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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공작에 맞선 어느 기자의 2년여 소송기

“구속되면 이동재가 한동훈 안 불겠어?”(신성식 前 검사장)

글 : 이동재  前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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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채널A 사건’ 당시 최강욱·유시민·김어준·민언련 ‘허위사실 유포’ 총공격
⊙ 김어준이 남긴 ‘단서’… 시작부터 안 맞던 진술
⊙ 유시민, 신라젠 행사에서 “놀라운 일, 효과 입증됐다는 증거”
⊙ 공영방송의 ‘진짜 검언유착’… 수사팀은 ‘한동훈 조롱’
⊙ 범죄자의 폭로와 허위보도… ‘공작의 일상화’
⊙ ‘종편 재승인 조작’… 민주의 탈 쓰고 언론 파괴

[편집자 註]
문재인 정부 당시 MBC의 보도로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손잡고 금융사기범에게 ‘유시민 비위를 진술하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당시 여권과 친여 언론은 ‘검언유착’으로 몰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까지 박탈했다. 그러나 이 기자는 무죄가 확정됐고, 여권과 검찰, 사기꾼, 친정권 방송의 조작·허위사실 유포임이 드러났다. 이 기자가 문재인 정부 당시 ‘권언유착’ 의혹 전말을 알려왔다.
2022년 8월 22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서로 “피해자”라고 말하며 충돌했다. 사진=조선DB
  총선을 2주 앞둔 2020년 3월 31일, MBC는 이른바 ‘검언유착’ 보도를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보도가 끝나자마자 범여권에선 미리 준비한 성명을 내고 공격에 나섰다. 법무부 장관 추미애는 기다렸다는 듯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KBS 라디오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 감찰 등 여러 방식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즉각 호응했다. 공영방송·범여권·추미애 법무부는 일사불란하게 십자포화를 쏘아댔다.
 
  범법자의 폭로와 언론의 검증 없는 보도, 권력자들의 허위사실 유포. 지난 수년 동안 너무나도 익숙해진 패턴이다. 그 패턴 그대로 허위사실 유포가 ‘핵심 무기’로 동원됐다. 최강욱·유시민·김어준·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등의 동시다발적 허위사실 유포로 순식간에 ‘검언유착 프레임’이 형성됐다. 그들은 총선 직전 가짜뉴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프레이밍할 정도로 간절하고 집요했다.
 
  ‘조국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으로 그들의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신라젠 사건’과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까지 수면으로 올라왔던 상황. 살아 있는 권력에 손을 대는 윤석열도 제거하고, 찝찝한 수사까지 덮기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김어준, 그리고 MBC
 
2020년 4월 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그때 그분’한테 이것은, 화면이 있는 ‘방송’과 하라”고 말했다. 실제로 ‘화면이 있는 큰 조직’인 MBC가 ‘검언유착’ 보도를 이어갔다.
  이 사건에서 특히 눈여겨볼 인물은 김어준. ‘직업적 음모론자’ 혹은 ‘정치 무당’으로 불리는 그는 이 사건 초반부터 등장한다.
 
  〈김어준: 제가 ‘그때 그분’한테 이것은, (중략) 화면이 있는 ‘방송’과 하라. 그것이 훨씬 파급이 있고, 이 내용은 그게 필요하고, 그 ‘큰 조직’이 필요한 것 같다.
 
  장인수: 잘하셨습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2020.4.3) 중에서
 
  김어준이 지시한 그대로 ‘화면이 있는 큰 조직’인 MBC가 나섰다. MBC는 사기 전과자 곁에 숨어 ‘몰카’를 찍었다. 서민들에게 1조원대 사기를 저지른 범죄자를 대단한 피해자처럼 묘사했다. 편집은 현란했다. 2020년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예를 들어보겠다.
 
  〈MBC 기자: 이 기자는 “유시민을 치면 검찰도 좋아할 거”라고 말하며, 취재 목적이 유 이사장에 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어요… 유시민 치면 검찰에서도 좋아할 거예요.”〉
 
  이 부분만 놓고 보면 내가 봐도 기자가 이유 없이 신라젠과 무관한 유시민을 해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문장 직전, 이철 VIK 대표의 대리인으로 행세하던 사기 전과자의 발언을 보자.
 
  〈사기 전과자: “어찌 됐든 검찰도 목적이 있고 기자님도 저희가 판단하기에도 어차피 유시민 정도는 이렇게 좀 치려고 하는 거잖아요.”〉
 
  사기 전과자의 유도성 질문은 쏙 빼고, 단지 호응해주는 내 답변 부분만 절묘하게 오려 붙였다. 게다가 유시민의 신라젠 사건 연루 의혹을 다룬 기사는 MBC를 제외한 다수의 언론에서 이미 6개월간 ‘90여 개’나 나온 상황이었다. 배경을 설명하지 않으니 시청자들이 알 수가 있나. ‘조국 수호 집회’를 설명하며 “딱 보니 100만 명”이라 말하던 MBC의 모습 그대로였다.
 
