.
“검진센터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문을 연 검진센터는 일단 국립대학의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운영됩니다. 올해 중에 프리미엄 건강검진 프로그램의 운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됩니다. 2018년에는 메디컬센터로 확대 개편한다는 게 저희의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강남세브란스에서는 교수진 및 마케팅 전문가 등 핵심인력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입니다. 성공적으로 검진센터가 운영되기 위해 우리의 노하우를 나누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해외의료 수익창출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의술을 통해 이웃을 돕는다는 세브란스의 정신을 이뤄 나가게 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원장에게 재임 중 목표를 물었다. 그는 두 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첫 번째는 새 병원 신축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싶습니다. 강남세브란스는 지리적 위치는 참 좋지만, 건물 자체의 공간이 좁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기초연구 인력확충입니다. 제가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에 있을 때, 기초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생사를 가르는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질환에서 한 분의 환자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장의 의료기술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만을 하는 교수를 몇 분 모셔 오는 게 목표입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장의 의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거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