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렌즈는 가성비, 수입 렌즈는 코팅 기술력 좋아 선명도 뛰어나”
⊙ “중장년층은 가볍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티타늄형 안경과 콤비네이션형 안경 선호”
⊙ “검안, 피팅(Fitting) 비용 명시 필요, 안경사들의 노동·기술력 대우받아야”
⊙ “렌즈는 1~2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
⊙ “‘근시 억제, 노안 교정’ 부문에서 획기적 렌즈 개발한다면 국산 렌즈도 글로벌 경쟁력 생길 것”(수입 렌즈 기업 관계자)
⊙ “블루라이트 차단, 시력에 직접적인 영향 주지 않아”(김효진 백석대 교수)
⊙ “중장년층은 가볍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티타늄형 안경과 콤비네이션형 안경 선호”
⊙ “검안, 피팅(Fitting) 비용 명시 필요, 안경사들의 노동·기술력 대우받아야”
⊙ “렌즈는 1~2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
⊙ “‘근시 억제, 노안 교정’ 부문에서 획기적 렌즈 개발한다면 국산 렌즈도 글로벌 경쟁력 생길 것”(수입 렌즈 기업 관계자)
⊙ “블루라이트 차단, 시력에 직접적인 영향 주지 않아”(김효진 백석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안경은 16세기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1538~1593년)이 쓴 ‘학봉안경’이다. 조선 시대 당시 안경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었다. 그래서 본인보다 ‘지위가 높거나’ ‘연장자’ 앞에서는 안경을 쓰지 못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안경을 쓰는 것 또한 예법에 어긋난 것으로 보았다. 실록을 보면 “안경을 쓰고 조정에서 국사를 처결한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정조 23년·1799년 7월 10일)이라는 내용이 보인다. 조선 시대 최초로 안경을 착용한 정조(正祖)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안경을 벗었다고 한다.
오늘날 안경은 ‘항상 착용’하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대한안경사협회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실시한 ‘2023년 안경 사용실태 조사(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 대상)’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이 안경류를 착용한다고 한다. 안경 착용률 역시 1987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조사에서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중 시력 교정과 시력 보완을 위해 안경만 사용하는 사람은 51%, 콘택트렌즈만 사용하는 사람은 3%, 안경과 콘택트렌즈 모두 사용하는 사람은 20%로 나타났다. 안경 사용률(콘택트렌즈 겸용 포함)이 71%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안경의 구성 요소인 ‘안경테·렌즈의 특징과 종류’부터 ‘안경 구매 시 고려사항’ ‘글로벌 렌즈 기업이 말하는 렌즈’ ‘안경광학적 관점에서의 눈 관리법’ ‘안경사를 꿈꾸는 청년’과 ‘국산 안경 산업의 발전 방향성’까지 알아봤다.
“국산, 수입 렌즈보다 부족하지 않아”
렌즈 산업의 핵심인 안경 업계에서 현직 안경사들이 보는 안경의 현황은 어떨까. 지난 10월 4일 저녁 20년 동안 안경 업계에서 일해온 고영규(高永奎·41) 타르트옵티컬 홍대 직영점 점장을 만났다.
― 국산 안경 렌즈와 수입 안경 렌즈 기술력 차이가 큽니까.
“개인적으로 국산 안경 렌즈가 수입 안경 렌즈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술(광학)적 격차가 없는 건 아닙니다. 수입 안경 렌즈의 경우 저반사 코팅(눈부심 감소와 시인성 향상을 위한 기능성 코팅), 발수(撥水) 기능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눈의 피로를 줄이고, 오랜 사용에도 렌즈가 깨끗하게 유지됩니다. 또 개인의 생활 패턴에 따른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죠. 전반적인 코팅 기술력이 좋기 때문에 선명도 또한 뛰어납니다.”
―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도 기술적 차이가 있습니까.
“수입 안경 렌즈와 국산 안경 렌즈 간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 안경사로서 안경 렌즈를 권하는 기준이 있습니까.
“고객에 따라 다른데, 우선 시각적으로 예민한 분들이 있습니다. 안경 렌즈는 구조상 외곽 부분이 중심부에 비해 다소 왜곡됩니다. 국산 안경 착용 시 피로나 불편함을 자주 느꼈던 고객이라면 수입 안경 렌즈를 권하는 편입니다. 반면 국산 안경 렌즈에 만족하신다면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는 거죠. 저는 ‘가성비’도 안경 렌즈 선택 시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렌즈는 기본적으로 소모품이에요.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조건 고가(高價)의 수입 렌즈를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안경 렌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안경 한 개로 생활하거나 외부 활동이 잦은 고객이라면 그만큼 렌즈의 수명도 짧아져 자주 교체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렌즈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국산 렌즈가 가성비 측면에서 우수하단 말이군요.
“맞습니다. 국산 안경 렌즈는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시력이 비교적 양호하거나, 실내 생활이 주된 사람이라면, 수입(고가) 안경 렌즈의 기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렌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시력 상태와 생활 패턴입니다. 간단히 말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결정입니다.”
의료적 관점과 소비적 관점의 충돌
― 안경사가 권하는 안경 렌즈를 거부할 때도 있습니까.
“꽤 많습니다. 주로 검안(檢眼) 후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기본적으로 안경사들은 안경광학 이론과 검안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을 권합니다. 하지만 고객분들은 비용과 본인의 취향 등을 우선 따지죠. 최종 결정까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데, 안경사들의 의료적 관점과 고객들의 소비적 관점이 충돌하는 경우죠.”
― 안경사가 고가 안경 렌즈만을 권한다는 오해도 있겠네요.
“종종 있습니다. 처음 고객이 오셔서 검안할 때는 안경사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쓰기도 하던 분이 이후 상품을 권하는 과정에서는 ‘판매꾼’이라고도 하는…. 그럴 때 참 마음이 아픕니다. 안경사로서 고객의 상태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 드렸는데 결국 영업행위로 의심을 하는 거죠.”
― 역으로 고가 안경 렌즈만을 고집하는 고객은 없습니까.
“당연히 있죠. 그럴 때는 눈 상태에 따라 오히려 안경사가 구매를 권하지 않기도 합니다.”
― 안경원에 따라 선호하는 안경 렌즈 브랜드가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안경 렌즈 브랜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브랜드를 구비해 놓는데, 환경이 열악한 영세 안경원의 경우 구비 비용이 부담돼 대체로 저렴한 브랜드만 구비해 놓기도 합니다. 또한 안경사의 선호에 따라 일부 브랜드만을 추천하기도 하고요. 모든 안경원이 렌즈 공급에 있어 동일 조건을 적용받는 게 아니다 보니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차이는 있습니다.”
고 점장은 “안경사는 고객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객이 렌즈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입장이 확고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선호한다면 뜻에 따르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안경사는 의료기사면서 동시에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종인 만큼, “안경을 착용하는 고객의 자기만족까지 고려하는 것이 안경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 안경 렌즈를 ‘압축’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표현인가요.
“‘압축’한다기보다 굴절률(屈折率)에 차이를 주는 겁니다. 렌즈의 굴절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동일한 도수에서 렌즈는 더 얇아집니다. 반대로 굴절률이 낮은 렌즈는 도수가 올라갈수록 렌즈가 두꺼워지게 됩니다. 쉽게 말해 굴절률 1.50의 렌즈와 굴절률 1.74의 렌즈가 있다 할 때, 1.74 렌즈가 수치가 높잖아요? 같은 도수에서 훨씬 얇고 가벼운 렌즈란 뜻입니다. 이렇게 같은 도수의 렌즈임에도 훨씬 가볍고 얇으니 렌즈를 ‘압축’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도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굴절률이 높은 렌즈를 선택하면 안경의 무게와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착용감이 향상되지만 굴절률이 높아질수록 렌즈의 아베수(파장에 따른 굴절률 변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낮아져 색 수차(收差·빛 분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안경사가 추천하는 적정 굴절률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렌즈를 물리적으로 압축하는 것이 아니었네요.
