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國産 제품이 일본의 기술과 대등하고 가격은 중국제와 비슷하다는 사실 전 세계에 알려져. 이것이 逆샌드위치論의 핵심
⊙ ‘선택과 집중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빔밥’ 문화가 필요
⊙ “공적자금 투입하지 않고 경기 살린 것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일”
⊙ 중소기업 상품에 코트라 보증 브랜드를 달아 수출 지원
⊙ 해외 코트라 무역관을 ‘코리아 비즈니스센터(KBC)’로 바꾸고 현지인을 센터장으로 임명하기도
趙煥益
⊙ 1950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뉴욕대 경영학 석사, 한양대 경영학 박사.
⊙ 상공부 미주통상과장, 駐美한국대사관 상무관,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장,
산업자원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국장, 산업자원부 차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역임.
⊙ ‘선택과 집중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빔밥’ 문화가 필요
⊙ “공적자금 투입하지 않고 경기 살린 것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일”
⊙ 중소기업 상품에 코트라 보증 브랜드를 달아 수출 지원
⊙ 해외 코트라 무역관을 ‘코리아 비즈니스센터(KBC)’로 바꾸고 현지인을 센터장으로 임명하기도
趙煥益
⊙ 1950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뉴욕대 경영학 석사, 한양대 경영학 박사.
⊙ 상공부 미주통상과장, 駐美한국대사관 상무관,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장,
산업자원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국장, 산업자원부 차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역임.
“우리 경제에 파란 불이 켜졌어요. 한국 제품을 사겠다는 바이어가 2분기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구입을 줄이겠다는 바이어는 13%나 감소했어요. 4분기부터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최근 코트라가 한국 제품을 취급하는 해외 바이어 1888개社(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바이어 주문 동향’ 조사 결과란다. 아시아·오세아니아洲(주)와 일본·중국 지역의 바이어들이 2분기에 비해 40% 넘게 주문금액을 늘리겠다고 답했다는 것.
조 사장은 작년 말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우리 경제가 암울한 상황일 때 혼자 ‘희망가’를 불렀다. 이른바 逆(역)샌드위치論(론)을 내세운 것.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넘어지고 12월에는 씨티은행이 쓰러지면서 전 세계에 금융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우리도 금융이 경색되면서 내수시장까지 얼어붙었어요. 그런데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의 수출물량을 비교해 보니 우리 기업의 수출 감소 폭이 훨씬 작았어요. 돌파구가 보였죠. 우리나라를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비유했지만, 오히려 우리의 경쟁력이 두 나라보다 더 뛰어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를 ‘역샌드위치’라고 이름을 붙였죠.”
―수출이 격감하고 실물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주위에서 뭐라고 하던가요.
“사실 ‘환율효과로 잠시 수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어요. 그런 얘기가 올해 3월까지 계속됐어요. 지난 봄에 해외 언론이 우리를 향해 ‘3월 위기설’, ‘9월 위기설’을 마구 써댔잖아요. 그러나 우리는 살아났습니다.”
해외에서 한국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이유
―‘역샌드위치’라는 작명이 좀 독특합니다.
“정부의 정책이란 게 만날 ‘무슨 강화’ ‘무슨 정책 추진’ 일색이에요. 정부 정책도 상품화가 필요합니다. 이름에서 긍정적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해요.”
―역샌드위치론의 논리적 근거는 무엇입니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경쟁력을 발견했습니다. 환율효과가 없지 않았지만 해외 고객들이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실감하게 된 겁니다. 세탁기를 예로 들어보죠. 그동안 일본에서 한국 세탁기는 전혀 먹히지 않았어요. 그런데 환율 경쟁력으로 한국 세탁기 가격이 일본 세탁기의 60% 수준으로 떨어지자 일본인들이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품을 써 본 일본인들은 한국産(산)이 일본제보다 낫다는 걸 알게 됐고, 덕분에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중국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중국인들에게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면서도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런데 한국 제품의 가격이 중국산 수준으로 하락하니까 한국 제품을 대거 구입한 겁니다. 특히 산업시설에 들어가는 기계류 부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어요.”
