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까지 100농가에서 와인 생산토록 하겠다”
⊙ 포도주 회사 ‘와인 코리아’ 설립, 농장주들은 영동대 와인아카데미 이수
鄭求福
⊙ 1957년 생. 영동고·대전개방대(現 한밭대) 전기공학과 졸업.
⊙ 충북 영동군의회 의원·영동군의회 의장·난계기념사업회 이사장·민선 4기 충북 영동군수 역임.
현 영동군수.
⊙ 포도주 회사 ‘와인 코리아’ 설립, 농장주들은 영동대 와인아카데미 이수
鄭求福
⊙ 1957년 생. 영동고·대전개방대(現 한밭대) 전기공학과 졸업.
⊙ 충북 영동군의회 의원·영동군의회 의장·난계기념사업회 이사장·민선 4기 충북 영동군수 역임.
현 영동군수.
충북 영동군(永同郡)은 우리나라 ‘과일의 성지(聖地)’입니다. 영동군에서 생산되는 포도, 사과, 배, 복숭아, 자두, 감(곶감), 호두, 표고버섯 등의 과일과 농산물은 최고 등급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중에 영동의 주 소득원인 포도는 수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에 4년째 수출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영동포도의 우수성은 입증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구복(鄭求福·53) 군수는 “소백산맥 추풍령 자락에 있는 영동군은 지대가 높아 일교차가 크고(10℃ 이상), 일조량이 많기 때문에 과일의 당도(糖度)와 향이 높다”며 “특히 포도는 전국 생산량의 12.4%, 충북 생산량의 73.2%를 차지하고 있어 영동이 우리나라 최대의 포도 주산지”라고 말했다.
현재 영동군은 품질 좋은 포도의 최대 주산지라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명실상부한 국내 ‘포도산업의 메카’가 되겠다는 구상을 실천 중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오는 11월 5~7일의 3일간 개최되는 ‘와인축제’라고 할 수 있다. 와인축제 기간에 방문객들은 영동 포도로 만든 국산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포도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정구복 군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와인축제가 가지는 의미가 각별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동군이 국산포도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지가 벌써 20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와인제조에 관해서는 다른 어느 시·군(市郡)이 감히 따라오지 못할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와인뿐 아니라 우리 군(郡)은 포도즙이나, 포도 화장품(팩), 포도잼, 포도 초콜릿 등 포도를 이용한 다양한 2차상품을 개발하여 상품화시켰습니다.”
정 군수는 “이뿐 아니라 지역 대학인 영동대학은 와인발효식품학과를 두어 우수한 와인 개발과 연구를 하면서 한편으론 포도농가를 대상으로 와인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국내 최대 규모의 국산와인 생산기업인 와인코리아(주)가 있어 산·학·관(産學官) 협조체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동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와인축제를 개최함으로써 국산와인의 본고장이란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동군은 포도농가의 소득을 올리고, 다양한 국산와인을 개발하기 위해 2008년부터 농가형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20개의 포도생산 농가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모두 100개 농가에서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구복 군수는 “현재 60번째 농가에 와이너리 시설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주류제조 면허를 받은 농가는 스물한 개 농가에 이른다고 한다. 정 군수의 설명.
“정부로부터 주류제조 면허를 받은 농가는 자신들이 생산한 와인에 고유상표를 붙인 와인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와이너리 육성 계획이 완료되는 2012년이 되면 영동군은 최소한 101가지 색다른 와인을 가지게 되는 셈이죠. 100가지 와인은 농가형 와이너리에서 직접 만든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존에 있던 와인코리아에서 만든 것입니다.”
“‘와인의 메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있다”
정구복 군수는 “영동군의 산업에서 농업이 70~8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포도농업이 25~3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다”며 “작년 한 해 영동군의 포도농가가 올린 총소득이 1000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우리 영동에서 포도는 생명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농현상과 고령화 등의 문제로 농촌의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촌도 전통적인 1차산업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이 듭니다. 농산물의 경우 종류를 막론하고 반드시 등급이 떨어지는 생산품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특히 포도는 유통기간이 짧고, 껍질이 물러서 제때 판매하지 못하면 상품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농산물을 가공해서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2차산업의 발전이 필연적입니다.”
정 군수는 “포도의 경우 포도즙, 포도주 등의 2차상품으로 가공하면 시장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포도를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다”며 “영동군은 바로 영동의 주산품인 포도를 활용한 2차상품을 만들기 위해 포도주 생산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정 군수의 설명이다.
