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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왜 테러집단 IS 조직원들은 턱수염을 기를까?

덥수룩한 얼굴 수염과 테러집단 IS의 상관관계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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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교에서 수염을 기르라는 강제조항 없어 …
⊙ 테러집단 IS, 면도한 남성들 감금하고 살해 협박
⊙ 이라크 내 IS, 점령지의 모든 남성에게 수염 기르라고 명령해
⊙ 스웨덴의 수염 동호회원들, 현지 경찰이 IS 조직원으로 오인하기도
  턱과 뺨을 덮는 덥수룩한 수염. 푸근한 인상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집단 IS의 이야기다. 프랑스 니스에서 테러를 저지른 테러범, 프랑스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 신문사를 공격한 테러범, 벨기에 공항을 공격한 테러범, 시리아의 IS 조직원들. 이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남성이며 얼굴에 수염을 길렀다는 점이다.
 
  특히 니스에서 트럭으로 군중에게 돌진한 테러범,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Mohamed Lahouaiej Bouhlel)은 여권사진에선 수염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테러 직전 트럭을 몰고 다니며 촬영한 사진에는 턱수염이 있었다.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프랑스 풍자전문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를 공격한 쿠아치(Kouachi) 형제와 벨기에 공항 테러범, 엘 바크라위(El Bakraoui) 형제도 모두 턱수염이 난 상태였다.
 
  왜 IS의 조직원들과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조직원 대부분이 수염을 기르고 있는 것일까. 수염의 풍성한 정도가 IS 조직내 서열을 의미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IS내 고위 직급자들은 하나같이 풍성한 수염을 자랑한다. IS의 수장인 아부 알바그다디(Abu al-Baghdadi)의 수염이 대표적이다. 그는 IS의 수장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풍성한 수염을 만천하에 보여줬다.
 
 
  수염은 권장사항일 뿐, 강제성은 없어 …
 
IS에 가담한 한 조직원의 긴 턱수염. 사진=구글
  IS 조직원들의 수염은 콧수염보다는 뺨과 턱을 중심으로 난 턱수염(beard)이다. 이 수염은 그 모양과 길이로 볼 때 정돈되지 않은 거친 수염 본연의 모양이다. 마치 야생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포식자, 사자의 갈기를 연상케 한다.
 
  중동과 유럽의 전문매체인 〈인터내셔널 인터레스트(International Interest)〉의 편집장이자 중동전문가인 사미 함디(Sami Hamdi)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왜 IS 조직원들 대다수가 수염을 기르고 있습니까.
 
  “IS의 수염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슬람교에서는 남성들이 턱수염을 기르는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콧수염은 정돈(trim)하되, 턱수염은 그냥 기르는 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 그럼 ‘남자는 수염을 기르라’는 지침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쓰여 있나요.
 
  “코란에는 없지만 알라신의 메시아(Prophet)인 마호메트(Muhammad)가 남자는 수염을 기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답변을 토대로 기자가 마호메트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를 뒤져보니, 수염이나 털과 연관된 내용이 여럿 있었다. 용모(dress)와 관련된 장, Sahih al-Bukhari 5893을 보면 신의 전달자 마호메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콧수염은 짧게 자르고, 턱수염은 그대로 두어라.(Cut the moustaches short and leave the beard as it is)” 이외에 털과 관련된 구절 중에는 ‘인간의 몸에서 나는 모든 털에는 성적 불순함(sexual impurity)이 숨어 있으니 털과 피부를 깨끗이 씻어라’는 구절이다. 또 마호메트(Prophet)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음모(陰毛, pubic hair)를 제거했다고 쓰여 있다.
 
IS의 한 동영상에 등장한 턱수염을 기른 남성.
  — 마호메트가 수염을 기르라고 할 때는 특정한 이유가 있었나요. 왜 기르라고 했습니까.
 
  “수염을 기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권장(recommended)사항일 뿐이지 반드시 하라는 강령(compulsory)은 아닙니다. 그런데 IS는 극단주의적으로 이슬람교를 신봉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수염을 기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 다른 이유는 없나요.
 
  “역사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무슬림은 과거 쿠라이시(Quraish) 때 전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전투에서 이슬람 신자인 무슬림들은 모두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비무슬림이었던 사람들은 콧수염만 기르고 턱수염은 깎았습니다.”
 
  — 그럼 당시 턱수염과 콧수염이 일종의 피아식별 요소였던 거군요.
 
  “당시 전투에서는 그런 역할을 했던 셈이죠. 피아식별을 위한 지침이었을 뿐입니다. 이게 지금까지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현재 테러집단 IS는 수염을 기르는 목적 중 하나로 자신들의 강인함과 우월성을 표출하기 위해서도 기르는 것입니다. 이런 수염은 과거 산속에서 러시아와 전투를 벌였던 체첸 공화국의 전사들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체첸의 전사들처럼 IS도 야성적이고 강한 전사들이라는 식으로 표출하는 겁니다.”
 
IS의 수장인 아부 알바그다디는 풍성한 수염. 수염의 길이와 직급은 무관하다고 한다. 사진=동영상 캡처
  — IS는 일종의 심리적 요인으로 수염을 기르라고 강요하는 거군요.
 
  “맞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우월함과 강함을 표출하려는 속셈이죠.”
 
