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울란바토르시 모습.
우리가 흔히 몽고라고 부르는, 이 나라의 정식 명칭은 ‘몽골리아(Mongolia)’다. 몽골은 원래 ‘용감함’이라는 뜻을 가진 몽골의 부족 이름이었다. 1000년 전 칭기즈칸이 몽골 전체를 통일하고 나서, 몽골은 나라 이름과 민족 이름이 됐다. 칭기즈칸과 그가 이끄는 군대의 용맹함과 몽골은 잘 어울리지 않은가?
하지만 중국 청나라 이후부터, 중국인들은 ‘몽골’을 ‘몽고’(蒙古)라고 부르며 무시하기 시작했다. ‘몽고’는 ‘무지몽매함’을 뜻한다. 청나라 건륭제는 몽골을 견제하기 위해 몽골을 내몽골과 외몽골로 나누어 분활 통치했다고 한다. 현재 내몽골(네이멍구)은 중국 영토다.
이 때문에 몽골인들은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이름을 ‘몽고’라고 부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몽골 거리에서 이 나라 이름을 몽고라고 부르다가는 봉변을 당하기 쉽다. 따라서 이 나라를 찾는 한국인들은 비행기에서부터 몽고라고 말하던 습관을 몽골이라고 부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몽골’의 관문인 울란바토르 공항의 이름은 뭘까? ‘몽골’이라는 이름과 밀접한 이름이다. 답은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이다. 울란바토르는 몽골어로 ‘붉은 영웅’이니, 공항 이름을 풀이하면 ‘붉은 영웅 칭기즈칸 공항’이라고 하겠다. ‘몽골은 칭기즈칸이고, 칭기즈칸은 몽골이다’라는 얘기를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알 수 있다. 칭기즈칸 국제공항 청사 벽에는 칭기즈칸이 만든 나라, ‘元(원)’의 역대 칸(왕)들의 벽화가 시선을 끈다. 공항청사 건물은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오래 된 버스터미널 수준이지만, 역대 칸들의 얼굴이 도열된 벽화 앞에서는 ‘이 나라가 간단치 않은 나라구나’라는 느낌이 번쩍 들었다.
경제발전으로 땅 수요 급등
대륙성 기후인 몽골은 위도(북위 47도)가 높아 겨울이 일찍 찾아오고 봄이 늦게 온다. 동행한 북경주황방지산의 양재완 사장은 “몽골 직원들에 따르면, 가장 추울 때는 기온이 영하 40도 아래로 내려간다”고 했다. 양 사장이 운영하는 북경주황방지산은 베이징(北京)의 왕징에서 아파트를 건설 분양하고 있다. 그는 현재 백두산 자락인 지린성 창바이진에 빌라, 리조트 등을 건설할 예정이며, 북경순신집단과 합작하여 베이징공항 옆에 위치한 연건평 17만 m²의 베이징국제건축자재 무역센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울란바토르에서 빌라와 호텔 개발을 위해 토지임차를 끝내 놓은 상태다.
양재완 사장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울란바토르에 주황방지산 支社(지사)를 세우고, 몽골인 직원 3명과 현지교민 1명을 채용했다. 그가 채용한 몽골 직원 3명은 영어, 일본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한다. 양 사장은 “몽골 사람들의 언어 습득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사실을 몽골에 와서 처음 알았다”고 했다. 몽골에서는 한국어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언어라, 울란바토르 대학교에 한국어 학과가 있다. 몽골 사람들에게는 한국은 ‘무지개 너머에 있는 잘사는 친척 국가’라고 한다.
공항에서 30여 분 떨어진 울란바토르 시내까지 가는 길 양편은 대부분 황무지였다. 불빛 하나 없이 엄청난 넓이의 황무지가 길 양쪽에 펼쳐져 있었다. 이 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양재완 사장의 설명이다.
“몽골은 국가가 모든 토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몽골 정부는 자기 국민들에게 0.3㏊를 무상으로 줍니다. 만약 그 이상의 땅이 필요하면, 50년 기간으로 임차를 할 수 있으며, 40년 연장할 수 있어요. 외국인들은 국가나 몽골인들에게 임차하는 형식으로 땅을 살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몽골인들이 땅을 싸게 임대해줬지만, 요새는 땅값이 많이 올라 선선히 임대를 안 해줍니다. 땅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몽골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땅을 임대해주면서 임대기간을 5~10년으로 대폭 줄였어요.”