“맞습니다. 고객의 이해를 돕고자 ‘압축한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높은 굴절률’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렌즈 굴절률이 있습니까.
“단순 안경 렌즈를 두고 명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고객의 눈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도근시 고객을 제외하고 1.60 굴절률 렌즈가 두께, 내구성, 아베수 등 균형이 적절한 편입니다. 저희 매장의 경우 1.60 굴절률 렌즈를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안경은 패션”
― 가장 이상적인 안경 렌즈 형태도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라운드형(원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경원을 찾는 고객을 보면 비율상 원시보다 고도근시인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고도근시는 대개 오목렌즈로 교정하는데, 오목렌즈는 구조상 외각이 가장 두껍고, 중심부로 갈수록 점점 얇아집니다. 안경 렌즈의 경우 가공되는 면적이 넓을수록 두께는 얇아지는데 가장 이상적인 모양이 라운드형이라고 봅니다. 의료적 관점에서는 라운드형이 적합하지만 착용은 고객이 하는 거라 디자인도 중요하죠.”
고 점장은 안경테의 형태를 총 7가지로 분류했다. 라운드(round·원형), 오벌(oval·타원형), 보스턴(Boston·세로 폭이 더 넓은 원형), 스퀘어(Square·각진 사각형), 웰링턴(Wellington·각지지 않고 세로 폭이 좀 더 넓은 사각형), 에비에이터(Aviator·파일럿 선글라스 형태), 투 브리지(Two-bridge·브리지가 두 개인 형태) 등이다. 그는 “이제 안경은 단순 시력 교정 도구가 아니다”라고 했다. 패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 안경테를 권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경우의 수가 정말 많습니다. 안경이 이제 패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의 경우 시력이 좋아도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경의 역할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거죠. 고객들의 이목구비를 고려하고, 추구하는 분위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고객의 직업적 특성까지 고려해 안경테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안경이 주는 분위기는 무궁무진(無窮無盡)합니다. 특정 형태의 안경테를 원하는 고객의 경우, 일정 범주 내에서 명확히 상품을 제시할 수 있어서 고객 만족도가 더욱 높은 편입니다.”
“젊은 층은 긱시크한 안경 선호”
고 점장은 ‘원형 안경테’는 전반적으로 사람의 인상을 순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고 ‘사각형 안경테’는 사람의 인상을 강하게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또 얼굴에는 계란형 얼굴, 각진 얼굴, 역삼각형 얼굴, 마름모형 얼굴, 긴 얼굴 등이 있는데, 고객이 본인의 얼굴형을 보완하거나 부각하는 것 중 어디에 초점을 두는지에 따라 추천하는 안경테도 달라진다고 했다. 고객의 직업군에 따라 안경테를 권하는 경우는 주로 영업직·전문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하금테(Brow-line·상단은 아세테이트, 하단은 금속으로 제작)형 안경의 경우 전문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선호되는 디자인이라고 했다. 그는 “안경테를 추천하는 공식은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추구하는 미(美)”라고 했다.
― 안경테 소재별 특징도 있습니까.
“안경테 소재는 크게 아세테이트, 티타늄, 콤비네이션(아세테이트와 티타늄을 합친 형태)이 있습니다. 아세테이트는 플라스틱에 가까운 소재입니다. 소재 특징상 광택(光澤)이 있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죠. 다만 열에 약하다 보니 사용 시 틀어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소재 특징상 빛바램이 일어날 수 있어 폴리싱(Polishing·연마 작업)과 같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티타늄은 매우 유연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금속입니다. 튼튼하지만 복원력이 높아 피팅(Fitting·안경 조정 작업)하기에는 다소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콤비네이션 소재의 경우 디자인적 요소에 집중하다 보니 안경 결합부 견고함이 다른 안경테 소재에 비해서 약한 편입니다.”
―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안경테도 있나요.
“저희 매장의 경우 젊은 층에게는 아넬형(아메리칸 보스턴 셰입 안경) 안경이 주력 상품이에요. 아세테이트 소재의 빈티지(Vintage·복고풍 디자인)한 매력이 큰 안경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습니다. 반면 중장년층의 경우, 가볍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안경을 선호하기에 티타늄형 안경과 세련된 콤비네이션형 안경을 많이 찾는 편입니다.”
― 올해 남녀 고객들이 가장 선호했던 안경테가 있습니까.
“안경 자체로는 남녀 구분이 크게 없습니다. 중성(中性)적인 아이템이에요. 올해는 긱시크(Geek chic·괴짜스럽지만 세련된 디자인) 안경이 유행했습니다.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유행 패션) 감성이 젊은 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안경사들의 노동·기술력은 빠져 있어”
― 안경사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입니까.
“저는 피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경을 고객의 두상에 맞춰 조정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단순 학습의 영역이 아닌 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저는 피팅이 하나의 ‘예술’이라고 봅니다. 피팅 능력은 안경사의 꽃입니다. 고가의 렌즈와 안경테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피팅되지 않은 안경은 착용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피팅 비용이 따로 있나요.
“원래 비용을 받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규정된 비용이 없죠. 피팅은 순수 안경사의 기술이지만 정작 피팅 비용을 받으면 고객들이 의아해합니다.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안경원의 경우 자영업의 형태라 자연스레 무료 서비스처럼 굳어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 피팅 비용을 청구하면 고객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피팅 비용을 청구한 안경원에 대한 나쁜 소문을 내기도 하죠.”
― 그렇다면 검안비, 렌즈 가공비도 고객들이 생각지 못하는 비용이겠네요.
“맞습니다. 병원에서는 검안만 받아도 진료비를 내잖아요. 하지만 안경원에서의 검안은 안경 구매를 위한 당연한 서비스로 봅니다. 렌즈 가공도 해당 브랜드에서 렌즈 수령 후 안경사들이 직접 합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안경과 렌즈 금액에 포함된 거로 여기는데, 사실 안경사들의 노동·기술력은 빠져 있는 겁니다.”
2021년 5월 14일 대한안경사협회가 작성한 〈전문기술에는 합당한 기술료 청구해야〉에 따르면 ‘안경사들의 공감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이슈가 바로 기술료 청구’다. 여기서 안경사협회는 “사실 업계에서는 기술료 책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되어 왔다”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가진 기술력은 타 직군에서 넘볼 수 없는 고유영역이자 아이덴티티인 만큼 그에 따른 합당한 기술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실제 소비자가 완성된 안경을 착용하기까지 전 과정에는 검안, 피팅, 가공 등 단계마다 안경사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선 안경사들은 기술료 이야기를 꺼내면 거부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많아 청구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안경사의 전문 기술이 공짜로 제공되어야 할 무상 서비스로 고착화되며 관습으로 자리 잡은 까닭이다.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임과 동시에 안경사들의 인식 변화와 협조가 절실한 문제다.
― 안경원에서 말하는 ‘할인’의 기준은 뭔가요.