  MBC가 ‘이철 지인 A씨’라고 내세웠던 인물은 전과 5범으로 이철과 일면식도 없는 사기 전과자였다. MBC는 “검찰이나 보수언론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을 운운하는 사기 전과자 멘트를 검증 없이 비중 있게 내세웠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통해 대중에 공개된 사기 전과자와의 대화 녹취록에서 나는 줄곧 “총선은 아무 관심 없다” “제보 안 해도 된다”고 반복한다.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겠다던 MBC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끝내 공개를 거부했고 ‘몰카’ 영상 역시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다. MBC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허위보도로까지 이어갔다. MBC 기자는 관련 재판에 출석해 “제 판단이 아니라 ‘회사의 판단’이었다”고 실토했다.
 
채널A 사건 재판 진행 상황
 
  2020.3.31.      MBC, ‘검언유착’ 의혹 보도
  2020.7.17.      이동재 구속
  2020.8.5.      서울중앙지검, 이동재 기소
  2021.2.3.      이동재 보석(구속 202일만)
  2021.7.16.      이동재, 1심 무죄
  2022.4.6.      서울중앙지검, 한동훈 무혐의 결정
  2023.1.19.      이동재, 2심 무죄
  2023.1.26.      이동재, 무죄 확정
 
  ※참고
  -‘허위사실 유포’ 최강욱 기소
  -‘허위사실 유포’ 사기 전과자(일명 제보자 X) 기소
  -‘KBS 검언유착 허위보도 사건’, 신성식 검사장·KBS 前 법조팀장 기소
 
  “5일 만에 편지를 ‘입수’하게 됐습니다”(김어준)
 
  라디오와 유튜브에서 마음껏 허위사실을 유포해대던 김어준은 이 사건이 어떻게 빌드업됐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남긴다. 이 내용은 그간 밝힌 적이 없고 《월간조선》을 통해 처음으로 밝히는 내용이다.
 
  〈김어준: “이 사건을 처음 제보받은 것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할 수 없이 밝히자면. 정확하게 2월 22일입니다. 채널A 기자가 수감된 신라젠 이철 전 대표에게 편지를 쓴 게 2월 17일이에요. 5일 만에 제가 편지를 ‘입수’하게 됐습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2020.4.6) 중에서
 

  이철은 내가 보낸 1차 편지를 2020년 2월 17일, 2차 편지를 2월 20일 구치소에서 수신했다. 그리고 검찰과 법원에서 “2월 21일 오후 변호인 접견 후 1·2차 편지를 한 번에 아내에게 등기로 발송해 외부에 전달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이철은 편지에 형광펜까지 쳐서 접견 중 변호사에게 보여줬다.
 
  2월 21일은 금요일이다. 구속돼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든 교정시설은 금요일 오후 편지를 수거하지 않는다. 위의 경우 월요일 오전에야 발송 가능하며 아무리 빨라도 화요일인 2월 25일에야 편지가 외부에 도달한다. 그런데 김어준은 사흘 빠른 ‘2월 22일’에 편지를 ‘입수’했다. 단순히 내용을 접한 게 아니라 ‘입수’다.
 
  이철은 법정에서 “1차 편지는 황당해서 그냥 무시했다”고 거듭 진술했다. “황당해서 무시했다”는 그 편지는 구치소에서 반출조차 불가능했던 날짜에 김어준의 손에 도착했고, 김어준은 ‘그때 그분’이란 사람에게 “화면이 있는 방송과 하라”고 지시했다. ‘그때 그분’으로 짐작되는 사기 전과자 역시 검찰 조사에서 “2월 19일 또는 20일경 편지를 (이철 변호인으로부터) ‘캡처 사진’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철은 아내 외(外) 타인에게 편지 정본이나 사본을 보낸 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니 다른 반출 루트도 없다. 왜, 무엇 때문에 시작부터 앞뒤가 안 맞는 진술을 했을까. 이들의 진술은 검찰 조사 시작부터 상당 부분 배치됐다. 조서를 보면 수사팀이 거짓말을 지적하기는커녕 엇갈리는 날짜를 조율해주는 장면마저 나온다. 물론 수사팀은 개입 정황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김어준을 조사하지 않았다.
 
