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LA 폭동 때 우리(한국인)를 지켜줄 수 있었던 정치인이 하나도 없었다. 한인들이 미국 정치에 진출해 교류를 활발히 해야”
金惠貞 在美 자유기고가
金惠貞 在美 자유기고가
지난해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재외동포 678만명 중 202만명이 미국에 거주한다고 한다. 해외에 나간 한인 가운데 30% 이상이 미국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많은 한인 2세가 미국의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은 다른 이민자 커뮤니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한인의 美(미) 정계진출 현황을 보면 이민 1세대인 愼昊範(신호범) 워싱턴州(주) 상원 부의장, 姜錫熙(강석희) 어바인市(시) 시장, 金昌準(김창준) 前(전) 미 연방하원의원, 林龍根(임용근) 전 오리건 하원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2세 정치인으로는 올 가을 보스턴 시장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열심히 선거운동 중인 샘 윤 보스턴 시의원과 뉴저지 에디슨市(시)의 최준희 시장이 있다. 최준희 시장은 지난 6월 2일 예비선거에 200여 표의 근소한 차로 낙선해 한인사회를 안타깝게 했다.
최 시장은 재임기간 동안 시민의 세금을 불필요하게 축내는 공직자를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에디슨시 경찰조직을 개혁하는 등 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과 공교육 발전에 힘을 쏟은 것이 인정받아 모두 그의 재선을 낙관했었다.
올 가을 선거에서는 4명의 한인 후보가 뉴욕시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각각 미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인재들이라 한인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뉴욕시에 처음으로 한인 시의원 탄생이 점쳐지고 있다. 네 명의 시의원 출마자 중 수년간 게리 애커먼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미 주류사회에서 인정받은 케빈 김 씨를 만나 그의 정치적 비전과 한인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동북아 전문가
―뉴욕시의원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스탠퍼드 법대를 졸업하고 연방판사와 연방하원의원의 보좌관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정치가 개인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습니다. 저는 보좌관 일을 하면서도 한인회 부회장, 뉴욕가정문제연구소 상임 고문변호사 등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한인사회 내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문제가 하나하나 풀려갈 때마다 기뻐하는 그들을 보면서 저 또한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그 만족감은 내가 이루었던 개인적인 성취감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고 싶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케빈 김 보좌관은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그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공립학교를 다니면서도 서부의 명문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재학시절 미국의 전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와 일본의 전 총리 미야자와 등이 활동했던 ‘美日(미일)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일본에 1년 동안 체류하면서 동아시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대학을 마치고 아버지 김종삼씨의 사업체에서 2년 정도 일하다 베이징대 국제경제학과로 유학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베이징에서 돌아온 후 뉴욕의 컬럼비아법대에 진학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한·중·일을 누비는 아시아 전문 국제변호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법대를 다닐 때는 컬럼비아 법대신문인의 편집장을 지내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졸업과 동시에 당시 뉴욕주의 유일한 아시아계 연방판사의 보좌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법원과 유관한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버리게 됐고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인사회의 비영리단체에서 봉사하기도 했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비영리단체의 직함은 플러싱한인회 수석부회장, 뉴욕가정문제연구소 고문변호사, 뉴욕적십자 상임위원, 韓美(한미)학회 고문 등으로 미 주류사회뿐만 아니라 한인사회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1992년 LA 폭동 이후 미국의 통신회사 AT&T는 한인 12명과 흑인 12명을 모아 LA폭동 중재치유모임을 만들었는데, 당시 대학생이던 케빈 김이 한인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과의 인연
―케빈 김 보좌관이 내걸고 있는 공약이나 비전은 어떤 것입니까.