조 사장의 예상대로, 최근 들어 해외 언론은 물론 세계 유력 신용평가기관, OECD, IMF 등이 한국 경제를 호평했고 2분기에 비해 수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희망의 빛을 확신한 때는 언제입니까.
“올해 초 全(전) 세계 바이어들을 불러 한국 제품을 알릴 목적으로 기획한 ‘바이코리아’ 행사 때였어요. 당시 세계는 금융위기 공포로 바이어들조차 꼼짝도 안 하던 시점이었죠. 그때 코트라가 좀 ‘무모한 일’을 벌였어요. 바이어 회사 500여 곳을 초청해 수출 활로를 찾아보려고 했지요. 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어요.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회사가 1200여 개나 됐어요.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최대한 사용해도 공간이 모자라 결국 700여 회사만 초청됐죠.”
―결과는 어땠습니까.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어치를 계약했어요. 행사 비용에 들어간 돈이 20억원이었으니 250배 장사를 한 셈이죠. 바이어들이 한국 제품을 구입한 이유는 가격 대비 품질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전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실적을 보니 대기업은 줄고, 중소기업은 늘어났다고 하더군요.”
―해외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어떤 회사들이 있습니까.
“삼성·현대차·LG·포스코 등은 정말 愛國(애국)기업입니다. 이들 외에도 각 분야에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히든 챔피언’들이 많아요.”

한국의 强小제품들
조 사장은 최근 발간한 ‘세계시장을 누비는 한국의 강소제품들’이라는 보고서를 필자에게 내밀었다. 세계 20여 개국에서 기술과 품질, 마케팅 등에서 우위를 점하며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중소기업 31개를 소개한 자료였다.
―이들 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입니까.
“변신입니다. 시대상황에 맞게 적응을 잘했어요. 저는 외부 강연이 있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얘기해요. 선택과 집중은 일본식 경영입니다. 이제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많아야 해요.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요. 세계 최고 전자제품 회사였던 소니가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지 못하고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다가 추락한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해요.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빔밥’ 문화가 필요해요. 성공한 기업들은 시장상황에 맞게 융합을 잘해 온 회사들입니다.”
조 사장은 31개 ‘히든 챔피언’의 성공전략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신기술, 현지화 마케팅, 고품질이 그것이다.
“신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 제품들은 주로 IT분야입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다날’이라는 회사는 지난 6월 미국 시장에 휴대폰 결제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여 현지 벤처투자기업으로부터 600만 달러를 투자받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문인식 단말기를 생산하는 ‘슈프리마’는 세계 지문인식 알고리즘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체코시장에 10만 유로를 수출했습니다.
노래방 기기 생산업체인 ‘금영’은 노래방 문화의 원산지인 일본에 노래방 기기를 수출합니다. 러시아 통신시장을 공략한 ‘애니데이타’는 재작년에 24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어요. 러시아에 중소기업이 단일 아이템으로 수출한 액수로는 최대죠. 지난해 러시아의 이동통신시장이 세 배 이상 늘어났는데 애니데이타는 최강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요.”
조 사장은 “경쟁이 치열한 소비재 시장에서는 현지화 마케팅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치밀한 현지 시장조사가 성공 비결”이라고 했다.
“스팀 살균청소기를 생산하는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 홈쇼핑 1위 업체에 대량으로 납품해 성공했습니다. 카펫을 사용하는 미국 일반 가정에 바닥이 젖지 않는 스팀청소기를 개발한 덕분이죠. 이 제품의 올해 매출액은 5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또 다른 기업으로 ‘다산기공’을 들 수 있어요. 이 회사는 일본 기업이 독차지하던 미국 세탁소용 기계시장에 진출해 150만 달러의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몸집이 큰 미국인들에 맞춰 작은 사이즈부터 가장 큰 사이즈의 셔츠까지 세탁이 가능하도록 기계를 만든 게 성공요인이죠.