 
  “놀라운 일! 효과 입증됐다는 증거!”(유시민)
 
2015년 1월 신라젠 기술설명회에서 유시민 전 장관은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을 직접 한다? 이거는 참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나는 채널A 입사 후 사회부와 정치부에서만 일했다. 신생 언론사였던 만큼 많은 걸 개척해야 했다. 정치부 생활을 마치고 다시 사회부 법조팀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검찰반장’ 자리였다. 타 언론사 검찰반장보다 5~10년 정도 연차가 낮은 ‘소년 반장’이었다.
 
  자정 전 귀가하는 날은 손에 꼽혔다. 몸을 갈아 바친 덕분에 매일같이 ‘성과’를 바라던 상부에 전임자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결과물을 안겨줬다. 2019년 말엔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이 터졌다. 보도에 소극적이던 MBC 등을 제외하곤 대다수 언론사의 법조팀이 몹시 바빴다. 이에 심신이 지쳐 3개월 일본 연수를 재충전 기회로 삼기로 했다. 연수 출발까지 남은 두 달 동안 팀 후배들과 좋은 기사를 쓰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이하 VIK)’라는 유사수신 업체의 1조원대 ‘투자사기’ 기사가 눈에 띄었다. 언뜻 봐도 구린내가 진동했다. 피해자 카페 등을 찾아보니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VIK가 대주주였던 제약사 ‘신라젠’의 행사에 유시민이 등장해 이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을 직접 한다? 이거는 참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가 기업이 이거를 하고 있다는 게 많이 신기했어요! 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서 글로벌 3상까지 갔다는 자체가 효과가 상당 부분 이미 입증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볼 때.”〉
 
  -유시민 전 장관이 2015년 1월 신라젠 기술설명회에서 한 말(출처 유튜브)
 
 
  예견됐던 피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이 비상장 무명 제약사 행사에 등장해 ‘극찬’했다. 행사 후 한 달간 신라젠의 장외 주가는 두 배 넘게 상승했고, 2년 후엔 코스닥에서 15만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상장기업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유시민이 “효과가 상당 부분 이미 입증되었다”던 임상이 실패해 주가는 폭락했고, 주주들은 수조원대 투자 손실을 떠안았다. 유시민이 극찬했던 바로 그해 국정감사에서 배재정 민주당 의원의 입을 통해 이미 신라젠·VIK 문제가 제기됐다. 피해는 예견됐었다.
 
  이철 VIK 대표는 노사모 출신으로, 유시민이 창당한 ‘국민참여당’의 의정부 지역위원장을 맡았었다. 이철은 친노 인사인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6억2000만원을 건네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대형 사기로 구속된 이철은 보석 중에도 또 사기 행각을 벌였고, 내연녀 협박으로도 유죄가 확정됐다. 유시민은 신라젠 행사 외에도 VIK 사무실을 별도로 찾아 ‘모집책’을 상대로 강연까지 벌였다. 상식적인 기자들은 사기 집단의 편에 서는 대신, 수조원대 피해를 낳은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에 의문을 가졌다.
 
  신라젠 수사 보도에서 연거푸 이름이 거론되자 유시민은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이었던 분이 요청해서 뜻있는 행사라고 생각해, 거절하지 못하고 덕담하고 돌아온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이후 MBC 라디오에 출연해선 강연료로 60만~7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전 대덕구청에서 2시간 강연 대가로 1550만원을 받은 개그맨 김제동에 비하면 정말 착한 금액이다.
 
  취재할수록 방대한 서민 피해가 드러났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서민 피해 사건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이미 정관계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를 공론화해야 사건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철은 각종 범법행위로 이미 중형이 확정된 상황. 본인도 억울한 게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풀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면 공익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이철이 수감 중인 구치소에 편지를 보냈다.
 
 
  ‘제보자 X’ ‘총선’에 집착
 
채널A 이동재 전 기자. 2년 10개월간의 소송 끝에 1심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TV조선 캡처
  이철에게 편지를 보내자 누군가 접촉해왔다. 조희팔급 ‘최대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의 주인공인 만큼 그가 보내는 대리인도 사기꾼 부류일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MBC 몰카를 대동하며 엄청난 일을 꾸미는 ‘전과 5범’일 줄은 몰랐다.
 
  대리인 행세를 하던 사기 전과자는 첫 통화부터 검찰과의 ‘교감’을 언급했고, 이내 “검찰과 어떤 사전 교감이나 약속 없이 하는 것이라면 진행이 어려울 것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첫 만남 때부터 이상하리만큼 ‘총선’에 집착했다.
 
  〈사기 전과자: ‘총선’이 어찌 됐든 ‘총선’ 전에 나가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나: 전혀 신경 쓰지 말고 대표님 좋을 대로 하세요. (중략)
 
  사기 전과자: 이철 대표에게 ‘총선’ 전에 어떤 게 필요하다고 이 친구를 설득해서.
 