“우선 市(시)정부 예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뉴욕시는 현재 51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1700만 달러라는, 아무도 모르게 감춰졌던 돈이 세상으로 나와 뉴욕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51명의 시의원과 시장, 그리고 감사위원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었는지, 지금도 믿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의장과 몇몇 의원들이 연루되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추측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블룸버그 시장의 임기연장 과정도 非(비)민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네 번째 시장 출마에 관한 옳고 그름을 떠나 그 과정이 잘못됐어요. 51명의 시의원 중 29명이 동의했습니다. 그들의 찬성표는 뉴욕시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돌아올 개인적 이익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한 교육개선 방안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입니다. 보통 학교는 3시에 끝나는데 부모님은 5시에 퇴근을 합니다.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살필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비영리 공익단체를 도와주는 형식으로 재정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뉴욕시는 교육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들은 운영비를 지원해 주면서 기업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는 ‘윈-윈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빈 김 보좌관은 “시의원들이 각자의 지역구에서 커뮤니티 활동은 많이 하지만 시의회에 나가서 어떻게 하면 시를 위해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자신이 시의원이 되면 지역구뿐만 아니라 시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일들을 도모하고 싶다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던데요.
“제가 아니라 저의 어머니와 잘 압니다. 그녀가 영부인이었을 때 클린턴 前(전) 대통령과 함께 뉴욕에 오면 어머니가 항상 후원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힐러리 국무장관이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이화여대 강연이 끝나고 뒤에서 따로 만나셨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후원회 행사를 할 때 사회를 본다거나 안내를 하는 식으로 적극 참여했습니다. 누나는 웨슬리대학을 나와 힐러리 국무장관과 동문의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모셨던 게리 애커먼 연방하원의원과 클린턴 부부가 친하기 때문에 사무적으로는 많이 뵈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거나 생일파티에 초대하는 식의 가까운 관계는 아닙니다.”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정치에 입문하는 데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민주당 활동을 꾸준히 해 오셨던 어머니와 유교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저에게 ‘무엇을 하든, 나중에 사회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우리에게 존 F 케네디의 명연설인 ‘조국이 너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지 말고, 너희가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라’라는 말을 실생활에 응용해 가르침을 주셨어요. 예를 들면 저의 결혼식에서도 ‘너의 아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네가 너의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해라’라고 하셔서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셨지요.”
컬럼비아법대를 졸업한 후 연방판사 보좌관으로 재직하던 그는 미국 대형 로펌에서 증권관련담당 변호사로 일하다 마음이 통하는 한인 변호사들과 함께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개업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한인사회의 비영리단체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한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에 입문, 민주당의 연방하원의원인 게리 애커먼 보좌관으로 지금까지 일했다.
그의 어머니 김순자씨는 최초로 뉴욕 한미 민주당 단체를 시작한 5인의 발기인 중 하나다. 그의 누나 리사 김도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뉴욕의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에서 교육위원을 역임하며 사회적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티에 참여했고, 그에게도 간접적인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케빈 김은 이런 경험들을 통해 정부가 서민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얼마나 크고 많은지 깨달았다고 한다.
한인 정치인들과 교분
―현재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고등학교, 대학 동창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방학을 맞아 선거캠프에서 인턴십을 하는 학생들도 많아요. 한국인뿐 아니라 유대인, 중국계 미국인 자원봉사자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제가 하고 있는 정치활동에 대해 가르쳐 준다기보다는 서로 같이 일을 하면서 함께 배워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우리 캠페인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선거의 승부에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얻어 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저도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지요.”
―선거자금 조달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선거 초반에는 한인들보다 타민족들에게 선거자금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 뉴저지의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저 멀리 캘리포니아, 호놀룰루 쪽에서도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차세대 정치인들과의 교류는 어떻습니까. 보스턴의 샘 윤 시의원과 에디슨의 최준희 시장과 친하다고 하던데요.
“그렇습니다. 정계에 진출한 한인이 아직은 많지 않아서 서로 친하게 지냅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샘 윤이나 준 최(최준희) 시장 등을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친구들을 모아 후원회 모임도 만들고 기부금도 몇 번 모아 주었지요. 준 최 하고는 개인적으로 친구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뉴욕 퀸스의 다른 지구 시의원으로 출마하는 론 김과 준 최와는 함께 넷칼(NetKAL) 활동을 해서 아주 친합니다.”