―갑자기 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입니까.
“몽골 경제가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죠. 몽골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994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였는데. 지난해 2000달러로 무려 20배 늘었습니다. 해외투자 기업들과 소득이 늘어난 개인들이 회사 사옥, 호텔, 각종 빌라 등을 짓느라 땅 수요가 늘고 있죠.”
―몽골 경제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이유가 뭡니까.
“자원 때문이에요. 몽골은 구리, 금, 석탄, 원유, 몰리브덴, 텅스텐, 주석. 니켈 등 각종 지하자원이 엄청나게 묻혀 있습니다. 한반도 7배가 넘는 넓은 땅에 아직까지 탐사가 안 된 지역이 많아서, 부존 지하자원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 안되고 있어요. 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몽골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또 동몽골의 광활한 초원에 대규모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호주·캐나다·중국·일본 기업들이 땅을 매집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수도 울란바토르뿐만 아니라, 지방의 땅값도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지난 2년 사이 1인당 GDP 4배 상승
몽골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몽골의 1인당 GDP는 약 477달러였다. 2007년 1인당 GDP가 약 2000달러였으니, 2년 사이 약 4배가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수직상승이 가능한 것은 몽골 인구가 약 25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몽골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는 광산 하나만 제대로 터지면, 1인당 국민소득이 금방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구는 적고 자원은 많으니 별 노력 없이도 지갑이 두둑해지는 나라가 몽골이다. 어릴 적부터 ‘우리나라는 인구는 많고 자원은 없으니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 한다’는 얘기를 지겹게 들어온 터라, ‘참 부러운 나라구나’라는 생각에 멍하니 어두운 황무지를 바라봤다.
울란바토르 시내에 들어섰지만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 탓에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인구 100만명의 울란바토르시에는 현재 공식적으로 약 3500여 명의 한국 교민들이 살고 있다. 인구 수는 적었지만 몽골 사람들의 생김새가 워낙 우리와 비슷한 탓에, 여기저기 우리 교민들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다음날 오전 기온은 전날보다 더욱 떨어졌다. 밤새 내린 눈이 울란바토르 시내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 본 울란바토르 시내 곳곳에는 이빨 빠진 자리처럼 공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양재완 사장의 말대로, 소득이 늘면서 공터에는 고층 아파트, 호텔, 오피스 건물 등의 건설이 진행 중이었다.
오전 11시에 몽골 국회에서 테르바시 현 의원(전 식품농업부 장관)과 인터뷰하기 위해 국회로 향했다. 몽골 국회로 가던 중 시내 중심부에 있는 수하바토르 광장을 들렀다. 수하바토르 광장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몽골 정부는 몽골 혁명의 아버지 수하바토르가 1921년 7월 10일 울란바토르에 몽골 인민정부를 수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46년 7월 11일 이곳에 수하바토르 동상을 세웠다. 이후 동상 주변에 광장이 조성되면서, 광장 이름이 수하바토르 광장이 됐다.
약 30만㎡(약 10만평) 넓이의 광장에는 영하 10도 가까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수하바토르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몽골에서는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들은 반드시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수하바토르 광장 건너편에는 두바이의 명물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을 닮은 호텔 공사가 한창이었다. 양 사장에 따르면, 건물 소유주는 한국인 기업가다. 현재 울란바토르에는 5성급 호텔이 없어 울란바토를 찾는 외국인 기업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5성급 호텔 4개가 건설 중이다. 힐튼, 인터콘티넨탈 등 미국계 기업이 호텔 시장에 뛰어들었고, 핀란드 기업이 가세했다. 우리 기업은 아직 5성급 호텔에 손을 대고 있지 않다고 한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