  나: 제가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총선 이후건 이전이건 아무 관심 없습니다. 선거는 선거대로 해야죠.〉
 
  나는 줄곧 “총선 관심 없다. 선거는 선거대로 해야 된다”고 반응했다. 나아가 “우리에게 제보 안 해도 된다” “《한겨레》 등 타사에 제보해도 된다”고 첫 만남에서만 9차례 반복했다. 1조원대 사기 사건 실체가 밝혀진다면 내가 기사 하나 더 쓰는 게 문제겠나. 그러나 사기 전과자와 허위사실 유포 일당은 ‘총선 공작’ 키워드로 딱지를 붙여 몰아갔다. 참고로 ‘뉴스타파’는 사기 전과자에게 ‘제보자 X’라는 별칭을 붙여줬고, 이철의 VIK는 과거 《한겨레》의 적자투성이 자회사에 20억원을 투자하는 등 진보언론과 깊은 인연이 있다. 그런데도 채널A에 “로비 장부를 제보하겠다”고 거짓말을 해댔으니 그 속셈이야 알 만하다.
 
 
  ‘정의의 사도’가 된 사기 전과자
 
  돌이켜보면 사기 전과자의 모든 행동이 수상했다. ‘이철의 아주 오래된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거짓이었고, 이름을 물어도 “다음에 알려주겠다”며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 사기 전과자의 과거 변호인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고 이후엔 민변 출신 친(親)조국 인사인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변호를 맡았다.
 
  이 사기 전과자는 MBC 보도 전 페이스북에 최강욱과 황희석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부숴봅시다! 윤석렬 개검들!”이라고 썼다. MBC가 전과 5범 사기 전과자를 ‘정의의 사도’처럼 치켜세우자 KBS, YTN 등도 경쟁하듯 시사 프로그램에 모셔댔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때는 그런 세상이었다.
 
  한편, 사기 전과자는 훗날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동재가 첫 만남부터 ‘부산고검’ 얘기를 했다고 거듭 진술했다. 내가 “부산고검”이라고 먼저 이야기해서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근무 중이던 한동훈 검사장 목소리를 자신이 찾아 듣고 갔다는 거다. 사기 전과자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20년 동안 통화하지 않은 친구가 전화 와도 안다”며 목소리 구분하는 신통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녹취록·편지 어디에도 ‘부산고검’은 물론 ‘부산’도, 심지어 ‘경상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변호인이 추궁하자 사기 전과자는 대뜸 “이 사건을 위증, 고소 고발 형식으로 하려는 것 같다”며 흥분했다. 재판을 많이 받아본 전과 5범이니 본능적으로 위증의 위험을 인지했을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2020년 4월 14일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유시민 전 장관은 이동재 기자가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고 말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MBC 보도 직후 최강욱, 유시민, 김어준과 민언련 등은 동시다발적으로 부지런히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공영방송도 참전했다. KBS는 〈뉴스9〉 정연욱 앵커가 직접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김어준의 TBS는 아예 대놓고 상습적이었다. 가늠이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무리에 나는 집단 린치를 당했다.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의 총선 후보였던 최강욱은 2020년 4월 3일,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이동재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리며 누명을 씌웠다. “사실이 아니라도 좋으니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시면 된다.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미리 준비해뒀다. 우리는 지체 없이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이사장을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 등 새빨간 거짓말을 적어 올렸다. 최강욱은 허위사실 유포와 선거 홍보를 결합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최강욱이 물꼬를 트자 유시민 역시 똑같은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허위사실을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수차례 반복 유포하며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은 나를 두고 MBC를 통해 “괴물의 모습”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는데, 신라젠 의혹에서 줄곧 거론되던 자신을 순식간에 피해자처럼 변신시켰다. 본인이 ‘핵심’이라고 떠들던 게 모조리 가짜였는데, 여태 어떠한 사과도 정정도 없다. ‘프락치 사건’으로 애꿎은 사람 때려잡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김어준도 〈TBS 뉴스공장〉 등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똑같은 허위사실을 말하며 “이것은 정치공작”이라고 특유의 음모론을 더했다. 음모가 거짓으로 드러나도 늘 그렇듯 ‘아니면 말고’로 대처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김어준은 경찰 조사에서 “고소당한 뒤 최강욱의 게시물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는 취지로 최강욱에게 책임을 미뤘다.
 
  민언련은 오마이뉴스와 TBS, 유튜브 등을 통해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한편, 나를 직접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민언련 출신 인사들은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점수 조작’에도 다수 등장한다.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자리를 꿰찬 정준희 겸임교수와 KBS 〈뉴스9〉 앵커였던 정연욱씨, 그 밖에 셀 수 없이 많은 ‘생계형 음모론자’들이 최강욱류(類)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채널A 압박과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왜 반박 보도를 하나도 안 하나요? 방통위 때문이에요?”
 