“가격 경쟁입니다. 주변 안경원에서 할인하면 본인 안경원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말 그대로 안경원에서 할인은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저희처럼 브랜드명이 있거나 오직 일부 공간에서만 구매 가능한 안경이라면 가격경쟁력 유지가 되지만 대다수 안경원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고 점장은 “안경사로서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또 본인만의 광학(光學)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안경사의 매력이라고 했다. 덧붙여 “브랜드 안경의 안경사인 만큼 주변 안경원에 비해 나은 여건에서 근무하지만 소상공인 안경사들은 많이 힘들 것”이라며 “안경사의 기술력을 합리적으로 보장받고 대우받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손님이 또 손님을 데려오는 구조”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있는 일반 안경원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 11월 5일 ‘안경거리’로 유명한 대구광역시 북구에서 안경사로 30년을 근무한 김재철(金載哲·50) 안경사를 만났다. 그는 대구에서 평생 안경업에 종사한 지역 안경 산업의 산증인이다. 그에게 전반적인 고충을 물었다.
―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부담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가격 경쟁이지요. 같은 제품인데 A안경원, B안경원, C안경원 별 각각 다 다르게 판매가를 책정합니다.”
― 이유가 무엇입니까.
“안경원별로 제품 공급 조건이 달라 마진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공급 조건이 다른 이유가 있나요.
“안경원별로 계약 시점이 다르니까 조건도 다를 수밖에 없죠.”
― 주변 안경원과 소통해 판매가를 균일하게 형성하면 해결될 일 아닌가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 내 상품들은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가격이 비슷합니다. 파는 상품들과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네 안경원은 안경원별로 취급 상품(안경테·렌즈)이 다 달라요. 그러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안경을 사기 전 여러 안경원에 들러 가격 비교를 하게 되죠. 결과적으로 다수의 안경원이 저렴한 가격으로 홍보를 하게 되지요. 또한 담합(談合)을 하면 순간 매출은 오를 수 있어도 안경원 상권이 이 골목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결국 담합하면 가게 간 싸움이 상권 간 싸움으로 커져 더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 동네 안경원의 경우 손님이 제한적일 것 같은데요.
“그래서 입소문이 중요합니다. 손님이 손님을 또 데리고 오는 구조인데, 그러다 보니 경쟁력은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 안경사가 얼마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나’에 달려 있는 것이죠. 안경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 안경사로서 현재 안경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봅니까.
“현재 안경업은 출혈(出血) 경쟁의 형태입니다. 이러다 보니 안경사의 기술료(피팅·검안·렌즈 가공)도 보장받지 못하는 판국이 됐습니다. 또 안경원 간 가격 경쟁도 치열하니 안경원에서는 저렴한 상품 공급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과적으로 안경사로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이는 결국 안경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공멸(共滅)하는 거죠.”
― 바람직한 안경 업계의 모습은 무엇인지요.
“안경사의 실력으로 안경원이 소문나기를 바랍니다. 안경사는 본인만의 기술이 있지 않습니까. 단순 제품의 가격으로 가게가 유명해지는 것은 안경사로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으로 주목받고 성공해야 안경사라는 직업을 고객들이 진정으로 인정하고 신뢰해 주지 않을까요.”
구면 렌즈, 비구면 렌즈, 양면 비구면 렌즈
글로벌 렌즈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고객에게 안경 렌즈를 권할까. 지난 10월 8일 익명을 요청한 글로벌 안경 렌즈 브랜드 핵심 관계자를 만나 안경 렌즈별 특징과 선택법에 대해 물었다.
― 안경 렌즈는 어떻게 구분합니까.
“크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구면(球面) 렌즈’는 렌즈 표면의 곡률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기본적인 설계 방식입니다. 구면 렌즈는 제작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렌즈 주변부에서 시각적 왜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수가 높을수록 주변부 왜곡이 커져, 시야 왜곡이나 울렁임을 느끼기 쉽습니다.
‘비구면 렌즈’는 구면 렌즈에서 발생하는 구면 수차를 줄이기 위해 설계된 렌즈입니다. 렌즈의 곡률(曲率)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주변부에서 발생하는 시각적 왜곡을 크게 줄여줍니다. 비구면 렌즈는 구면 렌즈보다 더 넓고 선명한 시야를 제공합니다. 또 렌즈를 얇고 가볍게 만들어 외관상 자연스러운 효과를 줍니다. 특히 도수가 높은 렌즈에서도 두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양면 비구면 렌즈’는 비구면 렌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렌즈 설계입니다. 렌즈의 양면이 모두 비구면 구조로 설계돼 시각적 왜곡을 줄이는 동시에 더욱 균형 잡힌 시야를 제공합니다. 궁극적으로 비구면 렌즈보다 더 정밀한 시력 보정이 가능하죠. 렌즈의 두께를 더 얇게 만들면서도 왜곡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넓은 시야와 편안한 착용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렌즈입니다.”
― 어떤 기준으로 안경 렌즈를 선택해야 하나요.
“구면 렌즈는 도수가 낮거나 주변부 시야 왜곡이 민감하지 않은 고객에게 추천됩니다. 또 비구면 렌즈의 경우 도수가 비교적 높거나 얇은 두께의 렌즈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양면 비구면 렌즈의 경우 최고의 시각적 편안함을 원하거나 시야 왜곡에 민감한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입니다.”
― 비구면 렌즈와 양면 비구면 렌즈는 고객의 착용감이 핵심이군요.
“맞습니다.”
“新 렌즈 개발에만, 5년 이상 걸려”
― 렌즈 개발에는 시간이 얼마만큼 소요됩니까.
“렌즈 기술력 발전은 보통 5년 이상의 연구 개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새로운 소재의 개발, 제조 공정의 변화 등, 더 나은 설계를 도입하는 과정에 소모되는 시간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기술 혁신은 소비자들의 피드백, 신소재의 발견, 그리고 광학적 문제 해결이 결합되어 진행됩니다. 광학 기술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 추세나 안경 렌즈의 내구성, 경량화, 시각적 왜곡 최소화 등 핵심 부문은 여전히 시간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렌즈 기술력의 전폭적 향상은 단기적인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 안경 렌즈도 수명이 있나요.
“안경 렌즈는 공식적인 유통기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렌즈의 코팅이나 소재의 특성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크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데, 렌즈의 수명은 직사광선, 습기, 온도 변화, 먼지 노출 등과 같은 사용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에 1~2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마땅한 국산 렌즈 대기업이 없는 이유가 있습니까.
“한국에 대형 렌즈 제조사가 없는 이유는 시장 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경쟁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산 안경 렌즈의 수요가 꾸준했지만,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시력 교정술의 대중화, 그리고 중국산 저가(低價) 렌즈의 확산으로 인해 안경 렌즈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 수입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한국 렌즈 제조사들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 국산 렌즈 업체가 추구해야 할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 있나요.
“디지털 환경에 맞춘 근시 억제, 노안 교정과 같은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굳이 근시 억제, 노안 교정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습니까.
“최근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안 교정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다초점 렌즈의 시장도 꾸준히 확대될 겁니다. 또 어린이 근시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근시 억제 렌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의 디지털 기기 사용의 증가로 인해 눈 건강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고요. 특히 청광(블루라이트) 차단 렌즈와 같은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나안 시력 0.7 이하면 안경 착용해야”
밝은 눈을 꾸준히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동 때부터 관리를 하면 나이 들어서도 밝은 눈을 가질 수 있을까. 안경광학적 관점에서 올바른 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효진(金孝珍·49) 백석대 보건학부 안경광학과 교수이자 동(同) 대학 기독교전문대학원 옵토메트리학 교수를 만나 그의 의견을 들었다.
― 학동기(만 7~12세)의 경우 안경 착용이 권장되는 시점이 있습니까.
“나이가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나안(裸眼·맨눈) 시력이 0.7 미만이면 안경 착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 학동기에 시력 저하가 생기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근시는 주로 초등학교 입학 시기 전후로 많이 나타납니다. 근시가 가장 빨리 진행하는 시기도 만 7세부터 10세 전후로 봅니다. 근시가 시작되면 만 18세 전후가 될 때까지 진행됩니다.”
