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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 소식

‘애리조나 가을리그’ 개막, 미래의 ‘MLB 스타’는 누구?

글 : 이상희  월간조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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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메이저리그 입성 노리는 충암고 출신의 문찬종
⊙ 뉴욕 양키스 산체스는 지난 10월 메이저리그 데뷔
⊙ 올해 애리조나 가을리그에는 유난히 포수 출신이 많아 관심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AFL에 참가한 문찬종(맨 앞줄)이 경기 전 팀 동료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치르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즌이 캔자스시티의 우승과 함께 11월 초에 막을 내렸다. 2015 시즌을 끝낸 선수들은 휴식과 개인운동을 병행하는 오프시즌(Off season)에 돌입해 긴 동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를 향해 뛰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시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는 빅리그로 가는 등용문으로 통한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의 마이너리그 선수들 중 최고의 기량을 갖춘 유망주들만 참가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우뚝 선 클레이튼 커쇼(27·LA 다저스)와 게릿 콜(25·피츠버그) 그리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24·LA 에인절스)과 브라이스 하퍼(23·워싱턴) 모두 AFL 출신이다. 때문에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AFL 출전은 곧 빅리그 진출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AFL에 참가했던 선수들 중 기자가 인터뷰했던 코리 시거(21·LA 다저스), 그랙 버드(23·뉴욕 양키스), 아치 브래들리(23·애리조나), 맷 레이놀즈(25·뉴욕 메츠)는 예상대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기쁨을 맛봤다. 캔자스시티 유격수 라울 몬데시(20)는 월드시리즈 무대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최초의 선수라는 이색적인 기록도 남겼다. 이 중 유격수 시거와 1루수 버드는 빅리그 데뷔 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내년부터 소속팀의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리그 데뷔 후 LA 다저스의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시거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도 지금껏 내가 해 온 야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대응했다”며 빅리그에 데뷔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시거는 총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7, 4홈런 17타점의 호성적을 올렸다. 수비부담이 큰 그의 포지션(유격수)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이에 시거는 “운이 좋았다”며 “빅리그에 데뷔한 올해는 성적에 구애 받지 않고 빅리그 무대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1992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창설한 AFL에는 올해도 다수의 유망주들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빅리그 전체 30개 구단에서 유망주들을 선별, 총 6개 팀으로 나눠 리그를 펼친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위치한 야구장을 찾은 것은 11월 첫째 주였다. 당시 이곳의 온도는 섭씨 28도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의 눈빛은 이보다 더 뜨거웠다. 빅리그에 대한 열망은 물론 자신들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다수의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방문한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AFL 유일한 ‘한국선수’ 문찬종
 
LA 다저스의 새로운 스타가 된 유격수 코리 시거. 지난해 AFL에서 뛰었던 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문찬종(24·휴스턴)은 한국인 마이너리그 선수 중 유일하게 올 AFL에 참가했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연착륙한 투수 이대은(26·지바롯데)이 2012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AFL에 참가한 이후 한국선수로는 처음이다.
 
  문찬종은 충암고 출신으로 2010년 휴스턴에 입단했다. 그는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내야의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재주가 많다. 발도 빠르고 스위치 타자(Switch-hitter)라는 장점도 있다. 주루센스도 뛰어나다. 때문에 문찬종은 아시아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유틸리티 플레이어(Utility player)를 꿈꾸고 있다.
 
  문찬종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규시즌 중 AFL 참가자로 선발됐다는 통보를 받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그래서 감독에게 ‘정말이냐’는 질문을 백 번도 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너리그 동료였던 호세 알투베(25)는 트리플 A도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벌써 스타가 됐다. 2012년에 입단한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21)도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했다”며 “한때는 나보다 앞서간 그들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했지만 이제는 나도 ‘그들과 함께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찬종은 올해 휴스턴 산하 더블 A팀에서 정규시즌을 치렀고 타율 0.272, 4홈런 29타점 22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문찬종은 올 시즌 트리플 A에서도 뛰었다. 그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이너리그 최상위 리그인 트리플 A도 경험했다”며 “팀에서 인정하고 발탁해 준 만큼 올 AF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에는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거포’ 게리 산체스의 등장
 