지난 1992년 LA 폭동을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한인들은 한인 정치 신장을 도모하는 단체들을 조직했고, 한인 정치인들 사이에선 지역단위 소규모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보다 능력 있는 한인 정치인들을 배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그들을 후원하고 있다. 젊은 한인 정치인들도 K-100이나 넷칼 등의 단체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에는 자주 나가시나요. 혹시 한국 정계에 친분이 있는 분이 있습니까.
“한국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갑니다. 누나와 어머니가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는데, 아버지 친구분 중 정치인이 많습니다. 또 제가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게리 애커먼 의원이 연방의회 동아시아위원회 위원장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여러 정치인이 뉴욕에 오면 인사차 사무실에 들르곤 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간접적으로 많은 분을 알게 됐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습니다. 한나라당 趙允旋(조윤선) 대변인은 제가 한국의 로펌에서 인턴십을 할 때 직속상사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洪政旭(홍정욱) 의원과는 베이징대와 스탠퍼드대 동문이기도 하고요.”
케빈 김 보좌관은 베이징대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서울의 김&장 법무법인에서 인턴생활을 했고, 미국의 로펌에서 일하면서 도쿄와 홍콩에서 파견근무를 한 경험이 있는 아시아통이다. 실제로 그는 스탠퍼드대 재학중에 ‘미일학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학회’를 만들어 이끌고 있다.
“우리를 지켜줄 정치인들 하나도 없었다”
―뉴욕시의원에 당선된다면 한인사회에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지난 1992년 LA 폭동 때 경찰들은 폭동이 다른 곳으로 번질까 우려하면서 백인 부자동네인 베벌리힐스로 떠나가 버려 한인 커뮤니티는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한인들 스스로 총을 들고 건물 지붕 위로 올라가 자신의 가족과 재산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를 지켜줄 수 있었던, 아니 우리 편에 있었던 정치인들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이런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의원 사무실에 전화했을 때 한국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까. 사실 시 행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습니까.”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8월 출산 예정인 아내는 골드만삭스와 이베이에서 일하다가 작년에 와튼 비즈니스 스쿨(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을 졸업했고, 내년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의 컨설턴트로 일하게 됩니다. 뉴욕에서 교육위원을 지냈던 누나는 지금은 평범한 주부로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인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비전은.
“뉴욕시의원 출마는 역사적으로 아직 한인이 선출된 적이 없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간 게리 애커먼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정치는 사람들의 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을 때 정부에서 도움을 주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한인사회의 2세, 3세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한인 청년이 미국에서 변호사나 의사가 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우리도 당당히 미국 사회에서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롤 모델’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케빈 김은 법대를 졸업한 후 그가 처음으로 보좌했던 아시안계 연방판사의 ‘나눌 줄 아는 마음’을 높이 사고 있다. 그 연방판사는 그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이 참석해 ‘나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해 주었다고 했다. 이제는 그도 한인들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준비 중이다.
―미국에 있는 한인 정치인들이 미국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한국계 미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또 제가 어느 정도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합니다. 우리 한인들에게 근면성과 윤리성의 뿌리를 심어 준 조국에 감사합니다. 내가 시의원이 된다 해도 정치적 행동반경은 제한되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도시 간 자매결연 같은 방법으로 활발한 문화교류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 한미학회 활동도 양국 간의 문화교류에 중요하므로 더욱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습니다. 제가 시의원이 된다고 해서 당장 한국 사회에 도움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 1세 선배들에게 감사
김 후보는 “그동안 미국 주류 정치무대에 도전해 온 이민 1세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2세들의 도전이 가능하다”면서 이민 1세대 선배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얼마 전 열린 후원회 행사에서 중국학부모협회장은 “겸손하고 정직한 성품을 가진 김 후보는 커뮤니티를 위해 일할 열정을 갖고 있다”며 “19지역의 유일한 아시안 후보인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후원회 규모는 12명의 후원회장, 고문 39명, 위원 68명으로 총 114명이나 된다. 그는 11월 3일 本(본)선거에 앞서, 9월 15일에 열리는 민주당 예비경선을 먼저 치르게 된다.
