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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중국의 對臺灣 통일전선공작과 兩岸 첩보전

“평화통일 위하고 타이완에 생존의 길을 열어준 것”(타이완에서 체포된 중국 간첩)

글 : 박상후  전 MBC시사제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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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 시장은 마오쩌둥 존경, 가오슝 시장도 중국 통일전선공작의 산물이라는 얘기 돌아
⊙ 타이완은 중국군 총후근부 처장, 중국은 타이완군 통신전자정보처장 포섭
⊙ 1990년대 초 兩岸 교류 활성화 이후 간첩사건 급증… 중국, 군사정보 등 수집 차원 넘어 자기들이 선호하는 정치인 지원

朴商厚
1968년 출생.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동아시아학과 석사 / MBC 베이징특파원, 전국부장, 문화부장, 국제부장, 시사제작국 부국장 역임
지난 9월 민진당 소속 타이베이 시의원 왕스젠은 커원저 시장의 얼굴과 오성홍기를 붙인 ‘트로이의 목마’를 시의회 회의에 등장시켰다. 사진=유튜브 캡처
  타이완(臺灣)에 대한 중국의 통일전선전술(統一戰線戰術·統戰)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국공(國共)내전 이후 타이완의 민선(民選)총통 시절에 흔히 이뤄진 통전 방식은 타이완 군부에 고위급 스파이를 심는 것이었다. 그 후 차츰 양안(兩岸) 간 인적(人的) 교류가 자유로워지면서 스파이는 학생과 일반 시민으로도 확대됐다. 이와 함께 정보기술의 발달로 페이스북 같은 SNS와 유튜브, 인터넷 등을 이용한 심리전(心理戰) 양상도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는 타이완의 지방자치단체별, 정당별로 정교하게 설계된 공작이 이뤄지고 있다.
 
  9월 27일 자 타이완 《연합보》에 따르면 타이완 국방부 군정국(軍情局) 부국장이었던 웡옌칭(翁衍慶)은 《중공정보조직과 간첩활동》이란 저서에서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최신 통일전선전술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웡은 중국이 ‘타이완의 각 현시(縣市)별 공작은 구별’해 처리해야 하며[區別對待] ‘국민당과 민진당은 대응방법이 달라야’ 한다[藍綠有別]는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對타이완 友惠정책
 
  우선 무소속인 커원저(柯文哲)의 타이베이 정부에 대해서는 양안 간의 정치·지식인 포럼인 ‘쌍성논단(雙城論壇)’을 통해 탄력적인 왕래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웡옌칭에 따르면, 중국은 9·2공식(九二共識·타이완과 중국이 구두로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인식하며 양안 관계는 국가 관계가 아니라는 1992년의 발표)의 구호인 ‘양안일가친(兩岸一家親)’에 찬성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자매결연 같은 방법으로 취업이나 유학 같은 교류를 확대해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기본적인 통전공작의 이 프레임에는 무소속은 물론 국민당 소속 지자체장들도 포함된다.
 
  다음으로는 중국에 친화적인 국민당이 집권하고 있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원래의 통일전선전술을 강화하는 반면, 타이완 독립에 상대적으로 기운 민진당에 대해서는 압력을 가하거나 중국이 주는 경제적 이익에서 소외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타이완에 대한 통일전선전술을 구체화하기 위해 중국의 타이완 관련 부서인 국무원대만판공실(國台辦)은 올해 2월 28일 31항의 대(對)타이완 우혜(友惠)정책을 발표했다. 타이완 기업과 개인에게 중국과 동등한 혜택과 대우를 부여해 양안 관계를 촉진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서 특이할 만한 점은 중국이 타이완의 집권 당국을 우회해 직접 혜택을 부여할 대상을 선택해 중국인에 준해 차별 없이 대우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타이완인의 본토 사용 신분증인 태포증(台胞證)도 중국인의 공민증(公民證)과 똑같이 디자인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마오쩌둥 존경하는 타이베이 시장
 
친공 성향의 타이베이 시장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으로 2018 지방선거에서 재선(再選)에 성공한 커원저는 무소속이지만 그 내면은 사실상 공산주의자나 다름없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2013년 마오쩌둥(毛澤東)이 머물렀던 옌안(延安)을 방문, “공산군이 어떻게 국민당을 격퇴했는지를 학습해 오히려 중국 공산당보다도 공산당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마오쩌둥의 대장정(大長征)을 흠모해 옌안을 묘사한 판화 그림을 사무실에 걸어놓고 있을 정도다.
 
