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점검 | 일본발 방사능 공포

르포 - 한때 가동중단 고리原電 1호기를 가다

“과학적 상상력 다 발휘해도 안전하다”

  •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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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원전사고 후, 고리원전 1호기에 ‘가동중단’ 요구 거세
⊙ 5주기 연속 OCTF(One Cycle Trouble Free·한 주기 무고장 안전운전) 달성
⊙ “미국 원전 설계수명(40년) 근거는 反독점법에 있다”
3월 1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3호기의 외곽건물 폭발 현장.
3월 11일 일본 센다이 동쪽 179km, 해저 20km 지점에서 규모 9.0의 지진이 있었다. 진앙 주변 10기(후쿠시마 원전 7기, 오나가와 원전 3기)는 지진을 감지하고 자동정지를 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뒤이어 쓰나미가 덮치면서 원전(原電) 비상발전실을 침수(沈水)시키는 바람에 원자로 냉각계통이 마비돼 후쿠시마 원전 1·2·3·4호기가 ‘수소(水素)폭발’했다. 방사성물질이 누출되고, 주민대피령이 내려지는 비상상황이었지만 일본 당국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를 지켜본 세계 각국에서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회의론(懷疑論)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부산변협, 4월 12일 가동중지 가처분신청
 
우리나라 최고(最古) 원전 고리 1호기는 2008년 1월 10년 연장을 승인받아 ‘계속운전’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3월 말 《동아일보》가 일반인 3000명을 대상으로 ‘원전 안전성’을 물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안전하지 않다”고 답변한 비율이 43.2%나 됐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1호기가 설계수명(40년) 만료 이후 10년 연장운전 허가를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사고가 났기 때문에 설계수명(30년)이 끝나고 2008년 1월 9일 국내 최초로 ‘계속운전’ 중인 고리원전 1호기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고리원전 1호기 가동을 중지하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부산변협은 3월 말부터 시민 원고인단을 모집해 소송대리인단을 구성하고, 4월 12일 오전 부산지법에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자는 4월 11일, 고리원전 1호기가 있는 부산 기장군으로 향했다. 울산공항에서 차를 타고 울산-해운대 간 14번 국도를 50여 분 달리자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나왔다. 이곳은 우리나라 원전 설비용량의 17.6%, 국내 총 발전량의 5.55%(2010년 기준)를 맡고 있는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의 발상지’다.
 
  원전은 ‘국가중요시설’이다. 국가중요시설이란, 공항·항만·원자력발전소 등과 같이 위해(危害)세력의 공격으로 인해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되었을 때 국가 경제와 안보 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시설 가운데 국가정보원장이 지정하는 국가보안목표시설을 말한다. 따라서 출입을 위해서는 철저한 신분확인이 필요하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간 기자는 물론 동행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본사 직원조차 수분을 기다린 끝에 출입허가가 떨어졌다.
 
 
  세 번 검토, 두 번 확인, 한 번 조작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미(美) 웨스팅하우스사(社)가 제작한 것으로, 원자로형은 가압경수로형(加壓輕水爐型·PWR)이다. 1971년 11월에 착공해 1977년 6월에 최초임계도달(발전소에서 핵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킨 시점)을 한 다음, 각종 시험을 거쳐 1978년 4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1호기의 시설용량은 58만7000kW다. 이는 전체 고리원자력본부 발전량의 18.7%, 우리 원자력 발전량의 3.2%, 국내 총 발전량의 1.04%다. 1일 전력매출은 약 5억5000만원이다.
 
  고리원전 1호기 실내로 들어서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려는데 청원경찰이 앞을 막았다. 그는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카메라는 반입금지”라며 “맡기고 들어가라”고 요구했다. 보안 문제도 있고, 플래시가 터지면 빛에 민감한 기계설비가 오(誤)작동을 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지갑과 수첩을 제외한 소지품을 맡겨야 했다.
 
  원전 내부로 진입하는 문앞마다 노란색 귀마개가 들어 있는 캡슐이 설치돼 있는데, ‘윙~윙’거리는 기계소음이 매우 시끄럽기 때문에 ‘안전규칙’에 따라 꼭 착용해야 한다. 주(主)제어실로 가는 길에 주발전기를 지나는데 ‘비전문가’의 눈에 비친 내부 모습은 ‘노후화’한 발전소가 아니었다. 최재석 고리본부 과장은 “2005년에 주발전기를 교체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설비가 교체되거나 보강됐다”고 말했다.
 