― 근시는 환경·유전적 요인이 큰가요.
“맞습니다. 환경적 요인의 경우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디지털 사용시간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즉 근거리 작업시간, 근거리 작업습관[쉬지 않고 오래 주시하거나 나쁜 자세, 어두운 조도(照度)], 야외 활동 부족, 성별에 따른 호르몬 변화, 부정확한 시력 교정 등이 이유가 됩니다. 부모가 근시인 경우 자녀도 근시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 시력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지 않으면 시력이 악화됩니까.
“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로 오랜 기간 지내다 보면 뇌에서 시각 정보를 인지하는 능력이 퇴화되어 흐릿한 상태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후에 안경을 착용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력을 갖지 못하게 되고 더 심해지면 약시나 사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안경은 물체의 상을 망막에 맺히게 돕는 기구로 근시나 원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시력 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력 관리 도구”라 강조했다. 또 “안경으로 얼굴이나 눈 모양이 바뀐다거나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빨리 나빠진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적절한 안경 착용 시기를 놓치면 시력이 발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 통한 시력 교정은 성인이 된 후에”
―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방법은 없습니까.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며 제때 적절한 교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안(眼)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근거리 작업 시 적절한 조명, 눈 운동, 눈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정기적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또 평소에 우리 눈이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시력에 좋다는 음식은 실제 효과가 있나요.
“시력에 좋다고 알려진 당근은 눈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시력에 좋다기보다는 황반변성과 같은 연령과 관련된 안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죠. 무엇보다도 이러한 음식들은 꾸준한 섭취가 중요합니다.”
― 블루라이트 차단이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되지는 않나요.
“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 안경 구매 시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꼭 필요하지는 않겠네요.
“맞습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착용하고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빛의 투과성이 낮아져 선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니터 등의 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극적인 효과는 아니더라도 피로감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 그렇다면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는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요.
“블루라이트는 빛을 산란(散亂)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에 입사(入射)되었을 때, 우리 눈은 초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눈이 빨리 피로해지고 눈부심 증상 등이 발생합니다. 주로 ‘시력 교정 수술 후, 백내장 수술 후’ 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는 시력 교정술(라식·라섹)에 대해서도 “수술을 통한 시력 교정의 경우 성인이 된 후에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수술 전 시력 상태, 안경 도수, 각막의 두께, 직업, 환경, 기타 안 질환 유무 등에 따라 결정한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야외 활동이 많은 직업이나 운동선수는 수술을 선호하지만, 각막의 두께가 너무 얇거나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라식 수술보다 안경 착용을 권장하는 식이다. 수술 후에도 콘택트렌즈, 안경 착용은 가능하다. 다만 “각막이 일반인보다 평평해졌기 때문에 렌즈 착용 시 만족도가 떨어지고 렌즈보다는 안경 착용을 권장한다”라고 했다.
“한국 안경사는 세계적 수준”
김 교수는 렌즈도 가공하고 검안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안경사는 우리나라 안경사의 강점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안과 수술을 전담하는 의사(Ophthalmologist), 안경 처방과 검안을 담당하는 검안의(Optometry doctor·Optometrist), 처방에 따른 렌즈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안경제조사(Dispenser) 총 3가지로 분류되어 있지만, 한국의 경우 7세 이상의 안경 도수 조정 및 처방을 위한 시력 검사와 가공 두 가지 작업을 안경사가 전담하는 구조라고 했다.
― 우리나라 안경사의 업무 범위가 정말 넓었던 거네요.
“맞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안경사’라는 표현은 미국 ‘안경사(Dispenser)’와 업무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겁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안경사를 두고 “시력 검사, 굴절 검사, 가공, 피팅 및 상품지식, 안과 질환, 콘택트렌즈까지 대학 교육에서 학습, 이론과 실기 역량까지 갖춘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시력 관리 전문가”라 평가했다. 또한 최근 “백석대 대학원 서울캠퍼스(방배동)에 옵토메트리(Optometry·검안) 석·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선진 옵토메트리 시스템을 갖춘 미국,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시과학(vision science) 연구도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 한국 안경사들은 고급 인력이었네요.
“외국 입장에서는 고급 인력이지요. 당일 검안부터 안경 수령까지 가능한 나라는 극히 드뭅니다. 미국만 보더라도 검안부터 안경 수령까지 평균 2주가 걸립니다.”
― 안경사도 의료 종사자로 분류됩니까.
“우리나라 안경사의 경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의료기사 등’으로 분류됩니다. 의료기사법상 ‘의료기사’는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임상병리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입니다. 이 외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및 안경사를 의료기사와 함께 묶어 ‘의료기사 등’으로 명시한 거죠.”
“병원이 더 우수한 검안 서비스 제공한다는 건 편견”
― 안경사는 처방권이 일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따지면 일부 연령대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현행 의료기사법상 ‘6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안경의 조제·판매와 콘택트렌즈의 판매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7세부터 안경사의 자체 시력 측정과 굴절 검사를 통한 안경 도수 처방이 가능합니다.”
― 병원이 더 전문적이지 않나요.
“병원에는 검안사가 있죠. 하지만 검안사도 안경원의 안경사와 똑같은 안경사면허증 소지자입니다. 굴절 이상의 도수 처방을 위해 병원이 더 우수한 검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봅니다. 병원에서 안경사는 안 질환 치료 전후 눈의 검안 업무를 담당합니다. 물론 안경 도수 처방을 위한 시력 검사와 굴절 검사도 시행하지만, 안경원은 근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의 도수 처방을 위해 보다 세밀한 자각적 굴절 검사와 시기능 검사를 시행합니다.”
― 안경사가 검안을 통해 다른 안 질환 등을 판단할 수도 있습니까.
“굴절 이상으로 안경원에 왔다면 검안을 통해 안경사가 조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안과를 권하는 거죠. 안경 착용으로 시력 교정이 향상되지 않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반드시 안과에 가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안경사가 다 구분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안 질환과 관련된 굉장한 지식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안경에도 스토리텔링 있어야”
MZ 세대로 분류되는 요즘 대학생들은 왜 안경사를 꿈꿀까. 정아라(丁아라·23)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 학생을 만났다.
― 안경사를 희망하는 이유가 있나요.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졌어요. 병원에 검안사로 취업하거나 열심히 돈을 모아 제 안경원을 차릴 수도 있습니다. 또 광학 기업에도 취업이 가능하죠.”
― 본인이 생각하는 안경사로서 신념이 있습니까.
“저는 고객을 대할 때 진실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솔한 자세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해도 고객의 지향점과 다르면 결국 무의미한 거 아닌가요.”
― MZ 세대 안경사는 과거 안경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MZ 안경사들은 기존 안경사들과 비교해 마케팅 역량에 있어 많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모든 제품이 ‘인간의 감성’ 중심으로 해석될 것이라 생각해요. 현재 렌즈 제조·가공의 경우 이미 상향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단순 기술력으로는 이제 호응을 얻지 못해요. 안경도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유입되는 젊은 안경사들이 더욱 선도해 나갈 부분이라고 봅니다.”
― 어떤 안경사가 되기를 희망하나요.
