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사건 증인의 변호사 선임은 이례적… 변호사들은 ‘민주노총 법률원’ ‘법무법인 여는’ 소속
⊙ “서울교육청 정책보좌관이 변호사 선임 통보”
⊙ 증인들, “감사원·공수처가 끼워 맞추기 식 수사” 주장
⊙ 검찰, 증인들이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말 맞춘 것으로 봐
⊙ “서울교육청 정책보좌관이 변호사 선임 통보”
⊙ 증인들, “감사원·공수처가 끼워 맞추기 식 수사” 주장
⊙ 검찰, 증인들이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말 맞춘 것으로 봐
- 해직 교사 부정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법원 공판에 출석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 1호 사건’으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증인들이 미상(未詳)의 인물 또는 단체로부터 변호사 선임 지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변호사비 대납(代納) 의혹’이 제기됐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18년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해직 교사들을 특별 채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의 증인으로는 당시 교육청 내부 채용 관련 공무원들과 채용심사위원 등이 채택됐다. 이 중 채용심사위원 5명은 최근 한 법무법인과 변호사 수임 계약을 맺었다. 이 법무법인은 이른바 ‘민주노총 법률원’으로 불리는 ‘법무법인 여는’이다. 이들 증인 5명은 감사원과 공수처의 증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변호사를 대동했다.
일반적으로 형사 사건의 증인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형사 사건의 증인 심문은 사실관계 위주이고 크게 복잡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더 번거로워질 수 있다”며 “증인이 법무법인과 계약을 했다면 특별히 방어해야 할 일이 있거나 돈이 넘칠 정도로 많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가 확보한 계약 서류에는 이들이 자신의 도장을 찍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증인들은 도장을 찍은 적이 없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변호사 비용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계약 및 비용 대납 주체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공수처 1호 사건’
조희연 교육감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 7~8월 특별 채용(특채)을 실시했는데, 교육청 내부와 외부 인사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결과 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5명이 선발됐다. 5명 중 4명은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이고, 다른 1명은 2018년 서울시교육감 후보에 예비 후보로 출마했다가 조 교육감과 후보단일화를 한 뒤 조희연 후보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물이다.
조희연 교육감의 ‘보은인사’라는 의혹이 불거지던 중 2021년 초 조희연 교육감과 한만중 당시 교육감 비서실장이 특정 인물 채용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고발이 감사원에 접수됐다. 감사원은 같은 해 4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4월 28일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을 입건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였다.
공수처는 이어 5월 12일 ‘2호’ 사건으로 조희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공수처는 5월부터 조 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조 교육감을 비롯해 교육감 선거에 관련된 인물들이 심사위원들에게 특정 인물들을 뽑으라고 압박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했다. 앞서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된 당시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과장 등 공무원들은 재판에서 “특별 채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조 교육감 측이 듣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증인들의 공수처 조사에 변호사 동행
지난 10월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박정길) 심리로 열린 조희연 교육감과 한만중 전 비서실장 두 사람에 대한 직권남용죄 형사재판에서는 특별 채용 심사위원 3명에 대한 증인 심문이 있었다. 당시 채점 및 등락 여부를 결정한 심사위원은 총 5명. 이 중 교육부 출신인 A씨, B씨 2명과 외부(사립대 교수) 출신 C씨 등 총 3명이 증인 심문을 받았다. 다른 2명에 대한 심문은 10월 26일 공판에서 실시된다.
검찰 측은 증인들이 어떤 기준을 통해 심사를 했는지, 심사위원 선정 시점과 심사 시점 전후로 조 교육감 또는 한 전 실장이 연락을 하거나 압력을 넣은 사실이 있는지 집중 심문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증인 5명이 수개월 전 한 법무법인과 변호사 수임 계약을 맺었고, 증인들의 공수처 조사에 변호사가 동행했다는 사실이었다. 또 이들 증인은 한 명을 빼고는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교육청 관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진술해 의혹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은 재판 중 검찰의 질문과 증인들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검찰) 증인들이 함께 변호사를 선임했다. 변호사 선임은 누가 먼저 제안한 것인가.