‘품질’이 앞서면 만사 OK
베트남의 침구류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에버피아’는 베트남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베트남 남부와 북부의 기후가 다른 점에 착안해 지방별로 기후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겁니다. 하노이에 있는 침구류 가게의 70%가 이 회사 브랜드인 ‘에버론’을 위조해 판매할 정도입니다. ‘지웰코리아’는 홍콩의 좁은 주거공간을 감안해 기존 제품의 절반밖에 안되는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홍콩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조 사장은 “첨단기술과 현지화 전략에 앞서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품질이 기본”이라며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인정받는 제품은 반드시 성공하게 돼 있다”고 했다.
“중동 UAE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삼정 캐리월드’는 시멘트블록 제조용 주물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제규격에 통과한 이 회사 제품은 최대 경쟁자인 독일 제품에 비해 10∼15% 가량 저렴해요. 산업용 장갑을 만드는 ‘신성메이저’라는 회사는 프랑스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중국 제품에 비해 품질과 기술이 월등합니다. 이탈리아 명품시장 진입에 성공한 ‘베코 인터내셔날’은 고품질 高價(고가)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1년간의 품질 테스트를 거쳐 이탈리아 패션업체에 1억 달러어치의 원단을 납품하고 있어요. 조르지오 아르마니, 막스마라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와도 거래를 할 예정입니다.
고품질 식품보관용기 제조업체 ‘락앤락’의 명성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지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 역시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권상우, 배용준 등 韓流(한류)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현지 팬들의 관심을 끌어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취약한 부분도 없지 않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니치마켓(틈새시장)을 찾아내 집중 공략해야 해요. 쿠바나 시리아 같은 곳이 좋은 예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들 나라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자신감을 가진다면 승산이 있다고 봐요.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도 공략대상입니다. 이들은 외출할 때 히잡만 쓰고 다녀요. 그런데 이슬람 여성들이 의외로 패션에 신경을 많이 써요. ‘탄’字(자)가 들어가는 舊(구)소련 연방국가들도 사업 여지가 많습니다. 이들 미개척 시장에 우리 기업이 들어간다면 코트라가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코트라는 1962년 설립된 후 수출진흥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1998년부터 외국인 투자유치 기관으로 활약하면서 동시에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본격 지원하기 위해 상품·자본·인력을 아우르는 통합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투자진출, 해외 우수인력 유치 등 新(신)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반 박자 빠른 경영
작년 7월 코트라 首長(수장)으로 부임한 조환익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속도경영’을 펴고 있다. 최근의 성과는 ‘반 박자 빠른 경영’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남들이 하는 사업, 남들이 이미 발굴한 정보, 남들과 차별화가 안되는 사업, 과거부터 습관적으로 해 오던 사업들을 재점검해 미래의 먹을거리가 될 사업, 업계에 실질적 도움이 될 사업을 찾아 나섰어요. 이런 과정에서 새로 발굴된 사업분야는 작년 10월과 지난 8월 단행된 조직개편에 반영해 브랜드사업팀, 정부조달사업팀, 그린사업팀, 물류지원팀 등을 신설했어요.
올해 초부터 ‘바이 코리아’ ‘트레이드 코리아’ ‘그린허브 코리아’와 같은 대형 수출상담회를 매월 개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수출상품에 코트라 보증 브랜드를 달아 지원하기도 합니다. 속도를 앞세워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경제위기 극복에 코트라가 적극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해외 70개국에 있는 100여 개의 무역관을 ‘코리아 비즈니스센터(KBC)’라고 바꿨더군요. 현지인을 센터장으로 임명하기도 했고요.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대 이상입니다. 사실 기존 관행을 파괴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직의 반발이 있기 마련이죠. 다행히 코트라 직원들이 적극 협조해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어요. 코트라 창사 이래 45년 넘게 써오던 ‘무역관’이라는 이름을 KBC로 바꿨는데 해외에서 반응이 좋아요.”
