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民官합작 곡물유통 해외법인 세운 농수산물유통공사 河榮帝 사장 : 월간조선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7월 10일, 오는 2015년까지 식용과 사료용 전체 곡물 자급률을 30%, 주식(쌀·밀·보리) 자급률을 70% 달성키로 하는 등 당초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식량자급률 목표치 재설정 및 자급률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국제 곡물가 상승 등으로 식량안보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2006년 제시했던 곡물 자급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발표에서 해외농업개발 등을 통해 해외에서 조달하는 곡물을 포함한 ‘곡물자주율’ 개념을 도입, 2015년 곡물자주율 목표치를 55%로 정했다.

이날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정부가 ‘유사시 식량안보 대응 매뉴얼’을 수립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 매뉴얼에는 양곡관리법 개정 등을 통해 흉작, 수입중단 등의 식량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위기단계에 따라 초지(草地) 등을 활용한 긴급증산, 가격·유통제한, 식량배급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식량안보(食糧安保)란 인구증가, 재난, 전쟁 등을 고려해 항상 얼마간의 식량을 확보해 놓는 것을 의미한다. 2006년 말 이후 최근까지 국제 곡물 재고량이 감소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식량안보 문제는 각국의 현안이 되고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2050년 세계인구가 90억명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들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에 살게 되어 막대한 식량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곡물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우선 이상기후 탓이다. 홍수, 가뭄 등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은 최근 발생 빈도가 빈번해 ‘이상기후’가 ‘일상적인 기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곡물을 바이오 에너지로 사용하고 동물성단백질 수요가 증가하면서 곡물공급 전망은 크게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수요의 증가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식량대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료 출신의 공기업 사장이 식량안보 문제를 다룬 책을 지난 8월 초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하영제(河榮帝)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저자로 되어 있는 책의 제목은 《우리나라 식량안보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하 사장은 산림청장과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公社 55 대 민간기업 45로 유통법인 설립

지난 8월 4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있는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실에서 하 사장을 만났다. 접견실 그의 의자 뒤편으로는 큼직한 세계 지도가 걸려 있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위상을 세계 곡물시장의 중심으로 뻗어 나가게 하려는 그의 의자가 반영된 지도였다.

하 사장은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곡물의 장기 안정적 확보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전문가 및 실무자들과 많은 토론을 가졌다”면서 “식량안보 체계 구축에 작은 벽돌 하나를 쌓는 마음으로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의 현지 곡물시장을 직접 둘러보았다”고 말했다.

하 사장의 부임 후 10개월 동안 해외현지 출장 총 이동거리는 9만2000km다. 식량안보 체계 구축을 위해 지구 두 바퀴 이상을 발로 뛴 셈이다. 지난 4월 28일에는 미국 시카고 현지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관(民官)합작 곡물 도입 법인인 ‘에이티 그레인 컴퍼니(aT Grain Company)’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에이티 그레인 컴퍼니를 앞으로 어떻게 꾸려 나갈 계획인지요.

“안정적인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민간기업인 삼성물산, 한진, STX와 합작으로 세웠는데 자본금은 250만 달러이고 우리 공사가 55%, 민간기업이 45%의 지분으로 참여했습니다. 올해는 현지 곡물 엘리베이터(대규모 곡물저장창고)를 확보하고 일괄 유통시스템을 구축, 곡물 10만t을 도입하고 2015년부터는 연간 215만t을 미국 현지에서 확보할 계획입니다. 필요할 경우 선물시장에도 참여하는 등 곡물 분야 전문회사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곡물 총도입량은 1400만t이다.

―민간기업을 참여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곡물사업은 대규모로 장기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투자 회수 기간도 길고 수익성 보장도 어렵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몇몇 민간기업이 진출하려고 했다가 메이저 곡물회사와의 경쟁 등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후퇴한 일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민간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철저한 역할분담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우리 공사가 종합관리를 맡고 삼성물산은 마케팅을, STX는 해운을, 한진은 물류를 맡는 식이죠. 출발 투자금액은 우리가 55%였지만 향후 유통망 확보를 위한 본투자 시에는 우리 공사와 민간회사의 비율이 40 대 60으로 바뀔 겁니다.”

미국 외 브라질 등 현지진출 모색

지난 3월 17일 브라질을 방문해 바이아주 주지사와 MOU를 체결하고 있는 하영제 사장.

―미국 외의 해외시장 진출 계획은 없습니까.

