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개월간 지속한 하이트진로 파업이 남긴 숙제는? : 월간조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022년 9월 9일 사측과 합의하면서 파업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을 끝냈다.

노사(勞使)는 손해배상 소송 및 가압류 철회와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해고자 복직 등에 합의하고 3자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우선 하이트진로는 ▲운송료 5% 인상 ▲공장별 복지기금 1% 조성 ▲휴일 운송단가 150% 적용 등의 운송 여건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확인했다.

또한 조합원에 대한 형사고소를 합의와 동시에 취하하고,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는 파업의 확실한 재발 방지를 전제로 취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화물연대 조합원 132명 중 파업 책임자 일부에 대해선 계약을 해지하지만, 나머지와는 재계약하기로 했다.

노측은 9월 9일 오후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찬성 84.2%로 이를 가결했다. 이로써 지난 3월 파업으로 촉발된 하이트진로 노사 대치가 약 6개월 만에 해소됐다. 노조는 120일간의 파업을 종료하기로 했으며, 하이트진로 본사에서의 점거 농성도 24일 만에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운송료 30%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수양 물류는 화물차주 12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 소주 공장인 이천과 청주공장, 맥주를 생산하는 홍천공장 앞에서 집회를 벌여왔다. 하이트진로 조합원들은 2022년 8월 16일 본사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같은 달에는 사옥 로비 점거를 해제하고 옥상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수틀리면 본사부터 점거하는 민주노총

2022년 8월 22일 한 행인이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 설치된 민노총 천막 쪽을 바라보며 걷고 있다.

민노총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문제로 언론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22년 8월 16일부터다. 이날 오전 6시10분경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기습적으로 건물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민노총 노조원 3명이 하이트진로 본사 경비원을 힘으로 제압하고 다른 노조원들이 본사 안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해당 경비원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를 통해 해당 경비원을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경비원 본인과 그 가족들은 언론 노출을 자제하고 있었다.

이후 민노총은 하이트진로 본사 1층 로비를 불법 점거한 데 이어 일부 노조원이 인화물을 소지하고 옥상까지 올라가 점거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2일 뒤인 8월 18일 민노총 조합원 1000여 명이 몰려와 본사 앞 인도와 3차선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이후에도 민노총 조합원들은 인도를 점거하고 계속 시위를 벌였다.

기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8월 22일 하이트진로 본사를 찾았다. 그곳에 도착하자 기자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걸린 현수막이었다. 옥상에서 농성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대형 현수막은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도로 주변에는 경찰 버스들과 민노총 전국 지부 조합원들이 타고 온 듯한 차들이 여기저기에 질서 없이 정차해 있었다.

또 한쪽에는 조합원들이 쳐놓은 천막들이 즐비하게 설치돼 있었다. 기자는 그곳에서 하이트진로 관계자를 만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8월 16일부터 민노총 조합원들이 본사 1층 로비를 점거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출퇴근에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로비를 점거하는 조합원 중에는 하이트진로와 관계가 없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노총이 지난 8월 18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연설 내용을 들어보면 이 사람들이 현재 사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건지 정말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을 위해 같이 싸워주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동자들을 지지하려면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지지를 해야지 옥상에 올라가 목숨을 담보로 극단적으로 농성을 벌이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도 했다.

기자는 하이트진로 관계자의 말을 들으며 최근에 발생한 대우해양조선 불법 시위가 생각이 났다. 당시에도 민노총은 대우해양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시위를 지지한다면서 그곳에 내려가 오히려 대우해양조선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 발생했다.

민노총 ‘일 못 하게 깽판’ 치는 극단적 행태 반복

2022년 8월 22일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 천막을 설치해놓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노총 하이트진로 본사 불법 농성에 대해 ‘협상이 안 되면 본사 점거’라는 노조의 행태가 패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노총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일 못 하게 깽판’ 치는 극단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노총의 이 같은 본사 점거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코웨이 방문점검원으로 구성된 코디·코닥 노조가 2022년 6월 30일 오후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한 바 있다. 또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같은 달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로비를 기습 점거했고, 전국택배노조는 2022년 2월 서울 마포구 CJ대한통운 본사 1·3층을 기습 점거했다.

