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 인터뷰] 7월 이임하는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 월간조선

지난 5월 16일, 주한미군 용산기지 ‘나이트 필드(Knight Field)’ 연병장에 고교생 30여 명이 모여들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미군의 지역 친화 프로그램)’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주한미군사령관이 전달하는 수료증을 받기 위해서였다.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숨진 ‘효순·미선양 사건’을 계기로 리언 러포트 당시 사령관은 ‘굿네이버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국사회에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꽃을 피우던 학생들 앞에 준수한 외모의 월터 샤프(Walter L. Sharp)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나타나자, 학생들은 인기 연예인을 만난 듯 일제히 “와~!” 하는 탄성을 질렀다. 수줍은 듯, 잠시 멈칫하던 샤프 사령관은 “주한미군 가정에서 ‘홈스테이 프로그램’를 통해 또래의 미국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평생 뜻깊은 추억이 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은 ‘혈맹(血盟)’인 만큼 여러분들이 한미 관계의 미래(未來)를 잘 개척해 달라”고 당부했다.

2008년 6월 부임한 샤프 사령관은 3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7월 초 미국으로 떠난다. 그는 1996~1998년 존 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의 인사참모에 이어 주한 미2사단 부사단장(육군 소장)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샤프 사령관의 부친은 6·25전쟁에 참전한 얼 샤프(Earl Sharp) 예비역 대령으로, 1952년 3월~1953년 4월의 13개월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제40사단 224연대 소속 보병 소대장(중위)으로 참전해 전투를 치렀다.

샤프 사령관의 재임 기간에 한반도는 북핵 실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천안함 폭침(爆沈)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한반도 입체 지도로 가득 찬 주한미군사령관 집무실에서 샤프 사령관은 “하루 일과를 북한에 대한 정보보고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이번 ‘굿네이버스 프로그램’에 66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처음으로 탈북자(脫北者) 부모를 둔 학생 3명이 포함됐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되면 美 한국군사령부 사령관은 미군 통제권 보유”

샤프 사령관이 지난 5월16일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 필드’ 연병장에서 주한미군의 지역친화 프로그램인 ‘굿네이버스’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맨 왼쪽은 정승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주한미군 장병들을 가족들과 함께 복무하게 하는 ‘근무 정상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근무정상화’ 프로그램이 미군 장병들의 ‘안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근무 정상화는 1년 단위로 한국에서 근무하는 대신, 미 국방장관이 미군 장병들이 지정된 부대에서 가족과 함께는 3년, 가족을 동반하지 않고는 2년 동안 근무하도록 지시한 계획이다. 근무 정상화는 전투능력과 준비태세를 향상시키고, 한반도 밖에서 수행되는 지역훈련과 전세계적인 작전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미군의 민첩성과 효용성을 증가시켜 준다. 향후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인 역할 수행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근무 정상화는 장기적인 한미동맹의 관계를 ‘전략적 차원’에서 ‘사람 대(對) 사람’의 관계로 강화시키고, 장병과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샤프 사령관은 “근무 정상화가 완료되면, 한반도 내에 1만2000가구가량의 미군 장병 가족들이 생활하게 될 것”이라면서 “2008년 사령부에서 지원을 받아 한국으로 옮겨온 장병 가족은 1800가구뿐이었지만, 현재는 4060가구 정도”라고 했다. 그는 “현재 가용한 학교들과 주거시설에 수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장병 가족들이 머물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인들의 따뜻함과 친절함은 한국을 복무하기 매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오게 될 장병과 그 가족들 또한 똑같은 환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한국군은 노무현(盧武鉉) 정부의 ‘국방개혁 2020’을 전면 보완한 ‘국방개혁 11-30’(국방개혁 307계획의 변경된 명칭)을 수립 중이며, 이와 병행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한국군의 ‘국방개혁 11-30’을 어떻게 평가하나.

“사령관으로서 한국군의 ‘국방개혁안’을 지지(support)한다. 최근, 한국 국방부로부터 국방개혁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한국군의 상부 지휘체계를 바꾸는 일은 한국군의 합동성을 강화시키고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다.”