“브라질은 작년 2월부터 진출전략을 검토해 왔습니다. 지난 3월에는 브라질 바이아 주정부와 곡물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5월에는 브라질 지역 사업설명회를 가졌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합작투자계약 체결과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우리나라 선진농업기술을 희망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는 농업기반 확충, 종자개량, 유통체계 개선 등과 같은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농림수산식품부 차원에서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는 농진청, 농어촌공사 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시장진출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연해주와 우크라이나 지역 진출도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 자급률이 매우 낮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게다가 곡물수입의 대부분을 특정 국가나 메이저 곡물회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곡물확보와 관련한 안전장치가 미흡한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곡물가격 급등 시 그 여파가 국내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서민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2008년 애그플레이션(agflation: agriculture·농업과 inflation·인플레이션의 합성어. 농산물 가격 급등 시 일반 물가도 상승하는 현상) 때 농협사료는 63%나 인상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제곡물시장은 메이저 회사가 유통단계의 80~90%를 점유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이들 회사에 수입곡물에 60~70%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세계 4대 메이저 곡물회사는 카길, 에이디엠, 번기, 드레퓌스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수입곡물 60% 이상과 축산사료의 90%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콩은 이들 4대 메이저 회사가 66%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일본계인 미쓰이, 미쓰비시, 이토추 등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옥수수는 메이저가 62%, 일본계가 28%를, 밀은 메이저가 58%, 일본계가 12%, 호주가 27%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젠노의 미국 진출 사례 배우겠다

미국 현지 곡물 유통법인인 에이티 그레인 컴퍼니를 설립하기 전인 2010년 12월 미국을 방문해 곡물회사 컨설턴트들과 면담하고 있는 하영제 사장.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곡물수입 시 국제 곡물가 상승을 완충시킬 수 있는 장치는 없는 겁니까.

“우리나라 곡물수입 방식은 필요시 최저가 입찰방식에 따라 대부분이 고정된 가격(플랫·flat 거래)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메이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 상승 시 국내 물가 동반상승을 완충시키는 장치가 없는 실정이죠. 실례로 앞서 농협사료를 이야기했지만 2007년 1월 국제 밀 가격이 t당 180달러에서 2008년 5월 t당 400달러로 222% 급상승했을 때 국내 밀가루 가격은 같은 기간 동안 kg당 860원에서 1830원으로 213% 급등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상승률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은 국제시장의 가격이 국내 시장에 완충 없이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뜻이죠.”

하 사장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국내 곡물가격뿐만 아니라 다른 소비재에도 영향을 끼치는 사례로 생산 시 수입곡물 의존도가 큰 가축사료를 예로 들었다. 가축 생산비 중에서 사료값의 비중은 한우가 27.1%, 돼지 45.6%, 젖소는 53.2%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곡물가 상승이 육류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 사장은 국제 곡물 메이저 회사들의 특징 중 하나로 “농지를 확보해 직접 곡물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주로 유통단계를 장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현재 북미(北美) 항구를 기준으로 4대 메이저 회사는 저장시설의 45%와 선적시설의 46%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에이티 그레인 컴퍼니도 현지 생산보다는 유통에 중점을 두게 될텐데 그렇게 되면 메이저 곡물 회사들의 견제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위협 요인 중 하나죠. 곡물 메이저들의 강한 견제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곡물 메이저와는 전략적 제휴 관계를 형성해 초창기부터 긴밀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 사장은 에이티 그레인 컴퍼니의 모델로 우리의 농협과 같은 성격인 일본 젠노(全農)의 미국 진출 사례를 들었다. 젠노의 연간 매출액은 476억8900만 달러다. 연간 곡물 취급량은 1300만t이다. 젠노는 일본의 한 해 총 수입곡물의 30%에 해당하는 850만t을 일본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젠노는 196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 진출해 사료용 옥수수를 직접 구매했다. 1979년에는 뉴올리언스에 수출전문 회사인 ZGC를 설립했다. ZGC는 전용 수출 엘리베이터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경쟁사들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제가 지난해 12월 미국 뉴올리언스에 있는 ZGC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총괄부사장, 실무자 등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것은 젠노의 성공 이면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회사에 가서 제가 만난 사람들은 미국인들이었고 일본계 회사라는 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다른 성공 요인들도 있지만 우리 에이티 그레인 컴퍼니가 참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곡물시장에 뛰어든 투기자본

―급격한 상승 등 국제 곡물가격이 불안정한 가장 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수급불안과 투기자본의 영향으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가뭄,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재고율 등락폭이 크고 최근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는 등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인구증가와 바이오 에너지 수요 확대에 따라 곡물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수급불안 상황을 국제 투기자본이 이용하면서 가격급등을 부채질하는 측면도 있고요.”