  국립타이완대를 나온 의사 출신인 커원저는 지방선거 기간 가짜 학술논문 시비에도 휘말렸다. 2000년에 국제학술지에 에크모(ECMO·Extra 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즉 체외막산소공급(體外幕酸素供給) 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타이완에서는 법률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뇌사자(腦死者) 장기(臟器)이식 사례를 케이스로 게재한 것이다. 타이완 매체들은 그의 논문이 가짜라면서 그에게 ‘거짓말쟁이(liar) 커’ ‘커라이얼(柯萊兒)’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10월 초 타이완 교수협회와 의사연맹, 중국 인권에 관심 있는 타이완연맹(台灣關懷中國人權聯盟) 등 여러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에크모 시술을 알고 있는 커원저가 중국의 불법 장기이식과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격렬하게 그를 규탄했다. 그들은 “중국 당국의 파룬궁 신자 장기 적출에 타이완의 의사 출신 시장이 관련돼 있다. 이는 ‘타이완의 수치’”라고까지 주장했다.
 
  에크모는 환자의 심폐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 순환기기능을 보조하는 기구를 부착하는 것으로 신선한 장기를 적출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첨단 의료기술이다.
 
  시민단체들은 “커원저가 2008년 장기 불법 적출 혐의가 있는 중국의 의사들과 촬영한 단체사진이 부정할 수 없는 증거이며, 중국에서 실종된 타이완의 여러 상인이 장기 적출의 피해자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로서, 타이베이 시장으로서, 떳떳하다면 중국에 18차례나 가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밝혀야 하며, 중국의 장기 적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커원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앞서 2018년 9월 민진당 소속 타이베이 시의원인 왕스젠(王世堅)은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을 조롱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초대형 목마를 가지고 시의회에 출석했다. 목마의 배 부분에는 오성홍기를, 머리에는 커원저의 사진을 붙이고 나온 것이다. 중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커 시장은 공산당이 타이완에 심은 ‘트로이 목마’라는 조롱의 의미였다.
 
  왕스젠은 “커 시장이 타이완의 정체성(正體性)은 물론 국가 관념도 없으며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중국의 허벅지만 끌어안으려 한다”면서 “마잉주(馬英九·전 타이베이 시장·총통 역임)만 해도 말을 가려서 하는데 당신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타이완 독립을 추구하는 세력들도 커원저가 사안마다 ‘중국 공산당의 대변인’이나 다름없는 입장을 표명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9월 초 타이베이 시의회에 출석한 커원저는 2020도쿄올림픽에 타이완의 이름으로 참가하는 이른바 둥아오정밍(東奧正名)에 대해 “대륙은 반드시 이를 저지할 것이며 타이완에 대한 대륙의 압력은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타이완 독립파들은 “커원저가 하필이면 ‘중국’ 대신 ‘대륙’이란 표현을 사용한 저의는 무엇인가? 대륙이라 함은 아시아 대륙인가? 유럽인가 미주 대륙인가? 이는 중국 공산당을 도와 타이완을 협박하는 것 아닌가? 타이완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없는가”라며 분개했다.
 
 
  2018 지방선거 스타 한궈위도 統戰 산물?
 
타이완 제2 도시 가오슝 시장으로 당선된 한궈위. 사진=뉴시스
  2018 타이완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압승한 것을 두고 현지에서는 ‘뤼디볜란톈(綠地變藍天)’이란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 민진당을 상징하는 녹색 지역이 국민당을 나타내는 파란색 판도 일색으로 돌변했다는 의미다.
 
  국민당 소속의 가오슝(高雄) 시장 후보 한궈위(韓國瑜)의 돌풍, 즉 한류(韓流)가 타이완 전 지역으로 들불처럼 번지면서 국민당이 대승을 거뒀다.
 
  중국은 친중(親中) 성향이 강한 국민당을 지원하기 위해 사이버 댓글부대인 쥐모공창(巨魔工廠)을 선거 전부터 가동했다. 2015년 말 인민해방군이 기술정탐, 전자대항, 심리전 수행 목적으로 설립한 사이버군에다 민간 댓글부대인 우마오당(五毛黨)까지 동원해 PTT, 라인(LINE),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선거민심 교란을 펼쳤다.
 