  — 그렇다면 수염을 기른 사람을 경찰이나 정보기관에서 잠재적 테러범 등으로 분류하고 감시해야 할까요.
 
  “수염을 길렀다는 이유만으론 범죄자로 치부해선 안 되겠죠. IS와 관계없는 일반 무슬림들 중에도 턱수염을 기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단순히 수염과 테러를 연관짓는 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발생한 일부 테러는 수염을 기르지 않은 자들이 저지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 IS 조직 내에선 수염의 길이가 해당 인사의 직급과 힘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대다수의 IS 조직원들의 수염이 긴 것은 맞지만 수염의 길이와 직급은 무관하다고 봅니다”.
 
《샤를리 에브도》를 공격한 테러범, 쿠아치 형제의 턱에 수염이 나있다.
  — IS가 아닌 일반 무슬림들에게 수염의 길이와 직급에 연관성이 있나요.
 
  “무슬림 중에는 수염이 없지만 유명한 무슬림도 있습니다. 유명한 코란 암송가인 압둘바싯 압둘사마드(Abdulbasit Abdul Samad)라는 사람은 턱수염이 없습니다.”
 
  — IS 조직원 중 만약 수염이 잘 나지 않는 남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수염을 계속 기르도록 할 거 같습니다.”
 
  테러집단 IS에서는 무슬림 남성이 수염을 기르지 않는 것은 부도덕(Immoral)한 것으로 여긴다. 이 때문에 IS에 가담한 모든 남성은 턱수염을 길게 기르고 있다. 조직원 간에도 국적이 달라 수염의 색과 풍성한 정도 등이 제각각이다. 한때 IS는 조직 내에서 수염을 깎은 남성들을 3개월간 감금하고 면도를 다시 할 경우에는 참형에 처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IS의 규율을 어기고 면도한 조직원들을 일종의 본보기 형식으로 처벌한 셈이다. 이 내용이 영국의 매체 《미러(Mirror)》 등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앞서 인터뷰한 사미 함디 씨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슬람교에서 수염을 기르라는 명령은 없다. 이를 반증하는 것은 중앙아시아권 국가의 무슬림들이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는 무슬림이 많은데, 남성 신자들 중 수염을 기르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만약 무슬림에서 수염을 기르는 것에 강제성이 있다면 모두 수염을 길러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즉 IS 조직원들 사이에서 남성이 수염을 기르는 것은 IS만의 특수성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비합리적인 강제조항이 다수 있다는 게 기자의 중동취재원 옴라니(Omrani) 씨의 전언이다. IS는 남성의 몸에 달라붙는 스키니 청바지를 착용하면 안 된다는 강제조항이 IS 내부적으로는 있다고 알려졌다. 이는 IS 조직원은 물론 IS가 점령한 지역 내에 거주하는 남성들에게도 해당되며 이를 어길 시 감금이나 사형을 당한다.
 
 
  IS 조직원 생존성 위해 수염 기르라 지시해
 
IS로 오인받은 스웨덴의 한 수염 동호회 모습. 사진=구글
  IS는 이 수염을 요긴하게 활용하기도 하는데 바로 기만술이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imes)〉에 따르면 IS는 이라크의 모술(Mosul)을 점령한 뒤 해당 지역 내 모든 남성들에게 면도하지 말고 수염을 기르라고 명령했다. 이는 유사 시 생존성 때문이었다. 전장에서 IS가 수세에 몰려 연합군의 지상군에 포위될 경우 현지의 모든 남성이 수염을 기르고 있어 누가 진짜 IS 조직원인지 헷갈리게 한다는 것이다. 마치 월남전 당시 베트콩과 민간인이 모두 사복을 입고 있어 누가 진짜 베트콩인지 분간할 수 없었던 것과 유사한 전술이다.
 
  이렇게 모든 남성에게 수염을 강제적으로 기르게 하는 IS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수염을 기르는 것을 즐기는 남성 동호회원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모임을 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동호회의 마크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쓰여진 깃발이었다. 동호회원들은 이 깃발을 들고 모임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기에 수염을 기른 남성들이 IS의 깃발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모습을 본 현지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들은 이들을 체포하려고 했다. 나중에 이들이 수염을 기르는 동호회원들인 것을 알고 풀어 줬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영국의 《인디펜던트》에 실리기도 했다.
 
  중동 취재원인 옴라니 씨에게도 연락을 취해 테러집단 IS와 수염에 대해 문의해 봤다. 그는 시리아 등을 직접 방문해 IS와 직접 전장에서 싸우는 쿠르드족 민병대원(YPG)과 몇 주간 함께 생활한 바 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이슬람교에서 수염은 강제성이 없는 권장사항입니다. 이렇게 강제성이 없는 권장지침을 이슬람교에서는 ‘머스타하브(Mustahabb)’라고 칭합니다. 수염은 이 권장사항에 속합니다. 그런데 테러집단 IS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IS만의 교리가 있습니다. 가장 강력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슬람교를 해석합니다. 이런 예로 게이(gay)와 같은 동성애자들을 인정하지 않고 반대합니다.”
 
  기자가 옴라니 씨가 말한 Mustahabb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권장’이라는 뜻의 Recommended로 해석됐다. 결국 IS는 자신들의 전장 생존성과 적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 주고자 수염을 강제적으로 기르게 하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종교적 명분은 핑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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