미국 내 다른 소수민족들의 對美(대미) 정치력과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 한인의 정계진출 현황은 미미하다. 한인사회도 유대인 사회의 대표적인 압력단체인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 위원회(AIPAC: 유대인 정치자금과 유권자가 결합한 조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국익을 일치시키는 논리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단체)처럼 조직력이나 영향력 측면에서 막강한 한인단체를 육성하고, 젊은 한인을 미국 정부나 정치계로 대거 진출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인사회가 정치력 신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미국 주류 정치인들도 달라지고 있다. 한인사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거나 한인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주류 정치인들이 선거자금을 만들어 주는 후원회 행사에만 얼굴을 내밀었는데, 최근에는 자기 정치적 이해와 무관한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한국정부도 재외동포사회의 영향력 확대를 기치로 2007년부터 세계한인정치인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동포 정치인들을 통해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는 새로운 구상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케빈 김
― 1970년 서울출생
―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하여 뉴욕시 퀸스의 베이테라스에서 성장
― 뉴욕시 퀸스칼리지 부설 타운젠드해리스고교 최우수성적 졸업
― 스탠퍼드 대학교 동아시아학 학사, 사회학 석사
― 컬럼비아대학 법과대학원 졸업
― 컬럼비아법대 〈Law Review〉의 편집장 역임
― 데니 친 연방판사 보좌관
― 데이비스 폴크&워드웰 법무법인 회사법전문 변호사
― Yoon Suh & Kim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 게리 애커먼 뉴욕시 연방하원의원(민주당) 보좌관
[사회활동]
― 대뉴욕가정문제상담소 고문변호사
― 뉴욕플러싱한인회수석부회장
― 국제 학생협의회 대표
― 대뉴욕지구 한국-중국계 변호사협회
― 재뉴욕 스탠퍼드대 아시안 동문회 회장
― KALCA(Korean American League for Civic Action)자문위원
― 前 한-흑 중재프로젝트 중재의원
한인의 美(미) 정계진출 현황을 보면 이민 1세대인 愼昊範(신호범) 워싱턴州(주) 상원 부의장, 姜錫熙(강석희) 어바인市(시) 시장, 金昌準(김창준) 前(전) 미 연방하원의원, 林龍根(임용근) 전 오리건 하원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2세 정치인으로는 올 가을 보스턴 시장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열심히 선거운동 중인 샘 윤 보스턴 시의원과 뉴저지 에디슨市(시)의 최준희 시장이 있다. 최준희 시장은 지난 6월 2일 예비선거에 200여 표의 근소한 차로 낙선해 한인사회를 안타깝게 했다.
최 시장은 재임기간 동안 시민의 세금을 불필요하게 축내는 공직자를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에디슨시 경찰조직을 개혁하는 등 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과 공교육 발전에 힘을 쏟은 것이 인정받아 모두 그의 재선을 낙관했었다.