“타(他) 시·군의 경우 포도산업이 대부분 1차산업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영동군은 일찍이 와인코리아라는 대규모 포도주 생산회사를 설립하여 포도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또한 일선 포도농가의 와이너리 육성도 지원해 오고 있기 때문에 등급이 낮은 포도라도 모두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정 군수는 “영동군이 갖춘 포도생산 및 가공에 대한 인프라는 다른 시·군이 짧은 시간에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자신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데 거의 20년이 걸렸습니다. 별다른 준비를 해 오지 않던 다른 시·군이 1~2년 안에 포도 관련 2차산업을 육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영동군은 당분간 국내 포도산업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 군수는 “생산시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들의 열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영동군에서 농가형 와이너리를 지원받는 포도농장주들은 모두 영동대 와인발효식품학과에 개설된 와인아카데미에서 연간 90시간의 강좌를 이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수한 와인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탈리아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기도 했습니다. 농민들은 교육이수 후에도 모임을 만들어 꾸준하게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동군의 우수한 품질의 포도가 바탕이 된 상태에서 학교의 전문교육, 포도농가의 열정이 합쳐져서 영동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국내 중저가 와인시장 석권이 목표
정 군수는 “현재 지원 중인 와이너리 100 육성사업이 완성되면 다양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라며 “이후 영동와인은 대외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동군은 ‘와인메카’ 사업 일환으로 와인 홍보를 위한 전시장, 저온저장 시설, 와인보관 셀러 등의 관련 시설도 하나씩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영동군의 와인산업을 견인해 온 것은 와인코리아(사장 윤병태)라는 회사다. 정 군수는 와인코리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와인코리아는 호텔을 경영하던 윤병태라는 분이 1996년 세운 국내 최초의 와이너리입니다. 2004년 영동군이 22억5000만원을 투자했고, 포도농업인 600명이 출자를 해서 새로운 합작회사로 출범했습니다. 현재 와인코리아는 ‘샤토마니’라는 브랜드의 토종 와인을 생산 중이고, 기타 다양한 포도 관련 2차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와인코리아가 포도농가로부터 가공용 포도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영동군의 농가소득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보다 우수한 포도주와 포도 관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와인코리아에 생산시설과 저장시설 등을 지원했습니다. 포도농가-와인코리아-영동군이 모두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정 군수는 “영동군이 와인메카로 성장하기 위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고 말했다.
“첫째, 와인생산에 적합한 고품질, 다품종의 포도를 꾸준히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와인생산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영동대, 와인코리아, 영동군이 협력하여 농가형 와이너리들에게 와인의 생산, 저장, 유통기술에 대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셋째, 와이너리 100 농가 육성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서 와인생산 시설 자체를 확충하는 것입니다.”
정 군수는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국내 와인산업이 발전하려면 국산와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변화와 소비확대가 동반되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가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와인 선진국들이 생산하는 고급 와인으로 그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 와인시장 규모가 6000억원 정도 되는데, 그중에 고급 와인 시장이 2000억원 정도 되고, 나머지는 중저가(中低價) 와인이 차지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국산와인이 이 중저가 와인 시장만 대체한다고 해도 엄청난 외화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영동읍내에 들어서는 외지인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감나무 가로수다. 감나무는 영동군의 군목(郡木)으로 영동읍내에 심은 감나무 가로수는 모두 1만2000그루라고 한다. 정 군수는 “감과 곶감은 포도와 함께 영동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라며 “매년 8월말~9월초에 포도축제를 개최하고, 12월 중순에는 곶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도축제는 와인축제와는 별개로 6년 전부터 개최해 오는 영동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다. 포도축제에는 해마다 30만명의 외지인이 찾고 있다. 특히 포도축제 기간에는 ‘난계국악축제’도 함께 열리는데, 난계(蘭溪)는 조선 세종 때 아악(雅樂)을 정비한 박연(朴堧)의 호다. 난계국악축제는 충북 영동 출신인 박연을 기리고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1965년 ‘난계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된 국악축제로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중 보기 드문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포도축제는 포도를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직전인 8월말~9월초에 열리고, 와인축제는 올해 생산한 햇포도로 담근 술이 포도주로 발효되는 시점에 맞춰 11월 초로 결정했다고 한다.
포도농가에 희망 주려 와인생산 시작
정 군수는 2006년 민선(民選) 4기에 이은 재선(再選) 군수다. 그는 민선 4기 군수 재임기간 중 육군종합행정학교(현 경기도 성남 소재)를 영동으로 유치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작년 3월 착공한 육군종합행정학교 건설사업은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이 완료되면 연 7만여 명의 면회객과 2000명의 상주인구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매년 7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학교는 우리 군의 인구(현재 5만명)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입니다. 또한 학교에 달린 종합운동장, 체육관, 골프장 등의 문화체육 시설 등은 주민개발 시설로 조성되기 때문에 군 전체의 문화체육 수준 향상에 기여하리라고 봅니다.”