(A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검찰) 본인 도장이 찍혀 있는데, 본인이 선임을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A씨) 도장이 찍혀 있으면 한 게 맞을 것이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검찰) 증인 5인이 함께 ‘법무법인 여는’과 수임 계약을 맺었는데. 도장은 다 함께 가서 찍었나.
(B씨) 변호사를 선임할 테니 본인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연락이 와서 혼자 경향신문사 빌딩에 있는 법무법인에 가서 찍었다.
(검찰) 누가 연락이 왔다는 건가.
(B씨) D보좌관(편집자주·현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이다.
(검찰) 변호사 선임료가 얼마였나. 착수금만 해도 적은 액수가 아니다.
(B씨) 모른다. 재판도 처음이고 변호사 선임도 통보만 받은 게 전부다. ‘여는’이라는 이름도 몰랐다.
(검찰) ‘여는’이 전교조의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법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나.
(B씨) 당연히 몰랐다.
(검찰) 증인은 감사원과 공수처 조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는데, 그래서 변호사를 선임한 것인가.
(C씨) 선임할 생각은 있었지만 바빠서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D보좌관이 연락 와서 5인이 함께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 계약서는 직접 작성했나.
(C씨) 기억나지 않는다.
(검찰) 변호사비는 누가 냈나. 증인들이 냈나.
(C씨) 나는 내지 않았다.
(검찰) 누가 대신 내줬다면 누군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C씨)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일 수도 있고 시민단체일 수도 있다. D보좌관이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직접 나설 수가 없기 때문에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 그 시민단체가 전교조인가.
(C씨) 그건 아니다. 정확하게 아는 바는 없다.
증인들, “감사원·공수처, 끼워 맞추기 식 수사” 주장
A·B·C씨는 재판에서 한결같이 “감사원과 공수처가 끼워 맞추기 식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판사가 “감사원과 감사관과 공수처 검사가 허위 조서 작성을 한 것인가,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위증(僞證)이다”라고 강하게 질문하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발뺌을 했다. 검찰은 증인들이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말과 태도를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A·B·C씨는 어떤 인물일까. A씨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청의 교육장을 지낸 인물이다. B씨는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의 기관장을 지낸 인물로 “조 교육감과 개인적인 관계는 없지만 교육철학이 통해 기관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C씨는 서울 한 사립대학의 교수로 조 교육감, 한 전 비서실장과 함께 다양한 시민단체와 학계 활동을 해왔다.
모두 조 교육감과 안면이 있거나 친한 사이지만, 심사 전후로 조 교육감 및 한 전 비서실장과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심사 당일 한 전 비서실장과 나눈 문자 및 통화내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하지 않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다.
피의자도 아닌 증인인 그들이 변호사를 선임한 이유는 무엇일까. 증인들과 법무법인을 이어준 인물은 누구이며 수임료는 누가 냈을까. ‘법무법인 여는’ 측은 취재와 관련한 질문에 수임과 관련된 개인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D보좌관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은 오지 않았다. D보좌관은 학부모시민단체 출신으로, 조 교육감의 선거를 도와온 측근이다. 2018년 선거 당시 진보 진영 후보단일화를 이끈 핵심 측근이며, 조 교육감이 재선 고지에 오른 후 정책보좌관을 맡고 있다.
조 교육감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는 증언을 내놓고 있는 증인들의 변호사비를 누가 냈는지에 대해서는 검찰과 재판부가 계속해서 지켜볼 전망이다.
특별 채용 심사 기준은
한편 이번 재판의 쟁점은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전교조 해직 교사들을 특별 채용하기 위해 직권남용 및 공무원법 위반을 했느냐 여부다. 이미 교육청 내부에서는 채용에 반대한 공무원들이 교육감실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심사를 시행한 증인들의 증언은 아직 모호한 상태다.
증인들은 재판에서 특별 채용 심사 기준으로 ‘공적 가치 실현’과 ‘타의에 의한 퇴직’ 여부를 중시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1차와 2차 심사 과정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은 ‘특별 채용 적합성’이었다. 배점 기준은 서류전형에서 특별 채용 적합성 20%와 교직관 10%, 면접전형에서 특별전형 30%, 교직관 20%, 전문성과 능력 20%로 사실상 특별 채용 적합성이 전부인 셈이었다.