  앞서 언급한 뉴욕 양키스 1루수 그랙 버드(23)는 지난해 AFL 총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6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AFL 홈런왕은 물론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버드는 지난해 기자에게 “내년에 어떤 리그에서 뛰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즐기고 싶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성적이나 빅리그 데뷔처럼 좋은 결과도 따라오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 시즌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 A에서 시즌을 맞은 버드는 지난 8월 중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버드는 총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11홈런 3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몫했다. 약 4경기마다 홈런을 쏘아 올린 그의 장타율은 0.529나 돼 차세대 빅리그 거포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AFL에 버드가 있었다면 올해는 게리 산체스(23)라는 새로운 거포가 등장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포수로 2009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산체스는 지난 10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2경기에 대타로 출전한 그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쳐 아직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산체스는 11월 초 기준 올 AFL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9, 6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내년 시즌을 벼르고 있다. 장타율은 무려 0.750이나 된다. AFL 첫째 주 ‘최고의 타자’는 물론 AFL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산체스는 마치 ‘마이너리그는 더 이상 내가 뛸 곳이 아니다’라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지난해 AFL 홈런왕 버드가 26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에 비해 산체스는 단 13경기만에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부상 등의 이변이 없는 한 2015 AFL 홈런왕은 산체스가 차지할 전망이다. 그는 기자가 경기장을 찾은 날도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를 주도했다.
 
 
  다수의 포수 유망주가 참석한 2015 AFL
 
  올 AFL의 특징 중의 하나는 다수의 포수 유망주가 참가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구단의 대주주였던 웨인 셀저(Seltzer)는 과거 기자에게 “주변에 야구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포수를 시켜라.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빅리그에 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는 이어 “손자도 야구를 해서 포수로 뛸 것을 권했지만 ‘죽어도 투수를 하겠다’며 말을 듣지 않는다”며 웃었다.
 
  포수는 야구의 9개 포지션 중 가장 힘든 자리다.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 내 앉아 있어야 하니 체력소모가 큰 것은 물론 부상위험도 높다. 때문에 한국은 물론 미국도 갈수록 포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층이 두꺼운 다른 포지션에 비해 경쟁이 덜하다는 이점이 있다.
 
  류현진(28)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첫 관문인 NLDS(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2승 3패로 패해 탈락했다. 다수의 미국 현지언론들은 다저스의 패배원인 중 하나로 주전포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다저스가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버스터 포지(28·세인트루이스), 야디어 몰리나(33·세인트루이스), 살바도르 페레즈(25·캔자스시티)처럼 건강하고 유능한 포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배우’로 더 유명한 다저스 포수
 
다저스 포수 유망주 카일 파머.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할리우드 영화배우’로 통한다.
  올 AFL에 참가한 다저스 포수 유망주 카일 파머(25)는 장차 다저스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인물로 손꼽힌다.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한 파머는 아마추어 시절 유격수였지만 프로진출 후 포수로 전향했다. 중앙 내야수를 소화할 수 있는 스피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어깨와 투수 리드만큼은 기존의 포수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수로 전향한 파머는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는 다저스 산하 더블 A에서 뛰었다. 지난 7월에는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게임(Futures Game)’에도 출전하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파머는 마이너리그 3년 통산 타율이 0.300일 만큼 공격력이 좋다. 지난해까지 0.302였던 도루저지율도 올해는 0.417로 좋아졌다.
 
  파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나를 공격형 포수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나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포수가 되고 싶지 않다. 수비력도 공격력만큼이나 좋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그래서 AFL 기간 동안 2루 송구 등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파머는 야구선수들 사이에서 ‘할리우드 영화배우’로 통한다. 과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에 카메오(Cameo) 출연을 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파머는 기자에게 “과거 그 영화를 내가 살았던 애틀랜타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촬영했는데 우연한 기회를 통해 출연하게 됐다”며 “주인공이 처음으로 미식축구 연습을 하는 장면에 출연했는데 기합 소리만 크게 질렀을 뿐 특별한 대사는 없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파머에게 ‘언제쯤 빅리그에 가고 싶냐’고 묻자 그는 “메이저리그는 내가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내년에라도 빅리그에 가고 싶다. 하지만 이는 코칭스태프가 판단할 일이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나를 빅리그 선수로 선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빠르면 내년 늦어도 2017년에는 파머가 다저스의 주전포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을 기억하는 피츠버그 포수 맥과이어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 미국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던 피츠버그 포수 유망주 맥과이어.
  강정호(28)의 소속팀 피츠버그도 올해 와일드카드(Wild Card)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시카고 컵스에 패해 탈락했다. 피츠버그 또한 주전포수였던 러셀 마틴(32)이 올 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토론토로 이적하는 바람에 포수 전력이 약했다. 그러나 유망주 리즈 맥과이어(20)가 있어 위안이 된다.
 