―미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은 2015년 12월 부로 한국으로 완전 전환될 것이다. 한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정보·작전 관련 자산(資産)과 역량(力量)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 측의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전작권 이양은 순조로운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이명박(李明博)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6월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한미연합사로부터 한국 합동참모본부로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은 2015년 12월에 이루어질 것이다.

전작권 전환에 따라, 미국과 한국은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상호방위조약에 부합하는 독립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사령부들을 운용해 대한민국에 대한 공동방위를 수행할 것이다. 전작권 전환이 완료되면,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가 주도 사령부가 되고 새로 창설되는 미 한국사령부가 이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 한국 합참이 한국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미 한국사령부 사령관은 미군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할 것이다.“

“‘强軍’ 한국군에 전작권 전환은 당연한 일”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실시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훈련 때,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연합사 지휘소를 방문, 브리핑을 청취하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한국군은 전문적이고 뛰어난 장교들이 지휘하고 있으며, 이라크·아프가니스탄·아덴만·레바논 등으로의 파병과 유엔 평화 유지와 인도주의적 지원 작전들의 참여를 통해 작전수행 경험을 쌓았다”면서 “전투를 통해 단련된 한국군과 지휘자들은 군 대비태세에 필요한 요구사항들과 불리함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필요조건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한국군은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군대이고, 한국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전투를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전작권 전환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맡은 책무(責務)가 감소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미군을 한국군이 지원하는 체계에서 한국군을 미군이 보조하는 체계로의 지휘 및 통제체계 변화일 뿐이다. 전작권 전환은 자국의 방위에 대한 지휘와 결정권을 한국에 전환해 주는 일이며, 한국군과 같이 강한 군대에 이는 당연한 일이다.”

―현재 전작권 전환과 때를 맞춰 2011년 말이나 2012년 초에 창설될 것으로 알려진 ‘미 한국사령부(KORCOM)’도 이미 창설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계획에 따라 미군 구조는 어떤 방향으로 개편될 것인가.

“미(美) 한국사령부는 현재의 주한미군사령부를 모체로, 작전권 전환시 한국 합참 주도의 작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하고 있다. 연합사는 2015년 12월 1일까지 정상적으로 운용될 것이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미 한국사령부는 2013년 말까지 ‘초기 작전능력(IOC)’을 갖게 될 것이며, 2015년 1월까지 ‘완전 작전능력(FMC)’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의 주요한 훈련계획들은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함께 진행될 것이다. 전작권 이양이 완료되면, 한국 합동참모부가 주도 사령부가 되고 새로 창설되는 미 한국사령부가 이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

“북한 탄도 미사일 개발 방치하면, 美本土도 위험”

―현재 북한의 위협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북한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세 가지다. 우선, 북한 내의 잠재적인 불안정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북한 내부의 열악한 중앙 통제경제 체제, 피폐한 산업 부문, 부족한 농업 기반, 그리고 굶주린 주민 등의 요소는 급작스러운 불안정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핵과 미사일 능력을 늘리기 위한 북한 정권의 노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을 비핵화하고, 그들의 핵 확산 의도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방치한다면,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능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북한이 보여 온 ‘도발 사이클’을 근거로 했을 때, 앞으로도 북한의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한미 양국은 작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북한의 모든 도발 가능성에 대해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성’에 의해 강력하게 응징하기 위한 방어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이 계획은 한국군 합참의장 한민구(韓民求) 대장과 김관진(金寬鎭) 국방장관과 함께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북한의 전면적인 공격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변화 없이는 북한은 계속해서 동북아시아 지역 내의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남을 것이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큰 우려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샤프 사령관은 “북한에 변화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고, 국제사회는 그런 기회가 있음을 북한에 확실히 보여줬다”면서 “만약 북한 정권이 비핵화(非核化)를 단행하고,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국제적인 규범 내에서 행동하려는 의지를 향후 북한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 실천으로 옮긴다면, 국제사회는 북한을 돕기 위해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미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알래스카주 알류샨 열도(Aleutian Islands)까지 닿을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들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위협이 되는가.