  발전소 주제어실은 현장을 조종하고 감시하는 곳으로 안전설계제어반, 원자로제어반, 터빈제어반, 환기설비제어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세 번 검토, 두 번 확인, 한 번 조작’이라는 문구였다. 그만큼 운용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근무자들과 얘기를 하기 위해 몇 걸음을 옮겼더니 노란 선이 바닥에 그어져 있었다.
 
  이종면 1호기 발전5부장은 “근무자가 아니면 경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며 “옐로 존(Yellow Zone)은 발전부장의 허가를 받아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옐로 존을 지나면 기기 주변에 빨간 선이 그어져 있는데 ‘레드 존(Red Zone)’으로 기기운용 담당자 외에는 접근이 불가한 구역이다.
 
  이 부장은 “계속운전 승인을 받은 것은 모든 성능기준과 안전기준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리원전 1호기는 5주기 연속 OCTF(One Cycle Trouble Free·한 주기 무고장 안전운전)를 달성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기계든 1787일을 밤낮 가리지 않고 돌리면 고장이 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고리원전 1호기는 2005년 5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고장도 없었습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상업가동 이후 국내 원전 최다인 10회의 OCTF를 기록한 곳으로, 원전운영 능력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노후화된 설비와 부품은 교체
 
고리 1호기 주제어실에는‘세 번 검토, 두 번 확인, 한 번 조작’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고리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 추진작업은 2005년 3월에 시작해 약 2년10개월이 걸렸다. 1년3개월 동안 이뤄진 안전성 평가는 한수원, 한전 전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이 참여해 ▲주기적(週期的) 안전성(11개 분야·54개 항목·3023쪽) ▲주요기기 수명(5개 분야 58개 항목·1882쪽) ▲방사선 환경영향(539쪽) 등을 평가해 교과부에 제출했다.
 
  평가서를 넘겨받은 교과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함께 총 3회에 걸쳐 현장점검을 하고, 같은 시기에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와 일본의 원자력안전기반기구도 ‘국제기관 심사협력’에 참여했다. 2007년 7월에는 IAEA 전문가 7명이 2주간 정밀점검을 했다. 결과는 ‘국제기준 만족’으로 ‘계속운전기간’ 10년의 운영허가를 받았다. 즉 고리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은 사업자인 한수원이 임의로 결정한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기관이 방대한 자료와 실증(實證)을 토대로 내린 결론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한수원 설비기술처 김낙상 차장은 “미국의 설계수명이 40년인 근거는 반(反)독점법에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경제력 집중 방지’와 ‘공정한 경쟁의 기회 및 시장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위해 ‘반독점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와 달리 미국의 원전은 민간기업이 운영하는데, 이들에게 장기간의 허가를 내주는 것은 일종의 ‘특혜’로 ‘반독점법’에 위배됩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기 때문에 회수할 수 있는 기간도 보장을 해 줘야 합니다. 그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 ‘40년’입니다. 노후화된 설비와 부품은 교체해 주면 되므로 사실상 설계수명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설비의 ‘안전성’ 검증 문제는 더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다. 고리원전 1호기의 경우, 상업운전 초기에 고장정지 건수가 많았지만, 계속운전 운영허가 취득 전후부터 안정된 운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수원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최근 16년간 고장정지가 발생한 해는 ‘1999년, 2002년, 2004년’으로 총 3건에 불과하다. 2011년 4월 것을 합쳐도 4건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지진, 쓰나미, 테러 등 예상 밖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와 능력 보유 여부를 알고 싶어한다.
 