국회 앞에서 몽골 이니그마 그룹의 뭉크바트(46) 사장을 만났다. 뭉크바트 사장은 몽골의 오지에서 태어나 울란바토르로 上京(상경), 현재 몽골과 러시아에서 여러 개의 리조트를 운영하는 신흥 재벌이다. 그의 현재 재산은 2억 달러 가량 된다고 한다. 뭉크바트 사장은 2007년부터 몽골 대통령의 비즈니스 기획 고문을 맡고 있다. 양 사장은 뭉크바트 사장의 땅에 빌라를 건설할 예정이라면서 “뭉크바트 사장은 땅을 출자하고, 나는 빌라 건설과 운영을 책임지는 형태로 동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일행은 몽골 국회 정문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갔다. 몽골 국회는 외부 방문객이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옆으로 넓게 지어진 몽골 국회는 민간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고 한다. 일행은 사전에 허가를 받았지만 의원 접견실에 갈 때 소지한 가방을 맡겨야 했다. 필자가 인터뷰용이라며 사진 가방을 들고 가려 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호화로운 접견실로 몽골 여당인 인민혁명당의 테르바시(53) 의원이 들어왔다. 테르바시 의원은 독일 훔볼트대학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독일 대사를 지낸 국제통이다. 테르바시 의원은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가 유창하다고 한다. 양재완 사장에 따르면 그는 차기 몽골 총리 후보 1순위라고 했다. 그는 “총리와 회의를 하다가 나왔다”며 “한국의 전통 있는 잡지와 인터뷰를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있습니다. 몽골 경제는 어떤 상황입니까.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몽골의 최대 수출품은 지하자원입니다. 최근 2년간 각종 지하자원 가격이 올라 몽골 경제가 호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하자원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여서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몽골 지하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만, 인프라가 부족해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그게 가장 애로점입니다. 몽골 국토는 동서로 약 2500㎞, 남북으로 약 1100㎞입니다. 현재 단선이나마 남북으로는 철도가 건설되어 있지만 동서 철로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서쪽과 동쪽 지역의 자원개발이 어렵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각국으로부터 인프라 투자를 바라고 있습니다. 철도에 대한 투자를 하면서, 광산개발권을 함께 가져가는 방식으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과 함께 일하길 원한다”
―어떤 나라들이 몽골에 투자를 하고 있나요.
“아직 철도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몽골에서 유전개발을 하고 있고, 고비사막 근처에 있는 세계 제2의 구리 광산은 캐나다 기업에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한국 기업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 큰 투자가 없어서 우리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나요.
“다른 나라, 특히 일본보다 적극적이지 않아요. 한국 기업이나 개인들이 몽골에 많이 오기 때문에 전체 투자액은 어느 정도 되지만,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투자금액이 적습니다. 대부분 몽골에 와서 식당이나, 작은 가게 정도만 운영합니다. 지난 6~7년 전에 몽골의 구리, 석탄 광산 등에 투자했던 일본 기업은 지난 몇 년간 광물 가격이 올라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광산 가격도 5~6배 올랐어요. 그때 한국 기업들이 투자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몽골 정부에서는 한국이 투자를 하는 걸 바라고 있습니까.
“그럼요. 우리는 같은 몽골반점을 가진 민족 아닙니까.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우리는 형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몽골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 두 나라보다는 한국이 몽골에 투자를 해서 서로 이익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몽골 광산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 기업들이나 사업가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몽골경제가 발전하면서, 울란바토르에 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서 건설현장이 거의 쉬고 있지만, 날이 풀리면 울란바토르 전체가 공사판이 됩니다. 울란바토르의 대부분 건물과 아파트는 낡았어요. 5성급 호텔도 없습니다. 이에 비해 전 세계에서 사업가들이 몰려오고, 각국 대사관의 덩치도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몽골의 신흥 부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어,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고급 호텔, 주택 수요가 엄청납니다.”
―어느 나라가 몽골 부동산에 가장 많이 투자합니까.