“현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 만약 우리가 북한을 방치한다면, 그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할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과 계속되는 호전적인 행위, 그리고 한반도와 지역 내의 평화, 안보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 등은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들이다.”

샤프 사령관은 “우리는 동맹으로서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대비가 되어 있고, 억제 실패 시 동맹으로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핵심은 한미동맹은 무의미한 도발이 북한 정권에 아무런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점을 범정부적 노력을 통해 입증시킴으로써 그들의 ‘주기적인 도발패턴’을 깨고자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原電 공격에 대비한 시나리오 만들어 대응”

지난 11월 말,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 현장을 방문한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현지 지휘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플루토늄탄의 개발에 이어 현재 우라늄 핵탄두 개발을 위해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로 무장하고 더욱 더 호전적으로 변해 가는 북한은 확실히 지역 내 심각한 문제이다. 미 합참의장 마이클 멀린(Michael G. Mullen) 제독은 최근 발언을 통해 ‘미국은 지역 내의 지속적인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이 좀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것을 지원할 특별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핵과 탄도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의 전략을 변경시키고 주기적인 도발(행태)을 차단하는 데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지역 내 다른 동맹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강화된 준비태세와 향상된 군 능력, 그리고 총체적인 전력태세는 북한의 도발을 더욱 잘 예상하고 억제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나아가 실제 발생하는 도발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단호하면서 도발수준을 초월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한 후 실전 배치할 경우, 주한미군사령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우리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는 명백하다. 우리는 ‘한국에 대한 공격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도발에는 한미 양국의 연합 전력으로 가능한 가장 강력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임무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억제가 실패했을 때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이러한 임무는 한국군과 미군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민첩하고 잘 훈련된 전력을 전방에 배치해 운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일부 한국 언론은 ‘북한이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를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한국 국민들은 북한이 한국의 원전을 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그 가공할 재앙을 두려워하고 있다. 미군은 한국의 원전이 공격당했을 경우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가. 주한미군의 PAC-3 미사일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고, 한미동맹이 어떤 경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우리가 유사한 핵 관련 위협에 직면했을 경우, 우리가 보다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소중한 교훈을 주었다. 또한 나는 몇 달 전 한국이 원전시설 보호에 중점을 둔 민방위 훈련을 실시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은 언제나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이는 유관기관과 국방 관련 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학자 가운데 북한의 핵무장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이 핵무장을 하거나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개발 또는 핵무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어떠한가.

“미 국방부 장관은 핵우산, 재래식 공습,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한 모든 군 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 억제력을 제공하고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표명했다. 미국의 고위 국방 관계자들은 ‘한미 확장 억제 정책 위원회’를 제도화해 확장 억제력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협력 메커니즘으로 이용하겠다고 합의했다. 나는 주저없이 미국이 모든 군 역량을 총동원해 한국의 안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서울행 비행기 안에서 ‘천안함 소식’ 들어

샤프 사령관(오른쪽)이 집무실에서 기자에게 백선엽 장군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있다.

―최근 북한 해커 부대로 의심되는 해커들이 한국의 은행 네트워크를 공격했다. 북한의 특수 해커 양성 조직에서 일했던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해커 부대는 한국군과 한미연합사의 인트라넷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작전계획 5027’은 연합사 내에서 2009년에 해킹당한 전례가 있다. 북한의 해킹 공격에 대해 주한미군사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그러한 해킹 시도에 대비하기 위해 연합사 외의 다른 기관들과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가.