그는 “민선 4기 때 군에 새로운 사업을 유치하고 농업과 산업발전의 기반시설을 닦는 데 역점을 두었다”며 “민선 5기에는 추진했던 각 분야의 일이 알차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군의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4기 때는 사실상 포도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포도 이외에도 사과, 배, 감, 호두, 복숭아 등 영동에서 나는 대부분의 과일이 품질이 아주 우수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이 발전하도록 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영동의 배와 사과는 품질이 우수해 대만, 유럽, 캐나다 등지로 수출되고 있고, 호두는 ‘영동’이라는 상표가 찍힌 것이 시장에서 최고가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질 좋은 블루베리 생산지로도 영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 군수는 “군수직을 수행해 보니 농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농민에게 희망을 주는 군정을 펼치는 것이 행정철학”이라고 말했다.
“5만 우리 군민들은 600명의 공무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망을 가질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농민들을 바라보는 공직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포도산업을 2차산업 단계까지 끌어올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도 영동군의 핵심을 이루는 포도농가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1차산업은 2차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2차산업을 관광산업과 연결해 군민들이 더 많은 소득증대를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정 군수는 “민선 5기 군수 재임 동안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노인복지 확대, 명품농업 육성, 국악·포도·와인이 어우러진 관광상품을 개발해서 모든 군민이 골고루 잘사는 영동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구복(鄭求福·53) 군수는 “소백산맥 추풍령 자락에 있는 영동군은 지대가 높아 일교차가 크고(10℃ 이상), 일조량이 많기 때문에 과일의 당도(糖度)와 향이 높다”며 “특히 포도는 전국 생산량의 12.4%, 충북 생산량의 73.2%를 차지하고 있어 영동이 우리나라 최대의 포도 주산지”라고 말했다.
현재 영동군은 품질 좋은 포도의 최대 주산지라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명실상부한 국내 ‘포도산업의 메카’가 되겠다는 구상을 실천 중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오는 11월 5~7일의 3일간 개최되는 ‘와인축제’라고 할 수 있다. 와인축제 기간에 방문객들은 영동 포도로 만든 국산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포도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정구복 군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와인축제가 가지는 의미가 각별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동군이 국산포도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지가 벌써 20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와인제조에 관해서는 다른 어느 시·군(市郡)이 감히 따라오지 못할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와인뿐 아니라 우리 군(郡)은 포도즙이나, 포도 화장품(팩), 포도잼, 포도 초콜릿 등 포도를 이용한 다양한 2차상품을 개발하여 상품화시켰습니다.”
정 군수는 “이뿐 아니라 지역 대학인 영동대학은 와인발효식품학과를 두어 우수한 와인 개발과 연구를 하면서 한편으론 포도농가를 대상으로 와인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국내 최대 규모의 국산와인 생산기업인 와인코리아(주)가 있어 산·학·관(産學官) 협조체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동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와인축제를 개최함으로써 국산와인의 본고장이란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동군은 포도농가의 소득을 올리고, 다양한 국산와인을 개발하기 위해 2008년부터 농가형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20개의 포도생산 농가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모두 100개 농가에서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구복 군수는 “현재 60번째 농가에 와이너리 시설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주류제조 면허를 받은 농가는 스물한 개 농가에 이른다고 한다. 정 군수의 설명.
“정부로부터 주류제조 면허를 받은 농가는 자신들이 생산한 와인에 고유상표를 붙인 와인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와이너리 육성 계획이 완료되는 2012년이 되면 영동군은 최소한 101가지 색다른 와인을 가지게 되는 셈이죠. 100가지 와인은 농가형 와이너리에서 직접 만든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존에 있던 와인코리아에서 만든 것입니다.”
“‘와인의 메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있다”
 |
| 지난 9월초 충북 영동군에서 열린 포도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포도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우리 영동에서 포도는 생명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농현상과 고령화 등의 문제로 농촌의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촌도 전통적인 1차산업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이 듭니다. 농산물의 경우 종류를 막론하고 반드시 등급이 떨어지는 생산품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특히 포도는 유통기간이 짧고, 껍질이 물러서 제때 판매하지 못하면 상품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농산물을 가공해서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2차산업의 발전이 필연적입니다.”