“눈은 정말 소중한 신체기관인데, 사람마다 예민함이 다 달라요. 그러다 보니 안경사가 되면 적어도 저를 거쳐가는 손님은 항상 편안한 시야와 함께 선명한 일상을 보내실 수 있도록 잘 도와드리고 싶어요. 훌륭한 안경사가 되도록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수출 4억1378만 달러, 수입 5억8970만 달러
산업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안광학 제품 수출입 현황은 어떨까.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 지난 11월 6일에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작성된 〈안광학사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수출(누계)은 총 4억1378만 달러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총 5억89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 비중은 콘택트렌즈(39.2%), 선글라스(16.1%), 안경테(13.4%) 순이었고, 수입 비중은 선글라스(26.9%), 콘택트렌즈(23.2%), 안경테(12.2%) 순이었다. 안경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23년 9월 6361만7000달러 → ‘24년 9월 5533만8000달러)했다. ‘20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대(對)중국 수출의 여파다.
선글라스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23년 9월 4873만6000달러 → ‘24년 9월 6670만 달러)했다. ‘23년까지 안경테보다 수출액이 적었으나, ‘24년 안경테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이 ‘24년 한국의 무역 구조 변화로 중국을 넘어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대미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것이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의 의견이다. 또 일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해 선글라스 수출 상위 3위국으로 부상한 점을 두고 “일본 수출 증가세 유지를 위해 일본 내 판로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콘택트렌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23년 9월 1억7344만5000달러 → ‘24년 9월 1억6229만9000달러)했다. 안경테와 마찬가지로 ‘21년 최대 수출(7436만6000달러) 달성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대중국 수출의 여파다. 전반적인 수출입 현황을 따졌을 때, 콘택트렌즈 부문을 제외하고는 수입 비중이 더 컸다.⊙
오늘날 안경은 ‘항상 착용’하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대한안경사협회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실시한 ‘2023년 안경 사용실태 조사(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 대상)’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이 안경류를 착용한다고 한다. 안경 착용률 역시 1987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조사에서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중 시력 교정과 시력 보완을 위해 안경만 사용하는 사람은 51%, 콘택트렌즈만 사용하는 사람은 3%, 안경과 콘택트렌즈 모두 사용하는 사람은 20%로 나타났다. 안경 사용률(콘택트렌즈 겸용 포함)이 71%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안경의 구성 요소인 ‘안경테·렌즈의 특징과 종류’부터 ‘안경 구매 시 고려사항’ ‘글로벌 렌즈 기업이 말하는 렌즈’ ‘안경광학적 관점에서의 눈 관리법’ ‘안경사를 꿈꾸는 청년’과 ‘국산 안경 산업의 발전 방향성’까지 알아봤다.
“국산, 수입 렌즈보다 부족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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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규 안경사는 타르트옵티컬 홍대 직영점 점장으로 근무 중이다. 사진=백재호 |
― 국산 안경 렌즈와 수입 안경 렌즈 기술력 차이가 큽니까.
“개인적으로 국산 안경 렌즈가 수입 안경 렌즈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술(광학)적 격차가 없는 건 아닙니다. 수입 안경 렌즈의 경우 저반사 코팅(눈부심 감소와 시인성 향상을 위한 기능성 코팅), 발수(撥水) 기능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눈의 피로를 줄이고, 오랜 사용에도 렌즈가 깨끗하게 유지됩니다. 또 개인의 생활 패턴에 따른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죠. 전반적인 코팅 기술력이 좋기 때문에 선명도 또한 뛰어납니다.”
―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도 기술적 차이가 있습니까.
“수입 안경 렌즈와 국산 안경 렌즈 간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 안경사로서 안경 렌즈를 권하는 기준이 있습니까.
“고객에 따라 다른데, 우선 시각적으로 예민한 분들이 있습니다. 안경 렌즈는 구조상 외곽 부분이 중심부에 비해 다소 왜곡됩니다. 국산 안경 착용 시 피로나 불편함을 자주 느꼈던 고객이라면 수입 안경 렌즈를 권하는 편입니다. 반면 국산 안경 렌즈에 만족하신다면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는 거죠. 저는 ‘가성비’도 안경 렌즈 선택 시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렌즈는 기본적으로 소모품이에요.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조건 고가(高價)의 수입 렌즈를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안경 렌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안경 한 개로 생활하거나 외부 활동이 잦은 고객이라면 그만큼 렌즈의 수명도 짧아져 자주 교체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렌즈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국산 렌즈가 가성비 측면에서 우수하단 말이군요.
“맞습니다. 국산 안경 렌즈는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시력이 비교적 양호하거나, 실내 생활이 주된 사람이라면, 수입(고가) 안경 렌즈의 기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렌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시력 상태와 생활 패턴입니다. 간단히 말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결정입니다.”
의료적 관점과 소비적 관점의 충돌
― 안경사가 권하는 안경 렌즈를 거부할 때도 있습니까.
“꽤 많습니다. 주로 검안(檢眼) 후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기본적으로 안경사들은 안경광학 이론과 검안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을 권합니다. 하지만 고객분들은 비용과 본인의 취향 등을 우선 따지죠. 최종 결정까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데, 안경사들의 의료적 관점과 고객들의 소비적 관점이 충돌하는 경우죠.”
― 안경사가 고가 안경 렌즈만을 권한다는 오해도 있겠네요.
“종종 있습니다. 처음 고객이 오셔서 검안할 때는 안경사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쓰기도 하던 분이 이후 상품을 권하는 과정에서는 ‘판매꾼’이라고도 하는…. 그럴 때 참 마음이 아픕니다. 안경사로서 고객의 상태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 드렸는데 결국 영업행위로 의심을 하는 거죠.”
― 역으로 고가 안경 렌즈만을 고집하는 고객은 없습니까.
“당연히 있죠. 그럴 때는 눈 상태에 따라 오히려 안경사가 구매를 권하지 않기도 합니다.”
― 안경원에 따라 선호하는 안경 렌즈 브랜드가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안경 렌즈 브랜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브랜드를 구비해 놓는데, 환경이 열악한 영세 안경원의 경우 구비 비용이 부담돼 대체로 저렴한 브랜드만 구비해 놓기도 합니다. 또한 안경사의 선호에 따라 일부 브랜드만을 추천하기도 하고요. 모든 안경원이 렌즈 공급에 있어 동일 조건을 적용받는 게 아니다 보니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차이는 있습니다.”
고 점장은 “안경사는 고객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객이 렌즈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입장이 확고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선호한다면 뜻에 따르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안경사는 의료기사면서 동시에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종인 만큼, “안경을 착용하는 고객의 자기만족까지 고려하는 것이 안경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 안경 렌즈를 ‘압축’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표현인가요.
“‘압축’한다기보다 굴절률(屈折率)에 차이를 주는 겁니다. 렌즈의 굴절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동일한 도수에서 렌즈는 더 얇아집니다. 반대로 굴절률이 낮은 렌즈는 도수가 올라갈수록 렌즈가 두꺼워지게 됩니다. 쉽게 말해 굴절률 1.50의 렌즈와 굴절률 1.74의 렌즈가 있다 할 때, 1.74 렌즈가 수치가 높잖아요? 같은 도수에서 훨씬 얇고 가벼운 렌즈란 뜻입니다. 이렇게 같은 도수의 렌즈임에도 훨씬 가볍고 얇으니 렌즈를 ‘압축’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도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굴절률이 높은 렌즈를 선택하면 안경의 무게와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착용감이 향상되지만 굴절률이 높아질수록 렌즈의 아베수(파장에 따른 굴절률 변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낮아져 색 수차(收差·빛 분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안경사가 추천하는 적정 굴절률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렌즈를 물리적으로 압축하는 것이 아니었네요.
“맞습니다. 고객의 이해를 돕고자 ‘압축한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높은 굴절률’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렌즈 굴절률이 있습니까.
