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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좋다 / First mover, Busan 부산의 변화와 도전을 위한 6가지 핵심 전략

부산은 15분 도시다

“이웃과 함께 사는 행복한 시민공동체”

글 : 오재환  부산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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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그린카펫’은 도심 내 쌈지공원을 활용해 보행이동 통로, 주거지와 상업 지역을 이어주는 매개 공간으로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지역민에게 제공한다. 그린카펫은 단절된 이웃과의 연결성과 연계성을 강화한다.
부산시청 1층에 마련된 ‘들락날락’.
  ‘15분 도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생겼다. ‘15분 도시’는 친환경적이고 인본주의적이며 공정한 도시다. C40(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세계 대도시 시장 연합체)가 여기에 참여했고, 밀라노·에든버러·몬트리올·멜버른·오타와 등 이 도시를 표방한다. C40은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탄소 중립 실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걷기 중심’의 15분 도시를 도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이 모델은 이동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15분 도시는 도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자 도시 혁신의 출발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15분 도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민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욕구를 충족하고, 이웃과 함께 삶을 누려 행복한 시민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부산이 미래도시를 선도하는 모두가 행복한 15분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믿는다.
 
 
  슈퍼마켓까지 5분, 버스 정류장까지 10분
 
  인도의 뭄바이 인근 도시 팔라바는 스마트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기술 모델 도시가 아닌 민주주의, 삶의 질, 공동체 등의 사회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팔라바는 ‘5·10·15’을 지향한다. 생활필수품 매장인 슈퍼마켓이나 약국에 다다르는 데 5분, 교통수단인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까지 10분, 병원이나 대형 쇼핑몰까지 15분을 목표로 한다. 팔라바는 시민들이 매일 필요한 것들을 걸어서 5분 이내에 사고, 3~4일 안에 필요한 모든 것을 걸어서 10분 내에 살 수 있으며, 한 달 사이에 필요한 것들을 걸어서 15~20분 거리에서 얻을 수 있도록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15분 도시는 결국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소비하고, 일하고, 공동체적 삶을 영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15분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동의 방식과 도시를 탐사하고 발견하는 삶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주인이 되어 이미 존재하는 시설들의 기능을 활용하고, 이웃과 공동체의 회복을 실천해나가야 한다.
 
 
  2023년까지 ‘들락날락’ 57곳으로 확대
 
  부산시청 1층에 마련된 ‘들락날락’은 개관 후 많은 어린이가 다녀갔다. 들락날락은 브라질의 생태도시이자 미래도시로 널리 알려진 쿠리치바에서 마련한 작은 도서관인 ‘지혜의 등대’처럼 15분 도시 부산의 앵커 시설이자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다.
 
  부산시는 2022년 들락날락 44개소를 조성했고, 2023년 13곳을 추가해 57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부산시는 들락날락을 대형·중형·소형 규모로 새로 조성하거나, 도심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서 2026년에는 약 200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에는 15분 생활권에 평균적으로 들락날락이 3개소 이상이 만들어져, 15분 이내에 아이들이 놀면서 즐길 수 있고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마을 공동체의 핵심 시설이 될 것이다.
 
  부산시는 공동체 내에 조성되는 들락날락 시설 기준들에 지역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듈화된 형태로 유형들을 제시하고, 지역사회에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는 2022년 EBS와 협력 사업을 진행,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준비했다. 부산시는 어린이 문화체험 및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부산의 들락날락은 지역의 문화예술 기관 및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체험 행사를 잘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부산시는 들락날락에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꾸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코딩·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부산시의 들락날락은 어린이들에게 생활 속 영어가 가능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키즈카페보다 훨씬 좋아요”
 