  “방통위는 슈퍼 갑(甲)이야. 재승인 ‘개목걸이’ 때문에.”
 
  명백히 억울하게 당하던 상황에서 왜 반박 보도를 안 하냐는 내 물음에 채널A 고위 간부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재승인’을 언급하며 한숨 쉬었다. 많이 알려졌듯 ‘민언련’ 대표 출신인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언론사의 ‘존립’이 달린 재승인을 대뜸 MBC 보도와 결부시키며 채널A를 압박했다. 이 틈을 타 ‘민언련’은 채널A·TV조선 재승인 취소 국민청원을 벌였고, 유사한 이름의 언론단체 수백 곳이 대거 출동해 공세에 나섰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언론단체가 있는 줄 몰랐다.
 
  본래 채널A의 재승인은 MBC 보도 닷새 전인 2020년 3월 26일에 이뤄졌어야 했다. 방통위는 채널A가 모든 재승인 점수를 충족했음에도 TV조선이 한 가지 항목에서 과락을 기록했단 이유로 함께 묶어 4월로 재승인을 미뤘다. 한상혁은 같은 해 7월 국회에서 “같은 종편 방송사는 같이 처리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상혁은 2019년 12월 지상파 재허가 당시엔 일부 방송사가 기준 점수에 미달했어도 MBC, KBS 등을 곧장 재허가한 바 있다.
 
  모든 게 촘촘하고 세밀했다. 추악한 진실은 최근에야 드러나는 중이다. MBC 보도를 앞두고 방통위가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를 조작한 것이다. 관여한 방통위 국장과 과장, 재승인 심사위원장 모두 구속 기소됐다. 방통위의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이 없었다면 채널A 재승인 보류도 없었다. 검찰은 한상혁의 채널A 재승인 보류 직권남용 의혹 역시 수사 중이다. 권력이 사회적 공기(公器)를 무롱(舞弄)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의 탈을 쓴 자들이 언론을 통제하고 파괴했다.
 
 
  한동훈만 찾던 수사… ‘조롱’까지
 
  2020년 4월 28일 아침, 채널A 내부 진상조사에 협조하려 아파트 1층 공동 현관문을 나서는데, 검사와 수사관 5명이 다가왔다.
 
  〈A검사: “이동재씨,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왔습니다.”
 
  나: “집으로 올라가십시다. 그런데 왜 MBC, 최강욱 수사는 안 해요?”
 
  A검사: “MBC 영장은 기각됐고요…. 근데 최강욱 의원 고발이 됐나요?”〉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99%. 수사팀이 MBC 영장을 어떻게 청구했는지 알 만했다. 같은 시각 채널A 본사에도 수사 인력이 들이닥쳤다.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31년’ 만이었다. 수사팀은 할리우드 액션 영화마냥 ‘보안 게이트’를 뛰어넘는 소동까지 벌이며 언론사 내부로 소란스럽게 진입했다. 채널A 동료들은 2박 3일간 밤샘 대치했다. 동료들에겐 여전히 미안하고 고맙다. 다만 채널A 고위 간부는 내부조사에 협조하려 맡겼던 내 휴대전화를 상의 없이 특급호텔에서 수사팀에 몰래 건넸다. 대법원은 ‘위법 압수수색’으로 판단했다.
 
  수사팀은 내 아파트를 두 번이나 압수수색했고, 가족이 거주 중인 집에까지 들이닥쳤다. 사건과 전혀 무관한 부모님 소유 ‘부동산 리스트’를 파악하는가 하면, ‘대여금고’ 사용 여부마저 확인한 듯 내 주거래은행이 검찰에 ‘금융거래정보’까지 제공했다. 금융사기범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칼을 들이댈까. 법조계 인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수사팀은 내 가족의 노트북까지 수색했는데, B검사는 포렌식 장비를 노트북에 연결한 뒤 ‘한동훈’ ‘한 검사장’ ‘한’ ‘동훈’ 등의 검색어만 반복적으로 입력했다.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검사·수사관 수십 명이 총동원돼 기자 한 명을 탈탈 털어댔다. 목적이야 뻔하지 않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이성윤은 5000억원대 피해를 낸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들까지 내 수사에 투입했다. 나는 소환조사만 9차례 받았다. 수사기록은 1만8000쪽에 달했다. 급기야 추미애는 헌정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다.
 