“단순 안경 렌즈를 두고 명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고객의 눈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도근시 고객을 제외하고 1.60 굴절률 렌즈가 두께, 내구성, 아베수 등 균형이 적절한 편입니다. 저희 매장의 경우 1.60 굴절률 렌즈를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안경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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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백산안경점, 레이밴 홈페이지 |
“개인적으로는 라운드형(원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경원을 찾는 고객을 보면 비율상 원시보다 고도근시인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고도근시는 대개 오목렌즈로 교정하는데, 오목렌즈는 구조상 외각이 가장 두껍고, 중심부로 갈수록 점점 얇아집니다. 안경 렌즈의 경우 가공되는 면적이 넓을수록 두께는 얇아지는데 가장 이상적인 모양이 라운드형이라고 봅니다. 의료적 관점에서는 라운드형이 적합하지만 착용은 고객이 하는 거라 디자인도 중요하죠.”
고 점장은 안경테의 형태를 총 7가지로 분류했다. 라운드(round·원형), 오벌(oval·타원형), 보스턴(Boston·세로 폭이 더 넓은 원형), 스퀘어(Square·각진 사각형), 웰링턴(Wellington·각지지 않고 세로 폭이 좀 더 넓은 사각형), 에비에이터(Aviator·파일럿 선글라스 형태), 투 브리지(Two-bridge·브리지가 두 개인 형태) 등이다. 그는 “이제 안경은 단순 시력 교정 도구가 아니다”라고 했다. 패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 안경테를 권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경우의 수가 정말 많습니다. 안경이 이제 패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의 경우 시력이 좋아도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경의 역할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거죠. 고객들의 이목구비를 고려하고, 추구하는 분위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고객의 직업적 특성까지 고려해 안경테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안경이 주는 분위기는 무궁무진(無窮無盡)합니다. 특정 형태의 안경테를 원하는 고객의 경우, 일정 범주 내에서 명확히 상품을 제시할 수 있어서 고객 만족도가 더욱 높은 편입니다.”
“젊은 층은 긱시크한 안경 선호”
고 점장은 ‘원형 안경테’는 전반적으로 사람의 인상을 순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고 ‘사각형 안경테’는 사람의 인상을 강하게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또 얼굴에는 계란형 얼굴, 각진 얼굴, 역삼각형 얼굴, 마름모형 얼굴, 긴 얼굴 등이 있는데, 고객이 본인의 얼굴형을 보완하거나 부각하는 것 중 어디에 초점을 두는지에 따라 추천하는 안경테도 달라진다고 했다. 고객의 직업군에 따라 안경테를 권하는 경우는 주로 영업직·전문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하금테(Brow-line·상단은 아세테이트, 하단은 금속으로 제작)형 안경의 경우 전문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선호되는 디자인이라고 했다. 그는 “안경테를 추천하는 공식은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추구하는 미(美)”라고 했다.
― 안경테 소재별 특징도 있습니까.
“안경테 소재는 크게 아세테이트, 티타늄, 콤비네이션(아세테이트와 티타늄을 합친 형태)이 있습니다. 아세테이트는 플라스틱에 가까운 소재입니다. 소재 특징상 광택(光澤)이 있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죠. 다만 열에 약하다 보니 사용 시 틀어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소재 특징상 빛바램이 일어날 수 있어 폴리싱(Polishing·연마 작업)과 같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티타늄은 매우 유연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금속입니다. 튼튼하지만 복원력이 높아 피팅(Fitting·안경 조정 작업)하기에는 다소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콤비네이션 소재의 경우 디자인적 요소에 집중하다 보니 안경 결합부 견고함이 다른 안경테 소재에 비해서 약한 편입니다.”
―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안경테도 있나요.
“저희 매장의 경우 젊은 층에게는 아넬형(아메리칸 보스턴 셰입 안경) 안경이 주력 상품이에요. 아세테이트 소재의 빈티지(Vintage·복고풍 디자인)한 매력이 큰 안경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습니다. 반면 중장년층의 경우, 가볍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안경을 선호하기에 티타늄형 안경과 세련된 콤비네이션형 안경을 많이 찾는 편입니다.”
― 올해 남녀 고객들이 가장 선호했던 안경테가 있습니까.
“안경 자체로는 남녀 구분이 크게 없습니다. 중성(中性)적인 아이템이에요. 올해는 긱시크(Geek chic·괴짜스럽지만 세련된 디자인) 안경이 유행했습니다.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유행 패션) 감성이 젊은 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안경사들의 노동·기술력은 빠져 있어”
― 안경사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입니까.
“저는 피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경을 고객의 두상에 맞춰 조정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단순 학습의 영역이 아닌 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저는 피팅이 하나의 ‘예술’이라고 봅니다. 피팅 능력은 안경사의 꽃입니다. 고가의 렌즈와 안경테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피팅되지 않은 안경은 착용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피팅 비용이 따로 있나요.
“원래 비용을 받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규정된 비용이 없죠. 피팅은 순수 안경사의 기술이지만 정작 피팅 비용을 받으면 고객들이 의아해합니다.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안경원의 경우 자영업의 형태라 자연스레 무료 서비스처럼 굳어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 피팅 비용을 청구하면 고객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피팅 비용을 청구한 안경원에 대한 나쁜 소문을 내기도 하죠.”
― 그렇다면 검안비, 렌즈 가공비도 고객들이 생각지 못하는 비용이겠네요.
“맞습니다. 병원에서는 검안만 받아도 진료비를 내잖아요. 하지만 안경원에서의 검안은 안경 구매를 위한 당연한 서비스로 봅니다. 렌즈 가공도 해당 브랜드에서 렌즈 수령 후 안경사들이 직접 합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안경과 렌즈 금액에 포함된 거로 여기는데, 사실 안경사들의 노동·기술력은 빠져 있는 겁니다.”
2021년 5월 14일 대한안경사협회가 작성한 〈전문기술에는 합당한 기술료 청구해야〉에 따르면 ‘안경사들의 공감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이슈가 바로 기술료 청구’다. 여기서 안경사협회는 “사실 업계에서는 기술료 책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되어 왔다”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가진 기술력은 타 직군에서 넘볼 수 없는 고유영역이자 아이덴티티인 만큼 그에 따른 합당한 기술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실제 소비자가 완성된 안경을 착용하기까지 전 과정에는 검안, 피팅, 가공 등 단계마다 안경사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선 안경사들은 기술료 이야기를 꺼내면 거부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많아 청구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안경사의 전문 기술이 공짜로 제공되어야 할 무상 서비스로 고착화되며 관습으로 자리 잡은 까닭이다.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임과 동시에 안경사들의 인식 변화와 협조가 절실한 문제다.
― 안경원에서 말하는 ‘할인’의 기준은 뭔가요.
“가격 경쟁입니다. 주변 안경원에서 할인하면 본인 안경원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말 그대로 안경원에서 할인은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저희처럼 브랜드명이 있거나 오직 일부 공간에서만 구매 가능한 안경이라면 가격경쟁력 유지가 되지만 대다수 안경원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고 점장은 “안경사로서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또 본인만의 광학(光學)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안경사의 매력이라고 했다. 덧붙여 “브랜드 안경의 안경사인 만큼 주변 안경원에 비해 나은 여건에서 근무하지만 소상공인 안경사들은 많이 힘들 것”이라며 “안경사의 기술력을 합리적으로 보장받고 대우받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손님이 또 손님을 데려오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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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안경사는 대구에서 30년째 안경사로 근무하고 있다. 사진=백재호 |
―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부담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가격 경쟁이지요. 같은 제품인데 A안경원, B안경원, C안경원 별 각각 다 다르게 판매가를 책정합니다.”
― 이유가 무엇입니까.
“안경원별로 제품 공급 조건이 달라 마진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공급 조건이 다른 이유가 있나요.
“안경원별로 계약 시점이 다르니까 조건도 다를 수밖에 없죠.”