“일본과 미국입니다. 중국은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데, 국민 감정이 좋지 않아서 진출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몽골 정부는 중국인들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테르바시 의원의 말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한국 기업들이 몽골에 투자하기를 바랍니다. 같은 조건이면 몽골 정부는 한국 사람들에게 투자기회를 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의 진심입니다. 몽골에 투자하려는 한국 사업가들은 제게 오십시오. 제가 몽골 국회의원들을 소개해서, 몽골에서 원활히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몽골에서의 부동산 사업
인터뷰를 마치고, 울란바토르시 항올구에 있는 한 빌라 건설 예정지로 향했다. 항올구는 울란바토르시를 남북으로 가르는 톨江(강) 남쪽에 위치한 富村(부촌)이다. 뭉크바트 사장의 통역 후드레씨는 “이곳은 한국의 강남구와 같은 위치”라고 했다. 그는 몽골에서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2년간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한 덕에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얼굴까지 한국인과 너무 닮아 처음에는 한국 사람이 몽골에 와서 취직을 한 것으로 착각했다. 땅 주인인 뭉크바트 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테르바시 의원이 뭉크바트 사장의 땅이 울란바토르의 노른자위 땅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땅 너머에 몽골 대통령궁이 있습니다. 대통령궁 부지에 과거 몽골 왕궁이 있었어요. 몽골 지방귀족들이 칸(왕)을 만나기 위해 울란바토르를 찾아오면 면담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며칠씩 게르(몽골의 전통 이동식 가옥)를 설치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몽골 귀족들이 머무르던 곳이 현재 제 땅입니다. 이곳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공기가 좋습니다. 울란바토르는 아직 석탄과 연탄을 많이 때고, 화력 발전소가 있어서 겨울이면 공기가 최악입니다. 그래서 겨울이면, ‘좋은 공기 쐬었습니까’라고 인사를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톨강 남쪽은 강의 영향으로 스모그가 넘어오지 못해 공기가 쾌적해요.”
빌라 건설 부지는 산과 산 사이에 있는 계곡이었다. 부지에 도착하자 멀리 톨강과 울란바토르 시내가 한눈에 내다 보였다.
빌라 부지 근처에는 몽골의 전통 게르를 체험할 수 있는 리조트가 있었다. 이곳에 있는 몽골 전통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기둥 높이 6~7m가 넘는 대형 게르는 난방이 됐지만 다소 추웠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종업원들이 몽골 전통차인 수태차를 가지고 왔다. 수태차는 우유에 찻잎을 끓여 마시는 것인데, 몽골인들은 아침에 수태차를 즐겨 마신다. 소금을 넣어 짭짤한, 뜨거운 수태차 한 모금을 마시니 얼었던 몸이 다소 풀렸다.
“몽골 신흥 부자들과 외국 기업인들이 입주할 것”
이 빌라를 건설중인 사람은 양재완 사장이다. 그가 진행중인 사업 개요는 32만5000㎡(약 10만8000평) 부지에 뭉크바트 사장과 합작으로 빌라와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빌라와 아파트 넓이가 보통 250㎡(약 80평), 500㎡와 1000㎡로 대단히 넓었다. 이유를 묻자 “몽골은 대가족 제도라서 한집에 부모, 형, 동생 가족들이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빌라가 완공된 후, 입주자들의 국적이 몽골인 60%, 외국인 40%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몽골의 외교관, 외국 기업인들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의 숙박을 위해서 5성급 호텔 4개가 건설되고 있지만 이들이 호텔에서만 머물 수 없습니다. 또 호텔 지배인, 간부들은 5성급 호텔 수준의 집을 원할 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수요에 맞춰 빌라를 건설하려고 합니다.”
그는 나무가 없고 공기가 좋지 않은 울란바토르의 특성을 고려해 빌라 주변에 나무 1만 그루를 심고, 전기 가열 시설을 설치한 수로를 만들어 겨울에도 물이 흐르도록 단지를 설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지 내에 5000㎡ 규모의 대형 게르를 설치해, 주민들이 긴 겨울 동안 이곳에서 파티를 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빌라가 들어서면, 이 게르에서 몽골 정치, 경제를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올 겁니다. 몽골 정치인, 경제인, 외국인 대사, 외국 기업 CEO들이 이곳 주민들일 테니까요.”⊙
하지만 중국 청나라 이후부터, 중국인들은 ‘몽골’을 ‘몽고’(蒙古)라고 부르며 무시하기 시작했다. ‘몽고’는 ‘무지몽매함’을 뜻한다. 청나라 건륭제는 몽골을 견제하기 위해 몽골을 내몽골과 외몽골로 나누어 분활 통치했다고 한다. 현재 내몽골(네이멍구)은 중국 영토다.