쿠팡 점거 농성은 31일,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는 19일간 이어졌다. 현대제철 노조도 4개월 가까이 사장실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본사는 아니지만, 선박을 건조하는 ‘독’을 50여 일간 점거한 대우조선해양 사례도 있다.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점거 농성 행태가 패턴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점거 농성이 예외 없이 물리적 충돌과 함께 경제적 피해를 부른다는 점이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의 본사 점거 시도 당시 사측 경비 인력이 노조를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사측 안전관리 요원이 상해를 입었다. 쿠팡 본사 점거 당시에도 직원 2명이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했던 택배노조는 곤지암 메가 허브 입구를 막고 간선 차량 100여 대의 출차를 막기도 했는데, 하루에만 250만 개의 택배를 처리하는 이곳에서 출차가 지연되면서 택배화물 수십만 개의 배송 차질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노조의 독 점거로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손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점거 농성의 경우 업무방해, 공동건조물 침입, 퇴거불응 등의 혐의 등을 적용해 엄정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모두 사후조치에 해당한다. 경찰은 사전에 점거를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자신들 이익 위해 남들 피해 줘도 되는 건가?”

기자는 민노총 조합원들이 설치한 천막을 돌아보던 중 한 행인이 조합원들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행인은 이 일대를 자주 오가는 김덕배(가명·60대)씨였다. 김씨는 인도를 점거하고 있는 민노총 조합원들로 인해 교통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저는 일 때문에 이곳을 매일 수차례 오가는 사람이다. 저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이 동네 사는 사람 대부분이 이들을 싫어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 시위를 할 때에는 여기 3차선 도로를 막고 노래도 크게 틀어 너무 시끄러웠다”면서 “이들 때문에 버스들도 정차하지 못해 시민이 불편을 겪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실제 8월 18일 민노총 시위 당시 이들로 인해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민은 먼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기자가 방문한 당시에도 전국 민노총 조합원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승합차들이 인도를 점거하고 있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정순(가명·50대)씨는 소음과 매연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저분(민노총)들 온 다음부터 너무 시끄럽고 동네가 아주 부산스럽다”면서 “가끔 차에서 노래가 나오는데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날씨도 덥다 보니 저분들이 차에서 에어컨을 켠다고 자동차 시동을 켜놓고 있는데 그 매연이 다 어디로 가겠느냐”면서 “본인들은 좋을지 몰라도 그것을 당하는 주변인들은 너무 힘들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노총은 절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만 좋으면 되는 것 같다”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남들에게 피해 줘도 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하이트진로 본사 인근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해오고 있는 김명자(가명·60대)씨는 “식사 시간이 되면 가끔 민노총 조합원들이 와서 식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그들로 인해 우리가 피해를 보니 좋은 감정은 안 든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하이트진로 본사 뒤편에는 한창 공사가 진행되는 곳도 있었다. 그곳의 한 근로자를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그들도 민노총 시위로 인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공사장에서 만난 김철민(가명·50대)씨는 “공사를 하게 되면 레미콘 트럭이나 다른 트럭들이 수시로 오간다. 그런데 경찰 버스들과 민노총 차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한 번 주위를 돌아보면 알 것이다. 민노총 차들과 경찰 버스들로 교통이 얼마나 불편한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실제 차를 타고 하이트진로 본사를 기점으로 주의를 한 바퀴 돌아봤다. 그곳에는 김씨의 말대로 민노총 구호와 해당 어느 지부의 차량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글들이 쓰여 있는 차들과 경찰 버스 여러 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 차량과 경찰 버스들은 대부분 시동이 걸린 상태로 정차되어 있었다.

민노총 조합원들 노상방뇨까지

기자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인근의 한 카페로 들어갔다. 점심때임에도 카페 안은 한산했다. 평소 같았으면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기자는 커피를 주문하며 카페 사장에게 물었다.

― 왜 이렇게 사람이 없나요.

“며칠간 손님이 오질 않습니다. 하이트진로 시위로 사람들이 이쪽으로 거의 오지 않습니다. 와도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 손님들밖에 없습니다.”

― 어떤 것 때문에 손님들이 안 오나요.

“조용히 앉아 담소를 나누기 위해 찾는 손님이 많은데 소음 때문에 왔다가도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실제 기자가 한 시간가량 앉아 지켜본 결과 커피를 사 들고 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해당 카페 사장은 “소음도 문제지만 노상방뇨도 문제다. 어떤 이들은 민노총 조끼를 입은 채 노상방뇨를 한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면 주민들은 당연히 안 좋은 시선으로 보게 되고 아무리 시위가 정당하다고 한들 좋게 보겠느냐”고 했다.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성진(가명·50대)씨는 민노총 조합원들의 담배 연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김씨는 “시도 때도 없이 여러 명이 몰려와서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 연기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면서 “손님들도 식사하러 왔다가 담배 연기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도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가버린다. 그러면 그걸 누가 청소하느냐”면서 “그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지역 주민들이 청소한다. 아마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저들은 끝나고 가버리면 그만이다”고 했다.