  반면, 수사팀은 사기 전과자의 휴대전화는커녕 그가 주로 사용하던 차명폰의 통신기록마저 확보하지 않았다. 최강욱과 황희석의 휴대전화 역시 확보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기억에 남는 조사 장면이 있다. C검사는 조사 도중 카카오톡 횟수를 언급하며 나와 한 검사장을 ‘조롱’했다. C검사 옆자리에 앉은 수사관도 동조했다. 문재인 정권에 찍힌 사람들을 찍어내고자 나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나: “어떻게 말씀을 그런 식으로 합니까? 말씀하신 거 조서에 적시해주세요.”〉
 
  본인들도 실수했다 싶었는지 난감해하며 결국 질문도 답변도 적지 않았다. 모두 영상으로 녹화돼 있으니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단순 업무 참고용 카카오톡이 뭐가 대수겠나. 참고로 나는 매일 수십 명의 각 분야 취재원에게 주요 언론 보도나 이슈를 물었고, 반응을 취합해 취재에 활용했다. 당시 친정권 성향의 검사도 당연히 포함됐다. 참고로 수사팀을 지휘한 뒤 문재인 정권하에서 영전한 L검사는 MBC가 몰카 찍을 무렵 나와 식사를 했고, 이내 자신의 고향 특산품인 ‘홍어’까지 먹자며 한 달 후로 일정까지 잡았었다. 물론 수사팀은 이 사람을 놓고는 전혀 조롱하지 않았다.
 
 
  “왜 구속하려고 하는 거예요?”
 
  저녁 식사 전 휴대전화 진동이 쉼 없이 울려 확인해보니 ‘속보’가 수십 개 떠 있었다.
 
  “[속보] 검찰, 이동재 채널A 기자 구속영장 청구”
 
  대검 실무진과 수사팀 다수의 반대에도 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아니 단군 이래 ‘강요미수’라는 죄명을 단독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례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2020년 7월 17일, 드디어 구속영장 심사 날이 됐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신 부모님과 된장국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다.
 
  〈아버지: “우리도 법정에 가 볼까?”
 
  나: “오지 마세요. 건국 이래 구속된 전례가 없어요. 다녀올게요.”〉
 
  “다녀올게요”라는 약속을 지키는 데 202일이나 걸렸다. 구속영장 심사는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형사1부장이던 정진웅을 비롯해 대략 검사 6명이 출석했다. 정진웅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피의자 이동재는 이철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했습니다. 이동재는 휴대전화 여러 대를 사용할 정도로 증거를 인멸하고 있습니다.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구속하지 않으면 도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사팀의 주장이라는 게 대충 이러했다. 수사팀은 PPT에 비행기 그림까지 동원해 내가 도피하는 장면을 형상화했다. 결백한 내가 왜 도피를 한다는 건지. 얼마나 근거가 빈약하면 중형이 확정된 1조원대 금융사기범의 ‘행복추구권’까지 언급하는지 알 만했다. 수사팀은 내가 채널A 내부조사에 협조하려 휴대전화를 제출한 뒤 부모님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위해 새로 전화를 개통한 것까지 ‘증거인멸’이라고 포장했다. ‘이동재가 구속돼야 한동훈·윤석열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법정에서 차마 대놓고 말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영장전담판사가 수사팀의 주장을 듣다가 물었다.
 
  “압수수색은 이미 다 했고. 그런데 왜 구속하려고 하는 거예요? 구속하려는 이유가 뭐예요?”
 
  검사들이 서로 멀뚱히 얼굴만 쳐다보는 가운데 약 7~8초간 침묵이 흘렀다. 갑자기 B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과장된 손동작을 하며 갓 자대배치받은 이등병처럼 외쳤다.
 
  “그렇습니다! 말씀대로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따 따로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 정권을 수사한 검사면 어떻게든 나와 엮어대
 
  몇 달 동안 준비 안 된 구속의 이유가 재판 후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생성됐을까 궁금했다. 수사팀이 영장 의견서에 ‘송경호 검사(조국 수사), 신봉수 검사(울산시장 선거 공작 수사) 등까지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한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문 정권을 수사한 검사면 어떻게든 나와 엮어댔다. 참고로 B검사와 절친한 검사에 따르면 B검사는 내 1심 무죄 선고 후 주변에 “나는 수사팀에 이름만 올렸고 한 게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수사팀의 D검사 역시 동료들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럼 내 수사는 대체 누가 했다는 건지. 아무튼 B검사와 D검사는 누구나 바라는 요직으로 문재인 정권하에서 영전했다.
 
  나는 대한민국 ‘강요미수’ 혐의 구속 1호가 됐다. 내 이름이 포털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수사팀은 나를 쉴 새 없이 불러댔다. 수감 이틀 만에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주말이라 교도관들과 함께 홀로 호송용 승합차에 탑승했다. 양 팔목에 수갑이 채워지고, 온몸에 포승줄이 감겼다. 화가 다스려지지 않아 분통을 터뜨리니, 나와 동갑이라는 인상 좋은 교도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했다.
 