이 때문에 몽골인들은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이름을 ‘몽고’라고 부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몽골 거리에서 이 나라 이름을 몽고라고 부르다가는 봉변을 당하기 쉽다. 따라서 이 나라를 찾는 한국인들은 비행기에서부터 몽고라고 말하던 습관을 몽골이라고 부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몽골’의 관문인 울란바토르 공항의 이름은 뭘까? ‘몽골’이라는 이름과 밀접한 이름이다. 답은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이다. 울란바토르는 몽골어로 ‘붉은 영웅’이니, 공항 이름을 풀이하면 ‘붉은 영웅 칭기즈칸 공항’이라고 하겠다. ‘몽골은 칭기즈칸이고, 칭기즈칸은 몽골이다’라는 얘기를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알 수 있다. 칭기즈칸 국제공항 청사 벽에는 칭기즈칸이 만든 나라, ‘元(원)’의 역대 칸(왕)들의 벽화가 시선을 끈다. 공항청사 건물은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오래 된 버스터미널 수준이지만, 역대 칸들의 얼굴이 도열된 벽화 앞에서는 ‘이 나라가 간단치 않은 나라구나’라는 느낌이 번쩍 들었다.
경제발전으로 땅 수요 급등
 |
| 눈 덮인 몽골의 전통가옥 게르. |
양재완 사장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울란바토르에 주황방지산 支社(지사)를 세우고, 몽골인 직원 3명과 현지교민 1명을 채용했다. 그가 채용한 몽골 직원 3명은 영어, 일본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한다. 양 사장은 “몽골 사람들의 언어 습득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사실을 몽골에 와서 처음 알았다”고 했다. 몽골에서는 한국어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언어라, 울란바토르 대학교에 한국어 학과가 있다. 몽골 사람들에게는 한국은 ‘무지개 너머에 있는 잘사는 친척 국가’라고 한다.
공항에서 30여 분 떨어진 울란바토르 시내까지 가는 길 양편은 대부분 황무지였다. 불빛 하나 없이 엄청난 넓이의 황무지가 길 양쪽에 펼쳐져 있었다. 이 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양재완 사장의 설명이다.
“몽골은 국가가 모든 토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몽골 정부는 자기 국민들에게 0.3㏊를 무상으로 줍니다. 만약 그 이상의 땅이 필요하면, 50년 기간으로 임차를 할 수 있으며, 40년 연장할 수 있어요. 외국인들은 국가나 몽골인들에게 임차하는 형식으로 땅을 살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몽골인들이 땅을 싸게 임대해줬지만, 요새는 땅값이 많이 올라 선선히 임대를 안 해줍니다. 땅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몽골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땅을 임대해주면서 임대기간을 5~10년으로 대폭 줄였어요.”
―갑자기 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입니까.
“몽골 경제가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죠. 몽골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994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였는데. 지난해 2000달러로 무려 20배 늘었습니다. 해외투자 기업들과 소득이 늘어난 개인들이 회사 사옥, 호텔, 각종 빌라 등을 짓느라 땅 수요가 늘고 있죠.”
―몽골 경제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이유가 뭡니까.
“자원 때문이에요. 몽골은 구리, 금, 석탄, 원유, 몰리브덴, 텅스텐, 주석. 니켈 등 각종 지하자원이 엄청나게 묻혀 있습니다. 한반도 7배가 넘는 넓은 땅에 아직까지 탐사가 안 된 지역이 많아서, 부존 지하자원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 안되고 있어요. 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몽골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또 동몽골의 광활한 초원에 대규모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호주·캐나다·중국·일본 기업들이 땅을 매집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수도 울란바토르뿐만 아니라, 지방의 땅값도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지난 2년 사이 1인당 GDP 4배 상승
몽골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몽골의 1인당 GDP는 약 477달러였다. 2007년 1인당 GDP가 약 2000달러였으니, 2년 사이 약 4배가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수직상승이 가능한 것은 몽골 인구가 약 25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몽골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는 광산 하나만 제대로 터지면, 1인당 국민소득이 금방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구는 적고 자원은 많으니 별 노력 없이도 지갑이 두둑해지는 나라가 몽골이다. 어릴 적부터 ‘우리나라는 인구는 많고 자원은 없으니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 한다’는 얘기를 지겹게 들어온 터라, ‘참 부러운 나라구나’라는 생각에 멍하니 어두운 황무지를 바라봤다.
울란바토르 시내에 들어섰지만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 탓에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인구 100만명의 울란바토르시에는 현재 공식적으로 약 3500여 명의 한국 교민들이 살고 있다. 인구 수는 적었지만 몽골 사람들의 생김새가 워낙 우리와 비슷한 탓에, 여기저기 우리 교민들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다음날 오전 기온은 전날보다 더욱 떨어졌다. 밤새 내린 눈이 울란바토르 시내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 본 울란바토르 시내 곳곳에는 이빨 빠진 자리처럼 공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양재완 사장의 말대로, 소득이 늘면서 공터에는 고층 아파트, 호텔, 오피스 건물 등의 건설이 진행 중이었다.