 
  韓半島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발생 빈도는 日本의 1/1000
 
  먼저 지진의 경우, 일본보다 지리적 위치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3개 지각판의 경계에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유라시아판의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고, ‘규모 5.0’을 넘는 지진의 발생빈도는 일본의 100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규모는 1978년 속리산에서 발생한 것(5.2)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외 관련 법규에 따라 원전부지 반경 320km 이내에서 있었던 지진과 육·해상 단층을 조사한 최대지진값을 산정하고, 여기에다 안전여유도를 더해 내진(耐震)설계값을 결정한다. 발전소 바로 밑에서 지진이 났을 경우 고리원전 1호기를 비롯한 원전 21기는 규모 6.5, 현재 짓는 신고리 3·4호기는 규모 7.0의 내진설계값을 갖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서는 안전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라는 전제가 붙는 것이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월간조선》 3월호에서 “지진은 태풍처럼 예측 가능하고 ‘보고 맞는 주먹’이 아니라, ‘눈을 감고 맞는 주먹’”이라고 했다. ‘언제’ ‘어느’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다음은 ‘쓰나미에 대한 안전성 확보’ 문제다. 국내 원전부지의 높이는 1983년 아키타 지진(규모 7.7), 1993년 오쿠시리 지진(규모 7.8) 및 발생 가능 잠재지진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고리 1호기는 밀물 때를 감안해 쓰나미의 수위를 3.4m로 보고, 부지 높이를 5.8m로 결정했다. 하지만 처오름(3.75m)까지 고려, 높이 7.5m의 해수(海水) 방벽을 축조했다. 고리본부 이주현 차장은 “주요설비에 홍수방호(防護) 기능을 보강하고, 쓰나미 발생 시 대응절차 보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비등수형 원자로(沸騰水型原子爐·BWR)는 핵분열 반응으로 나오는 열에 의해 원자로 내부에서 직접 생성되는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원자로와 터빈이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원자로에서 발생한 수소가 외부 공기와 만나서 폭발하고, 전원상실 상태에서 냉각수가 증발해 노심용해(爐心鎔解)가 일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원전 21기는 모두 증기발생기가 있는 원자로를 채택했다. 가압경수로형(PWR) 17기, 가압중수로형(PHWR)이 4기다. 이 둘은 원자로 형태만 다르고, 나머지 구조는 같다. 원자로와 기체가 증기발생기를 경계로 분리돼 있어 원자로의 수소와 공기는 만날 수 없고, 수소제거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수소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심용해 문제에 대해서 한수원 측은 “가압경수로는 전원이 차단돼도 냉각수의 자연순환이 이뤄지는 구조”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인터뷰] 鄭永翼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 본부장
 
  “安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정영익 고리본부장.
  정영익(鄭永翼) 본부장은 1981년 한국전력에 입사하고 나서, OECD 산하 NEA(원자력기구), 한수원 품질보증실장, 건설처장 등을 거치며 30년 동안 원자력발전 업무를 맡아 왔다.
 
  ―일본 원전사고 발생 후, 우리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제기되는 지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먼저 우리나라의 원전설비 자체의 안전성은 UAE 수출로서 증명됐고, 발전소 운영능력도 뛰어나다. 지난 30년 동안의 가동률과 고장정지 건수 등의 지표가 ‘최고’임을 말해 준다. 또한 원전의 설계기준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그걸 만들기 위해 100년 이상의 각종 기상·지질·해양환경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정한다. 지금까지 제기된 지적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한 다음 대책을 세우겠다.”
 
  ―사람들이 고리 1호기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연장운행’ 때문이다.
 
  “고리 1호기를 ‘계속운전’하기 전에 주요설비와 부품을 교체했다. 전기발생기, 터빈발전기, 각종 전력계통 등을 교체하고, 보완하고, 신설했다. 인체로 따지면 주요 장기와 혈관을 다 바꾼 것이다. 기술기준도 보다 엄격한 최신 기준을 적용해 ‘새 발전소’나 마찬가지다. 고리 1호기의 고장정지 건수는 1978년 상업가동 이후 초기 7~8년에 집중돼 있고, 그 뒤 연평균 1~2차례 있었지만 2005년부터는 ‘0’이다.
 
  ―인적자원 수준은 어떤가.
 
  “우리 직원들의 수준은 발전소의 지표가 말해 준다. 운영실적을 말할 때 인용하는 지표가 ‘이용률’인데,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고리본부의 경우 2010년에 95.7%를 기록했다. 2009년 세계평균이 76%로 약 20%포인트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본부장으로서 ‘안전’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안전 최우선’이다. 원전건설 및 운영에서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건 우리 정부·한수원·본부의 신념이고 철학이다. 국내 최대 원전산업단지를 운영하는 고리 본부장으로서 이번 일본원전 사고와 고장정지를 교훈 삼아 더 완벽하고 안전한 발전소를 만들겠다.”⊙
 