‘들락날락’에서 웃고있는 강도연 양.
  부산시청 1층에는 어린이 문화공간인 ‘들락날락’이 있다. 내부 3D 체험관에서 김동현(4세) 군을 만났다. 김 군은 3D 체험관에서 눈앞에서 움직이는 양 활보하는 공룡에 푹 빠져 있었다. 김 군의 어머니 송주영(41)씨는 “아이가 좋아해서 자주 온다. 이곳에는 AR(증강현실)이나 VR(가상현실) 같은 놀이시설이 있어서, 아이가 한번 오면 실컷 노느라 정신이 없다”며 웃었다. ‘들락날락’ 뒤편 프로그램실에선 박지원(40)씨가 16개월 된 딸 강도연 양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엄마들은 늘 ‘아기랑 갈 만한 데가 어디 있을까’ 고민을 해요. 키즈카페나 이런 곳도 좋긴 한데, 여기처럼 도서관으로 조성된 교육적인 장소라면 더 좋죠. 저희야 아직 아이가 어려서 책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책 읽는 분위기를 익혀놓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어린이 공간이다 보니 어느 정도 아기들 소리가 나도 되고요. 벽에 걸린 그림도 아이가 무척 좋아해요. 제일 좋아하는 건, 저기 캐릭터 나오는 데(3D 체험관)예요(웃음).”
 
  부산진구 전포동의 ‘전포 어울더울 복합문화센터’에도 들락날락이 있다. 이곳 관계자 박모(43)씨는 “방학 기간에는 프로그램들로 일정이 꽉 찼다”며 지난 8월 달력을 보여줬다. 문을 여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독서, 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한 교육, 놀이교실, 동화구연 등의 프로그램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박씨는 “이곳은 아파트 근처에 있어서 멀리 안 가도 되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일어나서 씻고 운동 삼아 편하게 온다”고 말했다.Ⓑ
 
  김광주 기자
 
  도심 유휴공간 활용해 그린카펫 조성
 
그린카펫 조감도.
  부산의 ‘그린카펫’은 도심 내 쌈지공원을 활용해 보행이동 통로, 주거지와 상업 지역을 이어주는 매개 공간으로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지역민에게 제공한다. 그린카펫은 단절된 이웃과의 연결성과 연계성을 강화하고 보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시민이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잠깐의 휴식과 식사, 가벼운 음료를 먹으면서 대화하는 장소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 그린카펫은 걸어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보행통로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부산은 도심 유휴공간 등의 지형적 특성을 활용하면 아주 쾌적한 그린카펫을 만들 수 있다. 부산시는 그린카펫을 2026년까지 63개소 34ha의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도심 내 산재돼 있는 녹지를 연결하는 도심 바람 숲 조성, 도심 열섬 현상을 줄일 수 있는 기후대응 도심 숲 조성,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자녀안심 그린 숲 조성, 녹색 쌈지 숲, 학교 숲 등을 통한 생활형 쉼터의 조성 등 생활권 도심공원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가 그린카펫을 추진하면서 도심으로의 차량 진입을 막는 이유는 보행 편의성을 높이고 도심 내 쾌적한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부산시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에 대처하고자 한다.
 
  ‘부산의 차 없는 거리’는 단순히 차 없는 거리로만 조성될 필요는 없다. 이는 도시 실천과 관련이 있다. 새로운 도시 실천의 사례는 게릴라 어버니즘(도시적인 사회가 지닌 특유의 생활 양식이 발전·확대되는 과정), 택틱(Tactic) 어버니즘 등이 있다. 부산의 15분 도시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차 없는 거리는 시민의 욕구를 반영하고, 쾌적하고 다양한 도심 공간 활용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단순하게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서 보행권을 확보하는 의미를 넘어서 도시의 밝고 건강한 시민 활동 촉진을 위한 장소로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노인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생활권별로 지원
 
  부산은 전국 7대 도시 중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22년을 기준으로 60대 이상이 전체 시민 수의 28.7%에 이른다. 사회는 베이비붐 세대들인 신(新) 노년 세대들의 등장으로 점차 노화 방지를 위한 ‘안티 에이징’ 시대에서 건강하고 활기찬 ‘액티브 에이징’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부산시는 15분 도시 내에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를 위한 권역별 ‘하하센터’를 조성하고자 한다. 하하센터는 우리말로는 즐겁고 건강한 웃음소리인 하하를 연상하면 된다. 영어로는 Happy Aging, Healthy Aging의 줄임말로 ‘HAHA’다.
 

