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을 가장 먹고 싶을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짬뽕을 시킨 직후예요.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되는 순간 MB 수정안이 가장 그리울 겁니다
⊙ 세종시는 노무현판 DJP연합
⊙ “세종시 문제에 나타난 ‘박근혜 리더십’은 核心 지지층을 잃는 치명적 오류 범해”
⊙ “이명박 대통령 퇴임 후에도 나는 그의 옆자리를 지킬 것”
정두언
⊙ 1957년 서울 출생.
⊙ 경기고·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美 조지타운大 정책학 석사, 국민대 행정학 박사.
⊙ 24회 행정고시,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17대 대통령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전략기획 총괄팀장,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 17·18代 국회의원(서울 서대문을).
⊙ 세종시는 노무현판 DJP연합
⊙ “세종시 문제에 나타난 ‘박근혜 리더십’은 核心 지지층을 잃는 치명적 오류 범해”
⊙ “이명박 대통령 퇴임 후에도 나는 그의 옆자리를 지킬 것”
정두언
⊙ 1957년 서울 출생.
⊙ 경기고·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美 조지타운大 정책학 석사, 국민대 행정학 박사.
⊙ 24회 행정고시,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17대 대통령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전략기획 총괄팀장,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 17·18代 국회의원(서울 서대문을).
정두언(鄭斗彦·53) 한나라당 의원의 목소리에 날이 섰다.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을 재차 반대하자 그의 일성(一聲) 또한 한층 강해졌다.
“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왜 논의조차 못하게 합니까. 그게 잘못된 겁니다. 국민들이 원안과 수정안을 놓고 판단할 기회를 줘야죠. 과연 어떤 게 충청도와 나라에 이로운지를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작년 6월 국회에서 세종시 문제 총대 메려고 했다”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박근혜 전 대표의 논리도 타당한 것 아닙니까.
“원안 찬성론자들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부기관을 세종시로 옮긴다고 균형발전이 됩니까.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자는 게 수정안이잖아요. 외국의 사례도 그렇고 국내 과천시를 봐도 그래요. 정부청사가 몰려 있는 과천은 서울의 베드타운 기능 외에 자족도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요. 서울 시내에서도 유사한 곳을 볼 수 있어요. 영동대교 남단을 지나 삼성동 사거리의 오른쪽에 코엑스가 있고 왼쪽에 한국전력이 있어요. 혹시 한국전력 쪽에 가본 적 있나요? 코엑스 쪽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데 저쪽은 적막강산(寂寞江山)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수정안을 반대하는 것이 차기 대권(大權)과 연계돼 있다고 봅니까.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정부안이 나오기 전부터 수정안을 반대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아요.”
―박근혜 전 대표 비판에 앞장서는 이유가 뭡니까.
“비판을 안 하는 게 더 이상하지요. 하긴 한나라당에 제대로 비판할 사람도 없습니다. 성질 급한 사람이 술값 낸다고 손해를 보더라도 할 말은 해야죠.”
―미래권력인 박근혜 전 대표가 무섭지 않습니까.
“제겐 집사람이 무섭지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수정안을 미리 낸 게 여당에 도움이 될까요.
“정치적으로는 안 맞지요. 내려면 진작 냈어야죠. 사실 작년 6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 문제에 불을 붙이려고 했어요. 정치적으로 불리하더라도 세종시 문제를 미루면 안된다는 생각에 ‘나라도 총대를 메자’고 했던 거죠. 이것저것 준비하는 와중에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 사망했습니다. 이후 서거 정국으로 기회를 놓쳤어요. 정운찬(鄭雲燦) 총리가 등장하면서 세종시 문제가 전면에 떠올랐지요.”
―세종시 문제는 한나라당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하죠. 표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닙니까. 노 전 대통령이 ‘재미 좀 봤다’고 한 것처럼 한나라당도 수도이전에 반대하다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표를 의식해 수도분할에서 찬성했어요. 일을 벌인 쪽과 타협한 쪽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해요.”