A씨는 “특별 채용이라는 것이 현행법으로 구제할 수 없는 사람들을 특채해 불가피한 손해를 보상하는 뜻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B씨는 “정상적으로 교육 활동을 하다가 부득이하게 개인 사정에 의해 못 하게 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함으로 안다”며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 등 공적 가치를 실현해오다가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뽑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C씨는 “교직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증인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해직된 인물이 공적 가치를 실현한 자인가.”
증인들은 각자 자신의 입장에 맞춰 답변을 내놓았지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답은 명확할 것이다.⊙
이 사건의 증인으로는 당시 교육청 내부 채용 관련 공무원들과 채용심사위원 등이 채택됐다. 이 중 채용심사위원 5명은 최근 한 법무법인과 변호사 수임 계약을 맺었다. 이 법무법인은 이른바 ‘민주노총 법률원’으로 불리는 ‘법무법인 여는’이다. 이들 증인 5명은 감사원과 공수처의 증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변호사를 대동했다.
일반적으로 형사 사건의 증인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형사 사건의 증인 심문은 사실관계 위주이고 크게 복잡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더 번거로워질 수 있다”며 “증인이 법무법인과 계약을 했다면 특별히 방어해야 할 일이 있거나 돈이 넘칠 정도로 많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가 확보한 계약 서류에는 이들이 자신의 도장을 찍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증인들은 도장을 찍은 적이 없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변호사 비용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계약 및 비용 대납 주체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공수처 1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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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운동 중인 조희연 교육감. 사진=뉴시스 |
조희연 교육감의 ‘보은인사’라는 의혹이 불거지던 중 2021년 초 조희연 교육감과 한만중 당시 교육감 비서실장이 특정 인물 채용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고발이 감사원에 접수됐다. 감사원은 같은 해 4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4월 28일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을 입건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였다.
공수처는 이어 5월 12일 ‘2호’ 사건으로 조희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공수처는 5월부터 조 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조 교육감을 비롯해 교육감 선거에 관련된 인물들이 심사위원들에게 특정 인물들을 뽑으라고 압박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했다. 앞서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된 당시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과장 등 공무원들은 재판에서 “특별 채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조 교육감 측이 듣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증인들의 공수처 조사에 변호사 동행
지난 10월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박정길) 심리로 열린 조희연 교육감과 한만중 전 비서실장 두 사람에 대한 직권남용죄 형사재판에서는 특별 채용 심사위원 3명에 대한 증인 심문이 있었다. 당시 채점 및 등락 여부를 결정한 심사위원은 총 5명. 이 중 교육부 출신인 A씨, B씨 2명과 외부(사립대 교수) 출신 C씨 등 총 3명이 증인 심문을 받았다. 다른 2명에 대한 심문은 10월 26일 공판에서 실시된다.
검찰 측은 증인들이 어떤 기준을 통해 심사를 했는지, 심사위원 선정 시점과 심사 시점 전후로 조 교육감 또는 한 전 실장이 연락을 하거나 압력을 넣은 사실이 있는지 집중 심문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증인 5명이 수개월 전 한 법무법인과 변호사 수임 계약을 맺었고, 증인들의 공수처 조사에 변호사가 동행했다는 사실이었다. 또 이들 증인은 한 명을 빼고는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교육청 관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진술해 의혹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은 재판 중 검찰의 질문과 증인들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검찰) 증인들이 함께 변호사를 선임했다. 변호사 선임은 누가 먼저 제안한 것인가.
(A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검찰) 본인 도장이 찍혀 있는데, 본인이 선임을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A씨) 도장이 찍혀 있으면 한 게 맞을 것이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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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혜 채용 사건 증인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여는 홈페이지 모습. 사진=홈페이지 캡처 |
(B씨) 변호사를 선임할 테니 본인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연락이 와서 혼자 경향신문사 빌딩에 있는 법무법인에 가서 찍었다.
(검찰) 누가 연락이 왔다는 건가.
(B씨) D보좌관(편집자주·현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이다.
(검찰) 변호사 선임료가 얼마였나. 착수금만 해도 적은 액수가 아니다.