  맥과이어는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4번)에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은 236만 달러(약 27억원). 포수가 투수 위주로 선발되는 1라운드에서 지명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맥과이어의 가치를 알 수 있다.
 
  맥과이어는 2012년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 미국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고교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 본 외국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고 생소했다. 하지만 대회 관계자들이나 호텔 등에서 만났던 한국인들은 매우 친절하고 좋았다”며 “당시에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한국을 경험해 볼 기회가 없었다. 훗날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한국에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필라델피아 스카우트는 기자에게 “맥과이어는 비교적 선수층이 얇은 포수라는 이점도 있지만 투수 리드와 포구 능력 그리고 어깨가 좋다”며 “타격만 뒷받침되면 샌프란시스코 주전포수 포지션처럼 빅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당사자인 맥과이어는 기자에게 “선수 층이 얇다고 무조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멀리 보지 않고 내게 주어진 것들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한걸음씩 발전하다 보면 빅리그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포수 찬스 시스코(20)도 눈여겨볼 재목이다. 2013년 볼티모어에 입단한 그는 올해 더블 A에서 뛰었을 만큼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이너리그 3년 통산 타율이 0.326일 만큼 뛰어난 타격실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도루저지율(0.253)이 낮고 2루 송구에 약점을 보이는 등 수비력은 아직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
 
  시스코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내 약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약점을 파악하고 있는 이상 올 AFL에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약점을 최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들의 무대인 AFL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감격스럽고 특별한 일이다. 이곳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배워서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시내티 大器晩成형 투수 트레비에소
 
  우완정통파 투수 유망주 닉 트레비에소(21)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4번)에서 신시내티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27승 17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마이너리그 싱글 A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성장세가 더디다. 1라운드에 지명된 투수 유망주들이 평균 2~3년 안에 빅리그에 데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트레비에소는 올 AFL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1월 초 기준 AFL 3경기에 선발등판해 총 12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실점만 허용했다. 반면 삼진은 13개나 잡았다.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트레비에소는 AFL 둘째 주 ‘최고의 투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평균자책점도 1.50으로 뛰어나다.
 
  트레비에소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구단에서 요구했던 것들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이곳 AFL에서 그동안 노력한 것에 대한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트레비에소는 이어 “올 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빅리그 투수들에게 변화구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다”며 “나 또한 멀지 않은 시간 내에 빅리그에 올라가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AFL에 참가한 투수들 중 휴스턴 좌완투수 브라이언 홈스(24)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3라운드에서 휴스턴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홈스는 비록 후순위에서 지명됐지만 좌완투수라는 장점을 살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는 휴스턴 산하 더블 A까지 승격했다.
 
  홈스의 속구 스피드는 140km대로 빠르지 않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이 돋보인다. 홈스는 올 AFL에서 11월 초 기준 총 4경기에 선발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0.82의 호투를 펼치고 있다. 총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해 관계자들로부터 ‘내년에 메이저리그 데뷔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 대항마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팩스턴
 
메이저리그 시애틀 투수로 AFL에 참가한 제임스 팩스턴. 그는 한때 류현진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지만 불과 3년 만에 계륵으로 전락했다.
  AFL에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실전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해 참가하는 선수들도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좌완투수 제임스 팩스턴(27)도 그런 경우다.
 