  고리 1호기, 약 6년 만에 고장정지 발생
 
  “보조급수 펌프 구동방식에는 ‘전기(電氣)’방식과 ‘증기(蒸氣)’방식이 있습니다. 전기구동 방식은 원전에 쓰나미가 덮쳐 외부전력이 끊겼을 경우 2대씩 설치된 비상디젤발전기(EDG)가 10초 이내에 자동 가동돼 전원을 공급합니다. 이마저도 가동불능이 되면 대체디젤발전기(AAC-DG)를 수동투입해 전원을 공급하는데, 운전연료를 보충하면 계속운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내 모든 원전은 이 시설이 지상 1층에 있어 쓰나미에 침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 증기터빈 방식을 이용하는데, 증기발생기에서 증기가 ‘생산되는 한’, 보조급수 펌프를 계속 가동할 수 있습니다. 고리원전을 비롯한 모든 곳에 갖추고 있어, 쓰나미가 오더라도 ‘최소한’ 일본과 같은 ‘최악(最惡)’의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리 1호기가 4월 12일 오후 8시46분쯤, 전원공급 계통 내 인입(引入)차단기의 고장으로 가동을 멈추자 불안은 폭발 일보직전까지 가고 말았다. 환경운동 단체들이 진상공개를 요구하는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신청’을 부산지법에 낸 장준동(張俊棟) 부산변협회장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부는 안전성 검토 보고서를 낱낱이 공개해 고리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국민이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리본부 측은 “접촉저항 증가에 따른 과열로 차단기가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집에 비유하면 두꺼비집이 나간 것으로, 대체발전시설을 가동할 사안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고리본부는 “몇 시간이면 교체가 가능한 고장”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번 고장정지는 전기계통의 단순한 문제로, 차단기를 교체하면 정상가동이 가능합니다. 자동차로 따지면 엔진오일이 떨어진 겁니다. 우리가 차량을 운행할 때 엔진오일이 떨어졌다고 해서 ‘사고’라고 부르지 않듯이 차단기 손상도 마찬가지입니다.”
 
 
  5중방벽 국내원전, 미사일 공격엔 뚫린다?
 
F4 팬텀기(27t)를 시속 800㎞로 콘크리트벽(두께 365cm)에 충돌시킨 결과, 비행기 운동에너지의 96%는 기체(機體) 파괴에 소진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10년간 원전고장으로 인한 가동중단은 총 89건이다. 여기서 고리 1호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3%가 안돼 통계상으로는 매우 양호하지만, 사소한 고장이라도 ‘원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람들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수원은 “원전은 안전에 관해 매우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심지어 발전소 가동과 관계없는 송전선이 끊어져도 자동으로 가동중단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건은 3일 동안 고장원인을 정밀파악해 이런 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對)테러 방호능력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월초, 《조선일보》는 “5중방벽 국내원전, 미사일 공격엔 뚫린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항공기가 충돌해도 뚫리지 않지만 미사일 공격에는 콘크리트가 깨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사일 충격흡수가 가능한 특수콘크리트로 감싸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고리본부 이주현 차장은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은 전시(戰時)를 의미하기 때문에 한수원 측에서 답변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진은 원전 방벽의 일부. 손가락 굵기의 강선 55개를 꼬아 만든 261개의 두꺼운 강선이 그물처럼 펼쳐져 있어 무게 150t인 보잉 707기가 시속 370km의 속도로 충돌해도 원자로는 안전하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는 테러나 외부충격에 이상이 없도록 설계됐는데, 격납건물은 ‘5중방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은 두께 120cm의 강화철근 콘크리트로 덮여 있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국내 원전 격납건물에 대한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로는 무게 150t인 보잉 707기가 초속 103m(시속 370km)의 속도로 격납건물에 충돌했을 경우를 구조해석(구조물 실제 제작 때 설계자가 예상했던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 가장 불리한 상황에서도 안전한가를 검증하는 일) 모델로 정밀분석한 결과 28m² 정도의 부분 파괴가 일어나지만, 두께 120cm 이상인 격납건물의 콘크리트 내부에 그물형으로 얽힌 철근이 항공기가 관통하는 것을 막아 원자로 노심을 파손시키는 위험한 상황은 초래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미국에서는 팬텀기 충돌실험이 있었다. 1988년,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는 F4 팬텀기(27t)를 시속 800km로 콘크리트벽(두께 365cm)에 충돌시켰다. 이 실험은 일본 원자력발전소가 원전 방벽이 비행기의 충돌에 버티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샌디아 연구소 측에 의뢰한 연구였다. 실험 결과 비행기 운동에너지의 약 96%는 비행기 파괴에 작용했고, 콘크리트벽은 최대 5cm 깊이의 파손을 입는 데 그쳤다. 한수원 측은 “실험에 사용된 콘크리트벽이 원전 외벽보다 두껍다”면서 “우리 원전 외벽도 손가락 굵기의 강선 55개를 꼬아 만든 261개의 두꺼운 강선이 그물처럼 펼쳐져 있어 일부 깨지는 데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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