―코트라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한때 ‘역사적 사명을 다한 조직’이라며 코트라 폐지론이 나왔지만 지금은 이런 얘기가 전혀 없어요. 코트라는 단순한 기관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제가 취임하면서 불판과 메뉴판을 모두 바꾸겠다고 했는데 1년 지나면서 이제 불판은 바꿨다고 자평해요. 앞으로 메뉴판을 계속 바꿔 나갈 겁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코트라는 우리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 부족으로 우수한 전문인력을 유치하지 못하는데, 그 역할을 코트라가 해 줘야 합니다. ‘그린 리포트’가 좋은 예입니다. 이 보고서에는 전 세계 그린사업의 최신 동향이 담겨 있는데 우리 기업들에 유용한 자료입니다.”
돈을 수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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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사장이 바르샤바 세계 일류 한국상품전에 참석한 한 바이어에게 한국 기업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
“돈을 수출하는 것은 아주 큰 비즈니스입니다. 조금 더 근무했더라면 실적이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장 재임 시절 30조원 정도는 한 걸로 압니다. 주로 해외프로젝트 분야에 투자했어요. 작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실적이 떨어졌지만 해외투자에 눈을 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를 어떻게 전망합니까.
“4분기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다들 공감합니다. 백화점 용품이나 의류 구매력이 늘고 있고,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 구매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어요. 해외시장도 괜찮을 것 같아요.”
―상공관료로 오랫동안 근무했는데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경제철학은 무엇입니까.
“한때 산업자원부의 무용론이 제기된 적이 있어요. 실물경제는 기업이 알아서 하는데 별도의 행정조직이 필요 없다는 얘기였지요. 경제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였죠. 경제에서 실물경제처럼 중요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실물경제를 모르면서 경제정책을 펴는 것은 위험해요. 모든 정책에는 현실이 반영되어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옵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실물경제가 살아나는데 정부가 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정부가 불안심리를 조장하지 않은 점을 높이 삽니다. 과거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어요. 현재 다른 나라는 경기부양 과정에서 기업을 국유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주요 은행들을 국유화한 거나 다름없잖아요. 영국도 그렇고, 일본도 주요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유화했습니다.
우리는 철저히 반대로 갔어요. 사정이 급하다고 위기에 빠진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지 않았어요. 효율성을 생각했던 거죠.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경기를 살렸다는 점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대단한 정책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IMF 구제금융 때는 많은 기업이 국유화 과정을 거쳐 헐값에 매각됐고, 공기업은 분해됐어요.”
정부 정책은 겸손해야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할 상황을 가정한다면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당분간 출구전략을 쓰지 않겠다고 정부가 발표했는데, 이런 틈을 타서 부동산 투기가 늘어난다면 안되겠죠. 시장에 투기와 탐욕의 심리가 팽배해져서도 안됩니다. 우리 경제의 강점은 제조업이 튼튼하다는 것인데, 기업이 제품을 팔아 버는 수익보다 땅거래를 통해 돈을 번다면 누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생하겠습니까. 경제가 조금 나아졌다고 勞使(노사)가 ‘내 몫 찾기’에 혈안이 되면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겁니다.”
―조 사장께서는 朴正熙(박정희) 정권 때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서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 金泳三(김영삼), 金大中(김대중), 盧武鉉(노무현) 정부까지 공직에 있었습니다. 각 정권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모든 정책에는 뿌리가 있습니다. 현 정부의 정책도 과거 정권부터 하나씩 쌓아 온 탑에 비유할 수 있어요. 정부 정책은 겸손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교만해지면 금방 복수가 뒤따라요. 과거에서 취할 것은 취해야 해요. 그게 역사에 길이 남는 유한한 정권의 소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