―바이오 에너지 수요 확대와 곡물가격 상승이 어떤 관계를 갖고 있습니까.

“저는 사람과 자동차와 가축이 지금 곡물을 놓고 서로 겨룬다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사람과 가축에게 곡물이야 꼭 필요한 것이지만 자동차까지 포함시킨 것은 바이오 에너지 때문입니다. 미국을 예로 들어 볼까요. 미국은 바이오 연료 생산자들을 세금우대 정책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미국의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이 2000년 62억L에서 2010년에는 500억L로 8배나 증가했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3분의 1인 1억t 이상의 옥수수가 에탄올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옥수수량에 약간 못 미치는 양입니다. 미국은 2022년까지 에탄올 생산을 지금보다 3배까지 증대할 계획입니다. 이런 추세는 EU, 중국, 브라질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하 사장은 또 “쇠고기 1kg 생산에 사료곡물 7kg이 들어가고 돼지고기 1kg 생산에는 6.5kg, 닭고기에는 2.6kg이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이면서 “그렇기 때문에 곡물을 놓고 사람과 가축 자동차가 겨루는 형국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곡물시장에 투기자본이 유입됐다는 뚜렷한 징후는 있습니까.

“2010년 말 옥수수 선물시장에 대한 투기자본의 유입건수는 2010년 7월 초에 비해 6.5배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투기자본의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안정적 곡물확보를 위한 시스템 구축 외에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빈약한 곡물 비축입니다. 쌀은 현재 72만t 정도의 공공비축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는데, 이는 연간 소비량의 약 17%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 국민이 2개월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반면 주요 곡물인 옥수수와 밀, 콩 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비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곡물을 원재료로 하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물량을 비축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예를 들겠습니다. 중국은 연간 곡물 수요량의 30% 이상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 곡물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한 2010년 1월에 국무원 산하 국가양식국에서 옥수수, 쌀, 보리 등과 같은 비축곡물을 방출해 가격을 조절한 바 있습니다. 일본도 쌀 100만t을 비축하고 있는 외에도 밀은 2~3개월분, 사료용 옥수수는 1개월분, 콩은 2주분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일본은 해외 농업기지 개발과 글로벌 곡물 유통업체를 육성해서 비축에 상응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농수산식품 내년 100억 달러 수출이 목표

브라질 방문시 대두농장을 방문, 생육 중인 대두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식량안보와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 가던 하 사장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아이고, 내가 너무 식량안보와 관련된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우리 공사가 식량안보 관련 일만 하는 줄 알겠습니다”고 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그의 이야기는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어떤 기관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로 이어졌다.

“우리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농림수산식품의 해외 수출과 국내 유통구조 개선, 수급안정과 식품산업 육성을 전담하는 준정부기관입니다. 지금은 내년 농림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총력적으로 수출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공사의 사업영역이 농수산물에서 식품으로까지 확대되고 곡물사업과 사이버거래소 운영 등의 신규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명칭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개정해 오는 12월 1일부터는 그 명칭을 사용하게 됩니다.”

―농림수산식품 내년 수출 목표가 100억 달러라고 했는데 금년 목표는 얼마입니까.

“작년에 59억 달러였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29% 증가한 76억 달러로 정했습니다. 금년 7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한 40억7000만 달러입니다. 사상 최대치죠.”

우리나라의 농수산식품 수출 주요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32%), 중국(13%), 아세안(12%), 미국(9%) 순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은 전년대비 39.3%가 상승했고 아세안은 38.1%, 대만이 36.45% 상승해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201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준정부기관 1위,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바깥에 있을 때도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습니까.

“제가 차관 할 때는 어렴풋이는 알았지만 수출에 이렇게 매진하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이곳에 온 다음에는 우리 공사의 업무 중 식량안보 문제가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제가 있을 때 저에게 주어졌다는 게 저로서는 참 소중한 기회이고, 어떻게 보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을 해 오면서 군수, 부시장, 청장, 차관으로 불렸고 이번에는 사장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불릴 때가 제일 좋습니까.

“그 당시 당시마다 거기에 있던 직책으로 저를 부르는 호칭이 좋습니다. 남해 분들은 군수, 진주 분들은 부시장으로 저를 부르더군요, 산림청 분들은 저를 청장이라고 그러고요. 여기를 떠나면 사장으로 불리는 것도 좋겠지요. 그 위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라는 기억이 하나 더 얹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사장’ 다음에는 어떤 직책으로 불려지길 원하고 있습니까.

대답 없이 그는 웃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