수도이전은 ‘노무현판 DJP연합’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고 봅니까.“쉽지는 않겠죠. 모든 힘을 동원해야죠.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도조차 안 한다면 더욱 불행해지겠지요. 자장면을 가장 먹고 싶을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짬뽕을 시킨 직후예요. 이처럼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되는 순간 수정안이 가장 그리울 겁니다. 그런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과거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해 국가 자원을 낭비한 사례가 없지 않습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그렇고 새만금 문제가 그렇습니다. 세종시 문제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갈등구조가 정략적이라는 점에서 아주 고약해요. 갈등의 배후에는 야당의 집권전략이 있고, 그 아래에 지역구도가 깔려 있어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DJP연합으로 집권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도이전 공약으로 승리했지요. 수도이전은 ‘노무현판 DJP연합’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세종시 문제를 계속 끌고 가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해요. 이 때문에 극렬히 저항하는 겁니다. 그런 구도 속에 박근혜 대표가 빠져들고 있어요. 박 대표는 결과적으로 야당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신뢰가 중요하지만 신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잃어서는 안되죠.”
―친박계 의원 중에 박근혜 전 대표와 다른 의견을 가진 분이 있다고 봅니까.
“당연하죠. 그런 의견이 묻혀 버리는 게 문제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대선(大選) 후보로 박근혜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1위입니다.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안 그랬나요. 박근혜 대표가 현재로서는 막강하지만 당시 이회창 총재만큼은 아닙니다. 1987년 이후 우리의 대통령 선거는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요. 중원(中原)을 차지하는 사람이 대권을 잡는다는 거죠. 중원은 지역적으로 충청권일 수도 있고, 이념적으로 중도 개혁성향의 유권자일 수도 있어요.
중도 개혁성향은 수도권 30~40대의 유권자들입니다. 이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왔습니다. 중도 개혁성향은 과거 박찬종(朴燦鍾) 의원, 이인제(李仁濟)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층과 유사하지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이들의 지지로 대승(大勝)했습니다.”
―중도 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까.
“박근혜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지 모르겠지만 중도 개혁성향 유권자들을 잡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은 이들의 지지를 잃는 치명적 오류를 보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에도 정무적 판단을 한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글쎄요. 전 그렇게 보지 않아요. 박근혜 대표의 참모들이 자주 바뀌고 인재 풀도 적은 것 같습니다.”
수정안 무조건 반대하는 프레임 깨야
―박근혜 전 대표를 공격함으로 인해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건 아닙니까.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다른 쪽의 입장이 옳은 것처럼 비치기 때문에 얘기를 할 수밖에 없어요.”
―얼마 전에 충청 지역 광역단체장을 만났더니 지역발전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교육기관 이전이고 그 다음이 기업 유치라고 하더군요. 세종시 수정안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음에도 반대의견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프레임에 한번 갇혀 버리면 빠져나오기가 힘들어요. 제 경우가 그래요. 저는 외고(外高)를 폐지하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언론에 폐지하는 것처럼 비치니까 모두가 저를 외고 폐지론자라고 봐요. 마찬가지로 수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프레임을 깨야 해요.”
―해결책은 뭡니까.
“힘들지만 열심히 뛰어야죠. 가끔 이런 생각도 해요. 동방신기나 소녀시대, 2PM과 같은 인기가수나 연예인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할 것 같다고요. 2008년 촛불시위가 폭발적으로 힘을 발휘한 건 연예인의 팬클럽 활동이 크게 작용했어요.”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처리하는 것을 보면 정책홍보 기능에 취약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운하는 홍보 때문에 망했어요. 운하가 아닌데 운하라고 하고, 거기다 대(大)를 붙이고 한반도까지 붙였으니 어마어마한 사업이 돼 버렸죠. 오버하는 바람에 일을 망친 겁니다. 대선 당시 참모들은 기자들에게 청계천의 100배나 되는 프로젝트를 준비한다고 설명했고 언론은 대형사업으로 보도해 결국 역풍을 맞았지요.”