올 가을 선거에서는 4명의 한인 후보가 뉴욕시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각각 미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인재들이라 한인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뉴욕시에 처음으로 한인 시의원 탄생이 점쳐지고 있다. 네 명의 시의원 출마자 중 수년간 게리 애커먼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미 주류사회에서 인정받은 케빈 김 씨를 만나 그의 정치적 비전과 한인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동북아 전문가
―뉴욕시의원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스탠퍼드 법대를 졸업하고 연방판사와 연방하원의원의 보좌관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정치가 개인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습니다. 저는 보좌관 일을 하면서도 한인회 부회장, 뉴욕가정문제연구소 상임 고문변호사 등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한인사회 내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문제가 하나하나 풀려갈 때마다 기뻐하는 그들을 보면서 저 또한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그 만족감은 내가 이루었던 개인적인 성취감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고 싶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케빈 김 보좌관은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그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공립학교를 다니면서도 서부의 명문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재학시절 미국의 전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와 일본의 전 총리 미야자와 등이 활동했던 ‘美日(미일)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일본에 1년 동안 체류하면서 동아시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대학을 마치고 아버지 김종삼씨의 사업체에서 2년 정도 일하다 베이징대 국제경제학과로 유학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베이징에서 돌아온 후 뉴욕의 컬럼비아법대에 진학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한·중·일을 누비는 아시아 전문 국제변호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법대를 다닐 때는 컬럼비아 법대신문인
졸업과 동시에 당시 뉴욕주의 유일한 아시아계 연방판사의 보좌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법원과 유관한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버리게 됐고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인사회의 비영리단체에서 봉사하기도 했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비영리단체의 직함은 플러싱한인회 수석부회장, 뉴욕가정문제연구소 고문변호사, 뉴욕적십자 상임위원, 韓美(한미)학회 고문 등으로 미 주류사회뿐만 아니라 한인사회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1992년 LA 폭동 이후 미국의 통신회사 AT&T는 한인 12명과 흑인 12명을 모아 LA폭동 중재치유모임을 만들었는데, 당시 대학생이던 케빈 김이 한인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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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시 퀸스 19지역 시의원 선거 출마연설 중인 케빈 김 후보. |
“우선 市(시)정부 예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뉴욕시는 현재 51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1700만 달러라는, 아무도 모르게 감춰졌던 돈이 세상으로 나와 뉴욕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51명의 시의원과 시장, 그리고 감사위원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었는지, 지금도 믿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의장과 몇몇 의원들이 연루되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추측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블룸버그 시장의 임기연장 과정도 非(비)민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네 번째 시장 출마에 관한 옳고 그름을 떠나 그 과정이 잘못됐어요. 51명의 시의원 중 29명이 동의했습니다. 그들의 찬성표는 뉴욕시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돌아올 개인적 이익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한 교육개선 방안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입니다. 보통 학교는 3시에 끝나는데 부모님은 5시에 퇴근을 합니다.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살필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비영리 공익단체를 도와주는 형식으로 재정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뉴욕시는 교육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들은 운영비를 지원해 주면서 기업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는 ‘윈-윈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빈 김 보좌관은 “시의원들이 각자의 지역구에서 커뮤니티 활동은 많이 하지만 시의회에 나가서 어떻게 하면 시를 위해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자신이 시의원이 되면 지역구뿐만 아니라 시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일들을 도모하고 싶다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던데요.
“제가 아니라 저의 어머니와 잘 압니다. 그녀가 영부인이었을 때 클린턴 前(전) 대통령과 함께 뉴욕에 오면 어머니가 항상 후원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힐러리 국무장관이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이화여대 강연이 끝나고 뒤에서 따로 만나셨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후원회 행사를 할 때 사회를 본다거나 안내를 하는 식으로 적극 참여했습니다. 누나는 웨슬리대학을 나와 힐러리 국무장관과 동문의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모셨던 게리 애커먼 연방하원의원과 클린턴 부부가 친하기 때문에 사무적으로는 많이 뵈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거나 생일파티에 초대하는 식의 가까운 관계는 아닙니다.”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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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스 칼리지포인트 북쪽 이스트리버 강변에 있는 맥닐 공원에서 관계자와 환경오염문제에 대해 의논하고 있는 케빈 김. |
“민주당 활동을 꾸준히 해 오셨던 어머니와 유교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저에게 ‘무엇을 하든, 나중에 사회를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우리에게 존 F 케네디의 명연설인 ‘조국이 너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지 말고, 너희가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라’라는 말을 실생활에 응용해 가르침을 주셨어요. 예를 들면 저의 결혼식에서도 ‘너의 아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네가 너의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해라’라고 하셔서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셨지요.”