  이에 대해 11월 5일 옌더파(嚴德發) 타이완 국방부장은 “중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하는 것처럼 2018년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2020년 총통 선거까지 염두에 두고 중국이 사이버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완 당국은 중국이 2017년 12월 25일부터 장후바이샤오성(江湖百曉生)이란 유튜브 계정을 통해 900건의 가짜뉴스 영상을 올렸으며, 무소속의 커원저는 물론 한궈위와 관련된 뉴스의 트래픽 또한 중국의 공작으로 폭증했다고 덧붙였다.
 
  한궈위는 중국이 조직적으로 자신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는 정부 여당의 공세에 대해 색깔론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유세에서 자신은 이념과는 관계가 없으며 오로지 낙후된 가오슝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위해서는 마잉주 총통 시절 대륙과 발표한 9·2공식을 인정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오슝은 산과 물, 공항, 항만이 갖춰진 천혜의 관광지로 중국이든 동남아든 관광객을 최대한 유치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중국 측에는 중국 관광객 루커(陸客) 유치를 위한 양안공작소조(兩岸工作小組) 구성을 제안했다.
 
  9·2공식 인정만이 타이완의 살길이라고 선전해 온 중국 측은 반색했다. 그가 당선되자마자 중국은 관광시찰단을 대거 가오슝에 파견했다. 이미 여러 여행사는 한궈위가 집중 유세를 펼친 지역을 묶은 ‘한류(韓流)’ 테마상품을 내놓고 있다.
 
 
  타이완 양대 도시 모두 親中 시장
 
  한궈위는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이긴 하지만 개인의 정치철학은 철저히 실사구시적(實事求是的)이다. 그는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가오슝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중국을 포함해 타이완 밖으로 나간 10개의 첨단 기업들을 가오슝으로 불러들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미 여러 곳이 투자 의사를 밝혔다. 특히 당선 직후 타이완의 최대 거부인 폭스콘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과 3시간 동안이나 전화통화를 해 가오슝 공장 설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슝은 민진당의 20년 아성(牙城)이다. 그는 “가오슝 시민이 민진당에 표를 줘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민진당이 가오슝 시민의 부모라도 되는가?”라는 직설적인 화법과 “정치는 타이베이에 주고 가오슝을 포함한 타이완 남부는 경제 살리기가 최선”이라며 유권자들을 설득해 승리를 얻었다.
 
  한궈위는 중국이 당선되기를 바랐던 국민당 후보이지만, 그의 경제정책만을 보면 중국으로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양안 간 인적 교류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중국의 이익이지만 그의 기업정책이 중국에 진출한 타이완 기업의 본섬 회귀 효과를 불러와 중국 내 외자(外資)기업 탈출 붐에 일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국민당 소속보다도 훨씬 친중적인 색채를 보이는 타이베이 시장 커원저, 그리고 국민당이긴 하지만 개인 성향은 다소 무색무취한 한궈위의 가오슝 시장 당선으로 타이완 남북을 대표하는 도시 수장들의 반중(反中) 가능성을 제거했다. 또 중국과의 완전한 결별 선언과 함께 타이완 독립을 주창한 제3의 정치세력 시러다오연맹(喜樂島聯盟)의 기세도 잠재우는 효과를 거뒀다.
 
 
  타이완 忠烈堂에 모셔진 중국군 少將
 
타이완에 군사기밀을 넘겨주었다가 처형된 류롄쿤 중국군 소장. 사진=유튜브 캡처
  타이완 지방선거에서 집권민진당이 대패함으로써 중국이 당장 무력(武力)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2020년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친중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타이완의 총통선거는 양안 간 군사위기가 어김없이 고조되는 행사였다. 그때마다 불꽃 튀는 첩보전이 벌어졌었다. 이는 1962년 발생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만큼이나 드라마틱했다.
 
  독립의 조짐이 보이는 타이완의 정치이벤트는 중국으로서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태도를 가질 만큼 민감하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타이완에서 최초로 민선으로 당선된 1996년 선거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중국은 정예부대를 푸젠 연안에 배치하고 대량의 시신운반 포대도 준비했다. 실탄사격과 함께 잠수함까지 동원해 외도(外島)를 점령하고 군사훈련을 실제 타이완 침공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무력시위를 벌였다.
 
  리덩후이는 이 같은 중국인민해방군의 군사작전계획을 파악해 치밀한 전비태세를 확립하는 한편 이 정보를 미국에도 알렸다. 이에 따라 미국은 사상 최초로 태평양의 인디펜던스와 페르시아만의 니미츠 두 개 항공모함 전단(戰團)을 타이완 해협에 파견해 중국을 강력하게 견제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력충돌을 우려해 군사계획을 내부적으로 수정했다. 미사일은 타이완 본섬을 넘어가도록 발사하지 않으며 전투기와 군함은 해협중간선을 넘지 않고 외도를 점령하지 않는다는 3불(不) 원칙을 세운 것이다.
 