오전 11시에 몽골 국회에서 테르바시 현 의원(전 식품농업부 장관)과 인터뷰하기 위해 국회로 향했다. 몽골 국회로 가던 중 시내 중심부에 있는 수하바토르 광장을 들렀다. 수하바토르 광장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몽골 정부는 몽골 혁명의 아버지 수하바토르가 1921년 7월 10일 울란바토르에 몽골 인민정부를 수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46년 7월 11일 이곳에 수하바토르 동상을 세웠다. 이후 동상 주변에 광장이 조성되면서, 광장 이름이 수하바토르 광장이 됐다.
약 30만㎡(약 10만평) 넓이의 광장에는 영하 10도 가까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수하바토르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몽골에서는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들은 반드시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수하바토르 광장 건너편에는 두바이의 명물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을 닮은 호텔 공사가 한창이었다. 양 사장에 따르면, 건물 소유주는 한국인 기업가다. 현재 울란바토르에는 5성급 호텔이 없어 울란바토를 찾는 외국인 기업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5성급 호텔 4개가 건설 중이다. 힐튼, 인터콘티넨탈 등 미국계 기업이 호텔 시장에 뛰어들었고, 핀란드 기업이 가세했다. 우리 기업은 아직 5성급 호텔에 손을 대고 있지 않다고 한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
 |
| 몽골 국회의사당 의원 접견실에서. 왼쪽 끝에 있는 사람이 테르바시 국회의원. |
일행은 몽골 국회 정문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갔다. 몽골 국회는 외부 방문객이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옆으로 넓게 지어진 몽골 국회는 민간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고 한다. 일행은 사전에 허가를 받았지만 의원 접견실에 갈 때 소지한 가방을 맡겨야 했다. 필자가 인터뷰용이라며 사진 가방을 들고 가려 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호화로운 접견실로 몽골 여당인 인민혁명당의 테르바시(53) 의원이 들어왔다. 테르바시 의원은 독일 훔볼트대학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독일 대사를 지낸 국제통이다. 테르바시 의원은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가 유창하다고 한다. 양재완 사장에 따르면 그는 차기 몽골 총리 후보 1순위라고 했다. 그는 “총리와 회의를 하다가 나왔다”며 “한국의 전통 있는 잡지와 인터뷰를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있습니다. 몽골 경제는 어떤 상황입니까.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몽골의 최대 수출품은 지하자원입니다. 최근 2년간 각종 지하자원 가격이 올라 몽골 경제가 호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하자원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여서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몽골 지하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만, 인프라가 부족해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그게 가장 애로점입니다. 몽골 국토는 동서로 약 2500㎞, 남북으로 약 1100㎞입니다. 현재 단선이나마 남북으로는 철도가 건설되어 있지만 동서 철로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서쪽과 동쪽 지역의 자원개발이 어렵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각국으로부터 인프라 투자를 바라고 있습니다. 철도에 대한 투자를 하면서, 광산개발권을 함께 가져가는 방식으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과 함께 일하길 원한다”
 |
| 양재완 사장(왼쪽)과 뭉크바트 사장. |
“아직 철도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몽골에서 유전개발을 하고 있고, 고비사막 근처에 있는 세계 제2의 구리 광산은 캐나다 기업에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한국 기업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 큰 투자가 없어서 우리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나요.
“다른 나라, 특히 일본보다 적극적이지 않아요. 한국 기업이나 개인들이 몽골에 많이 오기 때문에 전체 투자액은 어느 정도 되지만,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투자금액이 적습니다. 대부분 몽골에 와서 식당이나, 작은 가게 정도만 운영합니다. 지난 6~7년 전에 몽골의 구리, 석탄 광산 등에 투자했던 일본 기업은 지난 몇 년간 광물 가격이 올라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광산 가격도 5~6배 올랐어요. 그때 한국 기업들이 투자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몽골 정부에서는 한국이 투자를 하는 걸 바라고 있습니까.