컬럼비아법대를 졸업한 후 연방판사 보좌관으로 재직하던 그는 미국 대형 로펌에서 증권관련담당 변호사로 일하다 마음이 통하는 한인 변호사들과 함께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개업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한인사회의 비영리단체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한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에 입문, 민주당의 연방하원의원인 게리 애커먼 보좌관으로 지금까지 일했다.
그의 어머니 김순자씨는 최초로 뉴욕 한미 민주당 단체를 시작한 5인의 발기인 중 하나다. 그의 누나 리사 김도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뉴욕의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에서 교육위원을 역임하며 사회적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티에 참여했고, 그에게도 간접적인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케빈 김은 이런 경험들을 통해 정부가 서민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얼마나 크고 많은지 깨달았다고 한다.
한인 정치인들과 교분
―현재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고등학교, 대학 동창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방학을 맞아 선거캠프에서 인턴십을 하는 학생들도 많아요. 한국인뿐 아니라 유대인, 중국계 미국인 자원봉사자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제가 하고 있는 정치활동에 대해 가르쳐 준다기보다는 서로 같이 일을 하면서 함께 배워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우리 캠페인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선거의 승부에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얻어 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저도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지요.”
―선거자금 조달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선거 초반에는 한인들보다 타민족들에게 선거자금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 뉴저지의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저 멀리 캘리포니아, 호놀룰루 쪽에서도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차세대 정치인들과의 교류는 어떻습니까. 보스턴의 샘 윤 시의원과 에디슨의 최준희 시장과 친하다고 하던데요.
“그렇습니다. 정계에 진출한 한인이 아직은 많지 않아서 서로 친하게 지냅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샘 윤이나 준 최(최준희) 시장 등을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친구들을 모아 후원회 모임도 만들고 기부금도 몇 번 모아 주었지요. 준 최 하고는 개인적으로 친구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뉴욕 퀸스의 다른 지구 시의원으로 출마하는 론 김과 준 최와는 함께 넷칼(NetKAL) 활동을 해서 아주 친합니다.”
지난 1992년 LA 폭동을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한인들은 한인 정치 신장을 도모하는 단체들을 조직했고, 한인 정치인들 사이에선 지역단위 소규모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보다 능력 있는 한인 정치인들을 배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그들을 후원하고 있다. 젊은 한인 정치인들도 K-100이나 넷칼 등의 단체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에는 자주 나가시나요. 혹시 한국 정계에 친분이 있는 분이 있습니까.
“한국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갑니다. 누나와 어머니가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는데, 아버지 친구분 중 정치인이 많습니다. 또 제가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게리 애커먼 의원이 연방의회 동아시아위원회 위원장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여러 정치인이 뉴욕에 오면 인사차 사무실에 들르곤 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간접적으로 많은 분을 알게 됐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습니다. 한나라당 趙允旋(조윤선) 대변인은 제가 한국의 로펌에서 인턴십을 할 때 직속상사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洪政旭(홍정욱) 의원과는 베이징대와 스탠퍼드대 동문이기도 하고요.”
케빈 김 보좌관은 베이징대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서울의 김&장 법무법인에서 인턴생활을 했고, 미국의 로펌에서 일하면서 도쿄와 홍콩에서 파견근무를 한 경험이 있는 아시아통이다. 실제로 그는 스탠퍼드대 재학중에 ‘미일학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학회’를 만들어 이끌고 있다.