민노총은 하이트진로를 상대로 6개월간 시위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에 남긴 경제적인 손실도 있지만, 또 다른 피해도 남기고 갔다. 민노총이 24일간 하이트진로 본사를 불법으로 점거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끼친 피해는 셈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민노총 내부서도 ‘옥상점거’ “방법 옳다고 할 수 없다”

2022년 8월 16일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점거농성을 벌여온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카페에서 나와 기자는 주차된 개인 차량으로 돌아가려고 발길을 옮겼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한 민노총 조합원이 홀로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기자가 《월간조선》 소속임을 밝히게 되면 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아 살짝 망설였지만, 그에게 다가가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그 조합원은 살짝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누구냐고 물었다. 소속을 밝히자 아니나 다를까 기자의 질문을 회피하는 듯했다. 설득 끝에 한두 가지만 질문하기로 했다. 해당 조합원의 요구에 따라 신원은 밝히지 않기로 한다. 그는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민노총 소속이었다.

― 옥상에까지 올라가 시위를 하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위험하죠. 그런데 뭐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최후의 수단으로 그렇게 하는 거죠.”

― 이런 시위 방식에 대해 선생님도 동의하는 거죠.

“저는 좀….”

― 동의하지 않는 건가요.

“다 같이 먹고살자고 하는 것인데 목숨을 담보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네요.”

― 근데 여긴 왜 왔나요. 동의해서 온 거 아닌가요.

“가자니까 왔죠. 뭐 나중에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생기면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오긴 왔는데….”

해당 조합원은 말을 아꼈다. 그는 더는 할 말이 없다며 피우던 담배를 버리고 자리를 떠났다. 이 같은 방법에 대해 부정적인 건 이 조합원만이 아니었다. 2022년 8월 18일 박동수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지회장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박 지회장은 이날 오후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옥상점거 등의 투쟁 방식에 대해 “사실상 방법이 옳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투쟁 방식을 선택한 데 대해선 “그래도 저희의 소리를 국민이 알아주십사, 그리고 사측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십사, 대화로써 풀어나가고자 하는 절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때를 놓치지 않고 ‘노란봉투법’ 밀어붙이는 야당

2022년 3월부터 6개월이나 지속해왔던 민노총 화물연대 소속 하이트진로 화물차주와 하이트진로 간 갈등은 결국 불법농성 재발 방지를 전제로 손해배상 소송·가압류를 철회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사측은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장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결국 반복되는 ‘떼법 농성’에 기업이 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노사 간 봉합은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투법’(불법농성 노조에 대한 손배소 제한) 입법화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일명 ‘노란봉투법’은 노사 쟁의로 타격을 입은 기업이 노조나 조합원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노조원을 돕기 위한 성금이 노란 봉투에 담겨 전달된 게 노란봉투법의 시초다.

해당 법안은 19·20대 국회에서 폐기되며 7년째 계류됐지만, 최근 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불법파업과 민노총 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하이트진로지회의 본사 불법 점거 사태로 다시 등장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는 불법파업으로 회사에 8085억원의 피해를 줬다. 이에 사측은 확정되지 않은 손실을 제외한 470억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 화물연대는 운송료 30% 인상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으로 하이트진로에 약 10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관련자 25명에게 27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9일 최종 합의를 통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8월 31일 근로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노란봉투법’을 다시 꺼내 들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반드시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의당에 노란봉투법을 포함한 노동 관련 현안에 협조를 요청하며 9월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佛, ‘노란봉투법’ 違憲 결정

9월 정기국회 처리 가능성에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관련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와 기물 파손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책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재계는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이 침해되는 등 글로벌 추세와도 동떨어진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건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불법쟁의 행위에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입법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노조 활동에 관대한 프랑스도 1982년 노란봉투법과 비슷한 입법이 있었지만, 헌법위원회에서 위헌 결정을 내려 시행되지 못했다. 영국의 노동조합 불법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상한액 규정 역시 올해 7월 상한액을 기존 25만 파운드에서 100만 파운드로 4배 인상했다. 조합원 개인에 대한 배상청구도 인정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만약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면서 “노란봉투법은 지금도 법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민노총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고 꼬집었다.⊙