  그런데 리덩후이 총통이 불안한 민심을 잠재운다며 공개석상에서 “중국이 발사하는 미사일은 공포탄(空砲彈)”이라고 말했다. 리덩후이의 발언에 놀란 중국정보당국은 대대적으로 내부 조사를 벌여 중국인민해방군 총후근부(병참) 처장인 류롄쿤(劉連昆) 소장 등 200여 명을 색출했다. 이 가운데 30여 명이 수감됐고 류롄쿤은 1999년에 사형에 처해졌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류롄쿤은 1989년 천안문사태 무력진압 당시 학생들에게 동정을 표시해 진급이 좌절된 뒤 환멸을 느껴 1992년부터 타이완 군정국에 중국의 러시아 전투기와 대공(對空)미사일 구매동향, 21세기 인민해방군의 군사전략 중점을 논의한 1993년 중앙군사위원회 문건 등 각종 기밀을 제공했다. 타이완군은 그에게 소장 계급을 부여했다.
 
  군사기밀 누설 혐의가 드러나 중국에서 사형당한 그를 기리기 위해 타이완은 국방부 산하 군정국의 다이리(戴笠)기념관 3층 충렬당(忠烈堂)에 그의 위패(位牌)를 모시고 있다. 충렬당은 타이완 정보요원이 해외에 파견될 때 제사를 지내고 천우신조(天佑神助)를 기원하는 곳이다.
 
 
  美人計에 넘어간 타이완군 장성
 
미인계에 넘어가 중국에 전자전 관련 정보를 넘겨준 뤄셴저 타이완군 소장. 사진=유튜브 캡처
  리덩후이의 실언으로 운명을 맞이한 류롄쿤의 사례와 가장 비슷한 것이 장쩌민(江澤民)이 “건국 이래 가장 엄중한 간첩사건”이라고 했던 류광즈(劉廣智) 소장 사건이다. 인민해방군 공군 소장인 동시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였던 류광즈는 타이완 기업가로 위장한 군정국 대령 리윈푸 등 타이완 정보요원 36명과 함께 체포됐다.
 
  공군 부참모장과 지휘학원장 등을 역임한 류광즈는 수호이 27·수호이 30 등의 배치 현황과 방공미사일 체계를 타이완에 누설해 왔다. 2003년 천수이볜(陳水扁)은 유세 도중 공개적으로 대륙연해 600km에 걸쳐 496기의 미사일이 배치됐으며, 장시(江西)와 푸젠(福建), 광둥(廣東)에 구체적으로 몇 기씩 배치됐는지 정확한 숫자를 상세하게 밝혔다. 그 바람에 중국정보당국이 정보 제공자 색출에 나섰던 것이다.
 
  국공내전 시기 상하이를 무대로 한 첩보전을 그린 영화 〈색계(色戒)〉를 연상케 하는 중국의 대(對)타이완 공작도 치열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부터 중국국가안전부의 동남아소조에 포섭돼 타이완-미국 간 군사네트워크 프로젝트인 보성계획(博勝案)을 중국에 넘긴 타이완 육군 소장 뤄셴저(羅賢哲) 사건이다. 타이완 언론들에 따르면 타이완 국군의 통신전자정보처장인 뤄셴저는 태국 무관(武官) 시절 중국의 미인계(美人計)에 넘어갔다. 그는 사생활(私生活)이 담긴 영상을 폭로하겠다는 중국의 협박을 받고 군의 통신지휘체계, 중국의 군사정보를 미국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중국 측에 넘겨오다 발각됐다. 뤄는 중국의 해외주재 무관으로부터 미화(美貨)를 받아오다 미국 FBI에 꼬리를 밟혔다. 그는 타이완 군 당국에 이첩돼 2011년 구속, 재판을 받고 무기수(無期囚)로 복역 중이다.
 