  〈교도관: “우리나라 최고 부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제가 호송해봤어요. 그분은 항상 웃는 얼굴로 먼저 안부도 묻고 침착했어요.”
 
  나: “그분은 재산이 10조가 넘잖아요.”
 
  교도관: “그러니까 더 고민이 많겠죠. 그분도 고생 많이 했어요. 동재씨도 정신만 차리면 이길 수 있어요.”〉
 
  실제로 훗날 재수감된 이 회장을 구치소에서 마주쳤는데, 사람들에게 먼저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이동재는 억울한 시간을 잘 참고 이겨냈다’는 말을 남기고 싶어 이를 악물었다. 202일간 수사와 재판으로 스물네 번 온몸이 결박당한 채 서초동을 오갔고, 수사팀은 공안 사범에나 적용하는 ‘서신·접견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구속 기간 내내 ‘강력사범 혼거실’에 배정돼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지냈다. 그래도 ‘방장’을 맡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 다양한 인생 얘기를 들었다.
 
 
  “부산 총선 발언이 스모킹 건?”
 
2020년 7월 18일자 KBS 〈뉴스9〉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다. 이동재 기자가 ‘총선’을 앞둔 2020년 2월, 부산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만나 유시민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 제기를 ‘공모’했다는 허위 보도였다.
  구속 이튿날 밤, 한 교도관이 내게 와서 걱정하듯 물었다.
 
  〈교도관: “동재씨, 부산에서 한동훈 검사장하고 나눈 ‘총선 공모 발언’이 ‘스모킹 건’이라면서요?”
 
  나: “아니,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
 
  교도관: “KBS에서 자세히 보도했던데? 그거 때문에 구속됐다고. 사실 아니에요?”〉
 
  나는 부산에서 총선의 ‘ㅊ’도 발언한 적이 없는데, 감옥에 갇혀 거짓 속에서 죽게 되나? 민주국가의 공영방송이 대놓고 날조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 밤새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검찰청에 조사를 받으러 가니 변호인이 출력된 기사를 건넸다. 내가 ‘총선’을 앞둔 2020년 2월, 부산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만나 유시민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했다는 허위보도였다. 그것도 무려 KBS 메인 뉴스인 〈뉴스9〉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대체 어떤 식으로 취재해야 이런 한심한 보도를 할 수 있을까. KBS 〈뉴스9〉 앵커는 허위보도로는 모자랐는지 클로징 멘트에서 진지하게 ‘훈계’까지 해댔다.
 
  〈나: “내가 ‘야당이 이겨야 윤석열한테 힘이 실린다’ 했다고요?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검사장이랑 보도 시점까지 조율했다고요? 대놓고 허위사실 유포합니까?”
 
  검사: “우리도 모르는 일입니다.”〉
 
  모르는 일이긴. 2년 넘게 끌다 지난해 말 발표된 수사 결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던 신성식(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KBS 법조팀의 합작품이었다. 그야말로 ‘검언유착의 교과서’다. 공소장에서 신성식은 KBS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신성식: “구속되면 이동재가 한동훈을 안 불겠어? 안 그러면 자기만 다치는데. 구속되면 한동훈으로 타고 올라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검사, “우리도 모르는 일”
 
KBS 녹취록 오보와 한동훈 검사장-이동재 기자 녹취록 비교. 그래픽=조선DB
  그들이 누구를 잡으려 수사를 시작했고, 왜 나를 구속했고, 왜 허위사실까지 ‘창조’하면서 정권의 사냥개 역할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이동재 정도는 인격 살인해도 상관없다고 본 걸까. KBS 허위보도 직후 신성식은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요직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부산에서 동석했던 후배 기자는 나와 상의 없이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 수사팀은 후배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이 녹음파일을 확보한 뒤 짜깁기와 편집을 거쳐 ‘공모’의 증거처럼 내 영장청구서와 공소장에 적었다. 그러나 정진웅 수사팀은 아마도 이 파일이 전부 공개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던 것 같다.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지금도 대중은 나와 한동훈 장관이 ‘선거 공작’을 했다는 KBS의 허위보도를 그대로 믿고 있을 것이다.
 
  KBS는 이튿날 부랴부랴 해당 리포트를 삭제하며 〈뉴스9〉(2020년 7월 19일)에서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했다.
 
  〈정연욱 앵커: 저희 KBS 취재진은 다양한 취재원들을 상대로 한 취재를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지만,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된 점 사과드립니다.〉
 
  이동재·한동훈한테 사과한다는 건지, 시청자한테 한다는 건지 ‘사과의 대상’을 알 수 없다. ‘다양한 취재원’을 언급한 것 역시 신성식 외 다른 공범이 있다는 고백이다. 진중권 교수는 “‘기사 일부’가 아니라 기사 전체가 허위”라며 “이놈의 정권은 허위, 날조, 왜곡, 공작 없이는 유지가 안 되나 보다”고 일갈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KBS의 허위보도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나와 한동훈 검사장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까지 올렸는데, KBS가 허위보도를 시인하자 슬그머니 글을 지웠다. 조국과 ‘딱’ 어울리는 행동이다.
 