정 군수는 “포도의 경우 포도즙, 포도주 등의 2차상품으로 가공하면 시장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포도를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다”며 “영동군은 바로 영동의 주산품인 포도를 활용한 2차상품을 만들기 위해 포도주 생산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정 군수의 설명이다.
“타(他) 시·군의 경우 포도산업이 대부분 1차산업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영동군은 일찍이 와인코리아라는 대규모 포도주 생산회사를 설립하여 포도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또한 일선 포도농가의 와이너리 육성도 지원해 오고 있기 때문에 등급이 낮은 포도라도 모두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정 군수는 “영동군이 갖춘 포도생산 및 가공에 대한 인프라는 다른 시·군이 짧은 시간에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자신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데 거의 20년이 걸렸습니다. 별다른 준비를 해 오지 않던 다른 시·군이 1~2년 안에 포도 관련 2차산업을 육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영동군은 당분간 국내 포도산업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 군수는 “생산시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들의 열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영동군에서 농가형 와이너리를 지원받는 포도농장주들은 모두 영동대 와인발효식품학과에 개설된 와인아카데미에서 연간 90시간의 강좌를 이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수한 와인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탈리아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기도 했습니다. 농민들은 교육이수 후에도 모임을 만들어 꾸준하게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동군의 우수한 품질의 포도가 바탕이 된 상태에서 학교의 전문교육, 포도농가의 열정이 합쳐져서 영동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국내 중저가 와인시장 석권이 목표
 |
| 포도축제와 함께 열린 난계국악축제에서 정구복 영동군수(오른쪽에서 세 번째 서 있는 사람)가 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VIP들의 가야금 체험을 지켜보고 있다. |
그동안 영동군의 와인산업을 견인해 온 것은 와인코리아(사장 윤병태)라는 회사다. 정 군수는 와인코리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와인코리아는 호텔을 경영하던 윤병태라는 분이 1996년 세운 국내 최초의 와이너리입니다. 2004년 영동군이 22억5000만원을 투자했고, 포도농업인 600명이 출자를 해서 새로운 합작회사로 출범했습니다. 현재 와인코리아는 ‘샤토마니’라는 브랜드의 토종 와인을 생산 중이고, 기타 다양한 포도 관련 2차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와인코리아가 포도농가로부터 가공용 포도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영동군의 농가소득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보다 우수한 포도주와 포도 관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와인코리아에 생산시설과 저장시설 등을 지원했습니다. 포도농가-와인코리아-영동군이 모두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정 군수는 “영동군이 와인메카로 성장하기 위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고 말했다.
“첫째, 와인생산에 적합한 고품질, 다품종의 포도를 꾸준히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와인생산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영동대, 와인코리아, 영동군이 협력하여 농가형 와이너리들에게 와인의 생산, 저장, 유통기술에 대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셋째, 와이너리 100 농가 육성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서 와인생산 시설 자체를 확충하는 것입니다.”
정 군수는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국내 와인산업이 발전하려면 국산와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변화와 소비확대가 동반되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가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와인 선진국들이 생산하는 고급 와인으로 그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 와인시장 규모가 6000억원 정도 되는데, 그중에 고급 와인 시장이 2000억원 정도 되고, 나머지는 중저가(中低價) 와인이 차지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국산와인이 이 중저가 와인 시장만 대체한다고 해도 엄청난 외화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영동읍내에 들어서는 외지인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감나무 가로수다. 감나무는 영동군의 군목(郡木)으로 영동읍내에 심은 감나무 가로수는 모두 1만2000그루라고 한다. 정 군수는 “감과 곶감은 포도와 함께 영동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라며 “매년 8월말~9월초에 포도축제를 개최하고, 12월 중순에는 곶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도축제는 와인축제와는 별개로 6년 전부터 개최해 오는 영동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다. 포도축제에는 해마다 30만명의 외지인이 찾고 있다. 특히 포도축제 기간에는 ‘난계국악축제’도 함께 열리는데, 난계(蘭溪)는 조선 세종 때 아악(雅樂)을 정비한 박연(朴堧)의 호다. 난계국악축제는 충북 영동 출신인 박연을 기리고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1965년 ‘난계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된 국악축제로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중 보기 드문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포도축제는 포도를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직전인 8월말~9월초에 열리고, 와인축제는 올해 생산한 햇포도로 담근 술이 포도주로 발효되는 시점에 맞춰 11월 초로 결정했다고 한다.