  근래 발생한 중국의 대타이완 군사간첩사건의 특징은 첨단무기체계와 관련이 있다. 지난 2017년 5월에는 타이완 육군의 최전방인 마주(馬祖)방위지휘부 부사령관인 셰자캉(謝嘉康) 소장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타이완 《연합보》는 셰 소장이 패트리어트3와 슝펑(雄風)-2E 순항미사일의 배치현황을 중국에 누설해 타이완-미국 간 군사협력에 큰 타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유학생 간첩사건
 
2017년 3월 적발된 중국 유학생 간첩 저우훙쉬 일당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행위는 중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2017년 3월 발생한 중국유학생 간첩사건으로 타이완은 발칵 뒤집혔다. 국립타이완정치대학을 졸업한 중국 유학생 저우훙쉬(周泓旭)와 이들에게 포섭된 타이완 청년 등 모두 다섯 명이 체포됐다.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저우훙쉬는 중국의 타이완 관련 부처인 궈타이반(國台辦)의 지령을 받고 중국의 통일전선전술에 따라 친중・반타이완 활동을 하기 위해 성화비밀소조(星火秘密小組)를 조직했다. 성화(星火)라는 표현은 마오쩌둥이 남긴 말로 ‘작은 불꽃이 드넓은 평원을 사른다(星星之火 可以燎原)’는 의미다. 작은 거점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여 종국에는 전체를 점령한다는 공산주의 유격전술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저우훙쉬는 중국이 타이완에 만든 타이완민주자치동맹이란 조직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현직과 퇴역 군인, 외교관, 공무원 등을 상대로 정보수집과 사상침투 공작을 벌였고, 이런 자신들의 활동을 ‘성화T계획(星火T計劃)’이라 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신규회원 영입, 정보수집, 교류, 회합, 토론 등의 세부적인 활동에 점수를 부여해 상당한 포상금도 지급했다.
 
  저우훙쉬와 그 조직원들은 재판 과정에서 “양안의 평화통일을 위하고 타이완에 생존의 길을 열어준 것뿐”이라면서 “타이완 독립주의자들의 근본 없는 행위를 따르기보다는 정정당당한 중국인이 되려 하는 것이 무슨 죄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담하게 중국 공산당을 대변하는 발언은 타이완 사회를 놀라게 했다.
 
  타이완 사회는 현재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사상적 내전을 치르고 있다. 타이완을 작은 불꽃으로 불사를 평원에 비유한 중국 유학생 저우훙쉬가 타이완의 법원에서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은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다. 최전방인 진먼다오부터 수도 타이베이는 물론이고 전역에서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내걸고 친중발언을 하는 것은 이제 다반사다.
 
 
  兩岸 교류 확대 후 간첩사건 급증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전술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1979년 중국의 개혁개방 당시 전인대에 제출된 〈타이완 동포에게 고하는 글(告台灣同胞書)〉에 삼통(三通, 通郵·通航·通商)의 개념이 언급된 이래 교류 확대로 사회 각 계층 침투를 통한 통전이 가속화됐다.
 
  삼통은 타이완의 진먼(金門), 마주(馬祖), 펑후(澎湖)제도와 중국 푸젠성의 샤먼, 푸저우 등과 제한적으로 직항을 허용한 소삼통(小三通)에서 시작해 마잉주 총통 시절인 2008년 12월 15일부터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해상・항공・우편 교류인 대삼통(大三通)으로 확대됐다.
 
  이후 중국인들이 타이완으로 물밀 듯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국 관광객을 의미하는 루커(陸客), 유학생을 지칭하는 루성(陸生), 취업 여성을 의미하는 루메이(陸妹) 같은 표현들은 삼통의 확대에 따라 생겨난 것들이다. 그 수가 너무 많아 타이완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은 군사기구와 핵심 행정부처 관련 사항 외에는 힘에 부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3월 13일 타이완 《자유시보》에 따르면 타이완의 정보당국은 타이완에서 암약하고 있는 중국의 간첩이 최소한 5000명 이상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가안전국은 2002년부터 15년 동안 발생한 60건의 간첩사건 중, 마잉주의 대삼통이 본격 실시된 2009년을 기준으로 이전 8년간 18건인 데 반해 이후 7년 동안에는 42건으로 집계돼 양안 교류 확대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8 타이완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함으로써 9・2공식과 경기부양을 위한 양안 교류 확대를 희구하는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국의 통일전선전술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총통선거가 있는 오는 2020년까지 타이완은 보이지 않는 중국의 침투(Infiltration)에 더욱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을 향해 끊임없이 무력 침공설을 흘려온 중국으로서는 이때 친중 정권을 세워야 하는 입장인 데다, 중국을 압도적인 무력으로 견제하며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미국의 대선도 2020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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