(B씨) 모른다. 재판도 처음이고 변호사 선임도 통보만 받은 게 전부다. ‘여는’이라는 이름도 몰랐다.
(검찰) ‘여는’이 전교조의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법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나.
(B씨) 당연히 몰랐다.
(검찰) 증인은 감사원과 공수처 조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는데, 그래서 변호사를 선임한 것인가.
(C씨) 선임할 생각은 있었지만 바빠서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D보좌관이 연락 와서 5인이 함께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 계약서는 직접 작성했나.
(C씨) 기억나지 않는다.
(검찰) 변호사비는 누가 냈나. 증인들이 냈나.
(C씨) 나는 내지 않았다.
(검찰) 누가 대신 내줬다면 누군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C씨)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일 수도 있고 시민단체일 수도 있다. D보좌관이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직접 나설 수가 없기 때문에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 그 시민단체가 전교조인가.
(C씨) 그건 아니다. 정확하게 아는 바는 없다.
증인들, “감사원·공수처, 끼워 맞추기 식 수사” 주장
A·B·C씨는 재판에서 한결같이 “감사원과 공수처가 끼워 맞추기 식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판사가 “감사원과 감사관과 공수처 검사가 허위 조서 작성을 한 것인가,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위증(僞證)이다”라고 강하게 질문하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발뺌을 했다. 검찰은 증인들이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말과 태도를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A·B·C씨는 어떤 인물일까. A씨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청의 교육장을 지낸 인물이다. B씨는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의 기관장을 지낸 인물로 “조 교육감과 개인적인 관계는 없지만 교육철학이 통해 기관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C씨는 서울 한 사립대학의 교수로 조 교육감, 한 전 비서실장과 함께 다양한 시민단체와 학계 활동을 해왔다.
모두 조 교육감과 안면이 있거나 친한 사이지만, 심사 전후로 조 교육감 및 한 전 비서실장과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심사 당일 한 전 비서실장과 나눈 문자 및 통화내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하지 않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다.
피의자도 아닌 증인인 그들이 변호사를 선임한 이유는 무엇일까. 증인들과 법무법인을 이어준 인물은 누구이며 수임료는 누가 냈을까. ‘법무법인 여는’ 측은 취재와 관련한 질문에 수임과 관련된 개인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D보좌관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은 오지 않았다. D보좌관은 학부모시민단체 출신으로, 조 교육감의 선거를 도와온 측근이다. 2018년 선거 당시 진보 진영 후보단일화를 이끈 핵심 측근이며, 조 교육감이 재선 고지에 오른 후 정책보좌관을 맡고 있다.
조 교육감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는 증언을 내놓고 있는 증인들의 변호사비를 누가 냈는지에 대해서는 검찰과 재판부가 계속해서 지켜볼 전망이다.
특별 채용 심사 기준은
한편 이번 재판의 쟁점은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전교조 해직 교사들을 특별 채용하기 위해 직권남용 및 공무원법 위반을 했느냐 여부다. 이미 교육청 내부에서는 채용에 반대한 공무원들이 교육감실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심사를 시행한 증인들의 증언은 아직 모호한 상태다.
증인들은 재판에서 특별 채용 심사 기준으로 ‘공적 가치 실현’과 ‘타의에 의한 퇴직’ 여부를 중시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1차와 2차 심사 과정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은 ‘특별 채용 적합성’이었다. 배점 기준은 서류전형에서 특별 채용 적합성 20%와 교직관 10%, 면접전형에서 특별전형 30%, 교직관 20%, 전문성과 능력 20%로 사실상 특별 채용 적합성이 전부인 셈이었다.
A씨는 “특별 채용이라는 것이 현행법으로 구제할 수 없는 사람들을 특채해 불가피한 손해를 보상하는 뜻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B씨는 “정상적으로 교육 활동을 하다가 부득이하게 개인 사정에 의해 못 하게 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함으로 안다”며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 등 공적 가치를 실현해오다가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뽑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C씨는 “교직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증인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해직된 인물이 공적 가치를 실현한 자인가.”
증인들은 각자 자신의 입장에 맞춰 답변을 내놓았지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답은 명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