 
  숨어버린 증인과 ‘짜깁기 공소장’
 
  1심 공판 횟수만 22회였다. MBC 뉴스에 ‘제보자’라고 등장했던 사기 전과자가 정작 나를 공격할 재판에 끝까지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갑 차고 포승줄에 묶여 법원에 들락날락하기를 반복했다. 계절은 한여름에서 가을을 거쳐 겨울로, 마침내 해가 바뀌었다. 교도관들이 “오늘도 증인 안 나와서 헛걸음했어요? 너무하네요”라며 위로를 건넸다.
 
  사기 전과자는 “M본부 장인수가 갑자기 지도편달 받을 게 있다고 여기 왔어요. 지도 비용은 역시 치맥ㅋㅋㅋ”라며 MBC 기자와 건배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MBC 기자와 술 마시는 방송도 했다. 심지어 본인을 잡아가라고 검찰을 조롱했지만 수사팀의 답변은 “소재 파악이 안 된다”였다. MBC 기자는 요즘도 사기 전과자에게 ‘지도편달’을 잘 받고 있을까.
 
  수사팀은 얼마나 목적이 간절했던지 편지와 녹취록의 날짜를 바꾸고 대화 순서까지 짜깁기해 왜곡된 공소장을 만들어냈다. 교체된 1심 재판장마저도 수사팀이 짜깁기한 부분을 지적했다. 수사팀은 이미 예전에 다 보도됐던 편지 속 내용을 “검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밑도 끝도 없이 몰아세웠다.
 
  통상 2~3주 안에 가부가 결정되는 보석 청구는 4개월 만에야 허가됐다. 보석 결정이 기약 없이 늦어지자 살인교사 혐의로 같은 방을 쓰던 형님이 “일부러 구속 만기 하루 전에 보석해주는 거 아니냐?”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는데, 실제로 만기 하루 전에야 보석이 이뤄졌다. 한 교도관은 “10년 넘게 일했어도 만기 전날 보석 출소는 처음 봤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끝까지 책임 묻는다
 
이동재 전 기자는 “추악한 권언유착의 실체가 늦게나마 드러나고 있다. 조만간 완전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2021년 2월 3일, 구속 202일 만에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2021년 7월 16일,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됐다. 구속된 날로부터 정확히 1년 만이었다. 강요죄의 구성요건인 ‘해악의 고지’가 전혀 없다고 판결하며 사기 전과자의 ‘함정’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들의 공작은 산산조각 났다. 2023년 1월 19일, 당연히 2심 재판에서도 전부 무죄가 선고됐다. 일주일 후 무죄가 확정됐다. MBC 보도 2년 10개월 만이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권력과 언론, 사기꾼, 음모론자들의 총체적인 권언유착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저와 공직자의 인생을 망가뜨리려 한 김어준, 최강욱, 유시민, 그리고 민언련에게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검찰과 결탁해서 허위보도를 한 공영방송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검언유착입니다.”
 
  허위사실을 유포해 검언유착 프레임을 씌우던 김어준·최강욱·유시민, 나를 고발하며 재승인 취소 청원까지 나섰던 민언련까지 희한하게도 재판이 끝나니 말이 없다. 그러나 조용히 있는다고 국민을 선동하고 사람을 파멸 직전으로 몰았던 게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번 가짜뉴스로 재미 본 자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또다시 대중을 선동하고 나설 것이며, 권력과 연합하여 한자리씩 꿰차던 자들은 또다시 권력에 기생할 것이다.
 
  한편, MBC 옥중 인터뷰에서 가여운 피해자로 묘사된 이철은 6853억원대 방문판매법 위반, 437억원대 사기, 411억원대 배임,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내 재판 과정에서 이철의 추가 혐의가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는데, 평생 모은 돈을 날린 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
 
  정권에 찍힌다며 한결같이 내 사건 수임을 꺼릴 때 흔쾌히 나서준 변호인들에게 감사하다. 2년 10개월간 진실을 밝히고 누명을 벗겨준 대다수 언론에도 경의를 표한다. 추악한 권언유착의 실체가 늦게나마 드러나고 있다. 조만간 완전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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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바겐    (2023-03-31) 찬성 : 24   반대 : 0
볼수록 악질 좌파 공작 대하드라마네요. 이동재 기자 얼른 복귀해서 좋은 보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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