― 주변 안경원과 소통해 판매가를 균일하게 형성하면 해결될 일 아닌가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 내 상품들은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가격이 비슷합니다. 파는 상품들과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네 안경원은 안경원별로 취급 상품(안경테·렌즈)이 다 달라요. 그러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안경을 사기 전 여러 안경원에 들러 가격 비교를 하게 되죠. 결과적으로 다수의 안경원이 저렴한 가격으로 홍보를 하게 되지요. 또한 담합(談合)을 하면 순간 매출은 오를 수 있어도 안경원 상권이 이 골목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결국 담합하면 가게 간 싸움이 상권 간 싸움으로 커져 더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 동네 안경원의 경우 손님이 제한적일 것 같은데요.
“그래서 입소문이 중요합니다. 손님이 손님을 또 데리고 오는 구조인데, 그러다 보니 경쟁력은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 안경사가 얼마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나’에 달려 있는 것이죠. 안경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 안경사로서 현재 안경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봅니까.
“현재 안경업은 출혈(出血) 경쟁의 형태입니다. 이러다 보니 안경사의 기술료(피팅·검안·렌즈 가공)도 보장받지 못하는 판국이 됐습니다. 또 안경원 간 가격 경쟁도 치열하니 안경원에서는 저렴한 상품 공급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과적으로 안경사로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이는 결국 안경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공멸(共滅)하는 거죠.”
― 바람직한 안경 업계의 모습은 무엇인지요.
“안경사의 실력으로 안경원이 소문나기를 바랍니다. 안경사는 본인만의 기술이 있지 않습니까. 단순 제품의 가격으로 가게가 유명해지는 것은 안경사로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으로 주목받고 성공해야 안경사라는 직업을 고객들이 진정으로 인정하고 신뢰해 주지 않을까요.”
구면 렌즈, 비구면 렌즈, 양면 비구면 렌즈
글로벌 렌즈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고객에게 안경 렌즈를 권할까. 지난 10월 8일 익명을 요청한 글로벌 안경 렌즈 브랜드 핵심 관계자를 만나 안경 렌즈별 특징과 선택법에 대해 물었다.
― 안경 렌즈는 어떻게 구분합니까.
“크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구면(球面) 렌즈’는 렌즈 표면의 곡률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기본적인 설계 방식입니다. 구면 렌즈는 제작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렌즈 주변부에서 시각적 왜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수가 높을수록 주변부 왜곡이 커져, 시야 왜곡이나 울렁임을 느끼기 쉽습니다.
‘비구면 렌즈’는 구면 렌즈에서 발생하는 구면 수차를 줄이기 위해 설계된 렌즈입니다. 렌즈의 곡률(曲率)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주변부에서 발생하는 시각적 왜곡을 크게 줄여줍니다. 비구면 렌즈는 구면 렌즈보다 더 넓고 선명한 시야를 제공합니다. 또 렌즈를 얇고 가볍게 만들어 외관상 자연스러운 효과를 줍니다. 특히 도수가 높은 렌즈에서도 두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양면 비구면 렌즈’는 비구면 렌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렌즈 설계입니다. 렌즈의 양면이 모두 비구면 구조로 설계돼 시각적 왜곡을 줄이는 동시에 더욱 균형 잡힌 시야를 제공합니다. 궁극적으로 비구면 렌즈보다 더 정밀한 시력 보정이 가능하죠. 렌즈의 두께를 더 얇게 만들면서도 왜곡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넓은 시야와 편안한 착용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렌즈입니다.”
― 어떤 기준으로 안경 렌즈를 선택해야 하나요.
“구면 렌즈는 도수가 낮거나 주변부 시야 왜곡이 민감하지 않은 고객에게 추천됩니다. 또 비구면 렌즈의 경우 도수가 비교적 높거나 얇은 두께의 렌즈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양면 비구면 렌즈의 경우 최고의 시각적 편안함을 원하거나 시야 왜곡에 민감한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입니다.”
― 비구면 렌즈와 양면 비구면 렌즈는 고객의 착용감이 핵심이군요.
“맞습니다.”
“新 렌즈 개발에만, 5년 이상 걸려”
― 렌즈 개발에는 시간이 얼마만큼 소요됩니까.
“렌즈 기술력 발전은 보통 5년 이상의 연구 개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새로운 소재의 개발, 제조 공정의 변화 등, 더 나은 설계를 도입하는 과정에 소모되는 시간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기술 혁신은 소비자들의 피드백, 신소재의 발견, 그리고 광학적 문제 해결이 결합되어 진행됩니다. 광학 기술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 추세나 안경 렌즈의 내구성, 경량화, 시각적 왜곡 최소화 등 핵심 부문은 여전히 시간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렌즈 기술력의 전폭적 향상은 단기적인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 안경 렌즈도 수명이 있나요.
“안경 렌즈는 공식적인 유통기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렌즈의 코팅이나 소재의 특성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크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데, 렌즈의 수명은 직사광선, 습기, 온도 변화, 먼지 노출 등과 같은 사용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에 1~2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마땅한 국산 렌즈 대기업이 없는 이유가 있습니까.
“한국에 대형 렌즈 제조사가 없는 이유는 시장 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경쟁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산 안경 렌즈의 수요가 꾸준했지만,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시력 교정술의 대중화, 그리고 중국산 저가(低價) 렌즈의 확산으로 인해 안경 렌즈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 수입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한국 렌즈 제조사들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 국산 렌즈 업체가 추구해야 할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 있나요.
“디지털 환경에 맞춘 근시 억제, 노안 교정과 같은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굳이 근시 억제, 노안 교정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습니까.
“최근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안 교정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다초점 렌즈의 시장도 꾸준히 확대될 겁니다. 또 어린이 근시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근시 억제 렌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의 디지털 기기 사용의 증가로 인해 눈 건강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고요. 특히 청광(블루라이트) 차단 렌즈와 같은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나안 시력 0.7 이하면 안경 착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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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교수는 아동의 시력 관리를 주제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언택트 시대의 눈건강 관리법’ 온라인 강의 캡처 |
― 학동기(만 7~12세)의 경우 안경 착용이 권장되는 시점이 있습니까.
“나이가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나안(裸眼·맨눈) 시력이 0.7 미만이면 안경 착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 학동기에 시력 저하가 생기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근시는 주로 초등학교 입학 시기 전후로 많이 나타납니다. 근시가 가장 빨리 진행하는 시기도 만 7세부터 10세 전후로 봅니다. 근시가 시작되면 만 18세 전후가 될 때까지 진행됩니다.”
― 근시는 환경·유전적 요인이 큰가요.
“맞습니다. 환경적 요인의 경우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디지털 사용시간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즉 근거리 작업시간, 근거리 작업습관[쉬지 않고 오래 주시하거나 나쁜 자세, 어두운 조도(照度)], 야외 활동 부족, 성별에 따른 호르몬 변화, 부정확한 시력 교정 등이 이유가 됩니다. 부모가 근시인 경우 자녀도 근시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 시력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지 않으면 시력이 악화됩니까.
“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로 오랜 기간 지내다 보면 뇌에서 시각 정보를 인지하는 능력이 퇴화되어 흐릿한 상태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후에 안경을 착용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력을 갖지 못하게 되고 더 심해지면 약시나 사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안경은 물체의 상을 망막에 맺히게 돕는 기구로 근시나 원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시력 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력 관리 도구”라 강조했다. 또 “안경으로 얼굴이나 눈 모양이 바뀐다거나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빨리 나빠진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적절한 안경 착용 시기를 놓치면 시력이 발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 통한 시력 교정은 성인이 된 후에”
―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방법은 없습니까.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며 제때 적절한 교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안(眼)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근거리 작업 시 적절한 조명, 눈 운동, 눈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정기적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또 평소에 우리 눈이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시력에 좋다는 음식은 실제 효과가 있나요.