“그럼요. 우리는 같은 몽골반점을 가진 민족 아닙니까.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우리는 형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몽골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 두 나라보다는 한국이 몽골에 투자를 해서 서로 이익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몽골 광산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 기업들이나 사업가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몽골경제가 발전하면서, 울란바토르에 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서 건설현장이 거의 쉬고 있지만, 날이 풀리면 울란바토르 전체가 공사판이 됩니다. 울란바토르의 대부분 건물과 아파트는 낡았어요. 5성급 호텔도 없습니다. 이에 비해 전 세계에서 사업가들이 몰려오고, 각국 대사관의 덩치도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몽골의 신흥 부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어,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고급 호텔, 주택 수요가 엄청납니다.”
―어느 나라가 몽골 부동산에 가장 많이 투자합니까.
“일본과 미국입니다. 중국은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데, 국민 감정이 좋지 않아서 진출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몽골 정부는 중국인들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테르바시 의원의 말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한국 기업들이 몽골에 투자하기를 바랍니다. 같은 조건이면 몽골 정부는 한국 사람들에게 투자기회를 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의 진심입니다. 몽골에 투자하려는 한국 사업가들은 제게 오십시오. 제가 몽골 국회의원들을 소개해서, 몽골에서 원활히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몽골에서의 부동산 사업
 |
| 한국 기업이 건설 예정인 빌라 단지의 조감도. |
―테르바시 의원이 뭉크바트 사장의 땅이 울란바토르의 노른자위 땅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땅 너머에 몽골 대통령궁이 있습니다. 대통령궁 부지에 과거 몽골 왕궁이 있었어요. 몽골 지방귀족들이 칸(왕)을 만나기 위해 울란바토르를 찾아오면 면담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며칠씩 게르(몽골의 전통 이동식 가옥)를 설치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몽골 귀족들이 머무르던 곳이 현재 제 땅입니다. 이곳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공기가 좋습니다. 울란바토르는 아직 석탄과 연탄을 많이 때고, 화력 발전소가 있어서 겨울이면 공기가 최악입니다. 그래서 겨울이면, ‘좋은 공기 쐬었습니까’라고 인사를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톨강 남쪽은 강의 영향으로 스모그가 넘어오지 못해 공기가 쾌적해요.”
빌라 건설 부지는 산과 산 사이에 있는 계곡이었다. 부지에 도착하자 멀리 톨강과 울란바토르 시내가 한눈에 내다 보였다.
빌라 부지 근처에는 몽골의 전통 게르를 체험할 수 있는 리조트가 있었다. 이곳에 있는 몽골 전통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기둥 높이 6~7m가 넘는 대형 게르는 난방이 됐지만 다소 추웠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종업원들이 몽골 전통차인 수태차를 가지고 왔다. 수태차는 우유에 찻잎을 끓여 마시는 것인데, 몽골인들은 아침에 수태차를 즐겨 마신다. 소금을 넣어 짭짤한, 뜨거운 수태차 한 모금을 마시니 얼었던 몸이 다소 풀렸다.
“몽골 신흥 부자들과 외국 기업인들이 입주할 것”
이 빌라를 건설중인 사람은 양재완 사장이다. 그가 진행중인 사업 개요는 32만5000㎡(약 10만8000평) 부지에 뭉크바트 사장과 합작으로 빌라와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빌라와 아파트 넓이가 보통 250㎡(약 80평), 500㎡와 1000㎡로 대단히 넓었다. 이유를 묻자 “몽골은 대가족 제도라서 한집에 부모, 형, 동생 가족들이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빌라가 완공된 후, 입주자들의 국적이 몽골인 60%, 외국인 40%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몽골의 외교관, 외국 기업인들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의 숙박을 위해서 5성급 호텔 4개가 건설되고 있지만 이들이 호텔에서만 머물 수 없습니다. 또 호텔 지배인, 간부들은 5성급 호텔 수준의 집을 원할 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수요에 맞춰 빌라를 건설하려고 합니다.”
그는 나무가 없고 공기가 좋지 않은 울란바토르의 특성을 고려해 빌라 주변에 나무 1만 그루를 심고, 전기 가열 시설을 설치한 수로를 만들어 겨울에도 물이 흐르도록 단지를 설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지 내에 5000㎡ 규모의 대형 게르를 설치해, 주민들이 긴 겨울 동안 이곳에서 파티를 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빌라가 들어서면, 이 게르에서 몽골 정치, 경제를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올 겁니다. 몽골 정치인, 경제인, 외국인 대사, 외국 기업 CEO들이 이곳 주민들일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