―세종시 문제로 친이-친박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 공천을 두고 양측이 크게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08년 총선 때보다는 덜할 겁니다.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대충 구도가 잡혀 있습니다.”
정두언 의원은 “당내 파벌 양상은 어느 정권 때나 존재했다”며 “현재 한나라당에는 비박(非朴)은 있어도 친이(親李)는 없다”고 했다.
“과거 민주당에는 구파와 신파가 있었고 그 뿌리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한나라당도 같아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충돌, 그것이 친이-친박 갈등의 핵심이죠. 저는 정치를 하면서 나름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활동해 왔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오래전부터 지지해 왔고요. 정치에 의리가 통할지 모르겠지만, 의리 있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옆에 남아 있는 몇몇 측근들 중에 저는 반드시 포함될 겁니다.”
執權 후 나타난 두 가지 부류
―이명박 대통령을 가끔 만납니까.
“장관도 대통령을 만나기 쉽지 않을걸요. 하물며 제가 어떻게 만나겠습니까. 지금도 저를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람을 만나면 ‘한때 실세였고 지금은 아니다’고 해요. 물론 일부러 ‘대통령의 실세’라는 옷을 벗어 던진 건 아니죠. 저보다 대통령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에 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렸던 겁니다. 그렇다고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끼진 않아요. 개인적인 욕심을 냈다면 실세 자리를 유지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현 정부의 실세는 현재 누굽니까.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실세가 항상 좋은 게 아녜요. 역대 정권의 실세들을 보세요. 나중에 잘된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운이 좋아요. 한때 실세로서 권력의 맛도 봤고 지금은 실세가 아니니 탈날 일도 없고요.
권력을 잡고 나면 두 가지 부류가 생겨요. 권력을 누리려는 쪽과 권력을 통해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쪽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두 부류가 충돌할 때 권력을 누리려는 쪽이 항상 이긴다는 거죠. 권력으로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쪽은 권력다툼에 재주가 없어요.”
―정 의원은 어느 쪽입니까.
“제 입으로 어떻게 얘기를 합니까.”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는 어느 부류가 많습니까.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정 의원이 정권 초기에 실세에서 밀려난 데는 한상률(韓相律) 전 국세청장과도 관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당시 여권은 이명박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갖가지 공작을 벌였어요. 국세청도 그런 작업을 했던 거죠. 인수위 무렵 이 문제의 진상을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 같아서죠. 당시 한상률 청장에게 ‘이명박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국세청이 움직인 내용을 자료로 정리해서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청장이 자료는 주지 않고 한사코 만나자는 거예요. 저는 ‘자료를 먼저 받고 난 다음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 이상하게 제가 오해받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왜 제가 그런 오해를 받아야 했는지 궁금해요. 말 못할 속사정이 있긴 하지만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고, 아무튼 지난 2년 동안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힘들 때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있다. 비록 내가 억울하지만 죽지는 않았으니 다행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견뎌 왔지요. 다행히 최근 들어 진실이 조금씩 알려져 제가 한층 자유로워졌지요.”
서울시장 출마 놓고 고민 중
―한상률 전 청장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1년 가까이 청장직을 유지했습니다.
“자기 자리를 지켜 내는 재주가 있었어요. 과거 정권 때부터 전수된 노하우라고 할까. 세무조사를 하면서 봐주는 척하고 코를 꿰는 그런 노하우 말입니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있던데요.
“행정고시 출신이고 공직생활도 하고 서울시 부시장도 지냈으니 생각이 없는 건 아니죠. 다만 저 자신이 과연 경쟁력이 있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市政)능력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각종 국정현안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지요. 서울시 의회도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어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과연 그가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현재 당내에는 뛰어난 인물이 많아요”⊙
사진 : 서경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