“‘사이버 안보’는 진화하는 영역으로 꾸준한 경계를 요하는 분야다. 미국은 미(美)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고, 사이버 관련 시나리오들은 이미 우리의 훈련 내에 포함돼 있다. 사이버 간첩, 사이버 테러, 사이버 절도(竊盜), 그리고 사이버 전쟁 등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때문에 한국 또한 미 사이버사령부와 비슷한 성격의 조직(사이버사령부)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미 사이버사령부와 함께 일할 뿐만 아니라, 연합사 내의 한국 측 파트너들과 사이버 안보 태세를 향상하고, 사건 발생시 보고와 처리 과정에 필요한 관계를 구축하며, 사건 발생에 대한 대응을 연습하고 있다. 주한미군사와 연합사는 미 사이버사령부와 한국사이버사령부와 함께 사이버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위협을 밝히는 데 노력할 것이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에 대해 처음 보고받았을 때 어디에 있었는가. 그때 어떤 조치를 취했나.

“워싱턴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천안함 피격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그때 미국 의회에서 유엔사, 한미연합사, 주한미군사와 관련해 보고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직후, 나는 돌아오는 기내에서 한국의 합동참모부에 연락해 구조작전 지원과 관련한 협의를 시작했다. 한국은 천안함 피격 사건 조사를 위해 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민·군 합동 조사단을 이끌었다. 천안함 피격 이후 더욱 향상된 대잠전(對潛戰), 정찰 조치들의 개발, 향상된 연합 방어 역량을 위한 한미의 의지에 맞게 설계된 연합훈련의 실시 등 대응조치들을 해 나갔다.”

―용산 미군기지를 포함해 대도시 지역에 위치한 미군 기지들은 평택으로 이전 중이다. 기지 이전은 잘 진행되고 있나.

“지난 9년간 한미동맹은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이라는 공동 비전을 위해 함께 일해 왔다. 한미 양국은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YRP와 LPP를 완료하는 방안을 확정하기 위해 다섯 번의 마스터플랜 연구, 수많은 공병(工兵) 연구 등을 포함한 수년간의 공동 마스터플랜을 계획했다.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적정한 재원을 제공받고 있다. 한국 국방장관과 미 국방장관은 2010년 10월에 확정된 ‘전략동맹 2015계획’에서 주한미군 기지 이전 계획에 대한 이러한 약속을 재차 확인했다.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기지 이전 계획은 2016년 안에 마무리될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 위해 노력한 리더들 못 잊어”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반도에는 수많은 안보위기들이 전개됐다. 사령관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유엔사, 한미연합사, 주한미군사의 사령관으로 재직하던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육·해·공군, 그리고 해병대를 포함한 한국군과 미군 장병들의 우수한 능력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비무장지대에서 임무수행을 하는 장병과 영공(領空)과 영해(領海)를 정찰하는 한국군 장병들이었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은 통상적인 근무의 차원을 넘어 한미동맹의 강력한 힘을 대변하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백선엽(白善燁) 장군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는 대단한 애국자이자 ‘참군인’(He is an amazing patriot and warrior)”이라고 했다. 그는 “백 장군께서 91세의 연세에도 불구, 유엔사·한미연합사·주한미군사를 자주 찾아 주셨다는 것은 내게 ‘대단한 영광’이라면서 “‘제너럴 백(General Baek)’의 존재와 말은 사람을 고취시키는(inspire) 힘이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예를 들어, 백선엽 대장께서 텍사스에서 열린 ‘같이 갑시다’ 동상 제막식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했고, 포트 베닝(Fort Benning) 보병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갓 졸업하는 보병 장교들을 격려했다. 백 대장은 국경을 넘어 감동을 전달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후배 전우로서 평소 존경하는 그를 알게 되고 함께 근무했다는 경험은 커다란 감동이었다.”

샤프 사령관은 “한국에서 재직하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군사훈련에 함께한 장교들 등 매일 동고동락(同苦同樂)한 훌륭한 리더들을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들은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해 헌신한 위대한 리더들(fantastic leaders)”이라고 했다.

샤프 사령관은 은퇴 이후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은퇴 후 미래에 대해 매우 들떠 있다”면서 “37년 간의 군 생활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유엔사·한미연합사·주한미군사령관으로 아버지 ‘얼 샤프’ 대령이 싸웠던 이곳에서 군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