“우리를 지켜줄 정치인들 하나도 없었다”
―뉴욕시의원에 당선된다면 한인사회에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지난 1992년 LA 폭동 때 경찰들은 폭동이 다른 곳으로 번질까 우려하면서 백인 부자동네인 베벌리힐스로 떠나가 버려 한인 커뮤니티는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한인들 스스로 총을 들고 건물 지붕 위로 올라가 자신의 가족과 재산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를 지켜줄 수 있었던, 아니 우리 편에 있었던 정치인들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이런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의원 사무실에 전화했을 때 한국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까. 사실 시 행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습니까.”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8월 출산 예정인 아내는 골드만삭스와 이베이에서 일하다가 작년에 와튼 비즈니스 스쿨(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을 졸업했고, 내년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의 컨설턴트로 일하게 됩니다. 뉴욕에서 교육위원을 지냈던 누나는 지금은 평범한 주부로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인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비전은.
“뉴욕시의원 출마는 역사적으로 아직 한인이 선출된 적이 없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간 게리 애커먼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정치는 사람들의 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을 때 정부에서 도움을 주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한인사회의 2세, 3세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한인 청년이 미국에서 변호사나 의사가 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우리도 당당히 미국 사회에서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롤 모델’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케빈 김은 법대를 졸업한 후 그가 처음으로 보좌했던 아시안계 연방판사의 ‘나눌 줄 아는 마음’을 높이 사고 있다. 그 연방판사는 그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이 참석해 ‘나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해 주었다고 했다. 이제는 그도 한인들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준비 중이다.
―미국에 있는 한인 정치인들이 미국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한국계 미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또 제가 어느 정도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합니다. 우리 한인들에게 근면성과 윤리성의 뿌리를 심어 준 조국에 감사합니다. 내가 시의원이 된다 해도 정치적 행동반경은 제한되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도시 간 자매결연 같은 방법으로 활발한 문화교류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 한미학회 활동도 양국 간의 문화교류에 중요하므로 더욱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습니다. 제가 시의원이 된다고 해서 당장 한국 사회에 도움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 1세 선배들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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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 김 후보(오른쪽 첫 번째)가 퀸스 리틀넥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퍼레이드에 참가하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가운데 손 든 사람) 등과 함께 퍼레이드를 이끌었다. |
미국 내 다른 소수민족들의 對美(대미) 정치력과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 한인의 정계진출 현황은 미미하다. 한인사회도 유대인 사회의 대표적인 압력단체인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 위원회(AIPAC: 유대인 정치자금과 유권자가 결합한 조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국익을 일치시키는 논리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단체)처럼 조직력이나 영향력 측면에서 막강한 한인단체를 육성하고, 젊은 한인을 미국 정부나 정치계로 대거 진출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인사회가 정치력 신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미국 주류 정치인들도 달라지고 있다. 한인사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거나 한인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주류 정치인들이 선거자금을 만들어 주는 후원회 행사에만 얼굴을 내밀었는데, 최근에는 자기 정치적 이해와 무관한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한국정부도 재외동포사회의 영향력 확대를 기치로 2007년부터 세계한인정치인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동포 정치인들을 통해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는 새로운 구상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케빈 김
― 1970년 서울출생
―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하여 뉴욕시 퀸스의 베이테라스에서 성장
― 뉴욕시 퀸스칼리지 부설 타운젠드해리스고교 최우수성적 졸업
― 스탠퍼드 대학교 동아시아학 학사, 사회학 석사
― 컬럼비아대학 법과대학원 졸업
― 컬럼비아법대 〈Law Review〉의 편집장 역임
― 데니 친 연방판사 보좌관
― 데이비스 폴크&워드웰 법무법인 회사법전문 변호사
― Yoon Suh & Kim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 게리 애커먼 뉴욕시 연방하원의원(민주당) 보좌관
[사회활동]
― 대뉴욕가정문제상담소 고문변호사
― 뉴욕플러싱한인회수석부회장
― 국제 학생협의회 대표
― 대뉴욕지구 한국-중국계 변호사협회
― 재뉴욕 스탠퍼드대 아시안 동문회 회장
― KALCA(Korean American League for Civic Action)자문위원
― 前 한-흑 중재프로젝트 중재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