“시력에 좋다고 알려진 당근은 눈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시력에 좋다기보다는 황반변성과 같은 연령과 관련된 안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죠. 무엇보다도 이러한 음식들은 꾸준한 섭취가 중요합니다.”
― 블루라이트 차단이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되지는 않나요.
“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 안경 구매 시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꼭 필요하지는 않겠네요.
“맞습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착용하고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빛의 투과성이 낮아져 선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니터 등의 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극적인 효과는 아니더라도 피로감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 그렇다면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는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요.
“블루라이트는 빛을 산란(散亂)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에 입사(入射)되었을 때, 우리 눈은 초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눈이 빨리 피로해지고 눈부심 증상 등이 발생합니다. 주로 ‘시력 교정 수술 후, 백내장 수술 후’ 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는 시력 교정술(라식·라섹)에 대해서도 “수술을 통한 시력 교정의 경우 성인이 된 후에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수술 전 시력 상태, 안경 도수, 각막의 두께, 직업, 환경, 기타 안 질환 유무 등에 따라 결정한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야외 활동이 많은 직업이나 운동선수는 수술을 선호하지만, 각막의 두께가 너무 얇거나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라식 수술보다 안경 착용을 권장하는 식이다. 수술 후에도 콘택트렌즈, 안경 착용은 가능하다. 다만 “각막이 일반인보다 평평해졌기 때문에 렌즈 착용 시 만족도가 떨어지고 렌즈보다는 안경 착용을 권장한다”라고 했다.
“한국 안경사는 세계적 수준”
김 교수는 렌즈도 가공하고 검안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안경사는 우리나라 안경사의 강점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안과 수술을 전담하는 의사(Ophthalmologist), 안경 처방과 검안을 담당하는 검안의(Optometry doctor·Optometrist), 처방에 따른 렌즈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안경제조사(Dispenser) 총 3가지로 분류되어 있지만, 한국의 경우 7세 이상의 안경 도수 조정 및 처방을 위한 시력 검사와 가공 두 가지 작업을 안경사가 전담하는 구조라고 했다.
― 우리나라 안경사의 업무 범위가 정말 넓었던 거네요.
“맞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안경사’라는 표현은 미국 ‘안경사(Dispenser)’와 업무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겁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안경사를 두고 “시력 검사, 굴절 검사, 가공, 피팅 및 상품지식, 안과 질환, 콘택트렌즈까지 대학 교육에서 학습, 이론과 실기 역량까지 갖춘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시력 관리 전문가”라 평가했다. 또한 최근 “백석대 대학원 서울캠퍼스(방배동)에 옵토메트리(Optometry·검안) 석·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선진 옵토메트리 시스템을 갖춘 미국,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시과학(vision science) 연구도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 한국 안경사들은 고급 인력이었네요.
“외국 입장에서는 고급 인력이지요. 당일 검안부터 안경 수령까지 가능한 나라는 극히 드뭅니다. 미국만 보더라도 검안부터 안경 수령까지 평균 2주가 걸립니다.”
― 안경사도 의료 종사자로 분류됩니까.
“우리나라 안경사의 경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의료기사 등’으로 분류됩니다. 의료기사법상 ‘의료기사’는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임상병리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입니다. 이 외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및 안경사를 의료기사와 함께 묶어 ‘의료기사 등’으로 명시한 거죠.”
“병원이 더 우수한 검안 서비스 제공한다는 건 편견”
― 안경사는 처방권이 일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따지면 일부 연령대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현행 의료기사법상 ‘6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안경의 조제·판매와 콘택트렌즈의 판매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7세부터 안경사의 자체 시력 측정과 굴절 검사를 통한 안경 도수 처방이 가능합니다.”
― 병원이 더 전문적이지 않나요.
“병원에는 검안사가 있죠. 하지만 검안사도 안경원의 안경사와 똑같은 안경사면허증 소지자입니다. 굴절 이상의 도수 처방을 위해 병원이 더 우수한 검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봅니다. 병원에서 안경사는 안 질환 치료 전후 눈의 검안 업무를 담당합니다. 물론 안경 도수 처방을 위한 시력 검사와 굴절 검사도 시행하지만, 안경원은 근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의 도수 처방을 위해 보다 세밀한 자각적 굴절 검사와 시기능 검사를 시행합니다.”
― 안경사가 검안을 통해 다른 안 질환 등을 판단할 수도 있습니까.
“굴절 이상으로 안경원에 왔다면 검안을 통해 안경사가 조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안과를 권하는 거죠. 안경 착용으로 시력 교정이 향상되지 않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반드시 안과에 가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안경사가 다 구분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안 질환과 관련된 굉장한 지식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안경에도 스토리텔링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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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안경거리. 안경테가 장식된 버스정류장 등이 있다. 사진=백재호 |
― 안경사를 희망하는 이유가 있나요.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졌어요. 병원에 검안사로 취업하거나 열심히 돈을 모아 제 안경원을 차릴 수도 있습니다. 또 광학 기업에도 취업이 가능하죠.”
― 본인이 생각하는 안경사로서 신념이 있습니까.
“저는 고객을 대할 때 진실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솔한 자세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해도 고객의 지향점과 다르면 결국 무의미한 거 아닌가요.”
― MZ 세대 안경사는 과거 안경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MZ 안경사들은 기존 안경사들과 비교해 마케팅 역량에 있어 많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모든 제품이 ‘인간의 감성’ 중심으로 해석될 것이라 생각해요. 현재 렌즈 제조·가공의 경우 이미 상향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단순 기술력으로는 이제 호응을 얻지 못해요. 안경도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유입되는 젊은 안경사들이 더욱 선도해 나갈 부분이라고 봅니다.”
― 어떤 안경사가 되기를 희망하나요.
“눈은 정말 소중한 신체기관인데, 사람마다 예민함이 다 달라요. 그러다 보니 안경사가 되면 적어도 저를 거쳐가는 손님은 항상 편안한 시야와 함께 선명한 일상을 보내실 수 있도록 잘 도와드리고 싶어요. 훌륭한 안경사가 되도록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수출 4억1378만 달러, 수입 5억8970만 달러
산업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안광학 제품 수출입 현황은 어떨까.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 지난 11월 6일에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작성된 〈안광학사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수출(누계)은 총 4억1378만 달러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총 5억89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 비중은 콘택트렌즈(39.2%), 선글라스(16.1%), 안경테(13.4%) 순이었고, 수입 비중은 선글라스(26.9%), 콘택트렌즈(23.2%), 안경테(12.2%) 순이었다. 안경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23년 9월 6361만7000달러 → ‘24년 9월 5533만8000달러)했다. ‘20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대(對)중국 수출의 여파다.
선글라스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23년 9월 4873만6000달러 → ‘24년 9월 6670만 달러)했다. ‘23년까지 안경테보다 수출액이 적었으나, ‘24년 안경테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이 ‘24년 한국의 무역 구조 변화로 중국을 넘어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대미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것이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의 의견이다. 또 일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해 선글라스 수출 상위 3위국으로 부상한 점을 두고 “일본 수출 증가세 유지를 위해 일본 내 판로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콘택트렌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23년 9월 1억7344만5000달러 → ‘24년 9월 1억6229만9000달러)했다. 안경테와 마찬가지로 ‘21년 최대 수출(7436만6000달러) 달성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대중국 수출의 여파다. 전반적인 수출입 현황을 따졌을 때, 콘택트렌즈 부문을 제외하고는 수입 비중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