포도농가에 희망 주려 와인생산 시작
정 군수는 2006년 민선(民選) 4기에 이은 재선(再選) 군수다. 그는 민선 4기 군수 재임기간 중 육군종합행정학교(현 경기도 성남 소재)를 영동으로 유치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작년 3월 착공한 육군종합행정학교 건설사업은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이 완료되면 연 7만여 명의 면회객과 2000명의 상주인구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매년 7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학교는 우리 군의 인구(현재 5만명)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입니다. 또한 학교에 달린 종합운동장, 체육관, 골프장 등의 문화체육 시설 등은 주민개발 시설로 조성되기 때문에 군 전체의 문화체육 수준 향상에 기여하리라고 봅니다.”
그는 “민선 4기 때 군에 새로운 사업을 유치하고 농업과 산업발전의 기반시설을 닦는 데 역점을 두었다”며 “민선 5기에는 추진했던 각 분야의 일이 알차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군의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4기 때는 사실상 포도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포도 이외에도 사과, 배, 감, 호두, 복숭아 등 영동에서 나는 대부분의 과일이 품질이 아주 우수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이 발전하도록 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영동의 배와 사과는 품질이 우수해 대만, 유럽, 캐나다 등지로 수출되고 있고, 호두는 ‘영동’이라는 상표가 찍힌 것이 시장에서 최고가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질 좋은 블루베리 생산지로도 영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 군수는 “군수직을 수행해 보니 농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농민에게 희망을 주는 군정을 펼치는 것이 행정철학”이라고 말했다.
“5만 우리 군민들은 600명의 공무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망을 가질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농민들을 바라보는 공직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포도산업을 2차산업 단계까지 끌어올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도 영동군의 핵심을 이루는 포도농가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1차산업은 2차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2차산업을 관광산업과 연결해 군민들이 더 많은 소득증대를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정 군수는 “민선 5기 군수 재임 동안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노인복지 확대, 명품농업 육성, 국악·포도·와인이 어우러진 관광상품을 개발해서 모든 군민이 골고루 잘사는 영동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입맛에 맞는 포도주를 개발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개인적으로 와인생산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큰돈이 들 뿐 아니라, 주류제조면허를 받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영동군은 와인생산의 의지를 가진 포도농가를 발굴, 이들에게 와인제조 기술을 가르쳐서 와이너리 시설까지 지원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생산한 와인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와인축제까지 기획했습니다. 한마디로 생산에서 판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든 것이죠.” 여 회장은 “2012년까지 100농가의 와이너리가 탄생하면 이들끼리 더 우수한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경쟁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포도주의 품질이 높아지고 제조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회장을 맡은 영동와인연구회는 일단 영동대 와인아카데미 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만 회원 가입 자격을 준다고 한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회원들끼리 와인제조에 대한 다양한 기술교류를 통해 와인제조 과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 회장은 와인제조를 김치 만들기에 비유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직 우리 와이너리들은 그저 김치 만드는 법을 막 익혔다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김치를 만들면 김치의 오묘하고 깊은 맛을 내기가 어렵지만, 시간이 갈수록 만드는 사람마다 맛이 다른 김치가 탄생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는 기본에 충실해서 와인을 만들고 있지만, 조만간 서로 더 좋은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경쟁을 하면서 와인제조 기술도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여인성 회장은 “세계적으로 고급 와인으로 평가하는 프랑스 와인은 약간 떫고 씁쓸한 맛을 내는데 이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양 사람은 육류 위주의 식사를 하기 때문에 식후 입안의 비린 맛을 제거하기 위해 약간 떫은 맛이 나는 포도주를 선호합니다. 포도주가 서양 술이기 때문에 이런 떫은 맛을 내는 것이 고급 포도주라는 공식이 우리한테도 자연스럽게 퍼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떫고 묵직한 맛보다는 좀 더 달고 가벼운 맛을 좋아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최적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연구 중입니다.” 여 회장은 “당장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의 수확시기를 와인제조 일정에 맞춰 조절하거나, 품종이 다른 포도를 재배해서 와인 맛을 다양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인은 포도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영동대의 와인 아카데미가 생기기 전에 이미 동호회 등을 통해 기본적인 와인제조법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영동대 아카데미 과정을 통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기존에 동호회에서 배운 것이 머리로 배운 것이라면, 아카데미 과정은 몸으로 체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현장과 이론이 결합한 교육이었습니다.” 여 회장은 “앞으로 탄생할 100개의 와이너리 농가가 각자 와인을 만들어 돈을 벌고,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농가가 등장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포도주 산업 자체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포도농가들이 와인제조에만 매달리지 말고, 만든 와인이 잘 소비될 수 있도록 관광객 유치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포도농장마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편안하게 휴일을 보낼 수 있게 체험행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