  캐나다 출신으로 2010년 시애틀에 입단한 팩스턴은 좌완투수로는 드물게 150km대의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보유한 투수였다. 시애틀 구단은 2012년 겨울 다수의 메이저리그 팀들이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을 펼칠 때 이를 관망하는 입장이었다. 유망주 팩스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팩스턴은 류현진과 같은 해인 2013년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 해 총 4경기에 선발등판한 팩스턴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며 류현진 영입에 뛰어들지 않은 시애틀의 판단이 맞다는 걸 성적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팩스턴은 이후 어깨와 팔꿈치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올해도 단 13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3.90에 그쳤다. 빅리그 3년 통산 성적도 12승 8패뿐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애틀 관계자는 기자에게 “팩스턴이 이렇게 될지 몰랐다”며 “우리도 류현진 영입 경쟁에 참가했어야 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팩스턴은 잦은 부상으로 구속도 떨어졌고 때문에 다른 팀으로의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AFL 성적도 11월 초 기준 총 5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부진하다. 한때 류현진의 대항마였던 팩스턴이 불과 3년 만에 계륵으로 전락한 것이다.
 
 
  최지만과 시애틀 1루수 경쟁 펼치는 D. J. 피터슨
 
  2010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시애틀에 입단한 1루수 최지만(24)은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가 유력했다. 하지만 그는 올 스프링캠프 첫 시범경기에서 상대팀 주자와 충돌해 발목뼈가 부러지고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빅리그 데뷔는 물거품이 됐고 시즌 대부분을 재활에만 몰두해야 했다.
 
  최지만이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2번)에서 시애틀에 지명된 1루수 D. J. 피터슨(24)은 꾸준하게 성장했다. 그의 마이너리그 3년 통산 타율은 0.273으로 최지만의 0.302보다 못하다. 하지만 장타율은 0.480으로 최지만(0.481)과 비슷하다. 특히 홈런은 3년 통산 51개를 쏘아 올린 피터슨이 최지만의 5년 통산 35개를 앞섰다.
 
  피터슨은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FL에서 뛰게 된 만큼 작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올해는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최지만은 지난 8월 시애틀 산하 트리플 A팀에 합류했고, 그곳에서 총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1홈런 16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최지만은 지난 10월 초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건너가 그곳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부상 때문에 부족했던 실전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남보다 빨리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 따르면 “확실한 1루수가 없는 시애틀은 올 겨울 외부에서 새로운 1루수를 영입하지 않는 한 내년에는 최지만과 피터슨이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주전 1루수를 팀 내에서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지만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지 타인과의 경쟁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빅리그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올 겨울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 메츠의 1루수 유망주 도미닉 스미스(20)도 올 AFL을 통해 차세대 빅리그 거포로 주목 받고 있다.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1번으로 지명된 그는 260만 달러(약 29억6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에 진출했다. 스미스는 11월 초 기준 AFL에서 타율 0.385, 1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무려 0.564나 된다. 스미스가 뉴욕 메츠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는 이유다.
 
  스미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올 AFL에 참가한 선수들 중 분명히 내년에 빅리그에 데뷔할 선수들이 나올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가능성을 믿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선을 다한다면 불가능은 없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규정 실험하는 AFL
 
  AFL은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기 전 이를 실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2013년에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위해 비디오 판독을 실험했고, 지난해에는 경기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투수의 투구시간 제한규정을 실험했다. 비디오 판독은 2014년부터 메이저리그에 적용됐고, 투구시간 제한 규정은 올해부터 마이너리그 더블 A와 트리플 A 경기에 도입했다. 한국프로야구(KBO)도 지난해부터 위 규정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올 AFL에서는 주자의 수비방해 금지 규정을 실험하고 있다. 이는 강정호와 루벤 테하다(26·뉴욕 메츠)가 올해 메이저리그 경기 중 상대팀 주자와 충돌해 부상을 당하자 수비수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기자가 경기장을 찾은 날도 2루를 향해 뛰던 주자가 수비수를 향해 거친 슬라이딩을 하자 심판은 지체 없이 아웃을 선언했다. 당시 유격수로 뛰었던 문찬종은 “어느 정도 주자의 수비방해 동작은 필요하다. 모두가 그렇게 한다. 하지만 가끔은 주자가 너무 거칠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선수보호 측면에서 규정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AFL은 11월 중순 올스타전을 치르고 11월 말에 단판승부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 뒤 막을 내린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올 AFL에 참가한 선수들 중 일부는 내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 중 누가 코리 시거와 그랙 버드처럼 새로운 빅리그 스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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