  부산시는 하하센터를 현재 62개 생활권별로 거점형 16개소, 지역 밀착형 46개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16개 구·군을 대상으로 기존 시설의 리모델링, 시설의 기능 전환, 신규 건립의 방식으로 지역 내 대학, 문화시설, 행복학습센터, 노인회관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하하센터를 통해 다양한 여가와 문화, 학습 및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한다. 부산의 하하센터는 각 이용자의 기능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공간 조성으로 주거지 유형, 지역 인프라 등을 분석해 추진할 것이다. 기능별 이용자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공간은 문화 활동실, 동아리방, 지역 커뮤니티실, 세대 통합실 등의 운영이 좋은 사례다. 특히 부산의 하하센터의 핵심 기능은 노인들의 주체적인 여가 문화 활동과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하고,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자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시민 리더로서의 노인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하하센터를 기존의 노인복지관과 차별성을 두어 중복된 기능은 지양하고, 부족한 노인 여가시설의 확충과 연계할 것이다.
 
 
  부산시 권역별로 ‘행복한 도전’ 사업 추진
 
백양동 하하호호맛실.
  최근 설문 조사 결과 유럽 도시들 가운데 더블린, 코펜하겐, 오슬로 등이 ‘다시 태어나도 또 태어나고 싶은 도시’로 뽑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복지나 사회적 여건이 좋아서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좋아서’라고 한다. 세계 행복지수가 상위권에 랭크된 많은 나라들은 시민사회의 수준과 공동체의 질이 높다는 결과도 있다. 집을 중심으로 한 근린 관계의 회복은 공동체를 회복하는 중요한 기제다. 그 이유는 나와 이웃의 신뢰 관계 형성이 공동체의 신뢰 회복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집 가까이 좋은 이웃, 환경과 문화로 즐겁고 행복한 도시, 가가호호인 15분 도시는 권역별로 ‘행복한 도전(해피챌린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차 사업으로 2022년 8월에 3개 대상지를 확정하고 당감·개금권의 과제 발굴 등 민관 거버넌스에 집중해 추진하고 있다. 3개 대상지는 시범 권역인 주민 주도형의 당감·개금권, 기업 주도형의 신선·남항권, 커뮤니티 주도형의 망미·수영권이다. 생활권별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사업으로 부산형 15분 도시의 전형을 찾고자 한다. 2차 사업은 신평·장림 생활권과 괘법·감전 생활권이 대표 생활권으로 좌천·범일 생활권과 만덕 생활권이 시범사업지로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의 해피챌린지 사업은 민관(民官) 협업을 기초로 해, 15분 도시 전략 과제를 빠르게 가시화할 것이다. 부산시는 시민 공감대를 얻는 것은 물론, 시민이 행복한 도시 실현을 촉진할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세대별 또는 세대 간 소통과 교류 공간 조성,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길의 연결, 보행 생활권을 구축하는 것이다. 당감·개금 생활권 계획의 목적은 우선 보행 환경 등 이동 편의성 향상에 있다. 15분 도시의 1차 목표는 보행을 통한 생활 편의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생활 공간에서 필요한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주민들의 교류와 공유 공간을 확충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당감·개금 생활권 내에 분산된 학교를 거점으로 생활권을 연결하고, 학교나 공동주택 등의 활용도가 낮은 시설들을 발굴해 생활 복합 공간으로 전환 사용하도록 하는 등 15분 도시 가치 실현을 위한 편의시설을 점차 확충해나갈 것이다.Ⓑ
 
오재환
  부산대 졸업, 문학 박사 / 부산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 부산학연구센터 센터장 역임. 現 부산연구원 부원장, 부산시 15분도시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부산시 공약자문평가단 위원장, 문체부 지역문화협력위윈회 위원,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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